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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노 시크릿 No Secret

이지성 저
다산라이프 | 200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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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는 비밀을 밝히는 책들이 참 많다. 할 수 있다, 라는 무조건적인 긍정을 강요하거나 잘 될거야, 라고 희망을 말하는 책들도 많다. 그러나 거기 어디에도 하나님은 없다. 읽는 사람에 따라 저자의 쉽지만 조금 강력하고 쎈 어투나 비유에 마음이 상할수도 혹은 과하다고 느껴질 수도 있겠다. 하지만 빙빙 돌려말하지 않은 직설적인 그 선택은 읽으면 읽을수록 필연적이란 생각이 든다. 나도 [시크릿]이란 책에 대한 부정적인 견해를 가진 한 사람으로써 시원하다고 느껴질만큼 저자는 가려운 부분들을 긁어준다.

꼭 기독교인이 아니라고 하더라고 맹목적으로 간절히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다, 라고 믿는 많은 사람들에게도 꼭 필요한 책이다.

 

어불성설 투성이고 사단의 전략이라고밖에 말할 수 없는 흰두교, 브라만교, 기타의 철학과 종교 등에서 기원을 갖고 출발하는 [시크릿]은 전세계 베스트셀러이고 무지막지한 마케팅을 해가며 많은 이들에게  허무맹랑하고도 모순적인 논리로 빠져들게 만들었다. 노력없이 우주로 내 간절한 소망을 보내면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다, 라고 말하는 시크릿을 조목조목 따져나가며 독자들을 설득하는 저자의 용기에 박수를 보내고 싶다. '끌어당김'이라는 소원을 이루는 법칙의 모순점과 시크릿을 찬양했던 명사들의 이율배반적인 행동과 말 등을 구체적으로 나열해가며 그들이 주장해온 마음속의 그림들이 그들의 행위를 제약할 수 없었다는 예와  반론들을 제시한다. 어느 시대나 위대한 비밀을 찾아 헤맨 사람은 수도없이 많았고, 어떤 것이나 인간이 꼭 발견해야할 진리인양 떠들어댄다. 그 중에는 시크릿처럼 인간이 우주네, 창조의 근원이네, 어쩌구 저쩌구하는 책들도 있고 성경에서 원하는 부분만 인용하여 믿음이나 진리에 대한 부분을 왜곡시키는 경우도 있다. 자연스럽게 저자는 하나님의 말씀인 성경으로 그 논지를 이어가고 있는데 지금 전세계를 장악하고 있는 반기독교적인 사상 뿐 아니라 뉴에이지나 기운동 등 인류를 하나님으로부터 떠나게 만든 사탄이라는 존재가 얼마나 강력하고 건재한지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 하나님없이 성공을 말하게 하는 것은 물론이요, 인간의 잠재의식을 장악하게 만드는 [시크릿]같은 책들과 자기계발서들의 많은 부분들이 사탄이 만들어낸 많은 종교와 철학에서 시작되었다는 것도 분명히 하고 있다. 베스트셀러라고 해서  무조건 우르르 따라하기식의 사조나 객관적인 노력이나 실력없이 얻고자하는 성공이라는 인간의 덧없는 열망이 진실의 눈을 가려버리고 합리적이고 이성적인 사고를  막는 것이다.

 

성경은 정확한 역사라는 점을 부정하는 사람들과 세속적인 성공을 부르짖는 목사들에게도 일침을 가하는 자기비판도 서슴치 않는 저자의 글을 읽으면서 지금 이 시대에 창궐하고 있는 믿음, 신념, 긍정적인 생각, 적극적인 사고방식 등 인간의 무의식적 힘을 강조하고 강요하는 많은 책들과 매체들을 다시 돌아볼 수 있는 계기가 된 것 같다. 방관하고 넘길 것이 아니라 사탄의 전략에 의해서 복음이 희미해지고 있고 그것뿐만이 아니라 예수가 그리스도라는, 하나님 떠난 인간의 모든 죄의 문제를 해결하신 완전하신 구원의 주인공이라는 성경이라는 주제와 진리는 뒤로하고 하나님의 말씀을 이용해먹는 불신자들도 많은데 정작 기독교인들은 너무 어리석고 무관심하며 제대로 반론을 제시해가며 영적싸움할 힘도 없다는 생각이 들어 안타까워졌다. 저자의 이 시대를 향한 안타까움이 고스란히 느껴졌고 그 안타까움은 하나님이 원하시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누구나 성공하고 싶어하고 근사한 삶을 원하기에 예수님이나 구원따위는 몰라도 된다고 영적인 눈을 가려버리는 사탄의 활동은 상상을  초월한다. 그 어떤 사람들보다 하나님의 자녀인 기독교인들이 이 눈을 뜨고 영적싸움해야한다. 분별할 수 있는 지혜를 길러 어리석게 [시크릿]같은 비밀아닌 비밀에 빠져 있는 사람들에게 말할 수 있어야 한다. 비밀은 없다고, 창조자를 기억해야 한다고. 

