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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을 읽다-정인경] 과학책인 듯 과학책 아닌 책을 과학책 | Memento 2018-07-26 2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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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과학을 읽다

정인경 저
여문책 | 201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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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책인 듯 과학책 아닌 책을 과학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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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다는 것은 참으로 재미있는 일입니다. 우선 내가 잘난 척하고 으스댈 수 있게 해줍니다. “아는 것이 힘이다.”라 하잖아요. 요즘 같이 정보화 시대에는 강한 권력이 되기도 하고, 부자가 될 수 있는 원동력이기도 합니다. 신영복 선생님께서 인터뷰에서 “아름다움은 어원 그대로 ‘앎’입니다. 깨닫게 하는 것이죠. 아름다움이라는 것은 미처 몰랐던 것을 주목하게 하는 사회적 실천이 아닐까요.”라고 말하셨는데, 안다는 것은 아름다운 것이고 미처 몰랐던 것을 알게 하는 것이라는 뜻이 아닐까요. ‘앎’은 ‘삶’과 밀접한 연관이 있습니다. 살아간다는 일이 알아간다는 과정이 아닐까요. 서정범 교수는 아름답다는 ‘나답다’가 어원이라고도 하는데, 아름다움, 앎, 삶은 복잡하고도 미묘해서 이해하기가 어렵습니다.

 정인경의 <과학을 읽다> 그런 책입니다. 과학책인 듯 과학책 아닌 책을 과학책이라고 불러도 될까요. “우리가 과학 공부를 하는 목표는 지식 그 자체에 있는 것이 아니다. 그 지식이 왜 중요한지를 알고 자신의 삶과 연결해서 생각하는 법을 터득하는 것 (p.13)”이며, “앎은 삶을 바꾼다!(p.468)”고 말합니다. 그래서 과학책일까요 아닐까요. 얼마전에 TVN에서 서울시립과학박물관 관장님께서 시청자에게 물었습니다. 지동설이 과학일까요 아닐까요. 당연하게 과학이 아닌, 틀린 비과학이라고 믿을 겁니다. 하지만 단호하게 아니라고 말하시지요. 그것은 너무나도 과학적이라고, 패러다임의 변화를 가장 잘 보여줄수 있는 과학이라고 말합니다. 과학은 "의심"의 학문이기에, 패러다임을 바꿔나가는 그 과정자체가 과학이다. 그래서 지동설은 가장 과학이 무엇인지 보여준다고 말합니다.

 반성합니다. 옳고 그름, 정답과 오답의 문제가 아니라 과정, 즉 방향성의 문제겠지요. 하지만 우리는 정답을 찾는데 익숙합니다. yse와 no의 경계는 분명 흐림에도 불구하고, 항상 극단적으로 나누는 것에 익숙합니다. 누구를 탓할 마음은 전혀 없습니다. 이것 역시 우리가 살아오고 겪어온 결과일겁니다. 희미한 경계에 있음에도, 스스로 희미해지면 세상에서 사라질 수 밖에 없었던 과거를 미워하거나 부정할 수 없습니다. 다만, 앞으로 어떻게 해야할까요. 수 없이 다양성, 창의성을 개발해야 한다고 외치면서 우리는 그 경계에 대해서는 아무도 허용하지 않습니다. 애매한 녀석을 우유부단 녀석으로, 확고한 친구를 위험한 친구로 이해하고 살아가는 지금의 현실이 문제겠지요. 넓게 볼 필요가 있겠습니다. 미안합니다. 나도 그러지 못하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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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을 많이 아는 것보다 더 의미 있는 것은 그 지식이 왜 중요한지를 깨닫는 것인데, 우리는 이것을 놓치고 있다. 우리가 과학 공부를 하는 목표는 지식 그 자체에 있는 것이 아니다. 그 지식이 왜 중요한지를 알고 자신의 삶과 연결해서 생각하는 법을 터득하는 것 p.13

살아 있는 생명의 이야기는 모두가 역사학인 것이다. p.91

그동안 역사가들은 자연의 역사를 인간의 역사에 종속시켰지만 다윈주의적 관점의 역사는 자연과 인간을 동등하게 바라본다. 그리고 인간의 목적성을 최대한 배제하고 사실을 있는 그대로 서술하려고 노력한다. 지금까지 서양 역사학이 '그래야 한다'는 당위와 목적을 추구했다면 <총,균,쇠>는 '그래왔다'는 사살을 말하고 있다. p. 94

학자에게는 지적 능력이나 유려한 글쓰기가 재능이 아니라 타인의 고통을 현재 나의 문제로 받아들이고 그 고통을 해결하려고 절박하게 매달리는 것이 재능이다. 그리고 꼭 해야 할 일이라는 확신과 자발적인 의지야 말로 인간만이 보여줄 수 있는 품격이다. p.123

체계적으로 말하면 진리는 두 가지 방향으로 탐색되었다. 하나는 '세계는 무엇인가'를 묻는 자연세계의 '사실'을 이해하는 작업이고, 또 하나는 '인간은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를(p.129) 묻는 삶의 '가치'를 부여하는 작업이었다. 종교에서 신은 대체로 이 두 가지 질문을 다 만족시켰다. p.130

비트겐슈타인이 말한 것처럼 우리는 인간이고 지구에서 살아야 한다. 그것이 세계의 모든 문제를 일으킨다. 우리는 지금 이 순간 직면한 세계의 문제를 해결하고 살안마기 위해 무엇이 옳은지 그른지를 판단해야 하고, 그래서 철학과 과학을 탐구한다. 우주론이나 진화론, 윤리학과 같은 진리는 철학자나 과학자들만 하는 것이 아니다. 지금 처한 상황에서 더 나은 선택과 올바른 결정을 하려고 애쓰는 모든 사람이 알아야 할 지식이다. 그동안 우리가 진리를 찾았던 이유는 마음속에 올바른 앎과 삶에 대한 갈망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p.140

