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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지던트 이블4 3D - 2D만도 못한 3D 영화 | 기본 카테고리 2010-09-29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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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바이러스를 확산시킨 회사 엄브렐라에 맞서 싸우는 앨리스(밀라 요보비치 분)는, 도쿄의 엄브렐라 본사를 공격한 뒤 좀비가 없는 알래스카의 아카디아를 찾지만, 클레어(알리 라터 분)를 제외한 생존자가 단 한 사람도 없다는 사실에 의심합니다.


게임 ‘바이오하자드’ 시리즈를 영화화한 ‘레지던즈 이블’의 어느덧 네 번째 실사 영화 ‘레지던트 이블 4 : 끝나지 않은 전쟁 3D’(이하 ‘레지던트 이블4’)가 개봉되었습니다. 2002년 첫 번째 실사 영화 ‘레지던트 이블’이 등장한 이래 8년 만에 등장한 ‘레지던트 이블4’는 시대적 흐름에 발맞춰 3D로 제작되었습니다. 원작 게임이 업계를 선도한 걸작임을 감안하면 실사 영화 역시 대세에 순응하는 것이 당연해 보입니다.


하지만 3D 영화로서 ‘레지던트 이블4’는 매력적인 작품이 아닙니다. ‘아바타’ 이후 3D 영화라면 입체감이 두드러지는 배경과 현란한 미장센으로 압도적인 비주얼을 선사하는 것이 공식처럼 자리 잡았는데, ‘레지던트 이블4’의 3D는 효과가 미미합니다. 2D 영화보다 인상된 관람료가 책정되었는데 효용은 턱 없이 부족한 영악한 상술에 불과합니다.


공간적 배경으로 도쿄 시부야를 설정하여 원작 게임 제작사 캡콤에 대한 경의, 빗속 인파의 우산을 부감 숏으로 잡아 엄브렐라를 상징하는 오프닝, 그리고 지하의 엄브렐라 본사에서 벌어지는 앨리스의 첫 등장 액션 장면은 나름대로 인상적이지만, 이후 두 번째이자 마지막 액션으로 이어지기까지의 중반부 서사가 지루해 96분의 러닝 타임조차 길게 느껴집니다. 원작 게임의 팬이라면 크리스(웬트워스 밀러 분)와 처형 마지니의 등장을 비롯해 시리즈 최신작 ‘바이오하자드5’의 흔적을 찾을 수 있는 것이 반갑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지루함은 배가될 것입니다. 전체적으로 화면이 어둡고 여성 캐릭터의 외모와 스타일이 엇비슷해, 자칫 클레어와 크리스탈(케이시 반필드 분)이 헷갈릴 수도 있습니다.   

       

‘바이오하자드’는 시리즈의 개별 작품마다 독립된 게임으로서 훌륭한 완결성을 지녔지만, 영화 ‘레지던트 이블’은 그렇지 못해 개별 작품으로서 완결성이 부족하며, 그렇다고 전편 및 속편과 유기적으로 연결되는 것도 아닙니다. ‘레지던트 이블4’ 역시 엔드 크레딧 이후 질 발렌타인(시에나 걸로리 분)을 등장시키며 전작들처럼 ‘레지던트 이블5’로 이야기를 미룹니다. ‘레지던트 이블4’의 부제처럼 이 시리즈는 엿가락처럼 늘어져 영원히 ‘끝나지 않’을 듯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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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라노 ; 연애조작단 - 연애 해결사의 연애 고민 | 기본 카테고리 2010-09-25 0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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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훈(엄태웅 분)은 민영(박신혜 분)을 비롯한 세 명의 동료와 함께 의뢰자의 짝사랑 고민을 연애로 이어주는 회사 ‘시라노’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새로운 의뢰자 상용(최다니엘 분)의 짝사랑이, 과거에 자신이 사귀었던 희중(이민정 분)이라는 사실에 병훈은 갈등합니다.


‘시라노 ; 연애조작단’은, 자신이 마음에 둔 여자를 사랑하는 남자를 위해 편지를 대필해준 사나이 시라노를 주인공으로 한 프랑스의 시극 ‘시라노 드 벨쥬락’에서 착안한 로맨틱 코미디로, 자신의 정체를 숨기고 타인의 사랑을 이루어주는 주인공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것입니다. 따라서 병훈과 희중이 사랑을 나눴던 공간은 의도적으로 파리로 설정되었고, 연극을 지망하는 병훈이 희중과 함께 연극 ‘시라노 드 벨쥬락’을 관람하는 장면도 제시됩니다.


