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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최인호 유고집]우물쭈물하다 내 이럴줄 알았지. | Memento 2017-04-27 0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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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눈물

최인호 저
여백미디어 | 2015년 0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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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물쭈물하다 내 이럴줄 알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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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어쩌면 죽음이 과잉된 사회인지 모른다. 하루에도 37. 38.9분마다 한명씩 스스로 목숨을 끊고 있다. OECD 압도적인 1. 예전에는 분신자살을 통해 마지막 절규로 사회를 바꾸는 시도도 했지만, 지금은 그것이 가능할지도 의문이다. 그만큼 죽음에 남의죽음에 둔감해졌는지도 모르겠다. 최근 여러 죽음을 목도하며 고민이 많아졌다. WHY. HOW. 왜 그런 선택을 하는지 섣부르게 짐작할 수 없고, 짐작하지도 못하고, 판단하지도 못하겠다. 나 스스로도 같은 선택지가 주어진다면 망설일 테니. 그렇다면 나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이런 저런 죽음 앞에서 집어든 것이 바로 이 책이었다. 언젠가는 읽으리라 다짐했건만, 그간 살만해서였을까. 유고집이라는 단어가 두려웠을까. 아니면 문득 많은 죽음들을 목도하고 나는 어떻게 죽고 싶은가.”라는 말이 무서웠는지 모르겠다. 아니면 웰빙을 넘어 웰다잉의 시대라서?

최인호 작가의 묘비명은 원고지에서 죽고 싶다.”라 한다. ‘환자로 죽고 싶지 않고 작......(p.30)’다는 간절함. 최인호 작가는 침샘암이라는 극한의 고통 속에서도 소설을 집필하고, 원고지에서 죽고 싶어 했다. 나는 얼마나 간절할까. 나에게 간절함이 있을까. 생명의 완성은 죽음인 것일까. ‘돌아온 탕아로서 오히려 죽음 앞에 담담하고, 모든 것을 귀의한 그의 모습은 나 스스로를 숙연하게 했다. 지독한 간절함과 배치되는 무조건적인 처절한 순응. 나 역시 집나간 탕자로 어떻게 이해해야 할는지 막막하기만 하다.

고통 속에서도 환자가 아닌 작가로서, 세상의 종말 죽음 앞에서 신앙인으로서, 자신의 삶을 마무리하는 최후의 기도문. 그와 함께 했던 사람들의 추도문. 그리고 그의 묘비명. 나는 어떻게 죽을 것인가. 내 묘비명은 무엇일까. 그저 버나드 쇼의 묘비명이 되지 않기를 바랄뿐이다.

-이북은 역시 그림을 보는것에 불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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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누구나 좋은 물건을 만들어 내고 싶고 좋은 글을 쓰고 싶으며 좋은 영화를 만들고 싶고 좋은 인생을 살고 싶어 합니다. 그러나 좋은 영화를 만들고 싶다면 우선 그 사람이 좋은 사람이 되지 않으면 안 될 것입니다. p.121

내가 남을 용서한다는 것은 사랑의 행위인 것 같지만 실은 교만인 것입니다. 내가 어떻게 남을 용서할 수가 있겠습니까. 내가 남을 단죄할 수 없듯이 내가 남을 용서할 수도 없는 것입니다. 결국 인간의 용서는 행위가 아니라 인간이 하느님으로부터 이미 용서받은 존재이자 사랑받는 존재라는 사실을 깨닫는 발견입니다. p.242

우리들이 이 순간 행복하게 웃고 있는 것은 이 세상 어딘가에서 까닭 없이 울고 있는 사람의 눈물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이 세상 어딘가에서 울부짖고 있는 사람과 주리고 목마른 사람과 아픈 사람과 가난한 사람들의 고통을 잊어서는 안 됩니다.” p. 317~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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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의 기원-정유정]"우리는 모두 살인자의 자손이다." | Memento 2017-04-20 1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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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종의 기원

정유정 저
은행나무 | 2017년 0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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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모두 살인자의 자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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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든 생명체는 살아 있음을 본능적으로 유지하고자 한다. 그리고, 자신의 생존을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움직인다. 이것은 생명, 즉 살아있는 존재라면 대부분이 의식적이든, 무의식적이든 행하게 되는 행위다. 문제는, 모두가 사는 길은 없다. 탄생과 생존은 자연히 죽음을 동반한다. 그렇기에 번식을 하는 행위는 생명체의 또 다른 본능이다. 지금 이 순간에 존재하는 모든 생명은, 그 이전 세대, 그리고 그 이전 세대, 그 전전 생명이 각자의 방법으로 생존한 덕에 이 순간을 누리고 있다. 중요한 것은 "각자의 방법"이다.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선'과 '악'의 문제가 아니다. 생존을 놓고 본다면, 관념적인 '선'과 '악'은 무의미할지 모른다. (인간은 종종 이성을 통해본능을 억제하고, 자신을 희생하는 위대한 행위를 하지만 어디까지나 평균이 아닌 예외다.)

