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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려한 휴가 | 기본 카테고리 2020-03-31 0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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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화려한 휴가

김지훈
한국 | 2007년 07월

영화     구매하기

예고편은 좋았습니다.
일단 이 내용을 담은 영화가 제작되었다는 그 사실 하나만으로도 의미를 둬야겠지요.
영화가 어떻고 그런 머리보다는 먼저 가슴이 움직이는 영화라는 생각을 했기에.

그런데 기대가 큰만큼 실망도 크네요.
영화가 가지는 의미를 제하고나면 영화 본편은 볼수록 도리어 마음은 싸늘하게 식어버리게 만듭니다.
그 일을 다루었다는 것에는 찬사를 보내지만 그걸 이런식으로 만들면 안되는거였습니다.
가슴속의 열정마저 차갑게 식혀줄 정도로 영화적 완성도가 너무 형편없어요.

이야기는 그런대로 무난하니 흘러갑니다.
배우들도 주조연 할것없이 자신들의 역할에 충실합니다.
그리고 역사를 다루는 시선이 상당히 조심스러우며 정치적으로 올바르게하기위해 어느정도 애쓰는 모습까지 눈에 선하고요.

그런데 그 모든게 각자 놉니다.
전체적으로 아우르지를 못하고 이야기를 풀어내는 방식은 촌스럽기까지 합니다.

그리고 지식인을 배제하는 것은 좋은데 비지식인의 모습들을 지나치게 희화화 시키거나 아니면 필요이상으로 장엄하게 만들어놔서 상당히 불편했습니다. 그러다보니 그러다보니 가슴은 물론 머리에도 와닿질 않고 그저 화면속의 이야기로만 인식이 됩니다.

더해서 계엄군 장악 이후 비장한 모습과 대비되도록 표현한 전반부의 일상적인 평온한 모습들은 그동안 어디서 많이 보아온거같은 상당히 진부한 내용으로 가득차 있습니다.
물론 익숙한 모습이 편안함을 줄수도 있겠으나 뻔한 클리세의 남발쪽에 더 가깝단 생각입니다.

인물을 그리는 방식도 상투적이에요.
특히나 청순하게만 그려진 이요원의 모습은 내내 거슬렸고 이요원의 아버지가 자신의 딸을 김상경에게 부탁하는 장면은 굳이 필요했나 싶을 정도였습니다. 이준기는 드라마에서와는 달리 학교에서의 나서는 씬은 무슨 70~80년대 작품을 보는듯 어찌나 어색하던지.

형식은 가볍더라도 진중하게 전해졌어야 할 역사의 무게를 제대로 전달하지 못하고 그저 흔하디 흔한 액션멜로물로 이 이야기를 소비하다니..... 광주 이야기를, . 80년 광주 이야기를 값싼 눈물 한방울로 그것을 이해했다고 하기엔 그곳에 계셨던 그분들께 참 많이 미안해집니다.

물론 영화를 그려내고 다루는 방법은 다양합니다.
꼭 역사의 시시비비를 가리고 잘못된 역사의 주체를 찾아내서 처단하는 것만이 제대로 된 영화적 방식은 아닐테죠. 그렇지만 이 영화처럼 소재의 무게에 눌려 허덕이다가 이도저도 아닌 어정쩡한 신파영화로 변질된 작품까지 지지하고 싶은 마음은 없습니다.

예고편만으로도 가슴이 먼저 뜨거워졌던 영화였는데...
정작 본편은 실망스러워 아쉽고 또 아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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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양 | 기본 카테고리 2020-03-30 1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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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밀양

이창동
한국 | 2007년 05월

영화     구매하기

소설을 먼저 읽고 영화를 봤습니다.
영화 자체도 버거울 정도로 뻑뻑한 시선인데 소설은 영화보다 더 심하게 뻑뻑하니 메마르고 건조한 시선으로 지켜보더군요. 감독이나 작가나 어쩜 그리 감정을 배제하고 그렇게 볼수가 있는지 한편으로는 무섭다는 생각이 살짝....


