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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 푸른 하늘을 날고 있다.. | ○ 그니 리뷰 2020-11-15 1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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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푸른 용과 강과 착한 물고기들의 노래

곽재구 저
문학동네 | 2019년 01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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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계란꽃이야 이쁘지?]

 

일요일에도 영업합니다

신화고물상 녹슨 철제 간판 아래

망초 꽃들 옹기종기 피어 있다

 

녹슨 컨테이너

사무실 안

고물 TV에서 14박 15일 지중해 크루즈 여행

홈쇼핑 광고가 나오는데

종이 박스 계량을 마치고 4,300원을 받은 노인이

크루즈가 뭐여? 묻는다

 

노인의 리어카가 고물상을 떠난 뒤

한 노파가 종이 박스를 모은

손수레를 밀며 고물상 안으로 들어오고

1분뒤 허리 굽은 다른 노파가 손수레를 밀며 들어온다

두 손수레 위 종이 박스들이 수북수북 햇살을 받는 동안

허리 굽은 노파가 다른 노파에게 망초 꽃 한 송이를 건넨다

계란꽃이야 이쁘지?

 

고물 TV에서 폐지 줍는 노인

전수 조사 한다는 뉴스가 나오는데

노파들 예쁜 계란꽃 곁에 쭈그리고 앉아

봉지커피 마시네

  

[ 어린 물고기들과 커피 마시기 ] 

 

 

 

외로울 땐 이게 좋아

강물 멈춘 작은 웅덩이

모여든 물고기들에게 커피 한 모금 건네네

큰 물고기들 급히 흩어지고

작은 물고기들 모여드네

  

시집 읽을 때 좋지

브람스를 들을 때도 좋아

좋아하는 것들을 좋아해봐

잠들 때도 좋아하면 꿈을 꾸게 돼

같은 꿈을 일주일에 다섯 번 꾸는 것이 인생이야

물속에서도 꿈은 흘러가니?

바람은 어디에 사는 거니?

물속의 초콜릿 공장에 견학가고 싶어

조금 더 자라면 수학을 공부하게 돼

이게 무슨 필요가 있지?

묻데 될 때가 오게 돼 있어

흐름 속에 몸을 맡기는 건 좋은 버릇이 아니야

눈두덩이 퍼렇게 부풀어 오를 때까지

주먹질을 하게 될 날도 오지

오지 않았으면 하게 될 날이 와

  

그날을 꼭 안아봐

물속의 꿈은 부드러워

흐르면서 조용히 감싸안지

  

내일도또 올께

짱뚱어가 주인공인 동화 한 편 읽어줄게

 

[ 어디로 갈까? ]

 

얼음 커피를 손에 든 사람은

물고기를 기르는 사람이에요

걸을 때마다 물고기들이 달그락달그락

얼음 사이를 헤엄쳐요

 

얼음이 다 녹을 무렵

물고기들은 알을 낳아요

알은 부화는 데 하루 걸려요

 

해가 뜨고

얼음 커피를 든 사람 곁에

새 물고기들이 헤엄쳐요

 

어디로 갈까?

얼음 커피 속 물고기들에게 사람이 물어요

 

[ 세월 ]

 

사랑하고 싶은 게

너무 많아서

세월은 가슴팍에 거친 언덕 하나를 새겨놓았다

 

사람들이 울면서 언덕을 올라올 때

등짐 위에 꽃 한 송이 꽂아놓았다

 

우는 사람들이 너무 많아서

눈물을 모아 염전을 만들었다

 

소금들이 햇볕을 만나 반짝거렸다

소금은 소금 곁에서 제일 많이 빛났다

 

언덕을 다 오른 이가 울음을 그치고

손바닥 위 소금에 입 맞추는 동안

 

세월은 언덕 뒤 초원에

무지개 하나를 걸어놓았다

 

 [ 눈사람 ]

 

눈사람들 걸어오네

램프를 들고 걸어오네

함박눈 오는 새벽 길

떡국 실은 트럭 오네

눈사람들 뜨거운 떡국 한 그릇 먹네

떡국 나눠주는 이도 눈사람이네

눈사람들 떡국 한 그릇 먹고

기차역으로 가네

눈사람들 떡국 한 그릇 먹고

강으로 가네

눈사람 코는 당근

눈사람 수호천사는 빨간 벙어리장갑

눈사람은 눈사람을 사랑하였네

가끔 눈사람은 눈사람을 미워하였네

  

순간..

승철씨의 "친구의 친구를 사랑했네"도 생각났고,

명수씨가 부르는 "바보에게 바보가"도.. 생각난다..

눈사람은 눈사람을 사랑하였는데..

그럼 난.. 누구를 사랑하면 좋을까..

