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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이 들지 않은 남편, 초보아빠의 육아일기, 완전판 | 리뷰카테고리 2017-07-31 2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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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스틸 보이 STILL BOY

SE OK 저
MY | 2017년 0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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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상품을 구매하면, 리뷰등록자에게 상품판매대금의 3%가 적립됩니다. (상품당 최대 적립금액 1,000원) 애드온 2 안내

웹툰 못 알아보기 신공이 또 발현되었다.
매일 뭔가 챙겨 본다는 것이 너무 어렵다. 나도 나이가 들었나보다.
웹에서 공짜로 볼 수 있는데 꼭 책으로 이렇게 만난다.
그런데, 그게 꼭 나쁘지만은 않다는거지.
일단 검증된 작품을 만날 수 있으므로 시간과 노력이 절약이 되고,
이렇게 양장본으로 아름답게 책이 나오면, 소장가치도 있으니까 말이다.

스틸보이. 스테인레스 스틸? 영어를 자세히보니(요즘은 이런 단순한 글자도 자세히 봐야한다)
아직은 소년이라는 뜻인가. 애아빠인 것 같은데 나처럼 철이 안 드나보구만.
네이버 맘 키즈 섹션에서 연재되었다는 화제의 포스트.
솜씨가 그럴듯 해 직업이 무언가 했더니 패션 그래픽 디자이너이자 일러스트레이터란다.
그래서 책도 이렇게 멋스럽게 만들었구만. 으흠!

스토리는 딸아이의 임신에서부터 육아휴직에서의 복직까지의 기간을 다룬다.
위로는 아들이 하나 있는 듯 하고, ㅎㅎ
터울이 별로 없는 두 아이를 키우는 것은 쉽지가 않지.
일반적인 만화라고 보기는 어렵고 하나의 컷에 해시태그를 달아 하고 싶은 말을 쓰고 있다.
어떻게 보면 특별할 것도 없는 육아일기를 이렇게 열심히 그리고
또 많은 엄마들이 공감을 보낸 이유가 무엇일까?

나도 아이를 키우며 배우고 성장하고 있다. 아이가 첫 걸음마를 떼던 날처럼 나도 한 걸음씩 천천히 나아가고 있다. 아이가 꿈을 꾸듯 나도 꿈을 꾸며,
아이에게 모든 것이 완벽하지 않아도 되고 완벽하려고 노력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해주듯 나 스스로에게도 말해주고 싶다.
여전히 하고픈 것도 많고 꿈도 가득한 소년이 내 안에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게 나만은 아닐 거라고 생각한다. 취업 준비로 힘겨울 취준생도,
졸음을 참아가며 일하는 직장인에도, 전투 육아에 여념이 없을
엄마, 아빠들도 저마다 가슴속에는 꿈 많은 소년 소녀가 살고 있지 않을까? 세상은 우리에게 이미 어른이라고 말하고 세상의 기준을 들이대지만,
사실 우리는 여전히 성장하고 있는 어른아이가 아닐까?

제목이 스틸 보이인 데는 이런 이유가 있었다.
아이를 키우며 함께 자라고 있는 부모.
그리고 아직도 여전히 소년과 소녀를 가슴 속에 간직한 그들의 이야기를 그려내겠다는 
포부가 있었던 모양이다.

벌써 아이들이 꽤 자랐지만,
그래그래 하고 공감할 수 있는 내용은 정말 많았다.

큰 아이는 무척 예민한 아이였다.
잠을 잘 자지 못했고, 잘 먹지도 않아 걱정을 많이 하게 했다.
잠을 재우려면 바운서도 써야했고,
포대기로 업고 한시간씩 동요도 불러줘야했다.
그렇게 겨우 재웠더라도 다시 바닥에 눕히는 것도 일.
저자가 말했듯이 등에 센서라도 달린듯
눕히기만 하면 잠을 깨는통에 살짝 내려놓는 것은 상당한 기술이 필요했고,
집은 고요함을 유지해야했다.
"MUTE 등 센서" 그림을 보면
문지방에 발을 찧고서도 소리를 못 지르는 아빠의 모습이 보인다.
상황은 좀 다르지만,
딱 아이가 100일이 되었을때 월드컵이 열렸다.
아이를 겨우 재우고 난 후 소리도 못 올리고 텔레비전으로 중계를 보는데
그 유명한 승부차기 장면이 나왔다.
홍명보 선수가 승부차기를 성공하고
그동안 한번도 보여주지 않았던 환한 미소를 띠며 그라운드를 달려올 때
온 국민이 소리지르며 기뻐할 때
우리는 묵음으로 기뻐해야만 했던 기억이 있다.

