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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의 이유 | 쉼책이야기 2019-04-28 2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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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여행의 이유

김영하 저
문학동네 | 2019년 0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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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친근하고 선한 인상에 대화할 때도 모르는 것 빼고 다 알 것 같은 말투,  부드러운 톤으로 자분자분 대화하는 그 모습에 작품이 궁금하게 되었다.  그래서 많은 작품들을 읽었다.

그러면서 느낀 점이 참 관찰력이 뛰어나고 깊이 통찰한 흔적이 보였다.

 이번 [여행의 이유]에서도 마찬가지로 편안하게 접근 할 수 있으면서도 한 주제에 다양한 관점과 다양한 작품이 나오고 여러가지 경험과 인물이 맞물려 있다. 마치 톱니바퀴가 맞물려 어그러지지 않고 잘 돌아가는 것 처럼 모든 것들이 잘 버무려져 있다.

그래서 맛깔나다. 기분 좋아 지게 식사같다.  과부담스러운 과식도 아니고 뭔가 화려한데 양이 적어서 배도 안차는 것도 아닌 적절히 정량만 딱 먹어 흡족한 나른함이 있다.

 

 첫 파트인 [추방과 멀미]에서 추방은 중국에서의 추방이다.

정말 입국하자 마자 공항에서 비자가 없어서 추방을 당하고 바로 한국으로 가는 편도를 사서 돌아오게 되는 이야기다. 심지어 중국에서 한달 살기위한 렌트비와 식비를 모두 완납했었는데 말이다.

비자가 없이 가고 단체여행객들에게 들고 계신 그 종이가 뭐냐고? 당당하게 물어 볼 수 있는 그 안온함이라니...정말 허를 찌르는 재미였다. (본인은 너무 당황스러우셨겠지만요)

여행은 이렇게 어이없음이 주는 에피소드가 진짜 여행을 만들기도 한다.

 

"기대와는 다른 현실에 실망하고, 대신 생각지도 않던 어떤 것을 얻고, 그로 인해 인생의 행로가 미묘하게 달라지고, 한참의 세월이 자나 오래전에 겪은 멀미의 기억과 파장을 떠올리고, 그러다 문득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조금 더 알게 되는 것, 생각해보면 나에게 여행은 언제나 그런 것이었다. "

 

[상처를 몽땅 흡수한 물건들로부터 달아나기]에서는 호텔예찬론이 나온다.

호텔이 여행에서 주는 의미는 무엇일까?

 

" 기억이 소거된 작은 호텔방의 순백색 시트 위에 누워 인생이 다시 시작되는 것 같은 느낌에 사로잡힐 때 보이지 않는 적과 맞설 에너지가 조금씩 다시 차오르는 기분이 들 떄 그게 단지 기분만은 아니라는 것을 아마 경험해본 사람들은 알 것 이다. "

 

내가 여행을 갈때는 호텔을 가장 비중을 많이 둔다. 우선 5명이 함께 할 수 있는 숙소가 많지 않다.

그리고 청결도와 부대시설 등등 집에서 느끼지 못한 어떤 서비스 등등 내가 집안일에 손을 놓을 수 있음 만으로도 힐링이 된다.

몇시간 전 다른 누군가와 이 공간을 함께 누렸다는 것은 생각도 나지 않는다.

매우 공감이 가는 부분이었다.

 

작가가 사람을 대하는 마인드가 참 좋다는 생각이 잘 나타난 구절이 있다.

 

"작가는 우렁찬 목소리보다는 작은 속삭임을 들을 수 있어야 한다. 자신 없는 음성으로 낮게 읊조리는 소심한 목소리에 삶의 깊은 진실이 숨어 있을 때가 많다. 그런 웅얼거림을 잘 들으려면 발화자 가까이에서 귀를 기울여야 한다. "

 

작가가 아니더라도 이는 정말 우리의 삶에 필요한 중요한 자양분 같다.

요즘 우리는 너무 귀를 닫고 산다. 바쁘다는 핑계로 시간이 없고 가성비가 떨어진다는 이유로 그렇게 듣지 못한다.

 

또 괜찮은 마인드 투~~

 

"환대는 이렇게 순환하면서 세상을 좀더 나은 곳으로 만들고 그럴 때 진정한 가치가 있다. 준 만큼 받는 관계보다 누군가에게 준 것이 돌고 돌아 다시 나에게로 돌아오는 세상이 더 살 만한 세상이 아닐까. 이런 환대의 순환을 가장 잘 경험할 수 있는게 여행이다. "

 

모르는 사람에게의 환대란 그리 쉬운게 아니다.

