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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소박하고 다정한/에세이 | 기본 카테고리 2019-03-29 2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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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소박하고 다정한

김인혜 저
피그말리온 | 2019년 0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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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매일 밥을 안치고 반찬을 하는 일. 까다로운 집이라면 국도 끓이고 찌개도 끓여내고 반찬도 매일 새로운 것만 내야 잔소리를 안듣는다던데, 예전에는 무심코 흘려들었던 말인데 지금 생각해보면 헉 소리가 절로 나온다. 먹는건 십분이지만 그 많은걸 다 해내려면 얼마나 손이 많이 가는데!!

어릴적에는 몰랐지만 지금에는 매일 아침 저녁으로 밥상을 차려주시던 어머니의 삶이 얼마나 고단했을런지. 매일 하는 일이니까, 내 새끼 입에 밥 넣어 주는일인데 무어가 힘드냐고 하실 어머니, 아니 우리 엄마를 생각하면 어쩐지 마음 한편이 아려온다.

외국인들이 우리나라 백반집에 가면 반찬 가짓수에 그렇게 놀란다는데, 어쩌면 우리는 매일 먹는 집밥에 너무도 익숙해졌는지도 모른다. 반찬없는 밥상은 생각하기가 어렵다. 요즘 유행하는 덮밥같은 한그릇음식을 먹더라도 최소한 김치는 올라야 하니까 말이다.

얻어먹는 입장에서 직접 해 먹는 입장이 되니 느끼는 것이지만, 한식은 정말 손이 너무 많이간다. 손만 많이 가는것이 아니라 오늘은 도대체 뭘 해먹어야할지 메뉴선정에도 머리가 너무 아프다. 학교 급식마냥 식단표가 짜여 있어 그대로 밥을 할까 생각한 적도 있지만, 어디 계획대로 될까.

그래서 항상 퇴근무렵이면 오늘은 집에가서 뭐해먹나, 남들은 집에가서 뭐해먹나하는 생각이 든다. 그런 의미에서 제목처럼 '소박하고 다정한' 이웃의 식탁을 엿볼 수 있는 이 책은 그런 나의 궁금증을 꼭 풀어줄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인것이다.

 

 

 


목차를 슥 살펴보니 내가 좋아하는 쇠고기뭇국이 눈에 들어온다. 어릴땐 기름진 국물이 맘에 안들었는데, 지금은 소고기 기름 덕분인지 든든하면서도 무가 들어가 시원한 소고기뭇국이 이따금 먹고 싶어진다.

소박하고 다정한 이 밥상에 오르는 무국은 우리가 익히 보는 맑은 국물의 소고기뭇국이 아니다. 고춧가루를 넣어 꼭 육개장같은 느낌이 나는 그런 경상도식 소고기뭇국이다. 처음보는 사람은 그건 육개장이 아니냐 하겠지만 이건 다르다. 토란이 들어가는지, 고기를 어떻게 조리하는지, 국물은 또 어떻게 다른지 그런 조리방법차이는 정확히 설명하기 어렵지만, 확실한건 육개장과는 다른 가볍지만 감칠맛나는 경상도식 소고기뭇국만의 얼큰함이 있다.

음식 이름 하나만 나와도 이렇게 수다스러워지는데 집밥이야 오죽하랴. 사진 반, 글 반 집밥에세이답게 덤덤한 어조로 그날그날의 이야기를 담아내는걸 읽고 있자면, 오늘은 뭐해먹을까 하는 고민이 저절로 해결될것 같은 기분이다.


 



또다른 편 연탄불고기. 학생시절 아르바이트로 하던 연탄불고기집 사장님이 이것저것 해보다 정 안되면 연탄불고기집이라도 해보라며 알려주신 고기 양념법. 떡볶이집 양념은 며느리도 모른다던데, 그런 비법을 가르쳐주는 사장님의 마음이야말로 사람 사는 정 그 자체가 아닐까.

대박집 사장님의 레시피를 잃어버린 건 아쉽지만, 그에 못지 않은 집밥 이야기와 레시피가 궁금하신 분은 소박하고 다정한, 이 가정의 식탁을 한번 염탐해보는 것은 어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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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서른에는 남부럽지 않게 잘살고 싶다/경제/경영 | 기본 카테고리 2019-03-22 2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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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서른에는 남부럽지 않게 잘살고 싶다

김나연(요니나) 저
21세기북스 | 2019년 0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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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재테크와 관련된 책을 많이 읽게 된다.

특히 이번에 읽을 '서른에는 남부럽지 않게 잘살고 싶다'라는 두 번 시작하는 가계부로 잘 알려진 요니나님의 경제/경영서다. 책 제목에서부터 느껴지듯이 이 책은 이제 막 경제활동을 시작하는 20대를 대상으로 한 내용들을 담고 있다. 그러나 꼭 사회 초년생이 아니더라도 돈 모으기에 관심이 많거나 아직까지 금전관리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이 읽어도 좋을 만큼 기초적인 내용을 담고 있다.

