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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 경영자의 철학과 현실의 괴리 | 기본 카테고리 2018-03-25 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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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사람의 힘

윤석금 저
리더스북 | 2018년 0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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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년에 시작된 웅진씽크빅은(나중에 웅진 그룹으로 성장) 우리 나라 기업 발전의 역사에서 볼 때 입지전적인 회사다. 주력 계열사 웅진씽크빅은 매출액이 6천억이 넘고(영업이익은 5%가 채 안 되지만) 한때 소유했던 웅진코웨이(현 코웨이)는 현재 2조가 넘는 매출에 영업 이익을 4천억이나 남기는(삼성, 애플도 이렇게는 못한다) 초알짜 기업이 됐다. 이뿐만이 아니다. 웅진식품은 한때 초록매실, 아침햇살, 가을대추, 하늘보리 등의 음료를 빅히트시키며 설립하자마자 시장에 뚜렷한 존재감을 보여줬다. 비록 극동건설 인수 이후(론스타한테 당했다) 법정 관리에 들어갔고, 이 때 알짜 계열사들을 모두 팔아 넘기긴 했지만 1년 2개월만에 법정 관리를 깔끔하게 졸업, 현재는 흔들렸던 마음을 다잡고 다시 비약을 준비 중이다.

이 모든 걸 해낸 사람이 바로 웅진 그룹의 수장 윤석금 회장이다. 그는 평범한 농부의 아들로 태어나 브리태니커 백과 사전을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파는 영업 사원이 됐고(그것도 영문판을) 1980년에는 자신의 회사 웅진씽크빅을 설립한다. 자본금 7,000만원에 직원 7명. 현재 우리 나라의 내노라 하는 기업 수장들 대부분이 자본가의 아들로 태어나 그 유산을 물려받은 것이라는 점에 비춰볼 때 윤석금 회장의 성공 스토리는 진정한 자수 성가의 표본이라 볼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윤석금 회장이 얼마나 대단한지가 이 책의 훌륭함을 보장해주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나는, 이 책을 통해 웅진의 민낯을 본 것 같은 기분이었다. 이 책에 나타난 윤 회장의 모습을 한 마디로 정의 하면 '자기애가 심각한 노욕의 화신' 정도가 아닐까 한다. 나는 윤석금 회장이 내뿜는 지나간 성공의 향수에 후각이 마비될 정도였다. 귀에선 핏물이 줄줄 흘렀는데 자기 자랑이 못이 되어 귀 속에 박혔기 때문이다. 혹시 컴플렉스가 있는게 아닌가 의심이 될 정도로, 그는 '위대한 윤석금'이 되기 위해 시종일관 몸부림을 친다. 그러나 이 회사의 사정을 어느 정도 아는 나에겐 최고 경영자의 철학이 현실과 얼마나 큰 괴리가 있는지 다시 한번 확인하는 계기가 됐다. 나는 그것들을 몇 가지 적어보려 한다.



1. 사람이 정말 중요하다고요?


사람을 그렇게 중요시한다는 회장님의 회사가 현재 인력 운영을 어떻게 하는지 보면, 그저 한숨만 나온다.

법정 관리 졸업의 일등 공신이 된 북클럽은 교육 업계에서 최초로 시도된 타블렛 책읽기 서비스다. 지금은 여기에 학습지까지 들어가 엄청나게 성장을 했는데 이 서비스를 만드는 IT 부서는 심한 경우 80%가 넘는 인력이 6개월 단기 계약직으로 채워진다. 법정 관리를 끝낸 지 얼마되지 않았으니 고정비가 급격히 늘어나는 게 부담이 됐다고? 그런데 여기는 당신 회사의 핵심 서비스를 만드는 부서아닌가? 계약직이 많다보니 사람이 자주 바뀌고 업무가 꾸준히 연결되지 않는다. 왜 이렇게 개발이 됐는가, 히스토리를 알고싶지만 아는 사람이 아무도 없다. 아무리 날고 빼는 인재가 있더라도(있지도 않지만) 그 역량이 쌓이기 어려운 구조다. 제품은 당연히 버그 투성이의 개판이 된다. 이런걸 400만원도 더 주고 사는 사람이 있다는 게 신기할 정도(영업이 정말 중요하긴 하네요 회장님). 상황이 이런데도 법정 관리를 깔끔하게 졸업했다고 자랑한다면 그건 거짓말이거나 자기 회사의 사정을 잘 모른다고 볼 수 밖에 없다.

