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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크 나이트 라이즈 - 조커와 존 블레이크의 스쿨버스 | 기본 카테고리 2012-07-30 1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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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포스팅은 ‘다크 나이트 라이즈’의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다크 나이트 라이즈’를 전작인 ‘다크 나이트’와 비교하면 흥미롭게도 공통적인 도구가 등장합니다. 바로 스쿨버스입니다.


‘다크 나이트’에서 스쿨버스는 동료들을 살해하고 홀로 이득을 챙긴 조커의 잔혹성을 입증하는 서두의 마지막 도구로 활용됩니다. 조커가 탑승한 가짜 스쿨버스가 본연의 역할을 수행하는 진짜 스쿨버스들 사이에 끼어 도주하는 장면은 조커의 유머 감각과 장난기를 상징합니다. 조커가 하비 덴트가 입원하고 있던 병원을 폭파시킨 후 고담 시민들과 함께 탈출하는 장면에서도 스쿨버스는 다시 한번 활용된 바 있습니다. 어린 학생들과 순진무구함을 상징하는 스쿨버스를 조커는 역설적으로 활용한 것입니다.


‘다크 나이트 라이즈’에서도 스쿨버스가 등장합니다. 배트맨이 핵폭발을 저지하지 못할 경우를 상정해 존 블레이크가 고아원의 학생들을 탈출시키는데 활용됩니다. 존 블레이크는 고아들을 이끌고 스쿨버스에 탑승해 다리를 건너 고담 시에서 벗어나려 하지만 결과적으로 테러리스트인 베인 일당에 협조하는 셈이 되어버린 군인들의 답답한 처신으로 인해 다리를 건너지 못합니다. 배트맨이 실패할 경우 핵폭발로 인해 아무런 소용이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존 블레이크는 학생들을 스쿨버스에 다시 탑승시키며 공권력의 무기력함을 절실하게 깨닫습니다. 스쿨버스를 둘러싼 다리의 대치 장면은 다리 폭파를 제외하면 특별한 액션 장면이 없음에도 상당 시간이 할애되는데 그만큼 감독인 크리스토퍼 놀란이 중시여긴 장면이라는 의미입니다. 스쿨버스는 결과적으로 형사 존 블레이크를 슈퍼 히어로 로빈으로 변모시키는 촉매제가 됩니다. 에필로그에서 브루스 웨인의 유언에 따라 그의 집이 고아원이 되자 고아들이 탑승한 스쿨버스는 고아원이 된 웨인 가문의 전 저택에 도착합니다.


따라서 스쿨버스는 ‘다크 나이트’에서 조커의 악행의 상징으로 역설적으로 활용된 반면 ‘다크 나이트 라이즈’에서는 존 블레이크의 실낱같은 희망과 좌절에 이은 재탄생, 그리고 새로운 희망의 상징으로 활용되었다는 점에서 극명하게 대조됩니다. 


‘다크 나이트 라이즈’의 악역 베인은 ‘다크 나이트’의 조커에 비하면 우직하며 유머 감각이 결여된 인물로 보이지만 인간적인 측면이 전혀 드러나지 않은 것은 아닙니다. 탈리아를 향한 애틋한 마음은 차치해도 그가 증권거래소를 습격한 뒤 탈출하며 오토바이용 헬멧을 들어준 직원에게 ‘고맙다[Thank you]’고 인사하는 장면이나 풋볼 경기장을 폭파시키고 점거하기 직전 미국 국가를 부르는 소년의 아름다운 목소리를 듣고 ‘너무나 예쁜 목소리군[What a lovely, lovely voice]’이라고 독백하는 대사는 베인도 나름 유머 감각을 지닌 인물임을 알 수 있게 합니다. 특히 풋볼 경기장 장면의 독백에서 베인의 굵고 기묘하게 변조된 목소리는 소년의 아름다운 목소리가 뚜렷하게 대조됩니다.


