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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고 싸우고 살아남다-장영은] 펜은 칼보다 강하다 | m o r i 2020-06-28 2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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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쓰고 싸우고 살아남다

장영은 저
민음사 | 2020년 0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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펜은 칼보다 강하듯, 뭇 남성보다 강했던 그들을 기억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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펜은 칼보다 강하다(Calamus Gladio Fortior)”는 매우 오랜 역사를 가진 말이다. 역사를 살펴보면 수많은 칼들이 흥하고 쇠해서 흔적조차 남지 않았지만, 펜과 글은 아직도 우리 곁에 남아 있는 경우가 많다. 맥아더는 펜이 칼보다 강하다는 사람들은 자동화기의 위력을 보지 못한 작자들이다.”라고 말했듯, 죽음 앞에서는 펜이든 칼이든 마찬가지다. 새로운 세상을 창조하는데 칼만큼 유용한 도구는 없지만, 창조한 세상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칼보다는 펜이 더 용이하다. 펜과 칼 모두 살아가고, 살아남기 위한 도구이지만 펜은 칼보다 살아남는 힘이 좀 더 강하다. 아마도 칼이 공포라는 즉흥적인 인간의 감정에 의존하지만, 펜은 글을 통해서 그 감정이 보존되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쓰고 싸우고 살아남다>는 제목 그대로를 위해 펜을 든 여성들의 이야기다. 살기 위해, 살아남기 위해. 역사적으로, 지금도 압도적인 비율로 펜과 칼은 남성의 도구다. 하지만 여성 역시 사람이고 살아가야 하는 존재다. 자신을 남기고자 하는 욕구를 가진 게 당연하다. 단순하게 기계적인 평등의 관점에서 보더라도, 압도적인 불평등의 비율을 맞추기 위해서 펜을 든 여성들의 이야기는 소중하다.

단순한 평등이 불만스럽다면, 다리가 날개가 2개인 이유를 생각하자. 기울어진 운동장에서는 기울기를 고려하지 않으면 평평하게 만들 수 없다. 그래도 불편하다면, 성별을 생각지 말고 읽어보자. 그저 한 사람 한 사람의 이야기로만 보자. 그저 사람들의 이야기이자, 삶이다. 불편한 당신의 삶과 조금도 다를 바 없는 고통과 기쁨, 꿈과 행복을 추구하는... 칼이 난무하는 세상에서 펜을 쥐고 세상을 감내했던 이야기로만으로 봐주자.

그것마저도 싫다면 어쩔 수 없다. 다만 저주하지 말기를, 증오하지 말기를 바란다. 여성이기 이전에 사람임을, 최소한의 예의를 기대한다. 칼로 흥한 자 칼로 망하듯, 분노와 증으로 흥한 자는 그것으로 망한다.

글로써 살아남고자 했던 그들의 삶에 경의를 표한다. 나 역시 결국은 글로 먹고 살며, 글 덕분에 살아남은 입장에서 영원한 동지일 수 있기를. 그들의 발자취를 기억해 둔다. 훗날 다시 만날 때 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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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쓰는 여자는 온전히 자기 자신의 삶을 살아간다. 마지막 순간까지 치열하게 글을 쓰면서. p.49

당신을 괴롭히는 것 뒤에 비밀이 있다고 생각하면 항상 위안이 된다.” - 앤 카슨 p.94

신화는 특별한 방식으로 인간적인 것, 내가 생각하기에 모든 문학에서 문제 삼고 있는 그 인간적인 것에 대해 질문하도록 강요합니다. ... 우리는 왜 인간의 희생을 필요로 하는가. 왜 우리는 아직도 여전히 그리고 언제나 계속해서 희생양을 필요로 하는가?” - 크리스타 볼프 p.163

부디 다 같이 슬퍼하자. 그러나 다 같이 바보가 되지는 말자. 역사를 조금이라도 알고 있다면 그동안 어떤 일이 벌어졌는지, 그다음에는 무슨 일이 벌어질지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 수전 손택 p.201

소설이란 삶과 생명의 문제이며, 삶이 지속되는 한 추구해야 할 무엇이지요.“ - 박경리 p.2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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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첩보 한국 현대사-고지훈] 영상의 시대, 책과 사진 읽기 | Memento 2020-06-28 1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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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첩보 한국 현대사

