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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서평단 모집]『화가가 사랑한 나무들』 | 포스트스크랩 2022-12-19 1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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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가가 사랑한 나무들

앵거스 하일랜드,켄드라 윌슨 공저/김정연,주은정 공역
오후의서재 | 2023년 0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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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삶에 영향을 주는 철학 만나기 | 리뷰카테고리 2022-12-15 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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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철학은 어떻게 삶의 무기가 되는가

야마구치 슈 저/김윤경 역
다산초당 | 2019년 0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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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은 어떻게 삶의 무기가 되는가?>라는 멋진 제목 덕분에 호기심이 생긴 나는 베스트셀러에 오르자마자 이 책을 구매했다.

그런데 내 예상과는 좀 다른 책의 내용에 당황하며 다 읽지 못하고 책장에 얌전하게 꽂아두었는데 직장에서 함께 읽을 책으로 선정되어 결국은 읽게 되었다.

 

두 번째 읽으면서도 제목이 약간 잘못 붙여진 게 아닌가 싶었다. 원제를 봐도 그 비슷한 제목인 것 같은데, 평소 철학과 친하지 않은 덕분인지 읽으면서 조금 힘들었다.

아마 진짜 철학에 대한 내용이었어도 어려웠겠지만 이 책은 무려 50가지 철학과 사상에 대해 소개하는 글이라 쉽게 읽을 수 있는 책은 아니었다.

두껍지 않은 책자에 50가지 철학과 사상을 소개하다보니 다소 맛만 보고 지나친다 싶은 부분도 있다.

그래서 철학이라는 것 보다는 철학적 개념을 하나씩 배운다고 생각하면 될 것 같다.

우리가 이미 알고 있는 개념도 있고, 개념은 알고 있는데 용어를 몰랐던 것도, 용어는 알고 있는데 뜻을 몰랐던 것도 있었다. 솔직히 이런 개념들이 실생활에서, 사회생활을 하면서 적재적소에 사용하려면 이 책을 읽는 것만으로는 부족할 것이다.

여기에서 50가지 개념을 대강 익히고, 본인이 관심이 가는 것, 본인이 부족하다고 느끼는 부분들에 대한 심화학습이 이어져야 자기만의 철학이 되고 삶의 무기가 될 것이다.

 

저자는 서문에서 철학을 배워야하는 이유를 다음 네 가지 이점이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1. 상황을 정확하게 통찰한다.

2. 비판적인 사고의 핵심을 배운다

3. 어젠다를 정한다.

4. 같은 비극을 되풀이하지 않는다.

그래서 그는 이 책을 많은 사람들이 읽을 수 있도록 기존의 철학책과는 다른 구성을 택했다.

목차를 시간 축으로 구성하지 않았고, 현실의 쓸모에 기초하며, 철학 이외의 영역도 다룬다는 것이다.

학창시절, 많은 학생들이 수학을 싫어하지만 꼭 해야 하는 과목이라서 항상 1단원인 집합만 열심히 공부하다 그만두는 것처럼, 많은 사람들이 철학책을 읽기 시작해 고대 철학자 이름 몇 개만 알다 그만두는 현상을 막기 위한 것이었다. 칸트와 스피노자 없이도 인간, 조직, 사회, 사고에 대한 철학과 사상을 논하고 있다.

 

인간행동에 대한 철학 그 첫 번째로, 니체가 말한 “르상티망”으로 포문을 연다. 르상티망이란 약한 입장에 있는 사람이 강자에게 품는 질투, 원한, 증오, 열등감 등이 뒤섞인 감정, 즉 시기심을 말하는 것으로, 니체는 우리가 갖고 있는 본래의 인식 능력과 판단 능력이 르상티망에 의해 왜곡될 수 있음을 경고했다.

귀족을 타도하자던 사람들이 부를 이루어 부르주아가 되었을 때 그들 역시 귀족과 똑같은 행동을 보인 것처럼 르상티망이라는 복잡한 감정과 그 감정이 불러일으키는 말과 행동의 유형을 알고 있어야 할 것이다.

