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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고 보니 마음이 편해졌다 - 정지우, 『우리는 글쓰기를 너무 심각하게 생각하지』 | 독서리뷰 2022-01-12 1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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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우리는 글쓰기를 너무 심각하게 생각하지

정지우 저
문예출판사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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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고 보니 마음이 편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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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고 보니 마음이 편해졌다 - 정지우, 우리는 글쓰기를 너무 심각하게 생각하지

 

언제부터였나. 10? 명확한 계기는 잘 생각나지 않는다. 어느 순간부터 쓰고 싶다는 마음이 생겨 쓰기 시작했을 뿐이었다. 그렇게 조금씩 썼고 가랑비에 옷이 젖듯 글쓰기는 삶에 천천히 녹아들었다.

쓰기 시작하니 다양한 물음과 욕망이 생겨났다. ‘난 왜 쓰는 거지? 무엇을 쓰고 싶은 거지? 조금 더 잘 쓰고 싶다. 나만의 분야가 있었으면 좋겠다. 쓰는 사람이 되고 싶다. 어떻게 하면 꾸준히 쓰면서 살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쓰는 일로 남과 잘 살 수 있을까.’와 같은 것들. 사랑이 그렇듯, 쓰기를 사랑하니 치유와 성장과 같은 긍정적 경험도 있었지만, 각종 고민이나 좌절, 결핍도 생겼다. 좌절이나 결핍은 조금 더 꾸준히, 잘 쓰지 못하는 나, 쓰기로 삶을 더 촘촘히 채워나가지 못하는 나등과 관련된 것들이었다.

그래서 이 책이, 정지우 작가가 쓴 우리는 글쓰기를 너무 심각하게 생각하지가 더 좋게 느껴졌는지도 모르겠다. 쓰는 사람으로서 마주하게 되는 온갖 욕망, 질문, 고민, 좌절에 대한 한 사람의 진솔한 생각이 담겨있었으니까. 특히, 글을 꾸준히, 잘 쓰는 방법과 같은 어찌 보면 뻔한 이야기보다 전업작가로서의 불안함, 고독과 같은 현실적인 이야기를 많이 담았다는 점에서도 그랬다.

 

 

책은 크게 4장으로 구성됐다. ‘1장 쓰는 법 - 삶은 어떻게 글이 되는가, 2장 쓰는 이유 - 쓸수록 더 중요해진다, 3장 쓰는 생활 - 그것을 믿는 사람은 이미 작가다, 4장 쓰는 고통 - 글쓰기에도 싸움이필요하다.’ 각 장마다 18~19편의 에세이가 담겨 있으니 72편에서 76편 정도의 글이 실려 있는 셈이다. 목차를 위해 나름 구조를 갖추긴 했지만 에세이가 담고 있는 주제가 무척 다양하다 보니 구조를 신경 쓰기보다는 한 편 한 편의 에세이를 편하게 읽는 게 나을 것 같다.

많은 주제 중에서 어떤 부분을 중점적으로 소개해야 할지 고민이 됐는데, 개인적으로는 쓰기의 정서적 효용과 쓰기로 먹고사는 일의 어려움을 이야기하는 부분이 마음에 많이 와 닿았다. 우선, 쓰기의 정서적 효용. 저자는 프롤로그에서 글쓰기가 나를 어떻게 치유했는지, 때로는 어떻게 나를 살려냈는지, 어떻게 나를 새롭게 했으며 나에게 위로가 되었는지그런 글쓰기를 둘러싼 거의 모든 이야기를 담았다.”고 말한다. 나도 이런 경험을 종종했던 것 같다. 뭔가 문제가 있기에 쓰기 시작했고, 그렇게 쓰다 보니 치유됐고, 살아났으며, 성장했다.

