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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블루레이 지름 - ‘스카페이스’ 스틸북 한정판 외 | 기본 카테고리 2011-09-30 2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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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약 주문한 블루레이가 도착했습니다.


'스카페이스'의 스틸북 한정판.
 


스틸북 앞면을 일부 감싸고 있는 띠지는 뒷면을 완전히 감싸고 있습니다.


띠지를 벗겨낸 스틸북의 겉면. 알 파치노의 근성 넘치는 표정과 함께 붉은색으로 금속 재질을 강조해 강렬합니다.


스틸북 내부. 여주인공을 연기한 미셸 파이퍼가 눈에 띕니다.


디스크를 제외한 모습.


함께 주문한 '티파니에서 아침을'입니다. 파라마운트의 국내 발매 블루레이가 물량이 적어 빨리 품절되어 예약 주문했습니다.


비닐을 벗긴 케이스 겉면.


케이스 내부. 고전 영화답게 디자인이 심플합니다.


디스크를 제거한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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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레이로 다시 보는 ‘바스터즈’ | 기본 카테고리 2011-09-30 0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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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포스팅은 ‘바스터즈 거친 녀석들’의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2009년 작 ‘바스터즈 거친 녀석들’(이하 ‘바스터즈’)은 수다쟁이 쿠엔틴 타란타노의 작품답게 맛깔스런 대사의 양이 압도적으로 많습니다. 흥미로운 것은 ‘바스터즈’가 제2차 세계 대전 당시 유럽을 배경으로 하기에 독일어와 프랑스어, 영국식 영어와 미국식 영어, 이탈리어까지 혼재하며 독일어는 지방 억양마저 따진다는 사실입니다. 과거 제2차 세계 대전을 소재로 한 전쟁 영화들은 제작상의 편의와 자막을 읽기 번거로워 하는 미국인 관객 등을 위해 극중에서 유럽인들이 서투른 억양으로 영어를 구사하는 것으로 설정했지만 따지고 보면 비현실적인 설정이었습니다. 


하지만 타란티노는 ‘바스터즈’에서 유럽의 배우들을 캐스팅해 과감하게 모국어를 사용시키고 미국의 관객들에게는 자막 읽기를 감수하도록 했습니다. 블루레이의 부가 영상 인터뷰에 의하면 타란티노는 유럽인들이 어설픈 영어를 하는 과거의 전쟁 영화들이 이상했다고 밝혔습니다. ‘킬 빌 Vol.1’에서 우마 서먼이 완벽하지는 않았지만 일본어를 구사했을 돌이켜 보면 자막으로 인해 미국 흥행에 악영향을 줄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완성도를 위해 사실성에 집착하는 타란티노의 고집을 유추할 수 있습니다. 


다양한 언어가 본격적으로 등장하는 ‘바스터즈’의 주인공이 모국어인 독일어뿐만 아니라 영어와 프랑스어, 이탈리어까지 능통한 한스 란다(크리스토프 왈츠 분)라는 점은 우연이 아니며 극중에서 발생하는 사건들은 다양한 언어의 차이에서 비롯됩니다.


이를테면 란다가 라파디트(데니스 모노체트 분)와 대화를 나누는 초반부에서 지하실에 쇼샤나(멜라니 로랑 분)의 가족들이 숨겨져 있음을 확인하는 장면은 영어로 이루어집니다. 영어를 모르는 가족들은 쇼샤나를 제외한 전원이 몰살당합니다. 나치에 원한을 품은 쇼샤나가 자신의 극장에서 나치를 일소할 때 영어를 사용하는 것은 가족들이 영어를 몰라 변을 당했던 4년 전과 동일한 방식으로 복수하는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개떼들’ 대원 두 사람이 기관총으로 히틀러를 비롯한 나치 요인들을 몰살하는 장소가 그야말로 ‘로열박스’라는 사실도 의미심장합니다.)  


제스처도 넓게 보면 언어라 할 수 있는 있는데 나치 군복으로 변장한 영국군인 히콕스(마이클 파스벤더 분)의 정체가 들통 나 우발적인 총격전에 휘말려 ‘개떼들’의 대원들이 전사하는 파국의 원인이 제스처라는 설정은 언어를 중시하는 타란티노의 집착을 엿볼 수 있습니다.


