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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 공무원 어쩌다 글쓰기-장훈] 삶과 글에서 중요한 것은 끈기, 끊기 | m o r i 2020-09-12 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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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어쩌다 공무원 어쩌다 글쓰기

장훈 저
젤리판다 | 2019년 0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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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에서 삶을 보고, 끈기와 끊기를 되새겨 본다. 공무원도 근원적으로는 월급쟁이, 직장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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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무 특성상 글쓰기를 지속해야 한다. 문자의 굴레에서 벗어날 수 없다. 머리를 쥐어뜯으며 빈 칸을 채우다보면 도대체 내가 무슨 짓을 하고 있는지 회의감이 든다. 잘하고자 하는 욕심과 잘 할 수 없는 능력의 괴리 속에 끝없이 가라앉는다. 완벽함은 꿈이다. 그저 적당한 분량, 적당한 내용으로 하루하루를 잘 버티기도 쉽지 않다. 글은 생계의 수단에 불과한 걸까. 정훈의 <어쩌다 공무원 어쩌다 글쓰기>를 통해 말한다. 글은 삶이라고. 살아가는 방식 중 하나라고 말한다. 어쩌다가 정무직(별정직) 공무원으로 삶을 시작했고, 그렇게 글쓰기를 업으로 삼게 되었다. 연설문, 메시지 작성만큼 말과 단어의 무게에 짓눌려 사는 사람도 드물 테다. 무엇보다 자신의 말이 아닌 남, 다른 사람의 말을 만드는 일만큼 머리털 빠질 일도 없겠지 싶다. 그런 그가 출퇴근 시간 짬을 내어 글을 썼다. 그리고 책 한권으로 묶어 냈다.

삶이 그렇듯 글쓰기도 끈기끊기의 절묘한 줄타기다.(p.62)” 변화의 시대에 꾸준함이 더 필요하다. 실력과 운도 중요하지만 성공할 때 까지 버텨내는 것도 한 방법이다. 글쓰기 역시 마찬가지다. 꾸준하게, 틈나는 대로 쓰되, 적당하게 끊어 낼 수 있다면 그 나름대로 성공이 아닐까. 게다가 글쓰기는 성찰이다. 커서의 깜빡임에 따라 반복적으로 생각하게 한다. 단어를 다르게 보고, 문장을 나눠보고, 입으로 읊조려 본다. 자연스레 관찰과 통찰을 이끌어 낸다. 그래야만 글을 쓸 수 있다. 일필휘지로 써내려갈 지라도 평소에 생각한 바가 없다면, 글이 나올 수 없다. 그러다보면 자연스레 자신이 드러난다.

장훈의 글을 보니 그 사람이 누군지 자연스레 느껴진다. 자신이 배운 바를 어떻게 사용하는지를 느끼게 한다. “기록은 곧 존재의 증거(p.107)”이기에, 이 책은 그의 존재다. 자신을 돌아보고, 일터를 고민하는 모습은 여느 직장인과 다를 바 없다. 어쨌든 공무원이 되었고, 어쨌든 공무원도 직장인이다. 일반 직장인과 다른 의무감이 있어야겠지만, 결국은 월급쟁이다. 관계에서 상처받고 후회한다. 자신의 감정에 솔직해지지 못함을 깨닫기도 하고, 숫자 놀음에 가슴 아파한다. 하지만 우리의 고민이 그렇듯 정답은 없다.

다시 원점으로 돌아간다. 특별할 것 없는 직장인의 이야기로 보아도 좋다. 별정직 공무원이니 만큼 일반적인 공무원과는 조금 차이가 있겠지만 공무원의 삶과 생각법이 어떤지 궁금하다면 읽어 봄직도 하다. 가벼운 마음으로, 장훈이라는 사람은 어떻게 살아가는지 엿볼 수 있다. 더불어 나 역시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지 돌아볼 수 있다. 내 작은 꿈을 돌아보며 꾸준히 버텨내는 삶, 기다리는 삶을 되새겨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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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은 순발력이고 글은 지구력이다. 말은 재치를 더해 주고, 글은 정확성을 더해 준다. 글을 쓴다는 것은 혼자만의 유희가 아니다. 커뮤니케이션을 하는 것이다. ... 메시지를 기획하고 완성하는 일이다. p.27