윤석금 회장은 사람을 너무나 중요시해 또또사랑이라는 표어를 만들어 냈다. 이 말은 사람을 사랑하고 또 사랑하라는 말이다. 회장을 만나는 자리에선 모두가 머리 위에 하트를 그리며 또또사랑이라고 외쳐야 한다. 이렇게 사랑을 강조하는데 이 회사는 책을 만드는 조직과 학습지를 만드는 부서간 알력이 대단해 서로를 깍아내리지 못해 안달이다. 그리고 협력 업체에는 왜 그리 갑질을 하는지. 협력 업체를 짜고 빨고 짓이겨 탈탈 털어 먹는 사람이 특진을 한다. 이런걸 보면 회장님의 또또사랑이 온 회사 사람들의 마음 속에 깊숙이 자리를 잡은 건 확실하다. 또또사랑은 나 자신 또는 내 식구에게는 정확히, 강력히, 압도적으로 발휘된다. 회장님, 또또사랑~

사람이 정말 중요하다고 말할 수 있으려면 그만큼 공정한 인사 평가 제도를 마련해야 한다. 윤석금 회장은 자신이 만든 멘토링 제도를 자랑하는데, 사실 이것만큼 엉터리가 없다. 멘토링이란 평가를 한 뒤 단 둘이 만나 왜 이런 평가를 받아야 하는지 이러쿵 저러쿵 대화를 나누는 것이다. 거기서 새로운 합의를 이끌어낸다고 해서 평가가 조절되는 건 아니다. 그러다보니 멘토링은 그저 요식 행위로 그치고 만다.

윤 회장은 계열사 사장을 평가했던 사례로 멘토링의 우수함을 자랑한다. 그 내용은 이렇다. 한 계열사 사장의 연말 성과는 훌륭했다. 목표한 실적을 다 채운 것이다. 그런데 한 가지 흠이 있었다. 신규 사업 개발에 소홀한 것이다. 윤 회장은 이걸 빌미로 계열사 사장에게 최하점을 줬고 멘토링에서 이런 사실을 얘기하자 그가 웃으며 수긍했다는 얘기였다.


잠깐만, 연초에 이 회사의 KPI를 승인한 것은 윤 회장 자신 아니었나? 계열사 사장은 회장이 승인한대로 KPI를 모두 달성했다. 그 과정에 부정이 없었다면 최고점을 받는 게 당연하다. 그런데 연말에 와서 딴소리를 한다? 신규 사업 개발이라는 KPI의 가중치가 80%였다면 할 말이 없다. 하지만 그랬다면, 계열사 사장이 웃으며 수긍한 이유는 당연하다. 자신이 KPI를 달성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러니 이 이야기는 일명 회장이라 불리는 사람들의 변덕이 얼마나 대단한지를 알려주는 사례거나 멘토링이 요식 행위라는 사실을 증명하는 것이다.


인재가 찾아오지 않는다면 뽑아서 키운다는 말도 그저 본인의 생각일 뿐이다. 옛날엔 그랬을 수 있다. 특히 영업 사원들은. 그런데 그건 회장의 철학이라기 보다는 그럴 수 밖에 없었기 때문일 것이다. 웅진에 들어오는 영업직들은 대부분 영업을 해보지 않은 사람들이다. 교육없이 그들에게 어떻게 판매를 시키겠는가? 규모로 보면 우리 나라에서 거의 첫 손에 꼽히는 교육 회사임에도 불구하고 이 회사는 자랑할 만한 교육 제도를 하나도 갖고 있지 않다. 한 달에 한번 유명한 사람을 초청해 강의를 듣는 거? 솔직히 직원 교육에 대해선 별다른 철학이 없는 것 같다.



2. 자기 성공의 이유를 정말 객관적으로 평가하고 계신가요?


결과는 위대하다. 그러니 취하는 것도 어느 정도 이해는 된다. 그러나 언제까지 흥청망청할 것인가? 나는 웅진의 성공 사례를 보며 탄탄하게 조직된 영업망을 갖는 게 사업에 얼마나 큰 이득이 되는지 배울 수 있었다. 책을 팔던 회사가 어떻게 갑자기 정수기나 비데를 팔 수 있었을지 생각해본 적 있는가? 제품이 좋았던 이유도 있겠지만 사실은 영업과 서비스의 힘이 크다. 하지만, 고도의 IT 기술이 접합되어 완전히 다른 차원의 제품이 쏟아지는 앞으로의 세계라면 어떨까? 윤석금 회장이 성공을 누린 시기는 대한민국이 고도로 발전하던 때였다. 별다른 노력을 기울이지 않아도 인구가 늘어 소비력이 증가한다. 누구나 몇 개 쯤은 어린이 전집을 집안에 쌓아둘 수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아이들은 이미 급격히 줄어들기 시작했다. 그들에겐 인터넷이라는 막강한 대체제도 존재한다. 우리 회장님께선 전집의 완독율이나 학습지의 완료율에 대해 한번이라도 심각하게 고민해 본 적이 있을까? 아니 막말로, 웅진씽크빅의 주력 상품 북클럽을 방문 판매가 아닌 오픈 마켓에 내놓는다면 다른 푸릇푸릇한 업체들과 경쟁할 수 있을까?