흥미로운 것은 이처럼 언어의 사실성을 비롯한 디테일에 집착하는 타란티노이지만 정작 역사적 사실은 완전히 무시했다는 점입니다. 히틀러와 괴벨스마저 엉성한 작전에 휘말려 처참하게 사망하는 결말은 역사적 사실과는 판이하게 다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53분에 걸친 ‘바스터즈’의 러닝 타임 내에서는 히틀러와 괴벨스의 사망조차 당연하게 보입니다. 역사적 사실마저 무시하는 타란티노의 대담성이 돋보입니다. 영화란 주어진 러닝 타임 안에서만 개연성을 갖추면 그것으로 충분하다는 평범하지만 실천하기 어려운 진리를 타란티노는 ‘바스터즈’에서 재확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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릴라 릴라 - 흥미로운 소재 못 살린 로맨틱 코미디 | 기본 카테고리 2011-09-27 0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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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심한 성격의 웨이터 다비드(다니엘 브륄 분)는 우연히 만난 마리(한나 헤르츠스프룽 분)에 반하지만 문학을 사랑하는 그녀의 마음을 얻지 못해 애태웁니다. 로맨스 소설의 원고를 우연히 입수한 다비드는 자신의 작품인 양 마리에게 읽게 해 그녀의 마음을 얻고 출판을 통해 베스트셀러 작가로 부상하지만 소설의 원작자라 주장하는 초로의 사내 재키(헨리 허브첸 분)와 만나게 됩니다.


마르틴 주터의 소설을 알랑 그스포너 감독이 영화화한 2009년 작 ‘릴라 릴라’는 타인이 집필한 소설을 통해 베스트셀러 작가로 추앙받게 되는 20대 남성을 주인공으로 설정합니다. 거짓말이 들통 날 위기를 주인공이 헤쳐 나가는 것은 누구나 떠올렸을 법한 흥미로운 소재에서 출발한 서사라 할 수 있습니다. 


만일 주인공이 강렬한 자의식을 지닌 인물이라 윤리적 고뇌와 죄의식에 빠져들어 소설의 원작자를 살해한다면 ‘블랙 스완’과 같은 심리 스릴러가 될 것이며 살해한 원작자가 알고 보니 존재하지 않는 인물로 주인공이 만들어낸 허상에 불과하다면 ‘식스 센스’와 같은 호러 영화가 될 것입니다. 가짜 베스트셀러 작가의 정체가 탄로 나며 발생하는 사회적 파장과 혼란에 초점을 맞춘다면 스티븐 소더버그의 작품과 같은 사회파 영화가 탄생할 것입니다.


하지만 ‘릴라 릴라’는 주인공 다비드가 타인이 쓴 소설을 자신의 것인 양 행세했던 이유가 마리의 마음을 얻고 싶었던 것인 만큼 두 사람의 관계에 집중하는 로맨틱 코미디입니다. 자본의 논리에서 자유롭지 못한 출판계와 새로운 스타를 갈망하는 언론의 속성을 다루기는 하지만 전면에 앞세우지는 않습니다. 다비드는 도용에 대해 내적으로 갈등하지만 끝내 자신의 잘못을 독자 앞에서 솔직히 고백하지는 않습니다. 무수한 독자들을 기만했다는 죄책감보다는 사랑했던 여자를 잃게 되었다는 상실감이 더욱 크게 작용하기 때문입니다. 

   

두 주인공의 사랑에만 집중한다는 점에서 ‘릴라 릴라’는 우직한 정면 승부를 선택했다고 볼 수 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극적 갈등을 최고조까지 끌어올릴 수 있는 소재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했다고도 볼 수 있습니다. 재키가 등장한 이후 중반에 속도감이 다소 떨어져 지루한 것이 흠입니다. 104분의 러닝 타임은 객관적으로는 길지 않지만 체감 상 길게 느껴져 5분 정도 압축했다면 나았을 듯합니다. 로맨틱 코미디를 표방했으나 전반적으로 유머의 강도가 약한 것 또한 아쉽습니다.


비슷한 시기에 출연했던 ‘바스터즈 거친 녀석들’에서 ‘조국의 자랑’으로 눈길을 끌었던 다니엘 브륄이 큰 머리와 현실적인 마스크로 소심하면서도 비열한 청년을 연기한 것이 인상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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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테이젼 - 좀비 영화 모티브의 현실적 군상극 | 기본 카테고리 2011-09-24 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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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븐 소더버그 감독의 신작 ‘컨테이젼’은 치명적인 전염병의 창궐과 전파에 따른 정치적, 사회적 파장을 묘사합니다. 세계 각지를 배경으로 평범한 군상들이 복잡한 실타래처럼 얽히고설켜 인과관계를 주고받는 모습을 다큐멘터리처럼 건조하게 그려낸다는 점에서 스티븐 소더버그의 전작 ‘트래픽’이나 그가 제작을 맡았던 ‘시리아나’를 연상시킵니다. 매우 정치적이며 사회적으로 민감한 이슈를 소재로 했다는 점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사스, 조류 독감, 신종 플루 등 최근 유행했던 전염병을 연상시키는 ‘컨테이젼’의 매력은 역시 사실적이며 담담하다는 것입니다. 감염 뒤 며칠 이내에 고열로 사망하는 치명적인 가상의 전염병을 소재로 한 만큼 잔혹한 장면을 전시하며 눈요깃거리로 승부할 수 있지만 유혹을 뿌리치며 차분함을 잃지 않습니다. 뉴스나 인터넷 홈페이지 화면(파워 블로거가 중요 등장인물 중 한 명이지만)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손쉬운 전개 방식 대신 등장인물들의 입을 빌어 전개하는 쉽지 않은 연출 방식을 선택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의학 스릴러로서 106분의 다소 짧은 러닝 타임 동안 긴장감과 속도감을 유지하는 연출력은 상당합니다. 감염 일차와 더불어 공간적 배경이 되는 도시의 인구수를 표기하는 자막은 고도 자본주의가 첨예화되는 세계화 시대에 전염병 또한 세계화되어 엄청난 사람들이 동시에 희생될 수 있음을 강조합니다.


