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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셉션 IMAX DMR 2D - 참신한 설정, 익숙한 이야기 | 기본 카테고리 2010-07-27 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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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포스팅은 ‘인셉션’의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꿈속에서 타인의 숨겨진 비밀을 훔쳐내는 코브(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분)는 사이토(와타나베 켄 분)의 비밀을 캐내려다 실패한 후, 도리어 그에게 고용됩니다. 사이토의 라이벌 피셔(킬리언 머피 분)의 회사를 분할하기 위해 코브는 아리아드네(엘렌 페이지 분)를 새로운 설계자로 채용합니다. 코브는 사이토의 권력을 바탕으로 아내 멀(마리온 코티아르 분)을 살해한 혐의로 내려진 수배령에서 벗어나려 합니다.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필모그래피는 경계를 허무는 작품들로 채워져 있습니다. ‘메멘토’와 ‘인썸니아’는 진실과 거짓의 경계를, ‘배트맨 비긴즈’와 ‘다크 나이트’는 선과 악의 경계를, ‘프레스티지’는 현실과 환상의 경계를 허문 바 있습니다. 올 여름 최고의 화제작 ‘인셉션’은 꿈과 현실의 경계를 허뭅니다.


‘인셉션’의 최대 매력은 상식 밖으로 공간을 왜곡시키는 비주얼이나 의외로 평범한 액션이 아닙니다. 타인의 꿈에 잠입해 그의 비밀을 캐내고 새로운 사상을 주입하며, 하나의 꿈이 아닌 여러 개의 꿈을 겹겹이 활용한다는 설정에 있습니다. 이를 통해 다양한 시공간에 캐릭터들을 배치하고 임무를 수행하게 하도록 연출합니다.


하지만 ‘인셉션’에 대한 호평 일색으로 인해 기대가 지나쳤던 탓인지, 만족감보다는 아쉬움이 컸습니다. 중반까지는 설정을 확립하는 과정이 참신하지만 설명이 장황해 호흡이 지루하며, 중반부터 종반까지 임무를 수행하는 과정은 헐리우드 블록버스터의 전형적인 문법에서 벗어나지 않습니다. 147분에 달하는 러닝 타임을 보다 압축적으로 줄이는 편이 나았을 듯합니다.


무중력 상태에서 아더(조셉 고든 레빗 분)가 종횡무진 하는 액션도 처음 제시될 때는 신선하지만, 익숙해지고 나면 속도감이 떨어져 이완됩니다. 종반의 반전과 열린 결말도 예상 가능한 범위를 벗어나지 않습니다. ‘메멘토’와 ‘프레스티지’의 놀라운 막판 반전을 기대해서는 곤란합니다.


꿈과 현실의 경계는 무의미하다는 감독의 의도에서 비롯된 것인지 알 수 없으나, IMAX임에도 불구하고 화질이 전반적으로 떨어지고 칼 같은 샤프니스를 보여주지 못하는 점도 아쉽습니다. 굳이 비교하면 외양은 간소해도 내용이 알찼던 ‘메멘토’에 비해 외양은 화려해도 내용이 아쉬운 ‘인셉션’이 모자랍니다.


흥미로운 요소들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우선 초호화 캐스팅을 언급하지 않을 수 없는데, 와타나베 켄, 마이클 케인, 킬리언 머피는 ‘배트맨 비긴즈’에 출연했던 배우들입니다. 코브의 팀은 다양한 능력과 경력을 지닌 인물들로 구성된 특촬물의 전대를 연상시키며, 특히 홍일점 아리아드네의 비중이 매우 큽니다. 엘렌 페이지의 지적인 소녀 이미지를 활용한 것인데, 코브를 결정적인 순간에 돕는 미로의 설계자 아리아드네는, 그리스 신화에서 테세우스가 미노타우르스를 퇴치할 때 미로를 빠져나올 수 있도록 도운 인물이라는 점에서 의도적인 작명입니다.


