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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제에게 감동받다. | 기본 카테고리 2009-10-15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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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모텔 라이프

윌리 블로틴 저/신선해 역
미디어2.0(media2.0) | 2009년 0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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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텔라이프>는 가진 것 없고, 빽은 더욱 더 없는 불운한 형제의 밑바닥, 아니 더 내려갈 곳도 없는 지하 인생을 그린 소설이다.인생에 면허증이 없어서 다행이다. 소설이니까 말이지, 그렇게 살라고 하면 살 수 있을까, 싶다. 절망이었던 가정과 아무도 돌봐주지 않은 유년시절...덜렁 남겨진 형제의 모텔생활은 시작부터 어둠의 향기를 진하게 풍겨댔다. 어느날 만취해서 돌아와보니 다리가 불편한 형 제리 리는 한 소년을 치어 죽이고 뺑소니쳤다. 그렇게 우리의 주인공 프랭크는 하룻밤 사이에 살인자가 되어버린 형과 도피에 나선다. 가진거라곤 고작 몇 달러와 차 한 대로...

 

그리고 '이건 형제애라고 해야 하나...얘네들...사는 게 이게 뭐냐...' 하는 시니컬한 내게 그들이 '희망'을 가르쳐주기 시작한다. 처음엔 동생 프랭크에게 평생 짐이 되는 제리 리가 그렇게 밉더니 이제는 그 때문에 마지막 장을 덮을 땐 울컥해서 눈물이 날 뻔 했다. 평생 사랑 한 번 제대로 못하고 불의의 사고로 다리까지 잃은 제리 리, 아이를 치어 죽인 죄책감에 죽을 때까지 괴로워했던 비참한 인생이었지만 그림이라는 돌파구로 희망을 그리고 동생에게 넉넉한 인심을 가르칠 줄 아는 사람이었다.

"나, 사랑에 빠지고도 싶고 나한테 푹 빠진 누군가도 있었으면 좋겠어..." 라고 죽기전에 한 그의 이 소소하고 평범한 소망이 가슴 저리게 와닿는다. 인생이 내 마음대로 되는 사람이 어디 있는가, 돈이 많은 재벌도 자기 자식에게 닥쳐오는 불행은 막을 수 없다. 인기가 많은 연예인도 인생의 갈증을 해소하지 못해 마약에 빠지고 자살도 한다. 인간은 태어나면서부터 아무것도 선택할 수 없고, 노력이라는 것을 통해 운명을 바꾸어 보려고도 하지만...글쎄...가진 것이 많다고 행복한 것은 아니라고 하는 자위성 합리화와 희망이라는 말이 어쩌면 잔인할수도 있다...고 느끼는 요즘의 나에게 모텔을 전전하는 '형제'는 충격이었다.

프랭크는 이 모든 사실을 알았던 것일까...그는 자신의 현실을 두고 누구도 원망하지 않는다. 아프고 마음까지 괴로운 형에게 늘 자신이 지어낸 이야기를 들려주며 새로운 세계로 도피하고 또 즐거워하는 프랭크...그것이 그가 형에게, 사람들에게 해 줄 수 있는 최고의 선물이었다. 요즘 유행하는 말 '측은지심'이 느껴지는 막가파 인생 프랭크는 형은 그렇게 보내고 새로운 희망을 꿈꾼다. 왜 희망이 없는 것 보단 있는 것이 훨씬 나으니까, 라는 단순한 진리로...행동으로는 하지 못하는 일탈을 꿈꾸는 형제의 순수함이 마음에 든다. 생각지도 못한 이야기들이 이 작은 책 한 권에 담겨 있으니 기대하라. 개인적으로 2부가 나온다면 프랭크가 작가로 성공한 모습이었으면 좋겠다. 마음 깊은 곳에서 응원을 보내고 싶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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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잭 트라우트! | 기본 카테고리 2009-10-15 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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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마케팅, 명쾌함으로 승부하라