예고편에서 보여지는 엄마의 눈은 참 애절합니다.
본편 엄마의 눈도 다르지는 않지만, 영화 자체가 감정에 직접적인 호소를 하지않고 영화적인 시선 자체가 워낙 건조하다보니 엄마의 울부짖음 또한 위로한다거나 어루만져주지 않고 그저 묵묵히 지켜볼 뿐입니다. 관객이 그 감정에 동참하기를 바라는 것 같지도 않는듯 친절하게 끝맺음을 해주어 영화를 다보고 시원하고 안온한 감정으로 극장을 나서게 하지도 않죠.


이창동 감독님의 <시>도 그렇지만 이 영화 또한 '용서' '속죄'의 이야기를 합니다.
<시>가 가해자쪽의 그것이었다면 이 작품은 피해자 입장에서의 그것.


이 영화에서 또하나 중요한 것은 '종교'입니다.
철저하게 자기 위안을 위한 종교.

자신의 아픔을 종교에 귀의 하고 치유하고(했다고 생각하고) 마침내 범인까지도 용서하려고 교도소까지 찾아가나, 자신의 의사와 상관없이 자기가 믿는 바로 그 신께 범인은 모든 용서를 받아 이제 편안하다는 말을 듣고 공황 상태에 빠지게 됩니다. 한편으로 생각하면 종교의 이기성이라 볼수도 있는데, 죄의식이나 죄책감을 신의 이름으로 각자가 무마하고 안정을 받는 그것에 그녀는 극도의 혼란에 빠지게 되죠. 전도 행위 마저도 결국 다른 사람의 불행을 이용하는 것 아니냐는 불쾌감까지도 느끼면서. 이것과 관련해서는 하고 싶은 얘기는 많지만 더 들어가면 좀 안좋을 소리가 나올듯 싶으니....... (어쨌든 감독님의 진정성만큼은 믿고 싶습니다)



암튼 이 영화는 등장 인물을 그려내는 방식이 참 좋습니다.
지나치게 위선적이거나 위악적이라고 단정짓고 그려내는게 아니라 누구나 가지고 있는 양면성을 그저 바라보듯 하나하나 보여주는 방식.

개인적으로는 상을 받은 전도연씨 보다는 송강호씨 쪽의 연기가 더 좋더군요.
캐릭터가 그렇다보니 결국 울부짖고 내지르는 연기를 한 그녀보다는 꾹꾹 눌러다지며 아예 그 인물이 되어버린 그의 연기가 참 좋았기에.


영화는 친절하지도 않고 어떠한 감정의 카타르시스조차 없습니다. 하지만 영화가 끝나면서 이렇게도 저렇게도 영화를 복기하면서 그 느낌을 새록새록 살려나가는 맛이 참 좋습니다. 극중 신애가 자신의 팔을 스스로 그었다가도 길에 뛰쳐나가 살려달라고 애원하듯 고통 속에서도 삶은 지속되는 법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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큐어 | 기본 카테고리 2020-03-30 0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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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큐어[일본뉴웨이브 릴레이영화제]


일본 | 2004년 07월

영화     구매하기

구로사와 기요시 작품중 넘버원이라고 꼽을 수 있는 영화.
특히나 볼 때도 괜찮지만 보고 난 이후에 조금씩 더 좋아지는 그런 영화다.
내안에 스스로 감춰둔 본능이 어느순간 살아나 툭 튀어나올까봐 나 스스로를 경계하게 만들어주는 영화.

대놓고 무섭게 만들어주겠다는 영화는 아닙니다만 은근히 무섭습니다.
마지막 15분을 남겨놓고는 그 긴장감이 절정에 이르죠.
진짜 공포는 어떤 존재를 바로 눈앞에 보여주는게 아니라 심리를 건드리는게 맞다고 생각합니다.
몇번을 봤음에도 요즘도 항상 마지막 15분은 단숨에 보기가 힘듭니다. 몇번을 쉬었다가 띄엄띄엄 겨우 볼수 있다죠.