꿈에서 깨어나는 ‘킥’에 사용되는 음악은 에디트 피아프의 샹송인데, 코브의 잠재의식을 지배하는 아내 멀 역의 마리온 코티아르가 ‘라비앙 로즈’에서 에디프 피아프로 출연했던 점을 상기하면 흥미로운 캐스팅입니다. 엔드 크레딧이 올라가며 마지막에 흐르는 곡이 ‘킥’에 사용된 에디트 피아프의 곡이라는 점은, 코브가 꿈에서 깨어나지 못했다는 해석과 동시에, 관객들에게 ‘인셉션’이라는 영화로부터 깨어나 현실로 복귀하라는 중의적 해석도 가능합니다.


‘500일의 썸머’의 주연이었던 조셉 고든 레빗은 감독 마크 웹이 ‘스파이더맨’의 새로운 프랜차이즈에 발탁되자, 한때 타이틀 롤 스파이더맨의 물망에 오른 바 있었는데, 비록 실현되지 못했지만 ‘인셉션’의 무중력 액션 장면을 통해 그가 스파이더맨이 된 모습을 상상할 수 있습니다.


엄청난 기대감이 충족된 것은 아니지만, ‘인셉션’은 분명 흥미진진한 텍스트이며 다양한 요소들이 숨겨져 있다는 점에서 재관람 이후에는 작품을 바라보는 관점이 다소 달라질 수도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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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멘토’ 다시 보기 - 폴라로이드를 추억하며 | 기본 카테고리 2010-07-25 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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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포스팅은 ‘메멘토’의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여름 극장가 최고의 화제작 ‘인셉션’을 관람하기에 앞서 크리스토퍼 놀란의 출세작 ‘메멘토’를 다시 감상했습니다. 10년 전에 제작되었지만, 혁명적인 서사구조와 긴장감 넘치는 편집으로 무장한 걸작으로, 이후 등장한 무수한 스릴러 영화 중에서도 ‘메멘토’를 뛰어넘은 작품을 꼽기는 쉽지 않습니다.


‘메멘토’는 기억에 관한 영화입니다. 주인공 레너드(가이 피어스 분)는 아내를 잃고 새로운 기억을 유지하지 못하는 증상에 시달립니다. 아내의 살해범을 찾아 복수하는 것이 레너드의 유일한 삶의 목표로, 아내의 죽음에 얽힌 진실을 집요하게 파헤치지만, 종반으로 갈수록 레너드가 과연 진실한 인물인지에 대한 의문은 증폭되기만 합니다. 복수의 대상인 아내의 살해범이 실은 레너드 자신이라는 극히 역설적인 결론에 도달하면서, 이전까지의 레너드를 전제했던 요소들은 모두 무의미한 거짓에 불과했다는 사실이 밝혀집니다.


한 걸음 더 나아가 레너드가 자신에게 불리한 기억을 소거하고 유리한 기억만을 남겼음이 밝혀집니다. 나탈리(캐리 앤 모스 분)를 구타하고도 이내 기억하지 못하지만 오른손에 남은 불쾌감과 씻지 못한 분노로 찜찜해 하듯이, 아내를 살해한 기억은 고의 여부를 떠나 깊숙한 죄책감으로 기억을 넘어 잠재의식 한 구석에 깊숙이 자리 잡아 레너드를 괴롭힙니다. 그러므로 그토록 그리워하면서도 정작 아내의 사진은 하나도 가지고 있지 않으며, 얼마 남지 않은 아내의 유품 또한 불태워 버리는 것인지도 모릅니다. 아내의 죽음을 막지 못한 것이 아니라 자신이 살해했기에 레너드의 죄책감이 영화 전체를 지배하고 있습니다. ‘메멘토’는 매우 윤리적인 스릴러입니다.


레너드가 스스로 기억을 조작하는 것은, 삶의 목표가 근본적으로 왜곡되었기 때문입니다. 끊임없이 윤색된 기억 속에서 편의적인 방식으로 삶의 목표가 설정된 것입니다. 레너드는 113분으로 압축된 러닝 타임 속에서 극적으로 각색된 현대인의 자화상입니다. 


