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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 한 달만 아무 것도 하지 않고 by 윤동교 - 적당히 부러운 한 달 생존기 | 책리뷰- 소설.문학 2018-10-05 2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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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딱 한 달만 아무것도 하지 않고

윤동교 저
레드우드 | 2018년 08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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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9월 17일>

* 딱 한 달만 아무 것도 하지 않고 by 윤동교 - 적당히 부러운 한 달 생존기

* 평점 : ★★★★★


부담없이 읽고 싶은 마음이 들면 읽어야지.. 하고 대출해온 책이었다.

제목이 너무 가벼워보였지만, 그림과 글이 적당하여 정말 부담이 안 가는 그런 책이었다.

읽어보니 정말 그랬다.

책을 좋아하지 않는 이들이 보면 정말 좋을 책, 피식 웃게 되는 유머러스한 글에 공감 팍 가는 삽화는 읽는 나를 즐겁게 해줬다.

즐거움과 공감과 깨달음과 함께 순삭하게 만드는 흡입력...

가볍게 손에 든 책이었는데, 내가 제일 좋아하는 지인에게 선물을 할 정도로 내 보기에 괜찮았다.

다른 지인들에게도 좋아요! 꾹꾹!! 추천해주고 싶게 입이 간질거릴 정도로 마음에 쏙 들었다.

떠올릴때마다 점점 좋아지는 책이 있는데, 나에게 이 책이 그랬다.


이렇게 가벼우면서 유쾌한 책이 좋다.

무작정 가볍지만은 많아서 더 좋다.

무거운 주제를 가볍게 느껴지도록 만들어주고 읽게 해주는 그런 책, 고상하게 어려운 문장들만 가득한 텍스트보다 많이 좋다.

내가 대단치 않고 작가도 대단하지 않아 보이는.. 그렇게 차이없이 보이는 공감들이 떠 다니는 느낌이 좋다.


(P. 25) 그래. 지금이야말로 제대로 나를 돌봐 줘야 할 때다. 이걸 더 이상 미루면 안 될 것 같다.

나 자신에게 집중하는 일. 나를 돌아보는 일. 세상에서 가장 중요하지만 늘 회피해 오던 일. 이제 그 일을 시작할 때다.

(P. 112) 나는 홀로 초조해졌다. 적은 내 안에 있었다.

아무것도 하지 않고 마냥 뒹굴뒹굴하며 숨만 쉬려던 나를 채근하고 휘두르는 것은 바깥의 누군가가 아니라 바로 나 자신이었다.

(...) 뭐라도 해야 할 것 같은 강박에 안달이 났고 일말의 보람과 성취감을 느끼려는 욕구가 강하게 올라왔다. 그렇게 나는 딜레마에 빠졌다.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은데 뭐라도 해야 할 것 같아서 미치겠는 딜레마.

(P. 126) 내가 감정을 너무 억누르고 산 걸까? 너무 모르는 척, 아닌 척, 회피하고 산 걸까? 억지로 웃으며 밝은 사람인 척, 긍정적인 사람인 척하다 보니 과부하가 걸린 걸까?

익숙하면서도 낯선 감정들의 연속이었다. 나를 돌아본다는 것이 이런 것이었을까? 나에게 집중한다는 것이 이런 것이었을까?

(P. 136~137) 아등바등 최선을 다해 열심히 사는 것은 피곤하다. 열정도 한때다.

내 인생은 어느덧 전반전이 모두 끝났고 이젠 다가올 후반전을 준비해야 한다. 나는 이제 곧 중년이라 불리는 나이 마흔이다. 그리고 마흔 이후엔 인생을 늘어난 니트처럼 적당히 대충대충 성글고 여유롭게 살고 싶다.

좀 더 적당히 살자. 좀 더 편하게 살자. 까칠해도 괜찮아. 예민해도 괜찮아. 실수해도 괜찮아. 모자라도 괜찮아. 부족해도 괜찮아. 불안해도 괜찮아. 두려워도 괜찮아. 틀려도 괜찮아. 나를 더 아껴 주자. 나를 더 보듬어 주자. 나에게 더 많은 것들을 허용해 주자. 세상의 기준에 맞춰 나를 채찍질하는 대신 나를 더 놓아주자.

(P. 162) 왜 나 자신에게 쓸데없는 목표를 주입해서 스스로를 한계 너머로 몰아붙인 걸까.