베인이 고담 시민들을 볼모로 잡으며 혁명을 선언하는 장소가 풋볼 경기장이라는 사실은 매우 의미심장합니다. 아메리칸 풋볼은 개척 시대의 향수를 일깨우는 미국인의 상징이며 지극히 미국적인 스포츠이기 때문입니다. 베인은 미국토를 상징하는 풋볼 경기장의 필드를 폭파시켜 쑥대밭으로 만든 뒤 관중, 즉 고담 시민들 앞에 등장해 혁명을 선언합니다. 미국 사회의 근간을 뒤흔들겠다는 의도를 압축한 장면입니다. 사족이지만 고담 시 풋볼 팀의 상대 팀이 슈퍼맨의 무대가 되는 메트로폴리스의 팀이었다면 하는 아쉬움이 없지 않습니다.


그에 앞서 베인이 증권거래소를 습격해 인질극을 벌이는 장면은 당연히 세계 경제의 중심인 뉴욕 월가의 증권거래소를 연상시키며 경찰과 베인 일당의 최후의 대결을 벌이기 직전 찢겨진 성조기가 나부끼는 장면은 테러의 위협에 시달리는 미국의 현주소를 상징합니다.


지난 주 금요일 ‘다크 나이트 라이즈’를 IMAX로 세 번째 관람하며 어둠의 기사와 작별했습니다. 2005년 ‘배트맨 비긴즈’ 이래 7년 동안 이어진 3편의 시리즈를 기다리는 즐거움이 사라졌습니다. 당분간 ‘다크 나이트’ 삼부작과 같은 슈퍼 히어로 영화는 다시 등장하지 않을 것 같아 아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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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둑들 - 가볍고 매끈한 것이 장점이자 약점 | 기본 카테고리 2012-07-26 0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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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포스팅은 ‘도둑들’의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최동훈 감독의 ‘도둑들’은 마카오의 카지노에 숨겨진 거액의 다이아몬드 ‘태양의 눈물’을 훔치기 위해 다국적으로 구성된 10명의 전문절도범의 좌충우돌을 묘사합니다. 에필로그를 제외하면 영화는 크게 3부분으로 구분될 수 있는데 첫째, 한국에서의 문화재 절도를 통해 등장인물들과 그들의 절도 수법을 소개하며 둘째, 마카오에서의 ‘태양의 눈물’ 절도의 준비 과정과 시행까지 그려지고 셋째, 부산을 배경으로 둘러싼 절도범들과 갱, 그리고 경찰의 사투를 묘사합니다.


각각의 에피소드는 분절적으로 제시되지 않고 자연스럽게 연결되었으며 특히 두 번째 에피소드에서 세 번째 에피소드로 연결되는 부분은 이음매를 찾기 어려울 정도로 매끄럽게 이어집니다. 관객이 지루해할 틈을 주지 않고 속도감을 유지하며 몰아붙인다는 의미입니다. 특히 세 번째 에피소드의 부산의 와이어 액션 장면은 매우 강렬해 일품입니다.


무려 10명의 절도범이 타이틀 롤인만큼 ‘도둑들’의 호화 캐스팅은 개봉 전부터 화제가 된 바 있습니다. 캐스팅이 화려하며 전문절도범이 한 팀을 이뤄 등장한다는 점에서 스티븐 소더버그 감독의 ‘오션스’ 시리즈가 연상되기도 하지만 팀의 결속력이 뛰어나 배신자가 없었던 ‘오션스’의 주인공들과 달리 ‘도둑들’의 주인공들은 한 팀을 이뤘어도 이기적 욕망을 충족시키기 위해 배신을 일삼습니다. 최동훈 감독의 전작 ‘범죄의 재구성’과 ‘타짜’에서 작품 전체를 관통한 바 있는 ‘만인에 대한 만인의 투쟁’의 홉스식 세계관이 그대로 유지됩니다. 따라서 등장인물들은 동료에 대해 배신을 일삼으며 이합집산을 거듭합니다.