잭 트라우트 저/김명철 역
비즈니스북스 | 2009년 0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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잭 트라우트라는 마케팅 전문가를 알게된 것은 우연히 회사에서 집어든 책에서였는데 강렬하고 한치의 망설임도 없이 주장을 전개해 나가는 것이 인상깊었다. 무수히 많은 마케팅 관련 서적이 쏟아져 나오지만 그 중에서도 잭 트라우트의 서적들은 단연 돋보이고 무엇보다 복잡한 머리를 명쾌하게 정리해준다는 장점은 이 책의 부제대로 차별화, 단순함을 뛰어넘는 마케팅의 대가답다.

아마 새로운 전략이나 공식을 원했던 사람이라면 이 책을 보고 의아할 것이다. 이 책은 또 다른 방법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라 지극히 단순하고, 지극히 기본적인 놓치고 가지 말아야할 가치와 법칙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다. 새로운 시도나 우회하는 전략 등을 아주 어리석다며 일침을 가하고 심지어는 실패한 마케팅과 오류를 범한 기업과 사람의 실명들을 거론해가며 유쾌하지 않은 실수를 지적하는 것을 주저하지 않는다.

 

속도를 측정할 수 없이 변해가는 시장논리 속에서 성공하는 마케팅의 비결로 '명쾌함'을 꼽은 잭 트라우트는 왜 명쾌해야하는지에 대한 이유를 조목조목 따져준다. 혼란스럽게 무한하게 널려있는 정보나 리서치에 의존하지 말것, 날이 갈수록 모호해지고 감정과 명확하지 못한 카피에 의존하는 광고를 과감하게 혁신할 것, 명쾌함이란 것이 때로는 직접적이고 쓸데없는 부분들을 포기할 수 있어야하는 능력이라는 것을 생각하게 만드는 책이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기업들을 예로 들어가면서 쉽게 이해시키는데 나는 무엇보다 잭 트라우트의 뒤 돌아보지 않을 것 같은 자신감 있는 어투와 촌철살인이 마음에 든다. 마케팅 가이드로써의 그의 역할이 날이 갈수록 더 큰 자리를 차지하는 이유는 무분별한 마케팅 프로세스와 오락가락하는 마케팅 전략의 전쟁터에서 확고부동하면서도 노련한 승리의 이론을 제시하기 때문이다. 그의 책을 읽으면 늘 자신감의 불씨들을 얻을 수 있고 그것은 꼭 실무와 현장에서 뿐 아니라 내 인생을 마케팅하고 브랜딩하는데도 큰 도움이 된다. 마케팅 초보자이든 전문가이든 그 동안 끝도없을 것 같이 제시된 마케팅 전략에 머리 아파했다면 무엇을 선택할지의 문제가 아닌 무엇을 버리고 정리해야할지에 대해 고민해야 할 것이다.

엄청난 숫자의 광고들 속에서 상품과 광고를 연결시키지 못하는 광고비 낭비의 시대에 섣불리 트랜드를 따르거나 아이디어에만 의존하는 마케팅이 얼마나 위험한 것인지 알려주는 이 책은 가장 중요한 부분, 최대 강점을 살리고 경쟁자를 누를 수 있으며, 무엇보다 오래 지속할 수 있는 마케팅을 도와주며 내가 어떤 오류에 빠져 명쾌함을 방해받고 있었는지 깨닫게 해준다. 복잡하지 않고 명쾌하게 핵심에 접근하는 것! 핵심 메세지 하나만을 각인시키는 마케팅이야말로 여러 메세지를 전달하거나 감정에 호소하는 것보다 소비자에게도 통한다. 자신있게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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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감해지는 소설 | 기본 카테고리 2009-10-15 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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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위대한 자들의 탄생