우리가 가끔 사석에서 “타고난 재주”라는 개념이 있다 없다로 논쟁을 하는 경우가 있는데,

존 로크는 “타블라 라사” 즉 아무것도 쓰여 있지 않은 석판에 인간의 타고난 심성을 비유했다.

타고난 능력이란 없으며 인간은 무엇이든 될 수 있다는 것이 존 로크의 주장이다.

특히 요즘처럼 기대여명이 늘어난 시점, 교육을 통한 인간의 변화는 어떤 시점에도 가능할 것으로 기대되어 주목을 받고 있다.

한나 아렌트가 나치 독일의 유대인 학살 주모자인 아돌프 아이히만의 재판을 방청하고 그에 따른 보고서를 쓰면서 “악의 평범성에 대한 보고서”라고 부제를 달았다.

악은 특별할 것이라 생각하지만 드러난 악은 평범 그 자체였고, 그 사실은 우리의 고정관념을 뒤흔드는 일이었다. 그는 어떤 증오나 공격심 때문이 아니라 그저 단순히 출세하기 위해 자신에게 주어진 임무를 충실히 수행했을 뿐이었다.

따라서 악은 시스템을 무분별하게 받아들일 때 발생하며 평범한 사람도 극도의 악이 될 수 있다.

요즘 많이 쓰는 말로 “인지 부조화”라는 말이 있다.

우리는 신념이 행동을 결정한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 인과관계는 그 반대라는 사실을 인지 부조화 이론은 시사하고 있다. 외부 환경의 영향을 받아 행동이 일어나고, 나중에 그 행동이 합치되도록 의사가 형성된다. 다시 말해 인간은 합리적인 생물이 아니라 나중에 합리화를 도모하는 생물이라는 것이 페스팅어가 내놓은 답이었다. 지금까지 인간은 주체적 존재로서 의식으로 행동을 다스리는 자율적 이상형으로 인식되었으나, 페스팅어는 이러한 관념을 뒤엎고 사회의 압력이 행동을 일으키고 행동을 정당화, 합리화하기 위해 의식과 감정을 적응시키는 것이 인간이라고 정의하였다.

이상으로 첫 번째 장, 사람에 대한 핵심 콘셉트 14가지 개념 중 기억에 남았던 네 가지를 간단히 정리해보았다.

조직에 관한 핵심 콘셉트 10가지, 사회에 관한 핵심 콘셉트 13가지, 사고에 대한 핵심 콘셉트 13가지에서도 생각해볼만한 콘셉트가 많이 등장한다.

 

사실 많은 사람들이 철학책을 읽지만 흥미를 갖지 못했던 것은 이 학문이 우리의 실생활에 어떤 도움을 주는지, 내 삶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 알 수 없어서였다. 나 역시 그랬다. 그런데 저자를 보면 정말 열심히 살고, 열심히 사람들을 관찰하고, 성공을 위해 많은 생각을 하는 사람이라는 것이 느껴졌다.

 

수많은 철학책을 읽으며 핵심 개념을 도출해내고, 그 개념들이 나 자신과 다른 사람을  이해하는데, 사회를 분석하는데 적용했다. 저자는 그런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다른 사람들도 철학적 개념을 익혀 도움을 받았으면 하는 간절한 마음으로 책을 쓴 것 같다.

다만 읽는 사람 입장에서는 50가지나 되는 내용이 좀 벅찼고, 저자는 원저를 읽으며 이해한 것이지만 우리는 잘 정리된 노트를 받아 읽는 입장이라 쉽게 이해했지만 쉽게 잊혀졌다.

역시 공부는 힘들여 하는 것이 몸에 남는 것 같다.

 

앞에서도 말했듯 우리가 알고 싶은 것은 철학 그 자체라기보다 그 철학이 우리의 생활에 어떻게 적용되는가가 궁금했던 것 같다. 이 책은 우리가 삶의 어려움에 봉착했을 때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는 도구들을 제공하고 있다. 어떤 사람의 행동이 이해되지 않을 때, 가장 이성적이어야 할 사회현상에 논리가 부재할 때 이 책을 펼쳐보면 수많은 아이디어가 튀어나올 것 같다.