그래서 읽고 쓰는 일을 삶의 중심으로 삼고자 하지만 이게 참 쉽지가 않다. 꾸준히 쓰는 것도 어렵고, 무엇을 써야 할지도 잘 모르겠고, 글로 먹고는 살고 싶지만 어떻게 해야 할지도 잘 모르겠고. 이런 부분에서도 저자는 내가 잘 알지 못하는 현실적인 부분에서 많은 도움이 되는 이야기를 한다. 예를 들자면, 이런 부분들.

 

만약 꾸준히 글을 쓰고 싶다면 글쓰기 자체에서만 답을 찾기보다는, 글쓰기를 둘러싼 맥락들에 더 주의를 기울여보라고 말한다. SNS를 통해 서로의 글을 읽어줄 독자를 찾아 나서보라든지, 출판이나 등단과 같은 현실적인 목표를 지녀보라든지, 애써 완성한 글을 꼭 웹진 등의 다양한 매체에 투고해보라든지, 서로의 진솔한 이야기들을 듣고 나눌 수 있는 글쓰기 모임에 참가해보라든지 말이다.”(76)

 

종종 사람들로부터 글을 쓰고는 싶은데 무슨 글을 써야할지 모르겠다는 고민을 듣게 된다. 그럴 때 흔히 하는 말은 일기를 쓰거나 옛날 기억에 관해 써보라는 정도지만, 더 좋은 것은 글쓰기를 하나의 대화로 생각해보는 일이 아닐까 싶다. 특히 좋은 글쓰기는 대부분 그 무엇과 싸우고 있다. 주로 그것은 이 세상의 통념이다.”(228)

 

언젠가부터 하기 싫은 일이라도 할 수 있음을 믿게 되었다. 하기 싫은 것도 그냥 해보면 괜찮은 것이다. 절대 할 수 없다고 믿던 것도 막상 시작해보면 그 나름의 흐름에 이끌려 나아가게 된다.”(234)

 

프리랜서에게는 고유한 고충이 있는데, 그 고충은 바로 존재 증명의 불안과 긴장이다. (...) 그런 상태에서 무척 큰 스트레스를 받거나 괴로움을 느낀다면 역시 어느 소속이든 찾는 게 좋을 것이다. (...) 그러면서 알게 된 것은, 내가 좋아하는 것은 요동치는 자유보다는 안정에 가깝다는 것이었다.”(263)

 

수년 전, 작가로 산다는 것에 많은 한계를 느꼈다. 대학원을 나온 뒤, 소속이라고는 아무것도 없는 허공에서 홀로 하루를 시작하고 홀로 마감하며 (...) 하루하루를 버텨내는 일이, 참으로 쉽지 않았다. (...) 이제 고백하자. 가장 위험한 건, 가장 곤란한 건 나처럼 어정쩡한 성취를 거둔 부류의 사람들이다. (...) 버틴다면 버텨볼 수도 있을 것 같고, 아니라면 서둘러 떠나야 할 것 같은”(263, 264)

 

 

작가는 스타일이나 진로에 대한 고민 끝에 이 책과 같은 담담한 에세이를 자주 쓰게 됐다는데, 그리고는 좋은 이야기를 자주 듣게 되었다는데, 전에 쓴 다른 글을 읽어보진 않았지만 확실히 그런 것 같다. 솔직히 처음엔 방법론적인 것을 기대하고 읽었지만, 에세이면 뭐 어때, 라고 하며 하루에 조금씩 읽다 보니 마음이 편해지는 경험을 해볼 수 있었다. 개인적인 생각, 이야기지만 저자의 말대로 그게 다른 사람의 공감을 받고 사회적인 호소력을 지닐 수 있게 된다는 게 글쓰기의 또 다른 매력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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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이’와 ‘꽃은’은 무슨 차이일까 - 남영신, 『시로 국어공부 : 문법편』 | 독서리뷰 2021-12-20 2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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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시로 국어 공부 : 문법편

남영신 저
마리북스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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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나마 덜 어렵고 덜 지루하게 문법을 공부할 수 있는 방법. 시로 국어 공부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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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이꽃은은 무슨 차이일까 - 남영신, 시로 국어공부 : 문법편

 

버려진 섬마다 꽃이 피었다.”

