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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간 세월 우리사회의 아픔을 잔잔히 써내려간 책 | 기본 카테고리 2021-06-30 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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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담론

신영복 저
돌베개 | 2015년 0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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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4월에 출간된 이 책 표지의 안쪽에는 내가 2016년 2월에 이 책을 받았다는 짧은 메모가 있습니다. 나는 책을 받으면 항상 표지 안쪽에 받은 날자와 내 이름을 기록합니다. 이 책은 받은 후 5년 동안 읽지 않은 상태로 책장에 꽃혀 있었는데, 어떻게 내 손에 들어왔는지 안타깝게도 기억이 나질 않습니다. 이 책을 거의 다 읽은 때쯤 막연히 생존해 있다고 생각한 저자가 이 책을 출간한 후 1년도 안된 2016년 1월에 작고한 것을 뒤늦게 알았습니다.
저자는 성공회대학교 사회과학부 교수를 정년퇴임한 후에 '인문학 특강'을 강의했는데, 이 강의를 끝내는 것과 함께 이 책을 남기었습니다. 그래서 이 책의 부제가 '신영복의 마지막 강의' 입니다. 지난주에 책장에 꽃혀 있는 읽지 않은 책 중에 어떤 마음에서인지 이 책을 선택했습니다.

이 책의 1부는 중국 고전에서 배우는 세계인식이고 2부는 저자가 20년간 교도소 수형생활을 격으면서 깨달은 인간이해와 자기성찰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이 책의 2부를 읽는 동안 가슴속 깊은 슬픈 감정이 내 마음과 동기되고 있는 것을 느꼈습니다. 저자는 끝이 안보이는 깊고 어두운 교도소 생활에서 머리로 배우고 가슴으로 깨달은 세계와 인간에 대한 이해를 이 책에 담았습니다. 저자 자신이 머지 않아 죽음을 맞이 할거라고 생각했는지 알 수는 없지만 개인적으로는 남아 있는 산자에게 남기는 유언과도 같은 책으로 여겨집니다. 아마도 최근에 깊이 가라앉은 나의 마음과 몸의 상태가 무어라 표현하기 쉽지 않지만 저자의 글에 공감되었을 수 있습니다.

저자는 육군사관학교 경제학 교수이면서 장교였던 1968년에 국가전복을 모의했다는 이유로 158명이 검거된 통일혁명당 사건의 핵심인물로 지목되어 군법재판에서 1심과 2심에서 사형선고를 받았습니다.
이후로 무기징역으로 감형되고, 20년 20일만에 출소했습니다. 저자의 20년 교도소 수형생활은 2차 세계대전 이후 미국과 구 소련의 냉전시대에 미국의 자본주의가 공산주의를 극도로 적대시한 전후 세계질서 환경을 그 당시 군사정권이 정권유지의 수단으로 철저하게 악용한 결과 입니다. 한 지식인의 자유와 인권이 철저하게 유린되고 짓밟힌 한국현대사의 비극입니다.

나는 서울대학교에 입학한 1979년 가을, 대학축제를 하루 남긴 10월 26일에 박정희 대통령의 암살 소식을 긴급 뉴스로 접했습니다. 박정희 정권의 마지막 1년인 1학년과 5.18 군사구테타로 집권한 전두환 정권 초기의 2년간 학생운동의 한 가운데에서 대학 3년을 보냈습니다. 일제시대 이후로 청산되지 못한 기득권 자본세력과 군사정권을 매판자본과 파쇼독재라고 배우면서 대학 3년을 치열하게 활동한 운동권이었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좁은 세계관으로 세상을 판단하고, 우리의 왜곡된 역사를 바로 잡아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지식인의 역활을 고민하던 시절이었습니다. 그때 형성된 세계관은 지금도 나의 생각의 일부로 자리잡았고, 비록 미숙하지만 결코 후회스럽지 않은 나의 순수한 젊은 청춘이었습니다.

여느 세상일과 비슷하게 학생운동권 3학년은 처음 때의 순수함은 어느덧 희미해 지고 강력한 탄압에서 생존해야 하기에 더욱 강해진 이론과 이념으로 운동권도 조직화 되었습니다. 시대적 상황은 선배들이 제시하는 노선을 따라야 하는 시점이었습니다. 나는 기독교학생운동권에 속했었는데 어느때 부터 교회건물에서 예배드리고 찬송을 하지만 우리들의 대화에 하나님과 예수님은 희미해 졌습니다. 개인 내면의 믿음을 선택한 신앙의 본질을 대화하지 못했고 세상에 정의를 외치지 못하는 기존 교회는 낭만적인 유약함으로 간주되었습니다. 정의를 위하여 타도해야 하는 악과 싸워 이기려면 필요악이라도 선택하면서 악의 모습을 닮아 가는 자기모순과 위선(僞善)의 씨앗이 그 속에 있었습니다.
5.18 광주 시민의 학살로 집권한 전두환 독재정권과 싸움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더욱 강한 이데올로기로 정신무장을 하고, 여기에 논리적 정당성이 필연적으로 요구되었습니다. 이론과 노선이 갈린 선배들의 헤게모니 싸움에 심히 실망하고, 이념적으로 정해진 운동방향에 합류를 원하는 선배들과 갈등하면서 논쟁하는 와중에 회의와 번민으로 심한 소화불량이 걸렸습니다. 4학년에 등록했지만 바로 휴학계를 낸 후 지난 3년간의 인연을 뒤에 남기고 부산의 외가로 홀로 내려 갔습니다.