당해보지 않으면 모르는 일들이 좀 있다.
아이들이 잘 노는 놀이기구 중에 볼풀이 있다.
나는 아무 생각 없이 볼풀을 사서 친정으로 배송시켰는데
부모님이 우리는 감당이 안 되니 집으로 가져 가라는 것이었다.
집에 가져와 놀게 하려고 보니 우선 씻어야했다.
꺼내놓으니 욕조 가득 볼이 넘쳤는데 공이 가볍다보니 물 위로 둥둥 떠서 그런것이었다.
겨우 씻고 헹궈서 말리는데 참 그런 일이 없었다.
아이가 즐거워하며 놀아서 뿌듯했는데
집안 온 구석구석에 볼풀이 굴러다녔다.
아무리 도로 갖다넣어도 넣어도 끝이 없었다.
저자가 하루에 10개씩 숨기겠다고 하는 말이 정말 이해가 된다.

소년의 감성을 지닌 아빠의 육아일기
<STILL BOY>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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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육지 촌 부부 제주에서 내 집 짓고 살기』 서평단 모집 | 포스트스크랩 2017-07-31 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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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어클럽


육지 촌 부부 제주에서 내 집 짓고 살기

최보윤 저,사진
더블엔 | 2017년 08월


안녕하세요, 리벼C입니다.
『육지 촌 부부 제주에서 내 집 짓고 살기』 서평단을 모집합니다.

신청 기간 : ~8월 7일(월) 24:00
모집 인원 : 10명 
발표 : 8월 8일


신청 방법 : 댓글로 신청


펜션 13보름이 탄생하기까지 13개월 15일의 막노동 일기이자, 

집 짓는 동안, 그리고 집 지은 후, 제주생활의 행복달달한 기록


미대를 졸업한 부부가 제주에 내려가 직접 집을 지었다. 시작은 우연을 가장한 운명처럼 다가왔다. 입시학원과 미대입시 관련 일을 하며 “이렇게 돈만 벌다 죽겠구나” 싶을 즈음, 처음으로 ‘제주’를 만났다. 아내 35세, 남편 40세 때 일이었다. 난생 처음 ‘내 손’으로 직접 ‘내 집’을 짓기로 결심하고, 난생 처음 ‘땅’을 보러 다녔고, 집 짓는 동안 살 집을 년세로 계약했다. 눈물나고 어려울 때마다 주변 친구들과 공사업체 관계자들이 도와주었고, 1년 넘게 고생을 하며 육체노동의 신성함도 알게 되었다. 남편과 24시간을 붙어 있다 보니 끈끈한 전우애? 같은 것도 생겼다.


가장 중요하고도 어려운 “뭐 해먹고 살지?” 고민의 결과물은 [펜션 13보름]으로 탄생했고, 13개월 보름 동안 부부의 막노동기는 책 한 권으로 탈바꿈했다. 다행히도 제주는 봐도봐도 새로운 매력을 선사해주어 육지에서의 삶에 비할 바 없이 행복하게 살고 있다.


---


* 리뷰 작성 최소 분량은 800자로, 800자 이하로 리뷰를 작성해 주시면 다음 선정에 불이익이 있을 수 있습니다. (그림책, 이미지 중심 책은 이미지 1장 이상 500자 이상)

* 수령일로부터 2주일 이내 리뷰를 작성해주십시오.

