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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럴 땐 이런 책, 아주 사적인 북테라피 | 기본 카테고리 2020-12-27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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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실례지만, 이 책이 시급합니다

이수은 저
민음사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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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놓은 책도 다 읽지 못해 허덕이고 있기 때문에

굳이 책소개를 하는 책은 더 이상 사지 않겠다고 다짐했는데

사실 이 책의 제목을 보고 그냥 넘기기가 힘들었다.

<실례지만, 이 책이 시급합니다>

시급하단다. 그런데 어찌 안 읽어드릴 수가.

게다가 장강명 작가가 여태껏 읽었떤 독서 에세이 중 가장 유쾌한 책이라며

추천을 했다니 아주 궁금했다.

 

저자의 이름은 낯설다.

출판일을 하는 사람이라고 한다.

좀 더 자세히 알아보니 편집자로 20년 이상 일해온 베테랑 편집자이자 번역가라고.

그래서인가. 또 내가 제목만 많이 들어본 책이라든가,

책 제목도 안 들어본 책을 추천해주신다.

가슴이 아팠다. 내가 읽었던 책들은 별로 시급하지 않았던게야.

왜 그런 책들만 읽었던거지 흑.

 

사실 처음에 이책을 펼쳤을 때는 좀 따분했다.

언제 읽으면 좋은 책 하면서 두세권을 소개하는 형식도 크게 다르지 않았기 때문이다.

좀 두었다가 나중에 읽을까 하는 유혹을 뿌리치고 조금 더 읽다가

어느 순간 "아이고, 이렇게 글을 쓰다니, 나는 책 쓰면 안되겠다"라는 마음이 들었다.

읽었던 책은 그렇게 많지 않아 공감포인트는 줄었지만

그녀의 글쓰는 솜씨에 감탄하며 읽었던 것 같다.

 

스스로에게 실망스럽기만 한 날에는 포의 소설들을 읽으면서 두려움에 익숙해져 보자. 이게 신기하게도, 용기가 콸콸 샘솟는 건 아닌데 뭐가 됐든 덜 겁내게는 된다. 너무 자명하니까 포기하게 되는 일종의 후련함이랄까. 안 될 일이라면 어떻게 해도 안 될 것이고, 또 무슨 일인가는 피할 도리 없이 나에게로 움직여 오고 있을 것이다. 그러므로 구원의 손길을 부질없이 바라느니, 불행이 오는 때를 알지 못함에 감사하며 지금을 살겠다.

 

자신에게 너무 실망한 날엔 어떤 책을 읽어도 위로가 안 될 수 있다.

특이하게 저자는 애드거 앨런 포의 작품을 추천한다.

내 앞에 어떤 인생이 다가올 지 알 수 없기에, 그 두려움에 익숙해보자는 의미란다.

 

명절은 흩어져 있던 가족 구성원들이 모여 긴 시간을 함께 보냄으로써 각자의 결함 욕망 한계가 폭로되고 부딪히는 날이다. 우리가 겨우 이런 정도의 사람들이라는 것을 때로 타인보다 더 어려운 식구들에게 낱낱이 들키는 날인 것이다. 그러나 가족은 제도나 규범, 또는 개인의 의지만으로 쉽사리 해체할 수 없는 인간 사회의 기본 단위다. 그러므로 특히 당신이 아버지라면 남편이라면 아들이라면, 명절에 <자기만의 방>을 읽고 자식에게 아내에게 부모에게 그리고 무엇보다 자기 자신에게 더 노력할 기회를 주었으면 좋겠다.

 

저자의 특이한 책 추천은 명절에 읽을 책에서도 나타난다.

명절에 책을 읽을 수 있는 상황이라면 꽤 근사한 상황이다.

보통은 어디론가 이동하고, 이동한 낯선 곳에서 낯선 사람들과 대량의 음식을 만드는

심리적 육체적, 심지어 경제적인 부담까지 느끼는 일들을 하게 된다.

그래서 저자는 명절용 도서를 연령, 성별, 결혼 여부에 따라 달라진다고 했다.

모든 상황을 이성에 의해 감수해야하는 여성들에게는 <논어>,

남성들에게 <자기만의 방>을 권하는 패기를 보라.

페미소설로 알려져 많은 남성들이 제목만 들어도 진저리를 칠 이 책을 명절에 읽으라 권하다니.

하지만 내용을 자세히 읽어보면 꽤 그럴듯 하다.

