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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렇게 독후감을 쓴다 | 고서의 독서담 2009-09-13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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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 나는 이렇게 독후감을 쓴다

 

 

        고서  김선욱 

http://www.myinglife.co.kr

 

 

 

나의 독후감은 사적인 일기이며, 사고 수준의 노출이며, 강한 주장을 펼치는 연설문이며

 

나는 지독히 기억력이 나쁜 편이다. 창피하지만 사실이지만 엊그제 있었던 일도 제대로 기억하지 못한다. 남들이 뭐라고 하면 별거 아닌 일상적인 일들을 굳이 애써 기억할 필요가 있느냐며 위안을 삼는다. 몇 년 전까지도 외울 수 있는 전화번호가 채 5개가 안 되었다. 수첩에 적어두면 되었지 억지로 기억할 필요가 없지 않느냐는 이유에서였다.

 

이렇게 머리가 나쁘다 보니 기억에는 한계가 있기 마련이다. 오래 전에 집 문제로 집안 일을 처리할 때 수첩에 꼼꼼하게 기억해 둔 일이 있었다. 나중에 같은 일을 처리해야만 했을 때 수첩을 참고해서 쉽게 일을 잘 처리할 수가 있었다. 그 때 이후로 기록의 중요성을 깨달아 되도록이면 기록해 두는 습관을 가지게 되었다.

 

책을 읽고 나서도 마찬가지다. 얼마 지나지 않아서 전에 읽었던 책의 내용이 전혀 기억이 나지 않으면 황당하기까지 하다. 어떻게 그렇게 깜빡 다 잊어버릴 수가 있는지 신기하기까지 했다. 좀 억울한 심정이 되기도 한다. 그래서 그럴듯한 핑계를 대어 2002 8월부터 독후감을 쓰기 시작했다. 처음에 조금씩 썼다. 그러다가 시간이 흐르면서 점점 더 길게 썼다.  가능하면 빼먹지 않고 독후감을 쓰려고 노력을 하였다. 한 달에 5권 정도 책을 읽을 땐 빼먹지 않고 독후감을 다 쓸 수 있었다. 그런데 읽는 책의 양이 많아지면서 독후감을 쓰지 못하는 경우가 자주 생겼다. 그래도 어떻게든 꼭 독후감을 남기려고 노력을 했다. 3~4건씩 밀리게 되면 엄청난 부담감이 느껴졌다. 결국 바빠서 쓰지 못하고 지나가는 때가 생기기 시작했다. 그래서 독후감을 쓰지 못하고 넘어간 경우도 꽤 많다.

 

일주일에 1권씩 책을 읽을 때는 토요일 오후에 차분하게 앉아 독후감을 쓰는 일이 즐거웠다. 일주일을 정리하는 기분으로 일상사를 기록하면서 독후감을 썼다. 그 무렵엔 아직 독서일지를 쓰기 전이어서 독서에 관한 신변잡기까지 함께 썼다. 원체 기억을 잘 못하니까 사소한 일이라도 기록해두자는 의미에서 나만의 형식을 만들어 정리하곤 했다. 1부에서는 신변잡기나 개인적인 생각을 적고, 2부에서는 책에 대한 독후감을 썼다. 그래서 1부만을 읽어본 사람에겐 독후감이 아니라 신변잡기처럼 느껴질 수도 있다. 누군가에게 읽혀지기를 바라면서 쓰는 것이 아니라 나 자신의 편리를 위해서 쓰게 되니 자연히 개인적인 성향이 강하게 드러나는 것이다.

 

남들은 서평을 쓰는지 모르지만 나는 어디까지나 독후감을 쓰고 있다. 즉 책을 읽고 난 후의 개인적인 느낌과 생각을 정리하는 것이다. 책의 전반적인 내용에 대한 평가를 내리거나 하지는 않는다. 특히 책의 좋고 나쁨을 판단하는 일은 지극히 드물다. 대부분의 독후감이 권독서로 끝난다. 이렇게 서평을 피하고 독후감을 고집하는 데는 나만의 그럴 듯한 이유가 있다.

