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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전혀 몰랐던 세계가 성큼, 다가왔다.. | √ 책읽는중.. 2020-11-23 1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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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코스 : 모슬포 - 무릉

모슬봉을 마주 보며 마늘밭 농로 사잇길로 걸었다.

모슬봉은 오름 전체가 공동묘지다.

모슬봉을 내려와서도 마늘밭은 줄기차게 이어졌다.

우리나라 마늘생산량 30%가 제주, 특히 이곳 대정마을이 유명하다. 마늘밭을 걷다 또 공동묘지를 만났다.

길에 아기를 안고 쪽진 머리에 비녀를 꽂은 젊은 여인의 조각상이 세워져 있다. 묘의주인은 정난주 마리아. 제주로 귀양살이 가던 정난주에게 두살난 아들이 있었다. 아들은 전라도 관할이었던 추자도에 내려놓고 아들을 죽어다 말할 수 밖에 없었던 어미. 제주로 들어가면 죽은 목숨이니 작은 섬 추자도에 아들의 운명을 맡길 수밖에 없었다.

정난주와 아들 황경환, 그들은 만난 적이 있을까.  제주와 추자도 사이 바닷길이 험해 만나지 못했을 것이다.

정난주 묘소에서 나와 걷다 편의점에 들어갔다. 벽에는 올레꾼이 쓴 방명록이 빼곡히 붙어있다.

"아내와 함께 걷는 올레 - 돌아보면 아내가, 또 돌아보면 아내가.. 세월이 엄청 흘러 돌아보면.. 이시간 영원하리라."(p207)

 

→ 12코스 : 무릉 - 용수

제주에서는 일상도 여행과 같다.

인연도 자연과 같으면 좋겠다. 그냥 가만히 있어도 좋아한다는 것을 알 수 있도록, 만날 수 있으면 만나고, 만날 수 없어도 좋은 감정을 지니며 살아갈 수 있도록, 그 자리에 언제나 있을 수 있도록.

어느 순간부터 내가 왜 걷는지 이유를 찾지 않게 되었다. 그냥 걸을 뿐이다.

산정도예를 나오니 또다시 마을밭이다.

마늘 밭이 이어지는 중간산 길을 오랫동안 걷다 만난 바다는 반가웠다.

수월봉에서 보는 차귀도 바다는 유난히 새파랗다. 물결이 잔잔한 코발트 블루 색 바다에 인공 호수에 띄워놓은 인공섬처럼 차귀도가 이질적으로 떠 있었다.(p221)

 

→ 13코스 : 용수 - 저지

아무도 없는 시골길. 어디선가 음악이 들려왔다. '순례자의 교회'에서 들려오는 음악이다.

세상에서 제일 작은 교회라더니 정말 아주 작았다. 서너 평이나 될까. 단상위에 펼쳐진 성경 위로 빛이 내려앉아 있었다. 잠시 앉아 머물고 싶은 곳이었다.

길이 끊겼다. AI로 폐쇄된 것이다. 오래된 돌담을 지나 고목 숲에 들어섰다. 한참 숲길을 걷다 '행복 쉼팡'이라는 공중전화 부스만한 무인카페를 만났다. 올레꾼을 위해 마련한 공간이었다. 소박하지만 마을을 지나는 여행자를 위한 따뜻한 친절이 느껴졌다.

저지오름은 분화구 둘레길이 특히 좋았다. 좁은 오솔길을 걸으니 풋풋한 흙냄새가 났다.(p231)

 

 → 14코스 : 저지 - 한림

한동안 밭으로 길이 이어지다 선인장 군락지에 들어섰다. 야생 선인장은 특히 월령리에 많이 분포되어 있다. 푸른바다와 대비되는 까만 돌 틈마다 선인장이 자라는 모습이 이색적이고 아름답다.

 무명천 길은 푹신하고 기분좋은 풀밭이었다.

해가 지고 있다. 월령포구도 참 예쁘다. 길을 걸으며 보는 세상은 온통 처음 보는 것으로 가득했다. 지금까지 전혀 몰랐던 세계가 성큼, 다가왔다. (p243) 

 

→  14-1코스 : 저지 - 서광

문도지오름에 오르니 말들이 한가롭게 풀을 뜯고 있다. 정상에 오르니 깊고 울창한 숲이 펄쳐져 있었다.감탄이 절로 나왔다. 아마존 한가운데 서 있는 듯, 시선이 닿는 곳마다 푸른 숲이었다.

오름을 내려가 저지 곶자왈에 들어섰다. 숲은 햇빛이 들지 않아 돌은 융단처럼 부드러운 연두색 이끼로 덮여 있었다. 콩난도 이끼와 함께 자라고 있었다.무릉 곶자왈을 통과하니 청수 곶자왈로 이어졌다.

이리저리 뒤틀리고 꼬인 나무들, 고사리과의 양치식물들, 농도가 짙은 물웅덩이와 이끼 낀 돌. 봄인데도 잎을 다 떨군 나무는 앙상했고 길에는 낙엽이 수북이 덮여있었다.

 

→ 15코스 : 한림 - 고내

기름진 밭에서 싱그러운 흙냄새 날아왔다. 올레길은 야생화가 지천이다. 올레길에서는 꽃만 들여다 보아 시간을 보낼 수 있다.

금산공원은 곶자왈의 모습을 가진 작은 숲이다. 계단을 올라 숲으로 들어서니 기온이 훅 떨어졌다 반질반질한 나무 둥치에 잠시 앉아있었다. 낡은 목책 산책로를 따라 더 깊게 들어가니 포제 있었다. 제주는 1만 8천 신이 사는 신들의 고향이다. 고립되고 척박한 땅에서 살아가기 위해 많은신들이 필요했나보다.

켜켜이 쌓인 시간의 힘이 차원을 달리하는 초월적인 세계를 만들었다. 오래된 것들에는 힘이있다.(p2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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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이 내리십니다.. | √ 책읽는중.. 2020-11-23 1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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