글쓰기도 끈기끊기의 절묘한 줄타기다. p.62

살아가다 보니 관찰과 통찰을 이끄는 힘이 끊임없는 성찰임을 깨닫게 된다. p.77

관찰의 핵심은 다르게 보기이다. ‘낯설게 보기라고도 할 수 있다. 규칙적이고 일상적이지만 의미 있게 느끼고 보는 힘이다. (p.79) ... 통찰의 핵심은 묶어서 보기이다. 잘 묶으려면 잘 나누어야 한다. 나눔도, 묶음도 바른 가치관과 틀이 있어야 한다. (p.80) ... 성찰의 핵심은 솔직히 보기이다. 나의 내면을 보는 힘, 나를 나대로 볼 수 있는 힘이다. 나를 제대로 봐야 세상도 제대로 볼 수 있다. 세상을 보는 좋은 틀은 성찰에서 시작된다. p.81

기억이 존재다.’라는 말이 있다. 그렇다면 기록은 곧 존재의 증거다. p.107

후회라는 기회비용은 늘 발생한다. 그 기회비용을 최소화 하는 것이 곧 생각의 시간이고, 글쓰기 연습이다. p.110

배려는 배려로, 호의는 호의로 끝나야 하는데 그에 상응하는 상대방의 태도를 기대하게 된다. 그 기대는 충족되지 않았을 때 더 큰 실망으로 작용한다. p.186

내가 겪었던 과거를 보상받으려 하지 말자. 소통은 여기서부터 시작된다. p.187

다수에게도, 소수에게도 민주주의의 원리는 함께 적용되어야 한다. p.198

정치라는 것은 사람을 모으는 게임이다. 인재를 영입하고, 지지자를 넓히고, 민심을 불러오는 일이다. 누구 한 사람의 천재적인 기획력과 지도력으로 이끌어지는 세상이 아니다. p.231

모든 시민이 미디어다. 시민이 매체이자, 콘텐츠다. 모든 메시지는 시민으로부터 나온다. p.245

어른이 되면서 마음에서 출발한 감정이 몸 밖으로 나가는 출구가 닫히게 된다. p.335

숫자는 지배자의 언어이다. (p.337) 관리를 위한 효율의 표식이다. ... 개개인의 정체성과 숫자는 그리 의미 있는 관계가 아니다. 나는 나로 불려야 하고, 세상의 둘도 아닌 한 사람으로 살아가야 한다. p.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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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성을 쏘다-이상아] 비교해서 읽어보는 재미 | Memento 2020-09-12 1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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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경성을 쏘다

이성아 저
북멘토 | 2017년 0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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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성을 쏘다와 1923 경성을 뒤흔들 사람들을 함께 읽어보면 재미있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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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의 재미는 다양성에 있다. 같은 주제, 같은 내용이라도 저자가 누구냐에 따라 달라진다. 큰 뼈대는 바뀌지 않더라도, 표현하는 방식, 무게를 두는 지점은 저자별로 다르다. 역사를 표현할 때도 마찬가지다. (소설이지만) 삼국지나 초한지 같은 고전도 전체적인 줄거리는 변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양한 판본들이 존재한다. 이문열의 삼국지와 같이 정석이나 표준으로 통하는 작품도 있지만, 다양한 판본이 존재한다. 맣은 저자들과 판본 덕에 원전의 생명력이 길어진다. 소설가 이성아 <경성을 쏘다, 김상옥 이야기>와 기자 출신 김동진의 <1923 경성을 뒤흔든 사람들>은 역시 그렇다. 전작은 김상옥이라는 인물에, 후자는 의열단에 초점을 맞췄지만 전체적인 큰 줄기는 유사하다. 역사적 사실을 바탕으로 만들었기에 큰 줄기는 동일 할 수밖에 없다.

역사도 인문학의 한 갈래로 결국은 문학 작품이다. 역사와 소설은 상상력을 동원한다는 점에서도 동일하다. 가장 큰 차이는 실재한 사실에 어느 정도 기반을 두느냐 일 텐데, 역사 소설의 경우에는 이 경계가 더욱 모호해진다. 역사 역시 망각된 부분이 많은 만큼 상상력을 기반으로 추론을 해야 하며, 역사소설도 마찬가지다. 간혹 이런 창작물과 관련해서 역사적 진실 논란이 발생한다. 지나친 왜곡이나 상상력이 가미된 경우 소비자의 오해를 살 수 있다고 걱정한다. 이것은 비단 역사소설이나 사극에만 해당하는 부분이 아니다. 전통적인 역사서도 충분히 빠질 수 있는 위험이다.

차이는 표현 방식에 있다. 개인적 취향에 따라 취사선택할 수밖에 없다. 좀 더 생동감 있고, 인물에 이입을 하고 싶다면 소설가 이상아의 책이 맞을 테다. 개인의 생각과 마음까지 상상하는 소설은 인물을 더 세밀하게 묘사할 수 있다. 감정이입이나 인물의 행동까지 추론해 볼 수 있다는 점에서 더 와 닿을 수 있다. 좀 더 객관적으로 사건을 보고 싶다면 논픽션에 해당하는 기자 출신의 김동진의 책을 보면 된다. 소설보다는 생동감이 덜하고, 딱딱할 수 있지만, 다양한 사료들이 소설보다 좀 더 객관적으로 제시 될 수 있다. 각자 장점이 있고, 재미가 있다. 중요한 것은 얼마만큼의 엄밀성을 가지느냐다.