 정유정 소설의 특징이라면 뛰어난 몰입도라 생각한다. 주인공 "유진"이 되어 쉴틈없이 뿜어내는 이야기는 중간에 멈추기가 어렵다. 글을 따라 읽어가다 보면, 어느새 나 자신이 '유진'이 되어 있는 상황. 내가 가진 '생존 방법'에 대해 고민하게 한다. 더불어 "망각"이라는 행위, 주인공에 대한 설정을 통해 가려진 이야기를 차츰 풀어가는 방식도 마음에 들었다. "이 세상에 살아서는 안 될 놈이야." (p.109)라 말하지만, 결국 살아남는자는 누구일까.

 출처는 기억나지 않지만 이런 이야기가 문득 떠오른다. "우리는 모두 살인자의 자손(후손)이다." 결국 저마다의 '생존 방법'으로 저마다의 '후손'을 남겼고, 그 중에 뛰어난 포식자가 나타나는 것은 자연의 섭리다. 그럼에도 내가 피식자가 되는 것, 그것 역시 두렵다. 당연하게도 나 역시 생명체이기 때문에. 나는 어떻게 살아남아야 할까.

 피식자와 포식자의 공존. 죽음의 순간과 저 마다의 생존 방법, '선'과 '악' 작가가 던져준 이런 저런 단상들이 내 머리 속에 떠오르지만 나 스스로 정리되지 않아 아쉽다. 다만 확실한 것은 이 작품은 뛰어난 스릴러라는 것이다. 아무 생각 없이 '유진'이 되어 보는 것. 그것이 책 읽는 묘미이고, 어느 책보다 쉽게 그 묘미를 살릴 수 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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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이야기는 대부분 진실이 아니에요." 해진은 잠시 틈을 두었다가 대꾸했다. 나는 고개를 뒤로 돌려 해진을 봤다. "희망을 가진다고 절망이 줄어드는 것도 아니고요. 세상은 사칙연산처럼 분명하지 않아요. 인간은 연산보다 더 복잡하니까요." (p.92)

'규칙에는 예외가 있었고, 예외는 곧 규칙이 되었다.' <시티 오브 갓> 中 (p.95)

'살인자가 누구인가'에 대한 단서는 곳곳에 널려 있고, '범행 도구'라는 결정적인 증거가 있으며, 아니라는 단서는 한 가지도 없는데, 당사자는 그와 관련된 기억을 갖고 있지 않은 이 상황을 해진은 어떤식으로 받아들일까. 무얼 묻든, 녀석에게 내놓을 수 있는 내 답변은 딱 하나뿐인데, 수천 년 동안 수천 명의 범법자들이 애용해온 유서 깊은 변명, 아무것도 기억나지 않는다. (p.95)

'네가 떠밀면 너도 떠밀리는 게 세상 이치야. 떠밀지 않고 떠밀리지 않는 게 정답이야.' (p.177)

내가 부작용을 감수하고 약을 먹듯, 어머니도 두려움을 감수하고 나를 지켜봐주면 안 되는 건가. 그러면 어머니와 내가 공평해지는 거 아닌가. (p.204)

도덕이란, 말이 되는 그림을 그려 보이는 것이다. (p.205)

망각은 궁극의 거짓말이다. 나 자신에게 할 수 있는 완벽한 거짓이다. (p.301)

감당할 수 없는 일을 감당할 길이 망각 밖에 더 있을까. (p.425)

어쩌면 사랑이라는 감정 자체가 신의 의도가 아닌지도 몰랐다. 만약 그것이 신의 뜻이었다면, 세상을 창조할 때 만물이 만물을 사랑하는 관계로 설계했어야 한다. 서로 잡아먹으면서 살아남는 사슬로 엮는 게 아니라. (p.528~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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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남자는 왜 이상해졌을까?-오찬호]원래 그런 건 하나도 없다. 의지의 문제일 뿐. p. 201 | Memento 2017-04-17 0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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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그 남자는 왜 이상해졌을까?

