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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명과 바다-주경철]역사는 겁 많은 사람을 위한 최적의 실험실이고, 이 책은 좋은 실험서이다. | Memento 2017-08-31 0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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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문명과 바다

주경철 저
산처럼 | 201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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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는 겁 많은 사람을 위한 최적의 실험실이고, 이 책은 좋은 실험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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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전은 항상 두렵다.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나에게는 특히 두렵다. 엄청 겁이 많다. 그럼에도 나 같은 겁쟁이마저도 두려움을 접고 세상을 향해 도전한 때가 있다. “대항해시대이후 유럽은 지속적으로 팽창 한다. 정화의 원정 등에 비춰 볼 때, 서양은 아시아에 비교하여 약했으나 근대세계를 장악했다. 유럽에 이어 미국이 등장했고, 팍스 아메리카나는 아직 지구를 지배하고 있다. 주경철의 저서 문명과 바다 : 바다에서 만들어진 근대는 서양의 등장과 부상을 보여준다. 근대 세계 형성을 바다교류라는 주제로 세계사를 해석한다. 먼저 쓴 대항해시대라는 연구서를 바탕으로 일반교양 독자들을 대상으로 쓴 책이다.

많은 역사서를 보면서 궁금했다. 사람은 왜 과거에 집착하는가. 우리는 왜 역사를 배우는가. 수업시간에 배웠던 기록으로서의 역사와 사실로서의 역사, 그리고 이를 절충한 E.H.Carr의 명언. “역사는 과거와 현재의 대화다.” 교과서 속 이론들이라 마음에 와 닿지 않았다. 시험 때면 늘 카의 경구를 운운하며, 때에 따라 역사만의 역사가 필요하다고도 했고, 현재의 필요에 따라 변화해야 한다고도 했고, 과거의 관점에서 이해해야 한다고도 썼다. 시험지 상 결론이었지, 내 삶에서 정답은 아니었다. 나는 왜 역사를 읽고 배울까. 재미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답안지에는 그렇게 쓸 수 없었다.

왜 재미있을까. 도전을 두려워 한 나에게. 저자는 역사는 인간의 삶을 직접 살펴보고 사고할 수 있는 유일한 마당(히스토리아 노바p.3)”이라 했다. 무엇을 실험하는 걸까. “우리가 파악하지 못하고 있던 지난날의 가능성을 되살(문명과 바다p.580)”리는 일이라고 말한다. 유발 하라리도 비슷한 말을 했다. “역사학자들이 과거를 연구하는 것은 그것을 반복하는 것이 아니라(p.140)” “과거에서 해방되어 다른 운명을 상상하기 위해서(호모데우스p.151)” 역사를 탐구한다고 했다. 역사가 재미있는 이유는 새로운 미래를 꿈꾸는 능력(히스토리아p.436)”을 제공하기 때문이다.

돌이켜 보면 내가 책을 좋아하고, 역사를 배우고자 했던 이유는 겁이 많았기 때문이다. 도전이 무섭기 때문에, 가장 안전한(?) 실험실이 필요했다. 책과 역사는 나에게 공간을 제공했다. 본 저 문명과 바다는 안전하지만 흥미로운 실험서다. 유약한 내가 식민지를 개척할리 없다. 겁쟁이인 내가 미지의 대륙을 향해 목숨 건 항해를 할리 없고, 일확천금을 위해 상단을 꾸려 안전한 도시를 떠날 배짱 역시 없다. 험난한 선원들의 세계에서는 버텨내지 못했을 것이다. 기껏해야 노예로 팔려가는 정도 가능하지 않았을까. 이 모든 일은 실제로 경험하기 너무나도 위험하다. 나처럼 겁 많은 이들에게, 하지만 새로운 가능성을 실험해보고자, 꿈꾸고자 하는 사람에게 흥미로운 실험서가 되어줄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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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대 해외 팽창의 관건은 국가가 어떤 방식으로 어느 만큼 개입하느냐에 달려 있다. 해외 거류민을 방치한 중국이 아니라 국가 권력과 자본이 긴밀히 결탁한 유럽 각국이 세계의 바다를 통제하는 주체가 되었다. p.63

근대 초의 해외 팽창을 설명하는 데에는 제국의 팽창보다는 디아스포라의 확산이 더 알맞은 개념 틀이라고 할 수 있다. p.67

유럽인들이 아시아의 기존 교역망에 끼어들어 가서 거점을 확보하고 이곳을 중심으로 점차 정치적·군사적·문화적 지배력을 확대해간 것은 사실 기존의 방식을 그대로 차용한 것에 불과하다. p.71

조선이 완전히 문을 닫고 산 것은 아니며 세상 돌아가는데 대해 전혀 캄캄했다고 할 수는 없지만, 체계적이고 세련된 접근 방식으로 세상을 이해하고 세계와 호흡하는 능력이 부족했던 것은 분명해 보인다. p.84