웅진이 지금껏 승승장구 할 수 있었던 이유는 경쟁하는 업체들이 다 고만고만했기 때문이다. 그들이 별로라는 말이 아니라 급변하는 시대에 민감하지 못한 동류의 사람들이라는 의미다. 하지만 앞으로는 완전히 다른 영역에서 생각치도 못했던 제품들이 웅진과 경쟁을 벌일 것이다. 그런데도 여전히 영업으로 승부를 보시겠다고요? 영업 사원들한테 그렇게 많은 판매 수수료를 줘가면서?


모든 성공엔 독이 있다. 성공한 사람들은 성공을 거듭할 수록 시야가 좁아진다. 지금까지 자기가 해왔던 방식이 수 많은 성공을 가져다줬는데 그걸 바꿔야 할 이유가 어디있겠는가? 그래서 사업이라는 게 어려운 것이다. 웅진은 과거에 쌓아둔 명성을 야금야금 깍아먹는 중이다. 법정 관리로 그 대부분을, 뿌리채 뽑아먹을 뻔 했지만 위기는 겨우 넘겼다. 그래서 지금이 아주 중요하다. 특히 캄브리아기 대폭발로 비유되는 오늘날 IT 산업의 급변기에는 더더욱. 그런데 회장님께선 결국 옛 명성을 잊지 못해 다시 렌탈 사업을 시작하셨다고 한다. 각 계열사에선 대리, 과장급으로 사람을 뽑아 신규 법인으로 보내야 한다. 보낸 만큼 새로운 사람을 뽑지는 말라는 지령이 내려왔다. 회장님은 이토록 사람을 생각하시는 분이다.



3. 리더는 중요하죠. 문제는 그걸 아는 게 아니라 어떻게 하면 좋은 리더를 만드는가 아닌가요?


웅진의 가장 큰 문제점은 핵심 부서의 리더들이 엉망진창이라는 것이다. 고용 불안 때문일까? 리더들은 새로운 인재를 뽑는데는 인색하고 저마다 자기 측근을 세우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사실 고군분투라는 말도 웃기다. 너무나 자연스럽게, 뻔뻔히 자행되니까.


어떤 부서는 본인들이 핵심 서비스를 만들고 있음에도 결제율, 리텐션, 고객 확보, 추천, 완독율 따위의 중요 지표를 자신의 KPI로 설정하지 않는다. 더 심각한건 이런 KPI를 세웠다는 게 아니라 이런 KPI가 최고 경영자에 의해 승인된다는 사실이다. 그 누구도 이 부서의 능력과 역할을 객관적으로 판단하지 못한다는 말. 이제 막 시작한 조직, 역량을 쌓아야 할 곳을 구체적인 수치로 압박하는 것은 좋지 않다? 그렇다면 이것이 바로 철학의 폐해다. 큰 뜻만 있고 구체적 현실 파악이 없으면 배는 늘 산으로 간다. 그러다보니 무능력자들이 좋은 자리를 차지하고 좋은 평가를 받는다. 인재가 버틸 재간이 있겠는가? 인재가 나가니 리더들은 자기 주변을 측근으로 채우는 게 더 쉬워진다. 악순환의 시작. 회장님의 눈길이 닿지 않는 곳에선 오늘도 한심한 리더들이 열심히 뿌리를 갉아먹는다.



4. 회장님의 왜곡된 현실 인식에 이의를 제기합니다.


책을 읽다보면 회장님의 현실 인식이 지나치게 피상적이라는 생각이 들때가 많다. 그가 자기 강의를 평가하는 방식은 이렇다. 강의를 들은 부하 직원을 모아 놓고 묻는다. 괜찮았죠? 너무 좋았습니다. 회장님. 그럼 자기 강의가 정말로 좋았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물론 내가 좀 과장을 했다. 하지만 본질적으로 크게 다르지 않은 사례들이 너무 많다. 특히 법정 관리 시절 직원들이 대표 이사를 고소, 고발하는 사건 등 불만과 잡음이 없었다는 걸 수차례 자랑하고 그게 자기가 철저히 실시한 인성교육 탓이라고 말하는 장면에선 소름이 돋을 정도였다.