미국을 비롯한 세계 각국의 정부와 WHO와 같은 국제기구조차 신종 전염병의 확산에 대해 제대로 대처하지 못해 강도, 약탈, 폭동과 같은 무정부주의적 상황이 발생하는데 이는 ‘28일 후’와 ‘나는 전설이다’ 등과 같은 좀비 영화나 ‘더 로드’와 같은 세기말 판타지 영화에서 비현실적으로 묘사된 상황들을 보다 사실적으로 묘사한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영화가 사실적이라는 평가를 받기 위해서는 등장인물들이 사실적이어야 하는데 호화 캐스팅의 ‘컨테이젼’의 다양한 등장인물들은 상업적인 극영화의 캐릭터에 비해 현실적인 개성을 지니고 있습니다. 파워 블로거 앨런(주드 로 분)은 경박하며 금전적 이익에 몰두하면서도 진실에 집착해 음모를 파헤치고 CDC(질병 관리 센터)의 고위 간부 치버(로렌스 피시번 분)는 지인에 고급 정보를 흘리면서도 약자와 부하를 위해 헌신합니다. 평범한 중년 남성 미치(맷 데이먼 분)는 딸을 보호하기 위해 빈집에서 총을 훔치며 지나칠 만큼 배타적인 태도를 취하면서도 나름의 윤리적 기준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며 중국인 순 펭(친 한 분)은 마을 사람들을 살리기 위해 WHO의 오란테스(마리온 코티아르 분)를 인질로 삼지만 백신을 입수하자 오란테스에게 가장 먼저 접종합니다. 즉 ‘컨테이젼’의 등장인물들은 선인과 악인으로 명확하게 구분된 것이 아니라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렇듯이 선과 악의 양면적 속성을 동시에 보유하고 있습니다.


감염 2일차부터 시작해 수개월 간의 상황을 묘사하지만 결말에서는 감염 1일차로 거슬러 올라가 신종 전염병의 발병 근원을 밝히는데 다국적 기업의 개발도상국 환경 파괴가 진정한 근원입니다. 흥미로운 것은 다국적 기업의 환경 파괴로 인해 최초 감염자가 그 회사의 직원인 미국인 베스(기네스 팰트로 분)가 된다는 설정은 개발도상국에서부터 시작된 질병이 부메랑이 되어 서구 선진국으로 전파된다는 사실을 은유하는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따라서 ‘컨테이젼’이 타깃으로 삼는 비판 대상은 은폐에만 급급한 무능한 정부보다는 다국적 기업과 같은 거대 자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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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 한 잎 - 치매 노인 소재의 서늘한 걸작 | 기본 카테고리 2011-09-22 0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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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물 발굴에 일가견이 있는 고고학자 후유키치(치아키 미노루 분)는 귀중한 토기를 떨어뜨려 깨뜨린 이후 박물관에서 사직을 권고 받습니다. 충격을 이기지 못해 알츠하이머병에 걸린 후유키치는 아들의 집에 와서 며느리 케이코(토아케 유키요 분)에 의존하며 지냅니다.


1986년 일본 아카데미에서 작품상, 각본상,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이토 슌야 감독의 1985년 작 ‘꽃 한 잎’은 갑자기 알츠하이머병에 걸린 노인으로 인해 붕괴와 재결합 과정을 겪는 가족을 묘사합니다. 치매 노인이 주인공인 만큼 어디로 튈지 예측을 불허하는 전개가 가장 큰 매력으로 후유키치의 돌발 행위로 인해 코미디, 멜로, 호러, 가족 영화와 패륜극 등의 요소가 뒤죽박죽됩니다.


시아버지 후유키치를 뒷바라지하며 시어머니의 역할을 대신하는 며느리 케이코는 매정한 남편의 바람기로 인해 후유키치에 묘한 동정심을 지니게 되며 후유키치는 며느리 케이코를 아내처럼 착각해 불륜극, 아니 패륜극의 논란까지 빚어낼 수 있는 시아버지와 며느리의 키스 장면까지 등장합니다. 키스 장면 이전까지 온기를 느낄 수 있는 멜로의 분위기는 키스 장면으로 인해 외줄타기와 같은 긴장감을 자아내며 급변하더니 파국으로 흐릅니다.