서사 구조의 주된 얼개는 ‘시라노 드 벨쥬락’에서 차용했지만, ‘미션 임파서블’과 같은 디지털 첩보 스릴러와 흥신소를 소재로 한 막장 드라마의 요소, 그리고 사랑의 감정을 표현하는데 서투른 남성이 범람하는 ‘전차남’의 세태를 반영, 적절히 혼합했습니다. ‘미션 임파서블’과 ‘전차남’이 혼재된 듯한 오프닝은 속도감이 매우 빨라 군더더기가 없어, 회사 ‘시라노’를 소개하며 관객을 영화 속으로 깊숙이 끌어들입니다.


기본적으로 로맨틱 코미디라면 부담 없는 웃음과 사랑의 미묘한 심리 변화를 배분하며 관객을 쥐락펴락하는 힘이 필요합니다. 폭소를 유발하는 교회의 체 게바라 장면과 와인 바의 4자 대면 장면은 상당히 절묘한데, 특히 와인 바의 4자 대면 장면은 해외에서도 한국의 문화 상품으로 자리 잡게 된 막장 드라마의 클라이맥스를 차용한 것입니다. 새로운 사랑에 가슴 설레는 상용과 옛사랑을 되찾고 싶어 하는 병훈의 갈등은, 새로운 사랑과 옛사랑 사이에서 갈등하는 연애를 둘러싼 인간의 보편적인 이중 심리를 정확히 포착합니다.


‘시라노 ; 연애조작단’의 포스터는 네 명의 남녀 배우가 모두 동일한 비중의 주연처럼 제시했지만, 실은 엄태웅과 이민정이 각각 1/3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고, 나머지 1/3을 최다니엘과 박신혜가 나눠 가진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상용이 연애에 서툴러 말 한 마디조차 ‘시라노’ 즉, 병훈에 의존한다는 점에서 진정한 서사는 병훈과 희중의 회자정리입니다. 타인의 연애를 도와주던 병훈이 자신의 연애 고민에 봉착하는 아이러니컬한 상황, 즉 ‘연애 해결사의 연애 고민’이 ‘시라노 ; 연애조작단’의 서사의 가장 큰 축입니다. 따라서 엄태웅과 이민정은 주연, 최다니엘과 박신혜는 조연입니다.


최다니엘은 출세작 드라마 ‘지붕 뚫고 하이킥’의 이미지를 재활용하면서도 변형을 가한 보다 어벙한 배역을 맡아 ‘연기를 연기’합니다. 톡톡 튀는 역할의 박신혜는 예상 가능한 막판 반전의 주인공이 되는데, 두 조연의 캐릭터가 ‘시라노 ; 연애조작단’에 활기를 불어 넣습니다. 하지만 두 배우가 연기한 상용과 민영의 내면 심리를 제대로 포착하지 못한 점은 아쉽습니다.  


또 하나 아쉬운 것은 오프닝부터 꾸준히 유지해오던 매끈한 속도감과 유머 감각이, 사랑의 화룡점정이라 할 수 있는 바닷가 장면에서 다소 늘어진다는 것입니다. 로맨틱 코미디가 일종의 판타지이니 결말은 처음부터 정해진 것과 다를 바 없는데, 뻔한 결말에 도달하기 위해 지나치게 많은 대사와 러닝 타임을 할애한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특히 바닷가 장면을 마무리하는 어설픈 격투 장면은 비현실적이어서 차라리 없는 편이 나았을 듯합니다.

    

사랑의 감정을 솔직히 표현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증가하고 있으며, 경제적, 사회적 원인 등으로 연애가 어려워지고 있는 시대에 ‘시라노’와 같은 회사가 실존할 것만 같은 개연성을 부과하고, ‘시라노’에 도움을 청하고 싶다는 욕망을 관객에게 불어넣은 것만으로 영화 ‘시라노 ; 연애조작단’은 충분히 성공한 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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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적자 - 영혼 없는 지루한 리메이크 | 기본 카테고리 2010-09-21 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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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북자 출신의 혁(주진모 분)은 영춘(송승헌 분)과 함께 무기 밀매 조직에 몸담고 있습니다. 혁이 태국으로 출장을 떠난 틈을 타 부하 태민(조한선 분)이 배신해 혁과 영춘을 축출하고 조직을 장악합니다. 혁은 복역을 거쳐 갱생하려 하지만, 경찰이 된 친동생 철(김강우 분)이 믿어주지 않습니다.


