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붕대 감기 - 윤이형 | 책이야기 2020-01-31 0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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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붕대 감기

윤이형 저
작가정신 | 2020년 0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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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 한 명만 있었으면, 은정은 종종 생각했다. 친구가, 마음을 터놓을 곳이 딱 한 군데만 있었으면 돌아가신 아버지에게라도, 자기가 누군지조차 잊은 채 요양원에 계신 엄마에게라도 전화를 걸어 말을 하고 싶었다. (p.20)

 

아이는 아직 모른다. 달착지근한 마카롱 몇 개나 갑작스럽게 건네는 다정한 인사 같은 것으로는 괜찮아지지 않는 일들이 세상에 아주 많다는 것을. 누군가의 안부를 묻는 일이 점점 더 겁나는 모험처럼 느껴진다. 결과가 안 좋을 때가 더 많기 때문에. 그러나 나는 그녀를 걱정하고 있었고, 그 마음을 숨기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오늘은 굳이 물어보았다. 나 역시 누군가가 그렇게 물어주기를, 종종 장마가 비를 기다리듯이 기다리게 되므로. (p.56)

 

세상이 변해간다는 것은 알고 있었으나, 그 흐름의 중심을 향해 헤엄쳐 갈 나이는 지났다. 뒤로 물러나 물결에 실려 간다. 퇴적된 지층의 일부가 되어. 별다른 기여를 할 수 없으니 목소리를 높여 지분을 주장하지도 않는다. 윤슬에게도 치열하던 시간이 있었고, 이제는 힘주어 살기보다는 영화처럼 삶을 볼 시간이었다. 자신과 다른 사람들의 삶을. (p.95)

 

 

2019년 이상문학상 수상 작가 윤이형의 신작 소설 <붕대 감기>. 우정이라는 관계 안에서 벌어지는 복잡하고도 미묘한 감정들. “이해하고 싶었어, 너의 그 단호함을. 너의 편협함까지도.” 서로의 마음 가장 깊숙한 곳에서 바톤터치 하듯 이어지는 너와 나, 우리 모두의 이야기. 소설에서는 계층, 학력, 나이, 직업 등이 모두 다른 다양한 여성들의 개별적인 서사가 연쇄적으로 이어진다. 불법촬영 동영상 피해자였던 친구를 보고도 도움을 주지 못했던 미용사 지현, 영화 홍보기획사에 다니는 워킹맘이자 의식불명에 빠진 아들 서균을 둔 은정, 그런 서균과 한반인 딸 율아의 엄마 진경, 진경의 절친한 친구이자 출판기획자인 세연 등 바톤터치를 하듯 연결되는 이들 각자의 사연으로 저자는 개인의 상처에서 나아가 사각지대에 자리한 우리 사회의 민낯을 스스럼없이 담아낸다.

 

 

나이, 직업, 취향, 기질 등이 서로 다른 여성들의 우정은 과연 가능할까? 누군가의 동료이거나 동지이거나 친구인, 이해관계 너머에 있는 다양한 관계 속에서 나도 모르게 슬며시 바라게 되는 기대와 허상, 실망과 환멸 그리고 그것을 다시 회복하려는 마음들. 각자의 이해관계 속에서 얽히고설킨 다양한 상황들은 실제 우리의 모습과 다름이 없다. 현실 속에서 누구나 한 번쯤 경험했던, 아니면 앞으로 살아가면서 마주할지도 모를 이면의 모습들. 이를 보면서 생각이 깊어진다. 상황이나 마음 같은 건 접어두고 그저 머리로만 판단하면 누가 옳고 그른가를 쉽게 분간할 수 있지겠만, 막상 그런 상황이 주어진다면 개인의 마음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에 이러쿵저러쿵 쉽게 말을 꺼내놓을 수 없다. 내면의 갈등과 날선 대립, 그렇기 때문에 상호 간의 이해와 의사소통이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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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세 번 죽었습니다 - 손혜진 | 책이야기 2020-01-30 0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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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나는 세 번 죽었습니다