근대의 세계화는 폭력의 세계화였다. p.136

세계가 서로 접촉하고 교류하기 위해서는 우선 운송 수단이 발달해야 한다. 세계 시장의 형성이든 종교 전도와 문화 교류든 하여튼 서로 떨어져 있는 문명권 간의 소통은 사람과 물자가 안전하고 저렴하게 이동할 수 있어야만 가능하다. 근대에 그와 같은 교류가 본격화된 것은 육로보다는 해로를 통해서였다. 그런 점에서 보면 근대세계는 바다에서 만들어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p.191

기술 발전은 중요하기는 하지만 결정적 요소는 아니었다. p.199

선박은 근대 자본주의를 형성한 중요한 요소로서, 근대 공장과 유사한 존재였다. 이 관점에서 보면 선원들은 공장 노동자의 선구적인 존재, 즉 최초의 프롤레타리아라고 할 만하다. 선원은 가장 초기의 그리고 최대의 자유 임금노동자 집단들 가운데 하나였다. 한정도니 공간에서 여러 사람이 집중되어 분업화·표준화된 일을 하는 가운데, 감시와 억압이 일상화된 생활을 해야 했던 선원들은 여러모로 장차 출현하게 될 공장 노동자의 선구였다. 근대 자본주의 사회의 중요한 작동 원리들은 이미 바다 위에서 실험 중이었다. p.230

스트라이크라는 말 자체가 원래 선원들의 집단 반발 행위에서 나온 것이다. ...... 선상 폭력 현상도 근대에 들어와서 유독 심해진 근대적 현상의 하나라고 설명한다. p.241

플랜테이션은 쉽게 말해서 대규모로 노예들을 고용하여 집단 강제 노역을 시키는 체제이다. ‘유럽인들이 주도하여 아프리카인들을 대규모로 노예로 끌고 가서 아메리카에서 플랜테이션을 운영한 것은 문자 그대로 전 지구적인 차원에서 체계적으로 발전한 노동 착취 현상이었다. 중심부에서 진행된 자본주의 세계 경제의 발전은 변방 지역에서 노예제의 강화·확대로 귀결됐다. 이렇게 보면 근대사는 해방의 역사이기는커녕 지구적 차원에서 노예화가 강화되어가는 역사라고 해야 할지 모르겠다. p.287

19세기 말에 이르면 설탕은 전체 칼로리 섭취의 14퍼센트를 차지했다. 이때 노동계급의 가정 안에서 가족들 간에 먹는 데에도 차별성이 생겨났다는 점이 특기할 만하다. ...... 신대륙에서 노예들이 생산한 설탕은 구대륙 노동자들의 준 노예화로 귀결됐다. p.303

절대적인 인구수의 감소도 문제이지만, 남녀 성비의 불균형 문제 역시 사회 전반에 심각한 폐해를 가져왔다. 일반적으로 여성보다 남성이 더 많이 노예로 잡혀갔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p.312

부유한 사람은 주위의 물적·인적 환경을 통제할 수 있지만 가난한 사람은 주위의 환경에 순응해야 한다. (레스터 서로) p.334

어떤 사회든 그곳의 맛의 구조는 역사적으로 만들어졌다가 변형되어가는 것이다. 근대의 해상 교류는 그 변화를 가속화시켰음에 틀림없다. 많은 음식들이 아주 최근에야 만들어졌다는 사실을 기억해두자. ...... 우리가 일상적으로 먹는 음식들도 사실은 전 세계가 서로 소통하는 가운데 만들어진 역사적 산물이다. 그러니 요즘 아이들이 김치를 잘 먹지 않아서 민족정신이 흐려지지 않을까 너무 걱정하지는 말자. 세상은 변하는 것이다. p.405

종교의 전환은 해당 사회의 정체성이 크게 흔들릴 때 일어나기 쉽다. 과거의 역사적 경험을 보면 평화적이고 안정적인 전도라는 것은 실로 일어나기 어려운 예외적인 일이다. 정상적인 사회보다는 대개 위기에 빠진 사회, 무너지는 사회에서 전도와 개종의 가능성이 높은 것이 사실이다. 그리고 그런 상황에서 선교사들은 여러 방식으로 충격을 가하며 그 사회의 내면으로 뚫고 들어가려(p.498)고 했다. 개종은 흔히 기존 공동체의 위기의 산물이었다. p.499

정치·경제적인 격변 상황에서 새로운 종교의 도입이 극단적인 가학성과 피학성을 동시에 띠게 된다. p.512

새로운 미래를 준비하려면 세계사에 대한 새로운 이해가 필요하다. 우리는 그동안 파악하지 못하고 있던 지난날의 가능성을 되살려 근대세계사 다시 쓰기를 해야 한다. p.5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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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를 잊은 그대에게-정재찬] 다시 한 번 해보는 질문 | Memento 2017-08-22 0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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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시를 잊은 그대에게