흥미로운 것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랑에 대한 믿음이 영화 전반에 깔려 있다는 점입니다. 예니콜(전지현 분)에 대한 굳건한 짝사랑을 과시하는 잠파노(김수현 분)나 초로의 첸(임달화 분)과 씹던껌(김해숙 분) 커플의 최후, 그리고 한때 어긋났던 마카오박(김윤석 분)과 팹시(김혜수 분) 커플이 장식하는 결말까지 ‘도둑들’은 최동훈 감독의 전작들과 달리 사랑에 대한 확실한 신뢰를 드러냅니다. 아마도 ‘도둑들’이 소수 관객의 열광적인 지지를 얻으려는 매니악한 장르 영화가 아니라 여름 성수기에 다수의 관객들에게 호소하기 위한 블록 버스터에 가깝기 때문일 것입니다. ‘타짜’의 생명을 건 절박함이나 인간의 이기적 본성에 대한 천착에 가까운 탐구에 비해 ‘도둑들’은 상대적으로 가볍고 매끈한 오락 영화입니다. 즉 ‘도둑들’은 ‘범죄의 재구성’과 ‘타짜’의 범죄 스릴러에 ‘전우치’의 코믹 액션이 결합된 결과물이라 할 수 있습니다.   


등장인물의 숫자가 매우 많으며 대부분의 배우들은 스테레오 타입의 캐릭터를 반복해서 연기하지만 그 중에서 가장 인상적인 것은 자신을 스타덤에 올린 휴대 전화 CF를 연상시키는 이름 예니콜 역의 전지현입니다. 사실 전지현은 영화배우라기보다 CF 전문 배우로서 현실로부터 두 발이 붕 떠 브라운관에 유리된 비현실적인 이미지가 강했지만 ‘도둑들’에서는 CF를 통해 구축한 예쁜 이미지와 달리 욕설을 쉽게 입에 올리는 경박하며 사실적인 인물로 등장합니다. 연기력에 의문이 있는 전지현을 위해 최동훈 감독이 배려한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예니콜은 연상의 여성이자 선배인 팹시와 라이벌 의식을 느끼며 미묘한 갈등 관계를 연출하는데 전지현과 김혜수 두 배우의 이름값을 감안하면 상당히 흥미로운 대결 구도입니다.


이정재가 분한 뽀빠이와 김윤석이 분한 마카오박의 갈등 관계 또한 비슷한데 두 사람이 사제지간이자 라이벌이며 연적의 요소까지 갖췄다는 점에서 인상적입니다. 하지만 마카오박은 나머지 9명의 절도범들은 물론이고 갱들과도 갈등하는 인물이라는 점에서 뽀빠이와의 갈등 관계에만 집중하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뽀빠이는 앤드류(오달수 분)와 개그 콤비를 이루는 영화 후반에 더욱 빛이 납니다.        


최근 가장 큰 인기를 모으고 있는 김수현을 캐스팅한 것은 10대 여학생 관객을 끌어들이기 위한 노림수로 보이는데 결과는 무난합니다. 쟁쟁한 선배 배우들 사이에서도 자신의 존재를 각인시키는데 성공합니다. 극중에서 가장 어린 여성 캐릭터로 등장하는 전지현조차 서른이 훌쩍 넘어 나이를 감추기 어려웠던 점을 감안하면 김수현과 같이 20대 초중반의 여배우가 등장해 균형을 맞췄다면 하는 아쉬움도 남습니다. 나머지 9명의 절도범들과는 목적이 다르지만 자신의 목적을 끝내 달성하는 줄리 역의 이신제도 인상적입니다.  


다국적 캐스팅으로 한국어는 물론이고 영어, 일본어, 중국어, 광둥어까지 다양한 언어가 사용되었으며 아시아 각지에서 촬영되어 ‘도둑들’은 그야말로 국제적인 영화입니다. 홍콩과 마카오, 그리고 카지노를 소재로 했다는 점에서는 20세기 후반 홍콩 느와르의 향수를 떠올리지 않을 수 없습니다. 주차장 총격전을 홍콩 느와르의 주역이었던 임달화에게 할애한 것을 보면 최동훈 감독은 ‘도둑들’을 통해 홍콩 느와르에 대한 오마주를 하려 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극중에서 일본인 행세를 하는 임달화의 일본어 대사 구사는 매우 어색해 낙제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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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크 나이트 라이즈’ 추격전 장면은 옥에 티? | 기본 카테고리 2012-07-24 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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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포스팅은 ‘다크 나이트 라이즈’의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다크 나이트 라이즈’의 개봉 이후 주말이 지나며 다양한 평들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걸작이라며 만족스럽다는 호평도 있지만 전작 ‘배트맨 비긴즈’나 ‘다크 나이트’와 비교해 못하다는 평도 있고 배트맨의 세계관이나 삼부작에 무관심한 상태에서 관람해 지루했다는 혹평도 있습니다.