필름 느와르의 공식처럼 레너드의 주변 인물들은 그의 약점을 이용하느라 여념이 없습니다. 테디(조 판톨리아노 분)는 마약상과의 거래에 레너드를 앞세워 막대한 이득을 챙기는 부패한 경찰이며, 테디에게 연인을 잃은 나탈리는 성적 매력을 앞세워 레너드를 이용해 복수하는 팜프 파탈입니다. 비중이 크지 않은 모텔 점원조차 레너드의 증상을 악용합니다. 레너드는 장애인이지만 그를 돕기는커녕 이용하려고만 하기에 고독한 살인기계로 전락합니다.         

    

‘메멘토’의 세 등장인물의 분명한 캐릭터는 배우들의 개성을 극대화한 것입니다. 지적이면서도 편집광의 이미지가 강한 가이 피어스는 기록에 집착하는 주인공 레너드에 적역입니다. 새미를 회상하는 장면의 보험 조사원 시절의 모습은 출세를 지향하는 ‘LA 컨피덴셜’의 속물스러운 에드를 연상시킵니다. 장난기와 더불어 신용할 수 없는 조 판톨리아노와 섹시하면서도 신비스러운 캐리 앤 모스의 이미지는 배역 속에 그대로 투영되었습니다.


‘메멘토’는 아날로그 스릴러입니다. 인터넷과 이동 전화가 등장한 시대에 제작되었지만 관련 소품들은 의도적으로 배제되어 있습니다. 디지털 카메라가 아니라 단 한 장만이 출력 가능한 (그러므로 오리지널리티가 강조되는) 폴라로이드 카메라와, 노트북 컴퓨터가 아닌 두툼한 종이 서류 뭉치가 레너드의 부실한 기억을 돕는 장치들입니다. CG나 특수 효과가 아닌 시나리오와 편집에 힘에 전적으로 의존하며 영화 본연의 시원에 근접한다는 점에서 빛납니다. 멀티미디어 없이는 인간의 생존이 불가능한 듯한 현 시점이나 혹은 차후에 ‘메멘토’가 리메이크된다면 과연 어떤 방식으로 시나리오에 손질을 가하며 소품들이 활용될지 궁금합니다.     


1디스크 사양의 dvd를 구입하고 포스팅한 5년 전 리뷰에서, ‘메멘토’를 극장에서 관람하고 감동받아 구입한 폴라로이드 카메라를 이사 과정에서 분실했다고 언급한 바 있습니다. 고이 장롱 속에 모셔둔 카메라를 최근 찾았습니다. 인간의 기억이란 이토록 불완전합니다. 아깝게도 장전해둔 10장의 필름은 유효 기간이 훨씬 지나며 못쓰게 되었습니다. 폴라로이드가 도산하면서 만만치 않은 가격의 필름은, 고가로 치솟으며 구하기도 어려워졌습니다. 가을에 600 필름이 재생산되면 어떻게든 구해서 두찌 사진이라도 찍어둬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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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설 - 닭살 돋는 엉성한 신파극 | 기본 카테고리 2010-07-20 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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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의 식당에서 일하는 티엔커(펑위옌 분)는, 청각장애인 수영 선수인 언니 샤오펑(천옌시 분)을 뒷바라지는 양양(천이한 분)과 우연히 만나 사랑에 빠집니다. 하지만 티엔커는 양양이 청각장애인이라는 사실에, 양양은 샤오펑이 자신의 뒷바라지를 부담스러워한다는 사실에 갈등합니다.


청펀펀 감독의 ‘청설(聽說)’은 장애를 딛고 사랑에 빠지는 꿋꿋한 젊은 연인을 묘사하는 대만산 멜로 영화입니다. 선남선녀가 고난을 딛고 사랑을 쟁취해나가는 과정을 여성 감독의 영화답게 감성적으로 묘사합니다. 도회적이면서도 부담 없는 영상은 매력적입니다.     


