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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년만에 재회한 국어교사와 소설가가 함께 쓰는 결말 | 기본 카테고리 2021-12-30 0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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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국어교사

유디트 타슐러 저/홍순란 역/임홍배 감수
창심소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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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권 소설이나 일본 소설 외에는 거의 읽지 않으니 그 외 나라의 글들은 다 낯설다 이름도 지명도 문화도 분위기도 문체도..
독일소설도 마찬가지다 바로 딱 떠오르는 작품이 없는데 고전 중엔 있을지 모르지만 난 고전을 거의 안 읽었으니까 기억할 수 있을리 없다
그나마 친근하게 접근할 수 있는 분야라면 추리물이 아닐까 싶어 무려 '독일 추리작가협회상 수상작'이라는 타이틀을 가진 <국어교사>를 골랐다
그런데 이것도 좀 낯설다 내가 기대했던 건 아마도, 분명히 일본 추리소설 풍이었을텐데 <국어교사>는 추리소설 형태를 띈 드라마 장르랄까.. 여튼 그렇다

 

 

15년을 함께했지만 메모 한 장 남기지 않고 떠나버린 크사버와 영문도 모른채 덩그러니 남겨진 마틸다, <국어교사>는 16년만에 우연히 재회한 소설가 크사버와 국어교사 마틸다의 이야기다
마틸다는 크사버를 처음 본 순간부터 떠나간 그 순간까지 그를 열렬히 사랑했다 아니, 숭배했다는 말이 더 맞을 것이다
그가 마틸다를 이용하든, 사랑하지 않든, 무시하든 그런 건 중요하지 않았다 그가 곁에 있어주는 것만으로도 마틸다는 그를 응원하고 격려하고 사랑을 주었다
마틸다가 원하는 건 아이, 그와 함께하는 행복한 가족을 만드는 것.. 하지만 크사버는 그 오랜 만남의 시간에도 마틸다의 바람을 들어주지 않았다

 

 

등장부터 너무 쓰레기(나도 그렇게 부르고 싶지만 소설 속에서 둘이 이 단어를 사용하며 이야기 한다).. 의리도 없이 그렇게 재수없게 떠났으면서 아무일도 없었다는 듯이 너무 반갑게 안부를 묻는 크사버를 이해할 수가 없다
옛날 일은 옛날 일일 뿐 기억도 잘 안 나고 떠올리고 싶지도 않고 옛날 얘기 따지지말자고, 요즘 어떻게 지내냐, 결혼은 했냐, 남자친구는 있냐.. 아니, 진짜 쓰레긴가 왜 이렇게 아무렇지 않은건데? 왜 그렇게 아무렇지 않게 치근덕대는데?
둘이 재회하기 전 이메일을 주고 받으며, 재회하고 나누는 대화에서, 그리고 그들의 과거 이야기에서 보면 마틸다와 달리 크사버는 그녀를 사랑하지 않았다(어쩌면 아주 잠깐은 사랑 비슷한 걸 했을지도 모르겠다) 마틸다가 잘 통하고 잘 받아주고 편해서 곁에 두었을 뿐..
그런데 이제와서 왜 그래요? 지나보니 그때가 제일 좋았더라, 널 사랑했더라, 널 그렇게 떠나면 안 됐다, 지금 나의 불행은 그때의 내 잘못된 선택 때문인 것 같다, 너와의 관계를 다시 되돌리고 싶다???! 네?? 진짜 쓰레기세요?

 

 

작가라는 타이틀은 가졌지만 제대로 성공한 작품도 없는 그를 마틸다가 십수년간 뒷바라지를 했는데, 마틸다와 함께 아이디어를 나누며 집필한 청소년소설이 마침내 성공하자마자 떠나버린 크사버였다
그리고 얼마후 마틸다는 크사버와 유명 호텔 체인의 상속녀와의 결혼 소식을 매체를 통해 알게됐다 더 놀라운 건 상속녀의 임신 소식이었다 그렇게 꿈꾸던 크사버와의 아이, 마틸다에게 왔어야하는 축복이었는데!
하지만 태어난 아이는 얼마 지나지않아 실종되었고 백방으로 찾아헤맸지만 결국 찾지 못하고 시간만 흘렀다 상속녀와의 결혼은 파탄이 났고 크사버가 알콜중독자가 됐다느니 하는 이런저런 가십만이 종종 들려왔다
16년이 흘러 재회한 마틸다와 크사버, 크사버는 대체 마틸다와 뭘 어쩌고 싶은 걸까?

