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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찮아 아무일도 일어나지 않아(혹시, 나도 모르게 차별하고 있나요?) | 서평단으로 글쓰기 2021-06-28 2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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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괜찮아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아

세라 해거홀트 저/김선희 역
자음과모음 | 2021년 0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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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이 어떻게 생겼든, 여자든 남자든, 다른 무엇이든, 자신말고는 그건 누구도 상관할 바가 아닙니다. 여러분은 하고 싶은 말을 하고, 옳다고 믿는 것을 응원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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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가며,

 


 

핀란드에 간다면 조금은 색다른 안내 표지판을 볼 수 있다.

여성, 남성, 그리고 제 3의 성을 포함한 All gender restroom 표지판.

핀란드 뿐만 아니라 스웨덴에서도. 어쩌면 우리가 북유럽국가라고 통칭하는 선진국의 변화처럼 우리나라에서도 언젠가는 3개의 성이 표현된 안내 표지판이 등장할지도 모르겠다.

 

차별금지법*이 사회의 화두인 만큼, 소수자에 대한 인식과 다만, (남과 여)양성에 국한되지 않은 다양성을 품은 성인지, (청소년을 위한)성교육 등 포괄적인 변화를 꿈꿔본다.

 

'세라 해거홀트'의 <괜찮아 아무일도 일어나지 않아>는 일반 가정에서 가족구성원 한 명이 성소수자의 길을 선택할 때 가족들이 맞이하게 되는 상황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책 속으로,

 

책의 주인공 이자벨은 기다리던 새 학기를 열며 두 가지 사건을 맞이하게 된다.

이자벨에게 가장 중요한 연극 동아리의 학기 말 공연에 대한 것이고(이자벨이 고대하던 주인공역에 낙첨된다), 하나는 예고없이 찾아온 아빠의 커밍아웃이다.

 

독립적으로 존재하는 두 가지 사건이 점차 유기적으로 얽혀가며, 학교 생활도, 친구 관계도, 가족의 분위기도 모두 엉망이 되어버리고 마는 중등 7학년 이자벨(이지라고 불린다).

 

아빠의 문제로 심난한데, 절친과는 틀어져 버리고, 아빠에 대한 가십으로 학교에서는 고립되어 버린다.

 

친숙한 주제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흡입력있게 읽어 나갔던 것은 이자벨이 겪는 감정의 변화가 섬세하게 잘 그려졌고, 감정이 점점 고조되면서 클라이막스에 치달았을 때 그 감정이 해소되는 해방구가 이야기 속에서 충분히 설득력이 있었기 때문이다.

 

갈무리 한 문장을 따라가는 것만으로도 이자벨이 느낀 감정을 공유하며 그 감정이 어떻게 변화하는지를 느낄 수 있다. (287페이지에 달하는 내용 중간중간 독서를 끊고 일어나야 할 때가 있었는데, 늘 아쉬운 맘으로 책을 덮었다)

 

(이자벨과  그레이스는 집에서 아가씨와 건달들’ DVD를 찾던 중 여행가방 속에서 누구 것인지 정확히 알 수 없는 옷가지를 찾아내게 된다.)

이유를 모르겠지만 이런 옷을 보고 있자니 이상한 느낌이 들었다. (큰 가방에 들어있는 원피스와 치마, 속옷, 분홍색 뾰족구두를 발견한 두 사람.) 누군가의 일기를 읽거나 사적인 대화를 엿듣는 것처럼. 그런 비밀스러운 느낌이었다. 난 그것들을 옷장 속 보이지 않는 가방에 다시 두고 싶었다. 애초에 그런 것들을 찾지 않았으면 했다. p28

 

(아빠의 커밍아웃을 들은 직 후)

 

한 가지 이미지가 마음속에 가득 차서 다른 건 생각할 수가 없었다. 그 가방, 구두, 너무 큰 옷. 그건 결국 엄마 것이 아니었다. 아빠 것이었다. 전부 다 이해가 간다. 하지만 지금 당장은 뭐든 전혀 이해가 가지 않는다. p40

 

무엇보다, 차라리 아빠가 우리한테 그 말을 하지 않았으면 좋을 텐데. 모든 것이 전처럼 그대로였으면 좋을 텐데. p42

 

부엌에서 식기세척기에 그릇을 넣는 아빠, 거실에서 놀고 있는 제이미, 사무실(엄마가 일하는 방을 지칭)에 있는 엄마, 각자 자기 방에 있는 메건 언니하고 나. 그저 평범한 가족 같다. 같은 집에 있지만 모두 각자다. 아무도 말하지 않는다. 하지만 모두 같은 생각을 하고 있다. 우리는 다시 평범한 가족이 될 수 있을까? p44

 

