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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하와 칸타의 장-이영도] 확장하는 세계, 새로운 모색 | Memento 2021-01-26 0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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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시하와 칸타의 장

이영도 저
현대문학 | 2020년 0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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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도 작가도 변한다. 상상과 꿈은 확장한다. 그게 꼭 좋은 뜻일리는 없지만, 그 끝에 이영도가 내놓을 세상이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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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타지는 상상이라는 그리스어 판타지아에서 유래했다. 소설과 같은 문학작품 자체가 상상에 기반을 뒀음에도 불구하고, 판타지는 그 상상의 날개를 더 펼칠 수 있는 장르로 곽광을 받아왔다. 무엇보다 과학적 엄밀성이나 물리적 사실성에서 비교적 벗어나 작가 개개인의 세계관을 구축할 수 있어, 새로운 세상을 창조하는데 유리하다. <반지의 제왕>이 신화와 전설 등을 차용하여 새로운 세계를 만들어냈다면, <해리포터>는 우리 현실 세계에 마법을 연결하여 신세계를 창조했다. 한국에서 전자로 유명한 사람이 있다면 단연 이영도를 꼽을 수 있다. <드래곤 라자>를 필두로 <플라리스 랩소디>, <눈물을 마시는 새> 등은 재미와 함께 철학적인 이야기가 곁들여진, 한국에서 가장 성공한 판타지 소설 작가 중 한명이다.

<시하와 칸타의 장-마트 이야기>는 폐허가 된 세상에서 다양한 환상종들과 생존경쟁을 펼치는 이야기다. 헨리라는 드래곤이 지키는 동물원에서 살아가는 열아홉 살 소녀 시하와 칸타를 중심으로 이야기가 진행된다. 폐허 속에서 살아남은 인류들은 환상종들에게 압도당한 채 버티고 있다. 동물원에서 드래곤이라는 강력한 존재에 의해 보호받으며 살 수 있지만, 인류는 결코 길들여지지 않는다. 마트로 진출해서 옛날의 자유로운 삶을 추구하지만, 이는 종 자체의 위기를 불러온다. 드래곤과 문학 유산, 시하와 탄생과 존재에 대한 고민은 인간에게만 해당한 것이 아니다. 환상종 역시 자신의 존재에 대해, 생존을 위해 치열하다. 그들의 투쟁은 판타지의 탈을 썼지만 실재로 우리에게 무엇을 던져주는가.

그간의 저작들과는 조금은 다른 느낌이다. 그간의 저작들이 <반지의 제왕>과 비슷한 계통이었다면, 현세계의 대멸망 이후라는 설정은 기존의 궤도와는 조금 다르다. 폐허 속에서 등장한 환상종들, 생존을 위해 투쟁하는 인류라는 설정은 그간의 이영도 식 장편에 익숙한 사람들에게는 색다르게 다가올 듯하다. 다양한 신화 속 존재들을 차용해서 이야기를 만들어 내는 능력은 변함이 없다. 다만 기존의 저작들이 여러 권에 달하는 긴 호흡에서 이뤄진 이야기들이라면, 이 책은 한권에 모든 것을 담아내야 했다. “소설의 설정은 나무의 뿌리와 같아서 방대하고 탄탄할 필요는 있지만 드러내어 밝히면 나무는 말라죽게 된다.(이영도)”고 말 했던 그의 발언을 생각해 볼 때, 비교적 불친절한 저작이 아닐까.

판타지는 상상을 넘어 시대의 꿈이다. 사람들은 판타지를 소비하며 산다. 꿈을 꾸기 위해, 고통스러운 현실을 잊고 새로 살아갈 힘을 얻기 위해. 꿈은, 판타지는 그렇게 삶의 일부가 된다. 수많은 사람들이 허황된 이야기, 재미만 추구하는 글이라고 매도한다. 어린애들 장난으로만 치부했다. 이는 꿈에 대한 부정이다. 삶에 대한 부정이다. 사람은 빵만으로 살 수 없다. 장미도 필요하다. 세상은 이성과 논리, 과학으로만 이뤄지지 않는다. , 상상, 판타지는 장미로서 우리 삶을 풍성하게 한다. “판타지에 과학을 들이대면 남는 것은 허무뿐입니다. 소설은 리얼이 아니라 리얼리티를 다룹니다. 꿈에 과학적, 논리적 설명을 하려 들면 상당히 우스운 경우가(이영도)” 된다.

