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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도시 기행 1』유시민 | 마이 리뷰(2020년) 2020-09-29 1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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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99그램 에디션] 유럽 도시 기행 1

유시민 저
생각의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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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도시 기행 1은 유시민 작가의 작품이다. 유럽 도시 기행 1이라는 제목으로 보아 유시민 작가가 유럽 도시들을 여행하면서 쓴 기행문 형식의 글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책에서는 그리스의 수도 도시인 아테네, 이탈리아의 로마, 터키의 이스탄불, 프랑스 파리 이 4개의 도시를 기행하면서 쓴 글이다. 

서문에서 작가 유시민은 이 글의 집필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유럽 도시 기행 시리즈의 1권인 이 책에는 각기 다른 시대에 유럽의 문화수도 역할을 했던 아테네, 로마, 이스탄불, 파리 이야기를 담았다. 이 네 도시에 살았던 사람들이 이룩한 정치적, 사회적, 문화적 성취는 유럽뿐만 아니라 인류 문명 전체를 크게 바꾸었다. 앞으로는 지리적으로 가까운 도시 넷을 한 권에 묶으려고 한다. 특별한 사유가 생기지 않는다면 2권은 빈, 프라하, 부다페스트, 드레스덴을 다루게 될 것이다.' (본문 중에서)

그런데 이 책을 읽다보면, 이 글은 기행문이 맞나 싶을 정도로 각 나라의 정치, 경제, 문화 이야기, 도시 이야기, 인물 이야기 등 여러가지 다양한 정보가 집합되어 있다. 그래서 가벼운 마음으로 접근했다가 도리어 역사,  문화 공부를 하게 되어 버렸다. 이에 따라 작가 유시민도 이렇게 말했다.

'써놓고 보니 뭐라 말하기 곤란한 책이 되었다. 관광 안내서, 여행 에세이, 도시의 역사와 건축물에 대한 보고서, 인문학 기행, 그 무엇도 아니면서 조금씩은 그 모두이기도 한 이 책은 도시와 사람에 대한 이야기이다. 독자들은 각각의 도시에서 벌어진 일련의 사건과 그 도시에 뚜렷한 흔적을 남긴 사람의 생애를 듣게 될 것이다. 여행 정보라고 말할 만한 것은 많지 않은데, 그 도시를 여행하려는 독자에게 조금이라도 쓸모가 있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넣었다.' (본문 중에서)

따라서 이 책을 읽기 전에 독자들은 이 부분을 읽고 이 부분을 염두해 두고 읽으면 혼란이 적을 것 같다. 혹자는 마치 알뜰신잡 3탄을 보는 것 같고, 유시민 작가가 알뜰신잡처럼 글을 쓴 것은 아닌가 하고 생각한다고 말하는데 나는 개인적으로 다른 기행문과 다른 유시민 작가 특유의 개성과 특징이 들어가 있어서 좋았던 것 같다. 유럽 도시들을 여행하면서 쓴 기행문 형식의 글, 에세이는 많지만, 유시민 작가처럼 역사,문화 이야기를 다양하게 다룬 책은 없는 것 같기 때문이다. 도시에 대한 이야기 뿐만 아니라, 그 나라의 정치, 경제, 문화 이야기까지 덤으로 알 수 있어서 좋았다.



그리고 내가 읽은 책은 『유럽 도시 기행 1』을 4개의 도시를 중심으로 4개의 부분으로 나눈 99그램 에디션 북이다. 마치 책 한권을 4개의 부분으로 분철한 느낌인데, 각각 하나씩 나눠있다보니 간편하게 가지고 다니면서 읽을 수 있고 나중에 내가 유럽여행할 때 가지도 다니면 좋을 것 같다. 아직 유럽 여행을 하지 못했지만, 나중에 시간적, 경제적 여유가 된다면 꼭 이 도시들을 여행하며 이 책을 가지고 다니면서 읽어보며 여행하고 싶다. 

그럼 지금부터 아테네, 로마, 이스탄불, 파리 여행을 떠나보자!



그럼 먼저 아테네부터 시작해보자. 아테네-멋있게 나이들지 못한 미소년 

'아테네' 하면 무엇이 떠오르는가? 나는 아테네 하면 고대 그리스의 역사와 문화를 가진 멋진 도시라고 생각했다.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신들의 신전이 있고, 고대 유적지, 고대 역사적인 건물 등이 있는 문화의 향기를 품은 옛 영광을 간직한 도시라고 생각했었다. 아직 가보지 못했지만 말이다.

아마도 유시민 작가도 그렇게 생각했을 지 모른다. 하지만, 그 또한 충격을 받았으리라. 

'괜히 온 거 아닌가? 아무것도 없잖아! 아테네를 처음 대면했을 때 든 생각이다. 하늘에서 본 아테네국제공항 근처에는 밋밋한 언덕에 아무렇게나 자리 잡은 올리브 나무들과 희끗희끗 얼굴을 내민 땅바닥뿐, 숲이라고 할 만한 게 없었다. 나중 기차를 타고 수도원으로 유명한 북부 테살리아 지역의 메테오라에 가면서 보았더니 아테네만 그런 게 아니었다. 어디를 가든 그리스의 대지는 인생의 모진 풍파를 견디고 이겨내느라 기운을 다 써버린 사람을 떠올리게 했다. (본문 중에서)


그리고 아테네 편을 읽으면서 아테네의 역사와 문화를 알아야 이 도시를 여행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시대의 시대상과 역사를 알아야 이해가능한 부분도 많았다. 그리고 대부분 문화재가 많이 훼손되고 망가져있어서 그 실제 모습을 보지 못하고 상상해야 하다니 마음이 아팠다.

'땅 위에 선 아테네의 고대 유적은 신전뿐이고 시민들이 살았던 흔적은 모두 없어져 땅 밑에만 남아 있다. 아크로폴리스 박물관 초입에 강화유리를 깔아 생활 시설 발굴 현장을 볼 수 있게 해둔 것은 달리 그런 것을 보여줄 방법이 없어서일 것이다. 아테네뿐만 아니라 그리스 전체가 다 그랬다. 영토가 작고 인구가 적었기 때문에 도시의 지배자들은 규모가 큰 주거시설을 지을 수 없었다. 게다가 아테네는 민주정이어서 왕이 없었다. 정치 지도자와 귀족들도 흑벽돌을 쌓고 나무로 지붕을 올린 소박한 집에 살았으며, 오직 신전만 대리석으로 지었다.' (본문 중에서)

'스마트폰 액정 화면과 파르테논을 번갈아 보면서 신전의 구조를 대략 파악했다.'(본문 중에서)

그리고 유시민 작가는 아테네 도시를 여행하면서 신전의 건축 구조와 건축적 특징에 대해서도 주목했는데 본문에 파르테논 신전에 대해 이렇게 언급해놓았다.

'파르테논을 만든 이들은 언덕의 바닥을 평평하게 고르고 다녀 넓은 돌을 깔고 기둥을 세웠다. 기둥 위에 반듯하게 다듬은 석판을 놓고 지붕을 올렸으며 비와 눈이 잘 흘러내리게 하려고 지붕의 가운데를 높였다. 기둥 사이에는 벽돌을 쌓고 문과 창문을 냈으며 밖에는 출입문으로 가는 계단을 설치했다. 아래에서 1/3지점이 가장 두터워지게 한 '배흘림기둥'을 직사각형 신전의 좁은 쪽에는 8개, 긴 쪽에는 17개 세웠다. 기둥을 안쪽으로 살짝 기울려 연장선이 허공의 한 점에서 교차하도록 했다고 들었지만, 육안으로는 알아볼 수 없었다. (본문 중에서)

이 부분을 읽으면서 다소나마 파르테논 신전의 구조를 상상할 수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그 온전한 모습을 볼 수 없고 누더기처럼 기워 놓은 돌기둥을 통해서 파르테논 신전이 겪었던 기구한 운명을 짐작해볼 수 있을 뿐이었다. 


그리고 파르테논 신전에서 문화재 약탈로 인한 가슴아픈 역사적 진실도 찾아볼 수 있었다.

'파르테논 설립자들은 프리즈에 신화와 역사의 주인공등을 부조하고 페디먼트에 조각상을 설치했다. 코니스와 처마 끝에도 아기자기한 조각상을 붙였으며 건문 전체에 금박과 단청을 칠해 한껏 멋을 냈다. 엘긴은 부조가 있는 프리즈를 통째로 뜯어냈고, 페디먼트에 남아 있던 조각상을 잘랐으며, 이오니아식 신전인 에레크테이온의 카리아티드도 하나 끊어갔다. 지금 런던 대영박물관이 <엘긴의 대리석>이라는 이름을 붙여 전시하고 있는 것이 바로 엘긴이 털어간 '파르테논의 마지막 귀중품'이다. 