 

밤에 해야 즐거운 것들이 확실히 있다. 산책이건 왈츠건 심야 영화건, 각자 좋아하는 밤의 활동들을 하고 살려면 까짓것, 잠 좀 덜 자면 된다. 잠이 삶의 일부인 건 맞지만 인생의 목적이 잠은 아니니까. "잠을 깊게 자지 못한 것에 대해 너무 요란 떨지 마라. 불면증은 매우 불쾌한 것이지만 단기적일 경우 건강에 위험하지는 않다"라고 전문가 선생님도 말씀하신다.

 

지난주부터 건강을 생각한다는 의미로 11시 전에 잠자리에 들고 있다.

아이들이 학원에서 돌아오는 시간이 11시가 넘는바람에 본의 아니게 항상 12시 넘어 잠이 들다보니 늘 잠이 모자란다는 생각을 했다.

거기다 늦은 퇴근이 가져오는 "개인시간"을 잠을 줄여가며 채우던 터라 취침시간은 계속 늦어졌다.

코로나19의 확산으로 학원은 9시까지로 변경되었고,

조금 빨라진 퇴근과 아이들의 빠른 귀가 덕분에 비슷한 개인시간을 가지고서도 잠을 일찍 잘 수 있어 코로나19 덕을 보는 일도 다 있구나 싶다.

잠을 줄여가며 하는 일은 대단한 일이 아니다.

뭔가 꼼지락거리며 가방 속 물건을 정리하기도 하고,

읽지 못했던 책도 조금 읽고,

예능 프로그램을 보며 실실 웃기도 하는 그런 사소한 일들이다.

하지만 저자의 말처럼 밤에 해야 제맛인 그런 일들이다.

하루를 마무리하며 오롯이 가질수 있는 나만의 시간.

그런 시간을 위해서라면 약간의 불면은 감수해야 할지도 모르겠다.

 

잘 모르겠다. 책 따위 팽개치고 사람 바글바글한 홍대에 친구들과 몰려가 술 마시고 깔깔대고 싶다. 숯가마 찜질방에 누워 구운 달걀 까 먹고, 헬스클럽에서 구슬땀 흘리며 자전거 페달도 돌려 보고 싶다. 식당이라면 모름지기 자리에 앉아서 음식을 받을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는데, 요즘은 왜 그렇게 뷔페에 가고 싶은지, 절제의 덕은 부족하고, 평범하게 살아도 괜찮은 자유만 한없이 그립다. 당해 보고 겪어 봐야 자신을 안다니, 행실이 말을 따라가지 못하면 결국은 위선자일 뿐이다.

 

코로나 블루라는 말이 뭔가 싶었는데, 어느새 내가 그 증상을 조금씩 앓고 있다.

연말인데도 친구, 지인 한 번 만나지 못하고 지내다보니 정말 딱 죽을 맛이다.

트렌드를 잘 따라가는 친구는 핸드폰으로 비대면 만남도 가지는데 괜찮다고 추천해주었지만

전화도 오분 이상 하는 걸 별로 좋아하지 않는 나로서는 난감한 방법.

언제쯤이면 친구들과 다닥다닥 붙어서 함께 밥을 먹고 수다를 떨 수 있을지.

그 전까지는 이렇게 책을 읽고 글로 수다를 떨며 참아봐야겠다.

 

통장 잔고가 바닥인데 왜 <마담 보바리>, <죄와 벌>을 왜 읽는지,

명절엔 왜 <논어>, <자기만의 방>, <풀하우스>를 읽어야 하는지 궁금하다면

꼭 한 번 읽어야할 책 <실례지만, 이 책이 시급합니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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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줄평]실례지만, 이 책이 시급합니다 | 리뷰카테고리 2020-12-27 2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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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럴 땐 이런 책, 아주 사적인 북테라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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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잘 하는 사람들의 대화 | 리뷰카테고리 2020-12-27 2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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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일하는 사람의 생각

박웅현,오영식 공저/김신 정리
세미콜론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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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로 보면 이분들 급은 아니지만 책을 읽을 때가 아니라 써야할 상황이다.

그렇지만 나는 이일 저일 하면서 전문성을 쌓지 못하고 기웃거리기만 한 것 같다.

결국 작년부터는 완전히 또 다른 일. 과연 이렇게 해서 전문성이 쌓이기는 할지.

여튼 여기 업무로는 어디 내놔도 뒤지지 않는 두 사람이 있다.

여러 권의 책을 써내 이미 유명한 광고인 박웅현.

