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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1-19 개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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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은 이런 소설 필요하다. | 기본 카테고리 2007-09-28 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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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그 거리의 현재는

시바사키 토모카 저/김현희 역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7년 0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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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심심한 소설이다.

누구나 현재를 살아가고 있고,

성향이나 환경에 따라 과거를 보고 있느냐 미래를 향하고 있느냐 하는

차이가 있을 뿐이다.

그런데 이 소설엔 그 심심함으로 사람을 묘하게 중독시켜 버리는 매력이 있다.

당연한 것을 당연하지 않게 얘기하는 주인공 우타와 료타로의 대화와 그들의 감정 곡선이 어째서 이렇게 평면적인데도 불구하고 따라가게 만드는 것인지...

 

오랜 직장을 그만두고(사실은 망해서) 작은 카페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며 사는 우타라는 아가씨는이제 자신을 평범한 직장을 다닐 수 없게 되어버려 아르바이트를 하는 것인지 생계를 위해 당분간만 아르바이트를 하는 것인지조차 확실하게 인식하지 못한 상태로 오고가는 손님들을 관찰하며 낡은 사진들을 모으고 있다.

일본 소설의 강점이라고 할 수 있는, 평범하고 내 주변에 하나씩 있을 것만 같은 인물과 그 인물이 내세우는 진솔함과 소소함이 오히려 더 신선하게 와닿는 부분이

여실하게 드러나는 주인공 우타, 가끔은 술을 먹고 남자와 실수를 하고 머리를 긁적이고 큰 욕심이나 욕망은 없는데 채워지지 않는 가슴으로 늘 뭔가를 찾는 그녀...

그녀가 찾는 것은 태어나서 한 번도 벗어나보지 않는 지금 그녀가 사는 곳,

그 거리의 현재를 찾는 것이다. 그것은 낡은 사진이라는 매개체로 과거의 거리를 추억하며 때론 살아보지도 못한 그 시대를 상상하며 슬며시 미소지어지는 예측들을 곱씹으며 그렇게 특별하거나 극적인 사건 없이 자신이 살아있고 살아가게 만드는 그 거리를 찾는 것이다.

 

누군가가 말했던가.

시간의 흐름 속에서 하나의 '순간'을 분리한다는 것은

사진이 갖고 있는 특질의 하나라고.

그 순간을 소중히 여기는 우타와 료타로는 서로에게 공감하고 서로의 세계를 공유하며 본인들은 의식도 못하겠지만 더 높게 날아오르는 현재가 아닌 더 깊이 들어가는 삶을 살아가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료타로와 같이 뭔가를 하는 것을 당연하게 느끼고 있는 자신을

나는 망설이지 않고 그대로 받아들이고 있었다."

 

불타오르는 애정으로 서로를 갈망하는 것만이 사랑이라고 누가 정의했나.

이 소설이 크게 사랑을 주제로 하고 있지는 않지만

특별한 단어나 고백없이도, 자연스럽게 함께 무언가를 하고 있는 남녀.

여자가 소중하게 여기는 사진을 찾아다 가져주고, 그녀가 좋아할 것 같은 TV프로그램을 알려주고 함께하게 되는 그것들을 담담하고 사실적으로 받아들이는 것.

나를 둘러싸고 있는 것들을 늘 생경하게 느끼고, 무덤덤하게 받아들이는 사람들에게 둘은 작위적이지 않게 그러나 힘있게...외친다.

한 발짝만 물러서보라, 내가 살고 있는 이곳이 이 거리가 한 장의 사진으로 담겨

미소로, 빛으로 차곡차곡 채워지는 경험을 우리들은 하고 있다!

 

그러기엔 내 주변이 너무 더러운 공기과 답답한 건물들로 쌓여 있을지라도 말이다.

.가끔은 이런 소설도 필요하다. 극적이진 않지만 녹아들 수 있는.

읽고 난 후 큰 감동이나 자극없이 편안하게 웃으며 떠올릴 수 있는. 