정재찬 저
휴머니스트 | 2016년 0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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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한 번 해보는 질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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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언제 시를 읽을까. 답하기 어렵다. 살짝 바꿔서 묻는다면, 사람들은 언제 노래를 부를까. 아마도 감정이 움직일 때가 아닐까 한다. 사랑이 떠나가고, 마음이 흔들릴 때. 너무도 아프지만, 어떠한 위로도 기대할 수 없을 때. 간절히 보고파도, 그대가 떠났을 때...... 이런저런 감정이 차오르는 순간. 우리는 노래를 듣고, 노래를 부른다. 다시 한 번 묻는다. 우리는 언제 시를 읽을까. 바로 감정이 움직이는 그 순간들. “이 흔들리는 그 순간이다. 시와 노래는 감정을, 우리 삶에 대해 질문하고 해석한 참고서다.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시인은 김수영이었고, 좋아하는 시는 기형도의 <질투는 나의 힘>이었으며, 입사 초 정호승의 <밥값>을 보며 버텼다. 삶은 항상 흔들리고 움직이는데, 그래야만 살아 있는 것인데, 시는 저 멀리에만 있다. 나는 분명 살아 있지만, 더 이상 시를 찾지 않았다. 나는 죽은 것일까. <시를 잊은 그대에게>는 나에게 질문을 던진다. 그대는 시를 잊었나. 아니 과연 시만 잊었나.

아니다. 질문하는 법을 잊었다. 학교에서, 군대에서, 사회에서, 질문은 전혀 유익하지 않았다. 묵묵히 책임을 다하고 주어진 명령에 따를 것. 개인적인 감정은 자제할 것. 그것이 전부였다. 다른 사항은 부차적인 것이다. 시 감상에서도 마찬가지다. 다섯 가지 문항 안에 답은 정해져 있다. 다른 감상은 부차적인 것이다. 본인 시로 낸 수능 문제를 정작 시인 자신이 틀리는 불편한 상황. 다른 질문은 오답일 뿐이다. 결국 우리 삶도 질문을 잃고 하나의 방향, 정답을 향해 나간다. 인생은, 삶은, 살아있음은 움직이고 흔들리고 질문해야 하는데, 주어진 정답은 안정적이고 그저 수행해야할 과제일 뿐이다.

시는 결국 삶에 대한 질문이다. 그 질문은 삶을 흔들고, 감정을 움직인다. 그리고 그 순간 시를 읽는다. 시는 흔들리고 질문하는 우리에게 위로를 주고, 힘을 주고, 때로는 더 큰 좌절을 준다. 각자에게 저마다 다른 답을 준다. 내가 아끼는 시인, 내가 좋아하는 시, 내가 특정 시간에 읽었던 시. 그것이 같을 수 없는 법이다. 그러나 우리는 질문을 용납하지 않는다. 흔들리는 삶을, 살아 있는 삶을 불편해 한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질문을 말아야 했다. 시를 잊어야 했다. 수능 문제 풀 듯 삶은 정해져 있기 때문에 따라가야 할 노선에 불과했다. 시를 잊은 것이 아니라 필요가 없는 삶이다.

오랜만에 책을 읽으며 울었다. 바쁘다는 핑계, 살기위해 어쩔 수 없다는 변명. 정작 중요한 것들을 잊고 살았다. 가난한 사랑, 잃어버린 순수, 기다림, 아버지. 시에서 소개한 소재들은 잠들었던 내 감정을 움직였고, 앉아 있던 삶을 일으켰다. 용기내서 다시 질문해 본다. 나는 왜 시를 잊었던가. 나는 언제 시를 읽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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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림 <가난한 사랑의 노래>

이 시의 화자가 낭만을 모른다고 생각하지 말라. 그 역시 외로움, 그리움, 두려움 그리고 사랑 등등 알 것 다 아는 자다. 하지만 가난은 사람을 일찍 철들게 한다. 그는 상우처럼 갈대밭에 갈 여유도 없거니와 그럴 필요도 없었다. 그는 이미 안다. 가난하기 때문에 이 모든 것을 체념하고 포기해야 한다는 것을. 그것은 초연이나 초월, 초탈과는 거리가 멀다. 다만 익숙할 뿐이다. 삶은 그에게 집착은 상처만 남긴다는 것을 일찌감치 알게 해 주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안다고 슬(p.28)프지 않다는 것은 아니다. 알기에 더 슬플 수도 있다. 슬픔은 알아도 슬퍼할 겨를이나 여유가 그에게는 없을 따름이다. (p.29)

스타가 스타인 것은 많은 이가 우러러 보아서가 아니다. 저 한 몸으로 많은 이를 비춰 주기 때문에 스타인 것이다. p.61

오랜 사랑의 무게는 시간의 절약을 미덕으로 삼지 않는다. 안녕이라는 인사는 기능적이지만, 인사에 인사를 거듭하고 나서도, 적어도 동네 어구까지 나가서 떠나는 이의 꼭뒤가 보이지 않을 때까지 손 흔드는 것이야말로 인간에 대한 참된 예의다. 그것이 작별이다. p.79

박수칠 때 떠나(p.94)라 하지 말자. 떠나는 모든 이에게 박수를 보내자. 다만 박수칠 때 떠나는 자에게 더 큰 박수를 보내자. 그게 맞지 싶다. (p.95)