판타지는 빵도, 장미도 될 수 있다. 또한 꿈이 빵이 되는 세상이다. 그 옛날 꿈같던 신화, 이야기는 오늘날 수많은 사람들의 삶이다. 영화가 되고, 게임이 되고, 상품이 되어 세상에 현현한다. 그렇기에 수많은 이들이 오늘도 판타지에 매달린다. 꿈을 실현하거나, 소비함으로써. “우리가 익숙하게 즐기는 환상 그 자체에 대해서 그것이 무엇인지, 우리의 삶에서 어떤 역할을 하는지 좀 더 진지하게 모색(p.213)”하고 있다는 해설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자신의 세계를 확장하는 이영도의 다음 저작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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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이나 장수, 놀라운 매력 같은 소박한 것엔 관심이 없나 보군, 인간.” “누구 좋으라고,” “? 무슨 말이야?” (p.10) “그건 전부 자식을 위한 거잖아. 매력으로 좋은 짝을 찾고 건강으로 안전하게 자식을 낳고 장수로 오랫동안 양육한다,” 데르긴은 입술을 동그랗게 만들었다. “틀린 말은 아니네. 그런 식으로 보고 싶다면 유전자들을 위한 것이라고 해야 정확하겠지만.” “자식이든 유전자든 남 좋으라고 살 생각 없어. 물론 널 위해 뭘 해줄 생각도 없고. 먹을 것 내놔. 안 그러면 지렁이와 요정 중에 어떤 것이 더 좋은 미끼인지-” p.11

쇠락의 상징 같은 악취나 숨 막히는 먼지, 진득한 웅덩이 따위는 사실 활발한 생명 활동의 증거이다. 악취는 왕성한 미생물 활동의 결과(p.49)이고 먼지의 상당수는 동물의 분변이나 생물의 죽은 세포이며 웅덩이는 그것들이 순환한다는 증거다. 곰팡이, 거미줄 같은 것들이야 말할 것도 없다. 생명 활동의 기준에서 본다면 그런 것들은 쇠락은커녕 오히려 번성의 증거일 때가 많다. 사막이나 극지, 달 표면에는 그런 것들이 없다. 그래서 그곳들은 황량하지만 지저분하지는 않다. p.50

경고라는 놈은 그게 문제야. 겁을 주고 싶어 한다는 것을 알리게 돼.” p.77

돌킨은 좋은 판다지 소설이란 현실 세계의 질서와는 유리된 2차 세계를 창작한 뒤 독자에게 진짜로 있는 세계처럼 신뢰를 주어야 한다고 했다. p.203

로즈메리 잭슨은 환상이란 오히려 현실에서 환상은 보이지 않는 것과 말할 수 없는 것을 적극적으로 명명하고 형상화하고 그것이 현실의 문제를 적극적으(p.250)로 다룰 수 있는 전복성이라고 이야기했다. 그렇기에 환상은 독자에게 필연적으로 낯선 무언가일 수밖에 없다. 독자가 환상 속으로 들어가기 위해선 어디서부터 현실이고 어디서부터가 환상이며, 이러한 환상과 현실을 융합할 수 있는 중간 지점을 끊임없이 찾는, ‘환상의 변증법과정을 거쳐야 한다. p.206

대중문화에서 환상을 빼면 이제 아무것도 이야기할 수 없는 시대가 왔다. 고증을 중시하던(p.212) 안방 사극 드라마에서도 환상은 자신의 자리를 굳게 지킨다. 하지만 우리는 환상이 익숙할 뿐, 환상이 무엇인지 모른다. 이 소설의 의의는 우리가 익숙하게 즐기는 환상 그 자체에 대해서 그것이 무엇인지, 우리의 삶에서 어떤 역할을 하는지 좀 더 진지하게 모색해보고자 제언하는 것으로 소임을 다하였다. p.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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