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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1-19 개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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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dvd 지름 - ‘키즈 리턴’ 외 | 기본 카테고리 2012-02-29 0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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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프라인 매장에서 장당 5,000원이 되지 않는 저렴한 가격으로 구입한 dvd입니다. 온라인에서는 구하기 쉽지 않은 작품들이어서 충동 구매했습니다.

 


'키즈 리턴.' 청소년기의 도전과 좌절을 묘사한 기타노 다케시의 수작입니다. 주연 안도 마사노부가 이후 그다지 눈에 띄는 필모그래피를 쌓지 못한 것이 아쉽습니다.

 


산만한 작품이지만 나름의 매력을 지니고 있는 '다케시즈.' 기타노 다케시의 연출작은 모두 구입하는 것이 목표이기에 구입했습니다.

 


고레에다 히로카즈의 '걸어도 걸어도.' 아직 감상하지 못한 작품인데 고레에다 히로카즈는 최근보다 과거의 필모그래피가 나은 듯해 망설임 없이 구입.

 


지아장커의 '스틸 라이프.' 반복 관람의 가치가 있는 작품이라 구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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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티스트 - 놀랍도록 치밀하고 꼼꼼한 디테일 | 기본 카테고리 2012-02-28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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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시각으로 어제 오전에 거행된 제84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아티스트’가 작품상과 감독상 등 5개 부문을 수상하는 순간, 저는 두 번째 관람을 위해 스폰지하우스에 있었습니다. 지난 주 ‘아티스트’를 처음 관람했던 대한극장이 1.37:1의 화면비를 지키지 못하고 화면 윗부분을 잘라난 것이 재관람의 가장 큰 이유였지만 영화 자체가 너무 재미있었던 이유도 못지않았습니다. 최근 ‘팅커 테일러 솔저 스파이’를 재관람했던 이유는 첫 번째 관람에서 제대로 포착하지 못해 미진했던 부분이 남았기 때문이지만 ‘아티스트’는 이해하기 쉬운 영화였기에 미진했던 부분이 남지는 않았으나 작품의 매력을 극장에서 다시 만끽하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아티스트’를 재관람하며 첫 번째 관람에서 미처 발견하지 못했던 세세한 디테일을 다수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페피(베레니스 베조 분)가 엑스트라에서 조연급으로 성장할 때 하녀 역을 맡은 영화의 크레딧에는 조지(장 뒤자르댕 분)의 단짝 견공 ‘어기’가 ‘아티스트’의 엔드 크레딧과 마찬가지로 ‘개[The dog]’로 제시됩니다. 조지는 출연하지 않았지만 개와 페피는 함께 출연했다는 의미입니다.


이어 페피는 야구 선수 ‘꼬마 베이브[Baby Babe]’로 출연하는데 극중에서 키노그래프 영화사 사장 알 짐머로 등장하는 존 굿맨이 1992년 작 ‘베이브’에서 타이틀 롤인 전설적인 야구 선수 베이브 루스로 출연했던 사실을 감안하면 의도적인 오마쥬로 보입니다. 페피가 입은 줄무늬 유니폼 또한 ‘베이브’에서 존 굿맨이 입었던 뉴욕 양키스의 줄무늬 유니폼을 연상시킵니다. 베이브 루스는 좌타자였던 반면 페피는 우타자라는 점은 다릅니다.


유성영화의 등장 및 무성영화의 몰락으로 엇갈리는 조지와 페피의 운명은 두 개의 장면에서도 암시됩니다. 유성영화의 대두로 알로부터 버림받은 조지는 영화사 계단을 내려가다, 올라오는 페피와 조우해 잠시 대화를 나누는데 페피는 위에서 아래에 있는 조지를 내려다보며, 반대로 조지는 위에 있는 페피를 올려다봅니다. 하강하는 조지와 상승하는 페피의 교차하는 운명의 노골적인 복선입니다.