오찬호 저
동양북스(동양books) | 2016년 0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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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그런 건 하나도 없다. 의지의 문제일 뿐. p. 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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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랐다. 뒤통수를 한 대 강하게 맞은 느낌이다. 나름(?) 부족하지만 그래도 야성평등을 지지하고 있다고 믿었다. 그러나 작가의 말 대로 그 생각자체가 문제가 있다. 괴물까지는 아닌자신이 좋은 남자라고 착각(p.188)한 내 모습을 보니 부끄러울 따름이다. 그래도 나 정도면 이라고 생각했지만, 강도, 횟수의 문제가 아니라 누군가가 누군가에게 행하는 그 자체가 문제(p.103)임을. 어쩌면 알고 있었음에도 무시했던 것이 아닐까 반성해 본다.

더불어 나도 결국 남성과 여성의 구분에 있어서 기득권인 남자임을. 그렇기에 내가 겪지 못한 여성이라는 차별과 그로 인해 파생되는 차별에 공감 또는 이해하지 못할 것임을 깨달았다. 인간이란 존재 자체가 완벽한 이해나 공감이 불가능한 존재임을 알고 있다. 심지어 나 스스로도 이해하지 못하는데, 남녀의 차이를 어떻게 이해할 수 있을까. 또 하나의 괴리를 절감하니 갑갑할 따름이다. 나름 예민하고 민감한 성격임에도 내가 남성이었고, ‘한국이었기에 둔감하고 웃으며 지냈다는 생각이 부끄러울 따름이다. 그러나 이것은 남성만의 문제, 여성만의 문제, 한 개개인만의 문제는 아닐 것이다. 작가의 표현대로 어디에나 존재하는 일부, 그러니 충분히 구조적인 문제(p.85) 이기 때문에. 절대로 남성들을 탓하거나, 여성들을 더 대우하고자 하는 말이 아니다. ‘태초에 그런 남자가 존재했다가 아니라 한국에서 살다 보면 어느새 그런 남자(p.46) 되어가는 대한민국에서는 직접적인 피해를 입는 여성들도, 그리고 그런 차별을 다양한 이유에서 자연스럽게 체화해버린 남성들 역시 피해자일 테다. ‘여성다움에 마찬가지로 남성다움에 강요받고 힘들어하고 그것을 따라가야만 하는 남자들도 있을 것이다. 남성이라는 기득권에 대한 변명일지 모르지만......

그럼에도 이렇게 구조화된 한국에서 구조를 보는 것이 아니라 반대편만 보고 대립만 깊어지고, 혐오만 쌓여가는 상황에서 내가 무엇을 할 수 있을지 고민스럽다. 결국 평소 신념으로, 생각으로 돌아온다. 는 서로가 함께 기대 서 있다. 누가 받드느냐 받듦을 받고 있느냐의 문제도 있겠다. (그것이 지금의 문제일지 모르겠다.) 그럼에도 결국은 함께살아갈, 살아야만 할 존재다. 그렇기에 오늘도 건널 수 없는 강을 향해, 괴리를 메우기 위해 비판을 감내해야 하리라. 너무 비장한 각오일까. 어쩌면 영원히 서로를 이해하고 공감할 수 없을 것이다. 그럼에도 인간답게라는 말에만 신경 쓰며 살(p.337)기 위한 유일한 길이 아닐까.

원래 그런 건 하나도 없다. 의지의 문제일 뿐. p. 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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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혐오는 사람이 남자답지 못해서가 아니라 한국 사회의 이상한 남자다움을 맹목적으로 강요받았던 누군가가 여자다움에 길들여져 있지 않은 사람들에게 불만을 느껴 인간다움을 넘어선 행동을 했음을 말한다. p. 21

사회학은 단순하게 말해 개인의 인지, 행동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사회의 존재를 들춰내는 학문이다. p. 33