환상이 아닌 실력을 갖출 것, 그리고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선 노력이든 무엇이든 어떤 방법으로든 대가 지불의 법칙이 작용한다는 것을 이해하기 쉽게 말하고 있는 노시크릿을 추천하고 싶다. 모든 것의 출발은 유일한 창조자 하나님안에서 할 수 있다가 되어야 영원하다는 것 새삼 느끼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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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상적이다. | 기본 카테고리 2008-12-28 1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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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그림자 없는 사람들

하산 알리 톱타시 저/김라합 역
웅진지식하우스 | 200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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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의 아무도 드나든 적이 없다는 낯선 마을...그 작은 공간안에서 일어나는 일들의 소설이라고 해서 관심을 가졌었다. 원래 밀폐된 공간안에서 벌어지는  아는 사건을 좋아하는 편이어서 그 답답하면서도 빠져나갈 수 없는 걸 아는 기묘한 심리를 즐긴다고 해야할까...그래서 더 기대를 했다. 분명 논쟁의 여지가 되고 혼란스러운 부분이 있는 소설임에는 분명하나 흡입력만큼은 200점이라고 말하고 싶다. 문제는 이틀만에 읽어놓고도 서평을 쓰기가 쉽지 않았다는거....뭔가 숨겨놓은 장치들이 많게 느껴지고 작가가 던져준 연결고리들과 표현하고자 했던 시대와 분위기 등 무게감이 감정상으로는 와닿는데 내가 좀 떨어져서인지 구체적으로 표현할 수 없다는 것이 곤란한 점이고 독특하게 얽히고 얽힌 부분들이 한 번 읽어서는 깨달아지지 않겠다 싶은 불안감이 책장 덮자마자 파도처럼 밀려왔다는 것... 미약하게나마 느껴졌던 부분들이 할 수 없이 본 책소개 등을 통해 표현할 수 있을 정도로만 이해되어도 고맙다는 생각이 들었다.

 

늘 이발을 기다리면서 같은 질문을 해대는 손님들과 그들을 맞이하는 이발사가 등장하는 부분에서부터 시작되어 작은 마을의 귀베르진이라는 처녀의 실종사건으로 이어지는데 흔하디 흔한 유괴사건이라고 생각했다가는 큰 실수다. 내가 그랬으니까.

반복되는 도시의 일상을 그린 이발소는 그 역할을 소름끼치게도 해내는데 여기엔 그 어떤 문명의 모습도, 발달의 강요도, 편리에 대한 만족도 표현되어 있지 않다. 나라는 화자의 이발을 기다림과 면도칼을 사러나간 조수의 실종과 그리고 그 조수를 따라나간 이발사의 모습으로 이어지는 풍경은 후에 마을의 모습들과 실타래처럼 얽히긴 하지만 현대인의 상실과 반복되는 일상에 대한 고통에 대한 표현이었다는 것에 동의한다. 본격적인 사건은 터키의 한 작은 마을에서 귀베르진이라는 처녀가 실종된 사건에서부터 전개된다. 재선에 성공한 읍장은 마을 사람이 사라졌다는 그 자체가 너무나 큰 스트레스다. 그 때문에 죄없는 사람을 잡아 족치기도 하고 쓸데없는 사람들을 의심하며 자신을 갉아먹는다. 이미 16년 전 감쪽같이 사라졌다가 다시 나타난 즌글 누리의 사건으로 인해 읍장의 무능력은 드러났던 전적이 있고 이 마을은 대혼란에 빠졌었다. 그런데 그 사건이 다시 시작된 것이다.