고지훈 저
앨피 | 2020년 0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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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의 시대에도 글과 사진 읽는 법은 계속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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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포착된 경험이며, 카메라는 이처럼 경험을 포착해 두려는 심리를 가장 이상적으로 이뤄 주는 의식의 도구(수전 손탁, p.59)”이듯, 수많은 역사를 기록하고 있다. 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동영상도 이 대열에 합류하고 있다. 문자, 사진(그림), 영상까지 다양한 매체로 역사가 기록되고 있음에도 역사적 진실에 접근하기는 쉽지 않다. 인공지능에 의한 가짜 동영상은 부차적인 문제다. 문제는 맥락을 파악하는데서 부터 나온다. 인간이 만든 모든 기록들은 불가피하게 선택을 해야 하며, 이 선택 외에 사라진 부분을 잊어서는 안 된다. 때로는 기록된 사실들보다 기록되지 않은 맥락이 더 중요하다. 기록한 사람이 누구인지, 기록된 시대가 어떤지, 왜 그런 기록만이 살아남았는지를 아는 게 글 자체를 이해할 때보다 중요한 경우가 많다.

사진에서도 마찬가지다. 아니 사진이 글이나 영상보다 더 맥락을 파악하고 읽어내기 어렵다. 글이나 영상은 전후 사정을 기록하지 않으면 이야기를 풀어내기가 어렵다. 반면 사진은 순간만을 포착한다. 잘 찍은 사진은 그 한 장으로 서사를 보여줄 수 있겠지만, 순간을 포착한 것이기 때문에 필연적으로 생략이 더 많다. 그래서 그 순간으로 많은 것을 보여주고, 그만큼 많은 것을 가려준다. 한국현대사를 전공하여 국사편찬위원회에서 활동 중인 고지훈의 <첩보 한국 현대사>는 이런 사례를 친절히 알려준다. 미 국립문서기록청(NARA)에서 수집한 현대사의 사진들을 통해 미국의 입장에서 현대 한국의 상황은 어떠했는지를 간접적으로 추적해 볼 수 있다.

제목을 보고 오해하기 쉽다. ‘첩보 한국 현대사인 만큼, 한국 현대사에 있어서 비밀스러운 정보기관의 활동이나 흥미로운 사건들을 다시 볼 수 있을만한 이야기들이 많으리라 기대할지 모르겠다. 나 역시 부제(해방 이후 한반도에 암약한 미군 방첩대의 대활약극)를 주의 깊게 보지 못한 관계로 오해할 수밖에 없었다. 자료의 출처 역시 NARA임에도 책 중반까지 한참 오해하면서 왜 이런 이야기만 나올까 싶기도 했다. 거칠지만 나의 방식대로 요약하자면 미국 방첩대의 태동과 해방 이후 한반도에서 암약한 미국 방첩대의 활약극정도로 이해하면 좋겠다. 저자는 가벼운 사진집을 상정했다지만, 미국 방첩대의 태동부터 시작된 글은 저자의 스타일 대로 아는 것도 많고 할 말도 많은 책이라 조금은 정신없는 측면도 있다. 현대사의 흐름을 어느 정도 기억하지 않은 채로 읽는다면 길을 잃기 쉬워 보인다.

책 속의 수많은 사진들은 NARA를 통해 공개된 자료로,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 그럼에도 우리의 아픈 현대사를 여실히 보여준다. 그 사진들은 일제의 식민통치, 미 군정, 6.25전쟁, 그리고 독재정권으로 이어지는 한국 현대사의 숨 가쁜 질주 속에 미국이 늘 존재했음을 증명한다. 공개된 수많은 사진들은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 철저히 미국의 입장에서 찍혀진 사진들은 무엇을 말하고 있는가. 미국은 한반도를 어떻게 바라보고, 한국인들을 어떻게 취급했는지는 사진을 통해서 살펴 볼 수 있다. 저자의 부연설명들은 단순히 부연설명에 그치지 않고 이러한 사실을 적극적으로 해석하고 설명해 준다. 누구에게는 분명히 불편부당한 해석이겠지만, 그만큼 미국의 위상이 한국사회에 미쳤던 영향이 크다는 것을 증명한다는 정도로 이해해줄 수 있지 않을까. 미국은 여전히 한반도에서 중요한 의미를 지니고 있듯이 말이다.