왜 이 길을 오르지 못하면 내가 부족하고 모자란 사람이 될 거라고 생각했던 걸까.

이런 식으로라도 동기를 부여해서 자존감을 고취시키고 싶었던 걸까?

아니, 좀 중간에 포기하면 어때서? 끝까지 안 하고 중간에 내팽개치면 뭐가 어때서?

(...) 차라리 진즉에 내 육체와 자전거의 한계를 깨닫고 일찌감치 내려서 자전거를 끌고 오르막을 올랐다면 이렇게 힘들지는 않았을 텐데. 그냥 나답게 올랐으면 좋았을 텐데.

앞서가든 뒤따라가든 어차피 이렇게 정상에서 만나는 것을.

자전거를 타고 가든 끌고 가든 이렇게 같은 곳에서 만나는 것을.

(P. 205) 인생을 풍요롭게 만들려면 다양한 장치가 필요한데 그 과정에서 부부가 모두 꼭 같은 경험을 해야 할 필요는 없다. 모든 추억을 공유해야 할 필요도 없다. 각자 자신의 취향에 따라 필요한 부분에 집중하면 된다. 함께할 땐 함께하지만 각자일 땐 각자의 삶을 즐길 수 있어야 한다.

(P. 308) 조급해하지 않기로 했다. 당장 일을 해서 돈을 버는 것도 중요하고 생활을 잘 영위해 나가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바로 나 자신이었다. 생각해보면 펴생 방치하고 내버려 둔 '나'였다.

(...) 예전과 변함없는 날들이 계속됐지만 무언가 달라졌다. 현실도, 환경도, 감정도 모두 그대로였지만 무언가 근본적인 것이 달라졌다. 모든 것이 그대로인데 그 모든 것을 대하는 내 마음이 달라졌다.

달라진 것은 바로 나였다.


나랑 꼭 맞는 상황이 아니지만, 저자가 느끼는 저 감정들을 이해할 수 있었다.

삶을 살아내는 많은 이들도 저 감정들을 느끼고 있을테니까.

나도 나의 지인도, 또 내가 모르는 다른 이들도.....

삶을 즐기지 못하고 버틴다고 느끼는 이들을 대신해 저자는 솔선수범하여 한 달을 진심으로 아무것도 하지 않고 지내주었다.

나 대신 용기내어 주고, 실천해 주고, 대신 느껴주고....

내가 저자와 같은 한 달을 지냈다면 나 역시 같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요즘 많이 지치고 있는 중이다.

매일 반복되는 일상과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축축 처지는 몸과 마음, 좋은 것을 봐도 그때뿐이고, 다시 무기력해져서 아무것도 하기 싫어지는.. 사는 것이 정말 버겁다..라고 느끼는..

계절을 타는 것 같기도 하고, 저자가 말한 것처럼 번아웃증후군인 것 같기도 하고..

만성피로와 만성몸살로 끼니마다 처방받은 약을 먹고 있는 요즘의 나는,

분명 썩 좋은 정신과 몸 상태는 아닌 것이 분명하다.

그렇지만, 이 흔들리고 정상에서 벗어난 나의 상태를 숨기지 않기로 했다.

애써 괜찮아...라는 말로 나를 속이지 않기로 했다.

지금 느끼는 이 감정 그대로 내보이고, 그대로 표현했다.

이렇게 망가진 정신과 몸으로 평상시와 똑같이 체력 소모를 하기에는 내가 버텨낼 재간이 없기 때문이다.

난 지금 마음도 몸도 상태가 안 좋으니까, 이런 나를 이해하라고.. 내 감정에 충실하다보면 다시 정상의 상태로 돌아갈 날도 올거라 믿으니까...

내가 느끼는 감정이 부정적이고 불안정스럽지만 쿨하게 오픈시키니 애쓰면서 나를 포장하지 않아도 되니 이 얼마나 좋은지..

"정말, 순수하게, 진심으로,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았다."

진심으로 저자처럼 정말, 순수하게, 진심으로,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을 때 펼쳐봐야 하는 책이다.

또, 진심으로 아무것도 하지 않는 용기를 내도록 해주는 책이다.


"할 수 없는 것은 그냥 두고 할 수 있는 것에만 집중하자."

"나는 여전히 무기력했지만 무기력을 대하는 방법은 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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