철학이 늘 장애물이 되었던 사람이라면 그 편견을 없애줄 책, <철학은 어떻게 삶의 무기가 되는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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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슨트의 해설로 미리 만나보는 '세기의 기증' | 리뷰카테고리 2022-12-14 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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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이건희 컬렉션

SUN 도슨트 저
서삼독 | 2022년 0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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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에는 이슈가 될만한 전시가 많았던 것 같다.

코로나 19가 시작된 이후 미뤄뒀던 일들을 조금씩 시작하는 기분이라 그런지

관람하는 사람들의 마음가짐도 남달랐던 것 같고.

이건희 회장의 미술 소장품이 대단하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막상 그 규모를 알게 되었을 때는 혀를 내둘렀다.

이것이 진정한 노블레스 오블리주인건지 아니면 그저 재벌의 취미생활인지는 알 수 없으나

그 덕분에 한국에서 대단한 작가들의 작품을 직접 볼 수 있는 기회를 가졌으니 다행이라 할 것이다.

 

서울 전시에 이어 부산에서도 이건희 컬렉션 전시가 시작되었다.

내년 1월까지이니 부지런히 예약을 해야 볼 수 있을텐데

일단 가기 전에 예습을 해보기로 했다.

물론 이 작품들이 다 부산 전시로 내려오진 않았겠지만 말이다.

 

이 책에서는 제1전시실에서는 한국미술명작을, 제2전시실에서는 해외미술명작을 소개하고 있다.

그 면면이 정말 대단하다.

한국 작품으로는 김환기, 유영국, 박수근, 나혜석, 이중섭, 장욱진, 김홍도, 정선의 작품이,

해외 작품으로는 파블로 피카소, 호안 미로, 살바도르 달리, 마르크 샤갈, 폴 고갱, 클로드 모네, 오귀스트 르누아르, 카미유 피사로의 작품이 소개되어 있다.

이름만 들어도 대단한데 작품들도 정말 멋지다.

물론 일부에서는 작가들의 전성기 작품이 아니라는 혹평도 있었다고 하는데

꼭 그렇지만도 않다고 한다. 그리고 수집도 단계가 있는 법. 그렇게 차근차근 넓혀가는 것이라 말한다.

 

워낙 고가의 작품으로 유명한 김환기 화가의 작품은 볼 때마다 사실 무엇을 전달하려고 하는지 잘 몰랐는데 자세한 해설이 들어있어 반가웠고, 내가 항상 애정하는 박수근 화백의 작품도 좋았다.

특히 놀라웠던 것은 나혜석 작가의 작품.

비운의 화가로도 더 잘 알려진 우리나라 최초의 여성 서양화가 나혜석은 작업실이 불타서 많은 작품이 소실되었으며 말년에 자취를 감추면서 남아있는 작품의 수가 정말 몇 안된다고 들었었다.

10여 점 정도가 남아있으며 그나마도 진위 여부때문에 시끄러운 상황이란다.

그런데 이건희 컬렉션에 <화령전작약>이 들어 있어 많은 관심을 받았다고 한다.

나는 그 작품보다는 그녀의 자화상이 어쩐지 마음에 들었다.

재능있고 자신만만했던 신여성이 왜 그렇게 우울한 얼굴을 하고 있었을까.

 

80, 90년대 대학 앞에는 <샤갈의 눈내리는 마을>이라는 커피숍이나 술집이 꼭 있었던 것 같다.

우리 학교 앞에도 있었고, 그 간판이 꽤 특이했던 것으로 기억된다.

그리고 <르누아르>라는 커피숍도 있었다. 페브릭 소파로 가득했던 그곳은

르누아르의 대표작들이 벽마다 걸려있고,

커피도 꼭 19세기 그림에서 본 것 같은 화려하고 아름다운 커피잔 세트에 담겨 나왔다.

나는 그 분위기가 너무 좋아서 친구들과 자주 찾았는데 없어졌을 때 정말 서운했던 기억이 난다.

지금은 고흐나 클림트, 모네 등의 그림이 많이 사랑받고 있지만

우리 시대에는 르누아르나 샤갈 같은 작가들이 익숙하고 사랑받았던 것 같다.