그것도 모르는 나라에서 온 이방인에게는 말이다.

그래서 환대를 받아본 사람만이 베풀 수 있는 것이다. 그런 환대를 신뢰 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별한 존재 somebody가 되는 게 아니라 그저 개별성을 잃어버리는 것이다. 여행자는, 스스로를 어떻게 생각하든 상관없이, 결국은 '아무것도 아닌 자', 노바디 nobody 일 뿐이다.

 

노바디라는 것은 결국엔 나를 내려놓는 겸손함이다.

겸허함을 장착해야 비로소 나를 찾아가는 여정인 여행을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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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매주 시체를 보러 간다 | 쉼책이야기 2019-04-25 2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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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나는 매주 시체를 보러 간다

유성호 저
21세기북스 | 2019년 0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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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드라마를 즐겨보는 편이어서 시체를 검시하는 모습과 법의관을 종종 보게 된다.

그래서 법의학이 많이 낯설지 않고 어떤 일을 하시는 분들인지도 대충 안다고 생각했다.

책을 읽어보니 정말 대충 알고 있는 부분들이 많았다.

보다 심도 있고 과학분야이긴 하지만 많은 부분 죽음을 다루기 때문에 철학적이고 심리적인 부분들도 많았다.

 

죽음에 대한 생각도 다시 해보게 되었다.

 

"많은 경우 죽음은 보통 어떤 순간에 일어나는 사건으로 표현되나, 사실은 어느 기간에 발생하는 과정으로 이해하는 것이 타당하다. "

 

죽음은 주로 사망진단을 내리는 시각을 기준으로 하는 사건으로 , 혹은 사고사, 자살 등으로 인해서 죽음의 과정과 기간보다는 갑자기 맞이하게 되는 경우가 많아졌다.

자연사일 경우도 예전처럼 집에서 죽음을 맞이 할 수 있는 분위기가 아닌 병원으로 호송후 여러 줄들을 매달고 심폐소생을 거치는 등 인위적인 제스처가 끼어들게 되었다.

그래서 어쩌면 죽음의 순간 몸은 압박되고 가족들과 격리되어 외롭고 힘들게 죽음을 맞이하게 되는 경우의 수가 더 많아 진 것 같다.

죽음을 늘 대면하고 시체를 검시하다보니 죽음에 대한 근원적인 부분까지도 많이 건들여 주고 있다.

 

책을 처음 접할 때는 검시하는 과정의 에피소드나 의학적이고 화학적인 부분들이 많이 나올줄 알았는데 몇권의 케이스만 나와서 현장을 경험하고 싶은 사람들에게는 좀더 전문적인 책을 택해야 할 것 같다.

 

뒷쪽으로 가면 장례식 문화에 대한 이야기도 나오는데 재미있는 장례식을 계획한 그레이스 리라는 분이 소개된다. 1970년대 단발머리 열풍을 불러일으킨 한국 미용계의 대모로 활약했던 분이다.

50대 때부터 특별한 장롕식을 꿈꿨다고 하는데, 국화가 싫어서 장미로 대체했다고 한다. 그리고 예전에 '아이고아이고'하던 곡소리 대신 탱고를 틀어서 모두 즐겨 달라고 했다.

또한 와인을 준비해서 모두 그녀의 살아생전의 발랄했던 모습을 떠올렸다고 한다.

 

요즘은 새로운 장례문화로 삼일장도 아닌 가족끼리 하루만 기리거나, 함께 여행을 가기도 하고 간단한 식사로 마치는 경우도 많다고 한다. 조용히 돌아가신 분을 기릴며 추억하는 시간을 갖는다는데 이또한 의미가 있지 않은가 싶다.

 

우리나라에서 타살은 1년에 400건 정도라고 하는데 일본, 대만 등을 제외하고 낮은 건수라고 한다.

물론 자살률이 높은 것은 사회적인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또한 법의학자가 50명도 안되서 모임이 있을 때 절대 같은 교통수단을 이용하지 않는다고 한다.

 

이 쪽 분야로 들어간 것을 후회하지 않는다고 말씀하고 있다. 뭔가 장인정신이 느껴졌다. 

