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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깥은 여름-김애란]공평한 죽음 앞에서 숙연해지는 이유 | Memento 2018-11-25 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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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바깥은 여름

김애란 저
문학동네 | 2017년 06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공평한 죽음 앞에서 숙연해지는 이유는 그 죽음이 다름 아닌 나의 죽음이, 너의 죽임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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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죽음은 인간에게 유일하게 남은 평등의 영역이다. 부자거나 가난하거나, 권력자이거나 피압박계급이거나 언젠가는 죽는 다는 점에서 공평하다. 하지만 그 죽음이 다가오는 방식이나 죽음을 맞이하는 방법은 공평하지 않다. 우리는 일상에서 상시적으로 죽음을 접하지만, 모든 죽음을 기억하지 못한다. 오직 나와 관계된 죽음만 기억할 뿐이다. 그래서 수 많은 사람들이 "내가 이만큼 울어줬으니 너는 이제 그만 울라" "긴 꽃으로" "채찍질"(p.36~37) 한다. 세상은 무너지고 더 이상 움직일 힘이 없음에도, 억지로 움직여야 한다. "대충 때우려 해도 먹는 일은 말 그대로 일이"고 "가장 중요한 일과(p.233)"니 말이다.

 나 역시 큰 죽음을 맞이 했을때, 더 없이 무기력했지만 더 없이 먹어야만 했다. 억지로 삼켜야 버틸 수 있었다. 누구들 아니겠냐 만은 산 사람은 살아야 한다. 신기하게도 내 몸은 잘 알고 있었다. 어김없이 배가 고팠다. 자괴감이 들었다. 그래서 죽음 앞에서 사람은 무기력해지고, 자기탓을 하는지 모른다. 그렇지만 누구도 꽃으로라도 채찍질 할 권리는 없다. 스스로에게도 마찬가지다. 공평한 죽음 앞에서 숙연해지는 이유는 그 죽음이 다름 아닌 나의 죽음이, 너의 죽임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아직은 공평한 죽음 앞에서 공감할 수 있기 때문에 인간이라 믿는다. 죽음이, 그 죽음에 대한 공감이 매도 당하고 모욕당하는 세상. 이 무시무시한 더위 앞에서 혀를 길게 내빼고 죽음을 바라본다. 아직은 살 만한 세상일까. 나의 죽음은 언제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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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동 / 어린 자녀의 죽음

그렇게 사소하고 시시한 하루가 쌓여 계절이 되고, 계절이 쌓여 인생이 된다는 걸 배웠다. p.20

-우리 오늘 도배 끝나면 다음주에...... -...... -그 돈 헐자. 빚 갚아야지...... -...... p.31

아내가 동네 사람들로부터 ‘꽃매’를 맞고 있는 것처럼 느껴졌다. 많은 이들이 ‘내가 이만큼 울어줬으니 너는 이제 그만 울라’며 줄기 긴 꽃으로 아내를 채찍질하는 것처럼 보였다. p.36~37

○노찬성과 에반 / 소년과 늙은 개, 개의 죽음

○건너편 / 오랜 공시생 커플의 헤어짐.

공부를 접어 좋은 점도 있었다. 적어도 욕망, 그러니까 무언가 입고 먹고 쓰는 데 관대해져도 됐으니까. 하지만 그 ‘자유’에 익숙해지기까지 연습이 필요했다. p.99

○침묵의 미래 / 말의 죽음. 마지막 화자의 죽음들

○풍경의 쓸모 / 아버지의 새 배우자의 죽음, 강사로서의 삶

-호오가 아니라 의무지. 몫과 역을 해낸다고 생각하면 되는데. 사람 재는 자가 하나밖에 없는 치들은 답이 없어요. 아주 피곤해. p.162

강의를 마치고 돌아올 때 종종 버스 창문에 얼비친 내 얼굴을 바라봤다. 그럴 땐 ‘과거’가 지나가고 사라지는 게 아니라 차오르고 새어나오는 거란 생각이 들었다. 살면서 나를 지나간 사람, 내가 경험한 시간, 감내한 감정 들이 지금 내 눈빛에 관여하고, 인상에 참여한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것은 결코 사라지지 않고 표정의 양식으로, 분위기의 형태로 남아 내장 깊숙한 곳에서 공기처럼 배어 나왔다. 어떤 사건 후 뭔가 간명하게 정리할 수 없는 감정을 불만족스럽게 요약하고 나면 특히 그랬다. ‘그 일’ 이후 나는 내 인상이 미묘하게 바뀐 걸 알았다. 그럴 땐 정말 내가 내 과거를 ‘먹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소화는, 배치는 지금도 진행중이었다. p.173

○가리는 손 / 폐지 줍는 어르신의 죽음

“쪼그만 게 웬 한숨이야” 나무랐더니 “어린이는 원래 힘든 거에요”라 대꾸한 게. ‘어린이’가 무슨 직업인 양, 막일인 양 말해 어이없었지. 이제 와 생각하니 재이 말이 맞는 것 같다. 각 시기마다 무지 또는 앎 때문에 치러야 할 대가가 큰 걸 보면. p.194