유명 작가의 그림을 직접 본다고 해서 더 감동적이진 않겠지만

진품을 접하면서 작가가 그 그림을 그렸을 당시의 느낌과 고민을 함께한다는 것이 의미있지 않을까.

 

이미 오픈된 관람예매는 매진이 되어 있다.

더 늦기 전에 나도 예매하고 관람하러 가야겠다.

세기의 기증. 이건희 컬렉션을 도슨트의 해설로 미리 관람해보는 책,

<이건희 컬렉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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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줄평]이건희 컬렉션 | 리뷰카테고리 2022-12-14 1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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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기의 기증작들을 도슨트의 설명으로 먼저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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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소설을 읽는 이유 | 리뷰카테고리 2022-12-13 1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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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저도 소설은 어렵습니다만

한승혜 저
바틀비 | 2022년 0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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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순간부터 책에 온전히 집중해서 읽지 못하고,

읽고난 후에도 내용이 잘 기억나지 않는 경우가 많아졌다.

노안이 와서, 나이가 들어서 등등 갖다붙일 핑계는 많았지만

예전처럼 책을 온전히 즐길 수 없다는 아쉬운 마음은 달랠 수가 없었다.

그래서 "다른 사람은 책을 어떻게 읽는가"에 대한 책을 열심히 찾아 읽었다.

어떤 사람은 너무 어려운 책을 읽고 써서 공감을 하지 못했고(내가 못읽어봤으니...),

또 어떤 사람은 책하고 너무 상관없는 자기 얘기만 해서 실망스러웠고 그랬다.

 

그러다 한승혜 작가의 글을 만났다.

어떤 분야에서 일하던 분인지는 모르겠으나 일단 책을 많이 읽고,

거의 일반인(?)에 가까운 시각으로 책을 분석해줘서 좋았다.

전문가들의 글은 솔직히 일반인이 읽기가 어렵다.

심리나 철학 전공자들이 전문썰(!)을 풀기 시작하면 그부분은 슬쩍 넘어가면서

이정도 베이스는 있어야 리뷰를 쓰는건가 자괴감도 들었다.

 

제목이 낯익다 했더니 바틀비의 "저도 어렵습니다" 시리즈다.

이정모 관장의 <저도 과학은 어렵습니다만>을 읽은 기억이 난다.

다시 조금씩 읽기 시작한 소설에 대해 한승혜 작가는 어떤 감상을 썼는지 궁금했다.

아쉽게도 내가 읽은 책들이 별로 없었다.

나도 나름 읽는다고 읽는데 이렇게 읽어본 책이 없다니.

다시 한번 나의 독서패턴을 반성해보는 시간이 되었다.

한참 소설을 읽던 시기가 있었는데 어느 순간 소설을 읽지 않았던 것 같다.

그게 예전에 어른들이 말하던 "내 인생이 소설 같아서 소설을 읽을 필요가 없다"던 시기였다.

평탄한 삶을 살아왔다고 생각했던 내가 결혼을 하고 아이를 키우다보니

별별 입장이 다 되어보게 되었다. 정말 그때는 너무 힘들어서 책 자체도 잘 못읽었던 것 같은데 어느새 또 소설을 조금씩 읽어보게 되었다. 이유가 뭘까?

 

사람들은 왜 소설을 읽을까? 한때는 아무것도 생각하고 싶지 않은 순간에 소설을 읽는다고 생각했다. 자신을 잊어버리고 싶을 때, 현실에서 벗어나고 싶을 때, 자극적이고 신기한 재미를 느끼고 싶을 때, 실제로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런 목적으로 소설을 읽는다. 심심하니까. 시간을 때우려고. 어떤 자극과 흥미를 찾아서. 나에게는 일어날 수 없는 일들, 내가 결코 경험할 수 없는 세계를 소설을 통해 만나며 대리만족을 얻기 위해서.