아마도 ‘다크 나이트 라이즈’의 개봉일을 목 빠지게 기다렸다 예매 전쟁을 이겨내고 개봉 초기에 관람해 만족스러워한 열혈 팬의 입소문을 전적으로 신뢰한 일반 관객이라면 165분의 긴 러닝 타임이 부담스러우며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고 평가할 수 있을 듯합니다. 어린 시절부터 대중 매체를 통해 슈퍼 히어로를 쉽게 접하며 성장하는 미국과 달리 슈퍼 히어로가 소수의 매니악한 취미로 국한된 한국의 풍토에서 ‘다크 나이트 라이즈’를 수용하는 분위기는 다를 수밖에 없습니다. 


일부에서는 ‘다크 나이트 라이즈’의 옥에 티를 지적하고 있습니다. 우선 베인 일당의 증권거래소 습격은 낮에 이루어졌는데 탈출한 베일 일당과 배트맨, 그리고 경찰이 어우러져 추격전을 벌이는 장면은 밤이라며 촬영과 편집에서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이 실수를 저지른 것이 아닌가 하는 의문을 제기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증권거래소는 낮에 개장하며 배트맨의 등장은 밤이 어울리기에 낮에서 밤으로 시간이 이행된 것으로 의도적으로 연출한 듯합니다. 따라서 베인 일당의 증권거래소 습격은 폐장 즈음이며 오토바이를 활용한 탈출은 해질녘, 그리고 배트맨이 가세한 추격전은 일몰 후 저녁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특히 무수한 경찰차들과 대치한 배트 포드가 경찰차를 향해 돌진하는 장면에서 경광등이 빛나는 장면 연출은 시간적 배경이 밤이어야만 그 효과가 극대화될 수 있습니다. 이 추격전 장면은 더 배트의 등장으로 마무리되는데 경찰에게는 미지의 존재인 더 배트의 첫 등장 역시 신비롭게 연출되기 위해서는 시간적 배경이 밤인 것은 당연합니다.    


아쉬운 점도 없지 않습니다. 따지고 보면 베인이 풋볼경기장에서 외친 ‘시민 혁명’의 실체가 영화 속에서 구체적으로 묘사되지 않습니다. 베인은 허위에 가득 찬 경찰로부터 권력을 빼앗아 시민들에게 되돌려준다고 주장하지만 막상 무정부 상태의 5개월 여 동안 약탈 외에 시민들은 구체적인 반응이 묘사되지 않아 아쉽습니다. ‘다크 나이트’에서는 죄수의 딜레마를 응용한 조커의 게임에 대한 시민들의 반응이 이상적인 형태로 어쨌든 묘사되지만 그나마 ‘다크 나이트 라이즈’에서는 거의 묘사되지 않습니다.


5개월 동안 지하에 감금된 3천여 명의 경찰들이 어떻게 식량과 연료를 조달한 것인지도 묘사가 부족합니다. 그처럼 많은 인원의 식량과 연료를 베인 일당의 눈을 피해 조달할 수 있다면 지하에서 탈출하는 것도 충분히 가능할 텐데 식량과 연료만 구했을 뿐 폭탄이 터지기 직전을 제외하면 탈출기도조차 하지 않는 것도 어색합니다. 베인이 배트맨을 살려둔 이유는 분명하지만 왜 경찰은 살해하지도 않는 것은 물론 전멸(아사)했는지 확인조차 하지 않고 방치해 후환을 남긴 것인지 궁금합니다.


미란다가 라스 알 굴의 딸 탈리아라는 종반의 반전에 앞서 암시가 부족하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하지만 베인이 원자로에서 이사들의 지문을 요구할 때 순순히 지문을 날인하며 폭스에게도 권하는 장면에서 어느 정도 암시가 이루어졌다고 볼 수 있습니다. 약자를 돕는 사업가를 자처하던 미란다가 스스로 나서 너무나 쉽게 악에 굴복했기 때문입니다.