그러고 나서 멀토니 선생님이 우리에게 그레이슨 페리에 대해서 얘기해 주었어. 그 대단한 예술가 말이야. 그런데 그 사람은 여자 옷을 즐겨 입었어, 트렌스젠더는 아닌데. 그래서 나는 선생님한테 그건 커다란 차이라고 말했지. 그러니까 내 말은, 트랜스젠더라는 건 옷을 어떻게 입느냐 하는 문제는 아니라는 거지 안 그래? 자신이 누구냐에 관한 문제라고.” p167

 

(아빠가 아침 TV 프로그램에 출현 해 성소수자에 대한 발언 후, 등교한 이자벨)

그래도 마음이 놓이기 시작했다. 어쨌거나 누가 새벽에 텔레비전을 볼까? 본다 하더라도, 그게 우리 아빠라는 걸 어떻게 알까? 파머는 어쨌거나 아주 흔한 성이다. 문득 어떤 생각이 떠올랐다. 아이들이 안다 하더라도 내가 왜 신경을 써야 하지? 디는 오늘 아침 현명했다. 굳이 다른 사람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왜 중요할까? p263

 

(영문학 시간의 과제 발표를 위해 나온 자리에서,  이전과는 달리 자신의 의견을 거침없이 말하기 시작한 이자벨) 어쩌면 여러분도 봤을 거예요. 어쩌면 안 봤을지도 모르고요. 수천 명의 사람들이 방송을 보고 판단하고, 아빠에 대해 수군거렸을 겁니다. 그래도 아빠는 하고 싶은 말을 했다고 합니다. 어쩌면 그 방송이 누군가를 도왔을 거예요. 여러분이 어떻게 생겼든, 여자든 남자든, 다른 무엇이든, 자신말고는 그건 누구도 상관할 바가 아닙니다. 여러분은 하고 싶은 말을 하고, 옳다고 믿는 것을 응원해야 합니다. 이상입니다. p267, 268

 

 

책을 나오며,

 

영국 내 성소수자 권리 단체 인 스톤월(stonewall)의 캠페인 매니저이기도 한 저자는 이상과 현실을 잘 버무린 결말로 우리를 인도했다. 아빠의 커밍아웃을 공공연하게 이루어졌고, 이자벨과 메건(이자벨의 언니)은 자신들 나름대로 그 상황에 대한 분노와 미움의 감정을 승화시켰다(그리고 성장했다. 이 책은 청소년 소설로 분류된다). 오해로 틀어졌던 친구와의 관계도 아빠라는 징검다리를 통해 다시금 회복했고, 그들이 준비한 학기 말 공연은 성공적으로 끝났다. 해피엔딩을 맞이한 독자는 행복한 마음을 안고 책을 덮을 수 있다. 그러나 현실은 동화처럼 아름답지만은 않음을 알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차별이 만연한 사회에서 어쩌면 이 같은 청소년 소설은 앞으로의 사회 속에 좀 더 다양한 스펙트럼이 녹아들게 하는 기폭제가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 차별금지법 또는 반차별법은 대한민국 헌법의 평등 이념에 따라, 정치·경제·사회·문화 등 모든 생활영역에서 합리적 이유가 없는 모든 형태의 차별을 금지하는 내용을 담고 있는 대한민국의 법률안 및 조례안으로, 국가인권위원회법에서 일부 내용을 정하고 있으나 중앙 정부에서는 2007년 대한민국 제17대 국회에서 처음 발의된 이래 새로 출범하는 국회마다 계속하여 발의되고 있는 법안이다. 외국의 경우 여러가지 개별적인 사안에 대해 차별을 금지하는 법률을 충실히 만들어 놓거나, 포괄적인 차별문제에 대해 차별을 금지하는 법률을 만들어놓고 있는 경우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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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쓰기를 합니다(내 문장으로 나를 발견하고, 위로하고, 응원하는 법) | 서평단으로 글쓰기 2021-06-26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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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마음 쓰기를 합니다

박선희 저
여름오후 | 2021년 06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글쓰기 강좌를 듣는 기분으로, 강의 주제는 나 그리고 글쓰기 정도가 될법한 시간을 가졌다. “쓸만한 이야기가 없어.” 에서 벗어나게 해준 이 책을 글쓰기를 시작하는 독자에게도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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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의 힘은 생각보다 강하다. 삶이 버거울 때 우연히 읽은 글에서 신선한 열망이 샘솟기도 하고, 운명처럼 만난 문구에서 인생의 좌표를 감지하기도 한다. 그 문장들을 한 글자씩 적으며 되새김하면 그 효능이 조금 더 커진다. 하지만 가장 명료하게 힘을 주는 문장은 단연코 내가 쓴 내 문장이다. p6

 

프롤로그 글의 공감을 시작으로 읽어나간 책이다.

1년 전 겪었던 일상의 붕괴에서 한동안 마음을 추스르기가 어려웠던 시절을 떠올린다. 그 경험은 계속해서 복기되고 복기되면서 마음의 우울감은 사그라들 줄을 몰랐다. 그때부터 일상 글을 쓰기 시작했다. 강렬한 기억으로 남은 일상의 파편들을 조금씩 모아서 글로 정리했다.