그리고 그리스는 1980년대 이후 엘긴의 대리석을 반환하라고 요구했지만 영국 정부는 언제나 냉정하게 거절했다. 그리스가 인류의 귀중한 문화재를 보존할 능력이 없어서 반환하지 않겠다는 영국 정부의 말에 분개한 그리스 정부가 아크로폴리스 박물관을 신축했지만 소용이 없었다. (본문 중에서)

참으로 안타까운 현실이 아닐 수 없다. 그런데 문화재 약탈 문제는 비단 그리스만의 문제는 아닐 것이다. 우리 나라도 일제 강점기때 일본인들이 약탈해 간 문화재가 많으며, 반환 요구를 하고 있지만, 아직도 국내에 들어오지 못하고 있는 문화재가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 훌륭한 문화 유산을 가지고 있는 것도 좋지만, 그 문화재를 훼손하지 않고 약탈당하지 않는 것도 중요함을 알 수 있다.


이 밖에도 마라톤의 시작과 아테네와 스파르타의 내전, 펠로폰네소스전쟁, 그리스의 정치제도, 이성과 논리를 꽃피운 공간 플라카, 소크라테스 인물 이야기 등이 제시되어 있고, 여행 에세이에서 빠질 수 없는  그리스 음식에 대한 이야기도 나와 있다. 



다음은 로마로 여행을 가보자. 로마, 뜻밖의 발견을 허락하는 도시

로마는 무엇이 특별할까? 첫째, 로마는 예술적, 기술적 수준이 높고 규모가 큰 고대 유적이 많다.

둘째, 세상에 하나뿐인 바티칸 교황청이 있는 곳이며, 교황청 덕분에 중세와 르네상스 시대의 걸출한 건축물과 예술품을 가지고 있다. 셋째, 19세기 후반 출현한 이탈리아 국가 수립의 역사를 들여다볼 기회를 제공한다.

먼저 로마를 이해하려면 이탈리아의 지정학적 위치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이탈리아는 프랑스, 스위스와 국경을 맞대고 있는 북부지방과 로마를 포함한 중부 지방, 3면을 지중해가 둘러싸고 있는 남부 지방, 사르데냐와 시칠리아를 비롯한 섬들은 기후, 지형, 역사, 산업, 언어, 문화 등 모든 면에서 서로 다르다. 또한 국민 대다수가 가톨릭 신도이며 이탈리아 말을 한다는 것이다. 

또한 이탈리아는 지금 현재 경제적, 정치적으로 어려운 상황에 있다. 통계에 따르면 이탈리아 국민 경제는 국가 채무가 많고 경제 성장률이 낮아서 전망이 그리 밝지 않다고 한다. 

인구 300만의 거대 도시 로마는 이탈리아 통일의 산물이다. 성벽을 둘러쳤던 고대 로마는 현재 도시 면적의 5%도 되지 않았다. 로마는 정치와 행정의 중심이지만 관광업을 빼면 이렇다 할 산업이 없기에 전국에서 가장 지저분하고 빚이 많은 도시가 되어 버린 것이다. 

신생국 이탈리아는 연합국에 가담한 덕에 제 1차 세계대전을 그런대로 잘 겪어냈지만 제 2차 세계대전 때는 독재가 무솔리니가 히틀러와 손잡았다가 패전국이 되었고 1946년 왕정을 폐지하고 공화국으로 전환한 이후 유럽공동체(EC)를 창립하는 데 기여함으로써 유럽 통합의 주역이 되었다. 

이러한 배경지식을 알고  로마를 여행하면  여행이 좀 더 알차고 보람있을 것 같다.


로마의 유적지 중 인상깊었던 것은 콜로세오였다.  

콜로세오는 단순히 반원형 극장 둘을 맞붙인 게 아니라 3층 객석이 있는 타원형 건물을 평지에 세웠다. 엄청난 비용과 수준 높은 건축 기술이 들어간 것이다. 

로마 편에서도 작가는 건축학적 특징들을 제시했다.

'콜로세오의 외부 경계선을 따라 땅을 깊이 파고 거대한 돌덩이를 심은 다음, 그 위에 벽돌을 쌓는 방식으로 공연장 외벽을 올렸다. 아치형 벽을 3단으로 쌓아 벽돌의 하중을 분산하고 기둥은 도리아,이오니아, 코린트식으로 층마다 다르게 멋을 냈다. 수만 명의 관중이 짧은 시간에 드나들 수 있도록 관중석 계단 사이에 방사형 통로를 만들었다.  통로와 천장은 자갈과 석회석을 혼합한 콘크리트를 썼고, 바깥벽 꼭대기에 설치한 나무 기둥에 천막을 늘어뜨려 태양을 가렸다. 콜로세오는 경지장이 아니라 공연장이었다. 여기서는 사람이 짐승과 새웠고 검투사끼리 피가 튀는 대결을 벌였으며, 점심 휴식 시간에는 죄수를 맹수에게 던져주는 이벤트도 했다고 한다. 우리가 영화에서 보던 그 모습이 상상이 된다. 또한 콜로세오는 로마정티체제 변화의 결과이며 상징이었는데 공화정 시대에는 여기서 공직자를 선출하고 국가 중대사를 결정하는 민회에 참여했다고 한다. 


콜로세오도 문화재 훼손의 흔적을 찾아볼 수 있는데 이에 대해 작가는 말한다.

'콜로세오 외벽이 절반 넘게 부서진 것이 외부 침략 때문만은 아니었다. 콘스탄티누스 황제가 검투 경기를 폐지한 후 비어있던 콜로세오는 로마제국 말기에 지진으로 크게 흔들렸다. 귀족들은 떨어져 나온 돌을 가져다 집을 짓거나 도로를 만드는 데  썼다. 하지만 그 정도로 콜로세오 외벽이 지금처럼 훼손되지는 않았다. 콜로세오 외벽을 부순 주역은 나폴레옹 시대의 프랑스 군인들이었다. 19세기 초 ㄹ로마를 점령한 그들은 로만인들이 석재를 연결하기 위해 썼던 납을 수거래 총알을 만들려고 외벽을 마구 허물었다.  (본문 중에서)

실로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이렇듯 역사적 건물도 시대 상황과 전쟁으로 훼손이 될 수밖에 없다는 사실이 말이다. 


이런 건축물이 또 하나 있는데 바로 포로 로마노이다.

'포로 로마노는 아테네의 아크로폴리스와 아고라, 플라카지구를 모두 합친 것 같은 종교, 정치, 경제활동의 무대로서 공화정 시대에는 가장 번화한 상업지구이자 정치적 공론장이었지만 지금은 부서진 건축물 잔해를 모아둔 고물상 야적장을 연상하게 한다. 인류가 반복해서 저질렀던 문명 파괴의 현장이라고 해도 좋을 것이다.그러나 공화정 시기 로마 역사를 품고 있는 공간은 여기 말고는 찾기 어려울 정도로 역사적 의의가 높다. 그런 건물이 폐허가 되었다니 안타까운 사실이 아닐 수 없다.

'헛되고 헛되니, 헛되고 헛되도다! (본문 중에서)


그리고 이탈리아, 로마를 얘기할 때 이 인물을 빼놓고 말할 수 없는데 그 사람은 바로 '카이사르' 이다. 카이사르는 귀족 가문 출신의 지식인이자 걸출한 군인이었다. 로마에서 군 장교로 활동을 시작한 카이사르는 스페인 근무를 마치고 돌아온 B.C 65년 재무관이 되었으며 로마의 유명한 정치인 아내들과 어울리면서 숱한 스캔들을 뿌렸다. 그는 정치적 술수도 뛰어났고 세제 개혁을 단행해 국가 재정을 튼튼히 했고, 게르만족과 화친을 맺어 변방의 정세를 안정시켰으며, 집정관 임기를 마친 후에는 갈리아 총독으로 부임해 게르만족을 격파하고 라인강 서쪽 지역을 평정했다. 그는 7년 동안 프랑스와 독일을 포함한 서유럽 일대에 로마제국의 패권을 확립하였던 것이다. 하지만 그는 자신감이 지나쳤던 나머지 절대 권력을 장악하고서도 정적을 숙청하지 않았고 그 관대함 때문에 암살의 비극을 불러들여서 암살 당했다. 모든 것이 헛되다. 종교도, 예술도, 제국과 황제의 권력도 다 무상한 것이다. 


