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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다시 태어나면 당신과 결혼하지 않겠어

남인숙 저
소담출판사 | 2016년 0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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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5월 17일>

어른이 되는 날이 안 올 줄 알았습니다.

너무 멀게만 느껴져 정말 정말 나는 어른이 되지 않는 것이 아닌지 싶었습니다.

그래서, 청개구리처럼 반항도 많이 하고, 말도 엄청 듣지도 않았지요.

어른이 되지 못할 것 같아서요.

그런데, 어느샌가 성인이 되어 있었습니다.

뭐, 성인이 되었다고 다 어른은 아닌 것 같은 생각이 들었지만, 다른 사람들이 그러는 것처럼 그 나이에 맞는 알바도 하고, 학교도 다니고, 술도 마시고, 일도 했지요.

그런데, 또 어느샌가 20살의 풋풋하다는 느낌도 제대로 느껴보지도 못한 채, 20대 중반이 되었고...너무너무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 연애를 하다 보니 30대를 바라보는 시간이 되어 있었습니다.

결혼도 하고, 아이도 낳아 키우며 지내는 시간에도 어른이라는 생각이 별로 들지 않았어요.

그저 허덕대며 하루하루를 사는 30대 중반의 아이 엄마가 되어 있을 뿐이었지요.

그러다 문득........

나 어른인건가??

언제?????

어른이 되면 뭔가 멋질 것이라고, 하고 싶은 거 다 하며 지낼 수 있을 거라는 어렸을 적 바람과는 달리 매일이 전쟁이었고, 매일이 고민이었으며, 매일이 우울했습니다.

어른이 되었는데,왜???

내가 무엇을 해야 할지 갈피를 잡지 못했습니다.

내가 가야 하는 방향도 어느 쪽인지 알 수도 없었고, 맞게 사는 건지도 확인해 주는 사람도 없고, 그저 시간이 흐른대로 내 몸도 내 마음도 그렇게 둥실둥실 떠 다니기만 했던 거였지요.

그렇게 고민하고, 고민하는 나에게도 시간은 절대 멈춰주는 일 없이 나이가 몇이냐고 묻는 대답에 '4'를 이야기를 해야 하는 시기가 되어버렸습니다.

39년동안 난 뭘 한거지??

수도 없이 고민을 했습니다.

그러면서 꿈, 희망을 바라보지 않고, 그 시절이 평생일거라는 되먹지 못한 믿음을 후회하고 후회를 했습니다.

그때가 그리워졌습니다.

돌아가면 잘 할 수 있는데...하면서요.....

매일을 고민하고, 매일을 불안해하던 정말 아이같은 어른이었던 나에게 우연을 가장한 인연으로 다가 온 「다시 태어나면 당신과 결혼하지 않겠어」..

내가 미처 알아 채지 못했던 나의 마음을 알아주고 쿨하게 어깨를 툭 쳐주는 그런 책이었습니다.

나 같은 마음을 가진 이들이 정말 많은 가 보다....라는 대공감 위로와 함께....^^

읽으면서 내 마음과 같은 글귀를 연필로 줄을 치고, 또 치다보니 연필을 잡지 않고서는 책장을 넘길 수가 없을 정도였습니다.

미처 필기도구를 준비하지 못하면 계속 같은 부분만 읽고 읽고 읽는 무한 반복을 해대고 있었지요.^^

그러다보니 어느 샌가 책을 잡은지 2주째...

또 생각을 합니다.

난 2주동안 왜 이 책 한 권을 읽지 못한 거지??? 하면서요...ㅎㅎ

 

 

<아끼다 똥 된다>

p.117 무엇이건 내 손에 들어와 가장 상태가 좋을 때, 그리고 내가 가장 원하는 그 순간에 소비하고 향유하는 게 그 물건이 가진 가치를 극대화하는 방법이다.

........ 사람도, 젊음도, 인생도 아끼기만 하면 가치가 사라진다.

나만을 위한 인생 소비는 끊임없이 반복되어야 하는 것으로 보인다. 소모를 해야 새로운 것들이 내 안으로 들어온다. 기회가 줄었다고, 체력이 예전 같지 않다고 움츠러들며 쓰기를 주저하면 점점 더 내 인생은 '똥'이 된다.


<시간은 점점 미친 듯이 흐른다>

p. 137 아무리 논다고 놀아도 하루해가 남아 있고, 아무리 자고 일어나도 어른이 되지 않았던 시절이 분명히 있었다.

심장박동수에 따라 체감하는 시간의 솓고가 달라진다는 것이다.

이제 수십 년이 지나면 내 심장을 일 분에 육십 번을 간신히 뛰며 시간이 자꾸 실종되는 상황에 익숙해질 것이다.


<가족을 상대로는 수수께끼를 내는 게 아니다>

p. 192 우리는 생각보다 많은 상황에서 '내가 말하지 않아도 이쯤은 알아야 하는 거 아냐?'라고 생각하며 서로를 괴롭히곤 한다.

하지만 사람들은 서로의 기대보다 상대의 마음을 끔찍이도 못 읽어낸다.

너무 많은 메타포 속에서 살아와 아직까지도 쉽지는 않지만 오늘도 '대놓고 말하기'의 기술을 갈고 닦도 있다.

 

 

<아이와 이십 분만 함께할 수 있다면>

p. 239 아이를 위한다면 일을 그만두느냐, 계속하느냐를 고민할 게 아니라 하루 이십 분이라도 아이에게 충실할 수 있는가를 생각해야 한다는 걸 그때 알게 되었다.