윤 회장은 어느날 차 안에서 계시를 받아 '나의 신조'라는 십계명 비슷한 문구를 만들어 모든 계열사에 전파한다. 공식 행사 자리에선 전 직원이 자리에서 일어나 이 신조를 낭독하게 시킨다. 윤 회장은 직원을 70년대 새마을 운동의 조직원이나 나치 독일의 군인 정도로 생각하는 것 같다. 생각해보라. 오로지 자기 욕심으로 무리하게 인수 합병을 추진하다 알짜 중 알짜인 기업을 다른 회사에 팔게됐다. 고용 유지는 될까? 연봉이 삭감되는 일은 없을까? 걱정이 태산같을텐데 거기에 아무런 문제를 제기하지 않는다면 그게 정상일까?


정말로 그랬다면, 그건 아마 새로 인수할 회사와의 협상에서 유리한 위치를 차지하기 위한 임직원들의 전략적 태도지 결코 윤 회장의 인성교육 덕분이 아니었을 것이다. 아니 설령 인성교육 덕분이었다고 하자. 그렇다면 그걸 정말 '인성'이라 부를 수 있을까? 우리 회장님은 인성이라는 걸 도대체 어떻게 생각하는 걸까? 회장님 말에 복종하는 것? 어떠한 상황에서도 군주에 대한 신뢰를 저버리지 않고 그를 위해 기꺼이 목숨을 바칠 준비가 되어 있는것?


이 밖에도 몇 가지 사례를 더 말하면,


첫째, 회장님은 젊은 시절 고량주 회사로 스카웃된 적이 있다. 이 때 150명의 영원 사원을 뽑아 놓고 이 중 10명만 정규직을 시켜주겠다고 했단다. 취업이 어렵던 시절이라 다들 기를 쓰고 달려든 덕분에 이름이 없던 고량주를 부산 지역 최고의 상품으로 만들었다는 걸 자랑삼아 말하는 걸 보면 정말 무섭다. 150명 모집에 10명 정규직이다. 요즘 같았으면 아마 난리가 났을 것이다.


둘째, 렌탈 사업을 시작하며 영업용 차가 필요했는데 이를 갖추려면 회사 비용이 너무 많이 들어갔다. 이에 회장님의 발상의 전환을 발휘해 '차가 있는 직원들만 채용했다'는 것이다. 그들에게 주유비나 차량 유지비는 충분히 지급됐을까? 회장님이 강조하는 창의력은 바로 이런 것이다.


셋째, 학습지 사업을 시작하니 매달 차곡차곡 고객의 선금이 들어왔고 이걸로 다른 사업을 마음껏 실행할 수 있어 좋았다는 것이다. 우와! 선금은 사실 빚이다. 학습지 서비스에서 선금은 내 서비스를 제대로 보장하라는 보증금이지 그걸로 다른 사업을 하라고 주는 게 아니다. 만약 그 돈으로 딴짓을 하다 돈을 날려 고객들이 다음 달 학습지를 받지 못했다면 어땠을까? 법정 관리에 실패해 선납한 돈들이 공중 분해됐다면 어땠을까?


자, 이제 마무리를 하자.


이 책을 읽고서 나는 중요한 사실 하나를 깨달았다. 성공을 위해선 옳든 그르든 종교와도 같은 자기 믿음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회장님은 이 책에 쓴 모든 것들을 확신에 찬 어조로 말한다. 거기엔 일말의 의심도 없다. 이건 거의 예수의 부활을 체험한 12사도의 믿음에 비견할만 하다.


예상은 했지만, 이 책은 생각보다 더 별로였다. 사실 목차만 봐도 책 내용의 대부분을 읽은 셈이 되니 정 읽을 필요가 있는 사람이라면 그렇게 해도 된다. 책에는 온통 대명제만 가득하다. 그걸 설명하는 독특한 관점은 없다. 아니 사실 내용 자체가 거의 없다. 아마 회장님의 책이다보니 출판사가 치열하게 알바를 고용한 것 같다. 별 다섯개를 뚫고 나가는 저 평점을 보라. 다행인지 불행인지는 모르겠는데, 나처럼 실제로 이 책을 읽은 사람이 거의 없다보니 평점 1점을 남기는 리뷰가 없다는 것이다. 좋겠다 마케팅팀(이 책의 판매량을 늘리기 위해 조직장들이 개인 계정으로 인터넷 서점에 책을 사 직원들에게 뿌렸다는 말도 있다).