-너무 스트레스 받지 마. 가진 도덕이, 가져본 도덕이 그것밖에 없어서 그래. p.199

말해달라니. 막막해서 도리어 웃음이 난다. 이걸 어찌 설명하나. 말한다고 네가 알까. 이상하게 들릴지도 모르지만 재이야. 어른들은 잘 헤어지지 않아. 서로 포개질 수 없는 간극을 확인하는 게 반드시 이별을 의미하지도 않고. 그건 타협이기 전에 타인을 대하는 예의랄까, 겸손의 한 방식이니까. 그래도 어떤 인간들은 결국 헤어지지. 누가 꼭 잘못했기 때문이 아니라 각자 최선을 다했음에도 불구하고 그런 일이 일어나기도 해. 서로 고유한 존재 방식과 중력 때문에. 안 만나는 게 아니라 만날 수 없는 거야. 맹렬한 속도로 지구를 비껴가는 행성처럼. 수학적 원리에 의해 어마어마한 잠재적 사건 두 개가 스치는 거지. 웅장하고 고유(p.213)유하게 휙. 어느 땐 그런 일이 일어났다는 걸 알아차리지 못할 정도로 강렬하고 빠른 속도로 휙. 그렇지만 각자 내부에 무언가가 타서 없어졌다는 건 알아. 스쳤지만 탄 거야. 스치느라고. 부딪쳤으면 부서졌을 텐데. 지나치면서 욘소된 거지. 어른이란 몸에 그런 그을음이 많은 사람인지도 모르겠구나. 그 검댕이 자기 내부에 자신만이 온전히 이해할 수 있는 암호를 남긴. 상대가 한 말이 아닌, 하지 않은 말에 대해 의문과 경외를 동시에 갖는. 그런데 무슨 말을 하다 여기까지 왔지? 그래, 엄마랑 아빠는 ...... 지쳐 있었어. ‘이해’는 품이 드는 일이라, 자리에 누울 땐 벗는 모자처럼 피곤하면 제일 먼저 집어던지게 돼 있거든. ...... p.214

○어디로 가고 싶으신가요 / 남편의 죽음.

대충 때우려 해도 먹는 일은 말 그대로 일이었고, 어느 때는 가장 중요한 일과가 됐다. p.233

-온전히 자기가 하는 선택이 어디 있어. 결과적으로 그렇게 보일 뿐이지. p.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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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선, 합격, 계급-장강명]수도꼭지가 아니라, 파이프, 나아가 수원을 바꿔야 한다. | Memento 2018-11-19 1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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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당선, 합격, 계급

장강명 저
민음사 | 2018년 0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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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꼭지가 아니라, 파이프, 나아가 수원을 바꿔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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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함, 정직, 성실함 등등. 이러한 자질을 가지고 우리는 덕목이라 해서 필수적으로 가져야하는 가치로 생각한다. 그리고 이러한 덕목이야 말로 우리가 무리를 짓고 살아가는데 있어서 필수적인 요소다. 서로를 이어주고, 함께 살아갈 원동력이 된다. 하지만, 가끔 이 덕목이 모든 것을 옥죄는 모습을 종종 본다. 조선시대에 충효인의 덕목을 다룸에 있어서 충이나 효가 비 정상적으로 강했다. 덕분에 지금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상복을 몇년 입는가에 따라 목숨이 왔다 갔다 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당시에는 무엇보다 중요했지만, 수백년이 지난 지금본다면 왜 그랬을까 답답할 지경이다. 성실도 마찬가지다. 산업화 시대에 성실보다 중요한 덕목은 없다. 물론 '돈'일 수 있지만, 덕목이라 하기에는 민망하다. 그래서 주어진 임무를 묵묵하게 견뎌내는 일. 정해진 시간에 출근하고 정해진 업무를 담당하고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자리를 이탈하지 않는 것이 최고의 덕목이었다. 개근상이 하나의 좋은 보기다. 성실하지 못하다면 어딘가 하자가 있는, 최소한의 자격을 갖추지 못한 것으로 간주했다. 죽어도 내 자리에서 쓰러진다는 일념으로 학교나 일터로 나갔다. 지금 그렇게 산다면 (그래도 아직은 충분히 존경 받겠지만) 바보라는 소리 듣기 딱 좋을지 모른다. 성실보다 더 중요한 것은 결과니까. 어쨌든 성실이라는 덕목에 대한 평가도 바뀌고 있다.

<합격, 당선, 계급>을 보며 다른 것보다 '신뢰'라는 덕목이 떠올랐다. 공모전과 문단권력에 대해 이야기 한다. 그리고 이것이 문학계에만 존재하는 사고 방식이 아니라고 말한다. 우리 사회는 급속한 성장을 이룬 만큼, 급속하게 변해왔다. 여기서 결과보다 과정이나 합법, 협동, 협치는 비교적 덜 중요했다. 성과로 증명했다. 남을 속이더라도, 조금은 비겁해도. 결과로 모든 것을 합리화했다. 승자, 1등 외에는 아무도 기억하지 않기에. 정해진 규칙에서 이긴 사람만이 당당할 수 있다. 나에게 설사 승리할 기회가 없더라도. 그렇기에 '공정성'이라는 덕목이 이 시대에 가장 중요한 덕목이 되었다. 어떤 경우 건 '공정한 시험'을 통해 선발해야 하고, '공정한 결과'를 보여야 한다. 하지만 이 공정성은 어떻게 담보한다는 말인가. 서로 신뢰하지 못하는데, 선발에 대한 의심을 지울 수 없는데 말이다. 어떤 제도가 생기더라도 악용하는 사람은 나타날 것이고, 어떻게든 막으려 해도 막아질 수 없다. 승리의 방법이 하나고, 승리자만이 모든 영광을 차지하는 구조라면, 어떻게든 결과를 취하려는게 인지상정이다. 어떠한 불편과 비합리가 있더라도, 심지어 더 나은 대안이 있더라도. 서로를 믿을 수 없기 때문이다.