감동은 기교가 아니라 진실에서 온다. p.104

공감도 능력이다. 공감은 공명에서 온다. ...... 남이 울면 따라 우는 것이 공명이다. 남의 고통이 갖는 진동수에 내가 가까이하면 할수록 커지는 것이 공명인(p.111) 것이다. 마치 현악기처럼 말이다. 그 소리가 울려 퍼져 음악을 만들 듯 우리 사회에도 아름다운 공명이 울려 퍼질 수 있다면 그때 분명 우리 사회는 건강한 사회일 것이다. 슬퍼할 줄 알면 희망이 있다. p.(112)

근자에 사람들을 만나면 누구나 우리 사회가 썩었다고들 한다. 헌데 그럴 때 보면 늘 자신은 거기서 예외다. 그러니까 역설적으로, 아니 논리적으로 말한다면, 모두 한결같이 우리사회가 썩었다고 하면서 정작 자신들은 한결같이 거기서 예외라고들 하니 우리 사회는 전혀 썩지 않았다는 결론을 얻게 되는 셈이다. 적어도 우리 사회가 썩었다는 것을 자각하는 한 우리에겐 여전히 희망이 남아 있다는 뜻이다.

그렇다. 사람을 보면 절망하게 된다고 하지만 역시 희망은 사람에게서 찾을 수밖에 없다. 사람만이 희망이다. 남을 탓하고 절망하기 전에, 자신을 바로 세우고 희망을 놓치지 않고 부여잡는 사람, 바로 그런 사람만이 희망인 것이다. 남에게서 희망을 찾고 남에게서 희망을 기다리는 사람은 절망이다. 우리 각자가 희망을 만드는 사람이 되어야 하는 것이다. p.116

누구나 폴 포츠가 되고 인순이가 될 수 있다는 환(p.120)상과 신화에 동의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희망을 노래하라고 권하고 싶다. 희망이 시가 되고, 시가 노래가 된다. 그리고 노래가 다시 희망을 준다. p.121

빛은 실재이고 어둠은 결국 현상에 불과한 것. 빛이 없어 어두운 것이지 어두워서 빛이 없는 건 아니기에, 빛이 어둠을 몰아낼 수 있어도 어둠이 빛을 몰아낼 수 없는 것이기에, 우리의 절망과 슬픔은 끝내 소망과 기쁨에 무릎을 꿇으리니. p.123

기다려 본 사람은, 아니 기다려 본 사람만이 안다. 기다림이란 희망과 불안의 교차점이란 것을. p.166

시인이 시인으로만 사는 것은 아니다. 모든 시인은 생활인이다. 생활은 그들의 바탕이 되지만 구속이 되기도 한다. p.188

모든 기다림은 결국 시간과 변화의 문제다. <어린왕자> 여우의 말이 기억나는가? 기다림이란 오늘 하루를 다른 날과 다르게 만드는 일이다. 그러니 어제와 늘 같이 오늘을 살면서 내일이 변화되길 기다리는 것처럼 어리석은 일도 없다. 하지만 그보다 더 어리석은 것은 이미 지나간 버스를 기다리(p.189)는 것일 테다. 안타까워도 그것이 진실인데, 무서운 것은 과연 그 버스가 지나갔는지 여부를 알 길이 없다는 데 있다. 기다림에 녹이 슨 채. 그러다 우리는 죽을 테고, 그런 생각을 할 때면 가끔 인생은 두렵다. p.190

탈정치도 정치다. 정치적 무관심은 결국 보수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p.201

혁명만이 아니라 일상도 권력이다. 아니, 일상의 권력이 더 무서운 법이다. 일상은 그래서 잘 변하지 않는다. p.205

불안과 우울은 개인적인 것만은 아니다. 대부분 그 문제는 사회적 관계에서 온다. 특히 전쟁과 같은, 인간의 실존 자체가 문제(p.228)되는 사회 환경에서는 더욱 그러하다. (p.229)

어른이 된다는 것은 노래를 잃어버리는 것과 같다. ...... 현실은 우리에게 노래를 박탈해 가고 그것을 성장이라 이름 하는 것이다. (p.231)

언제나 그렇듯 못난 놈들만고향의 옛 시절이 그리울 뿐이다.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그나마 순수한 마음을 견지할 수 있는 것이 아닐까. p.237

어릴 적 그가 배운 것은 욕망이 포기가 아니었을까? 세상의 허무가 아니었을까? p.244

신경림 <아버지의 그늘>

그런데 삶이란 게 원래 그런 것이다. 안타까워도 어쩔 수 없으면 어쩌지 않으면 그만이다. 고통스럽지만 그것이 어른스러운 길이기 때문이다. p.283

귀천이란, 말 그대로 하늘로 돌아가는 것이다. 그리고 하늘로 돌아간다는 것은 자신이 본래 하늘에서 왔다는 것을 전제로 해야만 성립되는 말이다. 그러니 이는 인간을 존귀하게 여기지 않으면 아예 성립조차 될 수 없는 말이다.