고경오 저
반디출판사 | 2009년 0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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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이응준의 <국가의 사생활>이라는 작품을 읽고 섬짓했던 기억이 떠올랐다. 미래를 그리고 상상하는 일보다 더 두려운 일은 바로 나도 모르는 저 어두운 세계에 펼쳐져 있는 오늘이라는 것. <빌더버그 클럽>이란 책에서 엄연히 존재하면서 전세계를 주무르는 상위 1%에 대해서 이야기할 때만 해도 긴가민가 했었다. 그런데 이 소설을 읽고 조금 분명해졌다. 작가는 판타지 장르를 섭렵하고 오랜시간 출간을 제의 받을 정도로 작가로 활동했으나 고사하고 출판업계에 종사했었다고 한다. 2000년도에 구상하여 오랜 자료조사를 통해 1년 반 만에 이 작품을 완성했다. 이 작품이 만약 판타지였다면 재미로 읽고 넘겼을 내용이지만 소설가는 당연히 누구나 개인적인 성향이 있으나 동전의 양면처럼 어쩔 수 없이 사회와 현상을 글 속에 녹여내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 그것이 사랑의 트랜드이든 이 소설처럼 정치와 사회, 국가라는 배경에 자신의 세계관을 반영하든.

 

재미있고도 무서운 소설이었다. 한 집안에서 동거하는 세 친구 오기호, 강병남, 유신한은 어느 날 술취한 강병남이 주워온 한 여자로 인해 인생이 뒤바뀐다. 바코드가 찍힌 여자는 전 세계를 지배하고 유린하려는 거대한 음모를 가진 집단에서 찾는 사람이었고 그로 인해 그들은 도망자 신세가 된다. 어쩔 수 없이 거대한 집단 - 회사- 에 맞설 병기로 훈련되어지는 그들이 계란이 바위치기꼴이지만 목숨을 바쳐 싸운다는 이야기다. 돼지독감을 비롯 전 세계에 퍼져 나가는 수많은 바이러스가 우연이 아닌 치밀한 배후의 조종 아래 진행되었다면 어떨까. 인간의 분류를 네 등급으로 나누어 세뇌시키고 조종할 수 있다면? 무시무시한 이야기에 막연한 공포심을 느끼게 하는 허황한 픽션이 아닌 사실적이고 현실적인 배경을 바탕으로 재구성하고 나름의 논리를 부여했다. 읽는이로 하여금 상상하게 만들고 생각하게 하는 힘이 있다. 소설에 따르면 정치와 권력, 나아가 국가도 이용할 수 있는 초엘리트 집단의 더러운 탐욕과 신자유주의 체제 아래의 모순점 등이 서로 얽히고 섥혀 민중은 점점 고통 당하고 어리석은 그룹으로 자연스럽게 분류되어진다. 그런데 그것이 점점 믿어지니 큰일이다. 스케일도 비주얼도 좋은 소설이지만 마지막까지 인간적인 면에, 진정한 행복이라는 질문을 놓지 않는 점이 마음에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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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인의 눈물 | 기본 카테고리 2009-10-15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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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와인의 눈물

배명희 저
뿔(웅진문학에디션) | 2009년 0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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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제인 <와인의 눈물>이라는 말이 참 감각적이어서 찾아 보았더니 "순수한 물을 와인잔에 넣고 벽을 코팅했을 때와는 달리 눈물방울 같은 물방울이 맺혀서 와인잔의 벽면을 타고 흘러내리는 현상" 이라는 글이 제일 먼저 눈에 들어온다.  한번도 사랑을 완벽하게 소유해보지 못한 고독한 여자의 이야기란 평이 붙은 표제작인 '와인의 눈물'은 옛 남자와 현 남자인 직장 상사와의 사이에서 자리를 찾지 못하고 방황하는 여주인공이 등장하는데 개인적으로는 다른 작품들이 훨씬 좋았던 것 같다. 

말을 검색해볼만큼 기대했다는 것이지 좋지 않았다는 말은 아니다. 이도저도 못하는 여주인공의 섬세한 심리 묘사는 너무 익숙해졌고 절제는 아름다워야한다는 강박관념에 사로잡힌 내 문제일 뿐이다.

