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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황 | 하루또하루 2007-08-29 1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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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처럼 쫓기듯 하루하루가 바쁜 건 참 오랜만인 것 같다. 일은 점점 늘어가고, 더불어 스트레스성 군살도 늘어가고 있다. 큰일이네, 이렇게 살이 쪄서야.

 

감당하지 못하고 터져버리지 않을까 막연히 생각했는데, 그래도 막상 닥치니 어떻게 어떻게 굴러가고 있다. 어쩌면 나는 극한의 상황에 몰렸을 때 더 효율이 높아지는 인간인지도. 아, 그러고 보니 이런 생각 언젠가 한 것 같다. 역시 난 그런 인간인가.

 

올봄에 세운 올해 목표를 과연 이룰 수 있을까 염려되고 있다.

 

독서량 목표를 채우기 위해서는 언제 한 번 만화책을 왕창 봐야 할 것 같고, JLPT에 도전해보겠다는 꿈은 살짝 접어서 JPT나 보는 걸로 만족해야 할 것 같고, 영어 공부 좀 제대로 해보겠다던 건 완전 헛소리가 되어버렸고, 빼야지 생각했던 딱 그만큼 살이 쪘으니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기나 하면 다행이고, 운동 꾸준히 해서 체력 잃지 않겠다던 각오는 지지난주부터 살짝 흔들리고 있고, 에구구.

 

블로그 축제에서 수상은 하지 못했지만, 내 도쿄 여행기도 책에 한 꼭지 실리게 되었다. 처음엔 별 거 아니다 싶었는데, 막상 나의 막 만든 닉네임이 새겨진 책을 갖게 된다고 생각하니 조금 설레기 시작한다. 그나저나 그놈의 여행기 두 개 남았는데, 조만간 쫑을 내야 하는데.

 

바쁘니까 더 블록질을 하고 싶다. 시간이 없으니 나중에,라고 생각하고 지나쳐버린 쓸거리들이 조금 아쉽다는 말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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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식같은 잠 | 하루또하루 2007-08-23 1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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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 내내 피곤했었나 보다. 어제 귀가길 버스 안에서 깊은 잠이 들어버렸다. 문득 눈을 뜨니 내릴 곳 바로 전 정류장. 유난히 정류장과 정류장 사이가 짧은 곳인지라 허겁지겁 정신도 못 차리고 가방을 챙겨서 겨우 집 앞에 내렸다. 터덜터덜 집으로 걸어가는 와중에도 어쩐 지 몽롱. 집에 들어가자마자 손발 씻고 양치만 한 채 바로 방바닥에 모로 누웠다. 아무것도 하기 싫은 날. 그냥 눈을 감고 가만히 있고 싶었다. 동생이 샤워를 하고 있으니 잠시만 이러고 있자 싶었는데, 몸을 뒤척이다가 몇시인가 싶어 보니 어느 새 새벽 2시. 화장실에 다녀와서 물 한 컵을 마시고 이번에는 불을 끄고 바로 누워본다. 어디선가 바람 소리가 들려오는 것도 같고. 벌레 우는 소리가 들리는 것도 같고. 그냥 계속 그렇게 있고 싶었다.

 

필요한 것은 그저 휴식이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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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 안에서 | 하루또하루 2007-08-21 1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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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학을 해버렸다. 휴가가 끝나버렸다. 아, 된장. 버스에 인간 넘친다. ㅠㅠ

한달 남짓인가. 평소처럼 나와도 막힘없이 달려주는 버스 덕에 10분 일찍 출근하고, 빈좌석 여유 있어서 앉아서 눈을 좀 붙이거나 D2로 놀면서 편안한 출근길을 만끽했건만... 다시 힘들어 죽갔는(!) 출근 전쟁의 시대가 재림한 것이다.

 

서서 손잡이 붙들고 할 수 있는 일이란 너무 적다.

창밖 간판보기 또는 남 구경하기.

 

어제.

내리는 문 근처에 서 있었는데, 정류장에 버스가 서서 사람들이 내리는 와중에 밀고 올라오는 사람들. 그래도 난 기둥에 꿋꿋이 눌러붙어있다. 그래야 산다.-_- 키 작은 여자 둘이 씩씩하게 사람들을 헤치고 들어와서 내 뒤에 섰다. 일행이다. 또 된장. 시끄러워.