그래서 내가 이 책을 읽었다. 난 정말로 다 읽었다. 읽을수록 회장님께서 책을 많이 읽으신 분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영업 사원 특유의 쉽게 말하는 태도가 몸에 배어 그런 걸 수도 있지만 깊은 관점과 철학을 찾아보기는 힘들었다. 하지만 가장 힘들었던 점은 은근히 금수저니 흙수저니 따질 뿐 노오력이 부족한 젊은 세대를 힐난하는 태도가 전반적으로 깔려 있다는 점이었다. 이 책에 추천사를 써준 사람들도 대부분 이러한 인식을 보인다.


그런데, 진심으로 한 가지만 묻자.


그들 모두 윤석금 회장의 성공이 대한민국에선 매우 매우 매우 매우 매우 매우 매우 매우 이례적이라는 사실을 언급한다. 아마 윤 회장의 업적을 칭송하려는 의도였겠지. 그런데 여기 함정이 있다. 이렇게 이례적인 일을 왜 젊은이들한테 하라고 떠미는가? 우리 모두를 도박장으로 밀어 넣겠다는 말인가? 추천사를 써준 사람들. 그래 당신들은 젊은 사람들보다 돈도 많고 아는 사람도 많다. 그렇다면 우리 보다는 훨씬 성공하기가 쉬울텐데, 그래서 본인들도 윤 회장처럼 입지전적인 인물이 될 수 있을텐데, 왜 당신들은 하지 않는가? 왜 광야에는 늘 젊은 사람들이 나가야 하냔 말인다.

그들이 인정하는 것처럼 윤 회장의 성공이 대한민국에서 정말로 이례적인 것이라면, 그 성공을 조금이라도 쉽게 이룰 수 있도록 국가의 정책과 인프라를 구성하는 게 상식적인 생각이다. 그렇지 않은가? 윤 회장 같은 분들이 많이 나와야 채용도 늘고 소득도 올라가고 한 마디로 그들이 원하는 강대한 국가가 탄생할텐데 말이다. 그런데 금수저 흙수저 얘기가 나올 때마다 기성 세대들은 개인의 노오력을 문제시 한다. 어차피 모든 게 나의 노력과 능력에 달린 문제라면 국가는 왜 존재하는가? 국가는, 시스템은, 나의 능력과 성공을 빨아먹는 기생충인가?


젊은 사람들 모두가 사업을 하고 싶어하는 건 아니다. 그들 중 일부는 당신들처럼 좋은 직장의 편집자나 기자나 교수가 되고 싶어한다. 그게 나쁜 일이라면 지금 그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당신들은 전부 나쁜 새끼라는 걸 항상 명심해 주기 바란다.


나는 이 글을 윤석금 회장님이 꼭 읽으셨으면 한다. 2018년은 회장님께서 사업을 벌이신 1980년과는 완전히 다른 세상이다. 까놓고 말해 그때는 자기 손으로 대통령을 뽑지도 않던 원시시대 아닌가. 통제와 강압이 난무하던 절대적 정보 부족의 시대. 세상이 변했는데 회장님의 시야는 여전히 과거의 영광에 머물러 있다.


요즘 4차 산업혁명에 대해 과외를 받으신다는데, 사실 그 잘난 4차 산업혁명을 활발히 실행 중인 미국 IT 기업들은 그런 말을 쓰지도 않는다. 왜냐하면 그들에겐 4차 산업혁명이란 뭔가를 새롭게 만들어 추구하는 게 아니라, 자신의 비지니스를 고도화 하는 과정에서 나온 자연스런 산물이기 때문이다. 그러니 그런 말장난에 속지 말고 하고계신 업의 본질을 좀 더 확실히 탐구하시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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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에 새겨진 상처의 갯수만큼 | 기본 카테고리 2018-03-18 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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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태도에 관하여

임경선 저
한겨레출판 | 2015년 0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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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짜증나는 세상을 도대체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결국엔 이게 화두인 모양이다. 서점의 베스트셀러 코너엔 이런 책들이 줄지어 늘어서 있다. 고통이라는 실체는 있는데, 그것이 어디서, 왜, 누구로부터 오는지 모르니 저마다 근원을 찾아 떠난다. 그 이유를 알면 고통이 사라지거나, 적어도 피할 수 있다는 믿음을 갖고서.