8개의 작품이 모두 열린 결말을 취하고 있어서 여운을 남기기도 하지만 전체적인 내용과 형식의 수준은 평이하다.

작가들은 왜이리 소통의 부재와 답답함을 절제로 포장시키는 것을 좋아하는지...특히,  남편과 갈등하는 한 여인이 자아를 찾아가는 과정을 그린 '피그말리온 효과'와 막차를 기다리다 만난 한 남자에 대해 인생고민을 털어놓으려고 잔뜩 기대한 남자가 버스 운전기사와 마찰을  빚으며 일어나는 일을 그린 '마지막 버스'는 아주 좋았다. 또 허리를 다친 여인이 자신을 무척이나 서운하게 만들었던 남편과의 과거를 회상하며 수술실에 들어가는 [눈물 한 방울]은 베스트 극장 같이 드라마틱한 느낌이 있다. 열린 결말에 대한 긍정적인 생각을 갖게 해준 작품집이고 개인적인 취향 때문인지 소통을 기대했던 대상에 대한 실망을 그려나가는 작품들은 대체적으로 공감이 되고 좋았던 것 같다. 중단편의 신선함을 기대했는데 그것보다는 훨씬 노련미가 흐른다. 또 일상의 관계 속에서 교감할 수 없는 허무한 순간들의 발견들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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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의자 | 기본 카테고리 2009-10-15 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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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붉은 의자

주수자 저
송이당 | 2009년 0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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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장으로 시작하는 작가의 말, 그리고 내게는 주수자란 생소한 얼굴과 이름, 그 덕분에 어쩌면 좀 더 신선할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었다. 단편을 좋아하고 단편이 주는 생경함과 많은 여운들을 늘 기다리는 한 사람으로 장편이나 머리 아픈 독서에 지칠 때가 되면 일정 분량의 단편들을 영양제 먹듯이 섭취해주어야 한다고, 그래야 독서의 리듬이 유지된다고 여겨왔다. 그러다가 만약 단편이 마음에 드는 작가라도 만날때면...그 작가의 장편을 기다리는 설레임이란...아는 사람만 안다.

 

표제인 <붉은의자>도 그렇고 입양, 유학, 혼혈문제 등 유독 갖가지 사연으로 인해 타국 생활을 하거나 고국을 방문하는 주인공들의 이야기가 많다 싶어 찾아보니 작가가 외국생활을 오래 했다고 한다. 그래서 정체성의 상실과 자아를 찾지 못한 안타까운 그들의 모습을 더 현실적으로 인상깊은 모습으로 그려질 수 있었던 것 같다.

이 분의 단편집은 마치 강렬한 베스트극장의 작품을 여러편 본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작품을 나열하는 방식도 그렇고...세련되거나 주제 하나로 묶어주는 느낌도 없이, 전체를 관통하는 주된 감정은 골라내기 어려우나 아무튼 평범하지는 않고 가독성은 좋다. 단편은 평범한 것을 비범한 것으로 만들어낼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기에 매력적인 글이라는 것을 느끼지 못해 안타깝다. 하지만 이 작품집에는 사람의 전생이나 미신적인 경향이 많이 드러나 있어서 독특하다. 이야기의 곳곳에서 인간의 정신문제와 과거의 상처가 현재의 삶에 주는 영향, 그리고 관계에서 나를 찾는 모습들이 많이 보인다. 겉잡을 수 없는 관계들 속에서 용서하고, 화해할 수 있고, 다시 시작할 수 있다는 희망 등을 나에게서 찾고, 내 안에서 들리는 목소리에 귀를 귀울여가는 주인공들의 모습들을 대체적으로 열린 결말로 표현한다. 내 수준에선 너무 빨리 끝냈다 싶어 혼란스러웠고, 때론 촌스럽지만 마음이 따뜻해지기도 했지만 독자들에게 시야를 넓힐 수 있는 기회를 주는 소설이란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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