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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담과 과학 사이 | 리뷰카테고리 2020-03-31 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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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사소하고 유쾌한 생활 주변의 과학 방구석 과학쇼

Steve Mould,Helen Arney 공저/이경주 역
영진닷컴 | 2020년 0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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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과 다르게 과학을 만나는 방법은 다양하다.

최근 내가 과학을 만나는 방법은 금요일 밤, 10분씩 방송되는 "신비한 과학나라"였다.

책은 정말 어렵게 쓰시는 김상욱 교수, 하지만 TV에 출연하면 너무 재미난분.

알쓸신잡을 거쳐 신비한 과학나라에서 최고의 예능감을 떨치며 강의하시는데

고작 10분이라는 것이 아쉬울 뿐.

 

 

 양자물리학자 김상욱 교수가 개그맨과 가수를 앞에 두고 최대한 과학을 쉽게 설명하는 것처럼 이 책 <방구석 과학쇼>도 쉽게 과학을 접할 수 있도록 구성된 책이다.

외국책 특유의 어떤 유머까지 섞여 이것이 유머책인지 과학책인지,

이 내용이 농담인지 진담인지 헷갈릴 지경이다.

그래서 더 궁금해지는 책인지도 모른다.

 

책은 가장 가깝고 쉬운 과학적 대상 "몸"에서부터 시작한다.

그 다음엔 음식, 뇌, 원소, 실험, 우주, 미래로 그 영역을 확장해간다.

책 머리에 이 책을 잘 이용할 수 있는 일러두기 페이지가 있다.

이 책을 눈으로, 뇌로 읽는 것 외에 페이스북과 트위터, 유튜브 채널을 함께 이용해달라고 당부했다.

아무래도 유튜브가 대세이니 여기서 유튜브 채널은 소개하고 넘어가자.

http://www.youtube.com/user/fotsn

그리고 모든 실험을 해보고 싶더라도 참아달라는 이상한 요구를 하고 있다.

흠.. 재미있어 보이는 실험은 가장 위험하므로 조심하라니. 이건 실험을 하란 말보다 더 강렬하다.

제일 먼저 소개되는 몸에 대한 과학은 상당히 흥미롭다.

여기에 적힌대로 따라하다보면 좀 바보가 된 느낌이라 상쾌하지만은 않지만

요즘처럼 집에서 지내야하는 시간이 많은 때라면

가족끼리 모여 이런 바보같은 행동을 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

보통의 사람이라면 발을 돌리면서 6을 그리거나 손가락 두개를 마주하는 실험을 하다

자신의 한계를 느끼고 웃음을 유발하게 될  것이다.

그런데 가끔 이런걸 얄미울 정도로 잘 해 내는 사람들이 있다.

혹시 그 사람이 나는 아닌지 꼭 실험해보시기 바란다.

음식으로 해보는 실험들도 나쁘지 않다.

어른들이 "먹는걸로는 장난하지마라"고 하셔도, 그런걸 해보는게 재미있다.

음식 첫번째 이야기가 커피라 열심히 읽었다.

인스턴트 커피를 잘 마시지 않지만 한때 즐겨마셨던 인스턴트 커피에 대해 자세히 알 수 있어 좋았다.

이 책을 읽고 아이가 시리얼 포장지 밖에 자석을 대더라도 부모님들은 야단치지 말길.

아. 진짜 해보고 싶다. 그 실험!

 

개학이 또 미뤄질지도 모른다고 한다.

각종 휴가와 휴직을 내고 부모들이 아이들을 케어하고 있지만

집밖으로 나갈 수 없어 그런지

SNS에는 난장판이 된 집안사진과 함께

"왜 아직 4시밖에 안된건가"라는 부모의 푸념이 올라온다.

저자의 말처럼 좀 위험(?)할지는 모르지만 과학책을 읽고 실험을 해보면 어떨까?

몇백번을 저어야 맛볼 수 있다는 달고나커피에 도전해보는 것도 좋겠지만

유튜브를 시청하고 간단한 과학실험을 해보는 것을 권해보고 싶다.