휴학중에 징병통지서가 날라와서 전남 광주에서 신체검사를 받았고 결혼전에 부모님과 살고 있는 집과 가까운 육군부대의 보충역 통신병으로 군복무를 시작했습니다.
군입대 후, 반년정도 지난 1983년 중반쯤 한미합동군사훈련인 팀스피리트훈련에 차출되었습니다. 차출 당일날 대대장실에는 나 혼자만 차출되었고 대대장과 함께 2명의 사복이 나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작은 브리사 승용차 뒷좌석 가운데 나를 앉히고 양쪽에 사복이 앉은 순간에 연합훈련이 아니라 연행인 것을 깨달았습니다. 처음 격는 상황은 체념과 마음을 비우는 것 말고는 내가 달리 할수 있는 것이 없었습니다. 항상 들고 다니던 친구와 동료들의 연락처를 적은 손수첩을 빼놓고 왔어야 했는데 아뿔사 이미 때는 늦었습니다.
브리사 승용차가 도착한 장소는 숙명여대 부근 남영동의 꽤 규모가 큰 단독 양옥집 구조의 보안사령부 부속건물이었습니다. 군복을 벗고 수의로 갈아 입은 후, 그 당시 대한민국의 서슬퍼런 권력인 남영동 대공분실의 지하독방에 갇혔습니다. 2평쯤 되는 독방 가운데 놓인 철재 책상과 의자, 그 위에 달려 있는 갓달린 백열전등, 한켠 벽에 놓인 철재 침대, 매끼마다 철문 아래쪽의 작은 창으로 들어 오는 식사, 보안사 수사관의 반복되는 질문과 자술서 작성, 초등생에게 하는 수준으로 훈계하는 보안사 소령의 반공교육, 나에게 벌어지는 모든 것이 그야말로 영화의 한장면 같은 현실이었습니다. 부모님은 아들이 한미군사훈련에서 훈련중이라고 알고 있을 건데, 소식을 전할 방법도 없고, 언제까지 독방에 갇혀 있어야 할지도 모르고, 갇혀 있다 죽어도 당시는 연합훈련중 사고사로 통보하면 모든 것이 소리없이 덮어지던 시절이었습니다.
독방에 시계는 없었지만 끼니때 맞추어 나오는 식사와 바깥 지상바닥으로 나있는 작은 창을 통해 감지되는 빛으로 하루의 진행을 짐작할 수 있었습니다.
만약 독방에서 나갈 수만 있다면 그 어떤 험한, 매일 똥을 푸는 일이라도 기꺼이 감당하겠다는 심정이었습니다. 독방에 갇혀 있는 동안 자유로운 세상에서 나에게 할수 있는 일이 주어진다는 것이 얼마나 큰 행복인지, 그게 독방에 갇혀 있는 것보다 백배 천배 좋은 거라는 생각뿐 이었습니다. 결국 2주쯤 지난 후, 이번에는 군 지프를 타고 노량진 보안사령부 장교실에 들린 후, 다시 소속부대로 복귀했습니다.

남영동 대공분실에서 풀려나 군용지프를 타고 노량진 보안사령부로 가면서 만난 파란 하늘과 흰 구름, 맑은 햇살은 눈물겨운 감격 그 자체였습니다. 지금도 그날의 햇살은 잊을 수가 없고 내가 지금까지 살면서 본 최고 아름다운 태양이었고 이러한 태양 아래 내가 살고 있는 것 자체가 환희였습니다.
나는 당시 전두환 정권이 군복무중인 운동권에 대하여 실시한 '녹화사업'의 대상었습니다. 부대 복귀 후, 남아 있는 군생활중에 숨막히는 보안사 수사관의 관리는 지속되었고 4학년에 복학한 후, 대학 졸업을 앞두고서야 벗어 날 수 있었습니다. 이 숨막히는 압박의 경험은 그 이후로 10여년이 지나도록 나 혼자만 지니고 있었습니다. 그 시절이후로도 오랜기간 우리나라 국가권력은 여전히 군사독재의 그늘에서 움직였으며 심리적인 억압의 굴레는 한동안 남아 있었습니다.

신영복 선생은 담론 2부에서 날마다 너무나도 괴로운 교도소 생활중에 자살하지 말하야 하는 이유가 신문지 한장 크기도 안되게 감옥으로 비쳐 들어오는 햇볕때문이었다고 쓴 글은 절실하게 다가 옵니다.
"우리가 살수 있다면 결고 슬프지 안습니다. 생각하면 우리가 생명을 저버리지 않고 살아가고 있는 한 우리는 누군가를 사랑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사랑한다는 것은 기쁨만이 아닙니다. 슬픔도 사랑의 일부 입니다. 마치 우리 삶이 그런 것 처럼."
저자가 유언 처럼 남긴 이 책에서 가장 나의 가슴으로 깊이 파고 들어 온 글입니다. 이 엄청난 문장을 그대로 받아 들이기에는 나는 아직도 이 세상에서 내가 하고 싶은 것을 하면서 멋지고 여유있게 살 수 있기를 원합니다. 그러나 내가 원하는 것이 모두 이루어 지지는 못할 겁니다.
나의 상황이 어찌하든 주어진 삶은 살아야 합니다. 멋지고 행복하게 사는 순간도 있지만 때로는 고독하고 슬픈 순간도 받아 들여야 하는 것을 가슴으로 깨닫습니다. 머리로 배운 지혜가 내 가슴에 깊이 자리 잡을 때까지는 힘들고 때로는 외로워도 생명이 있는 한 우리는 누군가를 사랑하니까 그래서 삶은 결코 슬픈 것이 아니니까 하늘 아래 내가 받은 가장 커다란 선물이 오늘이니까 다시 마음을 다잡고 매일 새롭게 주어 진 하루를 열심히 살아야 합니다.

http://m.blog.naver.com/wesley22/2223626039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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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과 미생물의 공생관계를 아주 잘 설명한 책! | 기본 카테고리 2021-06-30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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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내 속엔 미생물이 너무도 많아

