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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집완독 | 기본 카테고리 2021-12-30 2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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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그 남자네 집

박완서 저
세계사 | 2012년 0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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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다~ 읽었다.
'그 남자네 집'을 마지막으로 박완서 소설전집을 다 읽었다.

'그 남자네 집'은 <현대문학> 창간 50주년 기념 소설로 2004년에 출간된 작가님의 마지막 장편소설이다. 일흔네 살의 작가님이 생의 끝자락 무렵 꼭꼭 담아두셨던 첫사랑의 기억을 풀어내셨다.

작가님은 오랫동안 치욕스런 목숨과 살아남은 자들의 부끄러움을 쓰셨는데 첫사랑이 가장 치욕스런 순간에 찾아왔다고 평론가님은 말한다. 전후 풍경을 '살기에 가까운 생기'라고 표현한 것 속에 치욕스런 목숨과 달콤한 첫사랑이 뒤섞여 있다는 것이다.

'나'에게 해맑게 '누나'라고 부르는 '그'는 나를 '구슬 같다'고 한다. 전쟁이 아직 마무리되기 전의 어수선하고 황폐한 서울 어디 한자락에서 나를 '구슬 같은 처녀'로 만들어주던 그는 세월이 흐르며 예상치 못한 시련을 겪는다. 결혼해서 아이들도 낳고 시어머니 사랑도 많이 받는 나는 삶의 중간마다 그를 만나게 된다. 만날 때마다 매우 다른 모습의 그를 보며 마음이 설레기도 했다가 무너지기도 했다가 가라앉기도 한다.

그 남자 이야기만 있는 건 아니다. 오히려 가족과 결혼생활 이야기가 더 많다. 성실한 남편과 시어머니의 이야기도 있지만, 애잔한 '춘희' 이야기는 더 가슴이 아프고 대견하고 쓸쓸했다. 춘희의 딸 종희가 딸의 이름을 '카멜리어(동백꽃)'라고 지었다고 말하며 춘희(봄)가 그 춘희가 아니지 않냐고 이야기하는 부분은 울컥했다. 봄의 아이로 태어났지만 춘희가 되어버린 시절이여...
.
.
박완서 선생님은 1970년 마흔 살에 등단하셔서 2011년 1월에 타계하시기까지 40여 년간 15편의 장편소설과 80여 편의 단편과 동화와 산문집을 내셨다.
<박완서 소설전집 결정판>은 14편의 장편소설과 1권의 단편소설집으로 이루어진 총 22권의 전집이다.

예전에 읽은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를 제외하고 총 21권을 꼬박 23일 동안 읽었다. 큰맘 먹고 읽은게 아니라 그냥 궁금해져서 '나목'부터 잡았는데 지금이 아니면 다시 읽을 것 같지 않아 달리다보니 12월은 박완서샘 독파가 되버렸다.

이렇게 한 작가님 책을 쭈욱 읽는 것도 좋은 것 같다. 발표된 순서대로 읽으니 작가님의 주된 주제가 시대마다 다르게 변주되는 것도 재밌고, 가장 좋았던 건 박완서 작가님을 이젠 좀 알 것 같다는 것이다.

'한국문학의 어머니'라고도 불리시는 작가님의 작품을 늦었지만 이제라도 읽어서 뿌듯하고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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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오래된 농담 | 기본 카테고리 2021-12-29 2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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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아주 오래된 농담

박완서 저
세계사 | 2012년 0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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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9년 <실천문학>에 연재했던 소설을 2000년에 출간한 소설이다. 작가님 소설의 주된 주제는 전쟁의 상처, 자본주의의 폐해, 여성에 대한 억압 등으로 볼 수 있는데 이 중 돈과 여성에 대한 아주 오래된 주제에 대한 이야기다.

외과의사인 '심영빈'은 열다섯 살이나 어린 여동생 '심영묘'가 있다. 법대를 나온 영묘는 착하고 순진하기만 한데 사랑에 눈멀어 결혼하겠다고 델고 온 남자가 하필 재벌 2세 '송경호'다. 아들 둘 낳고 잘 사는 듯 보였으나 남편 경호가 암에 걸리면서 이상한 시댁의 명령과 억압에 영묘는 휘둘린다.