버려진 섬마다 꽃은 피었다.” 

 

글쓰기에 관심 있는 사람은 한 번쯤 봤을 것 같다. 김훈 작가 칼의 노래의 첫 문장이다. 글쓰기의 어려움, 또는 문법적 요소의 중요성을 언급할 때 종종 등장한다. ‘’, 겉으로 보면 아주 사소한 차이로 두 문장이 아주 달라지는 탓이다. 김훈은 를 두고 담배를 한 갑 피우며 고민, 또 고민했고 결과적으로 를 선택했다. 아니, 이게 그렇게 고민할 일인가 싶을 사람도 있겠다. 하지만 김훈은 이렇게 말한다. ‘두 문장에는 하늘과 땅의 차이가 있다. 전자는 사실을 진술하는 문장이고, 후자는 의견과 정서를 진술하는 문장이다. 둘을 구별하지 못하면 내 문장과 소설은 몽매해진다. 둘을 구별해야 내가 원하고자 하는 문장에 도달할 수 있다.’ 그의 설명을 들으면 ...’싶다가도 구체적으로 그 뜻을 곱씹어보노라면 이해하기가 쉽진 않다. 우리가 문법을 잘 모르기 때문이다.

우리말 바로쓰기 운동, 보리 국어 바로쓰기 사전으로 유명한 남영신 선생은 우리가 잘 읽고 쓰거나 소통을 잘하기 위해서는 조금 번거롭지만 문법을 배우는 게 좋다고 이야기한다. 그 사례가 앞서 본 김훈의 문장이기도 하다. “고급 문장을 이해하고 고급 문장을 작성하는 일은문법을 모른다면 쉽지 않은 것이다. 하지만 문법을 따로 공부하기에 문법은 고리타분하고 어렵게만 느껴져서 굳이 문법까지 공부해야 하나.’하며 쳐다보지 않게 되는 게 뭇사람의 심리겠다. 그래서 저자는 이 책, 시로 문법 공부를 썼다고 말한다.

 

시를 통해서 문법을 배운다면 문법 공부의 딱딱함이나 고루함에서 조금은 벗어날 수 있을 것이다. 특히 아름다운 시를 읽으면서 시에서 문법 원리가 어떻게 작동되고 있으며 그런 시들이 우리의 감성을 어떻게 일깨우는지 파악한다면, 시 감상과 문법공부라는 두 가지 성과를 동시에 이룰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17)

 

 

책은 크게 4장으로 구성됐다. 문법적으로 시 읽기, 문장의 형식과 성분, 겹문장, 문법 뛰어넘기-파격의 순이다. 문법적 감상의 의미로 시작해 구체적으로 문법 요소를 시와 함께 살펴보고, 약간의 난도가 있는 겹문장을 살펴본 후 문법을 뒤틀며 시적 효과를 노리는 사례를 다루는 식으로 진행된다. 문법적 감상의 의미를 따로 장까지 할애해 설명하고 있으니 저자가 말하는 문법적으로 시 읽기의 뜻에 대해 먼저 살펴보자. 일단, 문법적 감상은 심미적 감상과 구별된다. 심미적 감상은 시의 아름다움과 의미, 그리고 그것들이 나와 공명하는 부분에 집중하는 감상이다. “시는 우리의 정서를 순화하고, 삶에 가치와 긍정적 에너지를 제공하는 것이 분명하다. 물론 이 관점은 독자의 관점일 뿐 작가의 관점은 또 다른 영역이다.” 문법적 감상은 작가의 관점에서, 작가가 굳이 현재가 아닌 미래 시제를 사용한 이유를, ‘꽃은이 아니라 꽃이를 사용한 이유를 문법적으로 곱씹고 그런 문법적 사용과 시적 효과 사이의 상관관계를 따져 묻는 감상법이다.