세상 비판한다는 사회학 공부가 뭐가 그렇게 대단하다고 어찌 한 사람의 고통을 모른 체했을꼬. 나는 한심한 사람이었다. p. 35

이 방식은 여자들을아래로 밀어내려는 이 사회의 반복적인 레토릭에 불과하고 남자들은 그걸 배웠을 뿐이다. 남자들은 이 이론을 일상생활에서 가장 효과적으로 적용할 수 있다는 것을 자라면서무수히 경험한다. ‘태초에 그런 남자가 존재했다가 아니라 한국에서 살다 보면 어느새 그런 남자가 된다. p. 46

그냥, ‘대한민국은 군대다.’ p. 50

자기 경험을 배신하는 일종의 유체 이탈 화법이다. 확실한 건, 남자들은 군대를 증오하는 만큼 옹호한다는 것이다. 아니 그래야만 한다. 국가가 이 증오의 원인을 해결해주지 않으니 이것만이 유일한 심리적 치유 아니겠는가. p. 79

군대에 적응하는 방식은 세 가지가 있다. (...) 처음부터 잘 알고 와서 무난히 생활하다가 제대하는 유형이다. 웬만큼 각오를 했기 때문에 폭력을 폭력으로 생각하지 않는다. 시키는 대로만 하기 때문에 감당 못 할 수위의 폭력을 경험할 리도 없다. (...) 처음부터 끝까지 적응하지 못하고 겉도는 이들이다. (...) 군대의 논리에 대한 거부감을 드러냈다가 몇 번의 집단적 폭력을 경험한 이들이 적응을 결심하면 무서워진다. (...) 괴물의 탄생이다. p. 85~86

어디에나 존재하는 일부, 그러니 충분히 구조적인 문제라 지적할 만하다. p. 85

상식적인 사회 안에서는 개인의 당당함도 공공의 선을 넘어서는 안 되는 것이 마땅하다. p. 60

문제는 용서를 구할 줄 모르는 뻔뻔함이 아니라, 너무나 쉽게 용서를 구하는 참을 수 없는 가벼움에 있다. p.89

악화가 양화를 몰아내면 그때부턴 악화가 양화다. p.90

유니폼은 당연히 서로 간의 동질성을 증가시키는데 이것이 때로는 개인의 폭력을 우리라는 우리(we)에 은폐(cage)시킨다. p. 96

강도, 횟수의 문제가 아니라 누군가가 누군가에게 행하는 그 자체가 문제다. 그러니 어떤 아저씨가 개저씨이냐 하는 것은 한쪽이 한쪽을 찌르는 방향성의 문제이지 그 강도는 부차적이다. p.103

인간은 잘못된 상황에 처하면 그리 어렵지 않게 동물보다 못한 존재가 되는 것이다. p.127

이곳에서 힘든 것을 개선하는 것이 아니라 버텨낼수록카리스마 있는 남자가 된다. p.131

아마, 그날의 토론이 본능적으로 불편했나 보다. 모두가 여성들은 불평등한 대우를 받고 있다!’고 일방적으로 외치는 것에 꼭 그런 것만은 아니지 않은가라는 맥락을 전달하기 위해 엉뚱한 말을 굳이했으니 말이다. 아니, 더 솔직히 말하자면 엉뚱한지도 몰랐다. p.144

그런데 원래조심해야 하는 것은 훨씬조심하는 것이 맞다. 성추행은 하지 않는 것이 답이지, 과거만큼 못 한다고 무슨 행동에 제약이 있는 것처럼 이해해선 안된다. p. 178

그런데 여자들은 이 민주주의가 샘솟는 정보화 사회에서 훨씬 조심해야 한다. p.178

그래서 괴물까지는 아닌자신이 좋은 남자라고 착각한다. p.188

도와주는 것만으로도엄청난 생색을 내고 있었던 셈이다. 진심으로 반성한다. 이때, ‘남자가 어쩔 수 없는 어떤 이유가 머릿속에 떠오르는 사람이 있을 것이다. 그 생각, 이제 안하면 된다. p. 198

한국의 남자들은 원래 그런 거다라는 말을 자주 하는데, 원래 그런 건 하나도 없다. 의지의 문제일 뿐. p. 201

아버지의 모습은 여자와 구별되는 남자의 권리와 의무가 되어 아들에게 전수되었다. 여기서의 구별은 비단 목록의 다름이 아니라 자유의 범위에 관한 것이자(남자는 그 정도 실수도 할 수 있는 거야!) 통제의 정도이기도 했다(여자가 그런 말 하는 거 아니다) 그래서 어릴 때부터 남자다움사람다움을 뛰어넘는 경우가 많았다. p. 205