외과의사인 '심영빈'은 어릴적 좋아했던 친구 '현금'을 만나 바람을 피운다. 순종적인 아내 '수경'과 딸 둘과 어머니가 있는 집에서는 아들, 아빠, 남편 역할하기에 버거운데 자유분방한 현금과 함께 있으면 사이버공간에 간 것처럼 해방감이 든다.

작가님은 영묘의 처지를 통해 철저히 돈에 의해 좌지우지 되는 구역질 나는 행태를 보여주고, 현금과의 관계를 통해 가부장제의 현실을 보여준다.

외과의사인 심영빈의 형 심영준은 미국에서 사업으로 성공하여 큰돈을 모교에 기부한다. 영묘의 시댁은 영준에게 납작 엎드린다. 영빈은 영묘의 처지를 형에게 알렸고 형은 돈으로서 돈을 눌러버린다.
외과의사인 심영빈의 아내 수경은 딸만 둘이어서 아들을 임신할 때까지 유산을 한다. 남편모르게. 겉으론 아들을 바라지 않지만 속으론 원하는 남성들의 이중성을 드러낸다.

소설을 통해 다분히 사회비판적인 이야기들을 거침없이 쏟아내는 작가님. 이 책은 아주 오래된, 그래서 농담처럼 느껴지는 자본주의와 가부장제의 실체를 새롭게 보고 다시 썼다고 평한다.
재미도 있고 세태에 대한 생각도 새롭게 하게 하신다.
이제 한 권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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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 후속작 | 기본 카테고리 2021-12-28 2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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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그 산이 정말 거기 있었을까

박완서 저
세계사 | 2012년 0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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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그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 후속작이다. 박완서 선생님의 책을 열권 넘게 읽다보니 이제는 선생님의 삶과 가족들과 마음이 느껴진다. 그 중 '그많던 싱아~'와 이 책은 자전적 소설이다.

그많던 싱아~가 개성의 산천을 아름답게 묘사하고 고장과 집안 풍습 등도 알게 해주고 어린 소녀의 서울상경기 같은 느낌도 있다가 전쟁의 한복판에서 이야기가 끝났다면, 이 책은 그 뒤 3년간 전쟁을 통과하며 겪은 이야기다.

소설이라는 느낌보다 잘 아는 어르신이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시는 것 같았다. 작가님은 중산층의 허위의식, 물질만능주의, 가부장제 등을 비판하고 여성의 현실과 여성해방 등 세태에 민감한 현대적인 글도 많이 쓰셨지만, 전쟁의 소용돌이 속을 살아낸 사람들 이야기도 많이 쓰셨다. 예순이 넘은 나이에 어릴 때를 회상하며 조곤조곤 들려주는 이야기는 아프기도 하고 신기하기도 하고 속상하기도 하고 다행스럽기도 했다.

총상을 입은 오빠는 피난도 못가고 텅빈 서울에 꼭꼭 숨지만 끝내 회복하지 못한다. 이 오빠는 여러 소설에서 여러 모양으로 변주되는데 이 책이 오빠에 대한 마지막 마무리 같다.

전란 속 서울은 인민군과 국군이 엎치락뒤치락 하며 하루아침에 주인이 바뀌였고, 서울대 여대생인 주인공은 빈집에서 도둑질로 연명하기도 하고, 인민군에게 발각되어 월북을 강요당해 끌려가기도 하고, 다시 피난을 가기도 하고, 장사를 하다 망하기도 하고, 취직하여 가족들을 부양하기도 하며 첫사랑도 하고 결혼도 한다.

'그많던 싱아~'와 함께 박완서 선생님의 대표작이기도 하고 중고등학교 필독서에 160만부 판매라는 경이적인 기록을 가진 책이다. 한 개인의 삶이라기 보다 그 시절을 살아낸 사람들의 생활상을 잘 알수 있어서 충분히 가치도 있고 이야기가 정겹기도 하다.
선생님이 살아온 삶은 고단하셨을지라도 선생님의 대단한 필력과 작가적 역량이 우리에겐 넘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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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망 | 기본 카테고리 2021-12-27 2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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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미망 3

박완서 저
세계사 | 2012년 0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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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한말부터 일제강점기를 거쳐 6.25 전쟁까지 격동의 시대를 배경으로 개성 지방의 거상 한 가족 5대에 걸친 대하소설이다.