불행한 사실은 그같이 존귀한 존재들이 이 땅에서 살아가려면 악다구니같이 변해야만 한다는 것이다. 인간의 세계는 삶을 위한 투쟁과 갈들이 벌어지는 장소다.(p.319) ...... 하지만 인생을 잠시 놀다 가는 것으로 생각한다면 어떨까. (p.320)

시와 노래가 본디 하나이던 것을 우리는 가끔 잊고 사는 것은 아닐까? p.351

문학에는 많은 대화와 논쟁거리가 있다. 한편으로는 소통이 되는 듯 서로 공유하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메울 수 없는 틈이 항상 존재하기 때문이다. 나는 그것을 사이와 치이라고 부른다. p.357

로 인하여 를 더욱 잘 알게 되고 를 아는 것은 결국 를 확대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 논쟁과 대화의 목적은 차이의 제거에 있는 것이 아니라 서로의 차이를 더 잘 들여다보고 그로부터 우리 자신과 서로를 더 잘 이해하기 위한 데 있다. 요컨대 사이와 차이는 우리를 오히려 관용의 세계로 이끌 것이다. 그리하여 사이와 차이를 들여다보면 볼수록 우리는 어둡던 눈이 떠지는 개안의 역사를 경험하게 될 것이다. p.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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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엽이 지기 전에-김정섭]종전, 전쟁의 끝은 오직 죽은 자 만이 볼 수 있다. | Memento 2017-08-20 1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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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낙엽이 지기 전에

김정섭 저
MID | 2017년 0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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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전, 전쟁의 끝은 오직 죽은 자 만이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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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3년 7월 27. 1950년 6월 25일 새벽에 발발한 한국전쟁은 3년 1개월 만에 휴전협정을 통해 잠시” 멈추게 되었다남북 인구 약 3천만명중 죽거나 다친 사람들이 1/7 안팎이었다산업 전반은 파괴되었고남북 모두 극단적인 정치체제가 성립되었다전쟁의 고통과 피해는 여전히 남아있다그러나 전쟁세대는 서서히 퇴장하고 있고전후세대는 우리 시대의 실세로 나라의 주축을 이루고 있으며그 자녀 세대는 이제 새로운 주역이 될 준비를 하고 있다전쟁의 고통과 피해는 여전하지만전쟁의 경험과 기억은 희미해 졌다그래서 일까우리는 너무도 쉽게 전쟁을 생각하고 있는지 모른다게임이나 영화라고 착각하고 있는지 모른다아니면 선제공격 혹은 예방공격살기 위한 하나의 방편이라 생각할지도 모르겠다에라스무스가 본인 저서에서 인용하여 유명해진 기원전 5세기 경 그리스시인 핀다로스의 이야기가 떠오른다. 겪어보지 못한 자에게 전쟁은 달콤한 것이다.” 우리는 어떤 달콤함에 취해 있는 것일까아니면 우리가 너무 무감각해진 것일지도 모른다.

<낙엽이 지기 전에>는 전쟁에 무감각해진 우리에게 의도하지 않은 전쟁의 위험을 경고하고 있다저자가 밝힌 바 “1차 대전 발발의 원인과 경과(p.7)”를 살피고 이것은 한반도에서 현재진행형(p.501)”임을 말한다. “낙엽이 지기 전에 집으로 돌아올 것이라고 장담했던 독일 빌헬름 황제의 기대와는 달리 4년간 사망자만 9백만 명에 이른 대 참사가 일어났다그러나 1차 세계대전은 2차 세계대전과는 달리 선과 악의 대결로 단순 명쾌하게 정리될 수 없고 모두가 피해자처럼 보이는 전쟁(p.402)“이다일반적으로는 사라예보 사건을 계기로 촉발한 강대국 간의 갈등으로 보는 관점이 많지만저자는 한마디로로 정의한다. ”1차 대전은 누군가 의도하고 준비한 전쟁이 아니라 위기관리에 실패해서 터져 버린 전쟁이었다다시 말하자면 탐욕이 아니라 상호 공포와 두려움 때문에 발생한 전쟁이었다침략자가 없이도모든 나라가 방어적 동기에 의해 움직였는데도 전쟁이 일어난 것이다. (p.5~6)“ “힘을 과시함으로써 평화를 지(p.224)[억제력 강화]”키고만약 이것이 불가능하여 내 뜻대로 이끌어가기” “위해서는 아무래도 공격하는 쪽(p.432~433)[선제공격론]”이 되고자 했던 것이 비극의 시작이었다더불어 불가피한 전쟁도 아니었으며이를 외교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음에도 민군관계와 위기관리 실패(p.53)”로 세계대전이 발발했다는 것이다.