하지만 장점보다 약점이 두드러집니다. 러닝 타임은 109분으로 긴 편은 아니지만, 후반부 샤오펑과 양양이 눈물을 흘리며 서로의 속마음을 털어놓는 장면을 비롯해 호흡이 지나치게 긴 장면들이 눈에 띕니다. 관객이 느끼는 감정보다 배우들의 감정 연기가 앞서나가는 신파극의 특성이 두드러집니다. 보다 간결하게 편집을 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서사구조의 개연성도 허술한 부분이 없지 않습니다. 종반부에서 ‘알고 보니 XX였더라’며 반전을 제시하는데, ‘식스 센스’ 이래 진부해진 반전 패턴에 익숙해져 있다면 충분히 간파할 만한 수준입니다. 문제는 대단치 않은 반전을 대단한 것처럼 포장해 감동을 유도한다는 것입니다. 반전이 장애 및 장애인에 대한 시혜적, 부정적 관점에서 출발한 것이 아닌가 하는 의심도 유발합니다. 반전을 바탕으로 등장인물의 행동에 대해 되짚어 보면, 부모가 부재  중이어서 빚을 메우기 위해 시도하는 아르바이트도 돈을 벌기 힘든 비현실적인 것임이 드러납니다. 따지고 보면, 두 딸을 내팽개친 채 아무런 금전적 지원 없이 아프리카에서 선교 중인 자매의 아버지부터 납득할 수 없는 인물입니다. 빚에 시달리는 자매가 번듯한 원룸에서 갖출 것을 모두 갖춘 채 살고 있는 설정도 납득하기 어렵습니다. 집이 무너진 것도 아닌데 윗집의 화재로 인해 늑골 부상을 입는다는 설정도 설명이 부족합니다. 애절하고 슬픈 상황을 만들기 위해 등장인물을 고난에 빠뜨리는 과정이 작위적입니다.


동일한 대만 영화 ‘말할 수 없는 비밀’을 잇는 영화라는 카피 문구를 내세웠기에 굳이 비교하면, ‘말할 수 없는 비밀’은 판타지이지만 설득력 있는 서사구조를 지녔다면, ‘청설’은 현실을 배경으로 하고 있지만 서사구조의 설득력이 떨어져 신파에 호소한다는 점에서 다릅니다. 당연히 ‘청설’에 비해 ‘말할 수 없는 비밀’이 우위입니다.      


각본의 구멍을 메우는 것은 티엔커 역의 펑위옌의 능청스러운 연기입니다. 닭살 돋는 어색한 대사와 연기를 자연스럽게 소화합니다. 주인공 양양 역의 천이한보다는 그녀의 언니 샤오펑 역의 천옌시의 미모가 더 돋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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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벤트 호라이즌 - SF 호러의 숨은 수작 | 기본 카테고리 2010-07-13 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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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기 2047년 밀러 선장(로렌스 피시번 분)을 비롯한 우주선 루이스 & 클락의 승무원들은, 위어 박사(샘 닐 분)와 함께 7년 전 조난당한 우주선 이벤트 호라이즌을 찾아 해왕성으로 향합니다. 차원 이동이 가능한 이벤트 호라이즌을 발견한 승무원들은 잔혹한 환각에 시달립니다.


폴 앤더슨 감독의 1997년 작 ‘이벤트 호라이즌’은 미지의 적과 사투를 벌이는 우주선 승무원들을 묘사하는 SF 호러입니다.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 ‘솔라리스’, ‘에이리언’ 시리즈 등 SF 걸작 영화들의 흔적을 곳곳에서 쉽게 발견할 수 있을 정도로 독창적인 작품은 아니지만, 96분의 짧은 러닝 타임 속에서 군더더기 없이 흥미를 유지하는 재미있는 작품임에 분명합니다. SF 영화라면 자칫 경도될 수 있는 철학적, 현학적 주제의식은 찾아볼 수 없으며, 오락 영화로서의 기능에 충실합니다. 폴 앤더슨 감독은 이후 ‘레지던트 이블’, ‘에이리언 대 프레데터’ 등의 영화도 연출했지만, 그의 필모그래피 중에서 가장 나은 작품이 ‘이벤트 호라이즌’입니다.