 

우울한 마음들이 이름을 얻고 한 장의 글이 되어 차곡차곡 정리 되었다. 계속해서 써 나갈 힘이 필요했는데, 도중에 멈춰선 날 들이 더 많았다. 그러한 마음을 다잡아줄 책이 바로 박선희 작가의 <마음 쓰기를 합니다>였다.

 

 

# 책 속으로,

 

마음 쓰기는 지금 여기의 나를 건강하게 지켜주는 글쓰기다. 우리 마음은 깊고 오래된 고통, 수치와 혐오로 남은 상처에만 아파하는 게 아니다. 누군가의 부주의한 말 한마디에도 일주일을 망칠 수 있고, 뚜렷한 이유도 없이 우울의 터널에 갇힐 수도 있다.(중략) 마음 쓰기는 우리를 당황케 할 수 있는 그 모든 상황에 약효를 나타낸다. 온 마음으로 쓰면 평화로워진다. 힘을 얻는다. 쓰러진 자존감과 자신감이 몸을 일으킨다. 똑똑해진다. 든든하다. 통쾌하다. 물론, 꾸준히 써야 한다.

 

- 발견, 나를 조금 더 알게 하는 이야기들

 

나는 기억한다라는 문장으로 시작해, 지금 떠오르는 당신의 오래된 기억을 최대한 많이 이어가 보세요. 주제도 순서도 없이 줄줄이 따라 나오는 기억을 그대로 다 쓰면 됩니다.

 

당신은 스스로 나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을 해본 적이 있나요? 지금 나는 ------- 의 문장 완성으로 당신 자신을 표현하는 문장을 생각나는 대로 써보세요. 그리고 길게 이어지며 형체를 드러내는 당신의 모습을 확인해보세요.

 

 

- 의미, 나는 어떻게 살고 싶은 걸까?

 

단순한 동기에서 써보게 한 나의 장례식에 초대합니다는 뜻밖에도 잊지 못할 의미 있는 시간을 만들어주었다. 지나온 날들을 차분히 점검하며 자신을 돌아볼 수 있다는 점에서, 그리고 진심을 다해 속마음을 털어놓음으로써 카타르시스를 경험할 수 있다는 점에서 그랬다. 새삼 알게 된 또 하나의 사실이 있다. 유언의 글은 죽음을 생각하는 글이 아니라, 과거로 시간 여행을 하며 삶을 성찰하는 글이라는 것. 삶이 쉽지 않다면 죽음 앞에 선 기분으로 차분히 유언의 글을 써보는 건 어떨까.

 

몇 주 전 아이가 도서관 멘토링을 하는 시간을 기다리며 읽었던 주호민 작가의 신과 함께-저승편이 떠올랐다. 죽음으로 죽음 이후에 세계에 다가가는 것보다, 오히려 죽음의 세계로 들어가기 위해선 내가 살아온 시간들을 돌아보는 것이 필요했다. 순간 7개의 심판대의 선 김자홍에게 이입이 되면서, 내가 누군가에게 했던 비수 같던 말, 내가 했던 선하지 않은 선택들이 함께 떠올랐다. (나의) 장례식에 대한 소회, 유언장은 오히려 내가 어떻게 살고 싶은지를 들여다보게 하는 거울과 같은 글쓰기라는 생각이 들었다.

 

 

- 현실, 일상이 힘들 때 나를 지키려면,

 

어떤 이유로든 말할 수 없이 착잡할 때, 가시거리가 사라진 듯 막막할 때, 등이 굽도록 힘이 들 때, 잠시 멈춰서 응원 한마디를 적는 수첩이다. 그 수첩의 이름은 우선멈춤이라고 정했다. 겨우 한마디, 두 마디 정도지만 매번 효과가 있다.

 

당신 능력으로 어찌해볼 수 없는 일 때문에 자주 힘이 빠지거나 부정적인 생각이 드나요? 마음의 렌즈를 바꿔 끼워보세요. 그렇게 해서 이전과 달리 보이는 것들, 다르게 읽히는 것들을 하나씩 적어 나가 보세요.

 

 

- 감각, 내가 느끼는 만큼 내 것이라서,

 

좋은 소리, 심리적 안정을 주는 소리를 글로 재생하면 그 소리를 듣는 것처럼 마음이 평온해질 수 있다. 하루를 마감하고 잠자리에 들기 전, 깨끗이 펼쳐진 종이 위에 오늘 내 귀가 즐겁게 흡수했던 소리에 관해 써본다.

당신은 어떤 소리를 좋아하나요? 오늘 들었던 수많은 소리 중 당신에게 긍정적인 자극을 준 소리에 대해 써보세요.

