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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살고 싶은 나라] 페미니즘 유토피아 사회가 이상적일까 | 서평단 책리뷰(2021년) 2021-10-10 2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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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내가 살고 싶은 나라

샬럿 퍼킨스 길먼 저/임현정 역
궁리출판 | 2021년 07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페미니즘 유토피아 사회가 우리가 찾던 이상 사회일까 생각해보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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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살고 싶은 나라>

샬롯 퍼킨스 길먼 저/ 임현정 역

궁리출판/2021년 7월 20일

 

"페미니즘 유토피아 사회가 우리가 찾던 이상 사회일까"

 


 


 

1. 들어가며

 

여자들만 사는 나라가 있을까? 한번 쯤 상상해볼만하다.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여자 무인족 아마존(Amazon) 이야기가 생각이 난다. 그리고 그 아마존 여성 왕국이 샬럿 길먼 퍼킨스의 소설 '허랜드'에서 구체화되었다. 미국의 페미니스트, 비평가, 사회개혁가, 연설가, 시인으로 유명한 샬럿 길먼 퍼킨스는 남성중심적인 미국 사회에서 억압된 여성의 삶을 드러내면서 여성주의 작가로 알려지기 시작했다.

이 책 『내가 살고 싶은 나라』는 페미니즘 유토피아 소설 3부작 중 마지막 권이다. 20세기 포를 대표하는 여성운동가, 작가, 사회개혁가인 샬럿 퍼킨스는 페미니즘 유토피아 3부작을 집필했다. 3부작의 첫째 권  『내가 깨어났을 때』에서 '성장 가능성을 지닌 어린 유토피아'의 모습을, 둘째 권  『허랜드』에서는 여성들이 사는 궁극적인 페미니즘 유토피아 '허랜드'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그리고 마지막 권인 『내가 살고 싶은 나라』에서는 현실 세계로 눈을 돌려 20세기 초반 당대 미국과 국제 사회의 문제점을 진단하고, 그 문제점을 해결하고 나아갈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페미니스트 유토피아 3부작 시리즈>
 

길먼은 3권 『내가 살고 싶은 나라』에서는 2권 페미니즘 유토피아 사회인 '허랜드' 에서 벗어나 현실 세계에서 유토피아를 찾기 위해 세계를 여행하게 된다. 허랜드여인은 엘라도어와 미국 시민 벤은 과연 현실 세계에서 유토피아를 찾을 수 있을까? 궁금증에 못 이겨 책장을 펼쳐본다.

 

 

2. 책 속으로

 

이 책 『내가 살고 싶은 나라』는 2권 『허랜드』 그 후의 현실 세계에서의 여정이 주로 나타나있다. 그런데 현실 세계 속의 불평등, 차별, 혐오, 무지,등이 '허랜드' 의 질서와 평등에  비교된다. 그러면 여자들만 사는 나라인 '허랜드'는 어떤 곳인지 잠시 살펴볼 필요가 있다.

 

2권  『허랜드』에서는남자 없이 여자들만 사는 이상한 나라가 있다는 소문을 접한 세 명의 젊은 남자들의 이야기로 시작한다. 그리고 그들은 허랜드에 대한 호기심을 가지고 직접 그 나라를 탐험하러 가게 된다. 그들의 예측과 달리 허랜드에는 사회가 규정하는 '여성스러움', '여성성'이라는 기준이 없다. 당연히 그곳에는 '남성성'  '남성다움'도 없다. 허랜드에서는 여성은 성적 차이로 구별되지 않고 '인류'외 동의어로 통한다.

허랜드 여성들은 탐구하고 창조함으로써 문학, 수학, 생리학, 천문학 들의 학문과 음악, 미술 등 예술 분야에 대한 위대한 업적을 쌓고 문명을 만들어낸다. 허랜드에서 여성들은 여성다움이라는 기준에서 벗어나 세상 안에서 자신만의 역할과 책임을 다하며 기쁨을 느낀다. 

그래서 허랜드 여인은 엘라도어는 허랜드에서 태어나고 자라서 허랜드만의 교육과 사회 이념에 젖어 있는 인물이다. 그런 그녀를 사랑하는 미국 시민인 '벤'은 허랜드에 대한 소문을 듣고 현실 세계에서 허랜드로 온 남성이다. 벤은 엘라ㅣ도어와 함께 허랜드를 나와 자신의 조국인 미국으로 그녀를 데려가고 싶어한다. 반면 엘라도어는 허랜드를 벗어나고 싶지 않지만, 벤을 사랑하고, 허랜드 이외의 다른 나라의 모습을 탐방하고 보고 오라는 임무를 받고 마침내 벤과 함께 허랜드를 떠나게 된다.