예스24 리뷰어클럽에서 제공받은 상품인 만큼, 다른 서점 블로그에 똑같은 리뷰를 올리는 걸 금합니다. 발견 시, 앞으로 서평단 선정에 불이익이 있을 수 있습니다. 다른 포털 블로그 및 카페는 적극 올려주시되, 올리실 때도 원문 출처를 꼭 예스 블로그로 밝혀 주셔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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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을 생각하는 나만의 휴식 시간 | 리뷰카테고리 2017-07-30 2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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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차의 시간

마스다 미리 글,그림/권남희 역
이봄 | 2017년 0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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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 총액을 보고 가끔 이해가 안 될 때가 있어 내역을 본다.
꼼꼼히 사는 스타일이 아니지만 내가 예상했던 금액을 훨씬 뛰어 넘을 때는 
확인을 해보는데 거의 "커피숍"이나 "맥도날드"에서 쓴 금액 덕분이다.

1년 전만해도 이정도로 많이 다니지는 않았던 것 같은데
아이들이 학원을 다니면서 금액이 수직상승했다.
매일 아이들을 픽업해야하니 날이 덥거나 추울 때면
커피숍이나 맥도날드에 가서 기다리게 되었기 때문이다.

조금 줄여야지 하는데 정말 요즘은 덥다. 
날씨가 괜찮을 때는 학원 앞에서 기다리고 나오면 간단한 간식거리를 사오거나
아니면 집에 미리 준비해두곤 하는데
한달 전 부터는 그냥 포기. 안에서 기다린다. 나의 친구 에어컨~

이런저런 이유가 있겠지만 이젠 밥집보다 많은 커피숍에서 많은 일을 하게 된다.
사람도 만나고, 한 몇년 전부터는 혼자도 잘 간다.
평일 낮의 서면 스타벅스를 찾았다가
독서실을 온 듯 해서 놀란 적도 있었는데, 그정도로 커피숍이라는 공간은 달라졌다.
사람을 만나기 위해 갔던 장소에서
이젠 다양한 필요에 의해서 가는 것 같다.

우선 커피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하루에 한두잔 마시지 않는 사람이 별로 없다.
그리고 디저트 카페가 많이 생기면서 디저트를 먹기 위해 찾기도 한다.
또한 마지막으로 자신만의 시간을 갖기 위해서다.
이 이유로 찾다보니 혼자 가는 것이 이상하지 않다.
가서 일도 하고, 책도 읽고, 누군가를 기다리기도 하고,
시간을 그냥 떼우기도 하면서 차를 마신다.
차의 시간은 그렇게 많은 변화를 거치고 있다.

마스다 미리의 책을 계속 좋아하기는 하지만
사는 것은 어쩐지 이젠 조금 주저하게 된다.
책이 너무 많아서 그렇기도 하고, 너무 많이 사고 읽어서
약간 양심의 가책이 된다고나 할까.
그래서 최근에 나온 몇 권의 책 중에 이 책을 골라 보았다.
제목에 "차"가 들어간 마스다 미리의 책이라니. 아놔.

나이들지 않는 그녀. 여전히 많은 사람들을 만나며 많은 찻집을 찾는다.
 늘 부러운 것은 맛있는 디저트가 많다는 것.
일정 금액을 내면 디저트를 마음껏 먹을 수 있는 디저트 뷔페 같은 것.
계절한정 디저트들은 만화를 보는 나에게 고문이다.
"나에게 주는 선물"이라든가 "나를 위한 시간"이라는
낯간지러운 표현을 써가며 애써
감추려고 할만큼
금액은 약간 고가인 듯 한데 그래도 부럽다.

그녀는 한국의 차 문화에 대해서도 소개했는데,
몇 년 전 출판을 기념해 한국에 왔을 때 겪었던 일이다.
한국에서 디저트를 사람 수대로 시키지 않고
여러 가지 주문해서 같이 먹는 것이 특이해 보였다고 한다.
밥먹은 후 배도 부른데
커피와 디저트를 하나씩 시키면 너무 배부르지 않냐는 한국사람의 입장도
이해가 된다고는 했지만
일본사람들에게는 또 일본사람들의 입장이 있겠지.
디저트 하나를 가운데 두고 먹게 되면
아무리 친한 사람들끼리라도 체면치례때문인지
늘 그 작은 조각케이크가 남게 된다는 건 안 비밀!