마지막으로 살펴볼 건물이 있는데 그것은 판테온이다.

판테온은 2세기 초 하드리아누스 황제 때 지었다. 로마 판테온은 후대 황제들이 여러 차례 보수공사를 했고 용도도 계속해서 바뀌었다. 다신교 시대에는 만신전이었고, 기독교 국교화 이후에는 예배당으로 사용되었다. 그런데 르네상스 이후 교황청의 권력이 약해지자 국립묘지 역할이 덧붙여져 권력자들의 관을 안치하는 묘지로도 사용이 되었다. 

그러면 왜 사람들은 이 판테온에 오는 것일까? 그것은 그 미학적 특징과 건축 기술에 관심이 있기 때문이다. 판테온은 밖에서는 원통 모양 외벽에 반원형 지붕을 얹은 집으로 보이고, 코린트식 돌기둥과 현관 지붕은 그리스 신전의 전면과 비슷한 외양이다. 그러나 안은 외양과 다른 느낌이다. 판테온의 원형 홀에 서면 시선이 저절로 콘크리트 돔 천장 가운데 빛이 들어오는 큰 구멍으로 가는데  이 구명은 빛만 들어오는 게 아니라 데워진 공기가 나가고 비와 눈도 떨어진다고 한다.  또한 판테온은 지름이 약 43미터인 공 아래 절반을 지름이 같은 원통에 담은 형상이다. 4천 500톤이 넘는 돔의 압력이 한가운데 구멍의 테두리 돌에서 맞물려 균형을 이루고 전체의 하중은 원통형 벽을 따라 세운 기둥들이 지탱하는 원리인 것이다. 


그리고 로마에는 바티칸 박물관과 대성당이 있다. 잠깐 바티칸에 대해 이야기 하자면 이렇다.

바티칸은 세상에서 하나뿐인 곳이다. 로마에 있지만 공식적으로는 교황이 다스리는 별도의 도시국가이다. 이 특이한 국가의 영토는 겨우 0.44제곱킬로미터이고, 1천 명이 겨우 넘는 시민권자의 직업은 성직자, 직원, 근위병이 전부다. 이탈리아 정부는 라테라노 조약을 존중해 바티칸뿐만 아니라 로마와 다른 도시에 있는 대주교좌 성당과 교황청 소속 관청 건물에 대해 치외법권을 인정하고 있다. 

바티칸 박물관의 손꼽히는 곳은 시스티나 예배당이다. 이 성당은 사도 궁전의 일부이다. 이 시스티나 예배당은 교황이 직접 미사를 집전하고 추기경들이 콘클라베를 여는 곳이어서 사도 궁전에서 가장 중요한 공간이라고 한다.

바티칸이란 곳은 정말로 독특하고 신기한 곳인 것 같다. 보통 국가라고 하면 넓은 면적에 많은 사람들이 모여사는 곳인데, 교황이 거주하는 지역이 하나의 국가라니 말이다. 그만큼 교황의 권력과  힘을 존중하고 인정해준다는 것이리라. 

마지막에 로마 여행을 마치고 작가는 말한다.

'로마는 전성기를 다 보내고 은퇴한 사업가를 닮았다. 대단히 현명하거나 학식 있는 사람은 아니었으나 뛰어난 수완으로 돈과 명성을 얻었고, 나름 인생의 맛과 멋도 알았던 그는 빛바랜 명품 정장을 입고 다닌다. 누구 앞에서든 비굴하게 행동하지 않으며 돈지갑이 얄팍해도 기죽지 않는다. 인생은 덧없이 짧으며 모든 것이 부질없음을 알지만, 그렇다고 해서 한때 거두었던 세속적 성공에 대한 긍지를 버리지는 않는다. 로마는 그런 도시인 것 같았다.' (본문 중에서)



그럼 다음으로 이스탄불로 가보자! 다양성을 잃어버린 국제도시 

이스탄불의 최초 이름은 비잔티움이었다고 한다. 콘스탄티노폴리스로 이름이 바뀐 4세기부터 15세기까지는 동로마제국의 수도였으며, 그 다음 500년은 오스만제국의 수도 이스탄불이었다. 

그러나 오랜 세월 경제적, 문화적 번영을 누렸던 이 도시는 20세기에 터키공화국의 영토가 된 후 국제도시의 면모를 거의 다 잃고 말았다. 고대 그리스, 로마제국, 비잔틴제국의 역사와 문화는 실종되었다. 과거의 화려한 영광을 간직한 도시, 하지만 지금은 그런 영광을 찾아볼 수 없어서 안타깝다. 


그런 이스탄불에서 아야소피아는 단연 독보적인 건축물이라고 할 수 있다. 아야소피아는 원래 교회였다는데 지금은 이슬람 사원으로 사용되고 있다. 그래서 이슬람 사원의 표식인 미나레 4개가 둘러싸고 있고 중앙 제단에는 이슬람의 계단식 설교단 민바르와 기도 방향을 표시하는 벽장식 미흐랍이 있다. 벽에는 기하하적인 아라베스크 문양이 가득하고 벽 상단을 따라 코란 글귀를 세긴 원형 나무판이 걸려 있다. 최초의 아야소피아를 지은 사람은 콘스탄티누스 황제였고 지금의 아야소피아는 유스티니아누스 황제가 537년에 완공했다고 한다. 


또한 이스탄불에서 빼놓을 수 없는 인물하면 '아타튀르크' 이다. 그는 제국의 페허 위에 터키공화국을 세운 인물이다. 아타튀르크는 1880년대 초 그리스 북부 마케도니아주의 테살로니키에서 말단 공무원의 아들로 태어났으며, 성이 없었던 그는 나중에 '무스타파 케말'이 되었다. 그는 오스만제국 장군으로서 전쟁 영웅으로  떠올랐고 정치와 혁명의 길에 들어섰다. 그는 또한 터키공화국의 첫 대통령에 취임했다. 그는 전쟁 영웅, 민족주의 혁명가, 대통령, 계몽군주, 공화주의자인 동시에 독재자였다. 그는 정치제도와 교육제도를 현대화하고, 유럽의 과학과 기술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였다. 또한 성평등법과 시민법을 제정해 여성에게 동등한 법적 권리를 주고 여성 판사를 임명하였다. 그리고 그는 아타튀르크로 성을 만들어 썼는데 이것은  투르크인의 아버지란 뜻이다.  아타튀르크의 정치철학은 세속국가론과 공화주의, 터키민족주의로 요약할 수 있겠다. 


개인적으로 그리스 아테네, 이탈리아 로마 이야기가 흥미로웠다. 그래서 파리 편은 여기서 생략하기로 한다. 

하나의 도시에 대한 이야기인데, 너무나 다양한 정보와 이야기가 담겨 있어서 역사 공부를 엄청한 것 같이 느껴진다. 하나의 도시를 알려면 그 도시의 역사와 인물, 사회, 경제를 알 필요가 있다. 단순히 유명한 건축물을 보고, 그 앞에서 인증샷을 찍는 것은 수박 겉핧기에 불과한 것이다. 

앞으로 여행을 할 때는 이렇게 그 나라에 대한 역사, 문화를 먼저 공부한 후 여행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고 다음 책 『유럽 도시 기행 2』가 언제쯤 나올지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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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 버리기 기술』마크 맨슨 | 마이 리뷰(2020년) 2020-09-28 1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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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대여] 희망 버리기 기술

마크맨슨 저/한재호 역
갤리온 | 2019년 0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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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 버리기 기술』은 마크 맨슨의 작품이다. 마크 맨슨은 이미 『신경끄기의 기술의 작가로 잘 알려져 있다. 『신경끄기의 기술에서는 수많은 선택지와 기회비용 앞에서 인생의 목적을 잃어버린 채 가치관의 혼란을 겪고 힘들어하는 현대인들에게 위로와 깨달음을 주었다. 출간 직후 단숨에 아마존, 뉴욕타임스에서 베스트셀러 1위에 오르며 150만부 이상의 판매고를 기록하였다. 