여기서 우리 시대의 미덕의 비애가 있다. '공정하다고' 믿어지는 방법을 택한다. 실제 공정하지 않더라도, 최소한 '공정해 보여야' 한다. 정실주의나 발탁인사에 대한 합리화를 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지금의 제도만으로는 <삼국지>의 와룡과 봉추는 영원히 날지 못할테다. 왜냐면 지금의 '공정한' 방법으로는 모실 수 있는 인재가 아니니까. 엄백호 군도 토익을 보는 세상이라고 만화가가 말하지 않았던가. 방법이나 제도의 문제가 아님은 이 책을 통해서 확실해 보인다. '황금 수도꼭지'에서 황금물만 나오란 법은 없다. '공정성'이라는 수도 꼭지만으로는 우리가 원하는 결과를 얻을 수 없음은 분명하다. 그리고 모두가 그것을 알고 있다. 그렇다면 어떻게 바꿔야 할까. 매번 수도꼭지만 바꾸다가 말아야 할까. 수도꼭지가 그 물이 흘러들어오는 파이프, 나아가 수원에 대해서 고민해 봐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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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채가 무조건 나쁘고 직무 중심 채용 방식이 언제나 옳다고 할 수는 없다. 공채에도 장점이 많다. 우선 많은 인원을 짧은 시간에 선발할 수 있다. 스페셜리스트를 찾는 데에는 적합하지 않지만 괜찮은 제너럴리스트를 추리는 데에는 무척 효과적이다. 무엇보다 공정하고, 많은 사람에게 기회를 준다. p.32

그렇게 '고액 상금 공모전'은 한국 출판계에서 일종의 시장 개척 모델이 되었다. p.57

다들 상금만 크게 걸면 좋은 원고가 알아서 찾아올 거라고 믿는 것 같았다. 그리고 몰락이 시작되었다. p.59

혼자 고민하지 말고 사람들에게 물어보자 싶었다. 기자생활을 하면서 얻은 지혜다. 모르겠으면 물어라. p.73

이미 등단한 작가들이 소설공모전에 계속 원고를 보내는 이유는 "신인 작가의 책 출간을 꺼리는 출판계 상황에서 책을 내기 위한 수단이나 두둑한 상금을 확보하기 위한 방편"이다. ... 내부 사다리가 너무 허약하기 때문에 복권이나 다름없는 공모전이 오히려 가장 합리적인 선택이 된다. 유능한 인재(p.74)들이 투고보다는 공모전 도전을 택하면서 업계의 내부 사다리는 더욱 부실해지는 악순환이 되풀이 된다. 공모전 경쟁률은 점점 더 높아지며, 신인들은 여기에서 경력자들과 경쟁해야 한다. p.75

예술가들은 모두 근본적으로 엘리트주의자다. p.106

나는 장편소설 공모전이 출판인과 평론가 들의 문예운동이었다고 생각한다. p.117

과거제도에 대해서는 심지어 조선 시대에도 그 폐해가 심각하다고 부르짖는 사람들이 많았다. ... 첫째, 사회적 낭비가 심했다. 조선 시대 문과 급제자의 나이는 평균 36.4세였다. ... 둘째, 정작 필요한 인재는 뽑지 못했다. ... 그들은 현실을 몰랐고, 현실을 제대로 살피는 능력도 키우지 못한 인간들이었다. ... 세 번째 문제점 ... 과거제도는 사회의 창조적 역동성을 막았다. 이 제도는 블랙홀처럼 온 나라의 젊음과 재능을 빨아들였다. 철저한 계급사회에서, 시험만 잘 치면 순식간에 기득권 핵심부로 들어설 수 있다는 약속만큼 달콤한 것도 없다. ... 합격자들은 그 질서의 가장 열렬한 수호자가 되었다. p.121~124

21세기 대한민국 공채 제도는 조선 시대의 과거제도와 얼마나 다를까? p.126

장편소설공모전을 공급자가 주도한, 계몽적, 엘리트주의적 문예운동이라고 표현한 바 있다. p.164

<히트 메이커스> 데릭 톰슨- 대중문화의 메가히트작들이 어떻게 해서 성공했는지 과정을 분석한 이 책에서 저자는 문화 시장은 카오스 그 자체"라고 간단히 정의한다. "창의력이 곧 상품인 문화 사업은 확률 게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 이른바 '창의력 시장'에 내재한 카오스 특성을 치유할 해결책은 존재하지 않는다. 오로지 카오스를 이겨내는 불굴의 투지와 끈기만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뿐이다." p.166

전문가들의 합의제 심사로는 놓치기 쉬운 뛰어난 신인들이 있다는 것이다. 대중문화 영역에서 그렇고, 아주 낯선 주장을 펼치는 신인인 경우에 그렇다. 그러(p.176)니 신인이 데뷔하는 방법이 공모전밖에 없으면 안 된다는 것이다. p.177