손혜진 저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0년 0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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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새 나는 병원 대기실에서 마주친 아이들처럼 ‘병원 아이’ 중 한 명이 되어 있었다. 아픈 아이들을 동정했던 나를 비웃기라도 하듯이, 나는 그 무리에 속해졌다. 누구나 살다 보면 일생의 분기점을 만나게 된다. 어제와 오늘이 완전히 달라지는 사건을 겪게 되는 것이다. 내게는 그 일련의 사건이 그랬다. 여덟 살에 겪은 수술과 항암치료는 그 후의 삶에 큰 영향을 미쳤다. (p.15)

 

며칠이 흐른 후 내가 진짜 평범한 아이로 돌아왔음이 실감 나기 시작했다. 그때부터 한동안 부모님처럼 나도 날마다 기분이 좋았다. 지나가는 아무나 붙잡고 말하고 싶었다. “나 이제 병원 안 가도 돼요. 그런 삶을 살 수 있대요!” 실제로는 친한 친구들에게만 말했다. “나 이제 병원 안 가. 다 나았대.” 그렇게 말하고 나서야, 병이 나을 수도 있다는 사실을 새삼스레 인식하게 됐다. 나는 아픈 아이는 평생 병원에 다니는 줄 알았다. 아니면 죽어서 더 갈 수 없게 되거나. 그래서 병원 방문이 끝나는 때는 죽음이 닥쳐왔을 때라고 생각했다. 병원에 안 갈 수 있다니! 안 가도 되는 거였다니! 감기처럼 ‘병’이란 게 낫는 거였다니! (p.87)

 

죽음을 각오했기에 수술대에 오르는 날에도 평온할 수 있었다. 누구에게도 죽음에 대해 생각했다는 사실을 말하지는 않았다. 내가 무너지면 다들 무너질까 두려웠고, 내 입으로 ‘죽음’이란 단어를 뱉으면 아무래도 가족들이 동요하게 될 거라고 생각했다. 혼자서만 한 결심, 혼자서만 해본 조심스러운 이별이었다. (p.109)

 

 

 

 

세 번의 암, 세 번의 수술. 죽음의 문턱에서 살아남아야 했던 스물여섯 해의 기록 <나는 세 번 죽었습니다>. 저자의 투병은 어린 시절부터 시작됐다. 초등학교 1학년 때 수개월 동안 계속된 복통으로 병원을 찾은 후 '축구공만 한' 혹이 있어 떼어내야 한다는 진단을 듣는다. 소아암, 병명은 신경아세포종이었다. 수년간의 항암치료 후 뒤늦게 학교에 적응할 무렵, 이번에는 희귀암인 GIST가 찾아온다. 한창 취업 준비에 여념 없던 스물두 살, 희귀암이 재발하면서 그녀의 삶은 거대한 소용돌이에 휘말린다.

 

“나는 암 환자, 그러나 나 역시 당신과 다르지 않습니다.” 8세, 18세, 22세에 찾아온 암과의 동거. 그리고 시작하는 네 번째 삶. 평범하지 않았던 지난 시간들 속에서 그리고 지금도, 그녀는 늘 죽음을 의식하며 살아갈 수밖에 없었다. 당연하다. 일생에서 암과 싸운 날이 그렇지 않은 날보다 많았으니까. 가끔은 남은 날들이 아주 먼 미래까지 이어질 것 같고, 또 가끔은 몇 달 안에 모든 것이 끝날 것 같은 혼란 속에서 지내왔다. 그래도 오늘 살아 참 다행이라고, 사는 동안 불행한 날보다 웃는 날이 많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며 그녀는 오늘도 있는 힘껏 웃는다. 만약에 나라면, 아니 내가 아닌 그 누구라도 그 삶을 온전히 버텨내기가 힘들 것 같은데 오히려 저자는 병이야말로 작은 것의 소중함을 일깨워 주었다며 자신의 삶에 감사해한다. 그러면서 두렵지만 오늘을 살아가는, 세상 모든 이에게 자신의 삶을 담담하게 풀어 놓으며 위로의 손길을 건넨다. 위기 속에서도 희망은 찾아오는 법, 위기를 모면할 길은 반드시 있다. 살아보자, 지금 살아있기에 행복한 인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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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1클래식 1기쁨 - 클레먼시 버턴힐 | 책이야기 2020-01-28 2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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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1일 1클래식 1기쁨