작가 개인의 시행착오를 겪으며 고생한 이야기 등을  제시하여 작가의 생각이 더욱더 의미있고 진솔하게 다가왔다. 또한 자신의 경험에서 비롯된 인생의 지혜가 덧붙여져서 나에게 인생에 대한 값진 교훈을 주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이 책은 『신경끄기의 기술』 의 후속작으로 나왔는데, 제목은 『희망 버리기 기술』인데, 『신경끄기의 기술』에 비해 작가가 말하고자 하는 범위가 크고 약간은 형이상적이고 원론적인 이야기가 많아서 이해하는데 다소 어려움이 있었다. 그래서 책을 읽으면서도 이 작가가 이 분야를 전공한 사람인가? 원래 철학자였나, 미래학자였나 하는 의구심이 들 정도로 철학, 심리, 정치, 사회적인 영역들까지 다 방면으로 각종 전문적인 주제를 다루고 있다. 그래서 그 분야에 대한 전문 지식이 없는 사람들에게는 다소 이해하기 어렵고 난해한 내용으로 인식될 수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몇  가지 인상깊은 내용이 있어서 그 부분을 중점적으로 다루고자 한다. 

우선 작가는 이 글을 쓴 이유를 프롤로그에서 이렇게 말하고 있다.


'세상의 종말이 다가온 것처럼 보이는 오늘, 이 모든 것이 일어나는 이유를 들여다보고자 했다. 역사, 철학, 종교 등 모든 방면을 살펴보고 우리가 옳다고 믿은 것이 어떻게 무너져 내렸는지 확인하고자 했다. 그리고 진짜 희망이 무엇인지 찾고자 했다. 이 책은 그 답을 찾는 과정이다.'(본문 중에서)

정말 작가의 의도대로 이 책은 거의 모든 분야를 다루고 있다. 목차만 보아도 알 수 있다.


그리고 작가는 1장에서 지금 우리 세상이 진보하고 있고 모든 것이 나아지는 데 세상은 엉망진창이야라고 말하면서 진보의 역설에 대해 이야기 한다. 

우리는 상황이 좋아질수록 더욱 절망하는 것 같다. 이것이 진보의 역설이다. 

우리가 희망을 구축하고 유지하려면 다음 세 가지가 필요하다. 통제력, 가치에 대한 믿음 그리고 공동체가 필요하다. 그러므로 이제 삶의 세 기둥인 통제력, 가치관, 공동체를 어떻게 발달시킬지 살펴보고, 원래의 질문으로 돌아올 것이다. (본문 중에서)


작가는 어떤 이론이나 의견을 생각하기에 앞서 실제적인 사례와 역사적인 일화를 제시하는데 그 부분이 상강히 흥미로웠다. 특히 아우슈비츠에 잠입한 남자 비톨트 필레츠키에 대한 일화가 인상깊었는데, 필레츠키는 독일과 소련 모두에 대항해 싸웠고 패전 후, 바르샤바에서 동료 장교들과 함께 '폴란드 비밀군'이라는 지하 저항단을 결성했다. 그는 저항운동을 하기 위해 자진해서 일부러 아우슈비츠 수용소에 들어갔고 2년 동안 아우슈비츠에서 온전한 저항단을 만들어서 활동했다. 그리고 무사히 아우슈비츠 수용소를 탈출했고, 그들의 만행을 전 세계에 알렸다. 그러나 그는 사형을 선고받고 처형되었는데 그가 죽기 전에 한 말이 인상적이었다. "죽음을 앞둔 순간에 두려움이 아니라 기쁨을 느끼는 삶을 살려고 노력했다." (본문 중에서)


그리고 2장에서 엘리엇의 일화와 전두엽 절제술의 예를 들면서 인간에게 있어서 감정능력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엘리엇은 전두엽에 있는 뇌종양을 제거하는 수술을 받았고 그 이후 그의 삶은 엉망으로 변하게 되었다. 전두엽 제거와 함께 그는 감정을 느끼는 능력을 잃음으로써 그는 결정을 내리는 능력까지 잃었다. 그는 자기 삶을 통제하는 능력을 잃어버린 것이다. 이로 인해서 감정이 의사 결정과 행동에 있어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이 밝혀졌다.  

그러면서 작가는 인간에게는 생각뇌와 감정뇌가 있는데 이 2개의 뇌가 소통하고 연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생각 뇌는 양심적이고, 정확하고, 공정하다. 체계적이고 합리적이지만 느리다. 많은 노력과 에너지가 필요하고, 근육체럼 강화하는 데 시간이 들며, 지나치게 쓰면 피로해진다.

하지만 감정뇌는 빠르고 쉽게 결론에 도달한다.  


3장에서는 뉴턴의 감정법칙 3가지가 나온다. 뉴턴의 첫 번째 감정법칙은 모든 행동에는 감정적 반작용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상대방의 부정적인 행위에 대해 나에게도 부정적인 감정이 치밀어 오르는 것을 느낄 수 있다. 고통을 수반하게 되고 이 고통은 도덕적 간극을 야기하게 된다. 따라서 모든 행동은 크기가 동등하고 방향은 반대인 감정적 반작용을 요구하게 되는데 이것이 뉴턴의 첫 번째 감정 법칙인 것이다.

뉴턴의 두 번째 감정범칙은 자존감은 시간 경과에 따른 감정의 총합과 같다. 도덕적 간극에 굴복하는 것은 감정뇌의 본성이고 이것이 바로 뉴턴의 두 번째 감정 법칙이다. 우리가 자신과 관련된 삶의 모든 것의 가치를 평가하게 해 주는 것은 시간 경과에 따른 감정의 총합인 것이다.


뉴턴의 세 번째 감정범칙은 정체성은 새로운 경험이 그것에 어긋나기 전까지 유지된다. 우리가 인생을 살아가면서 얻는 가치관은 결정화되어서 정체성 위에 침전물을 형성한다. 가치관을 바꾸는 유일한 방법은 자신의 가치관과 반대되는 경험을 하는 것이다. 


4장에서는 자신의 종교를 만들라고 말하면서 자신의 종교를 시작하는 방법으로 6단계 프로그램을 제시한다. 1단계 절망한 자에게 희망을 팔라. 2단계 믿음을 선택하라. 3단계 모든 비판과 어ㅣ부의 질문을 무력화해라. 4단계 바보를 위한 희생 의식을 만들라 5단계 천국을 약속하고 지옥을 줘라. 6단계 이익을 위해 예언하라. 


5장에서는 희망은 자기 파괴적이라고 말하면서 주인 도덕과 노예 도덕을 언급한다. 주인 도덕은 강함과 우위가 미덕이라고 믿지만, 노예 도덕은 희생과 굴복이 미덕이라고 믿는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인류 역사상 가장 강력한 중교가 탄생했는데 그것이 과학이라고 한다. 과학은 증거에 기초한 믿음의 집합이며 니체는 기술적 성장으로 인해 세상에 도래할 실존적 문제를 경고했다. 또한 희망은 파괴적이라고 얘기하면서 희망은 현재 상태를 거부하는 것에 의존한다고 말한다. 왜내하면 희망은 뭔가가 망가지는 것을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 희망은 우리가 자신의 일부나 세계의 일부를 포기할 것을 요구한다. 희망은 우리가 반대되는 존재가 되기를 요구하는 것이다. 


6장 인간성 공식에서는 칸트는 아이, 청소년, 성인의 심리발달과 성숙에 대해 배워야 한다고 말한다. 

인간의 성장을 통해서 성인이 되면 흥정을 통해 얻을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닫고 옳은 행동을 단순히 그것이 옳다는 이유만으로 할 수 있는 능력을 개발하는 것이다.  


 7장 고통은 보편 상수에서는 삶이 좋아지건 나빠지건간에 고통은 존재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우리에게 부여된 질문은 고통을 받아들일 것인가, 아니면 피할 것인가? 우리가 위협을 더 많이 찾아내려 할수록, 우리는 환경이 실제로 얼마나 안전하고 편안한지와 무관하게, 위협을 더 많이 보게 될 것이다. 

따라서 상황이 좋아질수록 위협이 없는 곳에서 위협을 더 많이 지각하고, 마음이 더 뒤숭숭해진다. 이것을 파란점 효과로 설명할  수 있다. 고통은 삶의 보편 상수이며 인간의 인식과 기대는 미리 정해진 고통의 양에 맞게 자신을 왜곡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희망은 궁극적으로 자멸적인 동시에 자생적이다. 우리는 위협적인 얼굴이 없는 곳에서 위협적인 얼굴을 볼 것이다. 비윤리적인 일자리 제안서가  어뵤는 곳에서 비윤적인 일자리 제안서를 볼 것이다. 날이 아무리 화창해도 언제나 하늘에서 구름을 찾아낼 것이기 때문이다. 