조지의 감독 겸 주연의 무성영화 ‘사랑의 눈물’과 페피 주연의 유성영화 ‘애교점’의 우연한 동시 개봉을 앞두고 페피는 고급 레스토랑에서 라디오 인터뷰를 합니다. 무성영화를 비웃는 듯한 페피의 언급과 조지의 불쾌함이 노골적으로 표출되는 이 장면에서 두 사람이 등을 맞대고 있으며 그 사이에 기둥이 배치된 것은 매우 의도적인 미장센입니다. 단절된 두 사람이 정반대의 운명을 맞이할 것이라는 암시입니다. 조지는 흥행에 참혹하게 실패하고 페피는 첫 주연작에서 대성공을 거둡니다.   


‘사랑의 눈물’의 흥행 실패 이후 조지가 전화 통화로 파산을 확인하는 장면에서는 눈, 귀, 입을 막은 세 마리 원숭이가 등장합니다. 일본에서 유래한 세 마리 원숭이는 새로운 시대 흐름에 적응하지 못하고 과거의 무성영화를 고집하는 조지의 오만을 상징하기 위한 소품입니다. 세 마리 원숭이는 경매 장면에서 재등장하며 페피의 집에서 요양하던 조지가 자신의 물건을 경매에서 모두 구입한 것이 페피라는 사실을 확인하는 순간 각각의 원숭이가 클로즈업됩니다. 오만으로 인해 자신에 호의를 베푸는 페피와 냉엄한 현실로부터 눈과 귀를 막았던 조지를 은유합니다.    


조지의 파산에도 불구하고 충직한 운전기사 클리프턴(제임스 클롬웰 분)은 조지의 곁을 묵묵히 지킵니다. 클리프턴이 식사를 준비하며 얼마 되지 않는 음식을 조지와 나누기 위해 콩짜개 나누듯 칼로 써는 장면은 조지의 궁핍을 상징합니다. 1년 동안 급여를 지급하지 못한 조니는 결국 클리프턴을 해고합니다. 그에 앞서 조지가 페피에 분노했던 고급 레스토랑에서도 클리프턴과 함께 식사하는 장면이 제시되었는데 그만큼 조지는 인간적인 고용주라는 의미입니다.


경매 이후 조지와 페피의 상황을 영화 제목으로 암시하는 것도 눈에 띕니다. 경매에서 초상화를 비롯해 애장품을 모두 팔아 치운 조지는 경매장 밖으로 나오는데 그가 차에 치일 뻔한 순간 뒤쪽의 극장의 간판에는 ‘Lonely Star’, 즉 ‘외로운 스타’라는 영화 제목이 보입니다.  조지가 한물 간 외로운 스타로 전락했다는 의미이며 차에 치일 뻔한 것은 위기에 빠진 조지의 처지를 상징합니다.   


이때 페피의 출연작은 ‘수호천사(Guardian Angel)’입니다. 존경하고 사랑하는 조지를 남몰래 지키는 수호천사라는 의미입니다. ‘수호천사’에서 페피는 길바닥에 자신의 물건을 떨어뜨리다 남자 주인공과 운명적 사랑에 빠지는 것으로 묘사되는데 이는 ‘아티스트’ 초반부에서 조지의 흥행작 ‘러시아 특급 작전’의 시사회 직후 지갑을 떨어뜨린 페피가 조지와 처음으로 인연을 맺으며 언론의 조명을 받게 되는 장면을 반복한 것입니다.


조지와 페피가 함께 뮤지컬 영화를 촬영하는 마지막 장면에서 알은 간곡하게 한 번 더 촬영할 것을 요구하는데, ‘액션!’이라는 마지막 대사는 조지와 페피의 사랑과 필모그래피, 그리고 무성영화에서 유성영화로 포맷은 바뀌었지만 영화는 계속된다는 의미입니다. 


약 한 세기 전 무성영화에 대한 21세기 관객의 고정관념은 아마도 유치함, 엉성함, 조잡함, 지루함 등일 것입니다. 하지만 무성영화로 제작되어 무성영화에 대한 무한한 경의를 표하는 21세기의 영화 ‘아티스트’는 익숙한 서사, 매끈한 연출, 흥겨운 음악과 춤, 귀여운 등장인물, 앙증맞은 동물, 애절한 로맨스, 해피 엔딩 등 시대를 초월해 사람들이 영화에서 원하는 모든 것들을 갖췄을 뿐만 아니라 치밀하고 꼼꼼한 디테일로 무장한 놀라운 작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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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발론 연대기 - 무모하며 불합리한 중세인의 사랑과 전쟁 | 기본 카테고리 2012-02-26 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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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 마르칼이 쓰고 김정란이 번역한 ‘아발론 연대기’는 8권에 걸쳐 마법사 멀린의 탄생과 우터의 즉위와 사망, 그리고 우터의 아들인 아더 왕의 즉위와 치세, 몰락을 묘사합니다. 