유튜브의 부상은 바야흐로 영상의 시대임을 증명한다. 아날로그 세대 대비 디지털 세대는 확연히 영상에 익숙하고 영상을 다루는 일에 능하다. 이는 시대의 변화에 당연한 흐름이다. 마찬가지로 사진이 그러했듯, 진짜 같은 가짜 영상들이 넘쳐나기도 하는 시대다. 글이나 사진을 읽어내는 기술이 없다면 영상 역시 읽어내기 어렵다. 책의 해석이 불편부당하다 느껴지더라도, 이 책을 통해 사진을 해석하는 방법을 배우는 일도 재미있을 테다. 그리고 분명히 영상을 이해하는데도 필요한 일이고. 덤으로 국뽕에 취해서만 바라보던 현대사를 미국의 렌즈라는 새로운 측면에서 바라볼 수도 있다. 읽기 나름이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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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포착된 경험이며, 카메라는 이처럼 경험을 포착해 두려는 심리를 가장 이상적으로 이뤄 주는 의식의 도구 ?수전 손탁, p.59

파편적으로 흩어져 있는 사실들의 조각은 아무리 고성능 메모리 칩 속에 저장하더라도 그 자체로 분류/종합하여 비판적 정보로 재탄생되지 못한다. 이미지로 고착되어 있는(p.93) 역사적 사건들 역시 그러하다. 텍스트를 부여하고 맥락을 찾아다니고 수면 아래 이어져 있는 다양한 단서들을 연결시키는 것, 이런 작업을 통해 우리를 둘러싼 이 거대한 의미체계가 부여하는 것과 동떨어진 하나의 관념이나 해석을 만들어 보는 것. 이걸 어떤 철학자의 말처럼 찰나적 섬광이라 부르건 선승들의 로망인 갑작스런 깨우침이라 하건, 중요한 사실은 그것이 사람들의 직접적인 경험의 매개, 즉 정신적 노동의 작용 없이 그냥 주어지는 일은 없다는 점이다. p.94

선전이란 적을 관통하는 첫 번째 화살이다. 선전이야말로 적을 상대로 하는 작전의 첫 번째 단계여야 한다. -윌리엄 도노반 p.103

전장의 군인들을 상대로 적의 사기를 떨어뜨려 작전 수행 능력을 저하시키고 아군의 승전 기회를 높이는 기술인 심리전의 영역이, 전선의 이쪽 편 그러니까 아군 측 군인과 민간인으로까지 확대된 것은 무엇보다 냉전이라는 새로운 전쟁, 전선도 총알도 없는 만성적인 전쟁 상태가 소리 소문 없이 시작되었기 때문이다. 공산주의라는 적은 봉건영주나 파시스트와 달리 군대의 직접적인 동원 없이도 우리 체제를 위협할 수 있는, 소위 자본주의 붕괴론이라는 공포서러운 무기를 가지고 있었다. p.121

국가 안보라는 이름으로 여론과 정책적 감시에서 벗어나 있는 정보기관은 실천 활동을 통해 사실상 국가의 정책을 전환시키거나 변질시키는 데 그 어떤 기구보다 유리한 위치에 있었고, 실제 1944년에서 1950년 사이 냉전을 선도했던 이들이 바로 그들이었다. p.157

아무도 관심 없던 영역이었기 때문에 이들에게 특별한 권한이 생겨났는데, 달리 표현하자면 이들은 자신들의 임무나 역할에 부여되지도 않은 일들을 하나둘씩 일일이 찾아서 처리했다는 뜻이다. p.163

검열과 사찰두 요소는 정보기관의 가장 커다란 일상 업무 중 하나이며, 개인의 내면을 들여다보(p.196)고 통제하기 위한 심리전 활동에 반드시 필요한 전제이기도 하다. p.197

심리전이 먹혀들 환경을 구축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 바로 공포와 안심의 적절한 배함이라는 점이다. p.200

평화란 이윤이 그것을 요구하는 한에서만 발마직하다.” -Michael McClitock p.229

정보활동의 역사에 등장한 정보활동과 방첩활동의 결합은 비극이었다. 거대한 국내 감시체계, 정보기관의 비대화, 인권침해, 시민의 정당한 저항권과 적국에 의한 사보타주 활동의 동일시 등과 같은 부작용을 낳은 것이다. p.297