상상을 뛰어넘는 혁신은, 시도 단계에서 '어처구니없다, 황당하다'는 핀잔을 듣는다. 상상을 뛰어넘으니까. 아무도 그걸 이해 못하니까. 특히나 두툼한 인사 평가 매뉴얼을 가진 대기업이나 공기업의 관료 조직이 그런 혁신과 혁명가를 알아볼 가능성은 0에 가깝다. 세상을 바꾸는, 혁명적인 아이디어를 원하는가? 그러면 또라이, 반항아, 괴짜들이 설칠 땅을 마련해 줘야 한다. 한국 기업이 모두 공채를 없애고 또라이들을 뽑아야 한다는 주장이 아니다. 전문가들이 많은 후보 중에서 신인을 선발하는 공채 시스템은 공정하고 치열하다. 과거에 성공적인 제도였고, 현재도 효율적이며 믿을 만한 제도라고 생각한다. (p.200) 그러나 그것만으로 충분하지 않다. 공채와 별개로 또라이들이 사회 한구석에서 무모한 모험과 실험을 더 많이 벌여야 한다. 대담한 아이디어들은 실재로 구현해 보기 전에는 괜찮은 것과 황당한 것을 구분할 길이 없다. 모험가들이 황당한 아이디어를 성공시키면 그다음에 더 큰 화사가 정당한 가격을 지불하고 인수하거나 창안자를 영입해야 한다. 또는 모험가들이 직접 자기 회사를 키우거나, 그런 과정이 더 쉬워지고 더 많아져야 한다. 어떤 아이디어들은 그런 식으로만 건질 수 있다. p.201

장편소설공모전에서는 예심 심사위원 운이라는 게 생기고야 만다. 토너먼트 방식의 스포츠 대회에서 대진운이라는 요소가 발생하듯. p.229

장편소설공모전은 어떤 종류의 좋은 원고를 발견하는 도구로서는 분명히 뛰어나다. 그러나 공모전으로만 신인을 뽑게 될 때, 그래서 공모전이 배제의 도구가 될 때 거기에는 허점이 있다. 그런 상황이 벌어지지 않도록 다른 신인 발견 시스템이 잘 작동해야 한다. 그것이 장편소설공모전이 장점 위주로 잘 작동하게 만드는 길이기도 하다. p.250

나는 개인적으로 로스쿨이나 학생부종합전형에 찬성한다. 잘만 운영되면 사시나 수능보다 더 나은 선발 제도라고 본다. 문제는 바로 그 '잘 운영되는가'다. 한국 사회는 그 문제에 굉장히 민감하다. 왜냐하면 경쟁은 치열한 반면 신뢰 수준은 아주 낮은 사회이기 때문이다. 지금 상당수의 사람들은, 아무리 장점이 많아도 공정성을 확실히 담보하지 못하는 제도보다는, 여러 가지 부작용이 있더라도 획일적으로 시험을 치러 점수를 기준으로 뽑는 게 차라리 낫다고 여긴다. 이런 분위기가 공채제도를 유지하는 큰 힘이기도 하다. p.296

노동 착취를 꿈이라는 단어로 포장하는 것만큼 역겨운 일도 없다. 동시에 나는 이들 업계에서 '지망생'들이 자기 착취에 빠지게 되는 상황이 현재 각 분야의 채용 또는 신인 선발 시스템과 상당히 연관이 있다고 본다. p.330

내가 내린 결론은 이러하다. 첫째, 미등단 작가는 불이익을 당한다. 그 불이익의 내용은 미묘하다. ... 둘째, 그런 불이익은 누군가의 거대한 악의 없이도 발생한다. ... 매커니즘 자체는 굉장히 익숙하지 않나? 한국 사회가 명문대 출신과 비명문대 출신을 차별 대우하는 방식과 무척이나 흡사하지 않은가. p.359~360

'누군가의 거대한 악의가 없어도 부조리가 발생할 수 있다.'라는 말은, '현재 아무도 악의가 없다.'라는 뜻이 결코 아니다. ... 흉한 생각을 품은 자들이 싹 사라진다 해도 여전히 이런 구조에서 배제와 불이익을 당하는 사람들은 계속해서 생기리라는 이야기다. p.362

문학 권력, 또는 문단 권력은 존재하는가? 문학공모전과 등단 제도는 이 권력을 지지하는 큰 도구인가? 나는 그렇다고 생각하며, 그 권력의 실체는 '좋은 간판을 부여하는 권위'라고 본다. p.375

역설적이지만 나는 사람들이 한국 소설을 읽지 않기 때문에 오히려 문예지의 영향력이 커진다고 생각한다. p.389

간판은 왜 중요할까? 어느 때 간판이 가장 중요한가? 가게 안에 들어가서 내용물을 확인할 수 없을 때다. 그럴때 우리는 간판을 큰 기준으로 삼는 수밖에 없다. 책은 특성상 내용물의 질을 확인하기 어려운 상품이다. p.390

한국 소설 시장과 노동시장에서 간판이 그토록 중요한 근본 원인은 그곳이 '깜깜이 시장'이기 때문이다. ... 정보가 적은 쪽은 손실을 피하는 안전한 선택을 하려 한다. 여기서 간판은 그 상품이 안전한지 그렇지 않은지 알려 주는 중요한 지표가 된다. 그리고 그 간판으로 인해 신분 사회가 만들어진다. (p.397) 그것만 해도 충분히 부조리한데, 그 부조리를 더 키우는 공통점이 한 가지 더 있다. 어지간해서는 그 간판을 떼거나 바꾸기 어렵다는 것이다. 간판의 영향력이 아주 오래간다. 이로 인해 시장 전체의 경쟁력이 떨어지게 된다. ... 시험을 치고나면 그걸로 끝이다. 이후에는 모두 게을러 진다. p.398

공식적인 채널은 거의 다 어렵고 따분해 보이는 '좋은 책'들을 권한다. 그럴수록 소설에 대해서는 일종의 공부, 정신노동이라고 여기게 된다. 독서 문화가 침체된 원인이 이것 때문만은 아닐테지만, 이런 측면도 분명히 있다고 나는 생각한다. '오늘 심심한데 극장이나 갈까'라는 생각은 들지만 '서점에, 도서관에 갈까'라는 생각은 좀처럼 안 드는 것이다. p.441

나는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이 새로운 운동을 '독자들의 문예운동'이라고 부르고 싶다. p.476

장은수 편집문화실험실 대표 "비평의 민주화는 필요합니다. 여러 독자 공동체 중에서 문단은 비평을 중심으로 '비판적으로' 운영되도록 되어 있었죠. 독자들 신뢰도 있었고요. 요즈음 문단 권력 비판은 결국 문학 자본이 비평을 매수해서 비평이 이런 기능을 잘 못하고 있다는 뜻이 아닐까요."