에드 용 저/양병찬 역
어크로스 | 2017년 0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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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 최초로 현미경을 고안한 네덜란드의 안토니 판 레이우엔훅(Antony Van Leeuwenhoek)은 호기심으로 연못 물을 떠서 조사해 보았습니다. 그는 연못 물 한방울 속에서 움직이는 수 많은 미생물을 인류 처음으로 자신의 눈으로 확인하고 다양한 미생물의 모양을 묘사한 마이크로그라피아(Micrographia)라는 책을 1665년에 출간했습니다. 이것을 계기로 인류는 지구상의 또 다른 생명체인 미생물의 존재를 처음으로 알게 되었습니다.
현실적으로 사람의 눈에 보이지 않아서 거의 실감이 안되는 미생물을 시각적으로 설명하자면 가공되지 않은 식품 1g당 적어도 100만 마리의 미생물이 살고 있고 나를 포함한 사람은 1시간에 거의 4천만 마리의 미생물을 몸 밖으로 계속 내뿜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현미경을 이용하여 미생물을 모양과 특징으로 구별했다면 현대 미생물학은 DNA 유전자 염기서열 분석방법을 도입하면서 비약적으로 발전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범죄수사에서 범죄자의 신원을 확인하기 위한 수단으로 유전자 분석이 도입된 것 처럼 서로 비슷하게 생긴 미생물의 신원확인 수단으로 유전자 분석이 막강한 역활을 하였습니다.
이 책에서는 마이크로바이옴(microbiome)이라는 용어를 주로 사용하는데 이는 좁게 보면 개별 미생물(microbe)이 모인 군집을 말하며 넓게 보면 미생물이 구성하는 생태계를 뜻합니다.

지구에 살고 있는 생물의 진화를 시간 관점에서 보면 미생물의 나이는 35억년이고 인간의 나이는 불과 10억년입니다. 진화의 속도를 레이스 관점에서 볼 때, 인간이 거북이라면 미생물은 최소한 우사인 볼트입니다.
인간은 새로운 환경에 적응한 결과가 유전자에 새겨지는데 적어도 1천년 이상이 걸리지만 미생물은 빠르면 1주일 이면 자신의 DNA를 변화시킬 수 있습니다. 미생물은 동물은 갖고 있지 못한 수평유전자이동(Horizontal Gene Transfer, HGT)라는 정말 신묘한 기술을 가지고 있습니다. HGT는 미생물이 수직적으로 세대를 거듭하는 유전을 통하지 않고도 다른 미생물과 수평적인 결합을 통하여 서로의 유전자를 교환하는 것을 말합니다. 인간이 특정한 음식의 성분을 분해하기 위하여 수천년간 유전자를 진화시켜야 했다면 미생물은 특정 성분을 분해시킬수 있는 다른 미생물의 유전자를 대여 받아 자신의 유전자에 추가하여 해결하기도 합니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건강상식이 "우리 몸에 부족한 것은 채우고 불필요한 것은 제거한다."는 기본수학에 해당한다면, 마이크로바이옴의 세계는 수 많은 미생물이 서로 복잡하게 얽히고 연결되어 상호 작용하는 네트워크 형태인 고등수학에 비유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인간에 의하여 초래된 지구온난화와 환경오염으로 각종 동식물과 인간 자신에게 초래되고 있는 심각한 생태계 교란과 이로 인한 치명적인 재앙을 이야기 합니다. 그러나 눈에 보이지 않는다는 이유로 지구 생태계의 파괴를 말할 때 미생물은 거의 거론되지 않고 있습니다. 그러나 미생물은 현재의 지구대기환경과 유기적으로 돌아가는 거대한 지구생태계를 만든 주역입니다. 따라서 미생물을 제외하고 지구 환경의 오염을 논의하고 생태계 파괴를 걱정하는 것은 사실의 절반만을 보는 것 입니다.
미생물을 학문적으로 접근할 때 개별 미생물을 세밀하게 분석하는 미시적 관점도 필요하지만, 미생물의 세계를 지구전체의 생태계라는 거시적 관점에서 이해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오랜 기간 생물학의 변두리에서 괄시 받던 미생물이 생물학의 핵심으로 부상하여 스포트라이트를 받게 된 것은 비교적 최근의 일입니다. 새로운 발견과 신기술에 대한 거품이 시장에서 형성되는 것은 자본주의 사회의 자연스러운 현상인 것 처럼, 현단계에서 미생물의 역할에 대한 신뢰가 과장된 듯 하지만 미생물이 사람의 건강과 지구생태계에 미치는 잠재력은 무궁무진합니다.

사람의 신체에서 소화를 담당하는 장기 안에는 장내미생물이 엄청나게 많은데 이것은 우리 삶의 자연스러운 일부입니다. 장내미생물을 굳이 인간세상에 비유한다면 얼추 90% 이상은 좋은 사람들이라고 볼 수 있는 미생물입니다. 여기서 좋다는 의미는 소화와 영양분 흡수에 도움을 준다는 뜻이고 나쁘다는 것의 의미는 이 반대의 결과를 만든다는 뜻입니다. 숙주인 사람과 장내미생물은 서로 공생관계이고 이것은 사람이 소화의 상당부분을 미생물에게 맡겼다는 뜻입니다. 전문적으로 표현하자면 "공생 동물이 자기 발생과정의 일부를 다른 종에게 외주화 시켰다."라고 할 수 있습니다.

모든 공생하는 동물과 미생물은 생물인지라 당연히 자신의 이익을 위한 진화적 전쟁을 치룹니다. 처음에 궁합이 잘 맞게 결합된 숙주(인간)와 미생물의 공생관계도 상황변화에 따라 공생이 깨지는 갈등과 배반은 얼마든지 상존할 수 있습니다. 미생물의 세계도 인간 세계와 마찮가지로 좋은 미생물, 나쁜 미생물 보다는 이기적인 미생물만이 존재합니다. 모든 미생물은 숙주에 대하여 기생자(병원균)와 서로에게 이익이 되는 공생자(유익균)의 어딘가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공생관계는 영구불변이 아니라 상황에 따라 얼마든지 바뀌고 동맹군과 적군 사이를 오갈 수 있습니다. 공생은 "희로애락을 함께 하며 산다."는 중립적인 의미입니다. 그러나, 공생이라는 단어에 긍정적 감정이 이입되면서 '대립과 갈등'은 빠지고 '협동과 화합'만을 암시하는 개념으로 흔히 오해를 하지만 인간을 포함한 미생물 세상의 진화는 이런 식으로 진행되지 않습니다.
기본적으로 모든 공생에는 긴장과 갈등이 끼어 들게 마련이고 이것을 완전히 해결할 수는 없습니다. 심지어는 20억년 이상 길들여져 사람의 세포속에 안정적으로 자리잡은 착한 미생물인 미토콘드리아도 세포에서 빠져 나와 혈류속으로 누출될 경우 전신성염증반응증후군(SIRS)이라는 치명적인 질병을 일으키는 적군으로 돌변합니다. 모든 숙주는 미생물과의 공생을 끊임없이 관리하고 안정화 시키는 노력을 계속해야 합니다. 이러한 의미에서 사람의 장내미생물을 '오래된 친구들'이라고 표현하는 것은 참 적절합니다.

