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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진짜 싸울 수 있는 거북선/호기심으로 완성된 역사 | 기본 카테고리 2019-06-30 1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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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진짜 싸울 수 있는 거북선

한호림 저
디자인하우스 | 2019년 0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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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기심으로 완성된 책, 진짜 싸울 수 있는 거북선입니다.

 

어마어마한 책 크기에서도 알 수 있지만, 거북선 하나만을 바라보며 완성한 정말 놀라운 호기심과 열정의 끝판왕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심혈을 기울인 책입니다.

 

물론 책이 워낙 크고 내용도 방대한 지라 읽기는 조금 힘들었어요. 그렇지만, 막연하게만 알고 있었던 우리의 소중한 유산인 거북선의 요모조모를 알 수 있는데 이 정도 수고는 들여야겠다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디자이너 한호림.

 

이 호기심 아저씨는 거북선에 대해서 정말 큰 관심을 가지고 있고 우리에게 알려주고 싶어 하는 것 같아요. 설명하는 말투로 적힌 이 책은 거북선에 대해 우리가 얼마나 알고 있는지, 지금까지 재현된 거북선들은 어떤 문제점을 가지고 있는지 차근차근 알려줍니다. 그리고 책으로 실제 전투에 쓰일 수 있는 거북선을 만들기 시작합니다.

 

거북선이라고 하면 이순신 장군이 맹활약한 임진왜란이 가장 먼저 떠오르는데요. 사실 임진왜란 말고는 거북선에 대한 언급이 되는 역사가 없어서 임진왜란 당시에만 거북선이 사용되었는 줄 알았는데, 정조 임금 때에는 42척, 고종 임금 때까지도 18척의 거북선이 있었다고 하네요.

 

조선의 마지막까지 함께 했던 거북선, 120년 전까지만 해도 거북선이 우리나라 바다에 있었는데 지금은 그 모습을 완전하게 볼 수 없다고 하니 너무 아쉽고 안타까운 일입니다.

 

현재 복원되어 있는 거북선들은 전투선인 거북선의 본 모습과는 달리 실제로 싸우기에는 불완전한 모습이라고 해요. 고증에 실패했다는 것이죠. 싸우기 위해서 만들어진 거북선인데 단순히 그 외양만 복원한 건 조금 아쉽잖아요?

 

 

 

 

 

 

 

그래서 한호림 디자이너는 이 거북선을 '진짜 싸울 수 있는'용도로 다시 만들기 시작합니다.

 

이 책의 도면과 투시도는 단순히 그린 것이 아니라 실제 비례에 맞춰 그린 것이고, 투시도 속 등장인물도 당시 남자들의 평균 키에 맞춰 디자이너 본인이 직접 주인공이 되어 사진으로 연출했다고 합니다.

 

아래 사진 속에 사람들이 보이죠?

 

그냥 그린 것이 아니라 실제 비율입니다. 저도 무심코 책을 훑어볼 때는 몰랐는데, 이 내용을 읽고 나니 책이 다시 보이더라고요.

 

 

 

 

 

 

실제로 싸울 수 있는 거북선을 고증해내는 것이 이렇게 어려운 일이라는 것을 책을 보기 전에는 미쳐 몰랐어요. 게다가 한 번도 생각해보지 못했던 거북선의 선원들의 잠자리, 식당, 화장실 등의 시설들이 어떻게 배치되어 있는지 이런 부분들은 특히나 생각하지 않잖아요? 배의 기본적인 구조에 대해서도 살펴볼 수 있어서 굉장히 유익했네요.

 

 

 

 

거북선에 대해서 얼마나 알고 계시나요?

 

이순신 장군의 명령으로 만들어져 임진왜란 당시 조선 바다를 누비며 왜군을 벌벌 떨게 한 거북선. 그 용맹함은 익히 들어서 알고 있지만, 거북선이 어떤 원리로 만들어졌는지, 어떤 방식으로 노를 젓는지, 화포는 어떤 식으로 설치되어 있는지 궁금하지 않으신가요?

 

120년 전까지만 해도 우리나라 바다에 있었던 거북선이 단 한 척도 남아 있지 않다는 사실도 안타깝지만, 개인적인 노력으로 거북선을 이렇게까지 재현해냈다는 사실이 정말 놀라운 책입니다. 그 호기심과 열정이 정말 빛나는 책이고, 거북선뿐만 아니라 선박 건조 전반에 대한 상식도 함께 알아갈 수 있어서 굉장히 유익한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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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스물 셋, 지금부터 혼자 삽니다/에세이 | 기본 카테고리 2019-06-15 2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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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스물 셋, 지금부터 혼자 삽니다

박해리 저
21세기북스 | 2019년 0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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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물 셋, 키우던 고양이를 다른 집으로 보낸 일로 가족들과 크게 싸운 저자가 그 날로 집을 나와 독립을 합니다.