그 흔한 뽀뽀나 침대장면 없이도 둘이 앞으로 어떻게 될까, 하는 걱정 없이도

어떻게 되든 그 거리에서 살아가겠지 하고 놔두게 되는

독자들에게 부담 안 주는 주인공들도 필요하단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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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의 소중함 | 기본 카테고리 2007-09-27 1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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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우리말에 빠지다

김상규 저
젠북 | 2007년 0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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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직국어교사가 라디오에서 방송된 내용을 책으로 엮었다고 하는데

그동안 말이란 것을 생각없이 사용하는 나를 발견하는 계기가 되었다.

우리나라는 고유의 언어를 가지고 있는 우수한 민족이라는 나름 자부심도 들었고.

우리가 자주쓰는 말들의 어원을 찾아가보고, 그것이 어떻게 변형되어 왔으며

혹은 잘못 쓰고 있는 부분이 있다면 섬세한 어투로 고쳐나가기를 권유하는 책이다.

작가의 글쓰기 작업이 자료 조사 등으로 인해 어려웠겠지만 참 재미있었을 것이란 생각도 들었다.

특별한 관심없이 말을 쓰는 독자로 하여금 말에 관한 흥미를 유도해내기가 쉽지가 않았을터인데

이 책을 읽다보면 우리말을 사랑하고 있다는 착각 비슷한 좋은 감정이 생겨난다.

속담 속의 말들 혹은 일상에서 흔하게 쓰는 단어들을 통해 자연스럽게 우리의 과거를 돌아보게 되고

소소한 삶들을 말에 접목시킨 작가의 소박함이 참 따뜻하단 느낌이 들었다.

너무 많은 말들의 유래를 찾아가다 보니 전부다 기억에 남진 않지만

<봄, 여름, 가을, 겨울> 같은 것과 여러 궁금했던 말들에 대한 해소와

뒷부분, 속담풀이와 함께 말의 유래, 어원까지 자세하게 설명되어 있는 것을 읽고 나니

그 말들이 참 소중해지는 경험을 했다.

 

나의 삶 주변에는 너무 많은 것들이 널려있고, 그것이 있는 줄도 모르고 시간을 보낸다.

그 중에 하나가 내가 쓰는 말일 것인데, 음식의 재료를 하나하나 살펴보고 음식을 먹으면

더 맛있다라는 느낌보단 알고 먹는 지적인 즐거움이 커지는 나이기에

당연히 그런 의미겠지, 하며 넘어갈 수도 있는 부분들이 많기도 하지만

그래서 더 새삼스러운, 신선한 느낌으로 다가온 개인적으로 참 즐거운 독서시간이었다.

글의 구조는 참으로 단순하게 짤막하지만 그래서 더 쉽게 읽을 수 있었고

작가의 부드러운 말투는 말이란 것을 통해 생활의 지혜를 깨달을 수 있다는 것과

다른 나라의 정서까지 덤으로 알게해주는 보너스였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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되돌아보다. | 기본 카테고리 2007-09-25 2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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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친절교회 이미지 메이킹

정영순 저
브니엘 | 2007년 0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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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제-교회 부흥의 맥을 잡는 4가지 이미지 메이킹 전략에서 사실 약간의 거부감을 일었다.

나는 개인적으로 이러한 종류의 서적을 즐겨 읽지 않는다.

하나님과 뜻이 통하는 교회라면, 전도는 당연한 우리의 사명이므로

전도에 존재 이유를 둔 교회라면 진짜 전도와 부흥이 무엇인지 알고 있다.

진짜 전도는 진정한 그리스도인이 되는 것부터가 시작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진정한 그리스도인은 사랑도 친절함도 남을 배려하는 마음도 당연히 모두 가지고 있어야 한다.

그리스도가 나뿐 아니라, 내 주변의 불신자들을 위해서도 피흘리시고 죽어주셨다는 생각을 하면

교회에서 떠도는 혹은 불신자들 하나하나가 그렇게 소중할 수가 없다.

모든 문제의 해결자이신 그리스도의 마음을 본받아 나는 비워나가며 성령으로 채워나가는 것이

신앙생활이기에 내가 가진 소망과 구원의 기쁨을 저절로 옆사람이 알고 느끼고 궁금해하는 것이 

전도의 시작인 것이다.