몇년전 부터 소화촉진이나 장기능의 개선을 목적으로 상품화한 프로바이오틱(probiotic) 제품이 시장에 많이 출시되었습니다. 프로바이오틱의 어원은 '생명을 위하여'(for Life)인데, 단순히 요쿠르트류의 제품을 말하는 것이 아니고 사람(숙주)의 건강을 증진시키기 위하여 의도적으로 식품에 첨가한 살아 있는 미생물을 말합니다.
이에 비하여 항생제(antibiotic)은 '생명에 반대하여'(against Life)라는 어원을 가지고 있는데 이는 사람이나 생물의 몸에서 미생물을 제거하기 위해 집어 넣는 죽어 있는 화학물질입니다. 최초 항생제인 페니실린을 포함하여 많은 항생제가 세균의 공격으로 부터 수 많은 사람의 생명을 구한 것은 엄연한 사실입니다. 그러나 세균의 감염에 대하여 광범위 항생제의 무차별 사용은 잡초가 무성한 정원에 살충제를 마구 뿌려 대며 아름다운 꽃이 자라기를 바라는 것과 같습니다.
세균(미생물)이 없는 세상이 진정 무엇을 의미하는지를 제대로 몰랐던 인간(숙주)은 모든 미생물(세균)을 적개심으로 나쁘다고 규정하고 오랫동안 세균을 항생제로 무차별 공격했습니다. 인간이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오래된 친구들'과의 공생 계약관계를 일방적으로 파기하는 엄청난 실수를 했습니다.

많이 늦었지만 인간이 미생물과의 공생관계가 중요하다는 것을 깨닫고 복원하려는 시도를 하고 있습니다. 대변 미생물총 이식술(Feacal Microbiome Transplant, FMT)는 건강한 사람의 대변을 채취하여 건강하지 못한 사람의 장에 이식하는 것을 말합니다. 장내미생물의 생태계가 망가진 사람에게 건강한 미생물 생태계를 통째로 장내에 이식하는 기술입니다. 이 방법은 좀 황당하고 엽기적으로 생각될 수 있지만 옜날 사람중에 건강한 사람의 똥을 먹고 위중한 병을 치료했다는 이야기의 숨은 의미를 조금은 이해할 수 있습니다. FMT는 비영리기구인 오픈바이옴(OpenBiome)으로 부터 더 많은 것을 이해할 수 있습니다. 홈 마이크로바이옴 프로젝트(Home Microbiome Project)는 사람이 살고 있는 생활공간인 건축물을 미생물과 공존하고 공생하는 환경으로 만들려는 긍정적인 시도의 하나입니다. 인체의 병을 직접 치료하는 것은 당연히 중요하지만 사람이 하루 생활의 약 80% 이상을 거주하는 집, 사무실, 공공시설의 내부 환경을 사람과 공생하는 미생물로 건강하게 만들 수 있다면 이것도 참 좋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원자와 분자를 우리 눈으로 보지 못해도 우주가 이것으로 구성되었다는 것을 이제는 의심없이 잘 이해합니다. 그러나 원자와 분자로 구성된 미생물을 사람의 눈으로 처음 본 이후로 약 350년이 지났지만 이 기간중의 대부분을 ‘오래된 친구들’을 모조리 나쁜 적으로 몰아서 살상하는 잘못을 저질렀습니다. 엄마가 아이를 키우면서 학교에 가서 절대 나쁜 아이들과 어울리지 말라고 가르치는 것이나 언론이 미생물이 잔뜩 묻어 있는 휴대폰의 현미경 사진을 들이 대면서 자외선(UV) 살균하지 않으면 당장 큰일 날 것 처럼 호들갑을 떠는 것은 네거티브 방식이라는 면에서 비슷합니다. 학교에 가끔은 나쁜 친구도 있고 COVID-19 처럼 치명적으로 나쁜 친구도 평생 몇번은 만날 수 있지만 실제로 학교에는 좋은 친구들이 훨씬 많습니다.

이 책의 영문 제목은 'I contain multitudes'로서 직역하면 '나는 아주 많은 것을 담고 있다.'입니다. 물론 많은 것은 미생물을 말합니다. 이 책에서 저자는 인간을 미생물 위에 군림하는 존재가 아니라 가능한 수평적인 공생관계로 설명하려고 애를 썼습니다. 미생물의 입장에서 미생물의 사는 방식을 설명하려는 저자의 마음도 읽힙니다. 조금만 고개를 돌리면 살아 있는 수 많은 미생물이 내 주변의 모든 장소에서 나와 함께 살고 있는 것을 깨닫고 느낄 수 있습니다. 일반 사람에게 미생물은 여전히 어려운 분야이지만 한국어 번역도 훌륭하여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책입니다. 두번째 책을 읽은 후에 미생물을 좀 더 이해하게 되었고 이제 마지막 세번째 책으로 들어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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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과 미생물의 공생관계를 아주 잘 설명한 책! | 기본 카테고리 2021-06-30 0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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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내 속엔 미생물이 너무도 많아