그녀의 책을 읽다보면 특별한 것은 없지만
사소한 부분을 잘 포착해 솔직하게 그려낸 부분에서
가장 많은 공감을 하는 것 같다.
커피숍에 가면 늘 좋아하는 자리가 있다든가,
슬쩍슬쩍 옆사람의 대화를 엿듣는다든가,
계산할 때 슬쩍 누군가 끼어들었을 때 기분이 되게 나쁜데 한마디도 못한다든가.
뭐 그런 사소한 것들 있지 않은가.
그런 매력에 심심한 그림체의 그녀의 책을 계속 읽게 되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여전히 공감 백배, 마스다 미리의 새 책,
<차의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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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줄평]차의 시간 | 리뷰카테고리 2017-07-30 2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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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하는 차 얘기, 디저트 얘기, 커피숍 얘기에 시간 가는 줄 모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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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식 없는, 민낯의 여행이란 | 리뷰카테고리 2017-07-29 2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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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여행이라는 참 이상한 일

한수희 저
인디고(글담) | 2017년 0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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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을 떠날 용기가 없어서 늘 여행책자만 읽고 있다.
그렇게라도 하면 좋다. 하지만 점점 자세하게 여행지를 소개한 여행책보다는
여행지에서 느끼는 감정, 만난 사람들을 이야기한 책이 훨씬 좋다.
가보지 않은 사람들에게 아무리 그 장소가 아름답다고 해도 그게 얼마나 전달될까.
여행책자의 한계가 아닐까 싶다.

저자의 전작 <온전히 나답게>라는 책을 읽어보지는 못했다.
워낙 많은 사람들이 읽어서 그런지, 나까지 읽고싶지는 않았다.
저자도 잘 모르는 사람.
그녀의 다음 책을 읽게될 줄 알았다면 그 책도 읽어볼 걸.

저자 한수희는 대학에서 영화를 전공하고 기자생활을 했다고 한다.
책에서는 동년배인가 했는데, 78년생.
뭔가 전체적으로 성숙한 느낌이랄까. 본인은 계속 철이 안 들었다고 우기지만 말이다.
책 제목처럼 이 책은 좀 특별한 여행책이다.
여행지에 대한 이야기보다, 제목처럼 여행지에서 느끼는 솔직한 이야기들을 써두었다.
여행을 떠나고 싶어서 그렇게 소원을 하고 설레다가
떠나는 순간부터 불편함을 느끼고, 어느 순간부터는 집으로 돌아가고 싶은 마음이 들고,
돌아온 순간 좀 더 즐기고 돌아올껄 후회를 하는 그런 심정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여행의 설렘만 기억하려하고
남들에게는 되도록 좋았던 기억만 말하려한다.

신혼여행부터 업무상 여행, 자유여행, 엄마와의 여행, 아이들과의 여행까지
그녀가 떠난 여행은 정말 다양하다.
그런 다양한 여행 속에서 바보같은 일을 하기도 하고,
낯선 모습을 발견하기도 한다.
그런 그녀가 여행을 통해 깨달은 것은 무엇이었을까?

그런 내가 그간의 여행들을 통해 깨달은 것은 이런 것이다.
나는 여행을 하는 것보다 여행을 하는 나를 더 좋아한다.
여행의 계획을 짜고 짐을 꾸려 새벽녘에 집을 떠나 공항의 대합실에 앉아
비싼 커피를 마시며 창밖의 비행기들을 바라보는 나를 좋아한다.
가본 적 없는 도시를 향해 출발하거나 그런 도시에서 막 도착한
비행기들을 바라보는 나를 좋아한다. 이제 곧 미지의 세계를 향해 떠날
나를 좋아한다. 나는 그런 나를 여행보다 더 좋아한다.

여행은 인생을 닮았다.
계획한 대로 되는 일이 없고, 아는 대로 실현되는 것이 없다.
버너와 코펠을 가지고 가라는 아버지의 말을 귓등으로 흘려들었던 그녀였지만
절대 하지 않을거라 생각했던 일을 하고야 만다.

코펠과 버너와 부탄가스를 챙기지 않고 결국 전기포트를 사서 한국 라면을 끓여 먹다니, 참 이상한 일이다. 가이드북에서 한 페이지를 할애한 보석
사기를 가이드북에 나온 그대로 당하다니, 참 이상한 일이다. 고향이 아닌
곳에서 고향의 느낌을 받으러 그 먼 길을 가다니, 참 이상한 일이다.