그리고 알 사람은 다 아는 "토탈임팩트"의 대표 오영식.

그 두사람의 대화를 엮은 책이다.

 

지금은 한 분야의 거장이 된 두 사람이지만

광고와 디자인에 발을 들여놓기까지의 이야기를 빼먹을 수는 없다.

그래서 첫 이야기는 창작자, 크리에이터가 되기까지의 이야기를 풀어낸다.

그 다음 광고와 디자인, 영감, 예술과 비지니스, 클라이언트, 변화하는 환경,

직장생활, 창작에 관한 주제로 여덟 번의 대담을 책으로 옮겼다.

일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라 귀에 쏙쏙 꽂혔다.

 

그들이 몸담고 있는 분야가 광고쪽이다보니 흥미로운 이야기가 많이 등장한다.

그 중에서도 기억에 남는 것이 그랜저 광고였다.

"어떻게 지냈느냐는 친구의 말에 그랜저로 대답했다"는 카피였는데,

나는 처음에 그 광고를 보면서 의아했다.

남자들의 차부심이야 널리 알려진 것이지만 차로 대답했다는 것 자체가 좀 어이없었다.

그런데 우연히 남자들끼리 그 광고에 대해 이야기하는 걸 들으며, 더 황당했다.

겨우 그랜저로 친구들에게 자랑을 할 수 있느냐는 뭐 그런 이야기들이 오갔기 때문이다.

어쨌든 그 광고는 차로 자신의 사회적 상황을 대신하는 세상의 상식을 표현한 카피였지만 "세상의 상식이 그렇다 하더라도 그걸 굳이 광고의 소재로 삼아서 고정관념을 강화시켜줄 필요는 없다"는 박웅현 대표는 인상적이다.

 

많은 기업에서 PT를 진행했던 두 대표의 경험담은 어쩐지 속이 쓰렸다.

민간이든 공기업이든 여전히 관료주의가 존재하고 있기에

무언가 새로운 것을 결정할 때 겪는 과정은 비슷하다고.

대부분 관료주의가 문제입니다. 사원, 팀장, 임원 들의 생각을 순서대로 거쳐야 되는데, 직급에 따라 기대치가 거의 다르거든요. 이걸 잘 걸러야 돼요. 어느 정도는 반영을 하되 최고경영자의 선택에 집중을 해야 하는 거지요 제 경험으로 볼 때 직급이 낮을수록 자기 의견이 강하고, 자기 취향대로 선택을 하는 경향이 있어요. 이에 반해 최고경영자는 전략적으로 선택을 해요. 최고경영자가 현명할수록 동기부여도 전략적으로 한다고 생각합니다.

 

모든 광고시안은 내가 볼 때 다 같이 본다는 현대카드 정태영 부회장,

마케팅 실무자 일곱명과 대표들에게 판단을 맡긴 벤츠의 경우는 특별했을 뿐,

대부분 불특정 다수 직원을 우루루 불러들여 채점을 하고, 그 결과에 따라 결정하게 되는 우를 범한다고.

게다가 층층시하의 결재를 받아야한다는 이유로 10주짜리 프로젝트를 반토막내 6주는 프로젝트 관련 생각할 시간을, 4주는 결재에 시간을 할애한다는 이야기에 어떤 조직이나 비슷하구나 뭐 그런 생각을 했던 것 같다.

전문가적 입장이 되지 못하는 사람들이 그저 자신에게 흥미롭다, 재밌다는 부분에 초점을 맞춰 채점을 하게 함으로써, 내용과는 무관하게 '누가누가 잘하나'를 개최하는 대부분의 기업의 우를 지적하고 있었다.

 

직장생활에 대한 여러 팁들도 대방출 하고 있다.

야근이 많은 나로서는 야근을 할 수밖에 없는 시스템에 대한 분석,

우선순위를 두고 진행하는 업무진행 등에 많은 공감을 할수밖에 없었다.

회의 역시 짧게, 임팩트 있게 해야한다는 것에 동의하지만 아직 우리 윗세대들은 여전히 회의를 "훈화말씀"하는 시간으로 착각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업무에 대한 질타 뒤에는 인신공격이 따라오는 것 또한 고쳐져야할 고질병이라 생각한다.