홍콩 느와르의 걸작 ‘영웅본색’을 리메이크한 송해성 감독의 ‘무적자’는, 오우삼 감독과 오랜 파트너 테렌스 창이 제작에 참여했고, 판권을 보유한 포츈 스타의 각본 감수 하에 제작되었습니다. 따라서 네 주인공의 관계와 서사 구조, 그리고 액션 장면의 기본적 요소는 거의 그대로 빌려왔습니다.


관람하기에 앞서 ‘무적자’의 영화적 완성도에 거는 기대는 크지 않았습니다. 아니, ‘도대체 어떻게 만들었을까?’하는 호기심이 전부라 해도 과언이 아니었습니다. 결과적으로 ‘무적자’는 호기심을 넘어서는 영화적 완성도를 보여주지 못합니다. 1980년대 홍콩을 배경으로 했던 ‘영웅본색’의 서사 구조를, 2000년대 대한민국 부산에 끼워 맞추기 위해 이것저것 설정을 동원해 개연성을 확보하려 노력하지만, 95분의 원작의 러닝 타임을 124분으로 확장시키며, 불필요한 사설이 덧붙어 엿가락처럼 늘어져 매우 지루한 영화가 되고 말았습니다. 유머와 액션, 신파와 감동을 적절히 혼합해, 보는 이를 쥐락펴락했던 원작의 연출력은 전혀 물려받지 못했습니다. 그렇다고 개연성을 확보한 것도 아닙니다. 이를테면 태민 일파의 거래 정보를 철의 동료들이 입수해 출동하지만, 이를 뒤늦게 들은 혁이 현장에 먼저 나타나고, 동료 경찰들은 총격전이 마무리된 뒤에 도착하는 것은 사리에 맞지 않습니다.   


‘영웅본색’의 표면적인 주제는 의리였지만, 진정한 주제는 주윤발이 분한 소마가 최후의 결투를 벌이기 전 홍콩의 야경을 내려다보며 읊조리는 홍콩 반환에 대한 두려움과 아쉬움입니다. 하지만 ‘무적자’는 항구 도시라는 공간적 배경만 부산으로 계승했을 뿐, ‘영웅본색’의 진정한 주제 의식을 계승하지도, 재창조하지도 못합니다.    


그나마 ‘영웅본색’에 대한 사전 지식이 있다면 원작과의 비교를 통해 지루함에서 어느 정도 벗어날 수 있지만, ‘영웅본색’을 원체험하지 못한 20대 이하의 젊은 층에서는 별개의 영화로서 지루함을 심하게 느낄 수밖에 없습니다. 차라리 알프레드 히치콕의 걸작 ‘사이코’를 구스 반 산트가 리메이크했던 것처럼, 개연성을 무시하고 모든 장면과 대사를 그대로 옮겨오는 편이 낫지 않았을까 싶을 정도입니다. 탈북자를 소재로 했으나 한국적 현실과는 거리가 먼 총격전 영화로 흘러갈 바에는, 애당초 뻔뻔스럽게 원작과 같은 판타지로 방향성을 선택하는 편이 나았을 것입니다. 


등장인물의 감정선도 공감하기 어렵습니다. ‘영웅본색’에서는 장국영의 여자친구로 등장했던 재키(주보의 분)가 남자들 사이에 낀 여성을 연기하며, 젊은 여성 관객의 감정 이입을 어느 정도 담보할 수 있었습니다. 이 역할을 ‘무적자’에서는 이모로 분한 김지영이 맡았지만, 젊은 여성 관객의 감정 이입을 이끌어내기에는 나이가 너무 많습니다. 따라서 철두철미하게 남자들만의 이야기로 흘러갑니다. (공교롭게도 ‘영웅본색’의 일본 개봉 제목이 ‘남자들의 만가’입니다.) 즉, ‘무적자’는 한국 영화의 주된 소비층인 20대 여성의 감정 이입과 호응을 얻지 못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것입니다.