가족과 싸웠다고 바로 집을 나오다니.

저로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기는 합니다만 책도 내고 유튜버로서도 어느 정도 성공을 했으니 그 날의 독립이 꼭 나쁜 것만은 아니었겠네요.

물론 책과 유튜브에는 나쁜 이야기도 좋게 풀어냈을테니 이 사람이 가진 고충은 알 수가 없겠지만, 독립을 꿈꾸는 수많은 사람들이 혹할만한 사진과 글들이 아주 많이 들어 있는 책입니다.

그래도 이 책을 읽고 나도 독립해야겠다고 무턱대고 나오지는 마세요. 저자에겐 집 보증금쯤은 기꺼이 낼 저금이 있었고, 스물 셋의 나이에도 반려견까지 보살필 능력이 있었던 것 같으니까요.

 

 

 

 

 

여행이든 어디 좋은 곳, 근사한 곳을 아무리 다녀도 며칠만 지나면 집에 가고 싶어지는 사람이 있습니다.

그 재밌던 여행도 집에 와서는 힘든 여정이었다며 '집이 최고다'를 외치는 사람.

저도 그런 편인데, 힘든 시간이 지나고 나면 그 생각은 더 커지는 것 같아요. 밖에 나가서도 항상 집에 가고 싶다, 가서 쉬고 싶다는 생각. 그러니까 집은 언제든 가서 쉴 수 있는 나의 피난처인 셈이죠.

아마 평생을 살던 집에서 다시 없을 싸움을 치른 후 빠져나온 직후일 터라 저자에게 동쪽 집은 피난처처럼 느껴졌을 것 같네요. 사는 곳을 동쪽 집이라는 애칭으로 부른다니, 어린애 같다는 생각이 들면서도 그 풋풋함에 웃음이 나오네요.

 

 

 

 

 

스물 셋에 독립해 이렇게 안정적인 삶을 사는 저자를 보니 그 나이때의 나는 어땠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내가 먹는 것이 곧 내가 된다는 말처럼 내가 사는 곳이 내가 어떤 사람인지를 보여주는 것 같습니다.

저자의 집에서 지금의 나를 돌아보는 시간을 가질 수 있는 책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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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스니커 마니아를 사로잡은 스니커 100/패션 | 기본 카테고리 2019-06-15 2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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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스니커 마니아를 사로잡은 스니커 100

고영대,국석화,김은수,김준희,오상환,오세건,유혜원,이주승,최문규,허유진 공저
21세기북스 | 2019년 0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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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발에 크게 관심이 없는 편이라 그저 사이즈가 맞고 편하기만 하면 그냥 신는 편이다.

 

그래서인지 가끔 티비 속에 신발을 모으는 사람들이 나오면 왜 신발을 저렇게 상자에 넣어서 보관하는 걸까, 신지도 않는 신발을 모으는게 무슨 의미가 있나 하는 의문이 들기도 한다. 물론 사람마다 취향이 다르고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들이 모두 다르니 그 사람들의 취미 생활을 이해하는 것 무리가 있을 것이다.

 

이해는 안 가지만 자신의 상황에 무리가지 않게 하는 취미라면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

 

그래도 항상 궁금증은 가지고 있다.

 

도대체 어떤 매력이 있길래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신발을 사 모으는 걸까?

 

 

 

 

 

 

 

 

신발도 농구도 잘 모르지만 마이클 조던만큼은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첫 번째로 소개 된 에어 조던 시카고는 기능적인 부분에만 치중하던 운동화를 패션 영역에까지 불러낸 신발이라고 합니다.

 

특히 화려한 신발을 신었다는 이유로 에어 조던 시리즈를 신었던 마이클 조던이 벌금을 물기까지 했다고 하는데요. 그만큼 파격적인 디자인의 신발을 선택한 마이클 조던. 그래서 이 신발이 지금까지 많은 사람들의 기억속에 남아 있고, 지금까지도 그 명성을 잃지 않는 것이겠죠?

 

 

 

 

 

 

 

 

깔끔한 나이키 에어 포스.

 

디자인 시리즈마다 하나하나 다 이름이 붙어 있을 정도로 애정이 가득 담겨 출시 된 시리즈들.