학생, 직장인 등 다양한 직업을 가진 20대에게 이 책을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은 것은 이 나이대에 필요한 경제적 조언들을 책을 통해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상대적으로 적은 수입과 지출을 하는 사회초년생 시절에 소비에 대한 올바른 습관을 들이지 못한다면, 경제적규모가 커져 더 많은 수입을 얻게 되는 시기에도 '수입이 더 늘어나는데도 저축을 못 하는' 이상한 경제적 상황에 놓이게 될지도 모른다.

이런 이상한 상황을 방지하기 위해서라도 금융에 대해 좀 더 깊은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새해가 되면서 가계부를 다시 쓰려고 여러 앱을 찾아봤던 기억이 있다. 요즘은 카드는 물론 각종 금융기관과 연동되는 어플도 많아서, 직접 쓰지 않아도 카드 내역 등을 자동으로 기록해주는 어플도 있을 정도로 그 종류가 다양하다. 그러나 이렇게 가계부를 잘 쓰다가도 생각만큼 저축을 할 수 없거나 소비를 줄이지 못하게 되면 점점 지쳐서 가계부 쓰기를 포기하게 될 때가 많다.

나 역시 처음에는 가계부를 쓰는 것이 곧 돈을 모으는 방법이라는 생각을 가졌던 적도 있다. 그러나

사실 가계부를 쓰는 것만으로는 부자가 될 수 없다는 사실을 재테크에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는 사람들은 알고 있을 텐데, 이 책의 2장 도입부 역시 그 내용을 담고 있다.

가계부만으로는 돈을 모을 수 없다는 내용과 그 이유를 정리한 책을 읽다 보니, 좀 더 이 사실을 빨리 알았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특히 책의 내용 중 '감정적 소비'에 관한 부분이 눈길을 끈다. 특별히 돈을 쓰는 곳도 없는데 돈이 모이지 않는다면, 돈 쓰는 것으로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봐야 한다는 말. 정말 중요하다.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물건을 사들이는 것은 당장의 스트레스 해소에는 도움이 될지는 모르겠으나, 장기적으로 볼 때는 정말 잘못된 소비습관이 아닐 수 없다.

감정적 소비 절제와 저축의 필요성, 규모 있는 소비생활 등을 통해 나의 생활습관까지 체크해 볼 수 있는 계기가 될 것 같아서 사회 초년생들이 꼭 한번 읽어봤으면 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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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결혼 상대는 추첨으로/일본 소설 추천 | 기본 카테고리 2019-03-07 2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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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결혼 상대는 추첨으로

가키야 미우 저/이소담 역
지금이책 | 2019년 0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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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른두 살 여자, 혼자 살만합니다 이후 두 번째 읽는 가키야 미우의 소설이다.

 

전작과는 반대로 이번에는 국가에 의해 꼭 결혼을 해야만 하는 상황에 놓인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룬 책이다.

 

저출산, 고령화라는 위기에 놓인 일본 정부는 결혼맞선법이라는 극단적인 법안을 통과시킨다.

 

이 법은 25세에서 35세까지의 사람들 중 이혼, 자녀, 전과가 없는 미혼 남녀를 대상으로 본인의 나이에서 플러스마이너스 5세 범위 내에서 무작위 추첨 방식을 통해 맞선을 진행한다는 법안이다. 게다가 이 맞선을 3회 거절할 경우 테러박멸대에서 2년간 복무해야 한다는 처벌도 있기에 당장 결혼 상대가 없는 미혼 남녀들은 울며 겨자먹기로 이 맞선에 임하게 된다.

 

어떻게 보면 평생의 가족을 찾는 결혼마저 국민의 의무로 만들어버린, 인권이 상실된 너무도 가혹한 법안이지만, 저출산, 고령화, 비혼이 확산되는 요즘 사회 분위기와 맞물려 자연스럽게 관심을 끌게 되는 소재여서 흥미가 생긴다.

 

전작에서도 느꼈지만, 작가인 가키야 미우는 사회적 문제를 소설 속 주제로 풀어내어 다시금 생각해보게 하는 재주가 있는 작가다.

 

 

 

 

 

 

 

말도 안되는 법이라고 생각했지만 사람의 모습이 모두 다르듯, 이 법안을 받아들이는 사람들의 모습은 각각 다르다.