이러한 이미지메이킹의 방법적 측면을  다룬 서적들이 나온다는 것은 안타깝지만

지금 이 시대의 교회들이 전도에 있어 필수적인 것들을 제대로 갖추지  못하고

닫혀 있다는 말이  된다.

나 또한 책을 읽어나가면서 많은 것들이 부족하다는 것을 깨달았고,

더 많이  버리고 성령이 주시는 것들로 채워나가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는 좋은 시간이었다.

 

이미지로  평가되는 이 시대에, 교회안에 눈에  보이지 않지만 마음으로 확신하게  되는 친절함과

사랑, 배려가 넘치는 것은 반드시 하나님께서  기뻐하시는 일이기에 밑줄까지 치며 읽게 되었다.

수많은  부흥사가 있지만, 그들에게 은혜받고 의존하는 것이 전도와 부흥이 아니듯

여기 나온 것들  중에는 반드시 지금 바로 이 순간, 다른 사람이  아닌 내가 기억하고 

실천해야할 부분들이 많이 있다.

친절한 이미지와 사랑의 이미지를 위한 현명하고 구체적인  방법들이 마음자세의 시작에서부터

쉬운 예들과 함께 자세히 설명되어있다. 두 파트는 새롭지는 않지만 늘 기억하고 되새김되어야하는 중요한 교회의 이미지임에 틀림없다.

내가 가장 인상깊게 본 챕터는 '용납의 이미지 만들기' 였다.

나를 돌아보게한 사람을 끌어들이는  세가지 전략은 사회생활에서도

여러모로 도움이 되는 것들이었다.

불평의 말을 제안의 말로 바꾸어 나가고, 칭찬과 인정의 말로 대화를 시작하며 나를 전달하는 방법을 익히는 구절들이 와 닿았고 또 그렇게 되고싶은 강한 욕망(?)을 일으켰다. ^^

새신자들보다는 기존신자들 위주로 돌아가는 교회들에 이런 것도 좀 연구하고 배워라, 하는 좋은 경고처럼 다가오기도 하지만 작가의 어투가 무척 섬세하고 친절하여 전도없이 종교생활에 익숙한 사람들에게는 잘 먹히지 않을 수도 있다.

이런 것들을 갖추기 이전에, 아니 이러한 것들이 돋보기이기 위해서는

말씀의 은헤와 불신자들에게 혹은 새신자들에게 답을 주는 것이 선행되어야한다.

복음을 전하고자 하는 성도들이 넘쳐나고 성령의 역사와 인도를  체험해 나가며

또 그 뜨거움에 동참하고자하는 구원의 기쁨이 차오르는 느낌을 새신자가 받는 것이  진짜 부흥이다.

여기 나온 방법들은 중요하고 또 잠시 사람의 마음을 잡아 둘 수 있는 좋은 것들이다.

하지만 그것이 다가 아니고 가장 중요한 것도 아니다.

복음이라는 기본 위에 당연히 부수적으로 따라 와야할 것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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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없는 논쟁 | 기본 카테고리 2007-09-12 1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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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바야돌리드 논쟁

장 클로드 카리에르 저/이세욱 역
샘터 | 2007년 0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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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행과 학살과 침략전쟁 등의 성악설에 무게를 싣는 본성을 마음껏 발휘하며

인간은 역사를 진행시켜왔고, 현재도 모양과 내용만 바뀌었을 뿐 의미상으로는 동일한 일들이 계속된다.

시나리오 작가로 유명한 장 클로드 카리에르는 이 시대에 새롭지 않지만 어찌보면 새로울논쟁거리를 소설의 주제로 삼으며 잊고 있던 과거를 툭, 던져 놓았다.

 

1550년 에스파냐의 바야돌리드에서 수사 라스카사스와 신학자 세풀베다가

5일 동안 격렬한 논쟁을 벌인다.

콜롬버스의 대항해와 인류의 역사에 길이길이 남을 신대륙의 발견이라는 배경아래

그곳에 살던 원주민들을 에스파냐는 마음껏 학살하고 정복하여 식민지화한다.