 

제목 그대로 내 주변, 방구석에서 진행되는 흥미로운 과학쇼

<방구석 과학쇼>이다.

 

* 이 리뷰는 출판사에서 책자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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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인생의 무게로 넘어질 때 읽어야 하는 시들 | 리뷰카테고리 2020-03-29 2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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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우리가 인생이라 부르는 것들

정재찬 저
인플루엔셜 | 2020년 0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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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스트셀러에 올랐던 정재찬 교수의 책 <시를 잊은 그대에게>를 읽고 너무 좋아서

이사람 저사람에게 권했던 기억이 있다.

그 뒤에 나왔던 책 <그대를 듣는다>도 읽고 이번에도 주저없이 이 책을 골랐다.

사람이 힘들 때 찾게 되는 것이 시가 아니겠는가.

게다가 시전문가로 정평이 난 정재찬 교수의 추천인데.

 

하지만 나는 이 책을 읽자 마자 <시를 잊은 그대에게>와는 다른 결의 책이라는 것을 알아챘다.

시를 잊은 우리들을 위해 옛시, 지나간 노랫말들로 기억을 소환했다면,

이번 책은 우리의 인생을 그대로 실어낸 좀 더 쏀 시들이 많이 소개되고 있었기 때문이다.

타인의 삶은 늘 평탄해보이지만 자신의 삶은 롤러코스터라 느끼는 것이 인지상정.

특히 밥벌이라는 영역으로 들어가면 "삶의 보람, 재미"는 간곳없다.

노동에 대한 시를 소개하고 정재찬 교수는 이렇게 고백한다.

 

이런 시를 읽으면 조금 우울해집니다. 일하고 있는 나 자신에 대해 연민도 생기고, 저렇게 싸우고 버티며 돈을 벌어오는 부모님이 측은해지기도 하고, 산다는 건 이렇게 비굴하고 비참한 것인지 비판도 해보게 됩니다. 사는 게 무 이러냐고, 내 삶은 다 어디로 갔느냐고, 사는 데 바빠 내 삶, 내 몸뚱이는 소금처럼 다 녹아 사라져버리는 것 아니냐고 말이죠.

 

새해 첫날, 첫 카톡을 보내준 친구는 나에게 "지천명"이라는 이미지를 보내주었다.

그래 니는 나보다 한 살 작다 이거지.

참 징그러운 나이다. 벌써 오십이라니.

뭔가 이뤄놓은 것은 없고 귀밑머리만 세니 이 노릇을 어이할꼬.

 

쉰은 자칫 오만하기 쉽습니다. 그럴 만한 실력과 경륜이 쌓일 때이기도 하니까요. 하지만 세상은 부단히 변하고, 몸은 쉬지 않고 무너져내려 간다는 사실을 잊고 지냅니다. 그래서 자기 자신은 그대로인 것 같은데 어느 날부턴가 슬슬 오만한 사람 취급을 받기도 하고, 올드한 취급도 받으며, 그걸 받아들이기 힘들다보니, 언성만 높아져서 더욱 오만하고 올드해보이는 악순환이 일어나기 시작합니다. 꼰대는 오만과 올드의 합성어입니다.

 

40이 되면서 슬슬 고장나기 시작한 몸은 50이 되면서 약을 먹지 않으면 견디기 힘든 몸으로 변신했다.

지난 주에는 두가지 질환이 함께 찾아왔다. 더 급한 것은 자고 일어나 생긴 발목의 통증.

역류성 식도염은 그 뒤로 밀렸다. 난생 처음 깁스를 하고 퇴근을 하니 서글프기도 하고 부끄럽기도 하고

"몸은 쉬지 않고 무너져내려 간다"는 것을 온 몸으로 느끼고 있다.

그런데 꼰대까지 된다면 너무 슬플 것 같다.

쉰은 오만하기 쉽다지만, 나에겐 너무 슬픈 나이인 것 같다.

그래도 삶을 멈출 수는 없다.

끊임없이 무언가를 해야만 먹고 살 수 있는 세상이니까.

그래서 어렵지만 공부를 하고, 또 배운다.