‘꽃 한 잎’은 소재의 측면에서는 오즈 야스지로와 나루세 미키오의 작품과 같은 일본 가족 영화의 계보를 잇는 듯하지만 ‘아메리칸 뷰티’와 ‘레볼루셔너리 로드’를 연출한 샘 멘데스의 작품과 같은 가족 속의 서늘한 공포를 자아낸다는 점에서 매우 독특합니다. 따라서 ‘꽃 한 잎’은 온 가족이 관람할 수 있는 가족영화라기 보다 가족을 소재로 한 성인 영화로 분류하는 편이 어울립니다. 갑작스런 폭력 및 노출 장면 역시 ‘꽃 한 잎’을 가족 영화로 보기 어렵게 합니다.   


흥미로운 것은 치매 노인의 등장으로 가족 구성원들이 갈등을 겪으며 확대가족이 해체되는 반면 핵가족은 오히려 복원 및 융합된다는 점입니다. 키스 사건이 밝혀지자 심장이 약한 시어머니 치요(가토 하루코 분)는 죽음을 맞이하며 케이코와 두 올케의 사이는 벌어지지만 오히려 소원했던 케이코와 남편 하루오(사이고 테루히코 분)의 관계는 복원됩니다. 케이코는 폭음하던 술을 끊고 하루오는 더 이상 바람을 피우지 않게 됩니다. 극중에서 대사로 언급되듯이 일본의 의료 시스템이 허술해 치매 노인을 정부나 사회가 맡는 것이 아니라 아들과 며느리가 떠맡는다는 점에서 복지를 중시하는 21세기 초반의 현재의 관점에서 보면 불합리한 결말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한국에서는 알츠하이머병을 전면에 앞세운 상업 영화가 여전히 드물다는 점에서 노령화 사회를 예견하며 사반세기 전에 개봉된 ‘꽃 한 잎’은 일본 사회가 선구적이었음을 입증하는 작품입니다.              


원제 ‘花いちもんめ’는 일본에서 어린이들이 놀이를 할 때 부르는 노래로 영화의 오프닝과 엔딩을 장식합니다. 치매 노인은 어린이와 다를 바 없다는 소위 ‘노심동심(老心童心)’을 연상시키며 치매에 걸려도 살아야 한다는 주제 의식을 반영한 것입니다. 후유키치의 명예퇴직과 치매의 빌미가 되는 것이 그가 토기를 깨뜨리는 서두의 장면인데 결말에서 며느리 케이코가 깨뜨린 도자기 그릇을 후유키치가 짜 맞추려 애쓰는 장면은 토기를 깨뜨리는 서두와 완벽한 대비를 이룹니다. 이 역시 삶에 대한 의지라는 주제를 강조하는 대비이자 갈라섰던 가족이 재결합한다는 의미로도 읽을 수 있습니다.


‘라쇼몽’과 ‘7인의 사무라이’를 비롯해 구로사와 아키라의 연출작에 다수 출연했던 치아키 미노루의 열연은 놀랍습니다. ‘꽃 한 잎’은 노년에 접어들어 출연작이 뜸했던 치아키 미노루의 영화 출연작 중 마지막에서 두 번째 작품이 되었는데 1990년 니혼 테레비의 드라마 ‘늙은 아버지와’에서도 치매 노인으로 분한 바 있습니다. 치아키 미노루와 함께 영화를 이끌어가는 또 하나의 축인 며느리 케이코 역의 토아케 유키요의 몸을 사리지 않는 처절한 연기도 놀랍습니다. ‘자토이치’, ‘훌라 걸스’, ‘해피 플라이트’ 등에서 독특한 이미지를 내뿜었던 키시베 이토쿠도 잠시 등장하는데 최근과는 달리 머리숱이 풍부합니다.  


‘꽃 한 잎’은 서울아트시네마의 일본영화걸작 정기 무료 상영회를 통해 지난 19일 상영되었는데 일본문화 개방 전야인 1980년대의 일본 영화를 관람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뜻 깊었습니다. 일본문화가 개방된 1990년대 이후의 영화들은 정식으로 상업 개봉되었으며 20세기 중반까지의 걸작들은 영화제들을 통해 소개가 되었지만 1970년대와 1980년대의 일본 영화들은 국내에서 정식으로 접할 기회가 매우 적다는 점에서 일본영화걸작 정기 무료 상영회는 유익합니다. ‘꽃 한 잎’에서도 작품 외적으로 버블 경제의 최절정기를 누렸던 1980년대 일본인들의 일상을 엿볼 수 있는 점에서 흥미롭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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