 

 

그리고 이 책에는 이 시리즈들마다 컬렉터 분들의 추억과 에피소드들이 있다는 것이 신기하고 참 재미있습니다.

 

 

 

 

 

 

 

다른 신발들은 처음 보는 디자인도 있고, 잘 모르지만 42번째로 소개 된 신발만큼은 익숙하고 한 눈에 알아볼 수 있었는데요.

 

만화 슬램덩크 보셨나요?

 

'검정과 빨강, 북산의 색이지'

 

이 명대사를 날리며 웃음을 줬던 시리즈.

 

이 에어 조던 브레드는 강백호의 첫 농구화입니다. 일반 운동화만 신고 농구를 하던 백호가 처음으로 농구화를 사러 갔던 날, 농구 마니아이기도 한 주인아저씨가 소장하고 있던 바로 그 운동화죠.

 

그 많은 스니커 중에 정말 고심해서 골랐을 100가지 중에 제가 어릴적부터 알고 있는 이 시리즈가 들어가 있다는 사실이 흥미롭고, 그래서인지 더 자세하게 읽게 되네요.

 

 

 

스니커에 관심이 없던 저도 빠져들 수 밖에 없는 스니커 마니아를 사로잡은 스니커 100.

 

열 명의 컬렉터가 엄선한 100가지 인생 슈즈. 저처럼 수집에 문외한인 사람도 즐겁게 읽을 수 있는 책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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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통층탈출 혼자서 하는 도수치료 홈 클리닉/건강 | 기본 카테고리 2019-06-12 0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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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통증탈출

고태욱 저
청년정신 | 2019년 0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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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긋지긋한 통증탈출.

오랜 시간 동안 물리치료사로 일해 온 이 책의 저자가 말하길, 통증으로 도수치료를 받으러 오는 사람들의 연령층이 점점 낮아지고 있다고 합니다. 저도 그럴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예를 들어 오십견이라는 것도 예전에는 오십 대가 되어 생기는 어깨 통증이라고 해서 이름 붙여진 것이지만 요즘은 2,30대에도 많이 나타나는 질병 중 하나죠.

저 역시 하루 8시간의 근무 시간 중 대부분의 시간을 책상에 앉아서 생활하다 보니 어깨, 허리 통증에서 자유로울 수가 없는 상황인데요.

그래서 책의 제목인 '혼자서 하는 도수치료 홈 클리닉'이라는 제목을 보자마자 꼭 읽고 싶어졌어요. 아마, 이 제목의 책을 지나치지 못할 분들이 많을 것이라 생각이 듭니다.

 

 

 

 

 

 

 

책은 총 세 가지 주제로 되어 있어요.

첫 번째 챕터에서는 몸의 통증이 왜 일어나는지, 몸의 구조에 대해서 다루고 있고, 두 번째 챕터는 몸 상태를 알아보는 셀프진단법과 스트레칭, 그리고 마지막 세 번째 챕터에서 혼자서 하는 도수치료에 대해서 설명하고 있습니다.

사실 바로 도수치료법에 대해서 알려줄 거라고 생각했는데, 뜬금없이 이론적인 부분부터.. 그것도 책의 거의 절반가량의 분량을 통증 이론에 할애하고 있어서 조금 실망했는데요. 그렇지만, 이론이라고 해서 딱딱하게 느껴지지 않고, 오히려 내 통증이 어디에서 오는지에 대해서 쉽게 풀어놔서 이해하기가 쉬웠어요. 어렵지 않고 부담 없이 술술 읽어보시면 좋을 것 같은 내용입니다.

 

 

 

 

 

 

특히 근막 이완에 관해서는 몇 년 전부터 관심이 있었는데요.

근막이 점점 딱딱해져서 결국에는 뇌까지 영향을 미친다는 부분은 조금 겁이 나더라구요.

책에 쓰인 것처럼 결국 우리 몸을 제어하는 것은 뇌인데, 신체의 작은 부분부터 딱딱하게 굳어지면 결국 뇌까지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는 일인데.. 이전에는 왜 통증과 뇌 건강을 연관 지어 생각해보지 않았는지..

 

폼롤러부터 공까지 근막 이완을 도와주는 다양한 도구들.