권위적인 학계에 불만을 품고 대학교수직을 사직한 탁월한 이야기꾼 장 마르칼은 아더 왕에 관한 무수한 유럽의 신화들을 그러모아 짜깁기하면서도 통일된 구성을 확립했으며 쉽고 간결한 문체로 현대 독자들을 배려합니다. 본문에는 저자의 주와 역주는 물론 삽화까지 삽입되었으며 각 권 말미에는 멀린과 모르간과 같은 마법사를 등장시키는 등 클리프 행어와 같은 암시로 후속권에 대한 흥미를 유발합니다. 끝으로 ‘저자의 말’을 통해 중세 신화에 익숙하지 않은 독자들의 이해를 돕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세 서양인의 사고방식에는 납득하기 어려운 점이 많습니다. ‘아발론 연대기’의 서사의 가장 큰 축은 외형적으로는 성배 찾기이지만 실질적으로는 아더 왕의 아내인 귀네비어 왕비와 최고의 기사 란슬롯의 불륜입니다. 장 마르칼은 귀네비어는 왕권을 상징하는 태양신과 같은 존재라고 거듭 주지시키며 현대적 윤리의 잣대로 두 사람의 관계를 재단하는 것을 경계하지만 귀네비어와 란슬롯은 자신들의 ‘궁정식 사랑’ 즉, 불륜에 대한 죄의식이 매우 희박합니다.


두 사람의 불륜을 알면서도 묵인하는 듯한 아더는 불륜 사실을 알아차린 원탁의 기사들의 참소로 인해 어쩔 수 없이 란슬롯과 전쟁을 벌이지만 란슬롯은 왕에게 죄를 짓지 않았으며 결백하다는 태도로 일관합니다. 귀부인, 즉 유부녀에 대한 사랑을 숭고한 사랑으로 예찬하는 중세의 기사도는 현대인의 사고방식에서 납득하기 어려운 것이기에 귀네비어와 란슬롯의 불륜은 뻔뻔스런 부도덕에 불과하며 현대 독자의 감정 이입이 어려운 것이 사실입니다.


아더, 란슬롯, 갈라하드, 모드레드 등 대부분의 등장인물들이 정상적인 결혼이나 양육과는 거리가 멀다는 것 또한 중세적입니다. 출생과 성장 과정 역시 신화적인 것입니다. 난교를 의미하는 ‘넓적다리 우정’이나 불륜을 의미하는 ‘궁정식 사랑’, 그리고 란슬롯과 게일호트의 사이에서 암시되는 동성애 등 틀에 얽매이지 않은 다양한 사랑의 방식이 제시됩니다. 아더와 귀네비어 사이에는 자식이 태어나지 않았으며 잠시 등장하는 아더의 아들 로호트는 어이없는 죽음을 위해 제시되는 인물이라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더와 귀네비어는 두 사람 사이에서 후사가 태어나지 않았다는 사실을 크게 걱정하지 않습니다.  


상대의 소원이 무엇인지 확인하기도 전에 덜컥 들어주겠다고 호언하는 기사들의 태도 또한 납득하기 어렵습니다. 당연히 이 같은 호언장담으로 인해 기사들은 뒷수습을 하지 못해 쩔쩔매며 때로는 어이없이 목숨을 잃기도 합니다. 끼니조차 잇지 못하고 이슬을 맞으며 돌을 베개 삼아 숲에서 노숙하면서도 명예와 사랑을 위해 위험천만한 편력 여행에 나서는 것 또한 무모합니다.