 

 

재회한 둘은 예전처럼 서로 창작한 이야기를 들려주기로 한다
크사버는 외할어버지의 이야기를 하지만 결국엔 마틸다에게 자신의 이야기를 에둘러 전하려고 하는 것 같고, 마틸다는 반듯하고 계획한걸 그대로 지키는 정확한 성격과는 다른 파격적이고 섬뜩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설마, 설마 진짜 마틸다가..
이야기의 결말을 서로 대신 지어주자는 마틸다, 이 이야기들을 통해 마틸다가 정말로 들추려는 이야기는 무엇일까? 그녀는 어떤 결말을 원하는 걸까?

 

"가장 큰 비극은 말이야, 어떤 인간도 한 번밖에 살지 못한다는 사실이야.
난, 그건 한 번도 살지 않는 것과 마찬가지라는 생각이 들거든. 젊었을 적에 아무것도 모르고 잘못된 길을 택해서, 나이가 들고 나서야 인생을 엉망으로 만들었다고 깨닫는 사람이 얼마나 많을까.
진짜 코미디야. 질 나쁜 농담이지."

 

이 대사에서 크사버가 마틸다에게 전하고 싶은 모든 이야기가 들어있는 것 같다
과거의 선택을 후회하고 있다.. 어쩌면 이 책에서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인지도.. 인생을 살며 느끼는 후회, 회한, 용서 그런 것들에 말하고 싶은 것인지도 모르겠다..
우리는 끊임없이 선택을 하고 그 선택에 책임을 지며 살아간다 그 결과가 못마땅하다고 해서 다시 선택하고 다시 살 수 있는 기회는 오지 않는다 안 온다고요, 크사버씨!
슬프게도 지난 시간은 돌아오지 않고 과거의 선택은 되돌릴 수 없다 다만 우리는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고 이번에는 제대로 된 선택을 했길 바라며, 새로운 선택을 하며 앞으로 나아갈 뿐이다

 

한참이 지나고 후회하게 될 일들을 왜 그때는 알지 못할까, 그때 알았더라면 잘못된 선택은 하지 않았을텐데, 그 순간이, 그 사람이 소중한 걸 그때도 알았더라면.. 그때 깨닫지 못했던 걸 왜 바꾸지도 못할 나중에서야 알게 되는 걸까?
가지지 못했기에 소중한 것이었다고 착각하게 되는 걸까?
나이가 들면 많은 것들을 용서할 수 있는 넓은 마음을 갖게 될까? 마틸다의 행동들은 어쩌면 그녀의 평생에 걸친 대단한 사랑일지도 모르겠다.. 내가 크사버를 사랑하지 않아서인지 아직 어려서인지 나는 마틸다가 이해가 안 되네..
 

 

 

* 위 도서를 소개하면서 출판사로부터 무료로 도서를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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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 살아가는 세계 시장에거 배우는 착한 경제 | 기본 카테고리 2021-12-28 1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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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세계 시장에서 배우는 착한 경제

박효연 글/김창희 그림
스푼북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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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한 경제라는 게 뭘까? 나도 좋고 너도 좋고 자연에도 좋고?
요즘 환경 이슈가 워낙 활발하에 다루어지다 보니 플라스틱 프리, 제로 웨이스트, 알맹상점, 새활용, 미닝아웃 등의 단어가 낯설지 않다
나는 이런 단어들을 받아들일 때 "환경"에만 초점을 맞춰 생각하다보니 환경문제라고만 생각했지 경제활동이라는 생각은 그다지 하지 않은 것 같다 내 돈 쓰는 경제활동인에 왜 그랬을꼬.. 어렸을 때 '싱크빅'을 안해서 그러나.. ㅋ

 

