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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어지고 싶다. | 기본 카테고리 2008-07-29 1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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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딜리셔스 샌드위치

유병률 저
웅진윙스 | 2008년 0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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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저는 경제분야는 워낙에 문외한인지라 요런 책은 흝어보는 것만으로 만족했었더랬습니다.^^먹는 것 좋아하는 저의 취향에도 걸맞는 제목이지만 무엇보다 저는 이 책을 읽고 깊은 후회에 빠졌답니다. 서평을 쓰는 이 공간을 통해서 오랜만에 자기반성의 시간을 좀 가졌다는 생각이 듭니다. 좀 더 일찍 이러한 책들을 많이 읽어두었더라면 젊은 날 허송세월하지 않고 가치있는 것들을 많이 갖고 있지 않았을까. 왜 이렇게 맛있는 책을 나는 울면서 먹어야 하는가. 했습니다. 어릴때는 왜그렇게 소설, 만화, 할리퀸따위에 열광하여 인생이 담긴 고전과 전문분야, 자기계발분야 서적들을 등한시했는지...

그래서 나는 아래위로 눌리는 것에 불평불만만 늘어놓는 맛없는 샌드위치가 되어버렸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문화라는 개념이 너무 넓고, 때론 추상적이기에 개인이 누릴 수 있는 문화란 너무 작고, 적을 수 밖에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내가 이미 문화의 제국에 살고 있다는 것을 망각한 상태로 그저 흉내내기와 순간적인 만족에 급급하고 있었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나름 창조적인 분야에 종사하고 있다고 자부하면서 다닌 회사에서 내가 다른 사람에게 전하고 팔아먹은 가치는 과연 시대정신과 스토리, 라이프 스타일이 담겨 있다고 말할 수 있는가, 생각해 보았습니다.

진정한 문화인간, 문화기업은 이미지나 제품을 포장하며 전면적으로 내세우는 문화마케팅도 아니고, 획일화되고 흐르지 않는

경영이념은 더더군다나 아니었습니다. 문화소비량이나 보이는 것들이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문화적인 마인드와 문화적인 배려가 기본이 되는 것이었습니다. 저자는 기자출신답게 발로 뛰고, 눈으로 익혔으며 가슴으로 느낀 점들을 조곤조곤, 누구보다 겸손한 말투로 쏟아냅니다.  이토록 많은 지식을 부담스럽지 않게, 많은 사람들에게 이해시키려고 노력하는 저자의 어투에 자극받아 나도 좀 낮아지고자 한걸지도 모르겠습니다.

 

이거해라, 저거해라가 아니라 그것을 왜 해야하는지 조용하지만 강하게 설득합니다. 문화가 밥을 먹여준다고 자신있게 말합니다.

내가 가치있다고 여긴 예술이 돈이 되고, 그 돈이 다시 예술을 살찌운다고 말합니다. 그 배경에는 세계 최고의 경쟁도시로 꼽히는뉴욕이 있습니다. 세계의 문화가 모이고 세계의 돈이 집중되는 도시 뉴욕을 만든 잭슨폴락이라는 화가와 크리에이티브한 미국의 대중문화가 있습니다. 그 챕터를 읽는 것만으로 왜 경제가 아닌 문화가 미래라고 말하는지 알수 있게 되지만 저자는 거기서 멈추지 않고 우리가 나아가야할 방향들을 차근차근 제시합니다, 결코 지루하지도, 어렵지도 않게 1평도 안되었던 내 머리가 책 한 권으로 인해 얼마만큼 넓어질 수 있는지 체험해보라고 다그칩니다. 그래서 나는 '문화가 어쩌구, 너무 넓고 추상적인데..저쩌구...'그런 복잡한 생각은 집어치우고 저자의 생각과 방향에 즐겁게 넘어가기로 했습니다. 기능과 가격, 쌓아놓은 자산 등이 힘이라고 외치는 선배세대와 시대에 유연하게 대처하지 못하고 카리스마와 안전, 이익만 고집하는 경영철학의 가르침에서 과감하게 해방되기로 마음 먹었습니다.