 20년 동안 1500건을 부검한 분이시기에 권위있고 유능하신 분으로 새로운 분야를 접하게 되어서 재미있는 책읽기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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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서평단 모집]『문명은 지금의 자본주의를 견뎌 낼 수 있을까』 | 쉼이야기 2019-04-25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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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명은 지금의 자본주의를 견뎌 낼 수 있을까

놈 촘스키 저/강주헌 역
열린책들 | 2019년 0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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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살아 있는 정치 평론가로 촘스키만큼 세계 곳곳에서 정치적 쟁점에 대해

많은 사람의 생각하는 방법을 철저하게 바꿔 놓은 사람은 없다.”

- 글렌 그린월드


세계적인 언어학자이자 철학자, 인지 과학자, 역사가, 정치 운동가, 그리고 사회 비평가인 놈 촘스키의 신간 『문명은 지금의 자본주의를 견뎌 낼 수 있을까』가 출간되었다. 1969년부터 2013년까지 학회 및 대학교 강연과, 잡지와 신문에 기고한 시론을 한데 묶은 이 책은 전쟁, 테러, 종교, 환경 문제 등 다양한 주제를 아우른다. 각각의 글은 짧게는 20쪽 미만에서 길게는 50여 쪽에 이를 정도로 간결하고 담백하다. 하지만 그 속에 담긴 내용의 밀도와 무게는 여느 촘스키의 저서들만큼이나 단단하고 무겁다. 여기 엄선된 촌철살인 일곱 편의 글들은 촘스키 사상의 정수를 느끼기에 부족함이 없으며, 오랫동안 거침없는 비판자로서의 역할을 해온 촘스키의 시각은 90세라는 나이가 무색할 정도로 여전히 날카롭다.


진실을 말하고 거짓을 폭로하라


『문명은 지금의 자본주의를 견뎌 낼 수 있을까』의 원서 제목인 [Masters of Mankind](인류의 주인들)는 이 책에 수록된 일곱 편의 글들을 관통하는 촘스키의 주제 의식을 잘 보여 준다. 과연 인류의 주인은 누구인가? 인류의 주인으로서의 역할을 스스로에게 부여한 그들은 그 소임을 잘 이행해 왔는가? 인류의 주인이 되기 위해서 우리는 어떤 역량을 갖춰야 하며, 당면한 문제들 앞에서 어떤 태도를 취해야 하는가?


시대정신의 이해와 그에 대한 합리적 비판에 천착해 온 촘스키는 현시대를 살아가는 지식인들에게 책임과 용기를 가질 것을 강조한다. 인류의 구성원이자 시민으로서 지식인은 [진실을 말하고 거짓을 폭로하는 것]에 매진하고 비합리적 사회 구조에 맞서 법률 의식과 도덕률을 유지하고자 노력해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우리가 현실에서 자주 마주치게 되는 것은 사뭇 다른 모습이다. 인류의 주인을 자처하는 이들은 우월적 지위를 향유하는 지식인이나 오만함과 가식과 악의를 가면 뒤에 숨긴 지도자의 모습으로 우리에게 다가온다. 이 책에서 촘스키가 비판 대상으로 삼는 강대국과 권력자, 재계와 학계는 항상 [예외적인] 위치에서 스스로를 규정한다. 그들의 온갖 핑계와 자기 합리화는 결국 진짜 주인이어야 할 대부분의 국가와 시민들에게 유무형의 폭력으로 작용한다. 전쟁, 권력의 불평등, 거짓으로 점철되는 삶은 결국 인류 전체의 몫이다. 인류의 안녕과 밝은 미래로 나아가는 과정 및 결과가 종국에는 자기 파괴적이라는 점에서, 현재의 인류의 주인들이 보여 주는 아이러니한 행태야말로 촘스키가 이 책을 통해 비판하고자 하는 핵심이다.