8장 감정경제에서는 우리에게 유일하게 진정한 형태의 자유는 삶에서 포기할 모든 것을 선택하는 것이다라고 말한다. 세상은 감정으로 돌아가며 마케팅 광고는 사람들의 불안을 이용하여 필요없는 물건도 사도록 만들고 있는 것이다. 또한 궁극적으로, 삶에서 가장 의미 있는 자유는 헌신, 즉 삶을 살아가며 희생하기로 선택한 것에서 나온다는 것이다. 또한 우리가 누리는 자유는 그 자체로 불편함을 요구한다. 사회가 더 자유로워질수록 개인은 자신과 상충하는 견해와 생활 방식과 생각을 더 많이 고려하고 받아들여야 하기 때문이다. 


9장에서는 최후의 종교로 AI(인공지능)을 이야기 한다. 인공지능은 이미 다른 책에서도 많이 다루고 있어서 여기서는 다루지 않을 것이다. 또한 내가 생각하기에는 이 부분이 이 글의 주제와 별로 관련성도 없고 말그대로 생뚱맞은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결론으로는 작가는 말한다.

더 나은 것을 희망하지 말라. 그냥 더 나아져라. 더 나은 무언가가 되라. 더 인정 많고, 더 회복력 있고, 더 겸손하고, 더 절제된 사람이 되라. 라고 말한다. 


희망이라고 생각하면 막연히 긍정적인 것, 좋은 것이라고만 생각했었다. 하지만, 이 책을 통해 희망은 자기파괴적이고 부정적인 것일 수도 있겠구나 하는 것을 깨달았다. 또한 우리가 희망을 가진다는 것은 지금 현재 상황이 불만족스럽고 더 개선되야한다는 것을 의미함을 알 수 있다. 하지만 우리는 상황이 개선되어도 역시 그 새롭게 개선된 상황에도 불만족하고 더 나아지길 바라며 희망을 가지게 될 것이다. 희망의 역설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다소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도 있었지만 공감가는 부분, 새롭게 깨달을 수 있는 부분도 있어서 좋았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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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괜찮아요, 천국이 말했다』미치 앨봄 | 마이 리뷰(2020년) 2020-09-15 1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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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다 괜찮아요, 천국이 말했다

미치 앨봄 저/공경희 역
살림출판사 | 2020년 0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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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괜찮아요, 천국이 말했다』미치 앨봄의 작품이다. 미치 앨봄은 이미 『모리와 함께 한 화요일』의 작가로 잘 알려져 있다.  『모리와 함께 한 화요일』에서도 죽음의 문제를 다루었다. 죽음에 맞서 인생을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등 죽어가는 그 노교수와의 대화가 인상깊었고 죽음과 인생에 대한 값진 교훈을 주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이번에는 미치 앨봄이 죽음 너머에서 시작되는 또 다른 이야기를 전해준다. 고달픈 삶 속에서 힘겹게 찾은 행복, 이제 막 행복지려는 순간, 얄밉게도 죽음에 막닥뜨리게 되는 주인공 애니. 애니의 슬프고도 행복한 사후 세계 여행이 전하는 위로를 전해준다.  천국에서 다섯 명의 사람들과 만나게 된다. 그 사람들 각각은 애니에게 의미가 있는 사람들이다. 첫번째 만남은 '상처'와 관련있는 사람, 두번 째 만남은 '친구'와 관련있는 사람, 세 번째 만남은 '포용'과 관련된 사람, 네 번째 만남은 '어른'과 관련 있고 다섯 번째 만남에서는 '이별'을 하게 된다.

다섯 번의 만남을 통해 자신을 돌아보게 되고 인생의 의미를 새롭게 깨닫게 된다.

 

그럼 각각의 만남부터 자세히 살펴보자.

첫번째 만남은 '상처'와 관련 있다.  애니가 첫번째로 만난 사람은 애니가 어렸을 때 팔을 다쳤을 때 팔을 치료해 준 애니의 주치의 '사미르'

사미르는 어렸을 때 기차 사고로 죽을 뻔 했다. 사미르는 수술을 받아 목숨을 구하게 되었다. 그 때 사미르를 수술했던 방법 덕분에 사미르는 살아났고, 사미르는 그 방법을 더 연구하여 나중에 애니가 사고로 팔이 다쳤을 때 애니의 팔을 치료해주게 된다.

사미르가 애니에게 말한다. "모든 게 하나로 엮여 있으니까. 난 나이 들면서 내가 얼마나 행운아였는지 깨달았습니다. 철이 들었지요. 공부에 매진했습니다. 대학에 진학했고 이후 의과대학에 들어갔습니다. 재접합술을 전공했고요.

이에 애니가 말한다. "내 손을 구해주신 분이군요?"(본문 중에서)

만약 애니가 사미르가 없었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또한 사미르가 어렸을 때 그런 경험이 없었다면 그는 접합술을 전공하지도 않았을까? 그러면 애니는 팔을 다쳐서 결국은 죽게 되었을까?

애니는 그렇게 사미르의 도움으로 그 상처를 치유하게 되고 삶을 이어가게 되는 것이다.

 

두번째 만남은 '친구'와 관련 있다.  애니가 두번째로 만난 사람은 애니가 어렸을 때 애지중지 예뻐하던 강아지 '클레오' 이다. 강아지인 '클레오'가 천국에서는 사람으로 변신해서 애니에게 두번째 교훈을 준다. 클레오는 1년 가까이 애니의 가족이었다. 애니의 엄마 로레인은 자동차 부품공장에서 조조 근무를 했다. 그렇게 외롭게 혼자 지내던 애니에게 클레오는 친구가 되어 주었다.

클레오가 애니에게 말한다.

" 내가 클레오야."

"하지만 사람이신걸요."

"이렇게 나타나는 게 더 쉬울 거라고 생각했지."

"우린 늘 대화했어. 내가 배고프면 네가 알았잖아? 내가 겁을 내거나 나가고 싶을 때도."

 

세번째 만남은 '포옹'과  관련 있다.  애니가 세번째로 만난 사람은 애니의 엄마 '로레인'이다. 그런데 모녀 관계는 그렇게 좋지 않았다. 애니의 엄마는 아무런 준비 없이 애니를 낳았고, 그녀는 그 당시 젊었고 엄마가 될 준비가 되어 있지 않았다. 그래서 애니를 잘 보살펴줄 수 없었고, 하루하루 먹고 살기 바빴다.

"네가 병원에서 깨어나는 순간부터 너와 나는 서로를 대하는 게 달라졌지. 넌 쌜쭉했어. 사사건건 내게 시비를 걸었지. 하지만 네가 화를 낸 진짜 이유는 따로 있었지. 루비 가든 이후 적대감을 가진 진자짜 이유를 말해줄 수 있을까?"

"날 구해줄 엄마가 거기 없었으니까요."

"맞는 말이야. 엄마를 용서해줄 수 있겠니?" (본문 중에서)

 

왜 엄마가 애니에게 용서를 빌고 있을까? 왜냐하면 루비 가든 사고가 일어나기 전, 애니 엄마는 애니를 혼자 두고 남자 친구를 만나러 가버리고 만 것이다. 그 사이 사고가 일어나게 되고 애니는 크게 다치고, 애니를 구하고 한 놀이기구 직원은 목숨을 잃게 되는 것이다. 그 이후, 애니는 엄마를 용서하지않고 관계를 단절한 채 살아온 것이다.  그런 엄마를 애니는 결국 용서해주게 된다.  그리고 애니는 엄마에게 아무에게도 얘기하지 않은 비밀을 털어놓게 된다.

"아기는 숨을 못 쉬었어요. 열기구 사고 후 파울로가 숨을 못 쉰다는 말을 듣자 마자 다시 그 일이 고스란히 되살아났어요.

아기의 이름음 '로렌스' 라고 지었다. 하지만, 로렌스는 태어나자마자 숨을 쉬지 못하고 결국은 죽은 것이다. 그 일을 애니는 엄마에게도 말 못하고 혼자서 괴로워하며, 죄책감을 느끼며 고통스럽게 살아온 것이다. 그 비밀을 엄마에게 털어놓고 로레인 또한 루비 가든 사고에 대한 용서를 빈다. 그렇게 모녀는 서로의 잘못에 대해 용서를 빌고 화해하게 되는 것이다.