'좋은 사람'이 '좋은 엄마'가 된다는 것이다.

내 자식 인생을 걱정하는 것보다 내 인생을 먼저 챙기고 걱정하는 게 더 낫다는 걸 깨닫고 나니 마음이 한결 편하다.


<사람이 꼭 외향적일 필요는 없다>

p.263 느끼지 말았어야 할 감정으로 아이를 대했다. 바로 '부끄러움'이다. 나는 진심으로 딸이 부끄러웠다.

성격과 인성이라는 게 다른 것이니 전자는 인정해주고 후자를 어떻게든 잘 다듬어보도록 독려하는 수밖에 없다.

애닳아 하지 말고 그 모습 그대로 믿고 기다려주기로 했다. 아이가 자라면서 만들어낼 인품의 힘이 성격의 단점을 압도하도록.


* 배려가 너무 많은 저희 큰 아이..

그 모습에 가끔씩 속이 답답했습니다.

다른 아이들처럼 눈치껏 자기 꺼 챙기는 여우짓을 왜 못하는지 답답했어요.

다른 아이들을 배려하는 마음에 일일히 챙기는 아이의 행동을 당연시 여기는 아이들이 생길까봐 속이 터져 버릴 것 같았습니다.

그렇게 끙끙 앓고 있다가...얼마 전 아이에게 잔소리를 했습니다.

엄마여서 너를 위한다는 말로, 아이보다 조금 더 세상을 산 어른이어서 충고한다는 말로...

아이가 자신감이 훅~ 떨어지는 아이가 아닌데, 엄마 기준에 미달인 그 아이의 모습에 아이 마음에 스크래치를 내는 잔소리를 하고 말았답니다.

말하면서도 아차....싶었지만, 이미 엎지러진 물이었기에 그대로 따발총처럼 뱉어댔지요........아이의 성격에 대한 잔소리를...

말하는 마음이 불안해서 아직도 마음에 응어리가 되어 남아있는데,이 책을 보니 그 응어리가 더 딱딱히 굳어져 돌덩이가 되어버립니다..

내가 준 아이의 성격을 이해하지 못하는 내 모습이 멀뚱히 서 있기만 하는 전봇대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작가가 말한 것처럼 아이를 믿고 기다려주는 것......

제발, 제~~~발..........그래야 할 것 같습니다.....에휴....!!


우리는 행복하지도, 그리 낭만적이지도 않았던 시기를 그리워하며 지금의 시기를 평가절하하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이십 대는 그저 꿈과 낭만을 강요받는 시기였을 뿐이다.

내게 주어진 젊음은 지금의 성숙만큼이나 당연한 것이었을 뿐이다.


그렇습니다.

내 10대, 20대는 그다지 행복하지도 않았고, 꿈도 없었으며, 낭만 또한 내 인생에서 많은 부분을 차지하지 않았습니다.

그때는 55사이즈 입고 있는 내가 당연하게 생각이 되었고, 얼굴에 화장도 하지 않은 채 돌아다녀도 창피하지 않았지요.

그렇게 그때는 그것이 당연했습니다.

당연한 것처럼 느껴졌으니 탱탱한 피부, 지금보다 기미없는 피부를 가지고 있어 행복하다는 생각을 하지 않았구요.

그게 그 나이때 당연한 것이었음을...

우리가 젊은 세대를 보며 '꿈이 있으니 얼마나 좋으니?'...'젊음이 제일 좋은 거지...'..등등의 부러운 하트를 뿅뿅! 발사할 때면 그들은 마음속으로 그러겠지요.....

'그게 뭐가 좋은 거라고....'하면서요...

잊고 지냈습니다.

지금 이런 저런 것들 때문에 분명 마음도 몸도 힘든 것은 사실이지만, 내 젊음이 가득했던 10대, 20대보다 지금이 더 행복한 일이 많음을요.

그렇게 중요한 사실을 책을 보고 고개를 끄덕이며 어렴풋이 깨닫습니다.

지금 내 모습이 성숙해 보이는 어른의 모습인지는 모르겠지만, 지금 내 모습을 닮고 싶다는 이들이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분명한 것은 젊었으나 철없던 그때보다는 지금의 모습이 훨씬 좋아보인다는 것을요...*^^*

지금 내 옆에 있는 남편에게 "다시 태어나면 당신과 결혼하지 않겠어."..라는 말을 할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장담을 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으나, 아마도 다시 태어나서 그 옛날 남편과 했던 것처럼 그런 달달하고 꽁냥꽁냥한 연애를 다시 하게 되면 또 어김없이 결혼을 하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문득 듭니다..

내 사람이 내 편인지 남 편인지는 아직도 잘 모르겠지만, 중요한 것은 지금 내 옆에 있는 사람이기에 내 편이라고 믿고 싶어집니다.


나이를 먹는다는 것....참 우울한 일이었는데......

나만 나이를 먹는 것이 아니라는 정말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 더없이 기쁜 위로가 되었네요...^^

나이를 먹는다는 것 또한 지금과 다른 새로운 세계로 나아갈 수 있는 길이 된다는 것....

그 길이 어떤 길인지는 아직은 알 수 없지만, 분명 그 길을 걸으며 나는 울 때도 있을 것이고, 웃을 때도 있겠지요...

그 모든 것들이 긍정적으로 다가올 수 있는 마음을 가진 어른이 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내 인생의 가장 좋은 순간은 아직 오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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