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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 우리.. 매일, 시한잔 해요.. | 소/라/향/기 2020-11-11 2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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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매일, 시 한 잔

윤동주 등저/배정애 캘리그라피
북로그컴퍼니 | 2019년 03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위 상품을 구매하면, 리뷰등록자에게 상품판매대금의 3%가 적립됩니다. (상품당 최대 적립금액 1,000원) 애드온 2 안내

[ 나무 ]

        - 이성선

 

나무는 몰랐다

자신이 나무인 줄을

더구나 자기가

하늘의 우주의

아름다운 악기라는 것을

그러나 늦은 가을날

잎이 다 떨어지고

알몸으로 남은 어느 날

그는 보았다

고인 빗물에 비치는

제 모습을

떨고 있는 사람 하나

가지가 모두 현이 되어

온종일 그렇게 조용히

하늘 아래

울고 있는 자신을

 

 

 

[ 젖지 않는 마음 ]

             -  나희덕

 

여기에 내리고

거기에는 내리지 않는 비

당신은 그렇게 먼 곳에 있습니다

지게도 없이

자기가 자기를 버리러 가는 길

길가의 풀들이나 스치며 걷다 보면

발끝에 쟁쟁 깨지는 슬픔의 돌멩이 몇 개

그것마저 내려놓고 가는 길

오로지 젖지 않는 마음 하나

어느 나무 그늘 아래 부려두고 계신가요

여기에 밤새 비 내려

마음 시린 줄로 모르고 비에 젖어습니다

젖지 마음과 젖지 않는 마음의 거리

그렇게 먼 곳에서

다만 두 손 비비며 중얼거리는 말

그 무엇으로도 돌아오지 말기를

거기에 별빛으로나 그대 총총 뜨기를

 

잠든 사이..

비가 내렸습니다..

그 빗소리가 좋아서

커피 한잔이 더 좋았지요..

빗소리를 한달만에 들어서

좋았지만..

 

이 비덕에 와일드카드 1차전은

취소되는 아쉬움이 있었습니다.

  

[  그집 앞 ]

 

그날 마구 비틀거리는 겨울이었네

그때 우리는 섞여 있었네

모든 것이 나의 잘못이었지만

너무도 가까운 거리가 나를 안심시켰네

나 그 술집 잊으려네

기억이 오면 도망치려네

사네들은 있는 힘 다해 취했네

너의 눈빛 지푸라기처럼 쏟아졌네

어떤 고함 소리도 내 마음 치지 못했네

이 세상에 같은 사람은 없네

모든 추억은 쉴 곳을 잃었네

나 그 술집에서 흐느꼈네

그날 마구 취한 겨울이었네

그때 우리는 섞여 있었네

사내들은 남은 힘 붙들고 비틀거렸네

나 못생긴 입술 가졌네

모든 것이 나의 잘못이었지만

벗어둔 외투 곁에서 나 흐느꼈네

어떤 조롱도 무거운 마음 일으키지 못했네

나 그 술집 잊으려네

이 세상에 같은 사람은 없네

그토록 좁은 곳에서 나 내 사랑 잃었네

- 기형도

 

눈오는 날.. 막걸리 한잔..

늘.. 맑고, 밝아보였던 그녀는 왜 세상을 떠났을까요..

그곳에선 아프지 말아요..아픔잊고 웃어요..

 

[ 낙화 ]

 

꽃이 지기로서니

바람을 탓하랴

 

주렴 밖에 성긴 별이

하나 둘 스러지고

 

귀촉도 울음 뒤에

머언 산이 다가서다.

 

촛불을 꺼야 하리

꽃이 지는데

 

꽃 지는 그림자

뜰에 어리어

 

하이얀 미닫이가

우련 붉어라.

묻혀서 사는 이의

고운 마음을

 

아는 이 있을까

저어하오니

 

꽃이 피는 아침은

울고 싶어라.