 

그들은 벤의 고향인 미국을 목적지로 정하고 긴 여행을 떠나게 되는데, 미국에 도착하기까지 유럽, 아시아 등을 거쳐가게 된다. 그리고 엘라도어는 허랜드와 너무나 대조되는 현실세계 속 전쟁, 폭력, 불평등, 혐오를 보게 된다. 엘라도어의 눈에 비친 현실 세계의 모습은 너무나 끔찍하다. 유럽에서 목격한 전쟁의 참상, 아시아에서 겪은 혐오와 빈곤 문제, 계층 간 갈등, 다양한 차별, 제국주의 등의 모습은 조화롭고 평화로운 허랜드의 모습과는 너무나 대조적이다. 서로 존중하고 자신의 역할과 책임을 다하는 허랜드와는 달리 현실 세계는 누군가의 희생과 착취 위에서 세워진 것이다. 특히 엘라도어가 느낀 그 충격과 절망감은 미국의 모습을 실제로 목격하고 나서 극대화된다. 

 

그녀가 말했다. “미국의 장점은 많은데 정작 문제가 뭔지 몰라요. 미국은 자유로운 국가예요. 그리고 문제를 파악하면 행동에 옮길 수 있으니까요. 밴, 미국인들은 변명할 수 없어요. 최고의 이점을 가졌잖아요. 당신들은 용감하게 출발했어요. 멋지게 시초를 확립했지요. 그러고는 편하게 앉아서 조상들과 미국이 보유한 자원, 앞으로의 전망에 대해 자랑스럽게 떠벌렸어요. 온몸을 기어 다니고 있는 기생충들을 내버려둔 채.”
엘라도어의 눈빛은 심각했고, 어조는 진지했으며, 말은 공격적이었다. “거머리 떼처럼 공공 재산을 빨아먹고, 벼룩처럼 법망을 이리저리 피해 다니고, 자유롭게 번식하기 위해 특별 입법이라는 거미줄을 치고, 공공사업 주변에 어슬렁거리면서 자기 개인사업을 확장하는 사람들을 달리 뭐라고 부를까요?” 

-「9. 민주주의와 경제」 중에서-
 

물론 엘라도어는 유럽이나 아시아 국가들도 많은 문제를 가지고 있지만, 미국은 좋은 환경과 발전할 수 있는 가능성 등 많은 장점을 가진 나라임에도 불구하고 구시대적인 관념과 사회적 이념에 얽매어 더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고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으며, 여러가지 문제가 많음에도 불구하고 정작 미국인들은 그 문제가 무엇인지조차 깨닫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다. 처음에는 미국도 허랜드처럼 유토피아 같은 이상 사회일 거라고 기대한 엘라도어는 실제 미국의 타락하고 혐오적, 차별적인 모습을 보고 실망감이 극대화되고, 서슴없이 비판하게 된다. 특히 엘라도어를 통해 저자인 샬럿 길먼은 미국의 민주주의의 병폐, 인종차별, 자유방임주의, 여성 문제 등을 구체적이고 신랄하게 비판하고 있다. 

민주주의의 이념 자체는 훌륭하지만, 국민 모두가 주인이 되어야 하지만, 민주주의의 실상은 소수의  백인남자들만이 주인이 되었다. 여성들, 흑인들, 다른 이민자들은 주인이 되지 못하고 여전히 빈곤하고 비참한 생활을 하고 있다. 그들은 민주주의를 운영해나갈 시민교육을 제대로 받지 못하여 올바른 시민의식도 찾아볼 수가 없다고 말한다.

 

"사람들은 민주주의를 이해하지 못했어요. 게임을 시작하긴 했지만 규칙을 몰랐어요. 커다란 자동차를 모는 작은 어린애 같았지요. 민주주의는 모든 시민의 의식적이고 지적인 협력을 요구해요. 그런 협력이 없다면 한쪽이 왕이 진배없지요."

일단 미국은 시민의 절반을 배제하는 끔찍한 실수를 저질렀어요. 나머지 절반도 서서히 받아들여졌어요. 교육의 필요성을 희미하게나마 인식하긴 했지만 그게 무엇인지 제대로 몰랐지요. 미국인들에게는 새로운 사회체제에 걸맞은 특별한 교육이 필요했어요. 민주주의는 사회법에 대한 이해와 승인, 보편적인 실천을 필요로 해요. 