 

[의자]

 

강가에 의자가 있다

물고기들이 지나가다

시집을 읽는 사람에게 헬로, 인사를 했다

물고기들의 인사를 알지 못하는 사람이

시집의 여백에 썼다

 

구름은 하늘을 지나가는데

쉬어 갈 의자 하나 없네

 

그가 이 구절을 가만히 중얼거리는 것을 의자가  들었다

의자는 사람이 바보일 거라 생각했다

의자가 알고 있는 한 하늘은 의자들의 천국이었다

해와 달과 별

모두가 하늘의 의자였으니

구름은 쉬어 갈 곳이 많고 많았다

 

바람과 비와 눈보라 또한 의자였다

그들이 없다면 꽃과 나무와 풀 들이

안녕, 하고 사람에게 인사하지 못할 것이었다

 

바람이 새소리와 풀냄새와 꽃향기를 데리고 왔다

의자에서 일어난 사람이 손을 흔들며 바람에게 헬로, 인사를  했다

의자는 사람이 바보가 아니라는 것을 알았다

사람이 떠난 자리에 시집 한 권이 남았다

 

의자가 내 이야기를 듣고 있을거라고 생각을 못했는데

그렇구나.. 내 이야기를 듣고 있었구나..

 

의자는.. 내게 가만히.. 쉴 수 있는 자리를 내게 주는 것만으로만 알았다.

이렇게 이야기를 들어주며.. 말없이 위로를 주고 있었구나..

 

지금 넌 어느 곳의 의자에 앉아 있니..  

 

[막걸리 먹는 사람들]*

 

막걸리 먹는 사람들의 두 볼에

천도복숭아 한 알씩 매달려 있다

 

봄바람을 몰고 다니는 분홍색 용이

그 복숭아 향이 너무 좋아 쪽쪽쪽 입맞춤을 하였는데

그뒤로

순천 월등마을 사내들은 평생 입맞춤하기

제일 좋은 하늘의 장소를 알았다

 

하얀 솜털구름이 복숭아밭 지나갈 때

막걸리 한 주전자 먹으면

초가집 한 채 주지

 

소낙비 후드득 복숭아밭 지나갈 때

막걸리 두 주전자 먹으면

산밭 두 마지기 주지

 

바람도 구름도 없는 파란 하늘을 만나면

막걸리 세 주전자 먹으면

우리 마누라 노래 한 소절 주지

 

그 노래 가락이 하도 구성져서

분호액 용은 먹걸리 먹는 사람들 보면

그 곁을 떠너지 못하고

천도복숭아 향기에 절로 취하는 것이었다

 

* 막걸리는 마신다고 하지 않고 먹는다고 한다. 술이 아니라 밥이기 때문이다.

복숭아꽃이 만개할때 월등의 산골 마을들은 떠돌이 용들과 신선들의 무등도원이 된다.

 

휴일이 지나가고 있다..

오늘 저녁은 막걸리 한잔 먹어야 할까..

 

[가을편지]

 

여름에 태어난

피라미 한 마리

등에 작은 점 하나

어젯밤 편지 마지막 문장에 찍지 못한 마침표 같네

노란 물푸레나무 잎사귀 하나 떨구었더니

가만히 물고 몇 바퀴 도네

동그라미 안에

사흘 뒤 만나자 적었던

기차역 이름이 있네

 

[새]

 

몸뚱이 외에는 아무것도 가진 없는 사람이

푸른 하늘을 날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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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일 좋은 하늘의 장소를 알았다.. | √ 책읽는중.. 2020-11-15 1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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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걸리 먹는 사람들]*

 

막걸리 먹는 사람들의 두 볼에

천도복숭아 한 알씩 매달려 있다

 

봄바람을 몰고 다니는 분홍색 용이

그 복숭아 향이 너무 좋아 쪽쪽쪽 입맞춤을 하였는데

그뒤로

순천 월등마을 사내들은 평생 입맞춤하기

제일 좋은 하늘의 장소를 알았다

 

하얀 솜털구름이 복숭아밭 지나갈 때

막걸리 한 주전자 먹으면

초가집 한 채 주지

 

소낙비 후드득 복숭아밭 지나갈 때

막걸리 두 주전자 먹으면

산밭 두 마지기 주지

 

바람도 구름도 없는 파란 하늘을 만나면

막걸리 세 주전자 먹으면

우리 마누라 노래 한 소절 주지

 

그 노래 가락이 하도 구성져서

분호액 용은 먹걸리 먹는 사람들 보면

그 곁을 떠너지 못하고

천도복숭아 향기에 절로 취하는 것이었다

 

* 막걸리는 마신다고 하지 않고 먹는다고 한다. 술이 아니라 밥이기 때문이다.

복숭아꽃이 만개할때 월등의 산골 마을들은 떠돌이 용들과 신선들의 무등도원이 된다.

 

휴일이 지나가고 있다..

오늘 저녁은 막걸리 한잔 먹어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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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 용과 강과 착한 물고기들의 노래

곽재구 저
문학동네 | 2019년 0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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