 

네번째 만남은 '어른'과  관련 있다.  애니가 네번째로 만난 사람은 애니가 어렸을 때 사고가 났는데 그 사고로부터 애니를 구해주고 목숨을 잃은 '에디'이다. 에디는 루비 가든에서 놀이기구들을 수리하는 기사이다. 그의 나이는 83세이다. 사십 대 후반에 그의 아내 마거릿은 뇌종양으로 죽고 그 슬픔으로 인해 에디의 삶은 황폐해진다. 에디가 육십, 칠십, 팔십 대까지 꾸준히 꽃을 들고 마거릿의 묘지를 찾아간다. 그리고 그의 생애 마지막 날 83세 생일에 낚싯줄을 확인하고, 롤러코스터를 점검하고, 해변 의자에 앉아 노란 파이프클리너로 토끼를 만들고 있었다. 에디는 그것을 어느 여자아이에게 주었는데 그 여자아이가 바로 애니였던 것이다. 그리고 애니의 인생을 결정지었던 루비 가든 사고가 일어난다. 애니에게 일생일대의 사건인 루비 가든 사고에 대해 먼저 알 필요가 있다. 루비 가든이라는 놀이공원에서 놀이기구 추락 사고가 일어난다. 그 사고로 애니는 팔을 크게 다치고 에디는 애니를 구하고 목숨을 잃게 되는 것이다. 어떻게 보면 에디는 애니의 생명의 은인이었던 것이다.

 

다섯번째 만남은 '이별'과  관련 있다.  애니가 마지막으로 만난 사람은 애니가 사랑하는 그의 남편 ;파울로' 열기구 추락사고로 생사의  갈림길에서 파울로만은 구하려고 했던 애니였다. 하지만 애니는 파울로의 목숨을 구하지 못하고 파울로는 죽게 된다.

'애니는 파울로의 목숨을 구하지 못한 걸 알자 이제까지 겪은 상실들에 잡아먹힌 기분이 들었다. 남편은 마지막 상실이었다. 다시 실패하고 말았다.  그런 낙심한 애니에게 파울로는 말한다.

"넌 이제 가야 해."

"난 당신이랑 같이 있고 싶어."

"난 여기 있을 거야. 하지만 지금 당신은 살아야 해."

"그게 무슨 말이야?"

"당신은 한 번 죽음에서 구제되었어. 애니, 그러니 세상을 구제해서 그 빚을 갚아야겠지. 간호사가 된 것도 그 때문이었어. 또 그런 이유로 돌아가야 해. 다른 사람을 구하기 위해서."

라고 말하며 파울로는 애니를 떠나보낸다.

 

그리고 애니는 천국에서 만난 다섯 사람들 덕분에 새로운 삶을 살게 된다. 그리고 뱃속에 새로운 생명을 잉태한 채로 말이다.

이에 대해 애니가 말한다.

'어느 날 조반나가 이해할 나이가 되면 천국 이야기를 들여주리라. 그리고 거기 있는 사람들에 대해 말할 것이다. 할머니, 오빠, 별을 보는 턱시도 차림의 아빠, 거기 가서 알게 된 비밀들도 털어놓겠지. 한 사람의 인생이 다른 인생과 어떻게 연결되는지, 그 인생이 그다음 인생과 어떻게 연결되는지.

모든 끝은 시작이기도 하다는 것을, 지금 우리가 모르는 것 뿐이라고 말해야지.아이는 남은 생애를 편안히 살터였다. 온갖 두려움과 상실을 겪어도 천국은 거기서 기다리는 다섯 사람부터 시작해 모든 질문의 답을 갖고 있는 걸 알 테니까. 그들은 하느님이 지켜보시는 가운데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가장 소중한 단어의 진정한 의미를 깨달으며. 그 단어는 바로 '집' 이다. (본문 중에서)

 

내가 천국에서 만날 다섯 사람은 누구일까?

그 다섯 사람의 내 삶의 모습과 관련되어 있을 것이다.

그러기 전에 살아있는 동안 열심히 최선을 다해서 살아야겠다는 다짐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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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지는 건 여자들뿐이거든요] 강화길 외 7인 저 | 마이 리뷰(2020년) 2020-09-15 1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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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사라지는 건 여자들뿐이거든요

강화길,손보미,임솔아,지혜,천희란,최영건,최진영,허희정 공저
은행나무 | 2020년 0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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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지는 건 여자들뿐이거든요 작품은 여성 작가 8인의 작품을 엮은 단편집이다. 각기 다른 개성들을 가졌지만, 그들의 공통점은 그들이 여성 이라는 것이다. 사라지는 여성들에 대한 사라지지 않을 기록들, 여성의 불안을 전면화하는 여덟 편의 아름답고 강력한 은유가 돋보인다. 이 소설들에 등장하는 여자들은 울퉁불퉁한 내면을 가진 여자들이다. 기묘하고 더러 표정이 읽히지 않는 여자들, 내면을 명확하게 읽을 수 없고 상처받은 여자들이 나온다. 여덟 명의 여성 작가들이 말하고 싶은 것은 무엇일까? 우선 그 문제를 논하기 전에 이 소설집에 수록된 각각의 작품들을 살펴보고 결론을 짓는 것이 좋을 거 같다.

이 글에는 여덟 편의 단편이 수록되어 있다. 강화길 『산책』, 손보미 『이전의 여자, 이후의 여자』, 임솔아 『단영』, 지혜 『삼각지붕 아래 여자』, 천희란  『카밀라 수녀원의 유산』, 최영건  『안(安)과 완(完)의 밤』, 최진영 『피스』, 허희정  『숲속 작은 집 창가에』이다.  

 

여덟 개의 작품들 모두 신선하고 훌륭한 작품이지만, 그 중에서도 인상깊었던 몇 개의 작품들을 중심으로 리뷰하고자 한다.

 

첫번쩨로 우선 강화길 작가의 『산책』 작품부터 살펴보자.

강화길 작가는 2012년 경향신문 신춘문예에 단편소설 <방>이 당선되어 작품활동을 시작했고, 작품으로는 『괜찮은 사람』, 『화이트 호스』,  『다른 사람』이 있다. 한겨레문학상, 구상문학상 젊은작가상, 2017년 젊은작가상, 2020년 젊은작가상 대상을 수상하였다.

 

이  『산책』이라는 작품의 화자는 죽음 너머에서 들려오는 목소리이다. 그 목소리는 어머니인(영소 씨) 그리고 영소 씨의 친구인 종숙언니 와 그 언니의 어머니에 이르는 세 세대에 걸친 여성 가족사를 서술하고 있다. 글의 초반부에서는 종숙언니와 종숙언니 아버지의 삶, 그다음은 종숙언니와 종숙언니 어머니의 삶애 대해 서술하고 있다. 글을 읽으면서 도대체 이 글은 무엇에 대한 이야기 인가 하는 궁금증이 들었다. 왜냐하면 글 속에서 이렇게 서술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건, 종숙언니와 그 아버지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다.'(본문 중에서), 그럼 누구의 이야기인가? 그런 궁금증을 가지고 읽다보면 이 부분이 나온다. '작년 가을, 나는 죽었다. 아무 말도 안 했다. 그때 영소 씨는 정말로 내게 어떤 말도 해주지 않았다. 미안하다고도 하지 않았고, 알았다고도 하지 않았다. 때문에 나는 영소 씨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전혀 알 수 없었다, 그래서 나는 끈질기게 그녀를 쳐다보았는데, 그건 내가 끝을 향해 걸어가고 있다는 걸 알았기 때문이다. 생의 마지막 순간, 나는 듣고 싶었다. 그녀의 마음을 알고 싶었다. 무엇이든, 어떤 것이든, 그러나 영소 씨는 끝까지 어떤 말도 해주지 않았다. 그랬다. 나는 그렇게 죽었다.(본문 중에서)

이 부분을 읽어보면, 화자는 이미 죽은 사람이라는 것을 알 수 있는데, 왜 그녀가 죽었는지, 어떻게 죽었는지는 알 수 가 없다. 그녀는 말 그대로 사라진 여자인 것이다.

단편 소설이기에 글의 연속성과 결말이 조금 아쉽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다음 이야기가 어떻게 진행되는지 궁금하지만, 그래서 그런지 결말은 독자들로 하여금 여러 가능성을 생각해볼 수 있는 여운을 남긴다.

 

 

 그 다음으로는  손보미 『이전의 여자, 이후의 여자』의 작품이 흥미로웠고 인상깊게 읽었다.