대개 위험인물로 분류되는 기준은 그들의 본성(p.334)이나 실제 행동보다는 그들이 어디에 있었는가 하는 좌표값으로 결정되곤 했다. p.335

어떤 사회든 체제를 유지하기 위해 갖은 노력을 다하시는 분들이 존재한다. ‘더 나은사회가 되려면 이런저런 것들을 고쳐야 한다고 주장하는 분도 계시지만, 이런저런 놈들을 솎아 내야만 한다고 주장하는 분도 계시다. FBI, CIA, CIC처럼 그런 분들만 찾으러 다니는 기관들이 그렇다. p.395

파시즘은 민족주의적이거나 인종학적 이데올로기라기보다 공산주의라는 위협에 맞선 자본주의의 노골적인 대응책 중 하나였다. 이런 현상은 전 세계에서 나타난 일반적인 현상이었다. p.401

이들은 자신들이 적으로 규정한 공산주의를 몰아내기 위해 어떤 수단이라도 동원할 준비가 되어 있었다. 그리고 자신들을 마치 신처럼바라보던 한국인들, 한국의 경찰과 국군의 방첩대, 그리고 1961년에 만들어진 중앙정보부에 목적을 달성할 수 있다면 그깟 수단쯤이야라고 충실히 가이드해 주었다. 이는 대한민국에서 반공주의가 왜 국가의 운영 지침과 비슷한 경지에까지 상승했는지를 알려주는 힌트이기도 하다. p.455

정보기관의 존재 자체가 공포와 안심을 통한 심리전의 무기와 다를 바 없었다. p.489

안 그래도 건강이 안 좋아서 오늘 갈지 내일 갈지 모를 이 노친네(김규식)에게, 테러라는 위험을 한 가닥 더 얹으면서 남한 주민으로 살기 불안하게 만든 것. (p.663) 이것이 19484월 시점의 해방 공간이었다. 말이 해방 공간이지 남한 단독정부로 가는 대단원의 마지막국면, ‘테러의 해방 국면이었던 것이다. p.6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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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느님과의 수다-사토 미쓰로] "더 시크릿"과 전직 대통령 | m o r i 2020-06-28 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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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하느님과의 수다

사토 미쓰로 저/이윤경 역
인빅투스 | 2015년 0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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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저가 살면서 느꼈던 [더 시크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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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가지가 떠오른다. 하나는 론다 번의 <더 시크릿>이고, 하나는 전직 대통령이다. <더 시크릿>끌어당김의 법칙을 주장하며 한때 대한민국을 휩쓸었던 베스트 셀러로, 간절히 원하면 반드시 이뤄진다는 비밀(수세기 동안 단 1%만 알았던 부와 성공의 비밀이라고 한다.)을 설파하는 책이다. 사이비 종교로 취급 받는데, 책에서 과학적 사실을 오용하거나, 유명인의 이야기를 자기에 입맛에 맞게만 끌어 썼다고 비판받는다. “우주의 기운을 믿으시는 전직 대통령 역시 비슷한 화법(‘정말 간절히 원하면 우주가 나서서 도와준다.’)으로 많은 비판을 받았다. 그녀가 이러한 결말을 원했는지는 모르겠다. 다만, 현재로서는 잘 알려진 대로 대한민국 역사상 최초로 탄핵당한 대통령이라는 불명예를 안은 채 수감 중이다.

사실 <더 시크릿>은 워낙 오래전에 읽다가 포기한 책이라 자세한 내용이 기억나지도 않는다. 다만 나무위키에서는 명제를 3가지로 요약한다. “생각과 감정은 긍정도 부정도 실체화하는 원동력이 된다.” “강한 생각은 비슷한 기운을 끌어당긴다.” “자신의 생각을 살펴보려면 감정을 느껴라공교롭게도 사토 미쓰로의 <하느님과의 수다> 역시 비슷한 얘기들이 많다. 분명히 출판사에서는 심리학, 양자 역학 등 다양한 학문을 알기 쉽게 대화형식으로 풀어낸 철학·인문에세이라고 정의했지만 살짝 갸우뚱 한다. 양자역학이니(심지어 책에서는 공부해보라고 독자에게 떠넘기고 넘어간다.) 과학적인 얘기를 언급하는 것도, 소위 무슨 무슨법칙이니 운운하는 방법 역시 유사한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저자의 핵심 주장을 내세우는 하느님이라는 절대적인 화자는 믿음이 부족한 우리를 질책한다. “보지 못하고 믿는 자들은 복되도다(요한복음 2029)” 믿음이 강한 책의 저자이자 가르침을 받는 미쓰로는 구원과 부를 얻었지만, 나는 힘들지 싶다.