미국 31대 대통령 로버트 후버는 이렇게 말했다. “Older men declare war. But it is youth that fight and die.” 마찬가지로 찰리 채플린은 전쟁은 전부 40대 이상만 나가라나이 먹은 사람들은 전쟁에 안 나가니까 젊은이들을 죽게 만드는 결정을 이렇게도 쉽게 한다.”고 했다전쟁을 반대하면 북한을 옹호하고 빨갱이로 몰리는 상황은 아직도 유효하다어쩌면 그 사람들은 부자이기에 전쟁에서 죽을 일이 없거나막상 전쟁이 나도 징집 대상이 아니거나심지어 한반도에 거주하는 사람이 아닐지도 모르겠다자기를 지킬 수 있고상대의 도발을 무력화 할 수 있는 억제력 강화에 대해서는 찬성한다하지만 억제력 강화만으로는 북한의 위협을 해결할 수 없다. 1차 세계대전의 사례처럼 이는 북한의 오판을 유도할 수 있다그렇기에 대화의 채널이 필요하다하지만 지금의 현실은 정반대로 흐르고 있다레드라인을 두고 공방만 이어진다.

헤밍웨이는 현대 전쟁에서 더 이상 아름답거나 조화로운 죽음은 없다당신은 아무런 이유도 없이 개처럼 죽을 것이다.”고 했다나는 그것이 싫다무의미한 죽음이 싫고, 내 주변 사람 역시 잃는 것이 싫고누군가 그렇게 죽는 것도 싫다나를 지키기 위한 폭력은 어쩔 수 없다지만의도하지 않은 전쟁에 희생되기는 싫다전쟁은 낙엽이 지기 전에 집으로 돌아올 수 있는 것이 아니다스티브 배넌 수석 전략가의 말대로 "누군가 (전쟁 시작) 30분 안에 재래식 무기 공격으로 서울 시민 천만 명이 죽지 않을 수 있도록 방정식을 풀어 내게 보여줄 때까지 군사적 해법은 파멸뿐이다종전전쟁의 끝은 오직 죽은 자 만이 볼 수 있다. 1차 세계대전 20년 후 또 다른 대전의 소용돌이 속에 세계는 고통 받았다. 

저자의 주장을 곱씹어 본다. “전략상황에 대해 오판하지 말 것고정관념과 도그마에 유의할 것유악하지 않되 지나친 과잉대응을 조심할 것그리고 이 모든 문제들에 대해 민군간에 건설적인 대화가 있을 것. (p.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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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마디로 1차 대전은 누군가 의도하고 준비한 전쟁이 아니라 위기관리에 실패해서 터져 버린 전쟁이었다다시 말하자면 탐욕이 아니라 상호 공포와 두려움 때문에 발생한 전쟁이었다침략자가 없이도모든 나라가 방어적 동기에 의해 움직였는데도 전쟁이 일어난 것이다. p.5~6

1차 대전은 또한 당시 유럽인들이 빠져 있던 집단적 오류와 잘못된 믿음의 산물이기도 했다. p.6

낙엽이 지기 전에 집으로 돌아올 수 있다.” 빌헬름 황제 p.6

본서의 관심은 1차 대전 발발의 원인과 경과를 살피는데 있다. p.7

두려움 때문에 일어난 전쟁억제를 위한 노력 때문에 억제가 깨진 전쟁 ...... 민군관계와 위기관리 실패의 전형적인 사례 p.53

러시아 역시 평화를 얘기했고다만 단호함이 독일과 오스트리아를 억제하는데 도움이 된다고 믿었을 뿐이었다짜르의 표현대로 하자면 힘을 과시함으로써 평화를 지킨다.”는 정책이었다문제는 모든 나라가 같은 생각으로 부딪혔다는 데 있었다. ...... 위기시에 가장 어려운 일은 성급한 행동을 삼가는 일이었다그러나 위기의 먹구름이 모두의 시야를 가릴 때 절제의 용기를 보여 주는 사람은 없었다. p.224

전쟁과 평화를 가르는 책임이 오로지 상대국의 어깨에 놓여 있다고 믿고 있었던 것이다. p.248

역사에 가정은 부질없다지만 암살이 발생한 1914 6 28일부터 독일이 벨기에를 침공한 8 4일까지의 기간을 되짚어 보면 만약이라는 질문을 던져 보고 싶은 지점이 너무나도 많다. 1차 대전은 이렇게 선과 악의 대결로 단순 명쾌하게 정리될 수 없는 전쟁이었다모두가 피해자처럼 보이는 전쟁이것이 1차 대전의 수수께끼며 아이러니다. p.402

조직은 원래 계획을 좋아한다특히 예측 불가능한 온갖 변수로 가득 찬 전쟁을 다루는 군은 빈틈없는 작전계획을 선호한다상황에 임기응변으로 대응하기보다는 그것을 장악하고 내 뜻대로 이끌어가기를 희망하는 것이다그러기 위해서는 아무래도 공격하는 쪽이 되어야 한다. p.432~433