에드 용 저/양병찬 역
어크로스 | 2017년 0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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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 최초로 현미경을 고안한 네덜란드의 안토니 판 레이우엔훅(Antony Van Leeuwenhoek)은 호기심으로 연못 물을 떠서 조사해 보았습니다. 그는 연못 물 한방울 속에서 움직이는 수 많은 미생물을 인류 처음으로 자신의 눈으로 확인하고 다양한 미생물의 모양을 묘사한 마이크로그라피아(Micrographia)라는 책을 1665년에 출간했습니다. 이것을 계기로 인류는 지구상의 또 다른 생명체인 미생물의 존재를 처음으로 알게 되었습니다.
현실적으로 사람의 눈에 보이지 않아서 거의 실감이 안되는 미생물을 시각적으로 설명하자면 가공되지 않은 식품 1g당 적어도 100만 마리의 미생물이 살고 있고 나를 포함한 사람은 1시간에 거의 4천만 마리의 미생물을 몸 밖으로 계속 내뿜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현미경을 이용하여 미생물을 모양과 특징으로 구별했다면 현대 미생물학은 DNA 유전자 염기서열 분석방법을 도입하면서 비약적으로 발전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범죄수사에서 범죄자의 신원을 확인하기 위한 수단으로 유전자 분석이 도입된 것 처럼 서로 비슷하게 생긴 미생물의 신원확인 수단으로 유전자 분석이 막강한 역활을 하였습니다.
이 책에서는 마이크로바이옴(microbiome)이라는 용어를 주로 사용하는데 이는 좁게 보면 개별 미생물(microbe)이 모인 군집을 말하며 넓게 보면 미생물이 구성하는 생태계를 뜻합니다.

지구에 살고 있는 생물의 진화를 시간 관점에서 보면 미생물의 나이는 35억년이고 인간의 나이는 불과 10억년입니다. 진화의 속도를 레이스 관점에서 볼 때, 인간이 거북이라면 미생물은 최소한 우사인 볼트입니다.
인간은 새로운 환경에 적응한 결과가 유전자에 새겨지는데 적어도 1천년 이상이 걸리지만 미생물은 빠르면 1주일 이면 자신의 DNA를 변화시킬 수 있습니다. 미생물은 동물은 갖고 있지 못한 수평유전자이동(Horizontal Gene Transfer, HGT)라는 정말 신묘한 기술을 가지고 있습니다. HGT는 미생물이 수직적으로 세대를 거듭하는 유전을 통하지 않고도 다른 미생물과 수평적인 결합을 통하여 서로의 유전자를 교환하는 것을 말합니다. 인간이 특정한 음식의 성분을 분해하기 위하여 수천년간 유전자를 진화시켜야 했다면 미생물은 특정 성분을 분해시킬수 있는 다른 미생물의 유전자를 대여 받아 자신의 유전자에 추가하여 해결하기도 합니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건강상식이 "우리 몸에 부족한 것은 채우고 불필요한 것은 제거한다."는 기본수학에 해당한다면, 마이크로바이옴의 세계는 수 많은 미생물이 서로 복잡하게 얽히고 연결되어 상호 작용하는 네트워크 형태인 고등수학에 비유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인간에 의하여 초래된 지구온난화와 환경오염으로 각종 동식물과 인간 자신에게 초래되고 있는 심각한 생태계 교란과 이로 인한 치명적인 재앙을 이야기 합니다. 그러나 눈에 보이지 않는다는 이유로 지구 생태계의 파괴를 말할 때 미생물은 거의 거론되지 않고 있습니다. 그러나 미생물은 현재의 지구대기환경과 유기적으로 돌아가는 거대한 지구생태계를 만든 주역입니다. 따라서 미생물을 제외하고 지구 환경의 오염을 논의하고 생태계 파괴를 걱정하는 것은 사실의 절반만을 보는 것 입니다.
미생물을 학문적으로 접근할 때 개별 미생물을 세밀하게 분석하는 미시적 관점도 필요하지만, 미생물의 세계를 지구전체의 생태계라는 거시적 관점에서 이해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오랜 기간 생물학의 변두리에서 괄시 받던 미생물이 생물학의 핵심으로 부상하여 스포트라이트를 받게 된 것은 비교적 최근의 일입니다. 새로운 발견과 신기술에 대한 거품이 시장에서 형성되는 것은 자본주의 사회의 자연스러운 현상인 것 처럼, 현단계에서 미생물의 역할에 대한 신뢰가 과장된 듯 하지만 미생물이 사람의 건강과 지구생태계에 미치는 잠재력은 무궁무진합니다.

사람의 신체에서 소화를 담당하는 장기 안에는 장내미생물이 엄청나게 많은데 이것은 우리 삶의 자연스러운 일부입니다. 장내미생물을 굳이 인간세상에 비유한다면 얼추 90% 이상은 좋은 사람들이라고 볼 수 있는 미생물입니다. 여기서 좋다는 의미는 소화와 영양분 흡수에 도움을 준다는 뜻이고 나쁘다는 것의 의미는 이 반대의 결과를 만든다는 뜻입니다. 숙주인 사람과 장내미생물은 서로 공생관계이고 이것은 사람이 소화의 상당부분을 미생물에게 맡겼다는 뜻입니다. 전문적으로 표현하자면 "공생 동물이 자기 발생과정의 일부를 다른 종에게 외주화 시켰다."라고 할 수 있습니다.

모든 공생하는 동물과 미생물은 생물인지라 당연히 자신의 이익을 위한 진화적 전쟁을 치룹니다. 처음에 궁합이 잘 맞게 결합된 숙주(인간)와 미생물의 공생관계도 상황변화에 따라 공생이 깨지는 갈등과 배반은 얼마든지 상존할 수 있습니다. 미생물의 세계도 인간 세계와 마찮가지로 좋은 미생물, 나쁜 미생물 보다는 이기적인 미생물만이 존재합니다. 모든 미생물은 숙주에 대하여 기생자(병원균)와 서로에게 이익이 되는 공생자(유익균)의 어딘가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공생관계는 영구불변이 아니라 상황에 따라 얼마든지 바뀌고 동맹군과 적군 사이를 오갈 수 있습니다. 공생은 "희로애락을 함께 하며 산다."는 중립적인 의미입니다. 그러나, 공생이라는 단어에 긍정적 감정이 이입되면서 '대립과 갈등'은 빠지고 '협동과 화합'만을 암시하는 개념으로 흔히 오해를 하지만 인간을 포함한 미생물 세상의 진화는 이런 식으로 진행되지 않습니다.
기본적으로 모든 공생에는 긴장과 갈등이 끼어 들게 마련이고 이것을 완전히 해결할 수는 없습니다. 심지어는 20억년 이상 길들여져 사람의 세포속에 안정적으로 자리잡은 착한 미생물인 미토콘드리아도 세포에서 빠져 나와 혈류속으로 누출될 경우 전신성염증반응증후군(SIRS)이라는 치명적인 질병을 일으키는 적군으로 돌변합니다. 모든 숙주는 미생물과의 공생을 끊임없이 관리하고 안정화 시키는 노력을 계속해야 합니다. 이러한 의미에서 사람의 장내미생물을 '오래된 친구들'이라고 표현하는 것은 참 적절합니다.