 

 

- 감정, 내 마음과 잘 지내려고

 

나의 감정을 정확히 인식하고 하나로 뭉뚱그려진 감정 언어를 분화시킬 방법으로 글쓰기는 훌륭한 도구가 될 수 있다. 언어를 사용해 내 감정의 정체를 밝히고 적합한 표현을 찾는 것이다. (책에서는 5단계의 감정 표현 연습을 제시한다. 디테일한 전개에 도움이 되는 방법이었다)

 

나는 자신에게 관대한 편이 아니라 가끔씩 자존감을 키워줄 연료를 공급해야 한다. 그럴 때 유용한 방법으로 내가 가진 값진 것들에 대해 생각한다. 그러면 휘어진 옷걸이처럼 쳐 졌던 어깨가 우쭐우쭐 올라온다. 언제든 내 자존감의 연료가 되어줄 나의 소중한 것들, 나의 좋은 사람들에 대해 글을 써보면 조금 더 확실하게 가진 자의 여유가 생긴다. 생각이나 말은 날아가 버리기 쉽지만 글은 영구한 것으로 남아 마음에 새겨지기 때문이다.

 

나오며,

 

글쓰기 강좌를 듣는 기분으로, 강의 주제는 나 그리고 글쓰기 정도가 될법한 시간을 가졌다. 그동안 정체되어 있던 글쓰기에 다시금 불을 짚힌다는 기분으로, 가볍게 읽어 나가고 저자가 던져주는 화두를 바탕으로 A4 반 정도의 글을 써나갔다. “쓸만한 이야기가 없어.” 에서 벗어나게 해준 <마음 쓰기를 합니다>는 글쓰기를 시작하는 독자에게도 좋은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두 문장을 갈무리 하며 글을 마친다.

 

코로나 펜데믹 한가운데서 우리는 마음 쓰기를 시작할 기회를 놓치지 말아야 한다. 물질적 운동의 차원의 행위를 광범위하게 금지당하면서 정신적 정적 차원의 장이 열렸기 때문이다. p9

 

인생이 공허할 땐 돈을 쓸 생각 대신 글을 쓸 생각을 해보자. 돈을 쓰면 쓰는 만큼 마음의 구멍이 커지지만, 글을 쓰면 쓰는 만큼 마음의 구멍이 메워진다. 글쓰기의 중요한 기능 중 하나는 마음 속 결락된 부분들을 복원하는 것이므로, p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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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고민 하지마 (프로고민러에게 건네는 다정한 구원자의 손길같은 책) | 서평단으로 글쓰기 2021-06-25 1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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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너무 고민하지 마

앤 보겔 저/김나연 역
이비 | 2021년 0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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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들어가며,

 

다가오는 어떤 결정에 너무도 고민되는 당신 (속칭, 프로고민러라고 할까요?),

자려고 누웠을 때 오늘 낮에 했던 말에 이불킥을 하는 당신이라면,

지나가며 던진 말이 마음 속에서 고개를 들고 그 사람은 왜 그런 말을 했을까?’ 라는 생각으로 쉽게 잠 못 들지 못하는 사람이라면,

 

저자 엔 보겔<너무 고민 하지마>는 꽤 유용하게 읽힐 책이다.

 

프롤로그,

 

지나친 고민의 파괴적인 영향에서 벗어나라.

저자는 몇 달간 준비했던 프로젝트를 위해 내슈빌로 30시간이 소요되는 거리를 운전해 가야 했다. 그러나 태풍 예보 소식을 접하며 고민에 빠지기 시작한다. 폭풍우를 뚫고 30시간을 운전해가야하는 상황은 생각할수록 최악이었다. (이미 폭풍우 속에서 운전을 했던 경험에 더욱 그러했다.) 모니터 앞에 앉아 조금이라도 나은 소식을 기다리며 새로고침을 계속 하던 중, 이러한 방식으로는 다가올 상황을 전혀 개선시킬 수 없음을 깨닫고, 결정을 내린다.

 

예정보다 22시간 빠른 시간에 출발하는 것.

 

하루 당겨 출발한다는 것으로 이해하면 될텐데, 물론 일정을 하루 당긴다는 것 자체의 변화가 있지만 그래도 최악의 기상에선 벗어날 수 있는 결정이었다. 나는 이 결정에 박수를 보냈다.

 

지나친 고민으로 만들어지는 사상누각은 그자체로 위협적이다. 고민의 파괴적인 영향에서 벗어나는 것. 그것이 첫 번째 단계이다.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그녀는 그저 선택을 했고 그 후로도 이런저런 선택을 이어 나갔다. 돌아보면, 누구나 하는 작은 선택이 삶에 더해지는 것일 뿐. - J. 코트니 설리번 (30p)

 

1. 나는 왜 계속 고민 하는가

우리 중 많은 이가 반복적인 연습을 통해 건강하지 못한 신경 회로를 강화한다. 두려운 생각이나 패배주의적인 생각을 반복할 때마다 우리는 그런 생각을 다시 하기 쉽게 만드는 연계를 강화한다.” 다시 말해 우리가 지나치게 고민을 하면 할수록 더 고민하게 된다는 것이다. 작은 것부터 시작해서 그 순환 고리를 깰 수 있다.