수많은 등장인물들이 있지만 영혼이 오그라든다며 사라진 즌글누리는 마을 전체의 정체성이었다. 무엇때문에 살고 있는지 모르지만 계속해서 이어지는 삶의 시간과 끈들을 작가는 현실과 환상을 마술처럼 오가며 표현하는데 그 기법이 실로 신선하고 오묘해서 일종의 쾌감마저 느껴진다. 마을 사람을 둘러싼 안개같은 환경들과 사건 언저리에 놓여진 사람들...그들을 묘사하고 연결시키는 작가의 수법은 고립되었던 냄새가 풍길 정도로 독창적이다. 도시의 이발소와 시골마을 오가며 전개되는 소설의 분위기는 분명한 길이 보이지 않는 엉켜진 시점들과 공간의 초월로 읽는이를 괴롭히지만 그 또한 우리에게 끊임없이 일어나는 상실과 정체성에 대한 고민, 그리고 일상적 삶에 대한 불안에는 답이 없다는 절망감을 표현하기 위한 영리한 선택과 기법으로 느껴진다.  

귀베르진은 그녀를 둘러싼 읍장을 포함한 몇 사람의 죽음과 혼란이 무색할만큼 어느날 돌아와있다. 아버지를 밝히지 못하는 사정을 품고 임신한 몸으로, 그리고 떠나버린 이발사를 기다리다 돌아온 화자의 집에서는 한 시골처녀가 곰에게 납치되었다는 기사를 신기해한다. 

 

모든 사람에게 납득이 되고 엄지손가락을 치켜들만했다, 라는 것에 대한 100% 동의는 아직이다. 한없이 가벼운 존재에 대한 고민과 질문들을 사람들의 실종과 부재를 둘러싼 일상의 흔들림, 그리고 형이상학적인 질문과 표현들로 난무한 소설이지만 꼭 한 번 다시 읽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매력적인 작품이다. 이야기를 표현하는 매체는 수도없이 많지만 영화나 연극 등 시공간과 연출과 사람들이 필요한 그 어떤 매체에서 찾을 수 없는 모든 것을 초월하는 것이 인정되는 유일한 가치를 가진 소설이라는 장르를 그리워하고 있던 터였기에 [그림자없는 사람들]을 통해 소설적인 재미, 문학적인 가치를 간만에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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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한 책! | 기본 카테고리 2008-12-24 1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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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누더기 앤

로버트 스윈델스 저/천미나 역
책과콩나무 | 200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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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대에 만난 누더기 앤은 자꾸 미안한 마음이 들게 만든다. 아마 내가 청소년이나 20대였다면 쉽게 분노하고 격분했겠지만 이제 나도 때묻은 어른이 되어서일까...앙큼하면서도 가슴이 저릿해지는 앤의 이야기를 미안한 마음으로 읽어 나갔다.

어른들을 이해하라고, 하나님을 잘못 믿고 있는 그들을 용서하라고...하기도 전에 앤은 모두 이해하고 용서하고 있었다.

마음의 상처가 아물기도 전에, 이미 자신의 부모라는 이유만으로 자신을 고달픈 삶으로 밀어넣은 그들을 사랑하고 있었고, 그들을 곤경에 빠뜨리지 않게 하려고 매순간 애쓰는 앤은 그 누구보다 큰어른이었다. 눈에 뭐가 씌였는지 종교적인 이유가 직접적이긴 하지만(그들은 멍청한 짓을 하는 종교인의 대표적인 예다.) 그들은 아이를 학대했다. 세상의 속도에 따라가지 못하게 만든 것을 선택받은 자이기 때문이라고 합리화 시켰고, 따돌림으로 고통스러워하는 자신의 딸을 누더기 앤이라고 불리우게 만들었다. 앤은 학교에서 늘 놀리는 급우들을 피해 쫓겨 도망다니고 친구 한 명도 없이 외로운 나날들을 보낸다. 언니인 메리는 그런 부모의 강압을 견디지 못하고 집을 뛰쳐 나가고 가끔씩 앤에게 오는 엽서는 아버지에 의해 갈기갈기 찢긴 채 쓰레기통행이다. 언제나 그 엽서를 붙여 소중하게 간직하며 언니처럼 자유로운 미래를 꿈꾸는 앤...그런 앤에겐 아무한테도 말할 수 없는 비밀이 있었으니, 중반까지 앤 가족의 비밀스런 존재로 등장하는 '혐오'는 지하실에 갇혀 자라고 있는 '무언가'로 괴물같은 존재로 묘사되어 왔다. 남들이 알면 큰일나는, 특히! 교회에 함께 다니는 '의로운 사람'들에게는 더더구나! 학교에서도 고통의 연속이고 이제 그 무지에 의한 잔인한 아이들의 핍박에도 이골이 날 즈음, 앤에게 빛으로 다가온 친구, 스콧이다.