 

문화로 중무장하지 않고는 나의 후대들에게 물려줄 수 있는 것이라곤 겨우 나이들면 퇴물되고, 사회가 떠먹여주는 것들밖에 먹을 수가 없다라는 사실 때문이었습니다. 진정한 노후대비는 내가 잘 먹고, 잘 사는 것이 아니라 직업과 세대를 초월하여 반드시 갖추어야할 문화경쟁력과 그것을 키우는 방식을 다음 세대에 전하는 것입니다. 저자는 살아가고, 생각하고, 느끼는 방식이 문화라고 말합니다. 우리 나라 뿐 아니라 세계 그 어떤 곳을 가도 그 문화를 포용할 수 있는 유연성이 문화적 마인드라면, 그것을 내가 먼저 갖추고 후대들에게 물려주기 위해 노력하기로 마음 먹었습니다. 가장 좋았던 부분은 글쓰기의 중요성을 강조한 마지막 챕터입니다. 컬처비즈의 시대에 글을 쓰지 않으면 리더도 될 수 없고, 자기 분야에서 돋보일 수 없다는 챕터의 예화들을 읽고 많은 것들을 느꼈습니다. 머릿 속에 반짝이는 수많은 생각과 아이디어들, 얼마나 자주 하수구에 흘려보냈었는지를 떠올렸습니다.

어렵고 잘쓴글이 아니라 재미있고 이해되는 글이 좋은 글이라는 명쾌한 정의를 마음속에 내려봅니다. 논리적인 글쓰기, 자기 생각을 표현하는 글쓰기가 무기가 될 수 있다는 것을 다시 한 번 깨달았습니다. 글쓰기라는 무기는 싸워서 이기는 것이 아니라 사람의 마음을 열고 움직이게 하는 부드러운 칼이었습니다. 쓰다보니 참 오버스럽다는 생각이 들지만 무식한 내게는 근사한 책이어서 기뻐서 그럽니다. 언젠가 내가 이 책을 다시 한 번 찾게 되는 그날엔 나의 많은 것들이 문화적으로 달라졌으면 하는 소망을 가져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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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선한 젊은피들... | 기본 카테고리 2008-07-24 2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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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마이 짝퉁 라이프

고예나 저
민음사 | 2008년 0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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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작가의 책을 읽는 일은 깊이와 내용을 떠나서 무척이나 즐거운 일이다. 작품 전체에서 흘러나오는 그 도전적인 분위기와 그 어떤 것도 의식하지 않고 써내려가는 신선한 문장들...젊은피를 수혈받는 상쾌한 기분이라고나 할까.
84년생, 오늘의 작가상을 수상하며 화려하게 등단한 살아갈날이 더 많이 남은 이 어린 작가는 당돌하게도 짝퉁을 전면에 내세우며 문학계에 뛰어들었다.


문학변두리를 서성거리며 살고 싶다는 작가 본인의 말처럼 이 작품에는 무욕망을 가진 것처럼 보이는 주인공 '진이'가 세상 주변을 서성거리며 살고 있다.



학교를 휴학하고 편의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며 늘 만나는 사람들만 만나는, 꿈도 야망도 없는 20대의 아가씨, 아니 아가씨와 소녀의 중간.


친구B는 엄청난 식욕을 자랑하며 원나잇 스탠드를 즐기고 입만 열면 진이에게 성교육과 성생활을 늘어놓는다. 아버지는 여자를 집에 끌어들이질 않나, 연애하고싶지 않는 친구Y는 시도때도 없이 좋아한다며 귀찮게 한다. 약아빠진 친구R은 짝퉁을 진퉁처럼 소화해내며 곤란할때만 진이를 찾는다. 그런 사람들 사이에 우리의 진이가 있다. 그런 주변과 사람들에게 전혀 영향을 받지 않는다는 투의, 그런 사람들이 슬픔과 외로움이 될 수 없다는 투의 진이는 웬만해선 눈물이 나지 않는 독한 여자다.



하지만 진이에겐 날마다 문자를 보내주는 베일에 휩싸인 인물이 있다...따뜻한 말, 걱정한마디, 그리고 조용한 응원...그 미지의 인물이 진이가 신청해놓은 통신사의 서비스라는 것이 밝혀졌을 때, 읽는내내 이 아가씨도 소녀도 아닌 진이가 왜 이렇게 가엽고 짠해졌는지, 알게 되었다. 어머니의 존재를 부정하고, 연애의 실패자이고 너무나 문제가 될 것이 많지만 별것 아니라고 여기는 무욕망의 주인공은 '내가 아닌 다른 것들이 상처의 원인이 될 수 없다'고 생각한다. 연민을 거부하는 이 젊은피는 얼마나 조용하고 강하며 도전적인가.