역사적 유추를 통해 현실에 적용할 때는 이렇게 단순화의 오류가 없는지 살펴야 한다우리가 종종 미래가 과거와 닮았다고 생각한다그것도 내가 경험한 가장 가까운 과거만을 기준으로 삼을 때가 많다그러나 역사적 교훈을 도출할 때는 너무 좁고 가깝게 볼 것이 아니라 좀 더 멀리 폭 넓게 생각할 필요가 있다또한 변화된 상황을 간과하지 말아야 하고 특히 내가 상대하고 있는 인물국가가 어떤 의도를 갖고 있는가를 판단하는 것이 중요하다침략자를 상대할 때는 단호한 태도와 위협이 필요하고현상유지 국가를 상대할 때는 악순환을 낳는 위협은 자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만약 상대방의 의도를 알 수 없다면 신중한 균형 감각을 잃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방어를 원하는 국가는 그래서 너무 약해 보여서도 안 되고 너무 공격적으로 비춰져서도 안 된다즉 취약하지 않으면서 도발적이지 않은 태세가 최선이라 하겠는데도발과 취약성이 모두 각각의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다는 점을 이해하는 것이 핵심이라 할 것이다. p.460

북한 위협에 대비함에 있어 침략에 대비한 억제력 강화라는 전통적인 과제와 함께 의도하지 않은 위기불안정을 고려하는 절제된 상황관리가 필요하다. p.469

국지도발에 대한 위기관리와 성숙한 민군관계가 핵심이다과잉억제로 통제할 수 없는 위기증폭 상황을 만들지 않도록 전?평시를 막론하고 민군간의 소통과 조율이 있어야 한다는 점이 1차 대전의 또 다른 교훈이다. p.470

북한에 대한 강력한 억제조치를 취할 경우에는 그것이 과도한 공포를 유발해 의도하지 않은 핵 사용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경계해야 한다억제는 기본적으로 상대방을 위협하는 행동이다또 그래야만 실효적인 억제가 될 수 있다그러나 그 위협의 정도가 과도하고 무제한적이라는 메시지를 줄 경우 위기 불안정 효과가 있다는 딜레마가 있다강력한 억제조치를 취할 경우에도 항상 확전통제를 생각해야 하는 것은 이 때문이다. p.474

되짚어 볼수록 1차 대전이 주는 교훈은 현재진행형이다전략상황에 대해 오판하지 말 것고정관념과 도그마에 유의할 것유악하지 않되 지나친 과잉대응을 조심할 것그리고 이 모든 문제들에 대해 민군간에 건설적인 대화가 있을 것. 100년 전이나 지금이나 결코 쉽지 않은 과제들이다평화는 결국 힘을 통해서만 지켜지는 것이 아니다냉철함과 절제된 용기그리고 민군지도자의 통합된 노력이 없으면 불가능하다. p.501

단호한 대북억제가 필요하다는 점은 변함없지만과잉억제가 초래할 수 있는 공포의 상호 연쇄 효과에도 유념해야 하는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 어느 일방이 약해 보여서가 아니라 상호 두려움과 공포 때문에 전쟁이 터질 가능성에 유의해야 한다는 뜻이다. ...... 이제 정말 중요한 것은 위기관리다단호함 못지않게 신중함이 필요하고외교와 군사가 조화를 이루어야 하며민과 군간에 소통이 있어야 한다무엇보다 우리가 갖고 있는 군사전략과 국지도발 대응태세를 확전통제의 관점에서 평시부터 점검해 놓을 필요가 있다. p.512

선제공격론이 갖는 첫 번째 어려움은 북한 핵무기의 소재를 정확히 파악하여 이를 일거에 무력화시킬 수 없다는 데 있다. (p,475~476) 두 번째 문제는 북한의 핵 공격 임박 징후에 대한 오판 가능성이다. (p.477) 명확한 것은 아무 것도 없고 오직 오류 가능성이 있는 주관적 해석만이 있을 뿐이다따라서 만약 북한이 핵 공격을 결심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한미가 오판으로 선제타격을 감행한다면 그토록 예방하려 했던 한반도에서의 핵전쟁을 우리가 앞당겨 실현하는 역설적인 상황을 맞을 수 있다. (p.478) 또한 선제타격론은 의도하지 않은 위기 불안정을 초래한다. (p.478) 마지막으로선제타격론은 북한의 핵사용을 압박할 가능성이 있다. (p.4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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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적의 숫자 리딩-차서신호체계연구소] 보지 않고도 믿는자는 복되도다 | m o r i 2017-08-16 1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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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기적의 숫자 리딩

차서신호체계연구소 저
앵글북스 | 2016년 0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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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파라는 것은 뇌신경 사이에 신호가 전달될 때 생기는 전기의 흐름을 말한다고 한다. 인간의 뇌에 대한 연구는 아직 알려지지 않은 것이 많지만, 어떠한 전자적 신호에 따라 작동하고 있음은 실증적으로 증명되어 있다. 마찬가지로 이를 활용하여 새로운 기술들이 개발되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본 책을 이해하면 어떨까. 사람의 뇌 역시 일종의 기계로 생각해 보자. 이러한 뇌파의 흐름이 발산되는 것처럼, 역으로 입력하는 것도 가능하지 않을까. 엠씨스퀘어와 비슷하게 뇌파의 흐름을 조정하는 형식으로서 인간의 몸을 통제하는 것도 불가능한 것은 아닐것이다. 나아가 본 책에서 주장하는 숫자를 따라 읽기(별도의 장비도 필요없다!)와 같은 비교적 단순한 방법으로도 우리의 뇌와 인체에 유의미한 결과를 입력할 수 있다는 것이다. 