여행은 참 이상한 일이고, 그 이상한 일을 하기 위해서 매번 짐을 꾸린다.

결혼준비를 하면서 그냥 많이 지쳤나보다.
남들은 공을 들여 계획하는 신혼여행을 나는 그냥 남의 손에 맡겼다.
1주일을 비우기 위해 밤샘 근무를 했던 신랑은 개발중이었던 리조트라
딱히 갈만한 곳이 없었던 신혼여행지에서 24시간 잠만 잤다.
그래서 나도 신혼여행을 좀 더 계획성 있게 못 간 것을 후회한다.
이후 가족여행따위는 갈 수 없었기 때문에.

지금 와서 가장 후회되는 일이 있다면, 신혼여행으로 유럽에 가지 않은 
것이다. 그때는 몰랐다. 내가 최소 15년은 딸린 자식 때문에 길고 
호사스러운 여행을 하지 못하리라는 것을. 언젠가는 내 무릎도 더는 
버티지 못할 날이 오리라는 것을. 더 이상 이 남자가 콧구멍을 
벌름거리기만 해도 숨이 넘어가게 웃지 않으리라는 것을 더 이상 이 
남자를 낭만적인 눈길로 바라볼 일이 없을 것이라는 것을. 
우리 앞에는 이제 내리막길만이 이어지리라는 것을.
대체 우리가 무엇을 알겠는가.

왜 우리는 여행을 가면 부지런히 움직여야 한다고 생각할까?
빡빡하게 스케줄을 짜서 움직이지 않으면 돈이 아깝다고 생각할까?
왜 여행을 간 것인지 다들 잊고 있는 것은 아닐까?

여행을 할 때 나는 거의 누워 있다.
어딜 잘 가지도 않고 뭘 잘 하지도 않는다.
그저 적당한 장소를 찾아 눕거나 널브러져 있다.
누워서 맥주를 홀짝거리면서
음악을 듣거나 책을 읽거나 한다.
한번 누우면 잘 일어나지 않는다.
어쩌면 그게 내가 여행에서 배운 전부인지도 모른다.

누울 줄 아는 것.
누워 있는 데 죄책감을 느끼지 않는 것.

예전에 고등학교 때, <지도에 없는 나라>라는 책을 읽었다.

그렇고 그런 하이틴소설이라고 할 수도 있는데,
지도를 펼쳐놓고 꿈꾸던 여자를 엄마로 둔 고등학생의 이야기였다.
지도를 품고 사는 엄마는 훌쩍 떠나버렸고, 그 고등학생은 혼자 남았다가
다시 돌아온 엄마를 받아들일까 말까 고민하던 그런 내용이었던 것 같다.
하지만 우리는 안다. 지도를 품고 살면 떠날 수는 있지만,
그 지도대로 살 수는 없음을.

실제의 세상은 지도나 약도 속의 세상과는 달랐다.
그것은 처음 우에노 역 출입구를 빠져나왔을 때
맞닥뜨린 풍경과 비슷한 곳이었다.
아무리 약도 속 경로를 유심히 들여다보았어도,
'출입구를 나와 직진한 후 우회전해서 다시 직진,
그리고 왼쪽'이라 수십 번을 외웠어도,
실제의 길은 그렇게 단순하지가 않다.

그 길을 가기 위해서 나는 그 길 위의 수많은 것들에
상처받지 않고, 놀라지 않고, 번뇌하지 않고,
의연하게 통과해야만 했다.
그럴 때 깨달음과 교훈 같은 건 중요하지 않은 건지도 몰랐다.

책의 말미에 그녀는 다시 여행을 규정한다.
여행이란. 돌아올 곳을 정해놓고 떠나는 것이란걸.
다시 돌아오기 위해 떠나는 것이라는 것을.

그러다 나는 문득 깨닫는다. 나는 그 모든 익숙한 것들로부터
떠나고 싶어서 떠난 것이고, 낯선 나라에서 죽도록 고생을 한 후에
이제 그 모든 익숙한 것들에게로 다시 돌아가려는 것이구나.
어쩌면 그것이 바로 여행이라는 것이겠구나.

가식 없는 여행, 민낯의 여행을 만날 수 있는 책,
<여행이라는 참 이상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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