 


그 어떤 소설보다 인물들은 현실적이고, 대사는 맛깔스럽고 재치있으며 감각적이다. 요지경같은 이 세상 속에서 어른들은 점점 자신이 진실과 거짓이 경계가 불분명해진다는 것을 알면서도 모른척한다. 세상에 잘 적응하며 살아간다는 것, 어른이 되어간다는 것의 다른말은 바로 짝퉁을 진퉁인 '척', 아는 '척', 있는 '척'이라는 것을...목표가 있어서 앞만 보며 달려나간 사람은 진이가 보내는 시간을 겪지 못했을 수도 있다. 살아간다면 똑같이 오는 젊은날,누군가는 오늘을 살면서 미래를 꿈꾸고, 누군가는 시간만 보내며 안개속을 헤매고. 내 20대는 후자였기에, 비록 모습은 다를지라도 그녀가 느낀 외로움과 짝퉁일지라도 위로받고 싶어했던 그 기억이 떠올랐다.   


안정적이거나 우물같이 깊이가 있다거나 그런 소설은 너무나 많지 않은가.

가끔은 물에서 막 끌어올린 물고기처럼 펄펄뛰는 삶을, 이 시대의 인간을 조명해내는 생경하고도 생생한 장면과 대사들의 연속인 이런 뜨거운 젊은피를 수혈받을 필요가 있다. 겉으로 드러난 모습이 조용할 뿐이지, 누구보다 뜨겁고 위로받고 싶고, 행복해지고 특이해지고 싶은 주인공을 만났다. 그녀의 이름은 진이이고, 자신의 주변을, 자기사람을 자신만의 방법으로 사랑해 나간다. 짝퉁인지, 진퉁인지는 더이상 중요하지 않다. 그런 그녀를 만나 잠시나마 행복해지는 시간이었다.


 


"가짜가 진짜일까. 진짜가 가짜일까. 진실이 거짓말을 하는 세상이다. 세상이 만든 진실이 미워지면 너만의 가짜를 만들어라. 네가 원하는 그상상이 진짜다. 네 진심이 깃든 상상으로 이세상에 복수하라. 그러면 행복해질 것이다. 가짜로 인해 행복해지는 나를 보고 부러워해 줄 누군가가, 나의 가짜 감정에 속아줄 누군가가 우리는 필요하다. 서로를 속고 속이는 삶이다. 우리의 삶은 무릇 전쟁과 닮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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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 오프 더 레코드 | 기본 카테고리 2008-07-20 2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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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연애, 오프 더 레코드

박진진 저
애플북스 | 2008년 0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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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을 꿈꾸는 이 세상의 모든 사람들 중, 일단 연애경험이 없는 혹은 이제 사랑을 막 시작하려는 사람들에게 적극적으로 추천하고 싶다. 이 책에는 연애에 관한 오해, 착각 혹은 환상의 오류를 범하기 쉬운 연애초보자들이 보면 도움이 될만한 정보나 조언들이 풍성하게 들어있다. 감정적인 교류 뿐 아니라 육체적인 관계, 연해과정과 이별 후의 모습까지 사전처럼 쉽고 편안하게 찾아보면 좋을 듯 싶다.

작가가 여자인 관계로 어디까지나 여성에 입장에서 서술되었다. 하지만 여자쪽을 옹호하려는 좁은 글쓰기가 아니라 적당한 충고와 품위유지를 권장하고 있는 부분도 많아서 좋고, 남성쪽에서 보면 여자란 존재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히는데도 도움이 될 것 같다.

쉽고 자연스럽게 연애에 관한 이야기를 풀어가는 작가는 동네언니처럼, 때론 수다스런 친구들처럼, 때론 진짜 냉정한 카운셀러가 되어준다. 가벼울수도 있는 얘기를 깊게 짚어주기도 하고, 생각지도 못했던 것들이 문제가 될 수도 있겠다는 깨달음도 준다. 어쩌면 상대방에 대한 이해와 배려부족으로 나도 모르게 상처주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고 때론 내가 말못하고 받았던 상처들이 떠올랐다.

아주아주 열정이 넘치는 작가가 들려주는 실제 상담내용과 톡톡 튀는 표현들도 꽤 재미있었다.

 

그런데 처음엔 책장을 넘기는 즉시 다 읽어치울 것 같았는데 꽤 오래 걸렸다.

마지막까지 다 읽은 후엔 글쎄다...제목이 너무 거창하지 않나...싶기도 하고.

일단 30대에 접어드니 웬만한 연애조언, 충고는 친구들이나 만나는 사람들이 거의 전문가 수준이다보니, 책으로 만들어지고 돈을 주고 사볼 정도라면 그러한 조언보다는 신선하거나 재미있어야 하지 않겠는가.하는 생각이 들었는데. 너무 기대를 했나, 싶기도 하고. 