클레먼시 버턴힐 저/김재용 역
윌북(willbook)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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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상의 표현을 담은 베토벤의 카바티나 악장은 다른 작품들이 결코 닿을 수 없는 경지에 도달한 음악으로 느껴진다. 당시 완전히 귀가 먼 상태였던 베토벤은 음악을 통해 표현 가능한 것, 즉 들을 수 있는 모든 것의 경계를 끝까지 밀어붙이고 있는 것 같다. 내 생각에 이 카바티나 악장은 불과 6분이라는 시간 동안 인간의 연약함과 어리석음, 삶과 사랑에 대한 가장 심오한 질문을 던지고 있다. 우리는 그 답을 찾는 과정에서 고귀한 초월성의 경지에 도달하게 된다. (p.22)

 

오늘 듣는 2악장은 인류의 음악 중에서 가장 아름다운 곡일 것이다. 바흐는 거의 모든 작곡가가 접근조차 할 수 없는 방식으로 인간의 마음을 표현한다(그래서 아리게 한다). 사랑에 대한 우리의 마음처럼 이 작품에 대한 내 마음도 끝이 없다고 말하고 싶다. 이 곡의 가치를 말로 표현하자면 이렇다. 무인도에 표류 한다면 파도에 뛰어들어서라도 반드시 구해야 하는 음반이다! (p.66)

 

베토벤은 32세가 될 때까지 (수십 곡의 다른 작품뿐만 아니라) 열 곡 이상의 바이올린 소나타를 작곡했다. 이미 초기 작품에서부터 고전주의 형식의 제약을 점점 더 못 견뎌 하는 작곡가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1801년, 오늘 들을 이 곡에 이르렀을 때 베토벤은 진정한 고전주의라는 고상한 다리 위에서 야생의 품으로 뛰어내려 낭만주의 시대의 자유분방함을 요동치게 할 만반의 채비를 갖춘 듯 보인다. 우아함과 형식미 속에 춤추는 활기차고 열정 어린 패시지가 들린다. ‘봄’이라는 제목은 베토벤이 붙인 것은 아니지만, 제목이 보장하고 있는 바를 즐겁게 전달하고 있다. 여러분이 어디에 있든 하루가 봄의 환희로 가득하시기를. (p.120)

 

 

 

‘나는 클래식을 전혀 몰라. 그래도 좀 들어 보고 싶은데,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하지?’ 처음 클래식을 접하는 사람들은 모르는 것 투성이.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앞이 막막하다. 바로 그런 사람들을 위한 책이 바로 이것이다. 하루 한 곡으로 마음을 다정하게, 삶을 아름답게. 하루하루 설레는 클래식 안내서 <1일 1클래식 1기쁨>. 작가이면서 바이올리니스트인 클레먼시 버턴힐이 신중하게 고르고 고른 1년 치 플레이리스트는 수 세기 동안 사랑받은 불후의 명곡부터 최근에야 예술성을 인정받은 음악까지, 그에 얽힌 재미있는 이야기들이 페이지마다 빼곡히 펼쳐진다. 강렬한 기쁨과 거친 슬픔을 알고 있던 바흐, 평생 우울증에 시달렸지만 자신의 힘을 음악에 담았던 슈만, 정치적 신념과 예술적 진정성 사이에서 고뇌했던 쇼스타코비치, 강제 수용소에서 16번이나 울려 퍼진 베르디의 레퀴엠, 삶의 역경 속에서 '그래도 인생은 아름답다'던 차이콥스키까지. 불후의 작곡가는 물론 1986년생 현대 작곡가까지 240여 명의 음악가들과 366곡의 작품. 매일 한 곡씩, 1월 1일 바흐의 종교 예식으로 시작해, 12월 31일 요한 슈트라우스 2세의 샴페인 파티로 그 끝을 맺는다.