분노의 원인을 사회에서 찾아 더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노력한다는 게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아버지 되길 거부한’, ‘남편 되길 포기한남자들은 잘 안다. 자신의 아버지가 보여주었던 행보를 자신이 여지없이 반복할 것이라는 두려움, 그리고 자신의 모습을 아이가 보고 배울 것이라는 확신 앞에서 스스로가 이 구조의 레일 위에 올라가기를 마다한다. 이것은 열심히 살아도 시민으로서의 의무를 다할 수 없게 만드는 사회를 향한 일종의 파업이다. 이 사회는 결혼하지 않는 남자들의 행보를 민중의 저항이라 해석함이 마땅하다. 그만큼 아버지처럼 살기는 의미 없어진 시대다. p. 211

리베카 솔닛의 표현을 빌리자면 표현의 자유를 옹호하는 언어가 혐오 발언을 보호하는 데 쓰이는 실정이다.’ 정희진의 표현을 빌리자면 (...) ‘표현의 자유는 보편적인 권리가 아니라 보편성을 향한 권리다.’ , 표현의 자유는 약자가 나에게도 너와 같은 권리를 달라고 말할 때 등장할 수 있는 근거이지, 강자가 내 맘에 안 드는 사람을 싫어할 권리가 있다는 걸 합리화할 때 쓰이는 가치가 아니라는 말이다. 그러나 지금 한국 사회에서는 표현의 자유혐오의 근거로 쓰이고 있으니 이곳에서 여자는 편견으로부터 자유로울 수가 없다. p. 260

제한은 명백히 제한당하는 사람들을 이롭게 한다는 명분이 있어야 사회적 합의를 이룰 수 있다는 말이다. 통제 에 개인이 더 행복해질 수 있다면 말 그대로 자유를 위한 희생을 마다할 이유가 없다. p.267

모든 차별은 통제에서 시작된다. p. 272

사고를 미연에 방지한다는 명분으로 차별을 일상화할수록 집단 의 차이는 더 도드라지고 이는 차별의 범위를 넓히는 악순환으로 이어진다. 무엇보다 심각한 것은 차별이 일상화 되면 특정 집단에 대한 혐오가 사회적으로 면죄부를 받게 된다는 사실이다. 혐오를 혐오라고 생각하지 않는 개인은 그렇게 등장한다. 이 개인이야말로 괴물아닐까? p.274~275

이모는 착하지 않으면 딱히 할 일이 없는존재였던 것이다. p. 297

사회는 개인에게 ‘~답게 살아라고 끊임없이 강요한다. 어른답게, 남자답게, 부모답게, 학생답게 등이 그러하다. 이런 강요는 개인이 사회화되는 과정에서 전 방위적으로 노출된다. 그 결과 우리는 무의식적으로 모름지기 인간이라면 이렇게 생각하는 것이 옳다는 전제들을 마련해놓고 살아간다. 무의식적이라는 것은 그만큼 사회화 효과가 강력했다는 뜻이기도 하다. p. 302

낭만적 남편의 증가는 사회구조가 전혀 변하지 않았다는 것을 실증할 뿐이다. 심리적 위안이 동반된 가정은 화목할 수는 있지만 이것만으로 평등이 완성될 리 없다. p. 326~327

사회 시스템이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는 곳에서는 온갖 것이 기도의 대상이 된다. p. 335

나는 내 자녀들이 남자답게, 여자답게라는 말 대신 인간답게라는 말에만 신경 쓰며 살았으면 한다. p.337

성희롱인지도 모르면서 말하고 행동하는 남자다운남자들과 알면서도 모른 척해야 하는 여자다운여자들, 그리고 이 문제가 드러나도 애써 외면하려는 사람들이 많은 곳은 전혀 인간다운세상이 아니다. p.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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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의 기원-서은국] 공통된 원천은 '사람' | Memento 2017-04-11 1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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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행복의 기원

서은국 저
21세기북스 | 2014년 0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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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가지 뚜렷한 결론은 인간의 행복과 불행, 이 둘의 공통된 원천은 ‘사람’이라는 것이다.(p.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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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람은 어떻게 사는가. 저자는 말한다. 도덕책 버전(p.44)이 아닌 과학책 버전(p.44)이 필요하다. how가 아닌 why(p.5) 관점의 변화를 통해 통상적인 사고의 틀에서 벗어(p.6)행복을 말하고자 한다. 사람은 왜 사는가. 태어났기 때문에. 살아있는 생명체이기 때문에. 생존, 번식, 이라는 본능적이고 동물적인 면(p.5)에 더 집중하여 이야기를 풀어간다.