그에 앞서 알프레드가 떠난 성에서 미란다가 부르스와의 동침하기 직전 ‘고난은 사람을 바꾸기 마련’이라는 요지의 대사를 언급합니다. 이는 불행한 출생과 어머니의 참혹한 죽음, 그리고 지하 감옥에서 목숨을 걸고 탈출해 ‘어둠의 사도’를 아버지로부터 물려받은 미란다의 고난으로 가득했던 삶을 암시하는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슈퍼 히어로가 주인공인 블록 버스터이기에 배우들의 연기는 묻히기 십상이지만 브루스와 두 번에 걸쳐 이별하는 알프레드 역의 마이클 케인의 울먹이는 연기는 관객의 마음을 뒤흔듭니다.


영화에 앞서 새로 바뀐 DC 코믹스의 로고는 ‘슈퍼맨’의 주인공 클라크가 슈퍼맨으로 변신하는 장면에서 착안한 듯하지만 이전 로고에 비해 밋밋합니다. 풋볼경기장 장면에서 한국계 선수 하인즈 워드가 소년이 미국 국가를 부르는 장면부터 등장해 유일한 생존자가 되는 것도 이채롭습니다.  


IMAX와 비교했을 때 일반 디지털 역시 화질의 선명도가 떨어집니다. 크리스토퍼 놀란이 마무리한 최종적인 원본 소스가 애당초 선명도가 떨어지는 것으로 보입니다. 일반 디지털은 IMAX에 비해 화면 손실이 많아 정보량에 상당한 차이가 있습니다. ‘다크 나이트 라이즈’를 제대로 즐기기 위해서는 IMAX 관람은 필수적입니다. 개봉 첫날 왕십리 IMAX의 열광적인 분위기와 달리 일반 디지털 상영관의 평일 조조의 객석의 분위기는 전반적으로 밋밋하다 할 정도로 매우 심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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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크 나이트 라이즈 IMAX - 끝은 새로운 시작 | 기본 카테고리 2012-07-20 1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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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포스팅은 ‘다크 나이트 라이즈’의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하비 덴트/투 페이스(아론 에크하트 분)의 죽음 이후 8년 동안 은둔했던 브루스 웨인/배트맨(크리스찬 베일 분)은 새로운 적 베인(톰 하디 분)의 등장으로 인해 활동을 재개합니다. 전문 절도범 셀리나(앤 해서웨이 분)와의 접촉을 통해 베인과 1:1로 대결하지만 참패한 배트맨은 지하 감옥에 감금되고 고담시는 종말의 위기에 몰립니다.


2008년 ‘다크 나이트’ 이후 4년 만의 후속편이자 삼부작의 종결을 선언한 ‘다크 나이트 라이즈’는 배트맨과 최강의 적 베인의 대결을 묘사합니다. 실의에 빠진 배트맨이 부활하는 과정을 두 차례에 걸쳐 묘사하면서 동시에 고든(게리 올드만 분), 알프레드(마이클 케인 분), 폭스(모건 프리먼 분)를 비롯한 기존의 등장인물들은 물론 베인, 셀리나, 존 블레이크(조셉 고든 레빗 분), 미란다(마리온 코티아르 분)와 같은 새로운 등장인물까지 선을 보이며 ‘다크 나이트’의 갈등 구조와 서사는 매우 복잡합니다.


서사에 치밀한 개연성을 부여하며 많은 등장인물들을 소개하기 위해 초반에는 대사가 많아 전개가 빡빡하고 더디게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 액션 위주의 호쾌하며 단순한 블록 버스터를 원한 관객들에게는 다소 불만스럽게 수용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게다가 배트맨을 비롯한 선한 인물들이 겪는 고난이 극단적이기에 영화 전반의 분위기가 암울하며 무겁습니다. 배트맨은 실의에 빠져 은둔하더니 가족과도 같은 알프레드와 불화를 일으키고 결별합니다. 아내와 자식들에게 버림받은 고든은 중상을 입습니다. 젊은 경찰 존 블레이크는 범죄와의 전쟁에 전력을 다하지만 무기력함을 깨달을 뿐입니다. 압도적인 악역 베인의 존재감으로 인해 배트맨, 고든, 존 블레이크는 극심한 갈등과 위기에 내몰려 관객마저 답답하고 고통스럽게 합니다. 물론 주인공 배트맨을 비롯한 선한 인물들이 겪는 크나큰 고난은 그것보다 더욱 큰 승리를 빛나게 하기 위한 장치이기는 합니다만.  