이야기가 사라져버렸다. 이유가 뭘까? 정말로, 세상이 더 각박해졌기 때문일까? 고성장 시대의 성실한 직장인이 보여주던 성공 신화는 끝났다. 항상 해고와 박봉을 걱정해야하는 초경쟁 시대, 한가하게 이야기는 읽던 시절은 가버린 것이다. 설령 세상의 진실을 모두 담고 있다하더라도 이야기에는 은유가 너무 많다. 알맹이를 얻으려면 수도 없이 껍질을 까야 한다. 손톱은 까지고, 눈은 침침하다. A, B, C 또는 1, 2, 3 혹은 서론, 본론, 결론. 이유가 뭐고, 어떤 해결책이 있으며, 이를 어떻게 실행해야 하는지, 바쁜 현대인들에게 스스로 생각해 보라고 하는 건 절대악이다. 그러려면 내가 왜 돈 주고 이 책을 사서 읽어야 하는가? 심리학, 정신 분석, 태도, 관계와 대처에 대한 책들이 산처럼 쌓이는 현상은 시간을 돈으로 바꿔 늘 시간에 쫓기는 현대인들의 아이러니가 만든 초합리적 해결책으로 보인다.


저자 임경선은 태도에 대하여 이야기하면서도 이것이 읽는 사람들에게 강요가 될까봐 걱정한다. 이것이 정답입니다. 이렇게 살아야 합니다. 도대체 누가, 무슨 권리로 내 삶에 이정표를 꽂는단 말인가? 저자는 자신의 글이 이런 오만한 태도로 읽힐까봐 걱정한다. 하지만 단단한 생각에 거부감을 갖는 건 똑같이 단단한 생각을 가진 사람이다. 그리고 그런 사람이라면, 아마도 <태도에 관하여>같은 책은 읽지 않을 것이다. 그런 사람이라면, 굳이 다른 사람의 의견을 듣지 않아도 세상에 대한 태도를 정해 이미 수십년간 실행과 수정을 반복하고 있을테니까. 대부분의 독자들은 그녀가 보여주는 확고한 신념에 반해 문장 하나하나 빽빽한 밑줄을 그어 넣을 것이다. 이 여자, 정말 쿨하다. 멋지다!


안타까운 점은, 아무리 밑줄을 그어도 그들이 이토록 멋있는 저자의 태도를 배울 수는 없을 거라는 것이다. 우리는 모두 비슷한 삶을 산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구불구불한 지류가 거미줄처럼 뻗어 있는 인생을 산다. 너의 태도가 나의 태도와 같은 수 없는 이유는 나와 너의 삶이 다르기 때문이다. 설령, 다른 사람의 태도를 완전히 내것으로 만들었다 하더라도 고통이 사라지는 건 아니다. 태도란, 삶과 부딪히고 깨지는 과정에서 오롯이 스며드는, 하얀 백사장의 모래알 같은 것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그 모래알이 한때는 온 몸에 파도를 맞던 거대하고 거친 바위였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결국 고통은 피할 수 없다. 누군가의 태도를 갑옷처럼 두르더라도, 고통을 감내해야하는 것은 결국 나 자신이다. 그러니 이제 공부는 그만하고 밖으로 나가 우리를 괴롭히는 악당들과 마주하자. 중요한 것은 상처를 덜 받고, 쉽게 피해가는 법을 익히는 게 아니라 나 자신의 판단을 내리고, 그 결과와 책임을 받아들이는 것이다. 마음에 새겨진 상처의 갯수만큼 정확히, 우리는 성장할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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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빗 핀처가 천재였네 | 기본 카테고리 2018-03-11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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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마인드헌터

존 더글러스 저/이종인 역
비채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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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들어 나이가 드는 걸 실감할 때가 많다. 언제 가장 그러냐면, 뭘 봐도 시큰둥할 때다. 한때 내 감각은 지나칠 정도로 예민했다. 단어, 컷, 멜로디, 디자인. 모든 소설, 영화, 음악, 제품 속에 깃든 디테일 하나하나. 그 모든 것들에 나는 열광했고 거기에 빠져 시간을 잊고 살았다. 그런데 요즘은 뭘봐도 시큰둥. 좋은 걸 너무 많이 봤기 때문일까? 아니면 이렇게 나이가 드는 걸까? 그러나, 회색의 마음에도 가끔 불이 들어올 때가 있다. <하우스 오브 카드>의 케빈 스페이시를, <나르코스>의 오프닝 시퀀스를, <오자크>의 마지막 에피소드를 볼때, 그리고 <마인드 헌터>를 정주행 했을 때 말이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마인드 헌터>는 이 책 <마인드 헌터>를 원작으로 만든 드라마다. 책을 완독한 결과 상당히 많은 각색이 이뤄졌음을, 그리고 데이비드 핀처가 상상을 초월할 정도의 미친 천재라는 걸 알게됐지만(넷플릭스의 <마인드 헌터>는 <하오카>의 데이비드 핀처가 만들었다) 책과 드라마의 내용을 맞춰가며 당시의 전율을 떠올리는 건 꽤 재미있는 경험이었다.