->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사소한 일을 자주 하는 것을 문 밖의 기술이라고 한다.

 

2. 당신이 하는 일을 지켜보라.

우리가 지나치게 고민하고 있다는 사실을 인식하지 못하면 이를 극복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리고 지나친 고민을 부추기는 의사 결정 방식에 의존하는 한 우리는 과대 사고에 많은 시간을 할애할 것이다. 하지만 실제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알게 되면 변화가 시작된다.

 

3. 무엇이 중요한지를 결정하라.

우리는 모두 매일 수많은 결정에 직면한다. 이 모든 결정은 우리의 관심을 요구한다. 우리는 자신에게 무엇이 중요한지를 파악하고 의사 결정에 대한 가치 중심 접근법을 활용해 그것들을 간소화할 수 있다. -> 우리의 가치관은 크고 작은 결정, 단기적이고 장기적인 결정을 이끌어 낼 수 있다.

 

나는 결정하는데 막막함을 느끼면 스스로에게 내가 이 결정을 내리는 데 영향을 미치는 확실한 가치관을 갖고 있는가?라고 물어보곤 한다. 만약 그렇다라는 대답이 나오면 결정하기가 훨씬 쉬워진다. 89p

 

4. 여유시간을 만들어라.

점심 시간에 30분 정도 산책을 하면 그날 오후를 다시 깔끔하고 명료한 상태로 보낼 수 있다.” 정신적으로 지치면 에너지가 고갈된 뇌는 방어할 능력이 없어지고 그 사이를 비집고 지나친 고민이 흘러들어 온다. 잠깐씩 휴식을 취하는 것. 저자는 이를 정신 건강을 위한 휴식이라 이름 붙였다.

소설 한 챕터 읽기

요리책이나 정원 가꾸기에 관한 책 읽기

우편함까지 가서 우편물 가져오며 이웃과 대화하기

가볍게 달리기

이어폰 없이 혼자 산책하기

동네 서점을 방문해 잠깐 둘러보기

 

5. 나아가기 위해 속도를 올려라.

중요한 것이라고 해서 반드시 오래 생각할 필요는 없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어떤 결정은 더 이상 생각할 필요가 없는 경우도 있다. 그 시점을 지나면 지나친 고민에 빠지게 된다. 이런 경우에는 계속 곰곰이 생각할 필요가 없다. 빠르게 결정을 내리고 조치를 취해야 한다.

 

6. 자유를 위해 자신을 통제할 것

대부분의 사람이 정해진 일상을 지루하다고 느껴 저항한다. 나 역시 반복되는 일상보다는 풍부한 선택 사항과 열린 스케줄을 선호한다. 그러나 지루한 것이 나쁜 것은 아니다. 정해진 일상은 우리를 제한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정신적으로 어수선한 것들을 제거하기 위한 것이기 때문에 우리에게는 예측 가능성이 필요하다.

 

7. 다른 사람의 도움을 받는 법

모든 일을 스스로 할 필요는 없다. 할 일을 외주로 넘기면 우리는 시간을 절약할 수 있고, 돈을 좀 아낄 수도 있고, 어쩌면 더 나은 결과를 얻을 수도 있다. 그러나 정신적 처리 능력을 아낄 수 있다는 장점이 가장 크다. 전략적인 외주는 매일 우리에게 닥치는 결정의 공격을 처리하는 데 도움을 준다. 일상은 수많은 결정과 그 누적 효과로 압도당하기 마련이다. 결정의 경로를 줄이면 정신적 부담도 줄어든다.

 

8. 일이 내 맘대로 되지 않을 때

점때로는 예정에 없던 일들이 확 밀려들지만, 짜인 극본에서 벗어날지 말지를 자신이 선택할 수 있다면 어떨까? 다시 말해, 갑작스러운 일에 강제로 던져지는 것이 아니라 그런 상황에 초대된다면?

100퍼센트 가득 채워 일을 하고 있다면 우리는 계획에서 조금도 벗어날 수 없다. 그럴 여유가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스케줄에 어느 정도 여백을 두면, 그러니까 조금의 틈도 없는 생활과 일정을 유지하지 않으면 우리는 더 유연하게 일을 처리할 수 있다.

 

나는 언제든 일은 잘못 될 수 있고 일정에 차질이 생길 수도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두고 마감일을 예정보다 빠르게 정해 준다. 225,226p

 

9. 의식의 놀라운 힘

점정해진 일상은 무의식적으로 따를 수 있지만, 의식은 그렇게 할 수 없다. 의식은 일상의 리듬과 집중된 주의력을 결합시켜 과도한 생각을 막는다. 우리가 그 순간에 집중하면 과하게 생각하는 것이 어렵다. 의식은 또한 우리에게 속도를 늦추도록 강요한다. 그리고 우리가 고의로 몸을 천천히 움직이면 마음도 느려진다.

