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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 ]

 

문은 잠겨 있고

당신의 손엔 열쇠도 없다.

 

절망인가.

희망이다.

 

그래도 문이 있다는 것.

 

... 소/라/향/기  ...

한글자

정철 저
허밍버드 | 2014년 0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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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4] 대답이고 부탁인말.. | ○ 그니 리뷰 2021-11-07 1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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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대답이고 부탁인 말

이현승 저
문학동네 | 2021년 09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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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로등 끄는 사람 ]


 

새벽 다섯시는 외로움과 피곤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시간

외로워서 냉장고를 열거나

관 속 같은 잠으로 다이빙을 해야 한다.

 

만약 외로운데 피곤하거나

피곤하지도 외롭지도 않다면 우리는

산책로의 가로등 들이 동시에 꺼지는 것을 보거나

갑작스레 시끄럽게 울어대는 새소리를 듣게 될 것이다.


 

잠시 뒤엔 불 꺼져 깜깜한 길을 힘차게 걸어가는 암 환자가 보일 것이다.

구석으로 숨어든 어둠의 끄트머리를 할퀴는 고양이의 소리가 들려올 것이다.

 

외로움과 피곤과 배고픔과 살고 싶음이 집약된,

더는 아무것도 이룰 수 없는 열정으로 고양된 새벽,

죽고 싶지만 죽을 수 없는 열정으로 살아 있는 다섯시.

저기 어디 가로등을 끄는 사람이 있다.

고요히 다섯시의 눈을 감기는 사람이 있다.

 

[ 호밀밭의 파수꾼 ]


 

조각 이불 같은 햇볕을 덮고 자던 개가

갑자기 깨어 허공을 향해 컹컹 짖는다.

애를 재우고 나오다가 깬 아이를 다시 다독이듯

개집을 빠져나오던 햇볕이 개를 토닥인다.

두어 번 짖고 두리번거리다가 개는

모은 두 발 이에 턱을 고이고 다시 잔다.

이따금씩 귀만 쫑긋 일어났다가 다시 잔다.

 

꿈에 아버지의 목소리를 들은 적 있다.

귀에 대고 현승아, 아버지는 영락없었다.

세 음절 목소리가 너무 선명해

벌떡 일어나 앉아 보니 오히려 멍했다.


 

나는 불행의 맛을 알지만

불안의 냄새는 더 정확하게 알고 있다.

확신이 필요한 사람들은

손톱을 물어뜯거나

겨드랑이나 사타구니에 손을 넣었다 빼 냄새를 맡아본다.

 

개를 깨운 것은 냄새였을까 소리였을까.

벗은 양말을 코로 가져가는 사람처럼

심증은 있지만 확증이 없는 자들은 자꾸만 킁킁거린다.

허공의 팔뚝엔 아직 개 이빨 자국이 선명한데

코끝으로 어디선가 시큰한 불안의 냄새가 스멀스멀 흘러든다.

 

[ 텅 빈 악수 ]


 

온기를 나르지 않는 악수를 나누며

나는 깨달았다.

우리가 물과 기름처럼 섞이지 않는다는 것을

 

솔잎의 여러 갈퀴를 두고

햇빛은 철철 흘러 내리지만

죽어서 가는 길엔

아홉 겹의 물길이 있다는 것을

나는 물에게서 배웠다.


 

배워도 수 없는 곳이 있다는 것은

그 얼마나 뼈아픈 후회인가.

 

그러니 너무 성급하게 굴지 말자.

전날 너무 뜨겁게 엉긴 사람들이

다음 날 되레 서먹한 법이다.

 

흙탕물 위에 둥둥 떠서

무지갯빛을 되쏘는 기름방울들의 목소리를 들었다.

 

[ 바닥이라는 말 ]


 

우리들의 인내심이 끝난 곳.

 

사는 게 도대체 왜 이러냐고 묻고 싶은 사람들은 하늘을 본다.

별 볼 일도 없는 삶이라서

별이라도 보는 일이 은전처럼 베풀어지는 거겠지만

 

사람이란

후회의 편에서 만들어지고

기도의 편에서 완성된다고 할까.


 

부드럽게 호소해도 악착스러움이 느껴지는,

그 많은 간구의 눈빛과 목소리를

신은 어떻게 다 감당하고 있는 걸까.

콩나물처럼 자라 올라오는 기도들 중에서

제 소원은요 다른 사람 소원 다 들어주고 나서 들어주세요.

하는 물러빠진 소원도 없는 않겠지만.

 

결국 우리가 발 딛고 선 곳

 

그러니까 풍문과 추문을 지나

포기와 기도를 지나

개양귀비 뺨을 어르며 불어오는 바람이

가까운 진흙탕 위로내려앉는 것을 본다

 

아무리 맑은 우물이라도

바닥 사정은 비슷하다.

그러므로 함부로 휘젓지 말  것.       

                                             

[ 영월 혹은 인제 ]

 

아픈 마음엔 풍경만한 것 없어라.

안팎으로 찢어진 것이 풍경이리라.

 

다친 마음이 응시하는 상처

갈래갈래 갈라져나간 산의 등허리를 보는 마음은

찢긴 물줄기가 다시 합쳐지는 것을 보는 무연함이라네.

거기, 어떤 헐떡임도 재우고 다독이는 힘이 있어

산은 바다는 계곡과 별들은 저기 있네.

 

크레바스 사이로 빨려들어간 산사람처럼

상처 속의 상처만이 가만히 잦아드네.

 

찢긴 풍경에겐 상처 입은 마음만한 것이 없어라.

외로운 사람의 말동무 같네 저 상처. 

 

 

[ 중요한 일 ]

떡갈나무 가지 끝에서 잎 나오는 걸 본다.

얼마나 힘센 속도로 봄은 오는가.


저 작은 눈 속에 저렇게 큰 잎이 다 접혀 있었던 걸 보면

봄은, 터질 수밖에 없을 때 터진 거다.

매번 하는 일인데, 한치의 어긋남이 없다.

위대한 자들이 쓰는 시간처럼 낭비가 없다.

협량한 자들은 곁에서 가만히 숨죽일 수밖에 없다.

화약고를 지키는 촛불의 마음으로.

하지만, 다 짠 치약처럼 온 힘을 다 써봤다면

제발 그걸 저절로, 라고는 생각하지 말자

 

...  소/라/향/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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