몇년전 부터 소화촉진이나 장기능의 개선을 목적으로 상품화한 프로바이오틱(probiotic) 제품이 시장에 많이 출시되었습니다. 프로바이오틱의 어원은 '생명을 위하여'(for Life)인데, 단순히 요쿠르트류의 제품을 말하는 것이 아니고 사람(숙주)의 건강을 증진시키기 위하여 의도적으로 식품에 첨가한 살아 있는 미생물을 말합니다.
이에 비하여 항생제(antibiotic)은 '생명에 반대하여'(against Life)라는 어원을 가지고 있는데 이는 사람이나 생물의 몸에서 미생물을 제거하기 위해 집어 넣는 죽어 있는 화학물질입니다. 최초 항생제인 페니실린을 포함하여 많은 항생제가 세균의 공격으로 부터 수 많은 사람의 생명을 구한 것은 엄연한 사실입니다. 그러나 세균의 감염에 대하여 광범위 항생제의 무차별 사용은 잡초가 무성한 정원에 살충제를 마구 뿌려 대며 아름다운 꽃이 자라기를 바라는 것과 같습니다.
세균(미생물)이 없는 세상이 진정 무엇을 의미하는지를 제대로 몰랐던 인간(숙주)은 모든 미생물(세균)을 적개심으로 나쁘다고 규정하고 오랫동안 세균을 항생제로 무차별 공격했습니다. 인간이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오래된 친구들'과의 공생 계약관계를 일방적으로 파기하는 엄청난 실수를 했습니다.

많이 늦었지만 인간이 미생물과의 공생관계가 중요하다는 것을 깨닫고 복원하려는 시도를 하고 있습니다. 대변 미생물총 이식술(Feacal Microbiome Transplant, FMT)는 건강한 사람의 대변을 채취하여 건강하지 못한 사람의 장에 이식하는 것을 말합니다. 장내미생물의 생태계가 망가진 사람에게 건강한 미생물 생태계를 통째로 장내에 이식하는 기술입니다. 이 방법은 좀 황당하고 엽기적으로 생각될 수 있지만 옜날 사람중에 건강한 사람의 똥을 먹고 위중한 병을 치료했다는 이야기의 숨은 의미를 조금은 이해할 수 있습니다. FMT는 비영리기구인 오픈바이옴(OpenBiome)으로 부터 더 많은 것을 이해할 수 있습니다. 홈 마이크로바이옴 프로젝트(Home Microbiome Project)는 사람이 살고 있는 생활공간인 건축물을 미생물과 공존하고 공생하는 환경으로 만들려는 긍정적인 시도의 하나입니다. 인체의 병을 직접 치료하는 것은 당연히 중요하지만 사람이 하루 생활의 약 80% 이상을 거주하는 집, 사무실, 공공시설의 내부 환경을 사람과 공생하는 미생물로 건강하게 만들 수 있다면 이것도 참 좋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원자와 분자를 우리 눈으로 보지 못해도 우주가 이것으로 구성되었다는 것을 이제는 의심없이 잘 이해합니다. 그러나 원자와 분자로 구성된 미생물을 사람의 눈으로 처음 본 이후로 약 350년이 지났지만 이 기간중의 대부분을 ‘오래된 친구들’을 모조리 나쁜 적으로 몰아서 살상하는 잘못을 저질렀습니다. 엄마가 아이를 키우면서 학교에 가서 절대 나쁜 아이들과 어울리지 말라고 가르치는 것이나 언론이 미생물이 잔뜩 묻어 있는 휴대폰의 현미경 사진을 들이 대면서 자외선(UV) 살균하지 않으면 당장 큰일 날 것 처럼 호들갑을 떠는 것은 네거티브 방식이라는 면에서 비슷합니다. 학교에 가끔은 나쁜 친구도 있고 COVID-19 처럼 치명적으로 나쁜 친구도 평생 몇번은 만날 수 있지만 실제로 학교에는 좋은 친구들이 훨씬 많습니다.

이 책의 영문 제목은 'I contain multitudes'로서 직역하면 '나는 아주 많은 것을 담고 있다.'입니다. 물론 많은 것은 미생물을 말합니다. 이 책에서 저자는 인간을 미생물 위에 군림하는 존재가 아니라 가능한 수평적인 공생관계로 설명하려고 애를 썼습니다. 미생물의 입장에서 미생물의 사는 방식을 설명하려는 저자의 마음도 읽힙니다. 조금만 고개를 돌리면 살아 있는 수 많은 미생물이 내 주변의 모든 장소에서 나와 함께 살고 있는 것을 깨닫고 느낄 수 있습니다. 일반 사람에게 미생물은 여전히 어려운 분야이지만 한국어 번역도 훌륭하여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책입니다. 두번째 책을 읽은 후에 미생물을 좀 더 이해하게 되었고 이제 마지막 세번째 책으로 들어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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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생물을 제대로 이해하는 것은 우리 삶에 도움이 된다. | 기본 카테고리 2021-06-15 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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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미생물에 관한 거의 모든 것

존 L. 잉그럼 저/김지원 역
이케이북 | 2018년 0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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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살아 있는 것을 생물(生物)이라 하고 살아 있지 않고 죽은 것을 무생물(無生物)이라 합니다. 이 구분은 당연하게 쉬운데, 좀 더 정확히 표현하면 DNA나 RNA가 있어 자기복제가 가능한 것은 생물이고 그렇지 못한 것은 무생물 입니다.
생물 중에서 크기가 약 0.1mm 이하로 작아서 맨 눈으로는 사실상 보기가 어렵고 광학현미경, 전자현미경 등의 도구를 통해서만 볼 수 있는 것을 통칭하여 미생물(微生物, microorganism, microbe )이라고 합니다.