높은 성의 출입구를 동문에서 서문으로 바꾼다 한들, 또는 문을 통과하는 절차를 복잡하게 추가한다 한들 성벽을 둘러싼 차별(p.547)은 달라지지 않는다. 간판을 다 없앤다 해도 사람들은 새로운 표식을 찾아낼 것이다. 성이 높이 서 있고 성 밖에서는 구할 수 없는 것들이 그 안에 있는 한, 새로운 간판 후보는 무궁무진하다. p.548

한국에서 간판이 만드는 차별과 서열의 구조는 거기에 동의하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에 유지된다. 그런 '합의'는 여러 각도에서 공고히 맞물려 있다. 왜냐하면 지금 한국 사회에서는 실제로 그 간판에 힘이 있기 때문이다. 좋은 간판을 믿고 선택하는 것이 각자에게 최선의 선택인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간판 외에 달리 더 좋은 선택 기준이 없기(p.548)때문이다. p.549

간판의 본질적인 힘을 허물어야 한다. 그래야 간판의 중요성이 모든 방향으로 동시에 낮아진다. 간판의 힘은 정보 부족에서 나온다. ... 모험을 망설이는 사람들에게 지도를 그려 제공하자는 게 나의 제안이다. 지금 한국의 독서 생태계나 노동시장은 너무 깜깜하다. '무슨 무슨 시험에 합격했다'는 간판들만 빛나는 어두운 거리 같다. p.549

사람들이 모험을 하게 하려면 세 가지가 필요하다고 본다. 믿을 수 있는 정보는 그중 하나다. 다른 두 가지는 충분한 보상과 실패했을 경우의 대비책이다. 지금 한국 사회에는 그 세 가지가 다 부족하고, 평범한 사람과 기업들은 모험을 극히 꺼린다. 그 결과 역동성이 점점 사라지고 우리 공동체가 계급사회 같은 모습으로 굳어지는 중이다. 상속, 혼인, 시험과 같은 이벤트가 아니면 신분을 바꾸기 어려운. p.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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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 경제는 좌우를 넘는다-우석훈] 먹고 사는 일에 좌우는 없다. | Memento 2018-11-16 2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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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사회적 경제는 좌우를 넘는다

우석훈 저
문예출판사 | 2017년 0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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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을 씹어 삼킬 때, 목구멍으로 밥이 왼쪽, 오른쪽 가리고 넘어가겠는가. 먹고 사는 일에 좌우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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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정치에 있어 진정한 우파진정한 좌파는 없다고들 말한다좌우를 대표하는 새누리민주당 역시 정도의 차이일 뿐진정한 의미의 좌우파라 평하지 않는 사람이 많다비교적 좌편향이라 평하는 정의당조차 우쪽이라 평가하는 사람도 있으니이념에 있어 우리나라 정치 스펙트럼이 얼마나 좁은지 새삼 깨닫는다그럼에도그 좁은 스펙트럼 안에서도 정쟁은 어느나라보다 치열하다정치가 이념적인 문제를 떠나 삶을 조직하고큰 틀을 합의한다는 점에서 늘상 치열해야 옳겠다그러나 옳고 그름을 떠나 (나 같은 일반인 입장에서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차원에서 싸우고만 있으니 답답할 노릇이다아무리 높으신 분들이 떠들어봐야 내 삶이 변하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이미 역사를 통해 우리는 잘 알고 있다성리학이 어떻고중화가 어떻고그 결과는 어떠한가결코 개개인의 삶은 나아지지 않았다그럼에도 지금의 다툼들은 우리의 삶에서 멀어져 있는가아편전쟁이나 노예무역처럼 타인을 착취하고 핍박하지 않는 한고양이를 잡는데 흑묘든 백묘든 무엇이 중요할까하물며 내 삶에 따뜻한 밥 한숟갈을 위한 일이라면이념이 문제이랴.

<사회적 경제는 좌우를 넘는다>는 이런 안타까움의 표현이자 탄식이다사회적 경제를 '사회주의 경제'라고 낙인찍고 경계하는 것은 명백히 백묘(혹은 흑며)가 쥐를 잡기에는 부적절하다는 말이다사실상 고양이 중에 흑색이든 백색이든 한 가지 색을 가진 고양이는 없다다양한 무늬와 색상을 가진 고양이들이 저마다 삶을 살아갈 뿐이다사회적 경제도 마찬가지다국가주식회사(일반 민간)의 영역 외에 새로운 영역을 통해 작금의 위기를 통과하겠다는 노력이다그렇다고 한국에서만 새로이 시작하거나정말 이념적으로 빨간 고양이도 아니다설사 빨간 고양이라도 뭐가 문제일까. (물론 이게 문제라고 주장하는 거겠지만다분히 옳은 일임에도 주도권 싸움을 위한 다툼이라는게 뻔히 보인다. '사회'가 들어간다고 공산주의 사회주의와 연결하는 것은 너무 나도 도식적인 반응이다정말 그런 사람들이 사회적 경제를 그렇게 믿지 않는다고 믿는다차라리 정쟁 때문이라 믿고 싶다저자가 소개한 박근혜 정부의 로컬푸드나 FC바르셀로나도 빨간 판매점이고 빨간 축구팀인가이렇게 정말 믿고 있다면 답이 없다정말 아니라 믿고 싶다만약 그렇게 믿고 있다면그런 사람들이 이 시대의 권력자라는게 우리나라의 비극이다그래서 저자는 말한다단지 권력자의 관심의 문제이자 우리가 합의해서 이뤄나갈 부분이라고.