-「7. 가정」  140쪽에서-

 

미국의 병폐를 '기생충', '해충' 등으로 묘사하면서 문제의 핵심을 꿰뚫고 문제점을 진단하고 있다. 이 모든 과정들이 엘라도어와 벤의 문답으로 제시되어 있다. 어쩌면 그래서 3권은 소설적인 이야기보다는 미국 사회의 현재 문제점을 진단하고 처방하고자 하는 목적의 글로도 보인다. 특히 벤이 미국 시민이라는 점을 생각해볼 때, 엘라도어의 신랄한 비판과 그 비판에 대한 벤의 동의는 문제점들을 더욱더 명확하게 드러내는 효과를 준다. 저자인 샬럿 길먼이 미국인 페미니스트라는 점을 생각해볼 때 엘라도어의 입을 통해 나온 주장과 처방은 정작 샬럿 길먼이 말하고 싶은 내용일지도 모른다. 저자는 미국의 정치, 경제, 사회적 문제점들을 비판하고 마지막으로 여성에 대한 문제점도 강하게 지적한다.

 

"우리나라 여자들이 어떻게 쫒아갈 수 있을까요?"

"커다란 도약이 필요해요. 가부장제의 틀에서 벗어나 민주주의에 걸맞은 지위를 획득하고, 좁고 개인적인 관계를 폭넓은 사회적인 관계로 넓혀야 해요. 직접 노둥이나 신체를 이용하는 그저 개인적인 일을 하는 게 아니라 전체 공동체에서 요구되는 조직화되고 사회적인 일을 할 필요가 있어요. 여자들이 모르는 사이에. 스스로 이해하거나 받아들이지 않았는데도 지금 사실상 이런 일들이 진행되고 있죠. 변화가 필요한 건 정신이에요."

-「11. 페미니즘과 여성운동」  234쪽에서-

 

그렇게 저자는 미국의 현재 문제점들을 조목조목 따지고,그 해결책까지 제시한다. 그러나, 그 해결책이 구체적인 실천으로 이어지지 못하는 한계를 보인다. 이야기의 흐름상, 나는 이러한 처방전을 가지고 다시 미국 사회를 새롭게 재건하는 모습의 내용으로 끝맺을거라고 생각했는데, 결국 엘라도어와 벤은 '허랜드'로 돌아가버리고 만다. 엘라도어는 이렇게 새롭게 미국을 재건하려면 최소한 3세대에 걸친 오랜 시간이 필요할거라고 말하면서, 자신은 벤을 사랑하지만, 자신은 미국에 머무르지 않고 허랜드로 돌아가고 싶다고 말한다. 허랜드 가서 좀 더 연구해서 더 나은 해결책을 가지고 돌아오자고 말하면서 말이다. 

 

결국은 현실 세계에서 이상 사회를 찾을 수 없었기 때문에 허랜드로 돌아가버린 것일까. 현실 세계에서 허랜드와 같은 이상 사회 건설은 제한적이고 불가능하기 때문에 다시 가상적인 유토피아인 허랜드로 가버린 것은 아닐까. 저자인 샬럿 길먼조차 이런 미국 사회의 병폐를 지적하고 해결책을 제시했지만, 그 이상의 일은 할 수 없었기 때문일까. 결국 그녀가 바라던 유토피아는 소설 책 허랜드에만 머무를 수밖에 없는 것이었을까.

 

그렇지만 저자 샬럿 길먼은 우리에게 희망을 제시하고 있다. 그녀의 처방에서 우리가 처한 문제는 결국 사람들 간의 문제이다. 여성과 남성을 분리해서 보지 말고, 모두 다 인간이라는 범주 안에서 동등한 존재로 보아야 한다. 그런 생각의 전환과 실천을 통해 우리는 희망을 발견하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고 말이다. 

 

 

3. 나가며

 

이 책 속에서 저자 샬럿 길먼이 제시하는 문제는 미국만의 문제일까?.어쩌면 지금 우리나라의 상황 속에서도 이런 문제점들을 찾아볼 수 있을 것이다. 정치적 분열, 빈부격차 심화, 계층간의 갈등, 사회적 분배 불평등, 혐오와 차별 등은 비단 미국만의 문제가 아니다.

코로나로 인한 팬데믹 상황 속에서 이러한 문제는 시간이 지날수록 심각해지고 있다. 이런 상황 속에서 우리는 이런 문제들을 슬기롭게 해결해나가는 '역지사지' 의 지혜가 필요할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  『내가 살고 싶은 나라』 에서 제시한 진단과 처방은 분명 우리 사회의 현재 모습을 조명하고 더 나은 사회를 만들기 위한 노력을 하는데 분명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마지막으로 페미니즘 유토피아 사회로 그려진 허랜드(Herland)에 대해 생각해본다.

 

허랜드는 과연 우리가 꿈꾸던 이상적인 사회일까.

<아고라 재발견총서 '허랜드' 책 표지 그림>  출처: 예스24 책 소개 페이지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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