생각해보니 "착한 소비"에 대한 단어는 몇 가지 알고 있는듯하다 
공정무역이라든지, 사회적 기업, 협동조합, 녹색 성장, 지속 가능한 발전(..지속발전 가능?? 이 단어는 맨날 헷갈린다) 등등
내 최저임금, 최저시급은 그렇게 따지면서 맨날 입에 달고 사는 커피, 차, 초콜릿과 같은 것들이 누군가의 노동착취로부터 탄생한다니.. 
그것 뿐이랴, 옷이며 신발 등등 소비자가만 보면 노동착취로 생산되었다는 게 믿어지지 않을만한 품목들이 이 문제로 뉴스에 오르내리는 걸 종종 보게 된다 노동력에 대한 제대로 된 임금을 지불하게 되면 더 비싼 가격을 주고 상품을 구매하게 될까?
한 사람의 노동자로서 "노동착취"란 말은 마음을 무겁게 한다 정당한 대가를 지불하는 게 당연한데 말이다

 

 

지역의 농산물이나 생산품을 좀더 짧은 유통으로 더 신선하고 더 믿을 수 있고 합리적인 가격으로 거래하는 푸드 플랜.. 
요즘엔 여기저기 다니다보면 지역 농산물을 모아 판매하는 협동조합 사이트 광고판을 자주 발견하게 된다 지역 농가들이 모여 판매품목을 보증한다는 문구에 뭔가 더 믿음이 간다
보다보니 푸드 플랜과 협동조합 개념이 좀 혼란스럽네..?

 

 

노인, 여성 등 사회적 약자를 위한 일자리를 제공하는 게 사회적 기업이라고 알고 있었는데, 그 밖에도 사람들을 위해 사회 서비스나 복지를 제공하고 지역 공동체를 위한 활동을 하기도 한다니 사회적 기업의 단면만 알고 있었나보다
단체를 구성하고 운영하는 방법이 완전 다르지만 지역공동체를 위한 활동을 한다고 하니 그런부분에선 협동조합이랑 비슷하기도.. 협동조합은 농업 뿐 아니라 금융, 주택, 문화, 사회적 협동조합 등 다양한 분야가 있다고 하는데 각 분야에서 어떻게 운영되는지 궁금해졌다

 

 

<세계 시장에서 배우는 착한 경제>에서는 말로만 들어서는 잘 이해되지 않을 수 있는 개념들을 착한 경제가 실천되고 있는 세계의 시장들을 통해 쉽고 친근하게 소개하고 있다 
에티오피아 마르카토 커피 시장, 알스메르 꽃 시장, 뉴욕 첼시 마켓, 볼로냐 협동조합 시장 이페르콥, 서울 망원 시장에 이르기까지 여러 시장들에서 착한 경제가 어떻게 실천되고 있는지 보여준다
욕심내지 않고 필요한 것을 서로 바꾸는 물물 교환, 서울로7017처럼 오래된 도시에 숨을 불어넣는 도시 재생, 심각한 환경오염을 초래하는 플라스틱, 포장재 사용을 줄이는 제로 웨이스트.. 

 

주의깊게 생각해보지 않아서 그렇지 주변에서 종종 보거나 들은 적 있는 이야기들이다
어떤 것이 나도 좋고 너도 좋고 우리도 좋고 환경에도 좋은 착한 경제인지 알고 있다면 함께할 수 있는 기회도 늘지 않을까? 
에너지와 자원을 순환하는 방법이라든지, 나눔과 공존에 대해서도 더많이 생각해볼 수 있을 것 같다

아이와 함께 하나씩 실천도 해보고 찾아가 보기도 해야겠다

  


* 위 도서를 소개하면서 출판사로부터 무료로 도서를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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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는 그대로의 나와 마주하는 시간, 감정일기 | 기본 카테고리 2021-12-27 1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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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TODAY’S COLOR 감정일기

윌북 편집부 저
윌북(willbook)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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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가장 잘 아는 사람은 누굴까? 나의 마음을 제일 잘 아는 사람은? 
당연히 '나'겠지? 정말 나..일까? 
나는 내 마음을 얼마나 잘 알고 있을까? 내 마음을 들여다 본 건 언제지? 마음의 소리를 귀기울여 들은 건?