손보미 『이전의 여자, 이후의 여자』의 작품은 조금은 공포스럽고 고딕과 스릴러가 결합된 것 같다. 그래서 고딕의 전통을 따라 중세풍의 공간에서 사건이 벌어진다. 1930년대에 지어진 2층짜리 고택에 가정교사로 들어가서 겪게 되는 기묘하고 공포스러운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이 고택에는 몸이 편찮은 할아버지가 살고 그의 아들과 며느리, 두 손자들이 살고 있다. 이 가족들은 외부 환경과 전혀 접촉이 없고 두 손자들도 학교에 다니지 않고 홈스쿨링을 한다. 그래서 그 아이들을 가르쳐 줄 가정교사가 필요하기에 구인광고를 낸다. 구인광고 내용은 이렇다. '여덟 살 쌍둥이 남자아이들의 입주 가정교사를 구합니다. 홈스쿨링 중, 악기를 다룰 수 있거나 그림을 잘 그리시는 분이라면 좋습니다. 편찮으신 할아버지가 계시지만, 마주치실 일은 없습니다.' 이렇게 해서  그녀는 가정교사로 오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가정교사 일을 하면서 각종 기묘한 일을 격게 되고, 결말에 가서는 이 할버지의 존재가 드러나게 된다. 그리고 이 노인을 죽여야 이 모든 기묘한 일과 이 고저택의 저주에서 벗어날 수 있는 것이다. 그 부분이 본문에서 이렇게 나와 있다. 

" 이 노인을 죽여주세요." 그녀는 고개를 돌려서 Q씨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우리는 이분을 벗어날 수 없어요. 이분이 시키는 대로 해야 해요. 이분이 이렇게 살아 있는 한, 우리는 계속 이분의 삶을 유지시키기 위해 원하는 것을 내줘야 합니다."

"당신들이 죽이면 되잖아요?"

"우리는 이 노인을 죽일 수가 없어요. 왜냐하면 우리는, 피로 얽혀 있는 사이니까요."(본문 중에서)

하지만, 그녀는 그 노인을 죽이는 데 실패하고 만다.  그 다음에 어떤 일이 일어났을까?

노인이 상체를 벌떡 일으켰고, 그 바람에 그녀는 바닥으로 나뒹굴었다. 침대 위에 올라선 노인은 점점 부풀어올랐다. 이 집을 뚫고 나갈 만한 그러한 것. 그녀는 자리에 벌 떡 일어났다. 하지만 더 이상 몸이 움직이지  않았다. 마치 땅에 붙박힌 것처럼! 그녀와 부인과 Q씨와 아이들은 마치 나무가 된 것처럼. 땅에 뿌리를 박은 것처럼, 거기에 붙박혀 서서 점점 부풀어오르는 노인을 바라만 보고 있었다.(본문 중에서)

 

그리고 그들은 새로운 여자를 기다린다.

'그녀는 하얀색 커튼 뒤에 서서 속삭인다. 새로운 여자가 왔어, 그녀는 그 집에 유폐된, 신체를 잃어버린 다른 여자들, 그녀 이전의 여ㅛ자들이 그런 식으로 속삭이는 소리를 들을 수 있다. 

그녀는 새로운 여가자 이 집에 머무는 동안 이전의 여자들보다 훨씬 더 많이 분노하고 많은 원한을 느끼게 되기를, 자기 자신의 뼛속 깊이 새겨진 고통과 모멸감의 정체를 깨닫게 되기를, 더 이상 그것을 참지 못하게 되기를 바랐다. (본문 중에서) 

 결국 그녀도 그 저주에 휘말려 신체를 빼앗기고 만다. 그리고 다른 여자들처럼 또 다른 새로운 여자가 와서 그녀들을 구해주기를 바라게 된다.

개인적으로 이 작품이 훨씬 재미있고 한편의 공포영화를 보는 것 같아서 흥미로웠다.

 

 마지막으로 천희란 작가의  『카밀라 수녀원의 유산』 작품이 인상깊고 흥미로웠다.  

천희란 작가는 2015년 <현대문학>을 통해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소설집 『영의 기원』,경장편소설『자동 피아노』가 있다. 2017년 젊은 작가상을 수상했다. 이 작품에서는 고성에 지어진 '카밀라 수녀원' 이라 호칭되는 가상의 여성 공동체가 등장한다. 이 여성 공동체에 한 모녀가 들어오게 되는데, 모녀는 이 수녀원이 완벽해보이고, 편안하고 안락하다고 생각했지만, 모녀의 판단은 엇갈리고 갈등은 봉합되지 않은 채 파국으로 치닫게 된다.

'차라리 당신이 내 어머니가 아니었으면 좋겟어, 차라이 당신이 사라져버리면 좋겠어. 그러나 라우라는 인생이 끝나는 마지막 순간까지도 자신이 그 순간 진정으로 어머니가 죽어버리기를 바랐는지는 확신하지 못했다. 비비람이 휘몰아치던 밤에, 그녀는 어머니를 목졸라 살해했다. 라우라, 여기에 있구나. 라우라는 결코 용서받을 수 없으리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신을 믿지는 않았다. 신이 존재한다고 해도 신에게 기도는 하지 않을 작정이었다. 라우라에게 신은 선하지 않았다. 가혹하고, 또한 악랄했다. (본문 중에서)

 

유산으로서 받은 수녀원은 생의 터전이기도 하지만 불가해한 대상이기도 하다.

'본래 상속이란 그런 것이다. 가치가 명확한 유산만을 물려받을 수도, 물려받기를 원하는 것만을 선택적으로 물려받을 수도 없다. 그러나 우리는 우리가 물려받은 것을 어떻게든 책임져야 한다. 금고에 넣고 아무도 훔쳐갈 수 없게 잠가버리거나 이득을 위해 팔아버릴 수도 있지만, 미처 갚지 못한 것이 있다면 그것을 갚는 것 또한 상속자의 몫인 것이다. 모든 것을 불태워버리고 파산선고를 받을 수도 있을 것이며, 이 빚을 짊어질 다른 누군가에게 떠넘길 수도 있을 것이다. 그 방법이 무엇이든 간에 선택해야 한다. 어떻게든 그것에 대한 책임과 대가를 치러야 하는 것이다.(본문 중에서)

이 부분을 통해 작가의 유산에 대한 생각을 알 수 있었고, 유산에 대해 책임과 대가를 치러야 한다는 작가의 생각에 대해 나 또한 공감하는 바이다. 또한 여성 서사의 계보 속에서 우리에게 상속된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서도 생각해 보게 한다.

 

 

나머지 작품 임솔아 『단영』, 지혜 『삼각지붕 아래 여자』, 최영건  『안(安)과 완(完)의 밤』, 최진영 『피스』, 허희정  『숲속 작은 집 창가에』 또한 읽어보면, 이 여덟 편의 소설이 다른 소설들과의 차이점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것은 여성 인물의 불안이 자의로든 타의로든 다른 여성을 겨누고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알 수 있다. 더 나아가 한 세대의 여성에서 다른 세대의 여성에게 이어지는 심리적 착취의 매커니즘 또한 발견하게 된다.이 여덟 명의 작가들은 각자 다른 색깔과  방법으로 우리에게 말하고 있는 것이다.

 

사실 이 여덟 편의 이야기들이 필체도 다르고 이야기 전개 방식도 달라서 이해하기가 어려운 면도 있었다. 단편이라 이야기의 흐름이 연결이 안 되는 부분에서도 이해하기 위해 몇 번씩 읽기도 했다,

이 책을 다 읽고 난 후 이야기 자체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그 이야기를 통해서 작가가 여성에 대해 무엇을 말하고 싶어하는지가 더 중요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앞으로도 이런 젊은 작가들의 신선하고 때론 냉철한 시각이 담긴 소설집이  나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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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을 들고 도망친 101세 노인-요나스 요나손 | 마이 리뷰(2020년) 2020-09-14 1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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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핵을 들고 도망친 101세 노인

요나스 요나손 저/임호경 역
열린책들 | 2019년 0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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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을 들고 도망친 101세 노인은 요나스 요나손 작가의 작품이다.

요나스 요나손은 『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 으로 잘 알려져 있다. 나도 맨 처음 그 책을 읽었을 때 주인공인 100세 노인 알란의 모험담과 중간중간 보이는 작가의 유머와 풍자가 신선하게 다가왔다. 지금까지 보지  못한 필체와 요나스 요나손의 문장 구성력과 글의 구성이 여타 다른 소설과는 다르게 느껴졌다. 주인공이 100세 노인이라는 평범하지 않은 인물의 설정과 기상천외한 모험들이 참 인상깊었다. 