드라마든 책이든 둘 다 모르는 사람을 위해 말해주자면, <마인드 헌터>는 프로파일러에 대한 이야기다. 프로파일링이라는 개념이 아직 존재하지 않던 시절, 그러니까 범행 수법을 통해 범인을 추정한다는 생각 자체가 공상 과학, 아니 그보다 못한 개소리로 취급받던 시절에 프로파일링의 세계를 직접 만든 FBI 요원의 일대기다. 형식은 에세지만 개인사보다는 FBI에서의 업무 이야기가 주를 이룬다. 온갖 연쇄 살인범, 성도착증 환자, 아동 성애범, 분노와 망상에 빠져 사는 싸이코패스들. 그 흉악범들을 정교한 프로파일링을 통해 하나하나 검거해 나가는 과정은 소설과 영화 속에서 이런 류의 주인공들이 왜 관객의 가슴에 불을 지르는지 이해하는 실마리가 된다.


뛰어난 프로파일러는 BBC 드라마 <셜록>의 홈즈가 발휘하는 상상 초월의 추리 능력을 현실 세계에서 발휘한다. 홈즈는, 솔직히 실패할 일이 없고, 한다 해도 결국 작가의 도움으로 다시 일어서지만 이 현실 세계의 홈즈들은 실패에 따른 모욕과 경멸, 수사 혼선에 따른 책임, 나아가 인명피해에 대한 죄책감, 더하여 흉악범들의 사악한 정신에 무분별하게 노출되는 심리적 부담까지 안고 살아야 한다. 니체가 말하지 않았던가? 우리가 괴물의 심연을 들여다보면, 괴물도 우리의 마음을 들여다본다고. 웬만한 사람이면 얼마 지나지 않아 인간과 세상에 대한 신뢰 상실, 점점 둔감해지는 연민과 공감 능력, 지나친 긴장에 따른 정신 붕괴로 일상 생활도 못할 것 같은데 저자는 이런 일을 25년이나 해왔다. 그 정신력과 사명, 책임감에 존경을 표하는 바이다.


혹시 이 책을 통해 프로파일링 기법을 본격적으로 배우고자 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리 만족할만한 결과를 얻지는 못할 것이다. <마인드 헌터>는 사건 개요와 수사 프로파일링 과정을 체계적으로 다루지는 않는다. 이 책은 엄밀히 말해 에세이고, 따라서 에세이 이상의 형식을 갖추지는 않는다. 공부를 하려면 여기서 언급된 모든 범죄자들을 쭉 옮겨 적고 그 밑에 살해 연도, 피해자, 장소, 방법, 프로파일링 결과 및 그 근거를 따로 정리해야 한다. 담당 편집자가 조금만 예민한 사람이었다면 별도 부록으로 이런 내용을 정리해서 담았을 테지만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의 인기에 영합하려는 속셈을 노골적으로 드러낼 뿐, 별다른 노력을 하지는 않는다. 내가 알기론 이 책이 개정판이라는데, 도대체 무엇을 개정했다는 말인가? 넷플릭스 <마인드 헌터>의 '이야기'에 매료된 사람에게도 이 책은 필요 없을 것이다. 앞서 말했듯 드라마는 상당히 극화되어 있다. 그 침묵의 긴장과 조용한 서스펜스를 기대해선 안된다. 이 책은 이야기의 긴장감을 끌어올리는데에는 아무런 관심이 없다. 일종의 강의록이라고 생각하면 좋을 것이다.


나는 앞으로 시간이 날때마다 앞서 얘기한 정리 작업을 꼼꼼히 해나갈 생각이다. 이 쪽 일에 관심이 있어서는 아니다. 셜록 홈즈가 될 생각은 더더욱 없다. 사실 프로파일링은 소설 속 인물의 행동과 대사를 창조하기 위한 훌륭한 솔루션이다. 소설은 인물의 속마음을 행동과 말을 통해 드러내야 한다. 프로파일링은 나의 캐릭터들이 어떤 상황에서 어떤 행동을 해야하는지 알려주는 중요한 참고서이다. 범죄 소설 작가들이 FBI 프로파일링 교육을 왜 그렇게 기를 쓰고 들으려 하는지 알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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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이 다른 추격전 | 기본 카테고리 2018-03-04 1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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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마쉬왕의 딸

카렌 디온느 저/심연희 역
북폴리오 | 201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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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렌 디온느의 책이 딱 한 권만 번역됐다는 건 비극이다. 이게 시작이길 바랄뿐, 켄 브루언처럼 <밤의 파수꾼>을 끝으로 영영 사라진다면 대단히 유감스러울 것 같다. 서사의 대기근을 맞아 나는 열심히 읽고 열심히 쓸 준비가 되어 있다. 나오기만 하라고.