 

사실 한 권의 책을 제대로 평가하기 위해서는 전문가적인 수준의 독서가 필요하다. 그것은 그만큼 어렵고 조심스러운 일이다. 서평을 제대로 쓰기 위해서는 책을 제대로 읽어야 한다. 그리고 문리가 트여 세상을 바로 볼 수 있는 식견이 있어야 하고, 그 분야에 전문적인 지식을 갖추어야만 가능한 일이다. 요즘 세상에 그만한 능력을 갖춘 독자가 몇 명이나 되겠는가.

 

게다가 책을 제대로 읽어야 한다는 가장 기본적인 일조차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 책을 잘 읽는다는 것은 자신을 버려야 한다는 의미이다. 자신의 기준과 관점을 내려놓고 완전히 저자의 입장이 되어서 책을 읽어야만 하는 것이다. 어떤 책이든 저자가 주장하는 분명한 메시지가 있기 마련이다. 그것을 제대로 캐치해 내기 위해서는 저자의 관점에서 책을 읽어야만 하는 것이다. 그런데 그게 쉽지가 않다.

 

자신의 관점을 내려놓는다는 일이 평범한 사람들에게는 거의 불가능한 일이다. 우리는 늘 자신이 옳고, 자신의 관점이 바르다는 생각을 한다. 그런 습관이 들어서 거의 언제나 그렇게 생각한다고 보아도 좋다. 그런데 책을 읽을 때만 그렇게 하지 않을 수가 있겠는가. 쉽지가 않다. 자신의 기준에 비추어가면서 책을 읽는다. 자기의 가치관과 비교해 본다. 객관적인 입장에서 읽어야 한다고 다짐을 하더라도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자신의 관점으로 책을 읽게 되는 것이다. 취사 선택이 일어난다. 그러니 책 한 권을 완전히 저자의 입장에서 읽는다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보아도 좋다. 한번 자신의 책 읽는 습관을 꼼꼼히 지켜보아라. 대번에 알 수 있을 것이다.

 

정말 책을 제대로 읽는다는 것은, 이렇게 자신의 기존의 모든 관점을 떠나서 저자의 입장에서 책을 읽어야만 하는 것이다. 이렇게 완전히 저자의 입장이 되어서 읽는 한편, 여러 가지 다양한 관점에 비추어 저자가 놓치고 있거나, 간과하고 있거나, 해결하지 못하고 있거나, 미흡하다거나 하는 단점을 찾아내야만 한다. 이렇게 할 때 책 한 권을 제대로 평가할 수 있게 된다. 엄밀한 의미에서 이런 판단은 저자보다 지적 수준이나 의식 순이 높을 때만 가능한 것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독자는 저자보다 못한 비전문가라고 보아도 좋다. , 그러니 어떻게 제대로 한 권의 책을 정확하게 비평할 할 수 있겠는가. 어불성설이다. 물론 전혀 불가능한 것은 아닐 수도 있다. 그런 수준 높은 독서를 하는 독자도 있긴 할 것이다. 우리는 그런 사람을 전문가라고 할 수 있으며, 도서평론가 혹은 서평가라고 부를 수 있을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일반 독자는 서평을 쓸 수도 없다. 서평이란 말이 어울리지도 않는다. 그런데 왜 우리는 서평이라는 하는 글을 쓰고 있을까. 그것은 아마도 서점들이 좀 수준 있게 보이려고 그런 용어를 사용하지 않았는가 모르겠다.

 

이처럼 진정한 의미에서의 서평쓰기가 어렵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나는 독후감을 쓰고 있는 것이다. 책을 읽고 난 후 자신의 진솔한 느낌과 생각을 적는 것이다. 어느 책의 서평을 제대로 쓴다고, 정확한 지식과 넓은 관점에서 날카로운 서평을 썼다고 치자. 그게 일단 독자들에게 얼마나 도움이 되겠는가. 다양한 수준에 있는 독자들에게 일률적인 서평을 제공한다는 게 가당하기나 하겠는가. 엄밀하게 얘기하면 100명의 독자에게는 각자의 수준에 맞는 100개의 다른 서평이 필요할 것이다. 우리가 쓰는 독후감은 누구인지 모를 딱 한 명의 독자에게만 적확하게 맞아떨어질 것이다. 그러므로 최대한 자기자신의 생각과 느낌을 솔직하게 적으면 되는 것이다.