거기에 인디오들에게 개종 가능성이 있느냐 없느냐의 판단 기준으로

영혼의 갖고 있는 사람인지 아닌지를 논쟁으로 삼아 이들이 과연 에스파냐의 식민지가 되어노예로 부림을 받아 마땅한지를 5일만에 판단을 내려야하는 것이 주된 내용이다.

 

끊임없이 하나님을 찾고 부르짖지만 그들의 논쟁 속에 하나님은 함께하시기 않았다.

그들은 우리와 똑같이 지적이고 감정적인 인간이므로 사람으로 대우해주며 개종시켜야한다는 박애주의의 수사 라스카사스와 그들에게서 영혼을 발견할 수 없다며

하나님의 축복을 받지 못한 존재이므로 우리에게 하나님이 주신 정복의 대상자로 보아야 마땅하다는 아리스토텔레스의 논리를 내세운 모순의 절정체 세풀베다와도,

그곳에 모여 꽤나 권위적인척하며 실소를 금치 못하는 실험들을 자행한 수많은 사람들과도,하나님은 함께하시지 않는다는 확신이 들었다.

 

우상을 숭배해오며 도착신앙에 빠져있던 무지한 인디오들은 영문도 모르고

침입을 당해 죽어갔고 또한 자신들의 운명을 저주하며 자살하기도 했다.

그런 그들을 천성이 게으른 무지한 민족으로 멋대로 판단하고

하나님의 섭리와 축복에서 벗어난, 어쩌면 동물보다도 못한 존재 이하의 취급을 하며 식민지화한 에스파냐 -

문제는 그들이 침략하여 이득을 착취한데 있는 것이 아니라 그들의 만행들을

하나님의 축복과 계획이라는 얼토당토 않는 범주 안에 감히 넣었다는 것이다.

인간은 원래 악하기에 눈이 뒤집힐 만한 황금의 발견과 거저 착취할 수 있는 무수한 노동력까지 재빠르게 계산하고 머리굴리며 하나님의 사랑과 구원의 계획을 전하기 앞서 자신들의 만족과 욕구를 채우기에 급급하다는 것은 시대를 막론하고 지금도 벌어지고 있는 것이기에 별반 관심을 끌지 못했다.

하지만 논쟁 내내 하나님 뜻 운운하며 자신들은 마치, 이미! 하나님 안에 있는 우월한 민족임을 확신하는 전제하에 진행되는 한 대륙의 운명을 결정 짓는 5일간의 이야기가 그들의 식민활동은 정당한가, 아닌가의 안타까움 보다는 씁쓸함으로 남는 이유는 사실과 허구가 결합된 작품 속 작가의 논지가 은근히 드러나있음에 있다.

이미 만행을 고발하고 함께 이 사건에 빠져 한 번 판단해봐라, 라는 것이 목적이 된 것이 아니라 너희 기독교인들은 이렇게 멍청한 사고로 욕먹을 역사들을 이끌어온 장본인이다...라는 결론을 내리고 할 수 있는 만큼의 풍자와 역설적인 묘사로 그들과 동시에 현재를 조롱했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문체와 재치있는 말투, 긴장감 있는 장면묘사로 작가적 탁월함을 맛볼 수 있는 기회였음을 인정한다.

소설적 재미는 말할 것도 없고, 매우 흥분하고 빠져들어 읽었던 것 같다. 생각을 여운으로 남겨주는 소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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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흔들만한 연애사건 | 기본 카테고리 2007-09-06 1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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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조선을 뒤흔든 16가지 연애사건

이수광 저
다산초당 | 2007년 0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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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이 거창하다.

연애라는 말이 어울리지 않는 조선에다가, 그 조선을 뒤흔든 사건이라니.

호기심을 끄는 제목만큼이나 내용 또한 대담하고 굵직굵직하다.

음...솔직한 심정으로다가 좀 야시러운 야사들을 기대했었는데,

구체적인 성애적 묘사라든지,

원래 한복입은 베드신이 더 야릇하고 자극적이지 않은가.

 

그래도 만족스럽다. 작가는 방대한 자료조사와 더불어 섬세한 묘사는 아니더래도

당대의 연애스캔들을 꽤 현대적이고 현재적인 시각으로 조명하려고 노력했다.