 

책은 스콧과 앤의 관점에서 번갈아가며 이야기를 전개시킨다. 둘에게 호감이 싹트고, 앤의 편을 들게 된 스콧이 아이들의 공격대상이 되고...그리고 구속당하는 앤에게 스콧이 맛보게 하는 일탈의 달콤함, 둘만의 시간...비록 마트에서 이것저것 장 보고, 기껏해야 쵸컬릿 나누어 먹는 것이 다인 14살짜리 꼬맹이들의 데이트라지만 그 어떤 사람들의 사랑보다 진지하고, 스릴이 넘치고...사랑스럽다. 앤의 상황이 그렇기도 하지만 스콧이라는 멋진 캐릭터는 앤에게 힘을 불어넣어주고, 앤에게 인생전환점을 맞이하게 만든다. 둘은 앤의 언니인 메리의 아이로 밝혀지는 '혐오'를 지하실 닭장에서 탈출시키기 위한 합동작전을 펼쳐나가게 되고 스콧의 노력으로 연락이 닿은 메리는 무사히 혐오와 앤을 구출해낸다.

 

독특하고 특별한 책이다. 스콧과 앤이 느껴가는 풋풋하게 설레이는 감정도 예쁘고, 앤이 처한 답답하고 화나는 상황 때문에 짠해지기도 하고 붕떴다, 가라앉았다, 했다. 1990년대의 이야기라고 하지만 외딴섬처럼 뚝 떨어져 자신의 상황을 알아주기 바라면서도 드러내기 두려워하는 앤의 모습은 요즘의 아이들을 닮아있다. 아이에게 있어 평화와 행복이라는 것은 물질적인 것이 결코 아닐것이다. 누더기 앤이 불행했던 이유는 다른 아이들처럼 좋은 옷을 입지 못해서가 아니라 다시 돌아오지 않을 그 또래의 심성을 이야기하고 공유해줄 사랑하는 가족이 없었기 때문이다. 아이를 소유물로 여기는 부모들에게 보내는 경고장 같다. 부모의 욕심이나 목적에 의해 희생당하는 그 시절은 다시 돌아올 수 없는 소중한 시간이다. 지켜주고 이해해주고 함께해주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잘못되고 비틀어진 신념과 체면을 위해 희생시킨 아이들의 시간을 찾아주어야할 시간표라고 말해주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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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다최고. | 기본 카테고리 2008-12-20 2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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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지적이며, 예쁘고 기상천외하고, 지리멸렬하고, 고양이를 꼭 닮았고, 다소 지나치게 잠을 탐하는 실로 매력적인 인간이지만, 안타깝게도  한 가지 큰 문제를 안고 있었다. 가당키나 한 일인가, 그녀는 나를 냉대했던  것이다. (9쪽)

 

크하...처음부터 웃기 시작했던 것 같다. 읽는 내내 엔돌핀이 마구마구 솟아나는 경험을 해 보신적이 없다면, 지하철에서 크게 웃지 못해 고구마처럼 시뻘개지며 참다가 기침해본 적이 없다면 이 책을 강추하겠다. 부담을 갖지 마십시오...별 내용이 없습니다요...생각만 해도 웃겨 죽겠습니다요. 낄낄.(참고로 이 책은 극과 극이라고 하니 안 웃겨도 나는 변태 아님)