행복은 어디에 있는가? 결국 나에게 있다. 힘겨운 세상살이에 위안거리로서 많은 도움이 되리라. 행복은 멀리 있지 않고 가까이에 있음은 입버릇처럼 하는 말이지만 쉽사리 이루지 못한다. 마음가짐을 다잡기에는 부족함이 없어 보인다. 철학적인 부분이 전혀 없다는 게 아니다. 현실을 바라보는 관점, 감정을 대하는 태도, 살아가는 방법을 구경한다는 마음으로 가볍게 읽는다면 나쁘지 않다. 다만, 의심이 많은 나여. 저자의 핵심 주장을 그대로 믿기가 어렵다. 다만, 맹신하기는 어렵다.

한국의 N포 세대에 앞서 일본에서는 현재의 젊은이들을 사토리 세대”, 달관한 세대라 명명했다. 포기하니 오히려 행복이 거기에 있더라. 이 역설적인 세대는 일본의 엄연한 현실이다. 한국 역시 마찬가지다. 부모보다 최초로 못사는 세대가 유력한 N포세대 앞에서 거창한 미래, 훌륭한 국가는 먼 세상의 일이다. 공무원을 꿈꾸는 게 합리적인 판단임에도 개새끼가 될 수밖에 없는 상황. 이런 세상에서 <더 시크릿><하느님과의 수다>는 살아남는 방법일 수 있다. 논리적인 타당성도 가지고 있다. 세상은 한 개인이 해석하고 구축한 세계관에 따라 구성되는 게 분명하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러한 방향성은 불행을 개인적인 차원에서만 머무르게 한다. 행복이 개인의 세계관에 영향을 받는 게 분명한 사실이지만, 불행 역시 개인만의 잘못이 아니다. 자칫 이런 이야기들이 불행을 개인적인 차원, 노오오력의 부족으로만 돌리게 되지 않을까 우려스럽다.

개인적인 차원에 매몰되는 일 역시 문제가 있다. 사토리 세대에 대한 일본의 걱정이 이만 저만이 아니다. 소비나 사회적 성취가 필요 없이 가진 것에 만족하기 때문에, 개인적인 행복감은 문제가 없다. 다만, 개인들의 집합인 사회나 국가적 차원에서는 활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이런 현상이 심화되어 지속가능한 원동력이 사라진다면, 그 개인이 계속해서 가진 것에만 행복을 느낄 수 있을까. 이런 해석을 경계해야 하는 이유다.

저자의 주장과 정면으로 배치되는 고정관념을 가진 채 살고 있는 게 아닐까 고민해 본다. 저마다의 해석이 존재하는 만큼 이런 해석도 가능하겠지. 개인의 행복이 꼭 사회의 행복이 아니고, 사회의 행복이 개인의 행복은 아니다. 기계나 물질은 최소단위로 나누고 붙이고가 가능할지 모르겠다. 하지만 살아있는 생명체라면 그것은 불가능하지 않을까. 사람의 장기를 전부 나눈 뒤, 그대로 합친다고 해서 그 사람이 그대로 복원되지는 않는다. 우리 시대의 개인적 차원의 생존법은 몰라도, 우리 사회가 생존할 수 있는 방법은 아님은 분명하다. 하긴, 개인인 내가 존재해야 사회도 국가도 의미가 있다면...뭐가 문제랴...