사람은 숨쉬고, 식사하고, 소화시키고, 배설하고, 운동하고, 체온을 유지하고, 잠자고, 생각하고, 창작활동을 하는 등의 과정에서 매우 복잡한 에너지 대사를 합니다. 이 과정이 정상적으로 돌아가면 건강하다고 하고 그렇지 못하면 아프다고 표현합니다.
미생물도 생물인지라 생존하기 위하여 미생물 마다 고유한 방식으로 에너지 대사를 합니다. 산소, 이산화탄소, 질소, 탄소, 황 등의 화학물질과 관련된 복잡한 화학반응, 미생물간의 먹이사슬, 생존을 목적으로 얽힌 미생물의 공생관계, 미생물과 인간 사이의 공생과 공격, 미생물에 의하여 유지되는 지구환경 등 미생물에 관한 거의 모든 것을 나열합니다. 이 책의 영문 제목은 'March of Microbes(미생물들의 행진)'인데 한국어 번역서의 제목 '미생물에 관한 거의 모든 것'은 마케팅 요소가 들어 있지만 나름 좋다고 생각합니다.

사자, 토끼, 늑대, 참새, 모기, 잠자리, 뱀.. 소나무, 토끼풀, 돌이끼, 송이버섯 등 사람의 눈으로 볼 수 있는 생물은 비교적 우리에게 익숙하고 쉽습니다. 반면에 원핵세포, 진핵세포, 세균(Bacteria ), 바이러스(Virus ), 포자 같은 미생물은 가뜩이나 눈에 보이지도 않으면서 이름도 아그로박테리움 투메파시엔스, 리조비움, 테르무스 아쿠아티쿠스 등으로 참 어렵습니다. 헬리코박터 파이로리도 어렵기는 마찮가지 이지만 어떤 회사의 요쿠르트 광고 덕분에 그나마 친숙합니다.
지구상의 미생물의 역사는 35억년에 달하지만 호모 사피엔스는 여기에 비하면 겨우 10만년 정도입니다. 생물끼리 탄생 역사로 힘겨루기를 하자면 인간은 명함도 못 내밉니다. 오랜 생존 역사를 갖고 있고 현재도 지구상에 번성하고 있는 미생물이 인간에게 미치는 영향은 매우 매우 크지만 미생물에 대한 전문적인 세균학 역사는 불과 200여년에 불과하고 일반인의 상식은 초라할 정도로 부족합니다. 미생물인 COVID-19가 전세계 인간의 활동을 일순간에 묶어 버리면서 만물의 영장이라고 자부하던 인간이 하찮게 여긴 미물(微物)에게 공격 당하는 것을 보면 미생물이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존재임을 새삼 깨닫게 됩니다.

지구상의 거의 모든 장소와 생물에 미생물이 자리잡고 있습니다. 미생물은 지구의 대기질 구성, 구름의 생성, 먹이 사슬의 유지 등의 거의 모든 환경이 유지되고 지속되는데 필수적인 존재 입니다. 발효식품은 말할 것도 없고 우리가 먹는 모든 음식에는 엄청난 숫자의 미생물이 들어 있습니다. 우리 몸의 장기와 피부에서 살고 있는 미생물의 수는 인체의 세포수보다 10배 이상 많은 200조개 인데, 나의 몸무게가 70Kg이면 이 중에 1.5~2Kg은 나에게 붙어 있는 미생물의 무게라고 볼수 있습니다. 이 미생물이 없다면 사람의 생명유지는 사실상 불가능합니다.

이 책은 나름은 일반인을 위한 과학서로 지구상에 살고 있는 중요한 미생물을 조금은 지루할 정도로 길고 자세하게 설명합니다. 이 책의 내용이 좀 어렵게 느껴지는 것은 낮설고 어려운 미생물의 이름, 미생물이 먹고 내뱉는 화학물질과 복잡한 화학반응식 설명 때문이기도 하지만 Xsodus를 출애굽기가 아닌 ‘탈출기‘로 번역한 것에서 보이는 번역의 미숙함도 조금은 이유가 된다고 보입니다.
최근에 미생물에 대한 좀더 깊이 있는 이해가 사업상 필요해서 가까운 고등학교 친구가 추천한 세권의 책을 샀습니다. 첫번째 책을 읽고 난 후의 나의 생각을 나름 정리했고 이제 두번째 책으로 들어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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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헌법 제11조 -- 모든 국민은 법 앞에 평등하다? | 기본 카테고리 2021-06-07 2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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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죄수와 검사

심인보,김경래 공저
뉴스타파 | 2021년 0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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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적에 우리는 학교에서 모든 사람은 법앞에 평등하다고 배웠습니다. 즉, 법은 모든 사람에게 똑같은 잣대로 죄를 물어야 한다는 뜻입니다.
대한민국헌법 11조는 아래와 같이 평등의 헌법적 가치를 분명하게 명시합니다. "① 모든 국민은 법 앞에서 평등하다. 누구든지 성별·종교 또는 사회적 신분에 의하여 정치적·경제적·사회적·문화적 생활의 모든 영역에 있어서 차별을 받지 아니한다. ② 사회적 특수계급제도는 인정되지 아니하며, 어떠한 형태로도 이를 창설할 수 없다."

중세시대에 카톨릭은 돈을 받고 면죄부를 팔아서 개인이 지은 죄를 면제해 주는 사업(비지니스)을 해서 급기야는 종교개혁에 이르게 어두운 과거의 잘못이 있습니다.
법률소비자연대의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국민의 80%가량이 유전무죄, 무전유죄(有錢無罪, 無錢有罪)에 동의한다고 합니다. 국민의 80%가 헌법에 명시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법앞에 평등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이상과 현실 사이의 심각한 괴리입니다. 지금의 사법현실에서 중세시대의 면죄부가 복잡한 먹이 사슬로 연결된 사회시스템으로 얽혀서 재현되고 있다고 해석해도 그다지 무리가 없다고 봅니다. 넓게 보면 나 자신도 이 불합리한 사회시스템의 일부입니다. 역대 정권에서 시도해 온 검찰개혁도 좋은 뜻으로 보면 헌법정신에 따른 모든 사람이 법 앞에 평등한 정의로운 사법시스템을 만들겠다는 시도로 이해합니다.