이미 '섹스 앤 더 시티'식의 대화와 상황에 익숙해져 있다면 식상하거나 평범한 책이 될 수도 있다고 말하고 싶다. 연애에 있어 정답은 없다는 작가의 말처럼 상황이나 상대에 따라 나의 대응정도가 달라질 수 있고, 어느쪽이 일방적이냐에 따라 문제가 생길수도 있다. 하지만 나이가 들어감에 분명한 것은 연애...할때는 귀찮고 쉴때는 그리워진다는 것이다. 그런 사람들에게 필요한 것은 과거를 곱씹어볼 수 있게 만들어주는 것이 아니라 책 속에 나오는 많은 실수를 하게 되더라도 다시 시작하고 싶어지는 열정을 살려주는 것이다. 그렇게 생각해보니 또 제목이 괜찮단 생각이 들기도 하고. 아무튼 이 책을 읽고 두 번의 실수나 착각, 오해를 하지 되리란 보장은 없지만 읽어둘만한 가치는 충분히 있다. 왜냐...연애는 계속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결혼을 했다면 지금 함께 살고 있는 그녀, 그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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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존존! | 기본 카테고리 2008-07-19 2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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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팝스타 존의 수상한 휴가

오쿠다 히데오 저/이영미 역
북스토리 | 2008년 0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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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다는 말부터 하지 않을 수가 없다. 지하철에서건 회사에서건 읽는 내내 낄낄거리며 터져 나오는 웃음을 막아보려 애쓴 순간들이 많다. 재미는 그렇다치더라도 이놈의 작가, 이 소설이 데뷔작이라는데 꼭 한번 만나보고 싶다는 생각이 굴뚝같이 든다. ^^


 


가난한 밴드시절 살인을 저질렀을지도 모른다는 망상에 휩싸여 수십년을 보낸 존은 아내와 아들과 일본에 휴가차 와있다. 젊음의 혈기를 야유로 쏟아내기도 했고, 전 세계의 찬양을 받으며 제 멋대로의 화려했던 밴드시절을 추억하기엔 존의 주변은 너무나 많이 변했다. 세기의 사랑으로 이름 올리며 아내 게이코를 만났고 아들도 생겼다. 그렇게 음악활동을 쉰 4년 동안의 시간이 존에겐 가족을 일깨워주는 인생의 전환점이 되어버렸다. 동시에 행복한 신상의 변화가 가져다 준 것은 저 깊은 곳에 늘 숨겨두고 자물쇠를 채워 놓았던 과거의 죄의식이었다. 살인에 대한 죄책감, 동성애자인 매니저를 심하게 대했던 일...그리고 다시 만나고 싶지 않은 비명횡사한 어머니와의 추억들...그것들이 풀어달라며 꺼내달라며 존의 꿈속에서 아우성치더니 결국 현실의 변비로 뭉쳐져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한다.



날이 갈수록 심해지는 변비 때문에 존의 일상은 엉망이 되고 결국 아내의 조언대로 가루이자와 숲에 있는 병원을 찾아가게 된다. 그리고 마침 조상의 영이 가는 길에 대한 일본의 명절과 겹쳐 그 병원에서 존은 기이한 경험을 하게 된다. 병원에서 마사지를 받고 쉬고 오는 길, 존은 자신의 잠재의식 속에 가두어 두었던 죄책감의 원인들과 조우하게 된다. 죽인 줄 알았던 상대에게 얻어터지기도 하고, 자신이 괴롭힌 이미 죽은 매니저와 동료가 나타나기도 하고...
그렇게 존은 죽은 사람들과의 만남을 통해 무겁게 가라앉혔던 것들과 화해한다.


상처가 회복되어가면서 육체의 고통을 넘어선 쾌감을 맛보게 된 존, 그것이 아내가 존을 치료시키기 위해 최면술사에게 부탁한 것이었다는 것을 알게 되고 분노한다.

하지만 그 분노를 끝으로 어렸을 적 자신을 방치한 어머니와의 만남을 통해 존은 불행했던 어머니의 과거를 보게되고 오랜 마음의 상처를 치유 받는다.
명절의 끝을 장식하는 날, 소원을 빌며 강물에 정령배를 떠내려보내고 존은 묵혀두었던 10일간의 변을 쏟아낸다.