호러 영화라면 주인공을 비롯한 등장인물들의 생명을 위협하는 ‘악’이 등장하기 마련인데, 이것이 SF 영화에서는 보기 드문 물리적인 위협이 아닌 정신적인 위협이라는 점에서 ‘이벤트 호라이즌’은 매력적이라 할 수 있습니다. 영화가 시작된 지 1시간이 지난 뒤에야 첫 번째 희생자가 등장하는 것도 나름대로 특이합니다. 전면에 부각되는 것은 아니지만, 종반에 몽타주처럼 삽입되는 고어 장면의 수위가 상당히 높으며 공들인 흔적이 역력합니다. CG가 활용되었지만 그보다는 아날로그 특수효과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는 점도 돋보입니다. 어설픈 면이 없지 않지만, 과거 SF 영화의 전성기를 연상시킨다는 점에서 향수를 자극합니다.     

 

서사구조는 ‘미친 과학자’와 책임감 강한 함장이라는 스테레오 타입 캐릭터 간의 대결 구도로 압축됩니다. 부하들의 안전을 위해 목숨을 바치는 헌신적인 밀러 함장 역의 로렌스 피시번이, 2년 뒤 ‘매트릭스’에서 역시 부하들을 위해 헌신하는 리더 모피어스로 출연했던 것은 우연이 아닐 것입니다. 그에 맞서 지적이면서도 광기 넘치는 연기를 소화한 샘 닐 역시 인상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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킬러 인사이드 미 - 불균질하지만 매력적인 스릴러 | 기본 카테고리 2010-07-09 0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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텍사스 소읍의 보안관 루(케이시 애플렉 분)는 매춘부 조이스(제시카 알바 분)와 깊은 관계를 맺고, 마을의 실권을 쥔 건설업자의 아들 엘머(제이 R 퍼거슨)와 조이스를 동시에 살해합니다. 어린 시절 변태 성욕의 트라우마에 시달린 루의 살인 행각은 두 사람에 그치지 않고 파멸적으로 번져갑니다.


짐 톰슨의 원작 소설을 영화화한 마이클 윈터바텀 감독의 ‘킬러 인사이드 미’는 단속을 해야 할 성매매 여성과 섹스를 하고, 마을을 지켜야할 보안관이 살인마가 되어가는 역설적인 주인공을 묘사하는 스릴러입니다. 흑백 영화를 연상시키는 오프닝부터 영화의 시간적 배경인 20세기 초중반을 암시하며, 유전과 사막으로 대표되는 텍사스의 끈적이는 더위와 벤 애플렉의 동생인 케이시 애플렉의 나른한 목소리는 영화의 께느른한 분위기는 잘 어울립니다.  

 

1인칭 시점에 따라 진행되며, 무표정한 살인마 루의 심리는 내레이션을 통해 전달되는데, 불안정한 루의 정신 상태처럼 설명이 불충분해 서사 구조의 메워지지 않는 빈틈이 발생하며, 엔드 크레딧이 올라간 뒤에도 앞뒤가 완벽하게 들어맞지 않는 부분도 있습니다. 또한 루의 운명과 직결된 등장인물의 생사에 대한 반전은 스릴러에 익숙하다면 충분히 예상 가능한 수준입니다.


폭력과 살인에 대한 죄의식이 없으며, 커피와 아리아를 즐기는 우아하고 깔끔한 성격의 살인마가 주인공이라는 점에서는 ‘아메리칸 사이코’를 연상시키며, 광기로 인해 자신을 옥죄어오는 외부적 상황에 대한 정확한 인식이 부족하다는 점에서는 최근 개봉된 ‘셔터 아일랜드’를 떠올리게 하는 측면도 있습니다. 전체적인 완성도가 불균질하지만, 어색한 상황이 유발하는 의외의 유머 감각이 돋보이며, 특히 종반 마을을 가로지르는 어이없는 추격전은 폭소를 자아냅니다.   


스릴러로서의 완성도를 떠나 영화가 내세우는 가장 큰 볼거리는 역시 제시카 알바와 케이트 허드슨의 노출입니다. 일반적인 에로틱 스릴러라면 가슴 노출이 우선되겠지만, ‘킬러 인사이드 미’는, SM을 즐기는 주인공 루의 취향에 맞춰 엉덩이 노출에 주력합니다. 하지만 노출이나 베드 신을 기대한다면 예상보다 수위가 낮아 실망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섹스보다 더욱 자극적인 것은 맨 주먹으로 살인을 하는 주인공의 광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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