 

시간이 흐를수록 내 독후감은 점점 더 내 주장과 느낌과 생각이 넘치는 글이 되었다. 누가 보아주기를 바라면서 전문가연하게 쓰는 글이 아니라, 책을 많이 읽으면서 자신의 의식 수준이 성장함에 따라 더 수준 높은 강한 주장을 펼치게 되었다. 그러니 글이 늘어지고 결과적으로 길어지게 되었다. 어떤 책에 대한 독후감은 20여 페이지가 되는 것도 있다. 그래서 보다 깊은 생각, 보다 너른 관점에서의 주장, 진솔한 느낌이 넘치는 글이 되었으며, 남들에게 풀어놓기 어려운 사적인 내용도 많이 들어가 있다.

 

독후감은 내게 있어 지독히 사적인 일기이며, 정신적이거나 영적인 사고 수준의 위험한 노출이며, 하고 싶은 주장을 늘어놓는 강한 논설문이며, 세상을 꾸짖는 가혹한 일침이며, 자신의 삶을 돌아보는 진지한 반성문인 것이다. 일정한 틀은 있으나 어떤 제한도 없는 자유로운 글이다. 한 때의 생각을 붙잡아 매어두는 대학노트인 셈이다. 내 나쁜 기억력을 보완하기 위해 사용하는 메모지이다. 누가 보아주기를 바라겠는가. 단지 책을 읽고 난 흔적을 남기는 것이다.

 

내 생각의 유치찬란함을 살펴보고 싶다면 홈페이지를 방문해 보시길 바란다. (http://www.myinglife.co.kr -> [나의 이야기] -> [책을 읽고나서])

 

 

[출처] :  http://www.myinglife.co.kr/bbs/bbs.htm?dbname=D0216&mode=read&premode=list&page=1&ftype=&fval=&backdepth=&seq=43&num=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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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렌 한프 그녀가 그립다! | 고서의 독서담 2009-09-13 1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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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 헬렌 한프 그녀가 그립다!

 

 

 

 

        고서 김 선욱

http://www.myinglife.co

 

 

 

헌책방 순례길에 헬렌양을 만나 사랑에 빠지다!

 

헌책방 순례를 통해서 인연이 닿게 된 몇 권의 소중한 책이 있다. 헌책과 만난 몇 안 되는 좋은 인연 중에서 그녀는 가장 기억에 많이 남는다. 내가 체링크로스 84번지를 통해 헬렌 한프를 만난 것은 우연이었지만 지금 생각해 보면 필연이 아니었나 싶다.

 

그녀를 만나게 된 것은 오랜 동안 우정을 나누는 친구가 있었기 때문이 아닌가 한다. 고등학교 동창이자 절친한 친구가 한강 건너 단국대학교 앞에서 무역업을 하고 있었다. 가끔 들려서 인생과 예술에 관한 대화를 나누고 또 책 선물을 하기도 했다. 그 친구가 있는 사무실엘 가기 위해서는 전철을 타고 가다 논현역에서 내려 버스로 갈아타고 가야 했는데, 아름다운 가게를 지나야 버스를 타는 곳이 있다. 정확히 말하자면 논현역을 기점으로 한강쪽으로 더 가는 정류장과 뒤쪽 교보생명 사거리 쪽으로 가는 정류장이 있지만 나는 일부러 더 먼 뒤쪽 정류장에서 버스를 탔다. 그래야만 아름다운 가게에 들려 헌책을 살 수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 무렵 한동안 친구 사무실에 들리면서 헌책을 선물했었다. 친구가 정신적으로 더 성장하는 모습을 보고 싶어서 아름다운 가게에서 좋은 책을 발견하면 사서 선물을 하곤 했던 것이다.   

 

이틀 전에 아름다운 가게 논현점에 구한 이 책을 읽으면서 친구를 만나러 갔다. 그날도 역시 친구를 방문하기 전에 뭐 좋은 헌책이 없나 살펴보러 아름다운 가게에 들렸다. 친구를 방문했던 날의 독서일기를 옮겨적어 본다. 아직도 그날의 기억이 생생하게 난다.

 

헬렌 한프와 사랑에 빠지다~! 독서일지

2005/11/25 08:06

http://blog.naver.com/myinglife/60019848685

2005-11-25 07:22 ~

 

어제는 하루 종일 너무너무 행복했다.