 

 

책은 클래식 음악의 필수 목록처럼 완벽한 백과사전이 될 목적으로 만들어진 것이 아니다. 책에 포함되지 않은 유명 작곡가들도 상당히 많다. 또한 전문적이거나 음악학적인 의미에서의 ‘지침서’도 아니다. 저자는 그저 책을 통해 클래식의 형식과 임무가 중세, 르네상스, 바로크, 고전주의, 낭만주의 그리고 모더니즘 시대를 거치면서 어떻게 진화해왔는지 잘 알게 되기를 바랄 뿐이다. 그러니 클래식 작곡가를 모른다거나 그들의 음악을 알지 못한다고 부끄러워할 필요는 없다. 클래식 음악이기 때문에 아주 경건한 분위기에서 들어야 한다는 의무감이라던가 정장을 갖춰 입고 조명을 낮추고 숨 막힐 듯한 침묵 속에서 클래식을 들을 필요도 없다. 오늘의 나를 위한 1일 1클래식? 어렵지 않다. 각 달의 첫 장에 보이는 QR코드만 있다면 언제 어디서나 음악을 들을 수 있다. 어떤 스트리밍 플랫폼에 접속만 하면 된다. 저녁을 준비하면서, 술을 마시면서, 발을 올려놓고 쉬면서, 목욕을 하면서, 다림질을 하면서, 각자 자신만의 방법으로 편안하게 클래식을 즐겨 보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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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 먹고 체하면 약도 없지 - 임선경 | 책이야기 2020-01-27 2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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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나이 먹고 체하면 약도 없지

임선경 저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0년 0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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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는 그렇게 생각했다. 좀 더 나이를 먹고 성숙해지면 감정에 휘둘리는 일은 없을 것 같았다. 분노, 좌절, 질투로 나를 해치는 일이 없을 줄 알았다. 몸처럼 마음도 늙어서 감각 수용체의 숫자가 줄어든다면 어쩌면 평화를 얻을 수도 있을 것이다. 이런저런 일들이 다 견딜 만하고 자극이 와도 고통이 덜할 것이다. 그러나 오십이 넘은 지금도 여전한 감정적 소용돌이 속에서 정신을 못 차리고 있다. 기분이 이랬다저랬다 아침저녁으로 변덕스러운 것도 마찬가지다. 사소한 감정 변화로도 아프고 상처받는다. 몸은 늙어도 마음은 늙지 않는 것 같다. 그 부조화 때문에 오히려 더 쓸쓸해진다. (p.23)

 

중요한 건 ‘변화’다. 변한다는 건 좋은 일이라고 생각한다. 예전에는 ‘변하지 않음’이 중요한 가치라고 생각했다. ‘영원한 사랑’, ‘변치 않는 우정’, ‘한결같은 마음’, ‘언제나 처음처럼’ 등등의 말을 여기저기다 마구잡이로 갖다 썼다. 좋은 말, 당연한 말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살다 보니 그런 건 없다는 걸 알게 되었다. 세상에 변하지 않는 것은 없고 게다가 변하지 않는 것이 꼭 옳은 것도 아니다. 오히려 변하지 않음이 아집과 관성, 무기력의 증거이기도 하다. 알고 보면 귀찮아서 안 변하는 경우도 많은 것이다. 변하려면 안 쓰던 신경을 써야 하고 모르던 것을 새로 알아야 한다. (p.45)

 

아등바등 산다고 한들 누가 나를 안쓰러워해 줄 것인가. 그래서 무엇을 해낸다 한들 누가 나를 자랑스러워해 줄 것인가. 아무리 좋은 일이 생겨도 예전처럼 뿌듯할 수는 없으리라는 예감. 좋은 일이 생길 때마다 오히려 더 허전하고 쓸쓸해지리라는 예감. 그것이 오십 대의 고아가 느끼는 진짜 외로움이다. (p.95)

 

내 이후의 삶, 노년기의 삶이 어떤 모습일지 지금 다 예상할 수는 없다. 하지만 나는 겨우 생긴 내 방이 없어지지 않도록 애쓸 것이다. 내 방에서 나의 시간을 즐길 수 있도록 재미있고 생산적인 일을 만들 것이다. 도움 없이 내 힘으로 생활할 수 있도록 지금부터 몸을 돌볼 것이다. 식구들과는 적당히 무관심하며 적당히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할 것이다. 혼자 지낼 수 있는 내 방을 끝까지 갖겠다. 그리고 그 방에서 기꺼이 외로워하겠다. (p.148)

 

 

 

 