삼부작의 첫 번째 작품인 ‘배트맨 비긴즈’와 후속작 ‘다크 나이트’와의 연결 고리는 비교적 느슨한 편이었습니다. 그러나 ‘다크 나이트 라이즈’는 삼부작의 대미를 장식하는 만큼 두 편의 전작을 관람하지 않았다면 이해하기 어려울 정도로 깊은 연관을 지니고 있습니다. 


오프닝을 장식하는 것부터 하비의 장례식입니다. 투 페이스의 영상이 회상 장면에 삽입되는 것은 물론 중반 이후에는 그의 정체에 대해 고담 시민들에게 폭로됩니다. ‘배트맨 비긴즈’의 악역이었던 듀카드/라스 알 굴(리암 니슨 분)의 그림자는 ‘다크 나이트 라이즈’의 영화 전반에 드리워져 있습니다. 라스 알 굴의 등장 분량은 상당합니다. ‘다크 나이트’에 등장했던 브루스의 아버지(라이너스 로치 분)도 회상 장면에 삽입되며 브루스의 부모 두 사람과 레이첼(매기 질렌홀 분)의 사진도 제시됩니다. 심지어 조나단 크레인/허수아비(킬리언 머피 분)도 등장해 웃음을 자아냅니다. 하지만 조커는 등장하지 않습니다. 


영화를 이끌어가는 삼부작 최강의 악역 베인의 힘은 실로 대단합니다. ‘배트맨’을 비롯한 1990년대의 4부작에 비해 분위기가 어두워지기는 했지만 ‘배트맨 비긴즈’는 호쾌한 오락 영화였습니다. ‘다크 나이트’는 ‘배트맨 비긴즈’에 비해 무거워졌지만 조커의 장난기로 인해 무거움이 다소 상쇄되었는데 ‘다크 나이트 라이즈’는 마스크로 입을 가려 표정이 없는 거구의 악인 베인으로 인해 시종일관 어둡습니다.


베인과 배트맨은 공통점이 있습니다. 마스크 속에 정체를 숨기고 있으며 변조된 목소리를 통해 말합니다. 단순한 중저음에 가까운 배트맨에 비해 베인의 목소리는 확성기에 대고 말하는 것과 같은 기계음이라 마치 ‘스타워즈’ 시리즈의 다스 베이더를 연상시킵니다. 두 라이벌이 모두 듀카드/라스 알 굴의 제자라는 인연도 있습니다. 공교롭게도 하비 덴트를 살해했다는 누명이 배트맨을 가장 혹독하게 괴롭힌 베인에 의해 풀려 궁극적으로는 배트맨의 명예 회복을 시켜준다는 점에서 흥미롭습니다. 베인의 마스크를 벗은 모습은 끝내 제시되지 않으며 베인이 마스크를 쓰기 이전 시절의 모습은 회상 장면에서 잠시 삽입됩니다.


예상 외로 많은 비중이 할애되는 것은 존 블레이크입니다. 두 번에 걸쳐 육체적, 정신적으로 크나큰 좌절에 빠지는 배트맨과 달리 존 블레이큰 위기에 빠지면서도 결코 포기를 모르는 경찰로 묘사됩니다. ‘다크 나이트 라이즈’에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이 베인이라면 그 다음으로 비중이 많은 주인공 배트맨에 존 블레이크의 비중이 필적할 정도입니다. 많은 이들의 예상대로 존 블레이크는 배트맨의 파트너이자 후계자 로빈이 됩니다.


존 블레이크가 로빈이 된다는 사실은 세 차례에 걸쳐 암시됩니다. 첫째, 존 블레이크가 어린 시절 브루스와 조우했을 때 한 번에 그가 배트맨임을 간파한 것입니다. 브루스와 존 블레이크는 분노를 감춘 고아였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원작 만화에서도 로빈은 브루스와 마찬가지로 부모를 잃은 고아라는 공통점을 지닌 바 있습니다.


