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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 누구도 기억하지 않는 역에서. | ○ 그니 리뷰 2022-01-05 2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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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누구도 기억하지 않는 역에서

허수경 저
문학과지성사 | 2016년 0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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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농담 한 송이 ]


 

한 사람의 가장 서러운 곳으로 가서

농담 한 송이 따서 가져오고 싶다

그 아린 한 송이처럼 비리다가

끝끝내 서럽고 싶다

나비처럼 날아가다가 사라져도 좋을 만큼

살고싶다

 

 

[ 네 잠의 눈썹 ]


 

네 얼굴

아릿하네, 미안하다

 

네 얼굴의 눈썹은 밀굴과 썰물 무늬,

하릴없이 달은 몸자국을 안았구나

달눈썹에 얽힌 거미는

어스름한 잎맥을 그냥, 세월이라고 했다

 

어설픈 연인아

얼마나 오랫동안 이 달, 이 어린 비, 이 어린 밤동안

어제의 흉터 같은 당신은 이불을 폈는지

 

어미별의 손은 너를 배웅했다

그 저녁, 울던 태양은 깊었네


 

그 마음에 맺힌 한 모금 속

한 사람의 꽃흉터에 비추어진 편지는

오래된 잠의 눈썹

 

시작 없어 끝 없는 다정한 사람아

네가 나에게는 울 일이었나 나는 물었다

아니, 라고 그대 눈썹은 떨렸다

 

네 눈썹의 사람아,

어릿하네, 미안하다

 

 

[ 목련 ]


 

뭐 해요?

없는 길 보고 있어요

 

그럼 눈이 많이 시리겠어요

예, 눈이 시려설랑 없는 세계가 보일 지경이에요

 

없는 세계는 없고 그 뒤안에는

나비들이 장만한 한 보따리 날개의 안개만 남았네요

 

예, 여적 그러고 있어요

길도 나비 날개의 안개 속으로 그 보따리 속으로 사라져버렸네요


 

한데

낮달의 말은 마음에 걸려 있어요

흰 손 위로 고여든 분홍의 고요 같아요

 

하냥

당신이 지면서 보낸 편지를 읽고 있어요

짧네요 편지, 그래서 섭섭하네요

 

예, 하지만 아직 본 적 없는 눈동자 같아서

이 절정의 오후는 떨리면서 칼이 되어가네요

 

뭐 해요?

예, 여적 그러고 있어요

목련, 가네요

 

 

[ 설탕길 ]


 

늙은 아내를 치매 요양원으로 보내고

발자국을 깊이 묻으며 노인은 노상에서 울고 있다

발자국에 오목하게 고인 것은

여름을 먹어치우고

잠이 든 초록

 

가지 못하는 길

사레가 들려

노인의 목덜미를 잡고 있다
 

내가 너를 밀어내었느냐,

아니면 네가 나를 집어삼켰느냐

아무도 모르게 스윽 나가서

저렇게 설설 끓고 있는 설탕길을 걷느냐

 

 

노인은 알 수 없는 나날들 속에서는

늙은 아내가 널려 있는 빨랫줄 위로 눈이 내린다고 했다

 

당신의 해골 위에 걸어둔 순금의 눈들이 

휘날리는 나라에서

이렇게 사라지는 것이 이상하지만은 않아서

오래된 신발을 벗으며

여름에 깃든 어둠은 오한에 떨며 운다

 

 

[ 나는 춤추는 중 ]

 

기쁨은 흐릿하게 오고

슬픔은 명랑하게 온다

 

바람의 혀가 투명한 빛 속에

산다, 산다, 산다, 할 때

 

나 혼자 노는 날

나의 머리칼과 숨이

온 담장을 허물면서 세계에 다가왔다

 

나는 춤추는 중

얼굴을 어느 낯선 들판의 어깨에 기대고

낯선 별에 유괴당한 것처럼

 

...  소/라/향/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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