<마쉬왕의 딸>. 안데르센의 동화와 같은 이름의 이 소설은 지금까지 우리가 읽어왔던 추격전과 그 궤를 달리한다. 우선 소재 자체가 파격적이다. 제이콥 홀브룩은 칼과 총, 숲과 늪, 사냥과 생존에 정통한 싸이코패스 인디언이다. 그는 14년 전 한 소녀를 납치하여 외딴 늪 위의 오두막에 감금한다. 그 소녀를 강간하여 주인공 헬레나를 얻는다. 훗날 사람들은 이 끔찍한 범죄자를 늪의 지배자, 마쉬왕이라 부른다.


마쉬왕은 헬레나를 자신의 작은 그림자, 일명 반지이 아가와테야아로 만든다. 마쉬왕의 분신이자 후계자. 바로 여기서 가해자와 피해자 사이의 끔찍한 아이러니가 발생한다. 헬레나는 범죄의 피해자였지만 그 범죄가 없었다면 세상에 존재할 수 없는 역설적 피조물이기 때문이다. 마쉬왕은 자신의 딸에게 늪에서 살아남기 위한 모든 것을 가르치고 반지이 아가와테야아는 그런 왕을 경외하고 숭배한다. 엄마와의 유대? 늪의 사냥꾼이자 포식자인 아빠와 딸에게 엄마는 그저 열매를 따고, 잼을 만들고, 음식을 하고, 빨래와 설거지를 하는 부속물에 불과하다. 엄마는 나에게 명령을 내릴 자격이 없다. 그녀는 사냥꾼의 피를 물려받지 않았으니까. 나에게 명령을 내릴 수 있는 건 오로지 늪의 지배자, 마쉬왕 뿐이다.


물론 헬레나는 마쉬왕이 엄마에게 무슨 일을 저질렀는지 모른다. 하지만 그 진실을 알게됐을 때도 그녀는 그 사실이 가슴에 새기는 진정한 의미를 알지 못한다. 그녀는 내셔널 지오그래픽의 고대 부족과 인디언의 전통으로부터 관습과 생활 양식을 받아들였기 때문이다. 반지이 아가와테야아는 이렇게 생각한다.


여자를 납치하지 않으면 도대체 어디서 아내를 얻는단 말인가?


마쉬왕의 반지이 아가와테야아가 비로소 왕의 그늘을 벗어난 때는 왕에 대한 경외가 공포로 바뀌는 순간이었다. 왕은 자신에게 모든 것을 전수해준 최강의 남자이자 아버지였지만 그 본질은 결국 늪의 포식자, 폭군이었던 것이다. 폭군은 자신의 세계를 침범하는 외지인을 철저히 망가뜨리고 자신의 세계로부터 탈출하려는 '자신의 소유물'을 잔인하게 제압한다. 폭군에겐 자기가 만든 규칙 외에는 아무 것도 의미를 갖지 못한다. 마쉬왕의 반지이 아가와테야아는 그녀가 반지이 아가와테야아로 존재할 때에만 보호와 관심을 받을 수 있었던 것이다. 마침내 헬레나는 죽어가는 어머니를 안고 늪을 탈출한다. 마쉬왕은 경찰의 추격 끝에 체포된다. 그는 종신형을 받고 감옥에 수감된다.


여러분은 아마 이게 이 이야기의 끝이라고 생각할 것이다. 그렇다. 이것이 바로 이 소설의 위대한 점이다. 놀랍게도, 마쉬왕과 그의 반지이 아가와테야아의 대결은 여기서부터 시작한다.


수감된 지 13년, 제이콥 홀브룩은 휴지로 만든 칼로 간수 두 명을 죽이고 탈옥에 성공한다. 이송 중인 버스 안에서였다. 하지만 헬레나를 놀라게 한 건 그의 탈옥 소식이 아니라 그가 탈옥에 성공한 위치였다. 마쉬왕은 정확히 헬레나의 집을 향하고 있었다. 반지이 아가와테야아는 더 이상 마쉬왕의 작은 그림자가 아니었다. 그녀는 한 사진 작가의 아내이자 두 딸의 엄마였다. 마쉬왕은 다시 한번, 한 가족의 파멸을 위해 끔찍한 촉수를 뻗고 있었다.


헬레나는 루거 라이플과 매그넘 권총, 사냥개 람보를 트럭에 싣고 늪으로 향한다. 그녀는 마쉬왕을 사냥할 수 있는 게 자기 뿐이라는 사실을 직감한다. 사상 최강의 사냥꾼으로부터 모든 걸 물려받은 단 하나의 핏줄. 그녀가 마쉬왕의 딸이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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