뭐든지 빨리 빨리 압축해서 성장해 온 우리로서 지금이 가장 중요한 시기다추격자 전략은 이제 답이 아니다더이상 같은 방법으로는 정치도 경제도 유지할 수 없다그래서 저자가 이런 이야기를 썼으리라누군가 쉽사리 사지 않더라도한 사람이라도 도서관에서 이 책을 일고 지역을 변화시킬 동력을 얻으라고그 작은 변화가 큰 결과를 낳으리라는 것을 알기에좌우보다 중요한 것은 삶이기에살아야 좌도 우도 있는 것이기에좌우 없이 정글에서 살아갈 새로운 힌트를 함께 만들어 낼 수 있기를 고대하고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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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웨덴 모델이나 독일 모델매력적이기는 하다그렇지만 별거 없는 좌파게으르고 틈틈이 부패하는 우파 정도 가지고는 할 수 없는 국민경제 모델이다좋은 건 알아도우리가 직접 도달할 수 있는 궤적이 없다. p.9

사회적 경제는 이념적인가?사회적 경제를 설명하는 이론틀이 이념적인 것이고실질적이고 실무적인 과정은 지극히 현실적인 경제에서 발생할 수밖에 없는 거대한 흐름과 같은 것이다. p.16

영화 <카모메 식당>은 사회적 경제를 이해하기에는 좋은 텍스트다. p.21

우리는 일상성을 무시하고삶은 경제의 영역아니 과학의 영역이라고 생각하는 데 너무 익숙해져 있다우리가 지나치게 판타지로 가는 동안 경제에 관한 이야기는 너무 커져 버렸고하늘 위로 올라가 버렸다. (p.24) ... 그러다 보니 사회적인 것도 비경제적인 것’, 솔직한 마음으로는 찌질한 것이라고 무시하고 지냈다지나와서 보니까한국에서 좌파는 너무 사회화되었고자의식 과잉일 지경이 되었다그리고 경제 개발 세력이라고 자부하는 우파는 너무 사회화가 덜 되었다혼자 있으면 유아적이고같이 있으면 부패 세력이다. p.25

우리가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것들그 많은 것들은 이 시대에만 유효한 것일 수 있다. (p.34) ... 에피스테메 ... 우리가 세상을 인식하고 이해하는 방식은 시대에 따라서 바뀐다. p.40

국가가 어떻게 복지 예산을 집행할 것인가그것을 지역의 시민들과 많이 논의하면서 합리적으로 만들어 나가는 과정이 내가 책장 하나분의 책을 검토하면서 내린 사회적 경제에 대한 잠정적 결론이었다. p.45

마테랑 시절에 사회적 경제라는 이름으로 추진된 것이 그 자체로 뭔가 대단한 것은 아니다이미 형성되어 있는 지역사회와 국가가 만나고그 과정에서 지역 복지와 같은 경제적 행위가 이루어지게 한 것이다. p.63

한 해 한 해시간의 흐름 속에서 무의미하게 흘러가는 수많은 시간의 차이점을 느끼기는 어렵다그때가 그때이고딱히 다르다고 말하기도 어렵다그렇지만 지내 놓고 보면그 시간 중에서 특별하게 기억해야 하는 시간이 생겨난다그런 것을 연도라고 부르고그런 연도를 모아 놓으면 연표가 된다. p.75

뉴 노멀New Normal’(p.83) ... 무엇을 생각해도 예전 같지 않고어떤 시도를 하더라도 전과 같지 않다이것이 뉴 노멀이 가진 의미다. ... 이전이 아니라는 의미에서 이고저항해야 소용없으니까 이 상태를 그냥 받아들이라는 의미에서 노멀이다. p.84

시장이 강조되던 시기에 세계 대공황은 국가의 역할을 인정하게 만드는 계기가 되었다그리고 2008년의 글로벌(p.89) 금융위기는 사회적인 것을 다시 경제의 구조적 요소로 전면에 등장하게 만든 계기라고 생각할 수 있다. p.90

좁게 보면최고은 사건은 영화인 복지와 관련된 기본 시스템이 미비해서 벌어진 일이다넓게 보면우리가 가난에 대해 대처하는 방식 자체가 부재해서 생겨난 일이라고 할 수 있다우리가 만든 현대 사회가 그렇다. p.96

일반적으로 경제는 시장과 국가를 두 영역으로 상정한다그리고 한국에서는 가족을 하나 더 상정한다근대가(p.98) 형성되면서 개인을 주체로 보기 시작한다현실적으로 가족이 중요한 범주로 존재하기는 하지만그것을 전제로 분석하지는 않는다그렇지만 우리는 근대의 형성이 불완전하거나 불충분했다그래서 국가나 시장이 해주지 못하는 것을 아주 사적이며 개인적인 가족의 영역에 미뤄 두었다. ... 기업과 국가그 두 축 위에 한국 사회가 서 있고거기에서 벗어나는 삶은 가족들에게 맡겨 놓았다. p.99