‘무적자’의 네 명의 주인공을 ‘영웅본색’과 비교하면, 가장 인상적인 것은 의외로 장국영이 분한 자걸에 해당하는 철 역의 김강우입니다. ‘영웅본색’에서 장국영은 곱상하고 여린 외모를 앞세워 보호본능을 자극했지만, ‘무적자’의 김강우는 한 맞힌 한국적 캐릭터로 거듭났습니다. 미묘한 표정 연기도 네 배우 중 가장 섬세한 호연을 선보입니다. 이자웅이 분한 악역 아성 역을 계승한 태민 역의 조한선은 스테레오 타입의 연기이지만 무난하게 소화합니다.


하지만 중후한 남성미를 풍겼던 자호 역의 적룡을 물려받은 혁 역의 주진모의 연기는 밋밋하며, 개봉 전부터 기대보다 우려가 앞섰던 소마 역의 주윤발을 계승한 영춘 역의 송승헌은 고질적인 약점이었던 뻣뻣한 연기를 극복하지 못합니다. 읽던 신문이 흩날리며 ‘강호의 의리가 땅에 떨어졌다’라는 대사로부터 시작되는 복수극과 비장미 넘쳤던 최후까지 ‘영웅본색’을 상징하는 명장면을 고스란히 떠안은 송승헌의 연기는 주윤발과 비교해 실소를 자아내는 수준에 그칩니다. 트렌치코트와 줄담배, 선글라스와 쌍권총을 계승하면서도 성냥개비를 입에 무는 습관만은 따라하지 않은 것이 그나마 다행입니다. 하긴 그 어떤 배우가 역을 맡았어도 대배우 주윤발의 아우라에 버거워하지 않을 수 없었겠지만, 연기력이 부족한 송승헌의 대담한 선택은 민망한 결과를 낳았습니다. 마치 영화 동아리에 소속된 대학생이 ‘영웅본색’을 모방한 유튜브 습작에 출연한 듯 어색합니다. 결국 ‘무적자’는 두 주연 배우의 아쉬운 연기력과 썰렁한 각본의 조합으로 인해 원작과 같은 등장인물에 대한 감정 이입과 감동을 확보하지 못합니다. 액션 장면의 연출 또한 원작과 같은 통렬함을 뿜어내지 못합니다. 


흥미로운 것은 ‘무적자’에서 ‘영웅본색2’의 흔적도 찾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영웅본색2’의 주제가 ‘분향미래일자’가 피아노로 편곡되어 두 차례 배경 음악으로 사용되었는데, ‘분향미래일자’를 제외하면 인상적인 배경 음악이 없어 차라리 ‘영웅본색’ 1편과 2편의 배경 음악을 재사용하는 편이 낫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무적자’가 ‘영웅본색’과 가장 크게 다른 것은 결말입니다. ‘영웅본색’은 영어 제목 ‘A Better Tomorrow’가 암시하듯, 희망과 갱생을 결말에서 제시한 반면, ‘무적자’는 ‘A Better Tomorrow’라는 영어 제목을 그대로 차용하면서도 이를 무색케 하는, 일말의 희망도 없는 파국으로 치달아 속편에의 가능성을 말살합니다. 아마도 해외 판매를 위한 선택이었겠지만, 영화 내용과 부합되지 않는 ‘A Better Tomorrow’라는 영어 제목을 사용할 필요가 있었는지에 대한 회의를 피할 수 없습니다.    


결론적으로 ‘무적자’는 왜 ‘영웅본색’을 리메이크했는가에 대한 궁금증을 떨칠 수 없습니다. 원작을 등에 업은 상업적 성공은 근본적으로 리메이크의 영화적 완성도와 시대를 반영하는 재해석의 설득력에 따라 좌우되는 것인데, 송해성 감독의 재기는 ‘파이란’을 끝으로 모두 소모된 것이 아닌가 의심스럽습니다. 훌륭한 원작을 바탕으로 지루한 결과물을 낳아, 원작을 넘어서는 리메이크는 드물다는 속설을 입증한 ‘무적자’는, 역시 ‘영웅본색’이 시간을 넘어서는 걸작임을 입증하는 한계에 머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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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미야 형제 - 일본인의 느긋한 고독 | 기본 카테고리 2010-09-20 0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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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 아키노부(사사키 쿠라노스케 분)와 동생 테츠노부(츠카지 무가 분)의 마미야 형제는 함께 살며 사이가 돈독한 형제입니다. 서른이 넘어서도 여자친구조차 없는 두 사람은 테츠노부가 근무하는 초등학교 교사 요리코(토키와 다카코 분)와 비디오샵 점원 나오미(사와지리 에리카 분)를 집으로 초대합니다.


