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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들과의 대화 | 우리 아이들 이야기 2007-05-31 2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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엊그제 아이들 밥 차려주면서 이런 저런 얘기를 나누고 있는데 전화가 왔다.

아들의 친구 엄마이자 같은 성당 교우분이 전화를 하셨는데 그 아이가 힙합클래스에 왔었느냐 아니냐를 물어보시는 듯 했고 아들은 오늘 안 왔었다고 그리고 지난 주에도 안 왔었다고 솔직히 답했는데 아무래도 지난 주에 거기 갔었다고 말을 했었나 보다.  우리 아들이 "아고 나땜에 거짓말 한 거 들통났다고 나한테 뭐라 하겠네요?" 이런다.

 

난처한 표정을 지으며 전화통화를 끝내곤 형하고 이런 저런 대화를 또 나눈다.  나도 역시 옆에서 참견하면서 한 마디 거들게 되었다.  "아무래도 00 이의 아버지께서 너무 엄하셔서 걔가 자꾸 바깥으로 도나본데 그런 건 정말 안 좋은데....  참, 걔 요즘은 담배 안 피지?"하고 물었더니 담배는 안 피우는데 지들이 봐도 역시나 반항심으로 그러는 것같단다.

 

그러면서 평소에 말 별로 없는 우리 큰 녀석이 하는 말이 "그러면 안돼지.  우리 엄마처럼 우리들을 이해해 줘야지"란다.  난 순간 감동을 먹고는 조금 들뜬 목소리로 "그래.  사실 아이들과 대화로 풀려고 하고 아이들 입장에서도 생각을 좀 해 주셔야 하는 건데...." 라고 답했다.  그러곤 여세를 몰아 아들들 앞에서 잘난 척을 하게 되었다. ㅎ

 

"준호, 경호야!  오늘 엄마한테 좀 웃긴 일이 있었따!  오늘 엄마가 백화점에 돈 내고 나와 차를 탔는데 어떤 남자가 엄마한테 손짓으로 뭐라 하는 거야.  그래서 엄마는 내 주차자리를 말하는 건지 알고 같이 손짓을 해 주었는데 조금 있다 보니까 내 차를 따라와선 내 옆선으로 서곤 손짓으로 창문 좀 내리래.  그래서 내렸지...."

 

아이들이 눈을 말똥거리며 쳐다보고 있다.

"창문을 내렸더니 하는 말이 내가 너무 매력적이라서 그런다면서 커피나 한 잔 하면 안 되겠냐고 하더라.  아고!~ 엄마가 아직도 싱글로 보이나 보지?  후후....  그래서 내가 왼손을 쳐들어 반지를 보이며 "나 결혼했어요." 했더니 "누군지 아주 행운아군요.  좋은 하루 되세요." 하면서 가더라"

 

말을 마치자마자 우리 큰 아들은 "그래서 좋았어?" 이러고 우리 둘째는 역시나 자상하게 "아고 우리 엄마 넘 귀엽다.  손가락을 보여줬어?" 하면서 장단을 맞춘다.  "엄마! 옷은 뭐 입었었는데?  그리고 엄마 머리 스타일 땜일 거야.  내 덕분에 앞 머리에 블리치 하길 잘 했지?  그러니까 젊어 보여서...  아!  화장발이야.  엄마 화장 안 한 얼굴을 봐야하는 건데....ㅎㅎ  장난이야...." 이러면서 날 한참 델고 놀더니 끝맺음까지 한다.

 

그리곤 둘 다 묻는 게 아빠한테 말했냐는 거다.  내가 "아니~  그런 얘길 왜 해?  불안스럽게쓰리..."했더니 잘했다고 한다.  지들이 생각해 봐도 남자의 질투도 장난이 아니란 걸 아는 듯이...  그렇게 누군가에게 말하고 싶어 입이 근질거리던 걸 아이들에게 풀어 놓곤 아직도 남아있는 흐믓함으로 설겆이 내내 즐거웠다.

 

오늘 아침엔 학교 가기 전 뽀뽀 좀 해 달라는데 또 뻐기는 두 아들들에게 억지로 입을 맞추곤 뒤에서 안고 일부러라도 더욱 어리광을 부리며 그들을 내 보내고 뒤를 보면서 아무리 힘들어도 그래도 결혼도 하고 아이들을 낳은 건 정말 잘 한 일 같다란 생각에 가슴이 뿌듯해졌다.  얼마 전 아이들이 빨리 분가해서 나가고 단촐하게 편했으면 하는 생각이 미안해지기도 하고 매일 아침 일찍 그들의 도시락을 챙겨주면서 아이들과 뽀뽀하는 재미가 내 삶에서 큰 즐거움이라는 깨달으며 역시 산다는 게 절대 별거는 아니라는 생각이 또 든 거였다.  눈을 밟으며 새벽의 여명을 헤치고 나가는 아들들을 보면서 든든하고 또 자그마한 행복에 벅찬 가슴으로 문을 닫고 들어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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