경제의 공식 부문들이 가난한 사람들에게 등을 돌리기 시작할 때이제 비공식 부문들이 그들에게 접근하기 시작한다. p.105

자본주의 경제에서는 산 입에 거미줄 치랴라는 말이 잘 성립하지 않는다어려우면 어려울수록 점점 더 지하 경제와 비공식 경제가 늘어나게 되고가난한 사람들이 공식 경제에서 계속(p.105) 버티기가 쉽지 않다. .... ‘산 입에 쇠고랑을 차게 되는 일이 벌어질 수도 있다. p.106

요즘 사회적 경제라고 부르는 것은 가난 속에서 피어난 꽃과 같은 것이다. p.106

협동조합이든 공동체든그 자체로 옳거나 성스럽거나 한 것은 아니다그리고 이것이 전적으로 좌파의 영역이거나진보의 영역인 것도 아니다. p.124

우리가 대학에서 배우는 경제학은 이 유클리드 평면 위에서 정의된다. p.131

법은 행정을 명령하고 지시하는 것이지이해시키는 것은 아니다. p.139

최근의 사회적 경제는 어려운 것이 아니라 익숙하지 않은 것이다. p.155

사회에서 경제적 주체가 먼저 움직이고국회가 그것을 뒷받침해 제도화하고정부가 나중에 예산과 행정으로 지원하는 것은 사실 나쁜 일이 아니다. p.213

정상적이고 좋은 정부는 원래 그렇게 사회에서 벌어지는 일의 후견인 역할을 하는 것이다그리고 이렇게 움직이는 사회가 좋은 사회다. p.215

황당한 일을 벌이고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을 하지만다른 사람들이 거기에 맞게 움직이게 할 수 있게 하는 것그것이 바(p.226)로 사기꾼이다. p.227

우리나라는 잔여적 복지’ 경향이 강하다그러니까 복지 자체를 일종의 시혜이자 잉여로 본다당연히 복지를 담당하는 사람들의 노동 역시 잉여적으로 보는 시각이 있다. p.356

경제 주체는 누구나 거창하게 뭔가를 내세운다작동 방식으로만 보면 기업들은 이익을 위해 움직이고국가는 국익을 위해 움직인다이익과 국익 사이에서 잠깐만 균형이 무너져도 진짜 비인간적인 경제가 펼쳐진다이익이 나지 않는 곳에서 기업이 움직이지 않고국가는 국익이 없는 곳에는 신경 쓰기 어렵다. p.375

이 시대의 경제 휴머니즘은 우선은 일자리다. p.382

부지런한 빵 장수와 유능한 공무원만으로는 인간적인 경제를 만들기에 역부족인 것이 지금의 현실이다이제는 착한 빵 장수도 필요하다.빵만 필요한 것이 아니라 빵을 만드는 일자리가 필요하다는 것이 지금 우리가 부딪힌 문제다. p.385

사회적 경제를 다른 식으로 해석하면우리가 공유하는 것 즉 공유지와 관련된 비즈니스라고 할 수 있다. p.392

직장인의 출퇴근 시간은 토건 경제와 상관이 있고국가 공간 계획의 성공 여부와 관련되어 있다그리고 중장기적으로 보면기후변화와 대기오염 같은 미래 변수가 관련되어 있다물론 개개인의 행복도와도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을 것이다. p.416

사회적 경제의 핵심이 연대라는 표현을 쓴다말은 어렵다이것을 그냥 비즈니스 용어로 바꾸면 얼굴 장사라고 할 수 있다서로 얼굴 아는 사람들끼리 직접적 이해관계나 영역을 뛰어넘어 힘을 합치자는 것이다. p.516

사회적 경제가 가장 어려움을 겪는 것이 바로 이 의사결정의 문제다. p.523

어려운 결정을 피하면 조직이 결국에는 어려워진다조직이 문을 다는 것도 힘이 있어야 한다해소하겠다는 큰 결정을 내리고 집행을 할 만한 심장부에 해당하는 사람들이 있어야 문이라도 닫는다. p.531

조직론은 늘 어려운 문제다그리고 사회적 경제에서 핵심적인 질문은 그 조직의 가치나 윤리 또는 형태에 있지 않다. (p.533) ... 어떻게 조직을 구성하고그 조직에서 중요한 의사 결정을 내릴 것이냐그리고 어떻게 그 결정들을 부드럽게 할 수 있느냐이것이 진짜로 중요한 문제가 된다이런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그 안에서 사람들은 매일 싸운다앞에 내건 구호는 아름답지만 그 구호 아래의 조직은 아름답지 않은 경우가 있다. p.534

돈이 많은 사람이 그만큼 더 많은 결정을 내리는 것은 민주주의 관점에서는 부당하기는 하지만 조직론과 의사 결정의 관점에서는 효율적이다물론그러니까 기업 범죄라는 것이 존재할 수 있다절차대로 하는 데는 큰 의사 결정이 필요하지 않지만범죄를 저지르기 위해서는 많은 의사 결정이 필요하다역설적으로 의사 결정이 효율적이니까 범죄가 가능한 것이다. p.538

판단을 해야 하는 마지막 순간수많은 전문적 지식이 중요해지지 않는다기본적인 상식과 약(p.543)간의 지식 그리고 많은 토론과 의논이 중요해진다. ... 헌재의 평의는 좌우를 넘었다그리고 정치와 경제 또는 사회의 분할도 넘었다. ... 경제적 의사 결정에서 가장 중요한 모델이 되기도 할 것이다. p.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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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루의 세계사편력 다시 읽기-이광수] 다시 읽기가 정말 다시 읽기만 하는 거였다니... | m o r i 2018-11-01 2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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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네루의 세계사편력 다시 읽기