역지사지가 필요하다 


촘스키는 근본적이고 지배적이며 논란의 여지가 없는 도덕률로서 [보편성 원칙]을 강조한다. 보편성 원칙에 따르면, 우리는 타인에게 적용하는 기준과 정확히 같은 것을 스스로에게도 적용해야 한다. 사회의 틀을 형성하는 도덕적 · 법률적 기준은 인류 모두에게 똑같이 적용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세계에서 영향력이 가장 큰 시민들, 즉 계몽 국가들의 지도자에게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우리는 이미 많은 경우 보편성 원칙이 무시되고 있다는 것을 경험을 통해 알고 있다. 강대국은 폭력을 빌미로 다른 더 큰 폭력을 휘두르고, 권력자들은 대의를 핑계로 일반 시민들에게 적용되는 기준을 넘어서는 특권을 누린다. 촘스키는 소위 교육받은 엘리트층이 보편성 원칙을 무시하는 한 인류의 미래 생존 가능성을 높게 평가하기 어렵다고 경고한다.


촘스키는 인류의 역사에서 볼 수 있는 수많은 침략과 전쟁에서 이러한 예시들을 찾는다. 중동 문제를 다루는 미국의 태도에서, 초창기 미국에서 원주민들을 상대로 했던 영국의 방식에서, 우리는 권력이 고귀함과 너그러움과 메시아적 비전에 대한 찬사를 향유하며 규범을 마음대로 결정하고 선택적으로 적용하고 있음을 확인한다. 이것이 핑계와 정당화라는 것을 알면서도 힘의 논리 앞에서 진실을 말하고 거짓을 폭로해야 할 사명을 가진 사람들은 입을 닫아 버린다. 우리에게 적용되는 기준이 저들에게는 적용되지 않을 때 자칭 계몽된 이들이 만들어 내는 [규범의 혁명]은 권력자에게 이익이 되는 방향으로 설정될 것이고, 여기에 책임을 애써 외면하는 비굴한 지식인들의 찬사가 더해지면 [악의 세계를 제거하려는 역사적 책임]을 이유로 [정의로운 전쟁]이 일어나기 마련이다. 이라크 침략, 세르비아 폭격, 아프가니스탄 침공이 바로 그런 것들이다. 


인류의 주인들


이 책에서 우리는 환경 문제에 대해 촘스키가 가지고 있는 최근의 관심을 엿볼 수 있다. 인간의 이기주의와 편리함의 추구가 환경 문제의 일반론적 원인임은 자명해 보인다. 하지만 이 책에서 촘스키가 특히 흥미롭게 여기는 것은 환경 문제에 대한 기업의 역할이다. 촘스키는 오늘날 기업이 국가와 정치계를 실질적으로 지배하고 있다고 말한다. 한편, 환경의 미래에 대해 과학계는 부정적 견해와 경고를 내놓고 있지만 기업은 자신들의 이윤과 배치된다는 이유로 이를 무시한다. 기후 변화와 환경 문제를 마주한 대기업 최고 경영자들의 일관되고 안일한 태도는 인류의 미래를 어둡게 만든다. 이런 행태에 대한 정치권과 언론의 은밀한 동맹 또한 환경 파괴를 더욱 가속화시키는 주요 원인이다. 인류의 주인이라는 자의식은 환경 파괴 앞에서도 자신들은 어떻게든 살아남게 되리라 착각하게 만들지만, [환경은 권력의 유무를 가리지 않고 철퇴를 내린다는 점에서 국제 관계와 다르다]. 촘스키는 그들이 오히려 [우리 세상이 어떻게 변할지에 대해서는 눈곱만큼의 관심도 없는 존재]일 뿐이라고 일갈한다.


촘스키의 눈에 환경 문제를 마주한 인류의 미래는 전망이 그다지 밝지 않다. 세계 전역에서 원주민 사회는 [자연의 권리]를 지키기 위해 투쟁하는 반면, 문명화되고 세련된 사회는 원주민 사회의 그런 노력을 어리석다고 조롱한다. 신생 공업국들은 선진 사회들이 지난 200년간 저지른 환경 파괴의 결과를 자신들이 책임져야 한다는 것에 대해 부당함을 호소한다. 할아버지 세대가 손자 세대를 담보로 하는, 인류의 주인들이 가진 근시안적 태도를 맹렬히 비난하며, 촘스키는 현재의 사회, 문화, 경제 이데올로기적 구조를 완전히 해체하는 거대한 민중 운동을 환경의 위협을 차단하는 해결책으로 제시한다. 물론 쉽지 않은 일이다. 하지만 시도해 볼 만한 가치가 있다. 가능한 신속하게! 그렇지 않으면 너무 늦어 버릴지도 모른다는 것이 인류의 주인들에 대한 노학자의 걱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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