무모하며 불합리한 기사도의 정점은 성배 찾기입니다. 모든 악을 정화시키는 성배이지만 성배를 찾아 이득을 본 것은 아더 왕이 아니라 어부왕입니다. 오히려 아더는 성배 찾기 과정에서 동료 간의 우발적인 충돌(목소리를 듣고도 서로의 정체를 모르고 무작정 결투를 벌인 끝에 동료 기사를 살해하는 것 역시 ‘중세적’입니다.)로 인해 원탁의 기사들이 희생되며 ‘선한 기사’ 갈라하드와 퍼시발 또한 사라집니다. 보호트만이 성배 찾기를 마무리하고 돌아오지만 성배를 비롯해 그가 아더 왕에게 가져온 전리품은 아무 것도 없습니다. 단지 무용담만이 남았을 뿐입니다. 현대적 관점에서 의심을 품으면 보호트가 진정 성배를 찾은 것인 지도 의문입니다.


성배 찾기가 종료된 후 원탁의 기사들은 끓어오르는 에너지를 주체할 수 없어 내분을 일으켜 왕국의 붕괴와 종말의 단초를 제공합니다. 무의미한 맥거핀에 불과했던 성배에 집착한 원탁의 기사들의 태도에서 중세인의 달뜬 종교적 열망이 십자군 원정이라는 그릇된 행동으로 귀결된 역사적 대사건을 연상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거의 모든 예언은 이루어진다는 점 역시 현대적인 것과는 거리가 멉니다.  


그러나 ‘아발론 연대기’를 대변하는 중세적 정서인 무모함과 불합리함이 현대와 무관하기만 한 것은 아닙니다. 여전히 현대인들은 성배 찾기와 같은 무모한 꿈을 꾸며 불합리한 불륜에 빠집니다. 불륜은 애절한 사랑의 고통을 부각시키기 위한 장치에 불과하기 때문입니다. 이성을 강조한 근대 서양인에 비해 감정과 쾌락을 중시하는 현대인들은 더욱 중세인에 가까워졌는지도 모릅니다. ‘아발론 연대기’의 무모함과 불합리함이야말로 가장 매력적인 요소라 할 수 있습니다.   


시간의 경과가 구체적으로 묘사되지 않으며 등장인물의 나이와 그에 따른 용모의 변화를 묘사하는데 인색하기에 ‘아발론 연대기’는 신화적입니다. 각 권의 내용은 분절적이어서 파편적이기까지 하지만 차곡차곡 치밀하게 쌓인 갈등 구조는 최종권인 8권 ‘아더 왕의 죽음’에 이르러 대폭발하며 전형적인 영웅 서사다운 비장하고도 허망한 결말에 도달합니다. 비슷한 모험담이 반복되어 지루한 감이 드는 중반부의 전개를 인내하면 8권에서는 엄청난 속도감과 몰입도를 체험할 수 있습니다.  


기사도와 기독교적 윤리, 그리고 켈트적 자유분방함과 미개한 원시적 사고가 뒤섞인 ‘아발론 연대기’의 또 다른 매력은 등장인물들의 강렬한 개성입니다. 주인공 아더 왕은 엑스칼리버를 뽑고 즉위한 이후에는 존재감이 희미해집니다. 왕은 조정자의 역할에 국한되기를 강요받기 때문입니다. 장 마르칼이 지적하듯이 아더 왕은 체스판의 왕과 같이 할 수 있는 일이 거의 없습니다. 8권에서 란슬롯을 응징하려 모처럼 나서지만 오히려 자신의 죽음과 왕국의 멸망을 자초합니다.     


귀네비어 왕비는 끝 모를 미모를 지닌 여성으로 아더, 란슬롯, 모드레드 등 뭇 남성들을 매혹시키는데 그녀에 대한 기사들의 집착은 단순히 미모에 대한 집착보다는 그녀를 손에 넣어야만 왕국을 지배할 수 있다는 상징으로 보입니다. 