(심지어 전작을 보지 않았음에도 <악마와의 수다>를 짐작할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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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사람의 현실에 당사자가 바라지 않는 일은 단 하나도 일어나지 않아. 이 세상은 모두 그 사람이 바라는 대로 된다네. p.31

파란색이 갖고 싶어’, ‘빨간색이 갖고 싶어’, ‘노란색이 갖고 싶어’, ‘초록색이 갖고 싶어이렇게 당신들 인간이 빌었어. 나는 모든 조건을 동시에 충족하는 군청색을 건네주었지. 그러자 인간은 이런 색깔 바란 적 없다며 눈앞의 현실에 대해 불만을 쏟아내기 시작했어. 나는 모든 소원을 완벽하게 들어주었는데도 말이야. p.42

인간은 믿음을 통해 눈앞의 현실 전체를 창조하고 있다! p.65

믿고 싶은 대로 믿고 해석하고 싶은 대로 해석해 놓고는 인간은 현실이라 부르지. ‘사실이라는 장미가 없는 것처럼 오직 하나뿐인 사실 따위 어디에도 없다네. 실재하는 것은 보는 사람 저마다의 다양한 해석뿐이야. p.68

의식함으로써 그 현실이 구축된다는 뜻이야. 자네가 관측하기 전 거기에는 거기조차 없었어. 아무것도 없다는 얘기지. p.102

인류는 모두 그 사람만의 고정관념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네. p.101

이 세상은 상대성의 세계라서 무엇무엇을 비교하고 나서야 비로소 모든 위치가 확정된다네. p.117

나는 불행하다고 한 번이라도 생각해봐야 나는 행복하(p.117)는 것을 실감할 수 있다. p.118

현실이란 자네가 무엇을 믿고 있는가를 비춰 주는 거울 인 셈. p.125

정의(p.150) 특정한 누군가에게 유리한 해석을 말한다네. 모든 것이 자유로운 이 우주에서 단 하나의 정의 따위 존재할 리가 없지. p.151

감정이란 건 간극을 메우는 일종의 에너지라네. (p.154) 어떤 사람이 제멋대로 뭔가를 믿고 자기만의 고정관념을 지니게 되었어. 그 관념이 투영되어 현실이 만들어지지. 그 비춰진 현실속에서 그 사람이 강하게 믿을수록 이상과 현실 사이에 커다란 차이가 생긴다네. 그 차이를 메우려고 저절로 발생하는 에너지가 바로 감정이야. 에너지의 일종이라서 감정이 발생하면 뭔가를 느끼게 되어 있어. p.155

감정을 일으키는 건 자신이 제멋대로 자신이 심어 놓은 고정관념, 의외 앞의 <>’ 라네! p.163

자신이 심층의식에서 믿고 있는 생각은 타인의 말을 통해 표현 한다네. p.178

거울은 먼저 웃지 않는다.’ p.193

상상이란 현실과 다른 일을 제멋대로 생각하는 기적의 능력이야. 거울에 비친 일과는 다른 일을 거울보다 먼저 생각할 수 있어. 우주에 변화를 일으킬 수 있는 유일한 힘이지. 내가 인간에게 부여한 기적의 능력이 바로 현실과 다른 일을 생각하는 상상아니겠나. p.203

사건에 부여된 유일한 의미는 없다는 의미일세. ‘무의미한 사건에 인간이 의미를 붙이고 있어. (p.204)일어난 사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가 아니라 어떻게 생각하고 싶은가?’의 문제라네. p.205

모든 것을 갖추지 않아도 된다네. 왜냐, 전부 고정관념 중에서 고른 선택사항일 뿐이니까. 돈이 없다고 해도 바로 지금 다른 방법으로 행복해질 수 있다, 이 말일세. p.235

사람은 모두 꿈이 이루어졌을 때의 감정을 이미 경험했다. p.241

어째서 극단적인 예를 드는지 아나? 내키지 않기 때문이야. 믿고 싶지 않기 때문이지. 당신 속에 있는 관념, 즉 에고가 꺼리고 있어. 지금까지의 믿음과 다르게 믿으려는 것을, 현실이 변하려는 것을 말일세. p.247

지금(p.250) ‘행복하지 않다면 그 사람이 행복을 찾지 못한 것뿐이네. p.251

이 세상에선 부족함도 중요하다네. ‘없기때문에 있다고 생각할 수 있으니까. ‘부족하다는 욕망을 느끼기 때문에 자네들은 충족이라는 희망을 좇아 앞으로 아나갈 수 있는 게야. p.260

