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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찌질한 위인전-함현식]위인전은 늘 나를 좌절케 한다. | Memento 2017-10-20 1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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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찌질한 위인전

함현식 저
위즈덤하우스 | 2015년 0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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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인전은 늘 나를 좌절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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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추석 때, 웅진 위인전전기 세트가 아직도 친척들 집을 전전하며 생존해 있다는 사실에 깜짝 놀랐다. 내가 초등학생 때 읽었던 책인데 전국을 여행하며 조카들에게까지 꿈과 희망을 주고 있다는 사실이 뿌듯했다고나 할까. 내가 읽었다고 표시해둔 흔적까지 그대로 살아 있었다.(읽어보기는 한건지 모르겠다...) 그 책들은 어린 시절 친구였다. 시골 깡촌에서 위인전은 방향타였다. 한 권 한 권 읽어나가며 위인이 되지 못하더라도 특별한 사람이 되어야 겠다는 다짐을 하곤 했다. 비싼 돈을 들여 사주신 부모님은 당시에는 흐뭇 하셨을 거다. 결국 위인전이 빛을 발하지 못해 평범하게 밥 빌어먹고 겨우 살아가는 현실이 함정이긴 하지만.

웅진 위인전기를 읽으면서 아직도 기억나는 장면이 있다. 김유신이 자신의 말의 목을 자르는 장면인데, 당시 나에게는 큰 충격이었다. 우선 무서웠다. 죄 없는 말이 불쌍했다. 이내 자신의 애마의 목을 칠 정도로 의지를 다졌다는 내용은 의지박약인 나에게는 크나큰 충격이었다. 죽은 사람이 산 사람에게 이처럼 강한 인상을 남길 수 있다니. 위인들은 평범한 사람과는 다르다. 뛰어나고 훌륭한 사람이다. 그래서 개개인의 지표가 되고, 때로는 신의 위치까지 이르기도 한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반대의 효과가 났다. 어릴 때 위인전은 읽으며 꿈과 희망을 키웠지만, 커가면서 느낀다. 위인전은 나를 좌절시키기 위해 만든 간악한 책이라는 사실을. 위인의 위대함은 아이들의 꿈과 희망이자 동시에 압박이 된다. 나는 저렇지 못한데, 결국 평범하게 살 수 밖에 없구나. 닮으려 해도 닮을 수 없다. 나는 그 위인이 아니기 때문에. 남들과 다른 업적을 이뤘기 때문에 위인이다.

<찌질한 위인전>은 이런 의문 던진 책이다. 위인은 무엇 때문에 위대한가. 위인이란 누구인가. 결론은 위인 역시 우리와 같은 사람이고 인간이다. 그렇기에 한계를 가진다. 그 한계가 바로 찌질함이다. 그들도 찌질하다. 위대한 업적만이 그를 구성하지 않는다. 오히려 그 찌질함을 극복해가는 과정이 그가 위대한 이유라는 말이다. 여기가 이 책이 일반적인 위인전과는 다른 차이점이다. 어릴 때 읽은 위인전은 철저하게 사람은 배제한다. 그렇기에 업적만 남고 그만큼 위대해 진다. 하지만 이 책은 사람다움, “찌질함을 전면에 부각시킨다. 그럼에도 이를 극복했다. 그렇기에 위인이다. 오히려 후자가 더 위인의 위대함을 부각시키는 효과가 있지 않을까.

저자의 의도야 무엇이든 간에 어쨌든 사람으로서의 위인들을 복원한 시도는 위인을 더 부각한 꼴이 되었다. 슬프게도 이 위인전은 두 배로 나를 좌절시킨다. 어릴 때와 달리 지금부터 피켜스케이팅을 1만 시간을 한다 해도 김연아가 될 수 없다는 것을 안다. 다만, 1만 시간이라도 해보지 않은 나를 반성해 본다. 가슴 아프다. 위인전은 예나 지금이나 나를 좌절케 하고 부끄럽게 한다. 내 어린 친척들은 웅진 위인전을 보고 좌절하지 않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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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이 위인이 될 수 있었던 이유는, 어쩌면 우리에게 남긴 어떤 업적이나 작품과 같은 결과때문이 아니라 그곳에 닿기까지의 과정 때문일지 모른다. p.9

대개 명분이 그럴듯할수록, 우리는 그것을 기반으로 더욱 가열찬 찌질함을 전개한다. 행위 자체는 별로 찌질하지 않더라도 그것을 굳이 명(p.152)분으로 합리화할 경우에는 더욱 그렇다. p.153

인류사에서 먹고사는 일만큼 유구하고 절박한 명분이 어딨겠나. ...... 애석하게도,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정답이 아니다. 이것도, 저것도 답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그 사이에서 끝없이 묻고, 고민하는 일이다. 그것이 비록 주저하는 모습으로 비춰질 수 있을지라도 그런 식의 고민은 여러모로 우리가 찌질함의 나락에 빠져 절망할 가능성을 줄여주기 때문이다. 게다가 그런 고민은, 나와는 다른 선택을 한 누군가에 대(p.207)한 이해의 폭을 넓히기도 한다. 절대적 찌질함은, 절대적 확신에서 나오기 때문이다. p.208

인간은 대개 가장 몰상식하고 비합리적인 행동을 할 때 신의 지위를 이요하고 그것을 남용하게 마련이다. 신은 죄가 없다. 다만 인간이 신의 이름으로 죄를 저지를 뿐이다. p.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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