이광수 저
나름북스 | 2017년 0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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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읽기가 정말 다시 읽기만 하는 거였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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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전을 읽지 않았기에 이 책에 대해 뭐라고 평할 자격이 없다. 사전지식을 가지고 읽으면 도움이 되겠다 싶었기에 집어든 책이었다. 저자의 시선과 나의 시선 그리고 원저의 시선을 다각면에서 읽어 보는 재미도 있겠다 싶었다. 세계사 편력의 분량이 많을 것이니, 장기적으로 읽어보면 좋겠다는 생각이었다. "다시 읽기"라는 제목이 말 그대로의 수준을 바란게 아니었다. 다시 읽기라는 말은 저자만의 새로운 관점을 의미하리라 믿었다. 치열하고 논쟁적인 점을 주로 원했기에 실망스럽다. yes24에서 제공되어 있는 <소개> 하단부에 나와 있듯이 "원저를 기반으로 원저엔 담기지 않은 역사 속 장면들을 현대적 시각으로" 들여다보며 "비판적으로 재조명한다."고 하지만 얼마나 충실했는지는 원저를 읽고 판단해야 하겠다. 그래서 아쉽고 집중해서 읽지 못했다. 충실한 교양 역사서이자, 세계사의 흐름을 잡기에는 충분하게 좋은 요약서이다. 내가 원한 부분은 아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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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지배와 피지배를 극복하기 위해 세계사는 서로 다른 지역의 상호 교류와 그 후 발생하는 종합에 관한 이야기여야 한다는 믿음을 강하게 가졌습니다. 각 국가의 상호 교류와 협력이 필요하고, 역사의 진보는 그 위에서만 이루어지는 것이라고 믿었습니다. p.22

무엇이 옳고 그른지 분별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설교가 아니라 대화와 토론이라고 말합니다. p.38

그가 자녀 교육을 위해 세계사를 주제로 선택한 것 ... 첫째는 세상을 살면서 옳고 그름을 분별하는 것이 중요한데, 일르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이 대화와 토론이며, 그것은 역사책을 통해 할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 p.38

역사의 주제는 야만에서 문명으로의 진보입니다. 그 안에서 영웅이 아닌 보통 사람들은 날마다 먹을 것, 자식 뒷바라지 등 먹고사는 문제에 사로잡혀 있지만, 때가 무르 익으면 커다란 목표를 세웁니다. 거기에 확신을 갖게 되면 평범한 사람도 영웅이 되며, 비로소 역사의 커다란 전환기가 찾아온다고 말합니다. p.39

혁명이란 다름 아닌 변화를 거부하는 세력에 대한 거부를 의미합니다. p.40

누구든 예속당한 상태에서는 자신의 능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오직 윗사람만을 위해 일하지만, 신분이 자유로워지면 바로 자신의 이익을 위해 최선을 다해 결국 승리와 번영을 가져온다는 교훈. p.58

종교는 부족 단위의 국가가 제국으로 발전할 원동력이 되는 매우 중요한 요소 중의 하나. p.113

문명이라는 것은 강력한 외부의 적 때문이라기보다는 내부가 약해지면서 스스로 쓰러지기 마련입니다. p.137

인간 정신이란 과거의 구속으로부터 벗어날 때 더욱 확대되기 마련 p.172

종교 자유를 위한 투쟁과 이어서 일어나는 정치적 자유를 위한 투쟁은 실로 동면의 양면과 같습니다. 그것은 권위와 권위주의에 대한 투쟁인 것입니다. p.175

외부 침략은 어느 곳이든 그 나라 자체에 약점이 있고 국민 내부에 분쟁이 일어나고 있을 때 가능한 법입니다. p.183

중세 유럽을 제대로 보려면 다른 사람들이 만들어 놓은 편견에서 벗어나 자신의 눈으로 바라보아야 합니다. 이 점에서 여러분은 역사란 만들어지는 것이라는 말을 항시 되새겨야 합니다. p.189

사회가 안정적이라고 해서 항상 좋은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강조한 것입니다. 역사의 발전은 갈등을 일으키면서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는 과정에서 이루어집니다. p.212

모든 동요와 혼란과 전환은 밑바닥에서 진행되는 혁명의 외면적 징후에 지나지 않습니다. p.216

어리석은 정부 당국자들은 혁명이 선동가에 의해 일어나는 것이라고 믿지만, 혁명은 사상과 경제의 조건이 결합해 만들어지며 사회적 불평과 불만이 터진 결과입니다. p.242

누군가가 다른 자를 착취하는 것은 그 속에 제국주의가 내재해 있기 때문인데, 그것은 자본주의라 일컬어지는 현대사회를 구성하는 기본 요소입니다. p.289

역사를 공부하는 재미 가운데 하나는 이렇게 하나의 사회현상에 대해 특정 시대적 조건에서 의미를 평가해보는 것입니다. p.314

마르크스주의는 역사와 정치와 경제와 인간 생활, 그리고 인간의 욕망을 해석하는 하나의 방법입니다. 그것은 다방면에 걸친 인간 생활의 활동에 관해 나름의 견해를 제시하는 하나의 철학입니다. p.325

파시즘이란 한 마디로 노골적인 독재지요. 민주주의에 대한 공개적 경멸입니다. p.379

파시즘은 공세로 나오는 사회주의와 수세를 취하는 자본주의 사이의 계급투쟁이 격심해졌을 때 출현하는 것입니다. p.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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