 

감정코칭이나 자신을 다독여주라는 위로의 말을 건네는 책들을 자주 만나게 된다 읽을 때는 그렇지, 그래야지 고개를 끄덕이다가도 뒤돌아서면 금새 다시 마음에 두껍고 단단한 벽을 세워버리고 내 마음따위 잊어버리고 만다
내 마음은 지금 어떻지? 어떤 감정을 느끼고 있고 어떻게 하고싶어 하는거지? 
그 누구의 마음보다도 무관심하게 외면하고 있으면서 내 마음이니까 내가 잘 알거라는 착각에 빠져 다른 누구의 감정보다도 더 알 수 없게 된 줄도 모른다

 

어린이는 감정에 솔직하다 때론 참기도 하고 밖으로 모두 표출하진 못하지만 누구보다 자신의 마음을 잘 알고 감정에 충실하다 기쁘면 웃고, 슬프면 울고 자신이 원하는 게 무엇인지 정확히 안다
그랬던 나였는데 언제부터 이렇게 솔직하지 못하고 나를 모르는 내가 되었을까? 어른이 된다는 게 다 그렇지 하며, 무시하고 억누르고 가둬두고 무관심하게 지나치는 감정들이 생기면서 모든 감각에 무감각해지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물론 요즘도 웃고 울고 화내고 굉장한 감정기복에 시달리고 있긴한데 그것과는 좀 다르게 봐야겠지.. 나의 진짜 마음상태, 진짜 감정 들여다보기..

 

 

언젠가부터 무기력 우울 분노같은 부정적인 감정에만 붙들려있는 것 같은 느낌이다
나를 알고 싶다, 나를 위로하고 싶다, 매일매일 더 다채로운 색의 감정으로 채우고 싶다, 그런 바람으로 쓸 결심을 한 <TODAY'S COLOR 감정일기> 
내 마음속에 어떤 감정이 얼마나, 왜 자리잡고 있는지 알아야 풀수도 다독일수도 바꿀수도 있을테니까

 

그런데 막상 '감정일기'라는 것을 써보려하니 뭘 어떻게 써야할지 모르겠다
하루에도 다양한 생각과 감정이 들쭉날쭉 왔다갔다 하는데 그 중에 뭘 써야할까, 그게 오늘을 지배하는 내 진짜 감정인지도 모르겠는데.. 감정일기라는 게 다이어리에 적는 일기와 어떻게 다른건지도 잘 모르겠다
무엇보다도 내 감정, 내 마음을 어떻게 들여다 봐야하는 건지조차 모르겠다.. 

 

 

오늘 내 안에 가장 크게 자리한 감정은 무엇이었는지, 그 감정과 관련된 사건, 사람을 생각해보고 있는 그대로 표현해보라는데 연습하다보면 그것도 차츰 쉬워질까
막연하고 흐릿하게 느껴졌던 것들도 글로 쓰거나 말로 표현하면 더 명확해지기도 한다 내가 가진 것이 어떤 감정이고 어떻게 풀어내야할지 몰랐던 것들도 일기장에 쓰다보면 더 잘 보이게 되고 풀어나갈 방법도 더 잘 찾아갈 수 있을까
내가 좋아하는 것, 나를 힘들게 하는 것, 놓치고 있는 것 등 내가 가장 잘 안다고 생각했지만 잘 몰랐던 나에 대해 좀더 제대로 알게 될까 
나는 내가 정말 바라는 삶, 진짜 행복이 뭔지도 모르고 사는 것 같다 내 감정에 집중하다보면 언젠가 이런 것들도 깨달을 수 있을까

 

요즘 내 컨디션으로 보자면 어두운 색의 감정스티커가 아주 빠르게 소진될 것 같은데 감정스티커가 모든 감정에 너무 공평하게 나뉘어져 있는 거 아닌가 싶네..
2022년에는 긍정의 감정색을 사용할 일이 많았으면.. 
일단은 "꾸준히" 쓰는 게 중요하겠지, 그래야 마음을 들여다보는 것도 익숙해질테고 나에 대해서도 더많이 알아갈 수 있을테니까
게으른 내가 이 일기장을 과연 얼마나 채울 수 있을지 모르겠다 
하지만 1년 후, 2022년을 정리하며 어느 정도 가득 채운 일기장을 보게됐을땐, 있는 그대로의 나와 마주할 힘을 갖게 되기를
지금보다 조금더 행복하다고 느끼는 내가 되어있기를 바란다 아니아니, 나를 진짜 행복하게 하는 것들을 정확하게! 알게 되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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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ve the Cat! 나의 첫 소설 쓰기 가이드 | 기본 카테고리 2021-12-25 2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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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Save the Cat! 나의 첫 소설 쓰기