양반에게 모질게 당하는 소작농 아버지를 보고 거부가 되리라 마음 먹은 '전처만'. 딸 '태임'이를 낳고 병든 남편은 일찍 죽고 친정집 머슴의 아이 '태남'이를 낳은 후 우물에 빠져 죽은 전처만의 며느리. 전처만의 아버지와는 악연인 양반집 아들이지만 태임과 결혼하는 '종상'이. 기울어 가는 집을 일으키는 태임의 아들 '경우'. 태임과 똑 닮은 '여란'이. 종상의 친구로 세상과 타협하여 출세한 '승재'. 태남이의 전처 소생 딸을 내새끼처럼 이뻐한 '혜정'이.

고려의 수도였으나 왕조가 바뀌자 장사에 능한 도시가 되고 지금은 가볼 수 없는 '개성'에 대한 자세한 묘사는 새롭고 좋았으나 읽으면서 계속 '토지'가 떠올랐다. 같은 시대 배경이라 그러려니 하면서도 태임과 서희, 종상과 길상이가 연결되었다.

조선시대의 양반, 상놈 하던 시대에서 갑자기 들이닥친 개화의 바람과 일제강점기를 함께 맞은 그 시대 사람들은 얼마나 혼란스럽고 고단한 삶을 살아야 했을까. 일제가 물러가고 평화가 오려니 했으나 빨갱이와 미제가 엇갈리고 서로 죽고 죽이는 살벌한 시대가 이어질 땐 오죽이나 힘에 겨웠을까.

박완서 선생님의 고향인 개성에서의 실제 경험과 놀라운 필력으로 세 권도 어렵지 않게 읽을 수 있었지만 이 시절 이야기는 이제 정말 그만 읽고 싶다. 이 시절이야말로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을 느끼게 하는 시절 같다. 목숨이나 사람이라는 존재가 다 떨어진 이파리 같은 위험한 난세에 가족을 거느리고 지키고 살아낸다는 것. 이 땅에 살았던 우리 조선의 어른들이 눈물겹다.

박완서 작가님의 책을 별 계획도 없이 '그냥' 끌려서 읽기 시작했는데 소설 전집의 9부 능선을 넘은 듯하다. 가끔 이렇게 살짝 무계획으로 전집을 읽는 재미~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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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망 | 기본 카테고리 2021-12-27 2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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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미망 2

박완서 저
세계사 | 2012년 0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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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반에게 모질게 당하는 소작농 아버지를 보고 거부가 되리라 마음 먹은 '전처만'. 딸 '태임'이를 낳고 병든 남편은 일찍 죽고 친정집 머슴의 아이 '태남'이를 낳은 후 우물에 빠져 죽은 전처만의 며느리. 전처만의 아버지와는 악연인 양반집 아들이지만 태임과 결혼하는 '종상'이. 기울어 가는 집을 일으키는 태임의 아들 '경우'. 태임과 똑 닮은 '여란'이. 종상의 친구로 세상과 타협하여 출세한 '승재'. 태남이의 전처 소생 딸을 내새끼처럼 이뻐한 '혜정'이.

고려의 수도였으나 왕조가 바뀌자 장사에 능한 도시가 되고 지금은 가볼 수 없는 '개성'에 대한 자세한 묘사는 새롭고 좋았으나 읽으면서 계속 '토지'가 떠올랐다. 같은 시대 배경이라 그러려니 하면서도 태임과 서희, 종상과 길상이가 연결되었다.

조선시대의 양반, 상놈 하던 시대에서 갑자기 들이닥친 개화의 바람과 일제강점기를 함께 맞은 그 시대 사람들은 얼마나 혼란스럽고 고단한 삶을 살아야 했을까. 일제가 물러가고 평화가 오려니 했으나 빨갱이와 미제가 엇갈리고 서로 죽고 죽이는 살벌한 시대가 이어질 땐 오죽이나 힘에 겨웠을까.

박완서 선생님의 고향인 개성에서의 실제 경험과 놀라운 필력으로 세 권도 어렵지 않게 읽을 수 있었지만 이 시절 이야기는 이제 정말 그만 읽고 싶다. 이 시절이야말로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을 느끼게 하는 시절 같다. 목숨이나 사람이라는 존재가 다 떨어진 이파리 같은 위험한 난세에 가족을 거느리고 지키고 살아낸다는 것. 이 땅에 살았던 우리 조선의 어른들이 눈물겹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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