둘째, 브루스가 베인의 계략으로 인해 빈털터리가 되었을 때 가장 먼저 만나는 인물인 존 블레이크는 자신이 운전하는 차량의 조수석에 브루스를 탑승시키고 대화를 나눕니다. 로빈이 배트 모빌을 운전하고 옆 자리에 배트맨이 탑승하는 원작 만화의 전형적인 장면의 오마주입니다.


셋째, 후반부 베인 일당과의 대결이 격화되었을 때 배트맨이 존 블레이크에게 주변 사람들을 위해서라도 가면을 쓰라고 조언하는 것입니다. 가면을 쓴 슈퍼 히어로 로빈이 될 것임을 노골적으로 암시하는 것입니다.            


에필로그에서 존 블레이크의 숨겨진 이름이 로빈임이 밝혀집니다. 대미를 장식하는 마지막 장면의 주인공도 브루스가 아니라 로빈입니다. 법을 집행하는 경찰의 무기력함을 내내 절감한 존 블레이크가 로빈으로 재탄생하는 과정은 매우 정교한 서사와 치밀한 심리 묘사를 통해 촘촘하게 다뤄집니다. 따라서 ‘다크 나이트 라이즈’는 ‘로빈 비긴즈(Robin Begins)’라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애당초 캣우먼으로 알려진 셀리나는 극중에서 ‘캣우먼’으로 불리지는 않습니다. 본명인 셀리나와 애칭인 ‘캣’으로만 불릴 뿐입니다. 배우 앤 해서웨이와 캐릭터 캣우먼의 힘 덕분에 매력적인 등장인물이기는 하지만 내면 묘사는 배트맨, 존 블레이크, 베인에 비해 적은 것이 아쉽습니다. 


‘다크 나이트 라이즈’는 ‘일어나다(Rise)’라는 작품 제목과 한스 짐머의 동명의 메인 테마가 상징하듯 베인의 봉기와 배트맨의 2번에 걸친 좌절 및 재기가 영화의 모든 것이라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특히 배트맨이 지하 감옥으로 추락한 후 원점으로 돌아가 재수련을 통해 다시 지상으로 도약하는 과정은 ‘배트맨 비긴즈’에서 브루스가 혹독한 수련을 거쳐 배트맨으로 탄생한 초반부를 연상시킵니다. 자신을 배트맨으로 탄생시키는데 일조한 스승 듀카드가 재등장하는 것 또한 동일한 맥락에서 읽을 수 있습니다.


160여분에 걸쳐 묘사되는 선과 악의 처절한 사투는 선의 완전한 승리로 막을 내립니다. 악인은 모두 죗값을 치르며 선인은 아무도 희생되지 않습니다. 전형적인 할리우드의 권선징악 해피 엔딩이지만 선인들이 치른 고초를 감안하면 충분히 납득할 수 있는 행복한 결말입니다. 거대한 영웅서사시 3부작의 결말은 새로운 슈퍼 히어로의 탄생을 예고합니다. 끝은 새로운 시작이기 때문입니다.  


‘다크 나이트 라이즈’에서 거의 모든 액션 장면과 고담시 전경을 비추는 장면은 대부분 IMAX로 촬영되었습니다. 개봉 전 예고편을 통해 공개된 비행기 액션 장면을 비롯해 종반 선과 악의 마지막 맞대결에 이르기까지 IMAX가 선사하는 큰 스케일의 영상의 시각적 쾌감은 실로 대단합니다. 하지만 화면이 다소 어둡고 해상도 떨어지는 듯한 장면들도 일부 보입니다. 연출 의도 때문인지 궁금합니다.