고민하고 있다는 얘기는 사실 어느 쪽이든 상관없기때문이라는 것 말이야. p.276

선택할 대안이 없는 고민 따위는 결코 없다네! 고민이란 선택의 문제니까. 선택할 대안도 없는 곳에 고민이 발생할 턱이 없지! p.280

후회란 환상이네. 자네들은 선택한 것 말고는 경험할 수 없거든. 그런데 대체 무슨 수로 현재(p.295)의 선택이 나쁘다고 판단하지? p.296

인간들이여, 판단은 미래로 보내게나. 그리하면 미래의 당신은(p.302) 그게 무엇이든 그건 좋았다고 말해줄 테니. 일단 눈앞에서 일어나는 일을 나쁘다판단하지 말고 뒷이야기를 믿어 보게. ‘됐어, 이번엔 꼭 잘 될 거야이 주문을 외우기만 해도 멋진 미래로 이어질 게야. p.303

타인의 성공에 대한 진심어린 축하는 머지않아 나도 할 수 있다(p.376) 선언이다. p.377

타인을 칭찬하면 내가 얼마나 행복한지’(p.431) 깨달을 수 있다. p.432

타인이 자네에게 상처를 준 게 아니라, 자네가 자네에게 상처를 주고 있어. p.436

타인의 말에 힘을 부여하고 있는 사람은 당신 자신이다. p.452

꿈을 품은 사람은 내 꿈만큼은문턱이 높다고 착각하는 버릇이 있다네. ‘꿈은 이루어지지 않는 법이라고 배웠기 때문이지. 이 문제를 해결(p.493)하려고 친구가 존재하는 거야. 당신의 현실에 타인이 존재하는 이유라네. p.494

죽음100% 일어난다네.(p.508) 그러니 언젠가 반드시 경험하는 일에 대해 질문할 시간이 있으면 살아 있을 때 그 세계에서만 할 수 있는 다양한 일을 체험하게. 모두가 반드시 경험하는 죽음과는 달리 체험은 사람의 해석만큼 다양하지. 그 사람만 겪을 수 있는 독특한 현상이거든. p.509

언젠가라고 바라면 언젠가이루어지지. 그리고 언젠가는 아무리 기다려도 결코 오지 않는다네. 내일이 되어도 계속 언젠가일 테니까 말이야. 그런데도 자네들은 늘 언젠가 행복하게(p.531) 해 주세요라고 바라지. p.532

인간은 행복해질 수 없어. 왜냐하면 이미 행복하기 때문이야. p.581

불안해졌을 땐 그 자리에서 감사하게. 감사란 일어나는 일을 전부 인정하는 행위라서 가장 중요하다고 전에 말했지. 다만, 그런 말을 듣고 인간은 감사가 행복해지 위한 도구라고 착각한다네. 감사하면 행복해질 수 있다고 말이야.(p.585) 허나 틀렸어. ‘감사는 도구 같은 게 아니야. (p.586) ... 인간은 감사하고 있을 때 행복하다네. p.5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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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관청기행-박영규] 조선의 뼈대, 지금의 뼈대 | Memento 2020-06-01 2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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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조선관청기행

박영규 저
김영사 | 2018년 0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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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의 500년 뼈대를 보며, 지금의 뼈대를 고민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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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의 표현대로 국가에 대해서 알기 위해 가장 빠른 방법은 해당 국가의 행정 조직을 살피는 일이다. 처음 학교에서 행정학 기초를 배울 때, 첫 번째 과제가 고향 지방자치단체의 행정 조직도를 조사해 오는 일이었다. 지방자치단체의 특성상 위임사무 등을 주로 처리하고, 예산상의 제한이 있기 때문에 매우 제한적이기는 하지만 해당 지자체의 역점 사항을 조직도를 보기만 해도 알 수 있다고 했다. 지금도 마찬가지다. 중앙정부의 경우 대통령 직속 위원회나 산하기관이 무엇인지에 따라 정책의 중점을 알 수 있다. 마찬가지로 통일부나 여가부 등 일반적인 국가에서 없는 기관이 있다면 그 역시 해당 국가의 특수성을 살펴 볼 수 있다.