“태어나서 지금까지 내가 가장 열심히, 꾸준히 한 일이 바로 나이 먹는 일이었다.”, “이제라도 정신 좀 차리고 잘살아 볼까 하니 나이 오십이다.”, “나이가 든다 해도 쇠락과 비움만이 있는 것은 아니다. 새롭게 채워지는 내일도 분명 있다.” 장래 희망은 ‘웃긴 할머니’ 마음은 18세 풍랑기, 너희에게 중2가 있다면 우리에겐 중년이 있다. 체하지 않고 가뿐하게 유쾌하게 나로 사는 인생의 기술, 나이 먹는 일에 관한 유쾌 발랄 생활 에세이 <나이 먹고 체하면 약도 없지>. 누구나 일생에서 가장 열심히 그리고 꾸준히 먹고 있는 나이, 어떻게 하면 체하지 않고 잘 먹을 수 있을까. 「신세대 보고 어른들은 몰라요」, 「이것이 인생이다」, 「부부클리닉 사랑과 전쟁」 극본을 쓴 방송작가 겸 소설가 임선경이 들려주는 경쾌한 일상과 뭉클한 인생사.

 

지금 사는 세상은 젊으나 늙으나 처음 살아보는 세상이다. 오늘도 내일도 내겐 모두 처음이니까. 열심히 살아도, 쉬엄쉬엄 살아도, 너나 할 것 없이 누구에게나 평등하게 주어지는 나이 먹는 일. 저자는 지금 정신과 신체가 사춘기와 마찬가지로 격변하는 갱년기의 한복판에 서 있다. 폐경, 건강검진, 부당한 편견, 건망증 등등 언젠가는 나에게도 다가올 순간의 모습들. 알게 모르게 피부로 느끼고는 있지만 이렇게까지? 직접 마주한 현실에 마음이 심란하다. 모두 다 같진 않을 테지만 그렇다고 해서 다 틀리지도 않다. 세월은 쏘아놓은 살처럼 흐른다. 일단 쏘았으면 되돌릴 수가 없다. 그 어떤 뛰어난 기술이나 의술도 영원한 젊음을 보장해 주지는 못한다. 하지만 그렇기에 더 재미있는 게 아닐까. 매일 새로움으로 차곡차곡 채워가는 하루하루. 마음만은 언제나 청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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샘터 2020 2월호 | 책이야기 2020-01-22 2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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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지]샘터 (월간) : 2월 [2020]

샘터편집부 편
샘터 | 2020년 0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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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벌써? 2월! 생각보다 시간이 참 빠르게 흘러간다. 2020년에 아직 적응이 덜 되어서 그런가? 1월부터 2월까지 <샘터>에도 적잖은 변화의 바람이 불었다. 디자인과 순서 등 작게나마 기존의 구성에 살짝 변화를 준 것. 제일 큰 변화는 아무래도 표지가 아닐까 싶다. 손이 지나간 자리마다 먹의 느낌만으로 담백하게 표현해냈다. 깜짝 놀랄 만큼 크게 변한 것은 아니지만 생소한 느낌이 든다. 마치 친구와 너무 오랜만에 만나 잠시 서먹한 기분이랄까? 뭐, 또 금방 적응을 하여 예전처럼 절친이 되겠지만 말이다. 이달의 <샘터>에서 제일 기억에 남았던 것은 다름 아닌 책장을 넘기자마자 눈에 콕 들어온 지령 600호 특집 애독자들이 보내온 “고마워요, 샘터!” 이심전심! 하나하나 진심을 담은 말에 가슴이 찡하다. 나도 역시 사연을 보내오신 독자들님과 같은 마음. 1970년 4월에서 시작해 지금에 이르기까지 49년 10개월 동안 한 회도 빠짐없이 매월 잡지 발행을 계속해온 <샘터>. 참 오래도 되었다. 그 긴 세월 동안 변함없이 자리를 지켜온다는 것이 여간 힘든 일이 아니었을 텐데. 샘터에 실린 사연들을 살펴보면 정말 별다를 게 없다. 하나하나 평범한 우리들의 이야기. 하지만 이 특별한 것 하나 없는 사연들과 주거니 받거니 줄다리기를 이어가다 보면 마음도 어느샌가 따라 움직인다. 익숙함을 넘어서 친숙함으로, 오랜 친구 같은 <샘터>. 정말 오래오래 보고 싶다! 2020년에도 샘터와 함께! 다음 달에 또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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