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작스레 돌아가신 아버지 대신 가장의 몫을 해야했기에
유학도 포기하고 엄마와 동생들의 뒷바라지를 하느라 연애 한 번 못 했던 효은이다.
생활력이라곤 1도 없던 엄마의 부분별한 투자에 의한 빚,
쌍둥이지만 의욕도 능력도 없고 순진해 사기당해 빚을 떠안은 동생에
의대에 다니느라 학비를 대줘야 하는 막내 동생까지 모든 게 효은의 짐이었다.
쉴 수도 없이 악착같이 일을 하고 돈을 벌어야만 했던 효은이 간만에 쉬던 어느 날
할아버지의 친구분의 딸이 중매자리를 들고 왔다.
상대는 어릴 적부터 친분이 있던 오빠 재준.
몇 년 전 교통사고를 크게 당해 하반신마비가 된 재준의 상대로 동생에게 선이 들어온다.
어쩐지 효은은 상대가 재준이라는 것에 대뜸 자신이 선을 보겠노라 하고
재준의 할아버지는 효은이 승락을 한 것에 부랴부랴 날을 잡으려 한다.
재준은 사랑하는 애인과의 결혼허락을 받고 돌아가던 길에 사고가 나고
애인에겐 죽었노라 소식을 전하게 하고 잊지 못한 채 지내고 있었다.
오랜만에 만난 효은이 자신의 결혼상대라는 것에 자꾸 전 애인이 떠오르지만 효은과의 결혼을 승낙한다.
몸은 불편하지만 돈은 많은 재준에게 팔려갔다는 주변의 소문에도 불구하고
효은은 재준 그 자체에 반했다.
효은은 재준이 과연 몸이 불편하지 않았어도 자신의 짝이 될 수 있었을까란 고민에 빠지고
재준 역시 효은이 왜 자신같은 사람과 결혼했을까란 고민에 빠진다.
서로에게 마음이 움직이기 시작하면서 고민은 점점 깊어져만 가고
재준의 전 애인이 재준이 살아있음을 알곤 찾아오는 일로
둘의 고민은 서로를 향한 비수가 되어 상처를 남기게 된다.
채현님의 작품들 중 안 읽은 작품이 있길래 구매했는데
초기작이라 그런가 살짝 올드한 부분도 있지만 읽기엔 괜찮았다.
최근 작품들에서 많이 보인 나쁜 남자의 유형은 아니었지만
재준 역시 썩 좋은 남자는 아니었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