 『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으로 인구 천만의 나라 스웨덴에서 120만 부, 전 세계적으로 1천만 부 이상 판매 기록을 세웠다. 그에 대한 후속작이 핵을 들고 도망친 101세 노인이다. 이 책의 집필 동기에 대해 작가는 이렇게 말한다. '그건 내 계획에 없던 일이었다. 나는 유사이래 가장 한심한 시대였을 지난 세기에 대해 하고 싶은 말을 이미 다해버렸다. 나는 내 메시지를 따스하고 유머스럽게 포장했다. 내 책은 전 세계에 퍼져나갔다. 하지만 세상은 더 나아지지  않았다.  그러면서 다시 한번 이야기를 할 필요가 있다는 느낌이 조금씩 자라나기 시작했다. 내 나름의 방식으로, 혹은 알란의 방식으로 말이다. '

이렇게 하여 100세 노인은 다시 한번 모험을 떠난다. 이번에는 북한, 미국, 독일 등 각 세계 지도자들을 만나면서 말이다. 알란은 이제 101세 노인이 되었다. 이 책의 중심 소재는 핵이다. 북한의 핵무기 개발 등을 소재로 하여 북한과 미국의 관계, 북한을 비해화시키려는 UN과 각 세계 여러나라들의 노력 등이 해학적이고 풍자적으로 나와있다. 나는 이 책에서 김정은, 트럼프, 앙겔라 메르켈 등 세계 유명 지도자들을 만날 수 있었고, 간접적으로나마 그들의 정치 견해와 의견 등을 알 수 있었다. 그리고 작가인 요나스 요나손이 국제적 정치, 경제, 사회, 문화에 얼마나 해박한 지식을 가지고 연구를 해왔는지도 느낄 수 있었다. 특히 북한의 핵무기 개발에 초점을 맞추어 북한으르 비핵화시키려는 UN을 포함한 유럽, 미국 등 강대국들의 노력과 행동 등을 엿볼 수 있었다.

 

그러면 101세 노인은 알란은 어떻게 핵을 가지고 도망갈 수 있었을까?

이 과정 또한 너무나 우연하게 시작한다. 그럼 101세 노인이 된 알란은 어디에 있을까? 우선 이 이야기의 시작부터 얘기해보려 한다. 알란, 그는 누구인가? 나이는 101세, 국적은 스웨덴, 이름은 알란 카손, 우여곡절을 겪고 101세가 되어 지금은 인도네시아 발리섬에서 요양중에 있다. 그의 친구인 율리유스 욘손과 함께 말이다. 율리우스는 예전엔 도둑, 사기꾼이었다가 알란을 만나 알란과 함께 발리섬에 머물며 아스파라가스 재배자로 새 삶을 시작하고 있다. 물론 여기에도 사기가 포함되어 있지만 말이다. 너무나 평화롭게 발리에서 휴양 생활을 보낸 어느 날 알란의 101세 생일 축하 파티 현장에서 사건은 발생한다. 101세 생일 파티를 축하하며 파티 후 알란과 율리우스는 열기구 여행을 하려고 한다. 하지만, 사고가 발생해, 열기구에 알란과 율리우스만 타게 되고, 설상 가상으로 열기구가 고장나서 인도양에 불시착하여 표류하게 된다. '이제는 꼼짝없이 죽었구나' 하며 생각하던 그들에게 어선이 지나가는데, 그 배는 콩고에서 우라늄을 밀수하여 북한으로 향하는 북한 배' 명예와 힘' 이다.

 

 101세 노인은 선장에게 이렇게 말한다. "그분께 이렇게 말하시오. 제가 최고 영도자님의 모든 문제엑에 대한 해결책을 찾아냈습니다. 이제 조선 민주주의 인민 공화국은 열간 등압 압축법과 저의 가열 찬 노력 덕분에 전례 없는 번영을 누리게 될 것입니다. 우리의 핵무기 프로그램은 지금까지 꿈도 꿀 수 없었던 드높은 경지에 올라설 것입니다." 라고 말이다. (본문 중에서) 그래서 북한 선장은 101세 노인 알란을 핵무기 전문가로 알고 그를 북한으로 데려 간다. 101세 노인은 김정은을 만나서 이렇게 말한다.

"그러니까 내가 하고 싶은 말은, 나와 내 조수가 열간 등압 압축법에 대한 우리의 모든 지식을 북한에 전수하고 그 대가로 일이 끝난 후에 우리가 유럽으로 돌아갈 수 있게씁 최고 영도자께서 좀 도와주십사 하는 것이오." 라고 말이다.(본문 중에서) 이 말을 듣고 김정은은 101세 노인을 잡아두려고 하지만, 101세 노인은 그런 김정은의 속마음을 알고 UN 스웨덴 대사의 도움과 그의 기발한 아이디어로 우라늄 4킬로그램을 가지고 성공적으로 북한을  탈출하게 된다.

 

말 그대로 핵을 들고 도망친 것이다. 그는 그 핵을 맨 처음에는 미국 대통령 트럼프에게 맡기려고 했으나, 트럼프의 순수하지 못하고 거짓된 모습에 실망하여 독일 총리 앙겔라 메르켈에게 편지를 써서 보내게 된다. 글 중간중간에 현존하는 각 나라의 지도자들이 나오고 그들의 성격이나 인성 등이 서술되어 있는데 그 부분이 참 신선하고 재미있다. 그 서술 중에 작가는 교묘하게 풍자하고 비꼬고 비판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런 부분을 메르켈 총리에게 보낸 편지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친애하는 독일 연방 공화국 총리 메르켈 여사' 나는 내 검은색 태블릿을 통해 여사께서 믿을 만한 분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아스파라거스를 재배하는 내 친구 율리우스와 함께, 나는 우리가 잠시 방문하게 된 북한에서 아주 우연히도 농축 우라늄 4킬로그램을 가지고 나오게 되었습니다. 행운과 대담함 덕분으로 우리와 농축 우라늄은 무사히 미국에 도착하게 되었고, 우리의 계획은 이것을 트럼프에게 맡긴다는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그를 만나 보니 그리 즐겁지가 않았습니다. 그는 쉬지 않고 고함을 처댔으며 그의 성격은 김정은의 그것을 떠올리게 했습니다. (중략) 우린 여사께서 이 우라늄을 최선의 방법으로 처리하시리라 믿습니다. (본문 중에서)

 

이렇게 하여 101세 노인 알란은 스웨덴으로 돌아가 장의 사업에 뛰어든다. 우연히 만난 사비네 욘손과 그의 친구 율리우스와 함께 말이다. 하지만, 이 또한 우여곡절을 겪고 죽음의 위기를 모면하면서 결국에는 아프리카 케냐까지 오게 된다. 이 부분을 읽으면서 이 내용들이 전반부의 내용과 어떤 관련이 있을까 궁금했고, 이 부분을 작가가 썼을까 궁금했는데 이 모든 이야기의 결말은 북한의 핵과 연결되는 것이다. 원래 북한은 우라늄 4킬로그램을 시험삼아 써보고 성공하면, 우라늄 5벡킬로그램을 밀수해와서 핵무기 생산에 들어갈 계획을 세운 것이다. 그래서 북한이 몰래 콩고의 우라늄 광산으로부터 우라늄 5백 킬로그램을 들어오려다가 일이 잘못되어, 101세 노인 일당에게 꼬리가 잡혀 101세 노인은 이 우라늄 또한 획득하게 된다. 원래 의도하지 않았고, 일부러 추적해서 케냐까지 오지 않았는데도 말이다. 그는 이로써 북한이 핵무기 만드는 것을 또 한번 막게 되고 세계를 전쟁의 위협으로부터 구하고 세계평화를 지키게 되는 것이다. 이 모든 과정 속에는 101세 노인의 낙천적인 성격과 지혜와 위트가 숨겨져 있다. 그런 그였기 때문에 101년 동안 무사히 잘 살 수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다소 결말이 좀 시시해서 아쉬운 점도 있었지만, 또 한번 101세 노인의 기상천외하고 다이나믹한 모험을 다시 볼 수 있어서 좋았다. 북한,남한 등 우리 나라 이야기가 나와서 반가운 느낌도 들었지만,  작가를 비롯한 세계인들이 우려와 관심의 눈으로 북한과 우리 나라의 정세를 지켜보고 있다는 사실을 상기할 수 있었다. 이에 우리 나라가 대처를 잘 하고 세계 여러나라의 힘의 논리에 휘말리지 말아야 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아무튼 101세 노인 알란의 모험은 끝났다. 지금쯤 케냐에서 그의 친구  율리우스와 함께 아스파라거스를 재배하며 편안하게 잘 살고 있겠지. 그의 애장품인 검은 색 태블릿으로 세계 여러나라 소식을 들으면서..지금은 코로나 팬데믹에 대해 걱정하고 있으려나. 혹시 다음 번에도 그가 모험을 떠난다면 또 어떤 엉뚱하고 기상천외한 모험을 할지 . 그 때는 102세가 되어있으려나 하고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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