영화의 내용은, 연이어 살인이 일어납니다. 그런데 매 사건 범인은 거의 그자리에서 잡힙니다.
또한 각사건은 상대방을 죽일 때 가슴에 엑스자로 커다란 상처를 남깁니다.
(살인을 저지른 후 목아래에 엑스자로 칼집을 남기고는 그 가죽을 얼굴쪽으로 벗겨놓는다는 식으로 말이죠. 방법은 다양.)
범인들은 평판좋은 교사, 평범한 의사, 성실한 경찰 등 우리 주위의 사람들로 누군가를 그런식으로 잔혹하게 살인할만큼 살인의지를 가진사람은 아닙니다. 그리고 거의 그자리에서 잡히고는 취조할 때 보면 자신의 범죄 사실을 기억 하지 못합니다.

주인공 형사는 이런 연이은 살인 뒤에 최면을 걸어 이 사람들을 조종한 한사람을 포착해냅니다.
그리고 그 사람은 극 중반쯤 형사한테 잡힙니다.

여기까지의 내용만 놓고보면 단순한 범죄 추리물은 아니란걸 유추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최면이 전면에 나온 신비주에 기댄 오컬트물도 아닙니다.
물론 오컬트의 표피를 쓰고있습니다만 바로 그 지점에서 사회심리물로서의 자신의 본모습을 드러냅니다. 이 지점부터 이야기의 힘이 본격적으로 나옵니다. 단순하니 기승전결로 흥미로운 이야기로 관객을 이끄는게 아니면서도 영화를 끌어가는 힘이 상당하다는걸 온몸으로 느끼게 됩니다.
그러면서도 영화가 종반을 달려가는 그 순간까지 이 영화가 어떤식으로 마무리 될지 감을 잡기는 힘듭니다.

그리고 맞게되는 결말은 평범한 예상 그 이상으로 섬뜩한걸 보여줍니다.

처음엔 정신적으로 어떤 문제가 있는사람이 최면을 걸어서 일어나는 범죄물로 생각을 해찌만, 최면과 진짜 살인의지의 이야기로 접어들면 이 영화의 핵심이 무언지 몸으로 느끼게 됩니다.
인간의 기본적인 욕구와 살의의 관계.
가장 선량해 보이는 사람들의 밑바닥에 깔린 증오심.
또 그런 것에 영화를 보는 나자신도 자유로울수 없다는걸 알게되는 바로 그 순간...
말로 설명이 불가능한 어떤 싸늘한 기운 같이 것이 온몸을 싸르륵 훑고지나갑니다.

바로, 평화로운듯한 일상에서 예민하게 감지되는 인간의 불안감과 허약함 또는 본능적인 증오심을 감독은 이야기하고 있는거죠.

시체의 모습이나 살가죽 벗겨내는걸 보여주기에 아무에게나 선뜻 추천하기는 어려운 영화지만 그것과는 별개로 꽤 괜찮은 영화임에는 틀림없습니다.
영화를 보고나면 나와 내주위의 사람 특히나 나랑 가장 가까운 사람들이 다시 보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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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 그 참을 수 없는 가벼움 | 기본 카테고리 2020-03-29 2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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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연애, 그 참을 수 없는 가벼움

김해곤
한국 | 2006년 09월

영화     구매하기

김해곤감독안 배우로서나 시나리오작가로서나 매우 기대되는 사람입니다.
사소함속에 진한 감정을 넣을수 있는그런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있죠.

이 영화도 상영시간 내내 흥미로웠습니다.
이야기를 짜는 솜씨는 역시나 남다르죠.
뚝심있는 만듦새가 괜찮습니다.
그렇지만 이걸 좋다고 해야할지는 의문입니다.
내용이 상당히 유감스럽거든요.

반백수 남자와 술집여자의 사랑 이야기.
아무리 뻔히 보이는 소재라지만 그렇다고 영화 자체를 70년대 정서로 그려내는건 안타깝습니다.

그들은 시도때도없이 치고박고 싸우고 섹스하고 헤어지고 슬퍼하고...
어찌보면 구속하지 않으며 상당히 쿨할려고 애쓰는 것처럼 보입니다.