제시카 브로디 저/정지현 역
타인의사유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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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표지에 속았다
내가 무지했으니 속았다는 표현은 올바르지 않지만, 어디선가 들어본 'Save the Cat!'이란 제목과 거만한 고양이 그림에 고양이 그림이 가득한 가벼운 에세이를 기대했는데 이렇게 본격적으로 소설쓰기 안내서이기 있기 없기?!
고양이 가득한 에세이는 아니더라도 적어도 히가시노 게이고의 <명탐정의 법칙>처럼 재치넘치고 가볍게 볼 수 있는 책일 줄 알았는데 고양이는 커녕.. 이건 정말 표지에 대한 배신이라고!!
온전한 이과형 인간으로서!(물론 요즘엔 이것도 아닌 것 같지만) 소설은 커녕 요즘 다들 쓴다는 에세이 한 장 써볼 생각이 없는 사람인 나에게, 이게 대체 무슨 일이람?


 

이래서 뭔가 고르기 전에는 안내문을 꼼꼼히 읽어보고 확인하고 다시 봐야한다는, 뭐든 대충 흘려들으면 안 돼.. 
Save the Cat!이 뭔지도 잘 몰랐잖아 나는 진짜 고양이 이야기인 줄 알았다고! 물론 Save the Cat! 작가가 영화 시나리오에서 고양이를 구하는 장면을 넣으라는 얘기에서 나온 제목이니 고양이 얘기가 아주 빠진 건 아니지만 이건 아니지..
기대와는 너무 다른 책이었지만 그렇다고 <Save the Cat! 나의 첫 소설 쓰기>가 재미가 없다거나 흥미롭지 않다거나 유익하지 않았다는 것은 아니다
소설쓰기엔 관심없는 문학 무지랭이인 나에게도 '나의 첫 소설 쓰기'는 충분히 흥미롭고 유익했다

 

일단 'Save the Cat!'은 영화 시나리오 쓰기를 도와주는 책이었고, '나의 첫 소설 쓰기'는 'Save the Cat!'의 영화 시나리오 분석법을 소설쓰기에 적합하게 바꿔 알려준다
세이브 더 캣 비트 시트라 부르는 아이디어를 소설로 빚어내기 위한 15가지 법칙을 시작으로, 세이브 더 캣만의 장르 구분법으로 나눈 10가지 장르를 세이브 더 캣 비트 시트에 맞춰 분석해본다 
독자들이 읽고싶어하는, 독자들에게 읽히는 소설들에는 훌륭한 이야기를 만드는 비밀 레시피가 있다 주인공에게 필요한 것, 이야기의 주제, 구성과 플롯 등 계속 읽을 가치가 있는 이야기가 만들어지는 패턴..

 

 

이것은 공식이 아니다 소설은 이야기고 인생이다
좋은 이야기에는 우리의 인생이 담겨있고 우리의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우리는 공감할 수 있는 주인공, 이야기에 빠져들고 열광한다 그렇게 되는 데에는 특정한 순서로 이루어진 스토리텔링 요소들이 있고 우리는 거기에 반응한다
문제가 있는 주인공, 주인공이 바뀌어야만 할 상황, 주인공을 도와주는 헬퍼, 적과 역경, 역경을 헤쳐나가는 과정, 고뇌와 깨달음..
인기있는 이야기들을 분석해서 이런 요소들엔 무엇이 있고 어디쯤 배치되어야 더욱 흥미롭고 재미있는 글이 되는지를 정리한 것이 세이브 더 캣 비트 시트인 것이다

 

작가의 말이 맞다 아무문제 없이 완벽한 주인공에게 아무일도 일어나지 않는 이야기를 왜 읽어야할까? 무슨 재미가 있지??
물론 요즘에는 아무일도 없는 잔잔하고 적막한 걸 관찰하거나 보기만하는 프로그램들도 시청률이 나오기도 한다 몇시간이고 바스락거리는 소리만 나오는 영상이 인기를 끌기도 하고.. 
하지만 이야기라면, 소설이라면 주인공이 아침밥을 먹고 점심을 먹고 저녁을 먹고 잠이 들었다는, 며칠이고 똑같이 반복되는 이야기를 감동적이라며 재미있게 읽을까?