두 책을 비교해서 보면서 독립운동이 떠오른다. 독립의 길은 다양하게 이어져 있다. 그럼에도 방법의 차이, 생각의 차이로 얼마나 분열되었던가. 이는 우리 민족의 역량 문제보다 일제의 견제와 탄압, 시대적 흐름, 인간이라는 존재에 근원적 문제겠지만, 이 두 책의 모습과 유사하다. 독립운동을 기억하는 방법은 다양하다. 그 기억의 목적은 동일하다. 의열단 이야기는 김동진에 의해 시작되고, 이상아의 소설로 되살아나서, 영화 <암살>로 전 국민에게 각인되었다. 혹자는 정치적, 이념적 프레임으로 불편할 수 있겠다. 하지만 분명한 점은 이러한 이야기들이 우리의 과거를 기억하고 현실을 돌아보게 한다.

독립운동의 목표가 결국 조국의 독립이었듯, 기억을 되살리는 문제들도 결국 우리 사회를 낫게 만들기 위함이다. 방법과 방향의 차이는 분명 존재한다. 하지만 우리가 잊어서 되는 기억은 없다. 좋건 나쁘건 그 기억의 영향들은 우리 속에 존재한다. 우리는 그 영향에서 벗어날 수 없다. 오히려 기억을 직시하고, 토의하고, 싸워야 한다. 그 수많은 방향 속에서 수많은 갈등 끝에 더 나은 길을 찾을 수 있다고 믿는다. 역사와 소설, 인문학의 힘은 여기서 비롯되지 않을까. 거창한 게 싫다면 그저 재미로 두 책을 비교해서 읽어보는 것도 재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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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민지의 백성으로 태어난다는 건 원죄 같은 것이었다. 갓 태어난 너를 보며 기뻐할 수만은 없었던 아비를 이해할 수 있을지. 선교사들이 뭔가를 가르쳐 준다길래 무작정 다녔던 교회에서 원죄라는 말을 처음 들었다. 태어나는 순간부터 우리 모두 죄인이라는 식의 숙명론적 올가미를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었다. 온몸으로 거부감이 들었다. 모욕감까지 들었다. 그런데 갓 태어난 너를 보면서 가장 먼저 떠오른 말이 바로 원죄란 말이었다. 모욕감이나 거부감은, 그러니까 식민지 백성이라는 나 자신에 대한 자각이었던 것이다. p.43

형님은 두려움과 공포의 차이를 알아요?” / “말해 보게.” / “두려움은 예상할 수 있는 것에 대한 것이죠. 반면 공포는 미지에 대한 거예요. 물에 대한 공포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은 물을 모르기 때문에 무서워하는 겁니다. 물에 뛰어들 용기만 있으면 공포는 사라지죠. 총을 한 방이라도 맞아 본 자가 한 방 더 맞는 게 별게 아니라는 걸 아는 것 처럼요. 가장 나쁜 건, 죽음 바로 직전까지 갔다 오는 거예요. 지옥문 앞에서 돌아온 자, 갔으되(p.112) 경험하지 못한 것, 그게 공포로 남는 거 아니겠어요?” / “무슨 말인지 알겠네. 끔찍하고 잔인한 육체적 고문 앞에 무너질 수밖에 없는 게 인간이겠지. 하지만 그런 식의 이성적인 추론을 넘어서는 자도 있네. 그게 처음이든 백 번째든, 끝내 이겨 내겠다는 의지를 가진 자들 말이야.”/ “그런 사람이 따로 있다는 거예요?” / “나는 그렇게 믿어. 한 인간의 운명은 그 지점에서 갈린다고 생각해.” / “운명이 갈린다.”/ “똑같은 상황에서 누구는 목숨을 걸고 누구는 일신의 영달을 추구한다. 그것을 가르는 것이 무엇인 거 같은가?” / “글세요, 양심 같은 거?” / “양심, 그렇지만 목숨을 걸기에는 좀 약하지 않나?” / “그럼 뭔가요?” / “나는 존엄성이라고 생각하네. 자기 존엄성.” / “존엄성?” / “자존감이 강한 사람들은 정말 지켜야 되는 게 뭔지 알고 있지.” / “그들이 그런 사람들인가요?” (p.113) / “그들은 영혼이 순결한 사람들이야. 존엄성이니 이런 걸 생각도 하지 않는 순결한 영혼.” p.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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