 

나의 오후 2시 의식에 대해 블로그에 올린 적이 있는데, 수년에 걸쳐 많은 독자가 자신들의 오후 의식에 관한 글을 보내 주었다. 그 패턴이 아주 인상적이었다. 독자들의 효과적인 한낮 리셋에는 즐거움(나의 커피나 독서처럼)과 우선순위 설정, 그리고 걷기(많은 독자가 맑은 공기를 마시며 빨리 걷기 또는 달리기의 효능을 입증했다) 등이 있었다. 243p

 

10. 작은 변화가 주는 삶의 평화로움

지나치게 생각하는 것을 그만둘 때 우리는 자기의 방식에서 벗어나 더 많은 즐거움, 평화 그리고 사랑을 즐길 수 있다. 과한 생각으로 좋은 일을 놓치는 대신 좋을 일을 불러내기 위해 할 수 있는 것들을 살펴보자.

우리는 자신에게 친절하고 다정하게 대하는 방법을 배워야 한다. 또 모든 일을 언제나 효율적으로 완벽하게 처리해야 한다는 생각에서 벗어날 필요가 있다. 그뿐 아니라 스스로에게 작은 선물을 하고 그것을 즐길 수 있어야 한다.

 

나오며,

과거 지향적 인간이라고나 할까, 지나왔던 일들에 대해서 아직도 생각을 끊어버리지 못하는 나에겐 이런 책들이 일종의 구세주의 손처럼 여겨진다. 그래서 서평단도 신청을 했고...

이 책에는 첫 번째로, 잡념과 과도한 고민들에 나는 어떠한 자세를 취할 것인가 와

두 번째로, 다가오는 의사결정을 대하는 나의 자세에 대해서 조언한다.

책을 한 챕터씩 읽어나가며 작가는 친절히 나는 oo한 사람이다 라며 정리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놓았는데, 거기서 좀 더 구체적인 고민을 들여다 볼 수 있고, 고민을 내려놓을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다. 어떤 고민이나 걱정거리도 흰 여백에 정리해보면 A4지 한 장에 불과함을, 글로써 적어본다는 것은 그만큼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기회를 가진다는 것을 깨달았다. 작가의 파란만장한 경험들이 말을 건넨다. 너무 고민 하지마. 그래서 일단은 나도 펜을 들고 써본다. 나는 무엇을 중시하는가?/ 나는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가?/ 일을 제 시간에 마칠 수 있는 나만의 사이클을 만들어 본다/ 내 습관 중 도움이 되는 습관은 어떤 것인가? 어떤 노력을 더 기울여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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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를 위한다는 착각 (종말론적 환경주의가 아닌 환경 휴머니즘으로의 전환이 필요한 때) | 리뷰 이벤트 2021-06-23 1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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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를위한다는착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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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작. 더오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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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지킵니다 편의점(편의점 9년차 점주의 단짠단짠 편의점 이야기) | 서평단으로 글쓰기 2021-06-19 1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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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오늘도 지킵니다, 편의점

봉달호 글/유총총 그림
시공사 | 2021년 06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고정 월급을 쪼개 쪼개어 생활하는 직장인으로서, 편의점 사장님의 삶을 살짝 들여다 본 기분이랄까. 매일 가던 그곳에 숨어있는 비밀들을 조금은 엿본 기분이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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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지킵니다,

-봉달호 글

 

들어가며,

 

대학교를 입학하며 첫 아르바이트를 했던 곳은, 지역의 유명한 온천 앞 M편의점이었다.

근무를 하는 주말 9시간 동안 점객수 1000명은 기록했던 정말 알짜배기 편의점이었는데, 가만히 서서 그렇게 많은 사람들을 상대한 것은 그때가 처음이었다. 별의별 물건이 다 있었던 7-8평만한 공간과, 온천을 마치고 나온 사람들이 생수 한 병을 들고 계산대에 내밀던 그 뽀얗던 손들이 떠오른다. (다들 새색시 손처럼 고왔다) 이 편의점이란 공간을 9년간 지키며 글을 써온 편의점 사장님의 책이 출간되었다.

 

<오늘도 지킵니다, 편의점>의 봉달호 저자다.

 

한때는 편의점 3곳을 동시에 운영하기도 했던 저자의 내공이 이 한권에 담긴 듯 했다. 현재는 오피스 건물 지하에서 편의점을 운영 중이다. 오전에는 글을 쓰고 오후에는 편의점 운영을 하면서 본캐 점주, 부캐 작가의 삶을 이어가고 있다.

 

편의점에서 만나는 다양한 인간군상과 에피소드를 바탕으로 칼럼을 썼고, 이를 바탕으로 첫 책 <매일 갑니다, 편의점>이 출간되었고, 이번 책은 편의점 시리즈 두 번째 격이다.