 

- 조지훈

[ 사랑은 조용히 오는 것 ]

 

 

사랑은 조용히 오는 것

외로운 여름과

거짓 꽃이 시들고도

기다긴 세월이 흐를 때

사랑은 천천히 오는 것

얼어붙은 물속으로 파고드는

밤하늘의 총총한 별처럼

조용히 내려앉는 눈과 같이

조용히 천천히

땅속에 뿌리박는

풀처럼 사랑은

더디고 조용한 것

내리다가 흩날리는 눈처럼

 

사랑은 살며시 뿌리로 스며드는 것

씨앗이 싹트듯달이

커지듯 천천히

- 글로리아 밴더빌트

  

[ 첫눈 오는 날 ]

사랑하는

마음이 깊어지면

하늘의 별을

몇 섬이고 따올 수 있지

 

노래하는

마음이 깊어지면

새들이 꾸는 겨울꿈 같은 건

신비하지도 않아

 

첫눈 오는 날

당산 전철역 계단 위에 서서

하늘을 바라보는 사람들

가슴속에 촛불 하나씩 켜 들고

허공속으로 지친 발걸음 옮기는 사람들

 

사랑하는

마음이 깊어지면

다닥다닥 뒤엉킨 이웃들의 슬픔 새로

순금빛 강물 하나 흐른다네

 

노래하는

마음이 깊어지면

이 세상 모든 고통의 알몸들이

사과꽃 향기를 날린다네.

- 곽재구

  

[ 정거장에서의 충고 ]

 

미안하지만 나는 이제 희망을 노래하련다

마른 나무에서 연거푸 물방울이 떨어지고

나는 천천히 노트를 덮는다

저녁의 정거장에 검은 구름은 멎는다

그러나 추억은 황량하다, 군데군데 쓰러져 있던

개들은 황혼이면 처량한 눈을 껌뻑일 것이다

물방울은 손등 위를 굴러다닌다, 나는 기우뚱

망각을 본다, 어쩌다가 집을 떠나왔던가

그곳으로 흘러가는 길은 이미 지상에 없으니

추억이 덜 깬 개들은 내 딱딱한 손을 깨물 것이다

구름은 나무낀다, 얼마나 느린 속도로 사람들이 죽어갔는지

얼마나 많은 나뭇잎들이 그 좁고 어두운 입구로 들이닥쳤는지

내 노트는 알지 못한다, 그 동안 의심 많은 길들은

끝없이 갈라졌으니 혀는 흉기처럼 단단하다

물방울이여, 나그네의 말을 귀담아들어선 안 된다

주저앉으면 그뿐, 어떤 구름이 비가 되는지 알게 되리

그렇다면 나는 저녁의 정거장을 마음속에

옮겨놓는다

 

희망을 감시해온 불안의 짐짝들에게 나는 쓴다

누추한 육체 속에 얼마든지 머물다 가시라고

모든 길들이 흘러온다, 나는 이미 늙은 것이다.

- 기형도

 

[ 가을편지 ]

 

 잎이 떨어지고 있습니다

원고지처럼 하늘이 한 칸씩

비어가고 있습니다

그 빈 곳에 맑은 영혼의 잉크물로

편지를 써서

당신에게 보냅니다

사랑함으로 오히려

아무런 말 못하고 돌려보낸 어제

다시 이르려 해도

그르칠까 차마 또 말 못한 오늘

가슴에 고인 말을

이 깊은 시간

한 칸씩 비어가는 하늘 백지에 적어

당신에게 전해달라

나무에게 줍니다

- 이성선

 

[ 귀뚜라미 소리 ]

 

귀뚜라미 귀뚜르르 가느단 소리

달님도 추워서 파랗습니다

 

울 밑에 과꽃이 네 밤만 자면

눈 오는 겨울이 찾아온다고

 

귀뚜라미 귀뚜르르 가느단 소리

달밤에 오동잎 떨어집니다

- 방정환

 