 

중년이 넘어 공부를 한다는 건 청년들의 자기계발과는 목표와 차원이 다릅니다. 월급을 높여주는 것도 아니고, 더 나은 직업을 갖게 하는 것과도 무관합니다. 그러나 공부의 목표로부터 자유롭기 때문에 비로소 진짜 공부를 할 수 있는 겁니다. 공부해서 뭐해? 그때가 진짜 공부해야 될 때입니다. 안 해도 될 때, 아무짝에도 쓸모없을 때 내가 좋아서 하는 것, 그게 진짜 아마추어로서의 공부입니다. 공부의 아마추어라면, 공부를 사랑하는 애호가라면, 공부할 게 많다는 건 얼마나 복된 일입니까. 백년을 살면서 고작 이삼십 대 안에 공부를 끝내는 것이야말로 비극이 아닐는지요. 

 

정교수는 이 배움의 마지막은 "죽음에 대한 공부"라고 했다.

잘 늙는 법, 잘 죽는 법도 중요해진 시대다.

잘 사는 것에 대한 공부의 마지막이 잘 죽는 법에 대한 공부라니

인생이란 무엇인가 다시 한 번 생각해보게 하지만

반대로 생각해보면 죽을 때까지 공부는 멈출 수 없다는 뜻이기도 하다.

 

다시 힘든 야근의 시간을 버티고 한 고비를 넘겼다.

두개의 병을 얻고 상처뿐인 오늘을 맞이했지만,

어쩌면 내일은 집에 일찍 돌아갈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오늘은 일찍 집에 가자

부엌에서 밥을 잦고 찌개가 끓는 동아

헐렁한 옷을 입고 아이들과 뒹굴며 장난을 치자

나는 벌서듯 너무 밖으로만 돌았다

어떤 날은 일찍 돌아가는 게

세상에 지는 것 같아서

길에서 어두워지기를 기다렸고

또 어떤 날은 상처를 감추거나

눈물자국을 안 보이려고

온몸에 어둠을 바르고 돌아가기도 했다

그러나 이제는 일찍 돌아가자

골목길 감나무에게도 수고한다고 아는 체를 하고

언제나 바쁜 슈퍼집 아저씨에게도

이사 온 사람처럼 인사를 하자

오늘은 일찍 돌아가서

아내가 부엌에서 소금으로 간을 맞추듯

어둠이 세상 골고루 스며들면

불을 있는 대로 켜놓고

숟가락을 부딪치며 저녁을 먹자

 

이상국 <오늘은 일찍 집에 가자>

 

삶보다 보다 진한 인생의 언어, 시로 우리를 위로하는 시 소믈리에

정재찬 교수의 신작 <우리가 인생이라 부르는 것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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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줄평]우리가 인생이라 부르는 것들 | 리뷰카테고리 2020-03-29 2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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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의 무게에 넘어진 당신에게 읽어주는 한 편의 시. 정재찬 시 소믈리에의 신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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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젯밤 응급실에서는 | 리뷰카테고리 2020-03-29 2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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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제법 안온한 날들

남궁인 저
문학동네 | 2020년 0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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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히 남궁인 작가의 책을 읽고, 그의 후속작을 챙겨 읽었다.

요즘 리커버까지 나온 <만약은 없다>의 경우

응급의학과 전문의가 응급실 현장을 생생하게 그려내어 화제가 되었다면,

두번째 책 <지독한 하루>는 좀 더 나아가 사회의 어둠을 건드린 책이었다.

그래서 읽는 내내 좀 힘들었달까.

그가 느끼는 무력감이 고스란히 전해졌고

그 누구도 해결할 수 없는 우리 사회 근간의 문제가 그대로 드러났다.

 

삼년만에 그가 새 책을 내놓았다.

이번 책은 제목이 조금 덜 진지하다.

<지독한 하루>의 기조가 이어진다면 선뜻 읽기가 주저되던 때,

제목에서 누그러진 그의 분위기를 읽고 다시 선택하게 되었다.

부제도 말랑말랑하다. 60편의 사랑이야기란다.

 

이번 책에서는 좀더 개인에게 치중한 이야기가 펼쳐진다.