 

여자 A - OO네 집에 갔었잖아. 뭐 해먹고 뭐 하고 놀고 어쩌고 그리고 책도 한 권 빌렸잖아.

여자 B - 책? 무슨 책?

여자 A - 왜 바리라고, 요새 엄청 베스트셀러래잖아.

여자 B - 어 그래? 너 책도 읽어?

여자 A - 내가 좀 그래~ 이제 가을이잖아. 독서도 좀 하고 그래야지.

 

바리때기? 그게 뭐냐. 순간 헷갈렸는데 곰곰 생각해보니 그것은 황석영의 바리데기렷다. 뭐야 아가씨, 사투리 쓰는 것도 아니던데. 웃음을 주었으니 소음공해 좀 견뎌주마. 어쨌든 누군가가 빨리 지대 알려줬길 바래.

 

오늘.

정류장으로 들어오는 차 안의 인구밀도가 높아보인다. 늦게 나오지도 않았는데, 흑. 올라타자마자 재빨리 운전선 뒤 기둥에 붙는다. 기둥은 나의 생명. 점점 밀어차는 사람들. 갑자기 왼쪽 옆구리에 체온이 느껴진다. 뭐냐고요~ 오른쪽으로 슥 몸을 옮기려다가 턱 걸린다. 이건 또 뭐냐고요~ 세컨드 지지대로 손잡이를 잡고 있던 내 팔뚝에 느껴지는 머리카락 느낌. 붕뜬, 푸시시한 머리카락. 여자냐. 고개를 슬쩍 돌려보니 여고생, 키작은 여고생. 그런데 얘가 점점 내 쪽으로 기대오네. 뭐야, 너 자냐? 짜식, 방학 동안 노느라고 힘들었구나. 그래 내가 힘 좀 써주마. 대신 내 발가락 좀 그만 밟아. 오른쪽에 있는 사람은 아주머니구나. 아침부터 고생이 많으세요. 하지만 제가 요즘 관리를 소홀히 하여 옆구리 라인이 많이 망가졌으니 그만 만져주시면. 네네, 키가 작아서 힘드신 건 알겠지만 너무 그렇게 들러붙으셔도. 그래, 그래도 남자가 아닌 게 어디야. 그나마 젊고 쌩쌩한 내가... 라고는 해도 3인분을 지탱하기는 힘들다고요, 흑. 그저 차가 조금이라도 덜 막혀서 얼렁 목적지에 도착하길. 이 학생 학교가 가깝길. 아주머니 내리실 곳이 다음이길. 그러나... 여학생은 나보다 2정거장 앞에, 아주머니는 1정거장 앞에 내린다. 아, 그래, 내가 요새 운동이 많이 부족하니 아침부터 힘을 쓰는 것도 나쁘지 않을거야. 그냥 내일부터 15분 일찍 나오도록 노력해볼게.

 

그래도, 지하철보다는 버스가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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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온. 여행도우미사이트(뱅기위주) | 아는것도힘 2007-08-17 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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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항공기(www.airliners.net)=이번 여행에 타고 갈 비행기가 어떻게 생겼는지 궁금하다면 여기를 클릭할 것. 전세계 항공기 사진 118만여장이 모여 있다. 기종별로 검색할 수 있다. 항공기의 제원, 특징, 내부 구조, 간단한 역사에 대해서도 알 수 있다.

◇항공기 좌석 보기(www.seatguru.com)=어떤 자리에 앉아야 편안히 여행할 수 있는지 알려주는 사이트다. 40여개 항공사 270여 항공기의 좌석 배치도가 실려 있다. 좋은 자리와 나쁜 자리, 화장실 위치뿐 아니라 기내에서 전기 코드를 쓸 수 있는지까지 알려준다.

◇세계의 기내식(www.airlinemeals.net)=우리나라 젊은 여성들만 음식 나올 때마다 디지털 카메라를 꺼내 드는 게 아니었다. 전세계 여행자들도 기내식 사진을 찍는다. 530여 비행편에서 찍은 1만8800여장의 기내식 사진과 리뷰가 실려 있다. 현실에서는 먹기 힘든 1등석 ‘코스 기내식’도 엿볼 수 있다. 별도로 모아놓은 기내식 메뉴판, 공항 라운지 음식, 기내식 제조 과정 사진도 챙겨볼 것. 세상은 넓고 ‘마니아’는 많다.