 

 

세이브 더 캣 구분법으로 나눈 장르는 기존에 우리가 사용하는 추리, 멜로, 드라마, 호러 등이 아니라 이야기의 흐름과 목표, 필수요소들로 성장물이냐 추리물이냐 수퍼히어로물이냐 등등 10가지로 나눈다
수퍼히어로물이라고 해서 수퍼맨같은 액션히어로만 나오는 이야기도 아니고, 드라마, 액션, 판타지 등 어느 장르도 주인공의 성장이야기를 다룰 수 있다
10가지 장르에 맞는 소설들을 예로 들며 장르마다 꼭 필요한 요소와 그 요소들을 성공으로 이끄는 패턴들을 세이브 더 캣 비트 시트로 분석해주는 부분은 기대보다 더 흥미롭다
장르별 요소들과 패턴들은 해당 장르를 움직이는 작동 원리라고 할 수 있다 이 부분을 읽으며 그동안 봐왔던 많은 이야기들이 어느 장르에 속하는지, 필수요소들과 비트시트의 각 부분들이 어떠했는지를 떠올려보게 되었다 

 

좋은 소설을 쓰고 싶다면 좋은 소설을 많이 읽어봐야 한다 좋은 영화도 보고 좋은 글, 좋은 이야기를 많이 접해야 한다 
하지만 나는.. 이 책에도 수많은 책들이 언급되는데(장르로 분석된 10개 외에도) 제대로 읽어본 책이 거의 없다 사람들에게 많이 읽히고 좋은 이야기라고 검증된 것들일텐데(거의 추천 소설 목록) 언제라도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이렇게 캐릭터를 분석하고 이야기의 흐름과 플롯을 따져보며 맘껏 스포당했다고 해서 책읽기가 시시할 것 같지는 않다 반전에 깜짝 놀라진 않겠지만 내용을 안다고 그게 전부가 아니니까

 

 

나는 새로운 이야기를 쓰고 싶은데 책이 알려주는 법칙을 따르면 뻔한 소설을 쓰게 될 것 같은가? 
이 책은 뭘 써야할까를 알려주지 않는다 어떻게 써야 재미있는 책이 되는 기본요소를 갖추게 되는지를 알려주지..
세상에 독창적인 이야기는 없다고 한다 하지만 신선한 이야기는 있다 

 

마지막엔 사건을 해결될 줄 알면서 그렇게 뻔한 결말을 가진 추리소설을 사람들은 왜 읽을까? 
사람들은 사건이 해결됐다가 아니라 범인은 누구인지, 주인공이 어떤 방법으로 사건을 해결하는지, 이야기 속에는 어떤 비밀이 숨겨져 있는지를 궁금해하는 것이다 
추리물에는 탐정이 등장하고, 모든 것을 풀어줄 열쇠가 되는 비밀이 존재하고, 주인공이 자신의 규칙을 깨는 위험 요소가 있어야 한다는 것을 안다고 해서 긴장감 넘치는 흥미로운 추리소설이 탄생하지는 않는다
소재를 발굴하고 캐릭터의 성격을 구성하고 인물들이 어떤 대사를 뱉고 어떤 사건이 벌어질지를 결정하는 것은 오롯이 작가에게 달린 일이다 

 

그러니 이 책을 읽고 세이브 더 캣 비트 시트를 따라 글을 쓰게 되면 뻔하고 시시한 이야기가 될 거라고 겁먹을 필요는 없다
이 책은 내가 원하는 장르의 소설을 쓰려면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알려주고, 글을 쓰다가 놓친 것은 없는지 점검해보기 좋은 점검시트를 제공하는 것 같은 책이다
그렇다고 <Save the Cat! 나의 첫 소설 쓰기>가 미래의 작가선생님들만을 위한 책은 아니다 문학 무지랭이인 나조차도 소설을 읽듯 재미있게 읽었으니까 
이 책으로 인해 더 많은 훌륭한 이야기들이 쏟아져 나오게 되길 바란다 그럼 이제 독자는 신선하고 재미있는 이야기를 기다리고 있겠다
 