폼롤러까지는 아니더라도 땅콩볼, 테니스볼 정도는 쉽게 구할 수 있고 가격도 크게 비싸지 않기 때문에 하나쯤 구비하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폼롤러로 처음 근막이완 스트레칭을 하면.. 몸이 정말 내 몸이 아니라는 것을 느끼게 될지도 모릅니다. 갑자기 하려고 하지 마세요. 천천히 몸이 망가진 시간만큼 오랫동안 다시 몸을 천천히 풀어줘야 합니다.

책에서는 스펀지를 예로 들었는데요. 오랜 시간 동안 메말라있던 스펀지를 물에 담그면, 바로 물이 스며들지 않고 스펀지가 물에 떠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이 스펀지가 다시 물을 빨아들이는 데는 꽤 오랜 시간이 걸리는데요.

우리 몸도 마찬가지입니다. 오랜 시간 동안 뻣뻣해진 근막을 되돌리려면 그만큼 많은 시간이 걸릴 테니 지금이라도 천천히 시작하는 것이 가장 중요할 것 같아요.

마지막 챕터인 도수치료는 사실 대단한 기법을 알려주지는 않습니다. 몸의 균형을 맞추고, 통증을 줄이는데 가장 중요한 것은 평상시의 우리 자세라는 것을 책을 읽어보면 알 수 있으리라 생각됩니다.

우리 몸은 엄살을 부리지 않는다, 견딜 수 있을 때까지 견디다 통증이라는 신호를 보낸다.

우리 몸은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어서 어느 하나의 문제가 아니라 몸 전체를 두루 살펴야 한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 것이 가장 큰 수확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평소에 통증으로 고생하시는 분이라면 이 책이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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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소설 한자와 나오키 1 : 당한 만큼 갚아준다 | 기본 카테고리 2019-06-03 2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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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한자와 나오키 1

이케이도 준 저/이선희 역
인플루엔셜 | 2019년 0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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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로는 소설이나 드라마에 나오는 일들보다 현실이 더 무서울 때가 있습니다.

 

그러나 매일 뉴스에 나오는 강력사건이나 인재에 가까운 대형사고들. 그 사건 사고를 보면서도 두려움에 떨지 않는 이유는 어쩌면 '사건 사고는 남의 일'과 같은 사고방식의 영향도 있지 않을까요. 만일 그 뉴스 속 사건 사고가 자신의 일이라면, 당장은 내 일이 아니더라도 언젠가 꼭 나에게 닥칠 가능성이 있는 일이라면 어떨까요? 그때는 아마 사건을 보는 시선부터 달라질 것입니다.

 

며칠 전 본 또 다른 뉴스에서는 손해 보기 싫어하는 세대에 관한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남들보다 손해 보기 싫다, 나만 당할 수는 없다. 모든 것이 공평하게 주어진다면 생각하지 않아도 될 문제인데, 우리 사회에도 늘 불공정함이 함께 하기 때문에 이런 말들이 나오는 것이겠죠.

 

 

부정, 부패, 부당함을 달고 사는 일상에서 발견한 한자와 나오키. 소설이 가지는 의미 그 이상의 것이 이 책에 들어 있습니다.

 

 

 

 

 

 

 

소설 속 주인공 한자와 나오키는 일본의 버블 경제를 거쳐 혹독한 금융계를 헤쳐 나온 은행원입니다.

 

 

버블 경제, 잃어버린 10년.

 

어쩌면 우리나라도 일본과 같은 문제를 겪고 있기 때문에 한자와가 처한 상황에 절로 관심이 갈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게다가 한자와가 석연치 않게 생각했던 대출 건이 대출 시행 5개월 만에 회수가 불가능한 채권으로 판명된 절박한 상황과, 이 상황을 모면하기 위해 한자와에게 '꼬리 자르기'를 시전하는 상사의 모습에서 답답함과 분노를 느끼는 직장인들이 많으리라 생각됩니다.

 

 

 

 

"애초에 분식회계를 간파하지 못했다니! 창피해서 본부에 보고할 수가 없잖아! 이걸 어떻게 설명하란 건가? 자네를 믿었기에 융자를 통과시킨 거야!"

"저를 믿어서 대출을 통과시켰다고요......?"

한자와가 어이없는 얼굴로 물었다.

"당연하지!"

에지마는 시뻘겋게 달아오른 얼굴로 한자와를 노려보았다.

한자와는 처음부터 서부오사카철강이라는 회사와 거래를 하고 싶지 않았다. 아사노가 대출해주겠다고 약속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었지만, 본래라면 관계를 끊고 싶었다.

그런데 긴급 대출로 품의를 올리고, 억지로 본부의 승인을 받아냈다.

우수지점 표창을 노린 아사노의 폭주였다.