◇공항에서 잠자기(http://sleepinginairports.com)=전세계 220여 공항의 실용 정보가 망라돼 있다. 짧은 환승 시간 동안 시내 호텔까지 가느니 차라리 공항에서 시간을 보내겠다는 이들을 위해 만들어졌다. 회원들이 뽑은 최고의 공항 9곳은 인천공항을 비롯해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그리스 아테네, 뉴질랜드 오클랜드, 핀란드 헬싱키, 홍콩,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노르웨이 오슬로, 캐나다 밴쿠버 공항.

◇트립 어드바이저(www.tripadvisor.com)=호텔을 검색할 때 최고의 사이트다. 각 호텔에서 제공하는 기초 정보에 이용자들의 후기를 덧붙였다. 직접 찍어온 사진과 생생한 정보가 돋보인다. 전세계 20여만개 호텔 정보와 300만건의 후기가 실려 있다.

◇스타얼라이언스 마일리지 계산기(www.staralliance.co.kr)=홈페이지에서 세계일주 마일리지 계산기를 다운받을 것. 출발, 도착 도시를 입력하면 그 구간을 운행하는 전 비행노선이 나온다. 물론 스타얼라이언스 동맹사에 한해서다. 방 안에 앉아 세계 일주 계획을 짤 때 유용하다.

◇남극 버추얼 투어(http://astro.uchicago.edu/cara/vtour/)=수십장의 사진과 글로 남극 여행을 재구성했다. 뉴질랜드 크라이스트처치에서 출발해 남극점까지 다녀갔다 온다. 여정을 따라 ‘클릭’하다보면 남극을 다녀온 듯한 기분이 들도록 했다. 어차피 가기 힘든 남극. 버추얼 투어는 남극을 다녀오는 가장 쉽고, 빠른 방법이다.

 


 

공항에서 잠자기라니!! 너무 훌륭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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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 tokyo. day 3 | 멋대로여행 2007-08-14 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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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차. 아침부터 꾸물거리던 하늘이 기어이 비를 쏟아낸다. 일본에 오면 꼭 하루는 비오는 날 싸돌아다니게 되는 듯. 오늘의 목적지는 아사쿠사와 오다이바다. 어쨌든 우산이 필요. 콘비니에서 하나 살까 하다가 혹시나 싶어 호텔에 물어봤더니 하얀 우산을 한아름 내다준다. 셋이 하나씩 우산을 들고, 아침 먹으러 가기 위해 호텔을 나선다. 오늘 아침은 마침내 드디어! 아기다리고기다리던 모스버거를 먹으러 고고씽~
비오는 일요일 아침, 한적한 주택가의 모스버거. 모스버거는 일본에 가면 꼭 가봐야 하는 곳이다. 커피를 마시며 신문을 보는 아저씨, 프렌치프라이를 나눠먹으며 담소를 나누는 할머니, 할아버지들, 아, 어쩐지 어른의 느낌이 나는 것이 좋다. 아침이니 간단히 먹기로 하고, 모스버거 세트와 씨푸드 라이스 버거를 주문했다.

 


모스버거는 사이즈가 약간 작아 여자들이 먹기에 좋다. 버거에 마요네즈가 좀 삐져나와 보이네. 그렇지만 전혀 느끼함 없고 아삭한 양상추와 잘 어울린다.

 


그리고 라이스 버거!! 저 안에 가득한 해산물도 짭쪼름하니 맛있고, 특히 저 밥 밥 밥~ 정말 환상인 거다. 느즈막한 아침만 아니었어도 아사쿠사에 가서 간식을 먹어야 하는 시츄에이션만 아니었어도 하나 더 주문하고 싶었는데 ㅎㅎ 암튼 모스버거는 정말 감동. 한국에 들어오기를 바라지는 않는다. 재료가 다르고 서비스하는 분위기가 다르면 저 맛이 아니지 않을까 싶은 것이; 그냥 이렇게 일본에 갈 때마다 원껏 먹어주고 와야쥐.