오늘도 다시 한번 강조하고 싶은 것은 지난 역사 속에서 여러 번 경험했듯이 우리는 매우 무지하며 우리가 가진 모든 해답은 불확실하다는 사실이다. 이를 인정할 때 인류는 '이 모든 것들의 의미'를 향해 계속 뻗어 나갈 수 있는 열린 통로를(p.219) 만날 수 있게 된다. 나는 삶의 의미가 무엇인지, 올바른 도덕적 가치가 과연 어떤 것인지에 대해 우리가 아직 그 해답을 모르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것들을 어떻게 선택해야 하는지조차 모르고 있다고 말하고 싶다. -리처드 파인만 p.220

우리가 달에 가서 본 것은 달이 아니라 지구의 가치였다. 관점을 바꾸어서 우리 자신을 바라보면 새로운 객관적 사실과 가치를 발견할 수 있는 것이다. p.241

"고통은 그 작용이 완벽하지 않은 자연선택과 마찬가지로, 대개 각 생물종이 다른 종과의 생존투쟁에서 가능하면 이길 수 있는 종이 되도록 만드는 역할을 했다." -다윈 p.332

인간과 동물의 차이는 사회적 뇌에서 나온 공감과 도덕적 능력에 있다는 것이다. p.363

과거 우리에게 중요한 질문은 (p.391) "우리가 무엇을 할 수 있는가?"였다. 우리는 할 수 있는 일들을 찾아내서 세계를 지배하고 역사를 바꾼다고 생각했지만 모두가 불안한 삶을 사는 물질문명의 위기에 처하고 말았다. 과학기술의 발전을 제어하지 못하고 민족과 국가, 종교 사이의 분쟁과 갈등은 점점 첨예해지고 있다. 우리는 이제 "우리가 무엇을 할 수 있는가?"라는 질문보다 더 중요한 질문을 해야 한다. 바로 "우리가 무엇을 원하는가?"이다. 우리는 무엇을 할 수 있는지에 매달리느라 정작 우리가 무엇을 원하는지에 대해서는 성찰하지 못했다. p.392

나는 과학책을 쓰면서 과학이 지식으로서 가치 있으려면 삶에 의미 있는 영향을 미쳐야 한다고 생각한다. 프리모 레비처럼 과학을 통해 세상이 불합리와 타인의 고통을 이해해야 한다고 말이다. 모든 공부가 그러하듯 과학 공부도 이해하고 기억하는 과정이다. 물질에 대한 이해, 우주에 대한 이해, 인(p.418)간 자신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세계가 직면한 잘못된 문제들을 해결하고자 하는 것이다. 아픈 역사를 왜 자꾸 들춰내느냐고 하지만 그 아픔을 알고 기억해야 바로잡을 수 있다. 기억은 목적지향적인 뇌가 의식적으로 잊지 않으려고 애쓰는 인간적인 행위다. 하루하루 소멸해가는 삶에서 기억은 올바름에 대한 갈망이며 인간됨을 실현하는 과정이다. 그런 의미에서 역사는 누구 한 사람의 기억이 아니라 집단의 기억이다. 그런데 집단적으로 기억상실증을 앓고 끝난 이야기라고 한다면 우리에게 더 나은 미래는 없다. 수많은 사람의 기억이 연대해야 과거에 일어났던 전쟁과 재난으로 고통받는 이들의 마음을 어루만지고 재발을 막을 수 있다. p.419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세상을 이해하는 유일한 방법은 우리가 우리 자신을 이해하기 시작하는 것에 있다."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 p.439

실재를 아는 것과 그것의 중요성을 느끼는 것은 서로 연결되어 있다. 다시 말해 뇌에서는 실재가 무엇인지를 아는 앎과 앎의 중요성을 깨닫고 어떻게 살 것인가를 결정하는 과정이 서로 영향을 주고 받는다. 앎은 삶을 바꾼다! 앎으로부터 일어난 감정의 변화가 삶의 의미를 찾게 한다는 것이다. p.465

도덕은 인간 삶의 기본적인 욕구에서 나온 것이다. 자신의 욕구만큼 타인의 욕구를 인정하고 배려하는 것이 바로 도덕이다. 도덕의 진보가 그리 어려운 것이 아니다. 타인의 고통(p.467)을 이해하고 염려하면 되는 것이다. p.468

"잘못된 사회에서 올바른 삶이란 있을 수 없다." -테오도르 아도르노 p.478

결국 인간의 도덕이란 자신과 일체감을 느끼는 사람들에게만 국한되는 것이다. 우리가 누군가를 도덕적으로 대한다는 것은 그들의 행복과 고통에 관심을 가진다는 것과 같은 말이다. p.491

인간은 사실을 토대로 가치판단을 한다! 사실상 모든 가치판단의 영역은 과학적 사실들과 결부되어 있다. 지금까지 우주, 인간, 마음에 대한 과학책들을 읽고 내린 '과학적 통찰'이다. 앎(사실)과 판단(가치)은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고, 올바른 가치판단을 하기 위해서는 과학적 사실에 근거해야 한다. 왜 과학 공부를 해야 하는지, 과학과 인문학이 왜 융합되어야 하는지를 묻는다면 이보다 더 좋은 대답은 없을 것이다. 우리 삶에서 중요한 것은 과학적 사실과 올바른 가치판단이다. p.493

과학책 읽기는 여느 인문학책 읽기와 마찬가지로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와 자신의 삶을 성찰하는 것이 주요 목적이다. 그런데 일선 학교에서 권장되고 있는 과학책 읽기에 이러한 의미가 전달되는지 의문이 든다. p.4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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