 책은 비교적 짧은 편이지만, 내용 역시 무겁고 불편하다. 하지만 쉽게 읽히고, 구성 역시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기존의 행복에 대한 생각을 비판하고 인간의 특징을 적나라하게 말해준다. 인간의 본질은 무엇인가. 인간은 생존 확률을 최대화하도록 설계된 생물학적 기계’(p.59)라는 것이다. 인간이 이성적인 존재라고 믿지만 그것은 이성은 보이고 동물적 본능은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전부라고 우리는 믿고 있다. 그러나 그것이 우리의 유일한 모습도 아니고, 그 역할이 생각만큼 절대적이지도 않다.(p.23) 인간이 본능을 이성적으로 억제하기에 대단한 것임은 분명하지만 본질적으로 동물이기에 본능적이고 DNA에 따라 프로그래밍된 것은 벗어날 수 없다.

 그렇기에 우리는 중대한 착오에 빠져있다. ‘행복은 목적이 아니라 생존을 위한 수단임을 생존을 위한 중요한 쓰임새를 지닌 장치(p.56)라는 것이다. 행복은 절대 종착지가 아니다. (becoming(p.114)이 아니라 being(p.114)) 생존을 위해 쾌락을 쫓도록 프로그래밍 되었다는 사실을, 그리고 적응이라는 단계에 따라 초기화 상태에서 다시 쾌락을 추구한다는 것을. 인간의 욕심은 끝이 없고 같은 실수를 반복하는 것이 아니라, 그렇게 설계된 것(적응 p.117~118)이다. 쾌락이 초기화 되지 않는 다면 인간은 다시 쾌락을 추구하지 않을 것이며, 결국은 생존에 위협을 받게 되기에 같은 욕심을 추구하게 된다.

 그렇기에 유전적 성향은 행복에 있어 절대적이다. 이성적 판단은 동물적으로 내려진 결정 앞에 힘을 쓰지 못한다.(p.36) 그렇기에 외향성 DNA를 가진 사람은 사회성을 가지기 위해 절대적으로 유리한 위치에 있다. 행복은 타인과 교류할 때 자동적으로 발생하는 일종의 부산물’(P.147)인데, 이 역시 인간의 생존에 유리하기 때문이다. DNA만 인간의 행복에 영향을 주는가. 그것은 아니다 문화와 물질적 조건이 또 다른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다만 유전자 만큼 강하지 않다. 경제적인 부의 측면 보다 사회적인 부’(P.174)가 중요하지만 우리 문화는 뒤바뀌어 있다.

 행복에 관한 꽤 많은 책을 읽었지만, 대부분이 만족스럽지 못했다. 스스로 불행하다고 여겼다. 저자의 말처럼 긍정의 가치를 모르는 것이 아니었기에. 행복은 본질적으로 생각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자꾸만 생각을 고치라고 조언(p.11)이 나에게는 고통이었다. 그렇기에 이 책은 나에게 구원이었다. 그러나 동시에 악몽이기도 하다. 자연은 공평하지 않다.(p. 28) 그렇기에 나에게 주어진 유전자도, 내가 살아가는 문화도, 거기에 물질적인 것도 넉넉지 못하다. 도무지 행복할 수 없는 내 현실을 깨닫게 했다. 세상은 공평하지 않다.

 진실이 두렵고, 변화가 무섭다. 안다는 것이 축복일까. 결국 동물임에도 그 사실을 받아들이기 힘든 내 모습이 불쌍하고 두렵다. 그럼에도 한 가지 뚜렷한 결론은 인간의 행복과 불행, 이 둘의 공통된 원천은 사람이라는 것이다.(p.7) 각자가 가진 독특한 꿈, 가치와 이상을 있는 그대로 서로 존중하며 이해하는 것. 이것이 사람과 함께사는 모습(p.177)이기에. 우리가, 우리 사회가 외향적인 유전자가 없어도, 서로 함께 행복할 수 있는 작은 단초를 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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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신론, 인간의 부조리를 묻다-징즈웬,황징린]우리는 간신의 출현을 막을 수 있을까? | Memento 2017-04-05 1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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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간신론, 인간의 부조리를 묻다

징즈웬,황징린 공저/김영수 편역
왕의서재 | 2012년 0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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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간신의 출현을 막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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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간신의 출현을 막을 수 있을까?