 

 

자자, 열심히 인증샷을 남겨주고.

 

나와 친구는 아사쿠사에 가고 싶었다. 은근히 그런 조용한 유적지를 즐기는 편. 동생님은 "절 지겨워"라면서 이케부쿠로로 가겠단다. 중간에 조인하기로 하고 각자의 길로. 급한 경우 렌트한 폰으로 연락할 수 있으니 다행. 동생님과 처음 따로 움직이려니 살짝 긴장도 되었지만 이번이 초행길도 아니고, 사실 나와 친구는 은근히 콤비가 잘 맞는다. 나는 지도를 잘 보고 친구는 어리버리한 주제에 표지판을 잘 찾고. 그렇게 둘이 함께 아사쿠사로 이동. JR로 신바시까지 이동, 아사쿠사센이나 긴자센으로 환승하면 아사쿠사역으로 갈 수 있다. 역에서 내려 아사쿠사로 가는 방법은 간단. 사람들 많이 가는 곳으로 따라가면 된다. ㅎㅎ 

 


비오는 일요일 아침이라 한산할 거라고 생각했는데, 나카미세는 사람들로 바글바글. 우산의 물결을 이루고 있었다. 아사쿠사 초입에 카미나리몬이라고 커다란 등이 달린 입구가 있고 거기부터 안쪽 절, 센소지까지 가는 사이에 여러 가지 기념품과 기념 먹거리들을 파는 곳이 쭉 아케이드를 이루고 있다. 비가 오니 하늘은 어둑어둑해 어디선가 달콤한 냄새가 풍겨오고 딱 보기에 관광객인 사람들이 가득하고 머리 위에는 벚꽃 가지들이 드리워져 있다. 묘한 분위기. 만화 백야행의 귀신이라도 하나 나와줘도 될 것 같다.

 

 

어쨌든 쭉쭉쭉.

 

 

본당에 들어가기 전 왼쪽에 이렇게 작은 불상이 앉아 있다. 짧은 일본어로 설명을 보아 하니, 자신의 아픈 곳에 해당하는 불상의 부위를 만지면 아픈 게 낫는단다. 그래서인가, 녀석의 정수리와 무릎이 반질반질하다. 외국인 아저씨도 열심히 쓰다듬~

 

오른편엔 열심히 미쿠지를 펼쳐보는 여자애들. 묶여 있는 게 별로 없는 걸 보니 오늘은 凶이 별로 안 나왔나 보네.

 

두둥. 본당 앞에 우산이 유난히 바글거리는 것은 저 앞에서 피어오르는 향 연기를 쐬려는 사람들이 모여 있기 때문. 저 연기가 머리를 맑게 해준다나.

 

안팎으로 점을 봐대는구나. 동전을 넣고 저 통에서 막대 하나를 꺼내고 거기 적힌 번호의 서랍을 열어 점괘를 확인. 100엔짜리 점. 나와 친구의 철칙, 일본절에서 돈 쓰지 말자. 패스.

소원을 비는 촛불들. 뭐냐, 이 성당스러운 분위기는.

유난히 외국인들이 많다. 고개를 들어보니 색색의 머리들이. 
 


붉은 벽이 예뻐서 배경삼고 포즈를 잡아본다. 우리를 살짝 앞서가던 외국인 일행을 안내하던 남자가 우리를 흘끔흘끔 쳐다보더니 "사진 찍어드릴까요?" 하는데, 우리끼리 설정샷을 찍고 있던 터라 "고맙지만 괜찮아요" 했다. 아, 실수. 그냥 찍어달라 그러고 설명이나 더 들을 걸 싶었지만, 이미 뻘쭘해하고 가버린 후. 미안하오, 사진이야 몇 장을 찍든 상관 없었건만.

.


절 안팎 곳곳에 비둘기가 득시글하다. 절 밖으로 나가기 전에 이런 표지를 발견하고 한참 웃었다. 관광객들이 먹을 것을 던져주는 통에 비둘기들이 닭둘기가 되고 있나 보군. "비둘기가 알아서한다" 넵!

 


나가면서 아까 그 불상의 머리를 슬쩍 쓰다듬해봤다. 가까이서 보니 어깨도 반짝이네. 고생이 많소.