[ 이름 없는 여인 되어 ]

어느 조그마한 산골로 들어가

나는 이름 없는 여인이 되고 싶소

초가지붕에 박넝쿨 올리고

삼밭엔 오이랑 호박을 놓고

들장미로 울타리를 엮어

마당엔 하늘을 욕심껏 들여놓고

밤이면 실컷 별을 안고

부엉이가 우는 밤도 내사 외롭지 않겠소

기차가 지나가 버리는 마을

놋양푼의 수수엿을 녹여 먹으며

좋은 사람과 밤이 늦도록

여우 나는 산골 얘기를 하면

삽살개는 달을 짖고

나는 여왕보다 더 행복하게소

- 노천명

 

[씨앗]

 

가을에는

씨앗만 남는다

달콤하고 물 많은

살은 탐식하는 입속에 녹고

단단한 씨앗만 남는다

 

화사한

거짓 웃음

거짓말

거짓 사랑은 썩고

 

가을에는 까맣게 익은 고독한 혼의

씨앗만 남는다

- 허영자

 

[아름답게 나이 들게 하소서]

 

아름답게 나이 들게 하소서.

수많은 멋진 것들이 그러하듯이.

레이스와 상아와 황금, 그리고 비단도

새것이 좋은 것은 아닙니다.

오래된 나무에 치유력이 있고

오래된 거리에 영화가 깃들듯

저도 나이 들수록

더욱 아름다워지게 하소서.

- 칼 윌슨 베이커

 

[슬픔이 기쁨에게]

 

나는 이제 너에게도 슬픔을 주겠다

사랑보다 소중한 슬픔을 주겠다

 겨울밤 거리에서 귤 몇 개 놓고

살아온 추위와 떨고 있는 할머니에게

귤 값을 깎으면서 기뻐하던 너를 위하여

나는 슬픔의 평등한 얼굴을 보여주겠다

내가 어둠 속에서 너를 부를 때

단 한 번도 평등하게 웃어 주질 않은

가마니에 덮인 동사자가 다시 얼어 죽을 때

가마니 한 장 조차 덮어 주지 않은

무관심한 너의 사랑을 위해

흘릴 줄 모르는 너의 눈물을 위해

나를 이제 너에게도 기다림을 주겠다

이 세상에 내리던 함박눈을 멈추겠다

보리밭에 내리던 봄눈들을 데리고

추워 떠는 사람들의 슬픔에게 다녀와서

눈 그친 눈길을 너와 함께 걷겠다

슬픔의 힘에 대한 이야기를 하며

기다림의 슬픔까지 걸어가겠다

 - 정호승

 

 

 

 우리.. 매일, 시한잔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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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슬픔의 평등한 얼굴을 보여주겠다.. | √ 책읽는중.. 2020-11-11 2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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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픔이 기쁨에게]

 

나는 이제 너에게도 슬픔을 주겠다

사랑보다 소중한 슬픔을 주겠다

 겨울밤 거리에서 귤 몇 개 놓고

살아온 추위와 떨고 있는 할머니에게

귤 값을 깎으면서 기뻐하던 너를 위하여

나는 슬픔의 평등한 얼굴을 보여주겠다

내가 어둠 속에서 너를 부를 때

단 한 번도 평등하게 웃어 주질 않은

가마니에 덮인 동사자가 다시 얼어 죽을 때

가마니 한 장 조차 덮어 주지 않은

무관심한 너의 사랑을 위해

흘릴 줄 모르는 너의 눈물을 위해

나를 이제 너에게도 기다림을 주겠다

이 세상에 내리던 함박눈을 멈추겠다

보리밭에 내리던 봄눈들을 데리고

추워 떠는 사람들의 슬픔에게 다녀와서

눈 그친 눈길을 너와 함께 걷겠다

슬픔의 힘에 대한 이야기를 하며

기다림의 슬픔까지 걸어가겠다

 - 정호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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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시 한 잔

윤동주 등저/배정애 캘리그라피
북로그컴퍼니 | 2019년 0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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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를 속살까지 알 수 있어요.. | √ 책읽는중.. 2020-11-11 1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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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코스 : 표선 - 남원

 - 요 며칠 날이 궂어서 길이 안좋아. /  - 뭐 찍게?