가는 곳마다 헬렌 한프와 함께 했기 때문이다. 아니, 그녀와 마음의 편지를 주고 받으며 행복한 순간순간을 살았기 때문이다.

어제 그녀의 채링크로스 84번지를 다 읽었다.

다 읽고나서는 가슴이 뻥 뚫린 것 같이 애잔했다.

결국 그녀는 중고 서적 중개인이자 펜팰인 프랭키를 만나지 못했다.

어떻게 그럴 수가 있을까 싶을 정도 오랜 기간 서신을 주고 받으며 사귀며, 중고서점이 있는 영국을 방문해 주기를 서로 고대하고 있었는데 결국 프랭크가 갑자기 죽으면서 이야기는 끝나고 만다. 서로 직접 만나지는 못했기 때문에 더 아름다웠을까?

 

그저께 저녁 5 30 경에 이 책을 헌책방에서 손에 넣었다. 어제 일하러 돌아다니는 동안 짬짬이 읽었는데 다 읽을 수가 있었다. 이렇게 좋은 책을 구할 수 있기 때문에 나는 중고서점을 다니고 있다. 나에겐 거의 횡재나 다름이 없을 정도다. 이렇게 작은 헌책방에서 내 눈에 띄인 좋은 책이 몇 권이 있다. 이런 즐거움에 헌책방으로의 발길을 끊을 수가 없다.

 

한남동에 있는 친구이자 고객을 만나러 가면서 또 아름다운 가게 논현점에 들렸다. 전철을 타고 논현역까지 가서 버스를 갈아타고 단국대학교 앞까지 간다. 버스 타는 곳이 교보빌딩이 있는 4거리 근처에 있어서 논현역에서 내려서 버스를 타려면 한참을 걸어가야 한다. 아름다운 가게 논현역점은 역과 버스정류장 사이에 있는데 중간을 지나 정류장 쪽으로 약간 더 치우쳐 떨어져 있다. 어제도 버스를 타러 걸어가다가 10시 30 문을 여는 아름다운 가게에 들어섰다. 기왕 친구를 만나러 가는 김에 헌책을 사서 선물해 주면 좋을 것 같아서 이제는 의례껏 헌책방에 들리게 된다. 지난번까지 벌써 두 번이나 여러 권의 책을 사다 주었다. 이렇게 선물한 책을 잘 읽으니 고마울 따름이다. 해서 어제도 없는 책 중에서 몇 권을 억지로 골랐다.

 

-         행복찾기 미로여행 / 맥신 로크 저, 김 영은 옮김 / 1998.8 신부 완전 단행본 특별부록 (500)

-         어이없는 혼인 (명상시집) / 박 해조 / 빛다림터 (1,000)

-         노란 손수건 / 오 천석편 / 샘터 (500)

 

위의 책들을 다 친구에게 선물했다.

 

친구와 만나서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조금 이른 시간인 11 30분경에 점심을 같이 먹었다. 우리가 첫손님이었다. 많은 손님으로 북적대기 전에 한가롭게 먹는 게 좋지 않냐는 친구의 평범한 이야기에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맛있게 먹었다. 좀 양이 많았지만 욕심을 절제하지 못하고 밥 한 공기를 다 먹었다.

 

사무실로 돌아와 인생을 얘기했다. 그리고 영화를 얘기했고 음악을, 뮤지컬을 그리고 그림을 이야기 했다. 또 건강을 이야기하고 꿈과 희망을 이야기 했다. 드물게 깨달음과 예술에 대해서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친구다. 식초를 먹어보라며 신신당부를 하며 헤어졌다. 버스를 타는 잠깐 사이에도 헬렌과 함께 했다.

 

논현역 정거장에서 전철역으로 가는 사이 또 다시 아름다운 가게를 지났다. 다시 한번 들어갔다. 빛바랜 오래된 책을 기어코 집어들었다. 세로로 씌여진 매우 오래된 책이었다.

 

-         태어나서는 이미 늦다 / 森下敬一 저, 기성일 역 / 행림출판 (500)

 

논현역에서 신대방역으로 갔다. 가는 동안에도 채링크로스 84번지를 읽었다. 재미 만땅이었다. 신대방역에 도착해서도 아름다운 가게에 먼저 들렸다. 책들이 많았다. 그런데 볼만한 책은 별로 없었다. 그래도 몇 권의 책을 엄선해서 골랐다.