그리고 시간이 조금 더 지난 후에, 사람들은 자신을 잊기 위해서뿐 아니라 기억하기 위해서도 역시 소설을 읽는다는 걸 알게 되었다. 자신이 경험했던 어떤 순간들, 감각들, 그 당시 느꼈던 감정을 되살리고 싶거나 잊고 싶지 않아서, 혹은 잊고 지나쳤던 것을 다시 떠올리기 위해서, 과거에 두고 온 것을 잠깐이나마 다시 만나기 위해서 소설을 읽는다는 것을 말이다.

 

책을 읽는다는 행위 자체가 개인적인 경험이다.

그래서 우리는 아무것도 생각하고 싶지 않을 때도 소설을 읽고,

그 반대로 무언가를 잊지 않기 위해서도 소설을 읽는가보다.

어떨땐 너무 자기 중심적으로 책을 읽는 내 모습에 환멸을 느낄 때도 있다.

아무리 책 읽기 자체가 내 경험과 생각 중심으로 진행된다고 해도

책 자체에 집중하지 못하고 끊임없이 순간순간 모든 것을 나의 입장에 대입하는 걸 느끼는 순간 도대체 무엇 때문에 책을 읽고 있는 것인가, 이럴 바에야 혼자 상상의 나래를 펴는 것이 낫지 않나 책 읽기를 중단할 때도 있다.

나이가 들면서 점점 심해지는 이 증상은 온전히 책읽기에 몰두하는 것을 방해하곤 한다.

아마 저자가 말한 "자신이 경험했던 어떤 순간들, 감각들, 그 당시 느꼈던 감정을 되살리고 싶거나 잊지 않고 싶다"는 감정이 지나쳐서 일지도.

 

또 한편으로 생각해보면, 점점 영미소설을 읽는 것이 어려워진다는 것도 해석이 가능해진다.

아무래도 영미쪽의 상황은 내가 경험하지 못한 이야기들이 펼쳐진다.

그런데 또 재미있는 것은 SF소설을 재밌게 읽는다는 것.

내가 경험해보지 못한 것인데 왜 그런걸까?

주제 자체가 미래의 어두운 면, 나이듦에 대한 공포 등이 들어가 있어서일까?

내 인식 깊은 곳에 들어있는 걱정스러움이 SF 소설에 투사되어 있어 공감이 많이 되는 것 같다.

 

이렇게 소심하고 비겁하며 여러모로 부족한 내가 드물게 용감해지는 순간이 있는데, 그건 바로 좋은 소설을 읽었을 때다. 훌륭한 소설을 읽고 난 다음에는 왠지 모르게 나를 드러낼 용기가 생긴다. 나의 뾰족함, 나의 무지함, 나의 나약함을 마주 볼 수 있게 되고, 왠지 그걸 타인에게 보여주어도, 그래서 설사 미움받을지라도 괜찮다는 마음이 생겨난다. 감추고 숨기기에만 급급했던 나에 대해 조금 더 말하고 싶어진다. 잠시 잠깐이나마 더 나은 사람이 되고 싶어진다. 상처를 감수하더라도 사랑하고 싶어진다.

그래서인지는 몰라도 책에 대한 이야기를 하려던 것이 어느 틈에 나 자신에 대한 이야기가 되고 말았다. 만약 이 책에서 용기나 사랑이 느껴진다면 그건 모두 내가 읽었던 소설들 덕분이다.

 

작가는 후기에서 "그럼에도 우리가 소설을 읽는 이유"에 대해 다시 한 번 솔직하게 고백한다.

책을 읽으면 사람이 확~ 변할거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없다.

종교를 가지고 있어도 그 종교가 주장하는 관용과 용서가 부족한 사람이 많듯,

책을 많이 읽는다고 해서 생각이 깊거나 바른 사람이 아닐 수도 있다.

그렇지만, 다르게 생각해보면 책을 읽었기 때문에 그나마 사람 구실을 하며 살아가는 것인지도 모른다.

다 잊었지만 실낱같이 기억나는 구절이 나를 살게 하고, 나를 힘내게 하고, 나를 웃게하듯.

 

우리는 왜 소설을 읽는가에 대한 명쾌한 산문집,

한승혜 작가의 <저도 소설은 어렵습니다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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