사실 나는 비틀즈의 광팬이었다. 소녀시절 첫사랑에게서 배운 비틀즈의 영향으로 내 학창시절은 젝키나 HOT가 아닌 비틀즈의 시와 영혼이 담긴 음악들로 도배되었던 시간이었다. 그때의 나는 어리고 어려서 내 첫사랑이 좋아한다는 이유만으로 비틀즈는 나의 이상이 되었고 그들의 노래를 뜻도 모르고 흥얼거리는 것이 마치 그와의 소통인냥 그렇게 착각했었더랬다. 그리고 그가 떠나자 비틀즈도 내게서 점점 잊혀져갔다. 오늘 나는 죄의식을 해결받지 못한 과거를 현재로 끌고 온, 지독한 변비에 걸린 존을 만났다. 내게 비틀즈를 선물해준 첫사랑도 어쩌면 나를 과거에서 불러오고 싶은 한 사람으로 여길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잠깐 해봤다.


비틀즈를 둘러싼, 특히나 뜨거운 감자였던 존의 인생사 중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었던 이야기들을 솜씨 좋게 소설로 엮어낸 오쿠다 히데오의 재능과 용기에  박수를 보내고 싶다. 본인은 누가 되지 않을까, 라고 이야기했다지만 존 역시 이 소설을 본다면 기분좋게 웃어줄 것 같다. 오랜시간이 흘렀어도 그의 죽음은 안타까움으로 남아있고 그의 천재적인 음악은 지금까지도 사람들에게 남아 많은 위로와 감동을 주지만 그의 인생을 이해하기엔 비록 가상일지라도 많은 도움이 되는 소설인 것 같다. 모처럼 유쾌하고 따뜻한 소설을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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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종일관 유쾌한 변화 | 기본 카테고리 2008-07-16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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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여자를 바꾸는 5분 혁명

가미오오카 도메 저/은미경 역
마로니에북스 | 2008년 0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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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엔 재미로 시작했으나, 맞아맞아, 하는 과정을 거쳐, 거창하게 원대한 포부를 가지라며 앉아 있는 사람 일으켜 세워 뛰지 않으면 손해보는 것처럼 말하는 몇몇 책들보다 훨씬 좋다고 결론내렸다면 이보다 더 실용적일 수 있으랴. 말랑말랑한 자기개혁 60가지는 쉽고도 쉽게, 친절하게 애니까지 곁들여서 작은 희망의 불씨를 타오르게 만들어준다. 작은 희망이 모여 습관이 되고, 그것들이 모여 내 체질이 되고...그 작은 것들이 점철되어 결국은 내 인생을 만들수도 있다는 것, 알면서도 참 실천하기 힘들었는데.

벌써 나는 이 책의 조언대로 내 주변들을 정리하기 시작했고 (겨우 테이블 위를 치우는 정도이지만) , 내가 가지고 있는 많은 것들을 고쳐나가 보자고 마음 먹었다면 대성공이 아닌가 싶다. 책 속 만화들은 따뜻하고, 하늘주먹포즈라고 명칭을 부여한 화이팅 포즈와 코믹릴리프는 시종일관 사람을 유쾌하게 만든다.

 

나는 살면서 내 단점에 대해 다른 사람들에게 떠벌리는 것은 즐겨왔으나 솔직히 말하면 내 장점을 말하고 싶다거나 말해본 적이 별로 없었다. 남들이 인정해주지 않을까봐, 라는 생각도 있었지만 겸손한 척 우유부단한면이 너무 많아서라는 것을 이 책을 보고 깨닫게 되었다. 이 책에 나오는 몇몇 자질구레한 습관적인 면들만큼이나 소심하고 문제를 유발할 수 있는 성격적인 면들을 내가 고스란히 가지고 있다는 것이었다. 예를 들면 거절하지 못하는 점, 어영부영 미안하다고, 괜찮다고 말하는 점, 띨한 자기소개, 기본적인 멋도 못내는 점 등은 내가 생각한 나의 장점측면에 속했으나 이 책을 보면서 상대방에게 오해의 소지를 주거나 혹은 약속을 지키지 못하는 내가 상대방에게 실망의 원인을 제공할 수 있었다는 것을 확실히 느끼게 되었다.

 

책장을 덮고 한숨이 나오는 자기계발서도 많이 읽어봤고, 나랑 상관없는 성공신화의 주인공들을 보며 고개를 끄덕이기도 했고.

흉내낼 수 없는 업적을 이룩한 위인전도 읽어봤지만 이 책을 통해 당장 엉덩이를 의자에서 떨어뜨려 뭔가를 위해 작은 움직임부터 시작해보자, 할 수 있다는 기분좋은 변화를 느끼고 행복해진다. 5분 안에 내 눈알을 굴려주고, 머리를 회전시켜주고, 엉덩이를 들고 팔을 뻗게 한 혁명! 그것으로 되었다. 무엇이든 시작이 반이 아닌가. 이것으로 내 인생은 개혁되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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