불가능하다. 저자가 말하는바 대로 간신의 출현을 원천봉쇄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간신은 역사적, 사회적 현상(p.8)‘이기 때문이다. 특히 ()은 국가와 민생에 관련된 매우 중대한 역사현상이자, 정치적 색채를 띤 도덕, 윤리 범주에 속(p.31~32)‘하기 때문에 무 자르듯 결정할 수 없다는 것이다. 그렇기에 <진서-유의전>에서는 "벼슬살이에는 세 가지 어려움이 있으니 인물을 알기 어렵고, 애증을 막기 어려우며, 정과 위선을 분별하기 어렵다."고 하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에게 남은 것은 간신을 분별하고 경계하는 방법만이 남는다. 인간 개개인의 본성 문제 뿐 아니라, 제도적 장치 등을 통해서 억제하는 것이 유일한 대처법이라면 대처법이다. 물질생활은 전체 사회생활, 정치생활, 그리고 경제생활을 지배한다. 인간의 의식이 인간의 존재를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반대로 인간의 사회존재가 인간의 의식을 결정(p.179)’하기 때문에 ‘’고대 변간이론은 봉건 사대부의 손에서 나왔(p.119)’다는 한계를 지닌다. 그렇기에 저자는 이 책을 통해 중국 역사에서 존재했던 간신들을 분석하고 정리하여 변간신론을 쓰고자 했다.

저자는 간신의 출현의 핵심을 봉건적 사유제의 필연적 문제점에서 발생한다고 말한다. 봉건적 사유제는 불가피하게 정치적인 폐쇄성(왕족 또는 귀족 계급의 지배구조, 전제정치 또는 독재정치, 친인척, 관관 등의 실세의 전횡 등)을 가진다. 이것은 사회의 혼란과 도덕의 붕괴를 가속화하고 이때에 맞춰 간신이 등장하여 악순환으로 반복한다는 것이다.

저자의 주장에는 일견 동의하지만, 저자 역시 주 분석 대상이 과거의 간신, 봉건적 사유제에 기초했던 간신들의 역사적 사례를 취합했기 때문에 봉건적 사유제내에서의 간신 특징만 뽑아낼 수밖에 없는 한계가 있다고 본다. 구성상에서도 이러한 풍부한 사례들을 설명하기 위해 지나치게 동의 반복을 계속하는 느낌이다. 아무래도 본인들이 구상한 챕터별 특징을 대표적인 대간신을 통해 설명하고자 했던 의도는 이해하지만, 긴 호흡에 있어서 같은 인물의 비슷한 측면이 여기저기 계속해서 반복하여 지루하게 느껴졌다.

또한 간신을 평가하는 지표나 평가에 있어서, 다분히 중국적 느낌(?)을 강하게 풍기고 있다. 용어적인 측면 뿐 아니라, ‘봉건이라는 것을 철폐하고 중국의 현 이념을 옹호하기 위한 수단으로서의 책이 아닌가 하는 느낌이다. 저자가 과학적 세계관과 방법론을 통해 간신을 분석하고자 했다지만, 이 부분도 특히 취약하게 보인다. 간신의 역사적 측면에 있어서는 훌륭하다 볼 수 있겠지만, 과학적 측면. 이를테면 사회학과 관련된 분석은 거의 전무하다고 본다. 사회혼란과 제도의 미비 측면에서 간단한 언급 또는 봉건적 사유제때문이라는 말 만 반복할 뿐, 그것에 대한 체계적인 설명이나 분석이 미비하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아직 공부가 부족하여 명확하게 비판하지 못해 아쉽다.)

그럼에도 하나 확실한 점은 간신을 경계해야 하고, 사회에 항상 존재하는 간신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려 했다는 저자의 목적은 충분히 달성했다고 평가한다. 다만, 현대 대의제 민주주의에 맞는 방향으로 새롭게 이해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지금 우리도 작금의 사태를 본다면 봉건적 사유제에 기초한 간신의 등장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저자의 바람대로 언젠가 역사가 행복해아무것도 쓰지 않는 빈칸으로 남을(p.409)’ 시대를 기원해 본다. 그때까지 '역사의 낙선운동(p.10)‘, ’간신을 잊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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