귀네비어에 대한 증오와 호수의 부인 비비안에 대한 라이벌 의식으로 가득한 아더 왕의 누이 모르간은 기사들의 편력을 방해하는 악녀로 묘사되지만 죽음을 맞은 아더 왕을 자신이 통치하는 아발론으로 인도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단순한 악녀로 치부하기 어렵습니다. 란슬롯을 비롯한 기사들을 편력 여행 도중 자극하며 시련에 빠뜨리는 것 역시 기사들을 더욱 단련시킨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보아야 할 듯합니다. 따라서 모르간은 선과 악 양면을 지닌 여성 등장인물 중 가장 입체적입니다. 귀네비어와 란슬롯과 같은 위선적인 인물에 비해서는 훨씬 솔직한 인물이기도 합니다.     


서민 출신의 퍼시발은 기사로 인정받기까지 바보스러운 인물로 묘사되지만 권력 다툼이나 허울 좋은 기사도로부터 자유로운 평민 출신이기에 왕국의 붕괴와 기사들의 몰살로부터 면제되는 혜택을 누립니다. 중세적 권위나 봉건적 규율로부터 자유로운 퍼시발이야말로 현대적이며 현실적인 인물이라 할 수 있습니다.


란슬롯의 아들 갈라하드는 성배 찾기를 완결시키는 ‘선한 기사’로 여성에도 무관심한 완벽한 기사이지만 그는 성배 찾기가 완수된 직후 죽음을 맞기에 작위적이며 도구적 인물이라는 혐의를 벗지 못합니다.


장대한 영웅 서사시라는 공통점을 지니고 있기에 ‘아발론 연대기’는 ‘삼국지’를 연상시키는 면도 없지 않습니다. 온화하며 덕 있는 군주로 묘사되는 아더는 유비와, 뛰어난 무예만큼이나 강한 자존심을 지닌 란슬롯은 관우와, 경박한 성격으로 말썽을 일으키는 케이는 장비와, 아더 왕에 대한 강한 충성심을 지닌 가웨인은 조운과 닮은 점이 언뜻 엿보이며, 무한한 지력을 지녔으나 전쟁의 살육에 회의를 느낀 추한 외모의 멀린은 제갈량과 방통을 혼합한 듯합니다. 무모한 원정과 참혹한 패전으로 인해 부하들을 잃고 왕국의 쇠망을 촉진한 아더 왕의 아르모리크 브르타뉴 원정은 유비의 이릉 전투와 닮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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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의 여인 - 산만한 연출 상쇄한 메릴 스트립 명연기 | 기본 카테고리 2012-02-25 0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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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다 로이드 감독의 ‘철의 여인’은 식료품 상점의 딸로 태어나 정계에 입문한 후 부유한 남편을 만난 뒤 승승장구해 영국 역사상 유일한 여성 총리가 된 마가렛 대처(메릴 스트립 분)의 삶을 묘사합니다.


타협을 모르는 고집스런 성격으로 인해 소련으로부터 불린 별명 ‘Iron Lady’를 영화 제목으로 선택한 만큼, 긴축 재정, 공기업 민영화, 노조 탄압, IRA 테러, 포클랜드 전쟁 등 사안마다 결코 물러설 줄 몰랐던 원칙주의로 무장한 정치가로서의 대처의 삶을 묘사하며 동시에 남편에 집착하고 아들과의 관계가 소원한 사적인 인간으로도 조명합니다.    


흥미로운 것은 대처의 삶을 묘사하며 과거로부터 현재로 이어지는 순행적 구성을 선택한 것이 아니라 퇴임과 남편의 죽음 이후 알츠하이머병에 시달리는 현재의 시점에서 과거의 사건들을 회상하는 방식을 선택했다는 점입니다. 대처의 회상 속 과거 사건들이 순행적으로 나열된 액자 구성도 아니며 연도와 인물, 사건 등을 제시하는 자막을 활용하지 않았기에 영국 현대사에 대한 사전 지식이 부족하면 혼란스럽고 몰입이 어려울 수도 있습니다. 대처의 혼미한 정신 상태와 조연 중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죽은 남편 데니스(짐 브로드벤트 분)의 환각으로 인해 사이코 드라마와 같은 측면까지 지니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철의 여인’은 중년부터 노년까지의 다양한 연령 층위를 자연스럽게 연기하는 메릴 스트립의 열연으로 인해 충분히 흥미진진합니다. 산만한 각본과 연출을 연기의 힘으로 상쇄합니다. 연설 연습을 전후해 극적으로 바뀌는 발성과 발음, 억양과 대사의 속도, 그리고 표정과 몸짓 연기 등은 장면마다 곱씹어 볼 가치가 충분합니다. 영국 감독이 연출한 영국 총리 소재의 영화를 미국인이 주연을 맡았다는 점도 독특합니다. 딱딱한 정치 영화로 전락하지 않도록 코믹 연기로 관객에게 돌아가는 부담을 줄이는 짐 브로드벤트도 인상적입니다.