이 책의 부제인 "죄수 들이 쓴 공소장"은 죄를 저지른 죄수가 오히려 범죄자를 기소하는 검사를 고발하는 아이러니한 상황을 뜻합니다.
"죄수는 언제나 절박하다. 담배 한 개비에 절박하고 짜장면 한 그릇에 절박하다. 신선한 바깥 공기가 절실하고 자유로운 대화가 절실하다. 검찰의 구형량을 줄이기 위하여, 가석방을 받기 위하여, 형집행정지를 받기 위하여, 독방에서 편하게 지내기 위하여, 죄수들은 필사적으로 노력한다. 이것을 풀기 위한 모든 열쇄는 검사가 쥐고 있다."
이 책은 죄에 대한 전문가인 죄수와 죄수의 절박한 요구를 해결해 줄 막강한 권한을 갖고 있는 특수부 검사 사이의 검은 거래를 소재로 내용이 전개됩니다. 도움이 절박한 공급자(죄수)가 상품(공개되지 않은 큰 범죄)을 제공하고 이 상품이 매우 필요한 수요자(검사)는 서로의 이익을 위하여 자연스럽게 거래(비지니스)를 하게 됩니다. 현직 기자 2명이 공동저술한 이 책은 검사가 필요하는 큰 먹이감(사회적 이슈가 될 수 있는 범죄)을 물어오는 죄수와 먹이감을 물어 온 대가로 죄수에게 편법과 불법으로 다양한 편의를 제공하는 검사 사이의 어두운 공생관계를 실명과 약명으로 설명합니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가족간에는 비록 잘못이 있어도 가족의 울타리 안에서 서로 감싸 주고 허물을 덮어주고 보호해 줍니다. 그래서 가족 입니다.
우리가 흔히 들어서 알고 있는 검사는 매우 강한 상명하복의 문화를 갖고 있는 검찰조직의 구성원입니다. 그런데 검찰을 이야기 할때 '검찰가족'이라는 표현이 종종 있는데 이때문인지 검찰을 비판하는 언론기사를 보면 '제식구 감싸기'라는 표현을 자주 사용합니다. 한 개인으로서 능력있고 정의롭고 성실한 검사가 검찰가족의 구성원이 되고 이 세계안에서 무리없이 살아 가려면 조직문화로 형성된 내부 규칙이 개인적으로 추구하는 가치와 판단에 우선하는 것이 조직으로서의 사회입니다. 그래서 일단 검찰의 '가족'이 되면 가능한 방법으로 서로를 감싸는 것은 오히려 자연스럽습니다.
죄(罪)의 그리스 원어인 파라바시스(παρ?βασι?)는 “옳고 그름의 선을 건너가 버리는 것”을 뜻합니다. 법은 이 선(line)의 위치를 규정한 것이고 비록 법이 완벽하지 않더라도 법으로 약속된 선은 누구에게나 똑같은 적용되는 것이 정의(正義) 입니다. 이 책에서 검찰은 법 적용의 특별한 잣대를 가지고 있다고 하면서 기준이 되는 선(line)을 필요에 따라 변경할 수 있고 검찰가족에게는 더욱 유연한 잣대를 적용하는 사례를 나열합니다.

우리나라에서 기업인으로 다양한 사업을 하다보면 관련 법에 따라 형사고발될 수 있는 죄목이 2천가지가 넘는다는 신문기사를 재작년에 읽은 적이 있습니다. 이 많은 법을 지식으로 미리 습득하기에는 한계가 있고 막상 일이 닥치면 그때서야 배워서 알게 되는 경우가 대부분일 겁니다.
나는 2018년에 착수한 신규사업으로 인하여 2019년 4월에 대외무역법을 위반했다고 고발을 당했고 난생 처음으로 피고인 신분으로 법정에 서본 경험이 있습니다. 수사권이 있는 관세청의 제복을 입은 담당 공무원이 회사를 첫 방문한 이후로 많은 조사과정을 거친 후 결국 검찰에 약식명령으로 기소되기까지 이르렀습니다. 누가 어떠한 이유로 고발했는지 충분히 알수 있지만 경영자로서 속이 아무리 상해도 지혜롭게 참았어야 했었다고 반성하면서 마음 속에 담아 두고 있습니다. 이 사건을 담당한 판사와 검사, 심지어 변호사에게 조차 낮선 법으로 기소된 이 재판에서 관련법 적용의 잘못됨을 설명하고 소명한 결과, 약 1년반이 지난 작년 12월에 1심으로 재판이 마무리 되었습니다.
창업후 19년만에 처음 격는 경험이어서 정신적으로 매우 피곤하고 힘든 과정이었지만 이 기회에 진짜 사회를 배운다는 마음으로 재판에 참석했고 덕분에 인간이 살아가는 사회시스템을 새롭게 배운 계기가 되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악법도 법이다."라고 하면서 독배를 마신 소크라테스의 말을 제대로 깨달은 값비싼 인생수업이었습니다.

이 책이 한편의 영화라면 상영이 끝난 후 관객들이 자리를 뜨면서 뒤끝이 씁슬하고, 우울하고, 넘을 수 없는 큰 벽을 마주한 무력감, 처연함을 느낄 거라고 생각됩니다. 지난달 출근길 라디오 시사프로에 출연한 저자중의 한사람이 한명숙 전 총리의 뇌물사건과 이 사건에 깊이 연루된 한만호 비망록을 설명하는 것을 우연히 청취하다가 알게되어 구입한 이 책의 표지도 이러한 느낌을 전달하는 듯 합니다.
실화인 이 영화의 1편은 끝났지만 아직도 관련자가 살아 있는 현재진행형인 스토리가 앞으로도 간간히 언론에 거론 될 겁니다. 이러한 종류의 사건을 들여다 보고 나름 해석할 수 있는 안목이 조금이나마 생긴 것은 소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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