 

어릴 적 알콜중독자 아버지 밑에서 자란 요시미는 엄마의 그늘 아래서 벗어날 수단으로 이 결혼법에 기대고, 예쁜 외모로 남자 위에 군림해왔지만 정작 결혼을 생각했던 남자친구 란보에게 거절당한 나나, 예쁜 외모에 비해 허영심이 가득한 나나를 거절하고, 맞선에 나온 요시미에게 관심을 보이는 란보, 그리고 평생 연애라고는 못 해본 모태솔로 다쓰히코까지 이 결혼법에 해당 되는 다양한 군상들을 지켜보는 것이 점점 더 흥미로워진다.

 

아무래도 우리나라의 상황이 이 소설의 배경과 크게 다르지 않아서 더 공감가는 부분이 많다.

 

국민의 자유를 이렇게까지 제한하는게 저출산, 비혼 등의 문제를 해결하는데 정답이 될 수 있을까. 한 사람의 인생을 좌우할 수 있는 결혼을 단 세 번의 기회안에 선택하는데 따른 문제점은 어떻게 해야 할까. 과연 이 법안이 지속될 수 있을것인가.

 

사회적 문제를 소재로 사용한 이 소설의 참신함에는 좋은 점수를 주고 싶지만, 소설의 방향은 생각처럼 진행되지 않는다.

 

고민에 대한 결론을 내리기도 전에 결혼법은 폐지된다. 그러나 소설 속 등장인물들은 이 기간 동안 각자의 인생이 달라지는 경험을 하게 되는데, 이것을 시련을 통한 주인공들의 성장으로 봐야 할지는 조금 의문이 들기도 한다.

 

소재에 비해 조금 아쉬운 마무리의 소설이지만, 그렇기에 좀 더 가볍게 우리 사회에 도래한 문제점을 생각해볼만한 계기가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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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인요 조선왕조실록 기묘집&야사록 | 기본 카테고리 2019-03-03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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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인요

몽돌바당 저
지식과감성#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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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요는 상도(常道)를 벗어난 요사스럽고 괴이한 짓을 하는 사람, 여자가 남장을 하고 남자로 행세하거나, 남자가 여장을 하고 여자로 행세하는 사람 등을 이른다.

 

?

요즘 말로 표현하자면 성소수자쯤 될까요. 그러나 인요라는 단어에 '요사스럽고 괴이하다'라는 표현이 붙을 만큼 그 자체를 비정상으로 보는 시선이 담겨 있으니, 조선시대의 성소수자들이 얼마나 큰 편견 속에 살았을지를 조금은 짐작하게 되는데요.

?

?

지금도 성소수자들을 정신병이라고 일컫는 사람도 있고, 부정하는 시선들이 있지만 훨씬 더 폐쇄적이고 유교사상에 젖어 온갖 차별을 해대던 조선시대의 사람들이 이들을 어떻게 바라볼지 궁금하기도 하고, 또 그것이 조선왕조실록이라는 역사적 기록에도 등장을 하니 호기심이 생기네요. 조선시대에는 이들을 어떻게 기록하고 있을까요.

 

 

 

 

 

 

 

조선시대와 현대를 오가며 이야기를 이어나가는 주인공 이수혁은 현대에서도 트랜스젠더로 살아가고(수술은 받지 않은), 조선에서도 동성애자의 몸에 들어가 살게 되는 기구한(?) 일을 겪는 사람입니다.

?

 

사실 소설 속에서 현대의 이수혁을 그려내는 방법이 조금은 눈살을 찌푸리게 만드는 것도 사실인데요. 아무래도 자신이 동성애자임을 자각하는 것이 '동성을 좋아하게 되는 것'과 맞물리다 보니 이수혁이 저지른 성추행과(소설에서는 너무 가벼운 소재로 쓰이지만), 그 성추행의 피해자인 후임이 이를 계기로 이수혁을 좋아하게 된다는 사실은 조금 불쾌하게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게다가 현재 이수혁의 직업은 쇼걸. 수술을 받지 못한 채 화장과 의상만으로 트랜스젠더의 삶을 살고 있는 이수혁을 그려내는 설정들 자체가 조금은 편견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

 

다만, 이수혁이 조선시대로 타임리프 한 후 '이세근'이라는 사람의 몸에 들어간 이후로는 이야기가 조금 더 흥미진진해지기 시작하는데요. 이세근이라는 이가 조선시대에서는 가능할 것 같지 않은 성소수자로의 삶을 살아가는 모습은 낯 뜨겁지만 그만큼 빠른 스토리 진행으로 거침없이 읽어내릴 정도로 묘한 흡입력을 지닙니다.

 

?

정말 아쉬운 부분은 이렇게 흡입력 있게 읽어내려갈 즈음에 소설이 끝나버린다는 것인데요. 참신한 소재에 비해 글을 풀어내는 방식이 조금 서툴지 않은가 할 정도로 아쉬움이 남는 소설입니다. 조금만 더 다듬어서 서사를 친절히 이끌어내준다면 더 기대할 만한 소설이 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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