 

젊은 세대를 대할 때 제가 취하는 방법은 반말을 쓰지 않는 거예요.한국어는 존댓말, 반말을 하는 순간 갑과 을이 정해지는 구조이지요. 그래서 저는 가능하면 제가 먼저 존칭을 써요. 저보다 나이가 적은 사람을 대하더라도 존댓말을 사용하면 어느 정도는 눈높이를 맞출 수 있다고 보거든요. 나이 많고 직급이 높으면 가만히 있기만 해도 권위적으로 보이니까 가능하면 농담도 많이 하고 재미있게 해주려고 하죠.

 

처음 입사해서 통성명 하자마자 반말을 하던 사람들 때문에 충격을 많이 받았었다.

그래서 나는 절대 후임들에게 반말을 하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을 했고,

다행히 지금까지 잘 지켜오고 있다.

내가 반말을 하고 말을 잘라버리면 후임들은 자신의 의견을 말하지 못하게 된다.

항상 업무적으로 상하관계보다 수평관계로 일해오고 있기 때문에 상대를 존중한다는 의미로 반말을 쓰지 않는 것은 중요했다.

막내는 막내대로 힘들겠지만 나이가 들어 회사에서 일하는 것도 쉬운 건 아니다.

 

도시화가 진행되면서 인구 밀집 현상이 생기고 환경적인 문제도 뒤따르고, 이런 것들이 다 맞물려 있는거죠. 그래서 저는 욕망이라는 전차에 올라탄 자본주의를 인간이 멈추게 하지 못했기 떄문에, 자연이 브레이크를 걸었다고 해석이 되더라고요. 돌아보면 이렇게 급격하게 망가지기 시작한 게 40~50년 전부터인 것같아요. 사회주의는 힘을 잃었고, 자본주의는 계속 성장해야 한다는 욕망을 점점 키우면서 여기까지 굴러왔는데, 그걸 멈추게 하려고 자연이 브레이크를 건거죠. 생각해봤더니 제가 사회생활을 시작한 이후로 내년 목표를 세울 때 단 한 번도 성장을 목표로 하지 않은 적이 없습니다. 단지 몇 퍼센트로 잡을 것이냐 하는 것만 다를 뿐, 매년 성장 목표를 세우는 것 자체가 너무 당연했거든요.

 

지속적 성장을 추구하면서 항상 마음 한편으로 껄끄럽게 여겼던 그것이 코로나19로 인해 확실하게 수면 위로 드러났다.

일 하는 사람들에게 하나의 숙제가 더 생긴 셈이다.

매년 성장 목표를 세우지 못하는 그런 미래가 펼쳐질 수도 있다는 것,

그런 가운데도 우리는 계속 성장하고 바른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

 

일 하는 사람, 특히 일 잘 하는 사람들의 생각을 들어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는 책,

박웅현, 오영식의 대담집 <일 하는 사람의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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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줄평]일하는 사람의 생각 | 리뷰카테고리 2020-12-27 2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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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전망 | 리뷰카테고리 2020-12-20 2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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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트렌드 코리아 2021

김난도,전미영 등저
미래의창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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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이 책을 읽지 않으면 어쩐지 새해를 못맞이할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죽지도 않고(?) 찾아온 <트렌드 코리아 2021>.

이미 <디지털 트렌드 2021>로 살짝 워밍업을 한 상태여서 읽기가 훨씬 쉬웠다.

 

2020년은 코로나19를 빼놓고는 말할 수 없다.

사실 트렌드 코리아 2020은 코로나19가 발현될 것을 예측하지 못하고 만들어진 책이었지만

그들의 예측은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트렌드라는 것은 그런 것이다. 가속화되느냐 둔화되느냐의 차이이지

아예 다른 방향으로 가는 일은 없다고 생각한다.

그 중 하나가 편리미엄이다.

코로나19가 폭발적으로 성장시킨 것 중 하나가 전자상거래였고,

비대면이라는 흐름에 발맞추며 편리미엄 상품과 서비스가 올 한해 우리의 생활을 지배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간편식을 큰 거부감 없이 받아들이고, 배달문화 역시 생활에 꼭 필요한 것이 되어버렸다.

내 경우 특이한 것이 이제 이런 문화를 우리 세대 뿐 아니라 우리 윗세대인

부모님 세대에서도 잘 받아들이게 되었다는 것이다.

다만 이 책에서 지적한 것처럼 포장의 문제는 해결해야할 부분이다.

포장해온 음식과 제품을 소비하고 나면 발생하는 어마어마한 쓰레기를 보면

나도 모르게 죄책감이 느껴진다.

편리함이 남용되고 있지는 않은지 다시 생각해봐야겠다.