(일본편의점과 한국편의점을 비교한 에세이도 썼는데, 한일관계가 악화일로를 겪으며 책의 출간이 기약없이 미뤄졌다는 소식(흑흑).)

 

구멍가게라는 것이 사라진 요즘, 그 자리를 편의점이 대체하고 있다. 가맹점 격으로 운영되는 편의점은 얼핏 보면 초보 자영업자에게도 어렵지 않은 업종으로 보인다. (과연?)

 

이 책은 평소 편의점을 자주 이용하는 사람에게도 흥미로운 이야기지만, 앞으로 편의점을 운영하고자 하는 사람은 꼭 읽어야 하는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책 속으로,

 

단순히 편의점 이라는 곳이 물건을 채워놓고, 오는 손님을 받는 것이 끝이 아님을, 저자가 꺼내놓는 이야기들은 마치 편의점 냉장고 뒤 편 좁은 복도에 차곡차곡 쌓아놓은 재고품처럼 케케묵은 것들(별의별 사기꾼들과 편의점 운영에 관한 고충들) 역시 편의점 운영에서 마주해야하는 부분임을 말해주는 것 같았다.

 

발주하고, 물건 받고, 손님 들어오면 그냥 바코드 찍어 결제만 해주면 되고, 진열하고, 청소하고. 그래서 편의점은 대인 접촉이 거의 없는 업종처럼 보이지만 그렇지 않다. 물론 다른 업종보다는 상대적으로 접촉이 적다. 그렇더라도, 알바가 아니라 편의점 점주라면 상황이 달라진다. 편의점은 의외로 대인 접촉이 많은 업종이다. p235

 

우리가 생각하는 보통의 편의점 모습. 그러나 점주는 많은 사람들을 상대한다. 근무자(아르바이트생 관리), 편의점 프랜차이즈 본사의 가맹점을 관리하는 직원과의 관계, 손님과의 관계(특히 동네 장사를 한다면, 더불어 인근 상인들과의 관계도 원만해야 한다.)

 

편의점을 쉬운 업종이라 생각하는 사람도 적지 않은데, (중략) 물론 뛰어난 학위나 자격을 필요로 하는 업종은 아니지만 나름의 감각과 경험, 능력을 필요로 한다. 적성에도 맞아야 한다. p237

 

어떤 감각과 능력이 필요한가 하면,

 

학교 앞 편의점 점주는 운동회, 졸업식이 언젠지 그 학교 선생님들보다 잘 알고 있어야 하며, 학교 급식 메뉴에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 인기 없는 반찬이 나오는 날, 아이들은 편의점으로 몰려온다. 관공서, 회사 건물에 입점한 편의점이라면 회사에 좋은 일이 있을 때마다(새로운 프로젝트 수주 등 희소식관련)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 그 회사 총무 팀장보다 잘 알고 있어야 한다. (ex)구내식당 옆에 위치한 저자의 편의점에는 리무버가 유독 잘 팔린다. 메니큐어를 지울 때 쓰는 리무버는 구내식당에서 근무하는 조리사분들이 주요 구매자다. (조리사 규정상 손톱에 매니큐어를 칠하면 안되기에, 행여나 주말에 개인 일과 후 지우지 못하고 출근했을 때 리무버를 급히 필요로 한다)

 

일본에서는 초 고령화 사회로 진입하면서, 마을 곳곳에 위치한 편의점에서 고령자들을 위한 생활편의 서비스를 촘촘하게 시행한다. 이러한 흐름이 한국 편의점에도 나타나는 것 같다. 간단 부식거리 구매부터 택배, 공과금 수납, 바리스타가 내린 듯한 커피 한잔, 세탁서비스까지 편의점에서 거의 모든 게 가능한 날들이 되었다. 편의점은 우리의 일상 속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한 모든 것을 담고 있다.

 

내 직업은 과연 무엇인가? 편의점에서 아이스크림 케이크 팔고, 참치회, 편육, 홍어회, 양꼬치. 삼겹살까지 판다. 전자레인지에 돌려 바로 먹을 수 있는 수제비와 잔치국수도 언제나 편의점에서 당신을 기다린다. 도대체 편의점에서 할 수 없는 일이 뭐가 있을까? 스무 평 작은 공간에 온갖 욕망을 다 집어 넣었다. 공과금 수납원, 치킨집 아저씨, 군고구마 노점상, 빵가게 주인장, 분식점 조리사, 보험 설계사(심지어 반려견 보험도 판매한답니다!) 급기야 의사, 간호사, 경찰관까지... 내 직업은 서른 개, 마흔 개쯤 될까? P123

 

세상이 무료해 그런지 편의점엔 언제나 기발한 상품들이 쏟아지며 손님을 즐겁게 한다. p123

 

사실은 편의점에 가는 이유 중 하나는 이것일테다. , 이런게 있었구나 하며 신제품으로 보이는 간식거리도 사고, 책을 안 챙겨 나선 외출길에는 신문도 한 부 사고, 병원 인근 약국에 타이레놀이 품귀 현상일땐 인근 편의점에서 구하고 등등. 급할 때 찾게되는 편의점은 일상 속 틈을 매워주는 공간이며, 작은 소비와 그에 따르는 소소한 즐거움을 얻는 곳이란 생각이 든다.