 


여기서도 역시 먹거리 챙기기 발동.

 

 

기무라교 닌교야끼. 비둘기, 거북이 같은 동물 모양으로 구운 빵이랄까. 호두과자와 붕어빵 중간 정도의 식감인데 소가 달지 않고 맛있다.

 


 그리고 당고!!!

 

 

팥을 좋아라 하는 나로서는 절대 지나칠 수 없는 팥당고~ 역시 맛있는 거다. 흐뭇.

 

오다이바로 가려면 신바시에서 유리카모메선을 타야 한다. 임해부도심. 도쿄의 남동쪽에 위치한, 인공의 섬. 그곳을 순환하는 무인열차가 유리카모메인데 신바시에서 여러 노선과 맞물리기 때문이다. 동생님과 조인하기로 한 곳도 거기. 그런데 가기 전에 꼭 들러보고 싶은 곳이 생겼으니 바로 아사쿠사에서 한 블록 떨어진 주방용품 거리 갓빠바시토오리. 예쁜 식기들과 음식 모형들, 주방도구들을 파는 거리,인데 일요일인지라 문 닫은 곳이 많았지만 두어 군데 가게를 들러 예쁜 챠완을 몇 개 건졌다. 사실 욕심 같아서는 몇 개 더 사고 싶었지만 무거웠던 지라. 

 

 

렌트한 폰 덕에 무사히 동생님과 서로 위치 확인 후 무사히 합류. 800엔짜리 유리카모메 일일 승차권을 끊어서 오다이바 일주 시작. 이 곳 저 곳 내려보려면 이게 조금 더 저렴.

 


우산 세 개, 다리 세 쌍. 생각해 보면 이 날 무지 걸었다.


선로가 고가로 되어 있어 창가에 바짝 붙어 있다 보면 시오도메의 빌딩 숲 사이를 지나 마치 오다이바로 들어선다. 좌우도 높이 솟은 현대적인 느낌의 빌딩들로 인해 미래 도시 같은 느낌을 주는 곳. 곳곳에 국제적인 전시장은 물론 인공해변, 이국적인 쇼핑몰들이 있는 곳이다. 후지TV 본사 건물도 must-see 포인트!

 

그런데 동생님은 배고파, 친구는 다리아파, 이것들이 칭얼거리기 시작. 시간 상으로도 저녁을 먹으려면 점심을 미리 먹어줘야 하는지라 덱스도쿄비치의 식당가에 가서 먹을만한 곳을 찾아봤다. 사실 오다이바도 곳곳에 맛집들이 있다지만 어느 한 곳 역에 내려서 쇼핑몰을 찾아들어가서 모르는 가게를 찾는다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닌지라 적당히 붐비는 곳에 들어가보자는 심산.

 

 

좀 생뚱맞지만 우리의 선택은 카레집이었다. 지친 다리를 쉬고 싶었으므로 줄이 길게 늘어선 곳은 싫은 거다. ㅎㅎ
 

 

진짜 인도인으로 보이는 직원이 어설픈 일본어로 주문을 받아갔다. 런치 특선으로 카페 부페가 있었건만 이 게으름이들은 앉아서 서빙 받겠다고 하시는지라 두 가지 세트를 주문.
 

 

다행히 다 맛있었다. 탄두리치킨도 좋았고, 이름이 기억 안 나는 저 소시지햄 같은 것도 특이하고 먹을만했고, 난도 한 조각도 안 남기고 열심히 뜯어먹었다. 향신료 느낌이 살짝 나는 볶음밥도 낫 배드.

 