 

-         부자가 되는 습관 / 빌 바이런 지음, 손 병두 . 문 현남 옮김 / 명진출판 (1,000)

-         프랭클린 자서전 (풍요로운 삶을 위하여) / 벤자민 프랭클린, 최혁순 옮김 / 을지출판사 (500)

-         짜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 프리드리히 니체, 황 문수 역 / 문예출판사 (1,000)

 

고객분께 달력을 드리고 부자가 되는 습관이라는 책을 선물했다. 헌책으로 선물을 해서, 그리고 책을 읽어보지도 않아서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대충 훑어는 보았는데, 딱히 맞지 않는 내용도 있었다. 인사를 하고 서둘러 가리봉역으로 향했다. 그 길에서도 나는 프랭크의 행복한 삶을 읽었다.

 

친구를 만나 달력을 주고 부랴부랴 선릉역으로 향했다. 역시 헬렌과 함께 하면서 웃었다. 신도림에서 2호선을 갈아타고 선릉까지 갔다. 신도림역을 조금 지나서 책을 다 읽었다. 이렇게 해서 계획에도 없던 책을 하루 만에 다 읽었다. 너무 너무 행복했다. 지금도 그 여운이 남아서 나를 행복하게 하는 것 같다.

 

어제 책의 말미에 간단한 느낌을 적어 두었다.

 

가슴이 아리아리하다!

이러한 삶이 아름다운 인생이고 참으로 행복한 삶이 아닐까?

소슬 바람 사랑사랑 풀섶을 헤치고 놀듯이

나의 가슴에 그들의 잔잔한 역사가 밀려든다.

, 아름다운 인생이어라!

참 좋은 책이다. 아니 아름다운 책이다.

                  2005. 11. 24. 16:42

김 선욱

 * 선릉역을 향해가는 전철 안에서 대림역을 지나며 적다.

 

헬렌, 그녀를 만나러 가고 싶다. , 그런데 그녀는 이미 가고 없다. 나도 체링크로스 84번지에 그녀에게 인간적인 사랑을 전해준 프랭크 도엘의 영혼을 만나러 가고 싶다. 또 영국에 중고서점을 하나 물색해서 그녀와 편지를 주고 받으며 인생을 아름답게 수놓아 가고 싶다.

 

앞으로도 나의 헌책방 순례기도 계속될 것이다. 내 인생을 아름답게 가꾸어 나가기 위해그리하여 참으로 행복한 삶을 영위해 나갈 것이다. 헬렌이 그랬던 것처럼,,, 프랭크 도엘이 그랬던 것처럼

 

아직도 나는 체링크로스 84번지를 손에서 놓을 수가 없다~!

 

2005. 11. 25.     07:58

 

 

책을 사랑하는 행복한 사나이 나는야 고서(古書)

김 선욱

 

채링크로스 84번지라는 책은 미국 뉴욕에 살고 있는 미혼 여류 작가가 영국의 채링크로스 84번가에 있는 중고서점에서 헌책을 구입하면서 유부남 서점 직원과 주고받은 편지 등을  모아서 펴낸 책이다.

 

헬렌 한프양은 한 잡지 광고에서 영국의 고서점의 주소를 알게 된다. 가난한 그래서 솔직히 비싼 고서적은 살 수 없다면서 적당한 가격이라면 (5달러 미만) 살 수 있겠다면서 사고 싶은 책의 목록을 적어 보낸 우편엽서로부터 이야기는 시작된다. 처음의 서먹서먹한 관계에서 시간이 흐르면서 점차 관계가 깊어지고 중고서적에 근무하는 다른 직원들과도 친분을 쌓아가면서 정을 나누는 게 참 보기 좋다. 대서양을 건너 교환되는 편지가 많아질수록 우정이 깊어지고 마침내 서로들을 그리워하게 된다. 헬렌은 영국의 중고서적을 방문하려고 돈을 모으기도 한다. 하지만 어느 정도 모아갈 때마다 일이 터져서 대서양을 건너지 못하게 된다.