 

2021년을 전망하는데 있어 가장 먼저 대두되는 것은 역시

브이노믹스라는 개념이다.

브이노믹스란 바이러스가 바꿔놓은, 그리고 바꾸게 될 경제라는 의미로

이미 우리는 많은 언론과 책을 통해 "포스트 코로나"시대를 걱정하고 있다.

우리는 더 이상 성장을 바라지 않게 되었으며

"가족의 건강과 미래", "기존의 삶의 방식과 다른 삶의 방식"을 고민하게 되었다.

 

코로나19로 외부활동을 하지 못하게 한 사람들은

자신의 집과 가족의 관계에 관심을 돌리게 된다.

그래서 잠만 자고 나가던 곳, 집이 일터도 되고, 휴게공간도 되는 다양한 목적을 위한 공간으로의 변신이 요구되었고, 그에 따른 다양한 변화가 일어났다.

단순하게 집을 예쁘게 꾸미거나 투자의 대상이 아닌, 다양한 삶을 영위하는 ""의 개념으로 재탄생하게 된 것이다.

사실 나는 그동안 야근도 워낙 많았고 크리스마스 시즌이 되면 예쁜 트리와 장식으로 잘 꾸며진 식당이나 카페를 다니다보니 집을 꾸며야겠다는 생각을 해본 이 없었다.

하지만 이번 크리스마스는 좀 달랐다.

아이들이 하루 종일 집에 있고, 연말 분위기를 느낄만한 장소에 갈 수도 없어 삭막한 기분이 들었다.

인터넷을 뒤져보고 간단하게 설치할 수 있는 벽걸이 트리를 사서 꾸몄는데 설치할 만 해도 심드렁하던 식구들이 틈만 나면 불을 켜서 분위기를 즐기는 걸 보니 뿌듯해졌다.

이 벽걸이 트리를 사면서 내가 이런걸 다 사네 싶었는데 직장 동료들도 다들 비슷한 마음이 들어 뭐라도 사서 꾸며보았다는 얘길 했다.

코로나 블루라는게 다들 조금씩 왔던거다.

연말까지 이렇게 사람을 만나지 못할 줄 몰랐는데 상황이 더 심각해지다보니 나름의 타개책이 필요했던 모양이다.

"레이어드 홈". 집의 변신이 필요한 시대이다.

 

이 책을 읽으며 내겐 다소 낯선 개념인 "피보팅"이 꽤 인상적이었다.

갑작스럽게 맞이한 펜데믹 시대, 살아남기 위해 꼭 필요한 개념이었기 때문이다.

축을 옮긴다는 의미의 피보팅.

부분보다는 전사적, 즉각적 대응에 초점을 맞춘다.

올해초, 마스크 수요는 급증했지만 그 시설이 부족했을 때 속옷을 생산하던 기업이 마스크를 만들고, 화장품 생산라인을 이용해 손소독제를 만들었던 것,

여행이 전면 금지되어 비행기를 띄울 수 없을 때 목적지에 착륙하지 않는 체험비행 프로그램을 선보인 것,

해외여행 중심 사업구조를 국내여행으로 돌리는 것.

이 모두가 피보팅의 결과였다.

살아남기 위해 기업은 즉각적 피보팅이 필요했다.

성공적 피보팅을 위해 과감한 결단력과 이해관계자를 설득하는 용기가 필요할 뿐 아니라

각종 규제의 완화, 실패를 용인하는 유연한 조직문화 등도 필요하단다.

언제 어떻게 닥칠지 모르는 조직의 위험을 돌파할 전략 중의 하나인 피보팅.

어떤 기업이든 염두에 두어야할 항목이라 생각한다.

이 외에도 고객경험의 중요성을 강조하는CX 유니버스,

언택트 시대에도 여전히 유효한 휴먼터치의 중요성 등에 관한 항목들이 시선을 끌었다.

 

항상 내년엔 어떤 일이 일어날지 몰라 두렵고 또 기대되지만 올해처럼 판을 뒤집는 경험을 하고보니 기대보다는 두려움이 앞선다.

백신이 개발되며 상황은 나아지겠지만 여전히 내년은 바이러스와의 전쟁이 예상되고, 더 강력한 바이러스가 도래할지도 모른다는 전문가들의 예측은 절망스럽기만 하다.

인간의 능력이 비록 미약하지만 열심히 전망하고 준비하면 점점 나아지지 않을까.

 

안타까운 마음으로 함께 해본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전망,

<트렌드 코리아 2021>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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