범상치 않은 포스가 느껴지는 표지를 좀 보라. 일본에서는 꽤 유명한 탑이라는데 나로써는 듣도 보지도 못한 알수없는 '태양의 탑' 에서 뿜어져 나오는 오로라를 느껴보자. 그 탑 뒤에 살짝 숨어있는 것 같지만 절대 다 보이는 여성은 이 책의 유일한 여주인공이자 남주인공의 버릴 수 없는 연구대상 한 때 러버였던 미즈오같기도 하고. 아무튼. 지는 끝까지 아니라고 하는데 누가 봐도 스토커같은 남주인공은 옛날 여자친구를 연구한다는 명목으로  미행하거나 일거수 일투족 그녀의 스케쥴을 꿰차고 있다. 그러면서 계속 "독자의 공감을 얻으려는 건 아니지만..." 해가며 자기 썰을 풀어 놓는데 그 괘씸하고 오만방자한 썰이 너무 사랑스러울  정도로 재미가 있고 중독성이 있다는 것이다!

 

소설 속에는 끝도 없는 망상에 시달린다기 보다는 그 망상이 캐릭터 자체가 되어버린 인생들이 있다. 사회복귀가 어렵겠다는 분위기가 짙어지고 있는 휴학생인 주인공(작중화자)과 그의 별 볼일 없는 교토대학생인 세 명의 친구들은 욕망을 이길 수 없는 수컷으로써, 방황할 수 밖에 없는 청춘으로써, 남들은 기막혀할 자신감충만함에서 나오는 이상한 합리화로 똘똘 뭉쳐 순수함과 기상천외함을 오가며 이야기를 펼쳐 나간다. 어쩜 주인공도 그렇지만 그 주변 캐릭터들이 하나같이 코믹하고 괴짜인지 별명도 기가막히게 갖다 붙였고 인기없는 처절한 지들의 처지를 관심없음으로 포장하는 실력은 세계 1등감이다. 여자친구 하나 없이 지들끼리 모여 북치고 장구치는 네 사람을 통해 남자들의 이상한 경쟁심리와 유치한 보복성 행위와 멘트들...그리고 우정을 빙자한 한심한 일상들, 그 세계를 엿보는 즐거움... 아...하나하나 설명할 수 없는 사정을 지면으로 돌려본다.

 

연애는 어디까지나 배은망덕한 기쁨이며, 부끄러워해야 마땅한 일이며, 가능하다면 남의 눈을 피해 맛보아야 할 금단의 과실이다. 그것을 마치 인생에 당연히 열리는 과실인 양 장소를 안 가리고 먹어 대고, 과즙을 남에게 튀겨 대는 행위가 얼마나 무거운 죄인지 인식해야 마땅하다. 만천하에 우글거리는, 팔짱을 낀 남녀들에게 고하노라. “살아가라, (그러나 조금은) 부끄러운 줄 알라.”

 (218쪽)

 

이런 인간들이다. 그들이. 이 작품의 문제 중 문제라면 내용이 없다는 것, 몇 줄로  표현될 수 있는 상황과 스토리를 아주 섬세하고 배꼽잡을 문장으로 소개하는데 결론은 뭣도 아닌데 길다는 것이다. 섬세함과 배꼽잡는다는 것이 어울리지 않을 것이란 통념을 깨라. 작가는 작중화자의 입을 빌려 수컷들의 인기없음에 대한 고뇌를 미워할 수 없는 자기 합리화와 빠져나올수 없는 흡입력을 가진 자화상으로 묘사하고 있다. 태양의 탑을 즐겨 찾는 미즈오라는 여자를 연구하는데 인생을 바치고 있는 주인공과 그를 방해하는 몇몇의 변태같은 인물들, 그리고 주인공의  친구들이 겪는 인생문제들을 읽고 듣고 있자면 어느새 이게 뭐야, 하다가도 주인공이 따끔하게 독자들을 가르치고 격려하는 교묘함을 통해 작가가 원하는 지점들을 바라보게 만드는 힘이 있다. 작가가 영리하다고 해야할지, 읽는 내가 사기 당하는 기분이 든다고 해야할지, 아무튼 신선하고 독특하고 경험이었다. 