 

나는 일찍이 펜팔을 해 본 적이 있다. 전 세계적인 인적 네트웍을 만들어 볼 거라고 세계여러나라 사람들과 펜팔을 했는데, 그들의 편지 글을 읽으면서 펜팔을 하면서 편지를 주고받으면서 느꼈던 감정이 고스란히 전해져 오는 느낌이었다. 그래서 더욱 살가운 느낌이 들었다. 그래서 책을 읽으면서 참 많이도 킥킥거리며 웃었다.

 

처음에는 미스터라고 존칭을 써가면서 편지를 썼다가 점점 친근한 말투로 바뀌는 것을 보면서 그들의 친밀도를 알 수 있었다. 남녀간의 노골적인 사랑은 아니었지만 우정 + 사랑이라고나 할까, 은근한 정이 느껴졌다. 끝내 영국의 서적상 프랭크 도엘씨가 씨가 갑자기 죽게 되는데 어찌나 가슴이 아팠는지 모른다. 그가 더 오래 살았더라면 어쩌면 헬렌은 대서양을 건너 고서점을 찾아가 애타게 그리워하던 모든 사람들을 만날 수도 있었을 텐데 안타깝기 그지 없다.

 

책에는 헬렌이 영국을 방문했는지가 나와있지 않았다. 그래서 얼마나 궁금하던지 인터넷을 뒤져서 알아 보았다. 하지만 결국 그녀는 영국을 방문하지 못한 채 생을 마감하고 말았다. 어찌나 가슴이 먹먹하던지 혼났다.

 

나도 그녀를 한번 만나보았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좀더 일찍 그녀의 존재를 알았더라면 펜팔로나마 그녀와 연락을 주고 받으며 많은 대화를 나눌 수도 있었을 텐데 하는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 그러던 중에 인터넷을 검색하다가 그 책을 영화로 만들었다는 것을 알고 얼마나 반가웠는지 모른다. 이미 책으로 읽어서 제값 다 주고 사기에는 좀 아까운 마음도 들어서 좀 싸게 구입하려고 어찌나 노력을 기울였는지 모른다. 마침내 좀 싸게 dvd를 구입하게 되어서 뛸 듯이 기뻤다. 그 영화를 추석연휴 때 동생하고 같이 보았는데, 참 즐겁게 보았다.

 

나는 헬렌 한프의 세계 속으로 더 가까이 여행을 떠나고 싶다. 도대체 어떤 이야기들이 나오길래 고서를 사서 읽었을까 알고 싶어 그녀가 읽었던 책을 꼭 읽어보고 싶은 열망이 생겼다. 앞으로 언젠가 기회가 되면 한권 두권 그녀가 읽었던 책을 구해서 읽어볼 것이다.  그래서 조금 더 깊이 그녀를 알고 싶다.

 

이 책을 읽으면서 사람은 책을 사랑하면서도 얼마든지 행복하게 살 수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책이 아니라 그림을 그리면서, 노래를 부르면서, 학생들을 가르치면서, 거리를 청소하면서 얼마든지 행복하게 살 수 있는 것이 우리의 인생이라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자기가 그 일을 사랑하고 좋아할 수만 있다면 말이다.

 

서재 결혼시키기의 앤 패디먼은 남편이 행선지를 알려주지 않고 멀리까지 가서 결국 헌책방으로 데려가고 거기서 9kg의 헌책을 사가지고 돌아와 참으로 행복했다고 했다. 정말 자기가 좋아하는 것이라면 남들이 부러워하는 것이 아닐지라도 얼마든지 만족하면서 행복하게 살 수 있을 것이다.

 

헌책방을 통해서 참으로 좋은 책을 만났고, 그 책 속에서 참으로 아름다운 사람들을 만났다. 그들의 삶 또한 참으로 아름답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도 그런 삶을 살고 싶다는 마음이 간절해졌다. 그래서 앞으로도 계속 헌책방 순례를 할 것이다. 책을 사면서 독서를 하면서 행복하게 살아간다면 그들은 이미 죽었지만 나의 가슴에서 다시 살아가는 것과 같으니깐 말이다.

 

헌책방 순례길에 만나는 책, 사람, 사연이 나는 좋다. 영원히 헌책방을 순례할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헬렌양에게 빌어본다.

 

 

[출처] : http://www.myinglife.co.kr/bbs/bbs.htm?dbname=D0216&mode=read&premode=list&page=1&ftype=&fval=&backdepth=&seq=42&num=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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