그리고 나의 초이스로 물의 과학관이라는 곳에 갔는데, 

애들한테 혼났다... 어린이들의 천국이었던 것.ㅠㅠ 그래도 나름 재밌게 놀고, 꿈의 다리를 지나쳐 웨딩샵들이 모여있는 타운 옆을 지나면서 사진 촬영 중인 신랑신부 구경도 하고. 
그리고 또 한 번 나의 초이스로 텔레콤센터에 있다는 도꼬모 쇼룸을 우여곡절 끝에 찾아갔는데, 오마이갓, 몇달전에 폐장되었단다. 여행서에 정보가 업데이트되지 않았던 것. 흑. 다행히 애들이 기운이 없어서 별로 원망은 듣지 않고;
더 늦기 전에 후지TV 견학센터로 달려갔다. 살짝 늦었지만 마감 30분 전에 뛰어들어가서 기념품샵도 들렸다. 노다메 가방을 발견한 동생님이 심히 구매 충동을 느꼈으나 나의 뜯어말림으로 다행히 지갑을 열지는 않았다. 몇 가지 코스를 슉슉슉 지나치면서 겉핥기로 봤다. 요즘 일드에 버닝하고 있지 않은지라 낯선 것이 더 많았지만, 추억의 방송들이 있었다.

스마스마라든지,

치비 마루코짱을 보면 반가웠던 것. ㅎㅎ

그리고 비너스포트로 이동.

 

사람이 운행하는 것이 아닌지라 사고가 생기면 더 문제겠지. 무인 운행 모노레일을 이용하는 탑승객들은 이 갈매기들처럼 되지 않게 주의하시오.

비너스포트에서는 약간의 쇼핑과 저녁 해결, 그리고 바로 옆 조이플러스에서 마지막 에너지를 불사르는 것이 목적이었다. ㅎㅎ


 

비너스포트 쇼핑가의 천정은 저렇게 하늘처럼 꾸며져 있다. 실내임에도 마치 외국의 거리를 걷는 느낌. 저 하늘이 또 가만히 있는 게 아니라 구름이 흘러가는 듯 노을이 지는 듯 여러 가지 효과를 낸다. 가만히 앉아서 구경하기에도 즐거운.

 

 

잠시 앉아서 가방을 비우기 위해 나카미세에서 사온 거북이 센베를 조금 나눠 먹었다.

 


짭짜름. 크랙이 생기도록 하기 위해 조금 더 바삭하게 만든 듯. 잠시 후 저녁을 먹기 위해 맛만 조금 보고 남겨서 밤에 안주로 활용.

 


 지친 일행들. 

힘들어서 쇼핑도 귀찮. 배는 별로 안 고프지만 앉기 위해서 차이나타운이 있는 층으로 올라갔다. 회전초밥집처럼 음식을 골라먹을 수 있는 식당. 일요일 저녁임에도 사람이 좀 많아서 우리는 테이블에 앉아서 사진이 있는 메뉴판을 보고 이것저것 시켜 먹었다.
 

 

캐비지롤.
 

 

돼지고기 안심이 들어간 누들.
 


마파두부
 

 먹고

 

또 먹고~

 

그러고 나니 9시를 향해 가는 시각. 더 늦기 전에 서둘러 자리를 털고 조이플러스로 슝. 유명한 게임 회사 SEGA에서 만든 실내 테마파크로 놀이기구와 게임들이 있는 곳이다. 아니 그런데 왜 이 늦은 시간에 이리 바글바글한 것이냐. 어쨌든 굴하지 않고 열심히 줄을 서서 폐장 시간 바로 전까지 야간 자유이용권 본전을 뽑기 위해 노력했다. 아, 시간이 좀 더 있었으면 게임도 여러 개 해보고 나오는 건데, 아쉬운 거다. 다음에 갈 땐 꼭 반나절 이상을 투자해야겠다고 맘 먹고 이제 호텔로 복귀.

 

 

수고했다, 승차권아.


호텔로 들어가는 길에 기린 맥주를 사가려고 역주변을 좀 배회했다. 호텔 안 자판기에는 아사히밖에 없었던 것. 그런데 문제는 편의점 두 곳을 들러도 술은 안 판다. 우띠. 물어봐도 잘들 모르고. 너희들, 술은 안 마시는 거냐! 결국 길 가는 사람들 3명한테 물어물어 겨우 술을 파는 편의점 발견. 풍부한 먹거리에 감동하였으나 위를 생각해서 먹을 수 있을 만큼의 맥주와 과자를 약간 사서 귀가.

 

널널한 일요일이 될 줄 알았는데, 체력이 저점을 향해 가고 있는 걸까 제법 피곤. 다음날은 신주쿠와 이케부쿠로로 가서 쇼핑을 좀 지대로 하려고 했는데 큰일난거다.

 

아, 역시 늙은 것들의 여행인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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