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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Q84, '공기번데기'의 또다른 제목. | 리뷰베이베 2009-10-11 2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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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1Q84 1

무라카미 하루키 저/양윤옥 역
문학동네 | 2009년 0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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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라카미 하루키의 소설에는 유독 상실의 그림자가 짙다. 상실이라는 관념은 그에게 있어 전매특허인 셈이다. 제목부터가 이를 뒷받침해주는 <상실의 시대>가 그랬고, 그 외 다른 작품들을 봐도 생성과 창조보다는 상실속에서 또다른 무언가를 찾고자 했다. 역설적인 것과는 또다른 차원이다. 상실 그 자체에 대한 이미지와 관념은 환원되지도, 또다시 상실되지도 않는다. 오히려 그 안에서 허무함, 슬픔, 지독한 고독이상의 새로운 무언가를 독자들에게 전하려 하고 있다.

요컨대 상실감은 하루키 소설의 근간을 구축하지만 하루키와 독자사이에서, 혹은 독자들사이에서 조심스런 매개체가 되기도 한다.

무언가를 잃거나 영영 잊게 된다는것. 오늘날 이세계의 모든것에는 주인이 있으며 우리는 지켜내지 않으면 안될 사람과, 다른 또다른 것을 지키기 위해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투쟁한다. 다소 진부한 생각이지만 현대인에게 상실감은 그 어떤 슬픔과 거래될 수 없는, 유통기한이 없는 막연함인 것이다. 하루키는 그러한 것으로 부터의 속박을 경고하는 것일지도 모를 일이다.

 

<1Q84> 역시 결말은 행복하지도, 썩 유쾌하지도 않다. 오히려 공기번데기 속에서 아오마메의 부활은 기이하고 철학적이기까지 하다. 그래도 본인을 비롯한 수많은 독자들은 덴고와 아오마메의 만남을 은연중에 바랐을 것이다. 인간의 '운명'을 가지고 도박을 하는 다소 비현실적이지만 지고지순한 사랑이야기는 결국 행복하게 갈무리 되었을 때 그 진가가 빛나는 법이다. 이때 애틋한 또한 좌절과 시련속으로부터 해방될 때 배가될 수 있다. 그러나 하루키는 그러한 연애소설(<1Q84>는 연애소설은 아니다. 마땅히 어떤 장르에 포함시켜야 할지 갈피가 잡히지 않아서 일시적으로 부여하였다.)의 정도(正道)를 거부하고 죽음을 통한 재회를 그렸다. 사실 글의 맥락상 아오마메가 자살하지 않았어도 굳이 그들이 살아서 만난다는 보장을 하기는 어렵다. 그녀는 목숨이 매우 위태로운 상황에 봉착되었고, 덴고는 생명의 위협은 없다고 볼 수 있지만 그녀를 찾을 길은 사실상 어렵다. 요컨데 덴고가 공기번데기속에서 열살때의 아오마메를 만나는 결말은 하루키가 진부하지 않고도 생명력 있는 마무리를 할 수 있는 가장 아름다운 구현인 것이다. 물론 독자가 알고 있는 바로 아오마메는 다른 세상으로 가버렸지만 이때 덴고도, 독자도, 그 누구도 상실감으로 부터 오는 허탈감을 느끼지 않는다. 오히려 열살의 아모마레를 보고, 만지면서 독자들은 덴고가 살아야 할 이유를 찾는 과정을 목도할 수 있다. 적어도 하루키에게 있어서 만큼, 상실의 유의어는 '공허'가 아니라 '부활'인 것이다.

 

이 책을 읽으면 '공기 번데기'라는 소설을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그러나 우리는 이미 '공기 번데기'라는 소설의 생명력과 참신성, 그리고 전혀 다른 세계를 세세하고 사실적으로 그리는 힘을 이 책을 통하여 체득하지 않았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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