응급실에서 일어나는 일들은 여전히 그가 견디기 힘들지만

퇴근길에 몰려드는 피로와 삶의 무게, 그리고 쏟아지는 잠을 이겨낼 수 있도록

통화를 해주는 지인과, 어머니들에 대한 이야기,

그리고 그가 좋아하는 글과 책, 음악에 대한 이야기,

마지막으로 함께 일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도 들어있다.

 

특히 청소하시는 여사님의 시원한 대응에 대한 이야기는 많은 공감이 되었다.

사회적 체면이나 직원이라는 한계 때문에

누가 봐도 진상이라는 환자나 방문자에게 제대로 반박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소위 응급실에는 "주취자"라는 반갑지 않은 손님이 들이닥친다.

그들은 머리가 깨져 오거나, 술이 취해 발길 닿는대로 병원을 들려

열심히 일하고 있는 의료진을 상대로 시비를 건다.

비싼 돈을 쳐받으려고 억지로 치료를 했다든가,

자신을 경멸의 눈초리로 쳐다봤다든가 하는 이유로 소리를 지르고 난동을 부린다.

그럴때 어디선가 등장한 여사님의 시원한 한마디는 우리에게 사이다를 제공하기 마련이다.

"술을 쳐먹었으면 집에 가서 잠이나 자든가!"

 

하지만 보통의 삶은 생과 사를 넘나드는 공간, 응급실에서 이루어진다.

그런 급박한 상황에서도 그는 한 교수님의 가르침,

차가운 청진기로 환자를 배려하지 않는 의사가 되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그럼에도 가끔은 환자들의 속살에 손이나 청진기가 닿을 때 환자들이 남아 있는 한기를 느껴 움찔거리거나 놀라는 모습을 보게 된다. 그러면 그 누구도 내게 불평한 적은 없건만 스스로 조금 부족했구나 하는 생각에 다만 미안해진다. 그럼에도 그 동작을 습관적으로 멈추지 않고 있다. 그것이 처음 만난 그들에게 심적인 유대감으로 닿을 것들이기 때문이다. 그렇게 만들어낸 온기가 가끔은 전달되지 못하더라도, 촉박한 시간에 최선을 다해 준비한 마음을 나누며 다가가는 것이 이 일의 핵심이라 믿는다.

 

글을 쓰는 그는 아침에 퇴근하는 특이한 일상생활을 하면서도 독서를 게을리 하지 않는다.

나와 상당히 비슷한 생각을 가지고 있어서 옮겨본다.

물론 "영문으로 된 것을 읽도록 노력한다"는 제외하고.

 

독서는 한 달에 스무 권 정도로 정한다. 더 많이 읽으면 밀도가 낮은 독서가 되거나, 허튼 책을 고르게 된다. 충분히 시간을 두고 책을 줄기며 문장을 하나하나 음미한다. 오랜 습관대로, 어딘가 갈 때 꼭 인쇄된 활자를 들고 다닌다. 근본적으로 가리지 않고 쉬지 않고 읽는다. 책으로 만들어진 활자는 대체로 멍청하지 않고 경거망동하지 않으며, 신중하다. 떠드는 말이나 근본 없이 돌아다니는 글보다는 낫다. 한 권 정도는 영문으로 된 것을 읽도록 노력한다. 괴롭지만 보탬이 되는 습관이다. 읽고 나선 짧게라도 읽었음을 기록하는 서평을 쓰고 좋은 문장을 기록해둔다. 그 기록은 앞으로도 오랜 시간 자산이 된다. 책의 정수만을 다시 볼 수 있고, 당시에 사랑했던 문장일수록 이차적인 영감을 얻을 확률이 높다.

 

응급실 의사로서 현장의 이야기를 생생하게 전달했던 두 권의 책과는 달리

보다 내면의 이야기로 성숙해진 모습을 보여주는 남궁인 작가의 세번째 책

<제법 안온한 날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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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줄평]제법 안온한 날들 | 리뷰카테고리 2020-03-29 2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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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점

조금 여유로워진 남궁인 작가의 신작. 읽기에 부담스럽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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