우리가 익히 들어온 남녀상열지사의 시대, 유교적 관습과 엄격한 신분제도 등으로

개인의 특히 여성의 자유가 억압된 상황 등 고리타분하고 진부한 우리의 역사이지만 일단 조선의 시대상과 역사적 사건을 잘 버무려 배경을 설명하고,

풍습이나 관습 등을 알기 쉽게 풀어놓아 초석을 잘 깔아 놓았다.

사실, 불륜, 이혼과 재혼, 양다리, 원조교제 등이 이제는 이슈도 되지 않는 이 현대에 16가지의 사건이 눈 뒤집어질 사건이었음을 느끼고 이해되어지는 것은

시대적 특징이 워낙 자유연애를 억압하고 있었던 이유에서일 것이다.

 

뭐 이유가 어떠하든지간에 팜프파탈과 바람둥이는 나라와 시대를 막론하고 존재해왔으며 로맨티스트와 가슴을 찌릿하게 만드는 사랑 이야기 또한 늘상 있었왔기에

사랑이라는 것이, 연애라는 것이 어쩌면 일상처럼, 특별한 것이 아닌 것처럼 느껴지는 요즘이라 어쩌면 나는 이 책이 더 좋게 다가왔는지 모르겠다.

내가 하는 사랑이, 내가 꿈꾸는 로맨스가 원래 다른 사람의 그것보다 우주만큼 소중하고 특별한 경험이 되는 것이 사랑의 특징이 아니겠느냔 말이다.

 

이 책에는 목숨을 바쳐 지키고 싶었던 사랑, 주체 할 수 없는 욕망으로 사회적 비난과 파면을 감수해야했던 사랑, 또, 그 어떤 것보다 은은한 감동과 여운을 남긴 사랑 이야기가 있다.

연애사건이라는 말이 어떻게 보면 단순하고 가볍게 느껴지는 것 같아 나는 이 사건들 중 일부는 꼭 사랑이야기라고 말하고 싶다.

물론 입이 떡 벌어질 만한 기괴한 사건, 양성애자 사방지의 이야기라든지 7세에 아이를 낳은 여자 아이의 이야기 등 연애가담은 사실 따로 분류되어야겠으나, 어리에게 미쳐 사랑을 위해 왕자의 자리를 버린 양년대군과 일부종사를 거부한 여인들 유감동과 어울우동 등의 이야기는 한 번 죽고 마는 인생, 사랑의 운명에 이끌리고 욕망에 충실한 것이 죄라면 죄인 시대에 태어난 불운한 인생이었다고 표현하고 싶다.

또 이광덕과 기생 가련의 이야기는 사랑에 있어서 섬김과 일편단심이라는 가치가 희미해지고 상실되어가는 이 시대에 꽤 오랫동안 가슴에 남아 있을 것 같다.

가장 흥미를 끌었던 여인의 정조를 놓고 싸운 선비들-이황과 남면 조식의 첨예한 대립과 분열을 다룬 이야기는 수절하고 있던 한 여인, 이 소사가 억울하게 간통을 뒤집어 쓰고, 그것을 놓고 선비들간의 싸움으로 비화가 된 사건이다. 여인의 몸으로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고 나아가 당대의 지식층이자 권력층이었던 선비들을 갈라놓게 되는 과정을 보면 조선이라는 시대를 알 수 있게 되어 웃음이 나온다.

마지막 부분엔 이혼을 하는 것도, 사랑을 만드는 것도, 사랑없는 사람과 평생 부부의 인연을 맺고 사는 일도 힘들었던 조선이라는 시대에 꽤 감동적이고 저릿한 사랑이야기들로 마무리했다.

 

사랑을 통해 조선이라는 시대와 사회를, 그리고 성윤리에 대해 알게 된 시간이었고, 무엇보다 각각의 사건이, 이야기가 한 편의 영화같이 서사적이고 흥미를 끌만한 것임에도 불구하고 짧게 소개되어야하는 지면이나 분량의 사정을 고려하여 훑어 보아야만 했던 것이 못내 아쉬웠다.

그만큼 내용이 각별하고 좋았다는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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