- 빨래요.. /  - 별 걸 다 찍네.

  활짝 웃는 해녀할머니. 유쾌한 분이다.

 

4코스의 해안도로는 길었다.

화가 난 신이 해변에 돌팔매질이라도 한 것 같은, 세기말적인 풍경이었다

해안가는 망오름으로 이어졌다. 망오름은 긴 오르막이 있엇지만, 푹식한 짚이 깔려 발이 편했다.

 

꽃이 많고 울창한 오름이었다..

망오름을 내려가니 어두컴컴한 숲에 샘이 있었다.

죽은 나무가 샘이 된 것처럼 보였다.

한라산을 향해 물이 거슬러 올라가는 샘으로 '거슨새미'라 불린다.

작은 늪에 가까워서 조금 아쉬웠다.

거슨새미는 노단새미(거슨새미와 반대로

바다를 향해 흘러간다)와 이어졌다.

 

길은 끝나지 않을 것 같았고,

아무생각도 떠오르지 않았다.

그저 걷고 또 걸었다. 멀리 한라산이 보이는가 싶더니 종점에 도착했다.

아무런 걱정 없이 그저 걷기만 하면 되는 시간을 원했 것이다.

 

어디에서든 이방인처럼 살았다.

내 발길이, 내 눈길이 머물지 않는 곳이 없는 그런 곳에서 오래오래 살기를 원했다.(p84)

 

→ 5코스 : 남원 - 쇠소깍

성시경의 <제주도 푸른밤>이 끊임없이 재생되며 우리의 제주살이를 축하해주었다.

J는 술기운에 취해

- 앞으로 10년 줄테니 글을 써봐. 원없이 써봐. 딱 10년이야.

 

가스총과 안전지킴이 단말기를 집에 두고 가도된다. 오늘은 혼자 걷지 않는다.

5코스의 시작 지점인 남원포구에 도착했다

오늘은 밝고 경쾌한 날씨 아래서, 즐거운 대화속에서 J와 함께 걷는다.

 

해안가 절벽 아래 뚫린 커다란 굴, 남원 큰엉(바닷가나 절벽에 뚫린 바위)에 도착했다.

바위와 돌들이 뒹굴고 있었다.

J는 아까부터 대자연보다 낚시꾼에게

관심이 더 많다.

J가 낚시를 하는 동안 그림을 그렸고, '어반 스케치'가 시작되었다.

우린 각자 하고 싶은 걸 하면서,

언제나 함께였다. 걷기를 제외하면..

 

종점이 있는 쇠소깍 효도넌 입구에 다다랐다. 지난 해 J와 제주여행을 왔을때

쇠소깍에서 기암고석을 병풍처럼 두른 신비로운 쪽빛 물빛을 보던 내가 감탄하자 중년여성이 다가와서

- 사진 찍  드릴까요? / 두 분이 좋아 보여서 그래요.

- 제주에서 일년살이하고 있어요. / 올레길을 걷고 싶어서 혼자 내려왔어요.

- 올레길 걸어보셨나요? 제주를 속살까지 알 수 있어요.

   바람이 좁은 돌담길을 휘몰아치며 따라오는데, 그 느낌이 얼마나 좋은지 몰라요.

나는 올레길 위에 서있다(p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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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으로 떡을 전해드립니다..^^ | ♪ 그니일상.. 2020-11-11 1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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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11일입니다..

빼빼로를 준비할까 하다가..

 

전 저리 떡으로 준비해서..

주위분들께 드렸습니다..

 

이웃님에게도 마음속으로나마

이렇게 떡을 돌립니다..

따뜻한 수요일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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