누가 봐도 별볼일 없는 인생을 대하는 그들의 자세가 또 어찌나 진지한지 그 아이러니한 분위기 속에서 느껴지는 공감대는 결국 연인들에게는 유희의 밤이자 그들에게는 저주스러운 크리스마스 이브에 일으키는 ‘에에자나이카' 소동에 대한 극공감으로 이어진다. 에에자나이카’는 ‘괜찮겠지, 아무렴 어때, 좋고말고’라는 의미의 말이라고 하는데 원래는 1800년대 일본에서 봉기한 민중 운동이라고 한다. 연애에 대한 이야기이지만 연애라는 진부함에 대한 반항이었고 '에에자나이카'라는 민중운동을 크리스마스에 대한 봉기로 승화시킨 그들은 이 시대의 외로운 청춘의 상징이었다. 미래도 암울하고 당장 보이는 것들이 없는 그들이지만 읽고 나면 누구보다 주인공을 응원하고 있는 나를 발견하게 된다.

너무 즐겁고 유쾌해지는 판타스틱한 시간이었다. 주인공의 멘트들을 떠올리기만 해도 웃음이 난다. 최고다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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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 바이러스! | 기본 카테고리 2008-12-20 2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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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베토벤 바이러스

서희태 저
MBC프로덕션 | 200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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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초 뒷북 친다고 비난 받으며 일주일만에 끝내버린 일드 '노다메 칸타빌레'의 여운이 가시기도 전에 '베토벤 바이러스'를 방영한다고 했을때 속으로 야유 아닌 야유를 퍼부었더랬다. 아류임이 분명할 것이라고. 강마에라는 걸출한 캐릭터를 들고 나온 수작에 한 방 먹긴 했지만 너무 유쾌한 한 방이라 즐거웠다. 좋은 작품임에 분명하다. 그 드라마의 뒤에 이 책의 저자 '서희태' 지휘자가 있었다고 한다. 그가 풀어놓은 일반인들이 알 수 없는 드라마의 뒷 이야기들은 재미있고 신기한 경험이었다. 연기자들의 피나는 노력과 연출가 이재규와의 인연, 그리고 그의 현장을 지배하는 카리스마 등 드라마만큼이나 재미난 이야기들의 연속이었다.

클래식 전도사가 되고 싶다는 저자의 말마따나 정말 쉽게 풀어 쓴 글이라 부담없이 빨리 읽히는 장점이 있으나 좀더 심오한 내용을 기대했다면 조금 실망할 수도 있겠다 싶다. 서희태 지휘자가 지휘자가 갖추어야 할 기본에서부터 클래식을 대하는 자세와 기초 등 클래식 초보자들을 대상으로 클래식을 더 많은 사람들에게 전파하기 위해 쓴 목적이 보이는데다가  대부분의 드라마와 연계된 이야기들이 많고  소개하는 곡들도 드라마에 나왔던 곡들이라 이미 클래식에 조금 조예가 깊다 싶은 사람들은 피하는 것이 좋겠다.

 

4장, 오케스트라 안에는 우주가 있다 이후 부터는 나한텐 특별히 더 좋았던 것 같다. 오케스트라의 또다른 주인공인 몰랐던 악기들에 대한 상식도 그랬고 유명 연주자들을 소개하는 쳅터도 재미있었다. 왠지 상식이 넓어지고 유식해지는 느낌이랄까...^^ 

클래식 공연을 즐기는 방법에 대한 조언도 귀담아 들을 가치가 있다. 악기에 대해 잘 알거나 하나쯤 다룰 수 있는 악기가 있다면 클래식을 더 잘 즐길수 있다는 말에 예전에 손 놓았던 피아노를 다시 배워볼까 하는 생각도 들고. 나이가 드니까 그렇게 따분하고 졸리던  클래식이 좋아져서 큰일이다. 정서적으로 너무 풍요로워지는 것 같고, 물론 클래식에 급호감을 느끼게 된 것은 드라마의 영향도 무시할 수 없지만 서양 음악사도 수박 겉핥기로 듣고 배웠지만 자세히 알고 클래식을 들으면 재미와  감동이 배가 된다니 궁금해진다. 서희태 교수의 낭만적인 성격과  클래식을 향한 열정과 애정이 고스란히 녹아 있고,  많은 사람들이 클래식을  공유하고 나눌 수 있었으면 하는 진심이 담긴 책이라 좋았다. '베토벤 바이러스' 의 열혈  시청자였다면 꼭 이 책을  추천하고 싶다. 당신들이 사랑했던 강마에가 어떻게 탄생되었는지, 이 책에 다!!! 나와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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