에쿠니 카오리의 소설을 영화화(극중에서 마미야 형제의 소장 서적 중 역시 영화화된 에쿠니 카오리의 ‘도쿄 타워’도 있습니다.)한 ‘마미야 형제’는 매우 일본적인 영화입니다. 주인공 마미야 형제는, 다마키(요코타 텟페이 분)의 대사처럼 ‘마니아 형제’입니다. 야구와 영화, 철도와 보드 게임, 비행기 공작과 도서 수집 등 매니악한 취미를 지니고 있으며, 아키노부는 맥주, 테츠노부는 커피 우유로 기호 식품에 대한 취향도 뚜렷합니다. 마미야 형제의 집은 남자 두 사람이 사는 집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깔끔히 정돈되어 있습니다. 형제간을 제외하면 타인에게 속마음을 좀처럼 열지 않는다는 점에서도 일본적입니다. 집에서 TV를 보고 게임을 하며 여가를 보내고 가끔 쇼핑과 외식을 하며 대중목욕탕에 들르고 이따금 지인들을 집으로 초대해 파티를 벌이는 일본인의 일상을 엿볼 수 있습니다.  


두 사람은 외모와 직업(형은 화이트 컬러, 동생은 블루 컬러인데도 이에 대해 의식하거나 갈등하지 않습니다.)만 다를 뿐 성격은 거의 동일한 듯 보입니다. 꼼꼼함이 지나쳐 소심하고, 그들이 동물 캐릭터 옷을 입는 장면이 암시하듯 어린애 같다는 점에서 최근 화두가 되는 ‘초식남’과 맞아 떨어집니다. 독방을 사용하지 않고 함께 잠들 정도로 우애가 두터운 것이 도리어 연애와 결혼에 대한 절실한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게 하는 원인으로 볼 수도 있습니다. 마미아 형제가 고독을 느끼지 못하는 것은 아니지만, 마음을 나눌 형제가 있고 금전적으로도 생계의 어려움을 겪지 않으니, 두 사람의 고독은 절박함과는 거리가 먼 느긋한 것입니다.

  

아키노부의 직장 선배 겐타(다카시마 마사히로 분)가 그의 큰 목소리처럼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뻔뻔스러운 자세로 일관한 덕분에 결혼과 이혼, 재혼으로 이어지며, 이 과정에서 아키노부가 ‘나는 결혼도 못해봤는데’라고 부러워하는 것은, 마미야 형제의 소극적인 자세와 분명 대조적입니다. 형제애에 안주한다면 마미야 형제는 결코 결혼은커녕 연애도 할 수 없을 것입니다. 뭔가 새로운 연애 관계를 만들려 하지만, 아무런 소득 없이 사실상 원점으로 회귀하는 결말과 형제의 결혼에 무관심한 어머니의 모습이 마미야 형제의 미래를 암시하는 듯합니다.   


코미디로서 ‘마미야 형제’는 그다지 많은 웃음을 선사하지 않습니다. 개그맨 츠가지 무가(그와 함께 개그 듀엣 ‘드렁크 드래건’을 이루는 스즈키 타쿠가 종반 카메오로 출연했습니다.)가 생애 첫 주연을 맡았지만, 후반부 테츠노부와 사오리(토다 나오 분)의 대화를 제외하면 함박웃음을 지을 수 있는 장면이 드뭅니다. 미묘한 심리 변화를 묘사하고 이를 대사로 옮긴 섬세함을 찾아 볼 수 있지만, 전체적으로 기승전결이 불분명해 밋밋하다는 지적에서 자유로울 수 없습니다. 여러 개의 장면을 점프 컷처럼 편집해 대사를 삽입한 장면은 나름대로 참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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