 

3, 우리, 지킴 장은 코로나19를 맞으며 직격탄을 맞게 된 편의점 운영에 대한 이야기들이 나온다.

 

그때만 해도 우리는 장사꾼의 대화를 나눴다. 오히려 지나가다 말 것을 걱정했다. 세상의 고통 앞에 손익부터 따지다니 돌아보면 끔찍한 사고방식이지만, 앞으로 우리에게 닥칠 운명의 그래프가 어떤 방향으로 뻗어갈지 가늠조차 못 했기 때문이다. 그날 우리가 나누었던 대화가 그해 마지막 통화가 될 것이란 사실마저 눈치채지 못했다. p145

 

거리에 사람들이 확 줄어든게 느껴졌다. 코로나 19초기만 해도 마스크와 먹거리가 조금 팔리는가 싶더니, 인적이 뜸해지며 판매 자체가 멈췄다. 공습경보 사이렌이 울려 모두 똑같이 동작을 멈춘 풍경이랄까. 편의점 운영 9년 만에 그런 일은 처음이었다. 마스크는 품절되고 다시 들어오지 않았다. 전국 어디에도 마스크는 찾아볼 수 없었다. p152

 

편의점 매출은 곤두박질쳤다.

편의점 매출은 기본적으로 평상을 유지한다. 계절에 따른 등락은 있지만 매출 그래프가 한번 만들어지면 진폭을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바로 옆에 경쟁 브랜드 편의점이 들어선다든지, 가게 앞을 직선으로 지나던 도로가 곡선으로 진로를 바꾼다든지, 편의점 근처에 있는 주택과 상가가 일제히 사라진다든지, 그런 경우를 제외하고는(설마 그런일이 있겠는가?) 편의점 매출이 갑자기 뚝 떨어질 일이란 없다. p154, 155

 

주택가에서 편의점을 운영하는 친구는 회사 빌딩 안에 있는 우리 편의점을 늘 부러워했다. 손님들 매너 좋지, 취객 없지, 심야 영업 안 하지, 그러면서 매출은 나쁘지 않지, 게다가 우리 편의점은 공휴일과 일요일에 쉬기까지 한다. 그럴 때마다 나는 야 임대료와 관리비를 생각해봐하면서 남의 속도 모른다는 듯 입을 삐죽였지만 내심 좀 우쭐했더랬다. 코로나19는 주택가와 직장가 편의점이 갖고 있는 장점과 단점, 운명의 대진표를 바꿔놓았다. p193, 194

 

3부를 읽는 동안 작년 코로나19가 지역을 시작으로 점차적으로 확산되어가며 우리네 일상도 멈춰버린 날들이 함께 떠올랐다. 남편이 재택근무를 1년째 이어가는 지금, 오피스 건물에 입점한 저자의 편의점 역시 운영을 100% 재개하지 못했을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건물 폐쇄의 날들이 이어지고, 자영업자들을 대상으로 지급되는 지원금 역시 같은 편의점 업종에 따라서도 천차만별이 되는(휴게음식점 인지 아닌지에 따라 지급 대상자가 되거나 안 되거나 명암이 엇갈렸다) 상황에 함께 마음이 무거웠다.

 

 

나오며,

 

고정 월급으로 살아가는 직장인은 자영업자를 부러워하고, 인건비와 운영경비를 스스로 충당해야하는 자영업자는 한편으로 월급날이 있는 직장인을 부러워한다.

 

플러스가 어느새 마이너스가 되고, 마이너스는 언제 또 불쑥 플러스가 될지 모르는 인생이다. 그래서 세상만사 새옹지마라면 오늘 잠깐 잘나간다고 어깨에 힘주면서 지나치게 으스댈 필요 없고, 뭐가 좀 안 풀린다고 기죽어 고개 떨굴 이유 또한 없다라고 내가 쓴 책에 나 스스로 말했는데, 내가 쓴 모든 글은 결국 나를 향한 화살이 되어 돌아온다는 사실 또한 코로나19의 긴 터널을 지나며 다시 깨닫게 되었다. p197

 

고정 월급을 쪼개 쪼개어 생활하는 직장인으로서, 편의점 사장님의 삶을 살짝 들여다 본 기분이랄까. 매일 가던 그곳에 숨어있는 비밀들을 조금은 엿본 기분이랄까.

참새가 방앗간을 그냥 지나치지 못하듯, 편의점을 사랑하는 독자라면 이 책 또한 즐겁게 읽힐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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