책에서 주장하는 것은 숫자 리딩을 통해 우리의 몸을 개선할 수 있다는 것인데, 이것은 아마도 이러한 근거에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닐까 한다. 숫자 리딩이 얼마나 우리 뇌에 유의미한 뇌파 입력 방법인가에 대한 논의는 별개로 하더라도(개인적으로 이 방법 자체에 대한 의문이 크다.), 책에서 소개한 근거는 신뢰를 주기에는 매우 부족하다. 사이비 한의학의 느낌이 깊었다고나 할까. 절대로 부정하는 것은 아니지만, 소개하는 목적을 가진 책의 특성상 아쉬운 부분이 크다. 

"보지 않고도 믿는자는 복되도다."라고 하지만, 나는 그 복을 받기에는 턱 없이 믿음이 부족하다. 물론 이 책 역시 그런 믿음을 주기에도 부족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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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유럽 신화-닐 게이먼] 살신의 역사는 계속되어야 한다! | Memento 2017-08-16 1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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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북유럽 신화

닐 게이먼 저/박선령 역
나무의철학 | 2017년 0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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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은 전지전능하다.

신은 들지 못하는 돌을 만들 수 있다.

신이 돌을 들지 못하면 전능하지 않다.

신이 돌을 들면 그 돌은 들지 못하는 돌이 아니므로 전능하지 않다.

난 머리가 나쁘다. 철학적 논증이나 무신론이니, 불가지론이니 잘 모른다. 그냥 이런 논쟁이 있더라. 북유럽 신화를 보면서 이 논쟁이 떠올랐다. 다만 나만의 내용을 추가 했지만.

신은 전지전능하다. (인간보다는)

신은 들지 못하는 돌을 만들 수 있다.

신이 돌을 들지 못하면 전능하지 않다.(그래서 신은 인간을 만들었다.)

(신이 돌을 들면 그 돌은 들지 못하는 돌이 아니므로 전능하지 않다.(그래서 인간은 신을 죽였다.)

신화는 이런 면에서 살신의 역사인지 모르겠다. 국가, 민족 등 공동체를 묶어나가는 접착제이지만, 이 접착제에서는 필연적으로 배제의 대상이 등장한다. 저마다의 신들이 충돌하고 살아남은 신만이 진정한 신으로 현재까지 살아남은 것을 기록한 것이 신화가 아닐까하는 상상을 해본다. 우리 단군신화의 호랑이처럼. 북유럽 신화도 비슷한 구조를 지녔다. 거인이나 신들 내부에서는 로키가 호랑이에 대응한다.

여기서 우리네 신화와는 매우 다른 점이 있다. 그래서 개인적으로 가장 흥미로운 부분이자 재미있는 부분이라고 느끼는 부분인데, 바로 신들의 전쟁이자 종말인 라그나뢰크. 자신들이 스스로 배제될 것임을 알고 있고, 실재로 이루어짐으로 새로운 세상이 탄생하게 되는 신화. 전지전능하지 않고 오히려 뭔가 모자라 보이는 신. 인간보다 더 인간적인 신들. 그래서 사람들의 상상력을 더 자극하는 것이 아닐까. 덕분에 많은 이들의 상상력을 자극했고, 영화나 소설에서 차용하고 있다.

개인적으로 한 때 재미있게 했던 게임 제목이나 마블에 의해 재탄생한 토르와 어벤져스 시리즈 등. 우리네에게 익숙해진 북유럽신화를 다시 읽고픈 마음에 샀다. 확실히 다른 책들과 달리 편하게 읽을 수 있는 글 솜씨에 감탄했다. 하지만 이 책보다, 예전의 그 투박했던 번역체나 듬성듬성 맞지 않는 이야기들이 더 그리웠다. 그 불편함을 잇기 위해 필요했던 나만의 상상. 공백을 채우기 위한 나만의 신화 짓기가 더 재미있었던 것이 아니었나 싶다. “내가 이 멋진 이야기들을 정직하게 개작했기를 바라지만, 사실 그 안에는 재미와 창작도 섞여 있다. 그게 바로 신화의 즐거움이다.(p.12)” 작가 역시 우리에게 이러한 재미, 나만의 신화를 만들어 볼 것을 권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기존의 신(의 해석)을 죽여야만 한다. 그래야 새로운 신들이 새로운 게임,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어 갈 수 있을테니까. “살신의 역사가 앞으로도 지속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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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유럽 신화는 길고 긴 겨울밤과 끝없이 계속되는 여름날이 존재하는 추운 지역의 신화, 자신의 신을 존경하고 두려워하기는 하지만 완전히 신뢰하지도 않고 마냥 좋아하지도 않는 사람들의 신화다. p.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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