그렇지만 여주인공의 캐릭터는 내주위에 하나쯤 있어줬으면하는 남성판타지 그이상도 이하도 아닙니다.
기본적으로 남자는 여자를 막 대합니다.
물론 여자도 남자를 막 대하는듯 보입니다.
하지만 여자가 남자에게 바치는 순정은 예전 신파 한국영화의 나는 당신의것입니다 정서에서 단 한발자국도 더 나아가지 못했습니다.
남자가 다른여자랑 결혼하기전날, 첩도 좋고 세컨드도 좋으니 버리지만 말아달라는 고백을 듣고 있자니 이건 뭐 한숨만 나올 지경입니다.
몸과 마음 모든 순정을 지극히 바치고는 또 때가되면 알아서 떠나주고..... 그런 노래인가요?

굉장히 동물적이며 폭력적인 남성적 시선에서 만들어진 영화답게...
그 남자의 선택은 뻔합니다.
놀만큼 놀았으니 이제 얌전한 사람의 선택.
그리고 반대편에게 행해지는 무지막지한 폭력.

그러면서도 영화속의 비난은 남의 가정을 깨뜨릴뻔한 여자에게 집중되지요.
은근히 관객까지도 여자를 비난하게 되도록 그런 상황까지 유도해서.

이건 희생적인 캐릭터도 아닙니다.
그저 폭력적인 남성적 시각일뿐이죠.
한숨을 넘어 볼수록 화가 나기까지 하는 그런....

게다가 그쪽의 리얼리티를 보여준답시고 나오는 끊임없는 욕설은...
이건 뭐 화장실에서 배설하는 수준이네요.
주조연을 가리지 않고 반복되는 욕설 또한 또다른 폭력입니다.
결정타는 신체적으로 문제있는사람을 비하하는 태도까지.

현실속에 살고있는 사람들도 분명 욕도하고 다른사람 비난도하고 신체적으로 온당치 못한사람 은근히 비하하기도 하고 삽니다만 이건 그 정도가 심하군요.

마지막으로 남자를 위해 희생하는 여성 캐릭터에게 모성찬양까지 보너스로 담고 있는 내용은...
참 마지막까지 고루고루하고 앉았구나라는 말이 절로 나옵니다.

비록 고인이 된 주인공이 여우주연상도 타고 그랬습니다만...
이런 구시대적인 남성의 폭력적 시선으로 그려지는 판타지적 여성 캐릭터는 이제 그만 놔줘도 되지 않나 싶습니다.

김해곤 감독님 실망예요 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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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이트 플랜 | 기본 카테고리 2020-03-29 0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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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플라이트 플랜

로베르트 슈벤트케
미국 | 2005년 11월

영화     구매하기

남편의 죽음, 상실감, 미국행.... 그러나 3만 7천피트 상공에서 전혀 예상치 못했던 상황을 맞게 되다. 비행기 안에서 딸의 실종. 승무원들은 딸의 존재 자체를 부정하고......

스릴러든 미스테리든 밀실이라는 공간은 상당한 재미를 일단 줍니다.
비행중인 비행기에서 나갈수는 없으니 이 영화에서의 비행기라는 공간도 일종의 밀실이죠.

영화 초반은 공간의 힘을 상당히 받습니다.
보는 사람도 주인공 카일도 모두 혼란에 빠질수밖에 없는 상황이니까요.
아이가 실종된게 아니라 아예 존재 자체를 부정당하니까요.
영화는 흥미진진하게 진행됩니다.
특히나 조디 포스터의 기존 캐릭터와 이 영화에서의 역할도 상당히 매치가 잘되어 빈틈 조차 찾기 힘들어서 더욱더 몰입감은 커집니다.

그런데 초반에 너무 힘을 빼 버린걸까요?
후반부로 갈수록 영화 자체의 체력이 급격히 떨어집니다.
모두가 공범이라는 설정부터 영화가 급격히 흔들립니다.
아이가 과연 있기나 한거냐의 미스테리가 풀리면서 영화자체의 힘이 떨어지며 맥없이 흘러가지요.

전반부 치밀하게 돌아가던 영화가 후반부 영화적 갈등을 푸는과정에서는 허점이 너무 많더군요.
좀 심하게 말해서 주인공을 제하고나면 나머지 캐릭터들이 너무 심하게 평면적입니다.
아무리 어머니는 강하다는 주제를 넣기위해서라지만 캐릭터들의 개연성이 너무 뜬금없기에....

여러모로 아쉬움이 많이 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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