 


* 위 도서를 소개하면서 출판사로부터 무료로 도서를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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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껍 씨와 함께 별이 빛나는 밤에 하이볼 한잔 | 기본 카테고리 2021-12-18 1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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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별이 빛나는 밤에 하이볼 한잔

두꺼비 저
용감한까치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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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볼'이라는 단어가 익숙해진 건 산토리 위스키 하이볼 프로모션 때문이었다
어느 초밥집이나 일식주점에 가도 테이블마다 산토리 하이볼 광고판이 있었고 마케팅에 현혹된 나는 결국 주문을 하고야 말았..
하이볼이 뭔지도 모르고 그렇게 마시게된 하이볼이었는데 '하이볼이란, 위스키에 소다수를 타서 마시는 것'이라고 한다 
아닛, 이것은.. 홈파티에서 친구들과 마시던 바로 그것이 아닌가..! 이름은 몰랐지만 알아서 잘 마시고 있었구만 허허허


 

그런데 요즘은 하이볼이라고 부르는 범위가 굉장히 넓어졌다고 한다 술도 위스키가 아니어도 되고 첨가하는 것도 소다수가 아니어도 되고.. 그럼 그냥 늘 말아(?)먹는 폭탄주가 아니더냐 허허허
그래, 그러고보니 '고진감래'라든지 '막소사'같은 이름마저 익숙한 레시피들이 몇 개 보인다 한창 유행할 때 만들어먹곤 했었는데 ㅎㅎ
친구추천으로 '젤리주'도 도전해본 적 있는데 그렇지 않아도 딱딱한 젤리곰이 찬 음료를 만나 더욱 딱딱해져 턱나가는 줄.. 마음이 너무 급해 빨리 마셨나, 뭔가 진액이 빠져나올 수 있을만큼 오래 담궈뒀어야 했나 싶기도 하지만 소중한 내 턱을 위해 다시 시도하진 않을 것 같다
보드카 토닉을 응용한 '레몬소주'나 스크류 드라이버의 소주판 '모구모구주'도 익숙하고, '비타민워터주', '봉봉주', '식혜주' 등은  뭐든 소주에 한가지 재료만 추가하면 쉽게 만들어 마실 수 있는 메뉴들은 지친 하루를 마무리 하며 간단히 혼술하기 좋은 것 같다

 

 

눈이 오는 오늘같은 밤엔 굿밤을 기원하며 초코에몽주를.. 
근데 이렇게 달달한 음료에 소주를 타는 레시피는 소주의 씁쓸한 맛이 잘 느껴지지 않다보니 홀짝홀짝 두 잔, 세 잔 늘어간다는 단점이ㅜㅠ 이런게 진정한 앉은뱅이주 아니겠나..(초코에몽은 배도 부르고 느끼해서 3잔까진 무리일지도..흠)
어젠 아메리카노에 소주를 넣는 커피소주도 시도해 봤지만 내앞의 술잔을 천천히 비우지못하는 고질병을 앓고있다보니 너무 빠르게 드링킹.. 으악, 카페인 약체인 나는 소주를 마셨는데 심장은 두근두근, 안 마셨을 때보다 더 잠못드는 밤이 되어버렸다 ㅠㅜ

 

 

<별이 빛나는 밤에 하이볼 한잔>은 혼술로 즐겨도 좋고 좋은 사람들과 함께 마셔도 좋을 레시피가 다양하게 있어서 하나씩 만들어 먹는 재미가 있는 책이다  
두꺼비가 책을 낼 줄이야.. ㅎㅎㅎ 그런데 정말 놀라운건 두껍 씨와 함께하는 인생 상담이다 이렇게 맘을 따스하게 위로해줄 이야기들을 들려줄 줄은 몰랐는데..
겨울밤 감성을 촉촉하게 채워줄 감성 한스푼 가득넣은 구절들이 간질거리면서도 묘하게 마음에 와닿는다
두껍 씨의 사집첩 속의 여행사진처럼 내년엔 또 훌쩍 어디든 떠날 수 있게 되기를 간절히 바라며 오늘밤도 하이볼 한잔 해볼까

 

 

* 위 도서를 소개하면서 출판사로부터 무료로 도서를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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