<조선 관청 기행>은 같은 맥락에서 조선 왕조 500년의 힘을 엿볼 수 있다. 물론 폐단은 많다. 특히나 조선의 마지막을 고려할 때, 안타깝기 그지없다. 하지만 늘 그렇듯, 역사는 당대의 기준으로 봐야 한다. 지금에 보기에는 도무지 이해가 안가는 조치들일지라도 당시에는 가장 혁신적이었을 테다. 그렇지 않다면 조선왕조가 500년 동안 유지 될 수가 없었을 테다. 세계적으로 수 백 년을 이어온 왕조는 흔치 않다. 자주 잊어버리고 자학하지만, 이는 엄연한 역사적 사실이다. 지금은 이해할 수 없지만, 왕정국가였기에 왕가를 위한 관청이 많음은 당연한 일이었다. 유교국가이자 문치주의 국가이니 관련된 기관이 많고, 군이나 기술 쪽이 약함은 당연한 일이었다. 다만 지금 보기에 아쉬울 따름이다.

놀라웠던 점은 생각보다 소수의 관직(관료)로 국가가 유지되었다는 점이다. 5,605개의 관직으로 500년을 유지해 왔다는 게 신기할 정도다. 물론, 노비나 지방 향리들이 있었기에 가능했겠지만, 생각보다 소수의 인원으로 효율적인 통치를 한 게 아닌가 싶다. 물론 그 효율성은 백성 중심의 생각이 아니라 국가나 왕의 생각에서 그랬겠다. 책에서도 나오는 바대로 국가에서 관리, 또는 유사관리의 생계를 책임지지 않는 순간, 그 결과의 고통이 누구에게 돌아가는지를 명백히 볼 수 있다. 대한민국 초 공무원들 역시 그랬던 것으로 알고 있다. 서류 한 장 발급받기 위해서는 순서보다는 급행료가 더 중요했다고 하니...

지금은 공무원 숫자가 100만 명에 육박하고 있다. 지금은 비교적 잔잔한 논쟁거리지만, 작은 정부, 큰 정부가 대립하곤 했다. 단순히 조선시대와 지금을 비교해도 정부의 기능은 급속도로 확장되었고, 국민이 필요로 하는 일들도 많아졌다. 관료제의 특성상 일이 한 번 생기면 줄어들기는 쉽지 않고, 한 번 생긴 기득권은 줄어들기 더욱 어렵다. 사회가 다원화되고 발전할수록 요구는 다양해지고, 감당해야 할 일은 많아진다. 결국 조직과 공무원은 늘어날 수밖에 없는 구조다. 그렇다면 관건은 주어진 인력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잘 활용하는가, 국민들 스스로 어디까지 감당할 수 있을까를 합의해 내는 수밖에 없다. 감당할 수 없다면 조직과 인력은 줄여야하고, 국민들 역시 스스로 기대를 접는 부분도 있어야 한다.

줄이고는 싶고, 바라는 게 많다면 부득이하게 예산 또는 정원 외 인력이 필요하게 된다. 정부가 정식으로 책임져 줄 수 없는 조직과 인원이 늘어난다면 결국은 통제할 수 없는 제3지대가 생긴다는 말이 된다. 이는 결국 조선시대 지방 향리와 같이 국민들의 부담이 될 가능성이 높다. 이러나 저러나 어려운 일이다. 조선시대 관청을 기행하면서 문득 생각이 여기까지 미친다. 우리는 우리가 사는 행정관청의 조직에 대해서 얼마나 관심을 가지고 있는가. 단순히 놀고먹는 철밥통의 소굴이라 생각하고 반감만 가지고 있는 건 아닌지. 분명 이걸 한 번쯤 고민해본다고 밥이 생기지는 않는다. 하지만 밥을 뺏기지는 않는데 도움은 될지 모른다. 우리 국가의 뼈대를 이루고 있는 조직이 내 삶과 전혀 무관하지는 않을테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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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를 사람의 몸에 비유한다면 관청은 인체를 지탱하는 골격에 해당됩니다. 만약 인체에 뼈가 없으면 우리는 제대로 형체를 유지할 수도 없겠지요. 그만큼 국가를 유지하는데 행정 조직은 필수 요소입니다. 따라서 조선이라는 국가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조선의 행정조직, 즉 관청을 알아야 합니다. p.4

조선 시대 양반이 선택할 수 있는 직업은 관직밖에 없었지만 하급 군관을 포함해 모든 관직을 합쳐봐야 5,605개가 전부였습니다. 그중 정규직은 약 2,500개에 불과했지요. 이는 현재 100만 명이 넘는 대한민국 공무원에 비하면 아주 적은 숫자입니다. p.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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