한자와 나오키 1 p.31

 

 

주인공인 한자와를 믿고 대출을 실행했다는 말.

 

그 말을 듣고 있는 한자와도, 책을 읽고 있는 나도 어이가 없어서 코웃음이 나올 지경인데요.

 

 

듣고 있으면 어딘지 모르게 화가 치밀어 오르는 말.

 

소위 말하는 '갑질'을 당하지 않고 사는 사람이 어디 있을까요. 한자와가 처한 상황에 우리가 유독 공감이 되는 것은 한자와의 일이 곧 나의 일이기 때문일 것입니다. 멀리 있는 사건 사고가 아니라 당장 내가 당하는 일이기에 더 이상 두고 볼 수만은 없는 것이죠.

 

 

생각해보면 상사로부터의 갑질은 자연재해 같은 사건사고보다 훨씬 더 무서운 일일 수도 있습니다. 홍수는 여름에 나고, 폭설은 겨울에 내리지만 갑질은 1년 365일 24시간 언제 어디서고 일어나 수 있기 때문이죠. 이런 갑질이 견디기 힘든 가장 큰 이유는 억울하기 때문인데요. 딱히 이유가 있는 것도 아니고, 내가 원인 제공을 한 것도 아닌데 모든 책임과 결과가 내 잘못으로 끝나고 마는 경우가 많죠. 그리고 회사생활에서의 귀책은 학교에서처럼 벌을 받고 끝난다, 점수가 깎인다로 끝나는 것이 아닙니다. 잘못하면 '밥 줄'이 끊기는 사태까지 초래하게 되니 힘들어도 참고 견디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지금 한자와도 딱 그런 위치에 놓여 있습니다. 손해액은 5억 엔. 우리 돈으로 50억 원쯤 되는 돈이 한자와의 판단에 의해 날아갔습니다. 심지어 그 5억 엔을 빌려 간 회사는 분식회계를 일삼는 회사로, 조금만 더 검토했으면 쉽게 알아차렸으리라는 불명예스러운 이야기까지 나도는 상황입니다.

 

 

 

만일 당신이 한자와라면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정말 다행스럽게도 이 책, 한자와 나오키에는 소위 말하는 고구마 같은 일은 없습니다.

 

 

당한 만큼 갚아준다.

 

네. 한자와는 정말 그렇게 합니다.

 

 

 

 

 

 

 

눈에는 눈, 이에는 이.

 

한자와 나오키는 인간 함무라비 법전 같은 사람입니다.

 

 

분식회계를 일삼은 서부오사카철강으로부터 5억 엔을 회수하고 사내의 부정을 잡아내기까지, 초반의 담담한 어조와는 대비될 정도로 느리지만 거세게 한자와는 몰아칩니다.

 

 

첫 번째 한자와 나오키를 읽었을 때는 이런 통쾌함이 있을 수 있을까 하는 생각에 얼른 다음 권도 읽고 싶어졌습니다. 소위 말하는 사이다 같은 한자와의 말과 행동은 '과연 나라면 저 상황에서 한자와처럼 행동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은 물론, 대리만족까지 느껴지는 것 같았습니다.

그렇지만, 한자와 나오키라는 소설이 독자로 하여금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하고, 동명의 드라마도 공전의 히트를 기록할 수 있었던 배경에 대해 생각해보면 어쩐지 씁쓸한 기분입니다.

 

'눈에는 눈, 이에는 이' 한자와를 가장 잘 표현해주는 이 문장을 처음 들었을 때, 아니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너무 잔인한 말이라는 생각을 했었기 때문이죠.

 

 

당한 만큼 갚아준다는 말. 나만 손해 보기 싫다는 말. 이제 우리 사회에 뿌리 깊게 내려앉은 부정, 부패, 불공정함을 생각해보면 당연한 말일지도 모릅니다. 그렇지만 실제로 그것을 실행할 수 있는 사람은 얼마 되지 않죠.

힘이 없어서, 여기 아니면 갈 데가 없어서, 상대하기 싫어서. 저마다의 이유로 그저 참고 있을 뿐 한자와처럼 말하고 행동하기는 참 어려운 일입니다. 어설프게 대항했다가는 회사가 아니라 동료들에게마저 냉소를 받을지도 모르는 일입니다.

 

 

그런 면에 있어서 한자와 나오키는 처음 읽을 때는 통쾌한 복수극이었다가, 두 번째 읽을 때는 미스터리극이었다가. 마지막에는 판타지로 끝나는 소설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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