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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에 있어, 그리고 인생에 있어 거리와 각도와 색감과 피사체 | Review 2022-11-17 1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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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인생은 우연이 아닙니다

김경훈 저
다산초당 | 2022년 10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사진을 통해 바라본 인간의 삶과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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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이 책의 구성은 모두 네 장으로 되어 있다. 곧, 거리, 각도, 색감, 피사체이다. 이 네 가지는 사진을 찍기 위한 요소이며 이 네 가지 요소를 고려해야 좋은 사진을 찍을 수 있다. 저자는 사진의 이 네 가지 요소를 사람 사이의 관계와 사회의 모습에 대한 통찰력으로 바꾼다. 그 가운데 개인적으로 많이 공감했던 내용은 1장 거리와 3장 색감이었다. 

 

제 1장의 주제는 "거리"다. 사진에서는 피사체와 카메라의 거리가 중요하다. 이 책에는 거리를 지나가는 사람의 코앞에 갑자기 카메라를 들이댔던 일본의 스즈키 다쓰오의 사례부터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서 육상 경기를 취재하기 위해 경기장의 가장 높은 곳인 캣워크에 올라갔던 저자 김경훈 자신의 이야기까지 다양한 거리에서의 사진 촬영의 예를 소개한다. 멋진 사진을 촬영하기 위해서는 피사체와의 적당한 거리가 필요하다. 그런데 저자는 피사체와의 적당한 거리를 취재 대상과의 인격적 거리로 재해석한다. 20세기 최고의 전쟁 보도사진가로 꼽히는 로버트 카파(Robert Capa)가 이렇게 이야기했다. "당신의 사진이 좋지 않은 것은 대상에 충분히 다가가지 않았기 때문이다."(p. 17) 다른 사람을 바라보는 우리의 시선이 왜곡되어 아름답지 못한 이유는 그 대상에게 마음으로 충분히 다가가지 못하였기 때문일 것이다. 

제 3장의 주제인 "색감"은 사진에 담긴 감정을 다룬다. 저자가 연로하신 어머니에게 사진 촬영을 "가르쳐" 주었다는 이야기인 "어머니의 사진첩"은 저자 본인의 감정이 충분히 담겨 있는 소소한 이야기다. 어머니의 산책 길에 사진 촬영을 권해드리고, 그 사진을 공유하면서 삶에 대한 다양한 대화를 나누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이는 퓰리쳐상을 수상한 전문 사진기자만 경험할 수 있는 이야기가 아닌 자신의 핸드폰으로 사진을 찍는 모든 사람들이 조금만 주의를 기울이면 경험할 수 있는 사진 속 감정의 이야기다. 그 외에도 일상 생활이나 여행지에서 커다란 카메라를 내려놓고 그곳에서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누리고 싶어하는 저자의 마음도 잔잔한 감동을 선사하였다. 

 

이 책은 사진이라는 소재로 사람들의 모습을 풀어낸 에세이다. 사진에 대해 깊은 지식이 없이도 편안히 읽을 수 있는 책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의 중간에는 사진의 대가들이 사진에 대해 어떻게 생각했는지, 그리고 그것이 일상을 바라보는 우리의 관점을 어떻게 바꾸는지에 대한 흥미로운 내용도 많다. 예를 들어, 앙리 카르티에 브레송의 작품은 "결정적인 순간"(the Desicive Moment)을 포착해낸 사진이라고 평가를 받는다. 찰라의 순간에 영원성을 불어넣는 사진이라는 특성상 결정적인 순간을 포착하는 능력은 모든 사진가의 로망이 될 것이다. 그러나 브레송이 자신의 작품집에 인용하다는 문장은 결정적인 순간의 다른 측면을 보여준다. "세상에 결정적인 순간을 가지지 않은 것은 없다"(p. 182) 인터넷에서 흔히 검색할 수 있는 이른바 사진 잘 찍는 법이 아니라, 사진에 대한 깊은 통찰과 그것이 선사하는 인생의 새로운 관점을 접할 수 있는 잔잔한 감동이 있는 에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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