국내 개봉 첫날인 어제 오전 왕십리 CGV IMAX에서는 배트맨이나 캣우먼의 티셔츠를 입은 관객들도 눈에 띄었습니다. ‘다크 나이트 라이즈’의 개봉을 애타게 기다린 관객들은 예상외의 크레인/허수아비의 등장에서는 웃음을 감추지 못했고 존 블레이크가 자신의 이름을 로빈이라 밝히는 장면에서는 탄성을 자아냈습니다. 로빈이 장식하는 마지막 장면 이후 엔드 크레딧이 올라가자 박수를 보낸 관객들은 엔드 크레딧이 마무리되고 영화 제목과 워너 브라더스의 로고가 떠오르자 다시 한 번 박수를 보내며 뜨거운 분위기를 연출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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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레이븐 - 스릴러 약하고 고어 강하다 | 기본 카테고리 2012-07-17 1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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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곤에 시달리는 알코올 중독의 작가 에드가 앨런 포(존 쿠삭 분)는 자신의 추리소설을 모방한 잔혹한 연쇄 살인이 발생하자 볼티모어 경찰의 필즈 경감(루크 에반스 분)과 함께 범인 색출에 나섭니다. 하지만 범인은 포와 필즈를 비웃듯이 포의 연인 에밀리(앨리스 이브 분)를 납치해 포를 협박합니다.


제임스 맥티그 감독의 ‘더 레이븐’은 추리소설 장르를 개척한 에드가 앨런 포의 의문의 죽음에 착안해 불우한 작가와 그의 작품을 모방해 범죄를 저지르는 숭배자와의 대결을 묘사합니다.


‘까마귀’를 의미하는 제목 ‘더 레이븐(The Raven)’은 포의 시 제목인데 영화 속에서 까마귀처럼 검정색 의상을 입고 등장하며 한편으로는 죽음을 두려워하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죽음에 매혹된 염세주의자 포를 상징합니다. 포와 까마귀는 사람들로부터 미움을 사고 있으며 죽음을 부른다는 점에서 공통점을 지니고 있습니다. 극중에서 살인이 자행되고 시체가 발견될 때마다 까마귀는 끊임없이 등장합니다. 19세기 중반 미국 동부의 항구 도시를 무대로 한 음습한 영화의 분위기를 재현하기 위해 헝가리와 세르비아에서 촬영되었으며 대부분의 장면이 밤을 시간적 배경으로 합니다.


‘더 레이븐’은 포의 1인 주인공 영화가 아니라 버디 무비에 가깝습니다. 알코올 중독에 감수성이 예민한 예술가가 연쇄 살인을 저지르는 범죄자와 완력으로는 맞설 수 없기에 필즈의 비중이 상당히 높으며 결말에서 실질적으로 사건을 해결하는 것 역시 필즈입니다. 따라서 포가 머리의 역할을 수행한다면 필즈는 사지의 역할을 나눠 맡는다고 할 수 있습니다. 


추리소설가와 범죄자의 대결을 묘사하는 만큼 추리소설과 같이 스릴러의 비중이 높아야 하겠지만 ‘더 레이븐’은 관객이 추리를 통해 범인을 먼저 예상할 수 있는 여지는 적습니다. 주인공의 주변 인물 중에 범인이 존재한다는 스릴러의 공식 외에는 단서가 부족합니다.


오히려 스릴러보다는 고어의 비중이 더욱 높습니다. 초반의 진자를 활용한 살인 장면은 적당한 선에서 편집하며 타협하지 않고 끝까지 밀어붙여 눈길을 잡아끕니다. 단지 살인이 종료된 뒤 음영을 활용해 노출을 줄이는 것 외에는 거의 모든 장면을 보여줍니다. 하지만 문제는 진자 살인 장면 이후의 고어 장면은 상대적으로 강도가 떨어져 더욱 강한 자극에만 반응하는 관객의 눈높이를 충족시키지 못한다는 점입니다.


고어가 중시되는 것은 추리소설이 피의 장르라는 사실을 일깨우기 위한 것으로 보이지만 사실상 초반의 고어 장면 외에는 중반 이후 눈요기를 찾기 어려우며 서사의 힘도 떨어집니다. 중반까지 다소 지루한 것도 약점입니다. 범인의 연쇄 살인 동기 또한 개인적인 숭배 차원을 넘어서지 못하는 것도 아쉽습니다.


아마도 데이빗 핀처의 걸작 스릴러 ‘세븐’을 의식한 것이 아닌가 싶지만 ‘세븐’은 결코 고어를 앞세우는 영화는 아니었습니다. 범인의 범행 동기를 비롯한 각본의 힘에서 ‘더 레이븐’은 아쉬움이 많이 남습니다. 사족이지만 독을 마신 뒤 입을 맞춰도 상대방은 무사한 것인지 의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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