   

20세기 영국에서 가장 긴 11년간이나 총리직을 역임하며 함께 냉전을 종식시킨 미국 대통령 레이건과의 관계도 제시되지만 앙숙과도 같았다는 비슷한 또래의 여왕 엘리자베스 2세와의 관계에 대해서는 전혀 묘사하지 않은 것은 상당히 아쉽습니다. 두 사람이 모두 생존해 있으며 엘리자베스 2세가 등장할 경우 주인공 대처의 비중이 약화될 것을 우려한 것인지 모르겠으나 러닝 타임이 105분에 지나지 않았던 점을 감안하면 여왕이 전혀 등장하지 않은 것은 미진한 감을 지울 수 없습니다.   


2007년 ‘더 퀸’에서 엘리자베스 2세를 연기한 헬렌 미렌과 2011년 ‘킹스 스피치’에서 조지 6세를 연기한 콜린 퍼스가 각각 아카데미 여우주연상과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것을 감안하면 ‘철의 여인’의 메릴 스트립이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수상해 영국 현대 정치인의 아카데미 주연상 수상 기록을 이어갈지 주목됩니다. ‘철의 여인’에서 대처가 연설 훈련을 받는 장면은 ‘킹스 스피치’를 연상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더 퀸’과 ‘킹스 스피치’에 비하면 ‘철의 여인’이 주인공의 삶을 가장 거시적으로 묘사한 작품이라 할 수 있습니다.  


어린 시절 찻잔 씻는 것을 혐오해 정치에 입문했던 대처는 마지막 장면에서 자신의 초상화 제막식에 불참하며 찻잔을 씻는데 고집스러운 정치인으로서의 삶이 완전히 끝나고 자연인으로 돌아왔음을 암시합니다.


‘철의 여인’을 관람하고 나니 뢱 베송 감독과 양자경이라는 어울리지 않은 듯한 조합으로 미얀마의 민주화 투사 아웅산 수 치의 삶을 묘사한 ‘더 레이디’는 어떤 작품일지 궁금합니다. 아울러 한국에서도 ‘더 퀸’, ‘킹스 스피치’, ‘철의 여인’과 같이 정치인을 주인공으로 한 다룬 상업 영화가 제작되면 어떨까 싶습니다. 대처와 비슷한 보수 성향에 타협을 모르는 고집으로 치면 결코 뒤지지 않는 김영삼, 이명박과 같이 국민을 고통스럽게 한 대통령을 주인공으로 한 영화가 제작되면 볼만한 블랙 코미디가 될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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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책 지름 - ‘히틀러 Ⅰ, Ⅱ’ 외 | 기본 카테고리 2012-02-23 0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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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인을 틈타 구입한 책들입니다.

 


‘히틀러 Ⅰ, Ⅱ.’ 처음 출간되었을 때부터 눈여겨 보고 있었는데 인터넷 서점에서 50% 할인해 구입했습니다.

 


Ⅰ, Ⅱ 도합 2200 페이지가 넘는 엄청난 분량인데 한편으로는 이걸 어떻게 다 읽나 싶어 부담스러우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푸짐한 음식을 마음껏 먹을 수 있는 식사 직전의 즐거움 같은 것도 느낍니다.

 


존 르 카레의 '팅커, 테일러, 솔저, 스파이.' 영화가 매우 인상적이기도 했고 품절된 인터넷 서점도 있기에 구입을 서둘렀습니다.

 


역시 영화가 인상적이었던 '워 호스'의 영국판 페이퍼백. 애당초 어린이들이 읽을 수 있는 작품이라 어려운 영어가 아닌 것 같아 선택했습니다. 역시 50% 할인으로 구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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