따라서 문법적 감상을 위해서는 단어의 구성 방식, 문장의 기본 형식과 성분을 알아야 할 필요가 있다. “우선, 단어는 한 개 이상의 형태소로 이루어졌고, 형태소 중에는 독립성 여부에 따라서 실질형태소와 의존형태소가 있고라며 지금 그 문법적 내용에 대해 자세히 설명한다면 안 그래도 지루한 리뷰가 더 지루해질 것 같다. 자세한 내용은 다양한 시를 곁들인 구체적인 사례가 담긴 책을 통해 익히고, 여기에서는 김훈이 꽃이를 사실적 세계와, ‘꽃은을 의견과 정서의 세계와 연결한 이유를, 약간의 문법 및 책에 수록된 사례와 함께 살펴보고자 한다. 아래의 시는 책에 수록된 박정만 시인의 작은 연가라는 시의 일부분이다.

 

 

5행을 주목해보자. 시간을 나타내는 부사어 해질녘에에 조사 을 붙였다. 사실 을 붙이지 않아도 말은 된다. 꽃 초롱 하나가 밝힌 빛이 해질녘에 저무는 강가에 와 닿는다는 이야기니까. 이미 그 자체로 충분한 문장이다. 하지만 시인은 여기에 보조사 을 붙여 특별한 의미를 더해주고자 했다. 이는 저자의 말처럼 해질녘이 되면 당연히 저무는 강가에 닿는다는 의미를 암시한다.” , 보조사를 붙임으로써 해질녘에 되면 당연히 그럴 것이다라는 강조의 의미를 덧붙인 셈이다. 김훈이 고민한 꽃은꽃이도 이와 유사한 사례다.

우리는 흔히 ///를 모두 묶어 주격조사라고 배우곤 하는데 엄밀히 말하면 주격조사는 /일 뿐 /은 주격조사가 아닌 보조사다. 조사는 문장의 뼈대를 세운다. 명사, 대명사 같은 체언을 주어, 목적어, 보어, 서술어 등 문장의 필수 성분으로 만드는 기능을 하는 게 바로 조사다. 주격 조사란 다름 아니라 그 조사 중에서도 체언이 문장에서 주어로 기능하게끔 하는 역할을 하는 품사다. 문법적 관계를 나타내 주는 셈이다. 반면, 보조사는 다르다. 문법적 관계를 나타내진 않는다. 다만, 여러 문장 성분 뒤에 붙어 특별한 의미를 덧붙여준다. 성분 보조사인 /은 쓰임새에 따라 단독, 대조, 역시, 강조등 다양한 의미를 첨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두 문장을 다시 보자.

 

버려진 섬마다 꽃이 피었다.”

버려진 섬마다 꽃은 피었다.”

 

첫 번째 문장에서의 꽃이이라는 명사에 라는 주격 조사가 붙어 주어로 기능하고 있다. ‘꽃이에는 다른 의미가 첨가되진 않는다. 그냥, 버려진 섬마다 꽃이 피었다는 사실만 진술할 뿐이다. 이게 김훈이 첫 번째 문장이 사실의 세계를 진술한다고 말했던 이유다. 두 번째 문장은 다르다. 이미 그 자체로 충분히 주어로 기능하고 있는 꽃이에 보조사 이 붙었다. 그 순간 꽃은에는 꽃이에는 없던 강조의 의미가 생겨났다. 어떤 강조일까? ‘버려진 섬이라는 단어를 생각하면 꽃 한 송이 없는 휑뎅그렁한 공간이 떠오른다. 그런 공간인데도 꽃이 피었다는 것이다. , 인간에게 버려진 섬이지만 자연은 그와 상관없이 되는대로 되어갈뿐이어서 그런 공간인데도 꽃이 피었다는 강조의 의미가 첨가된 셈이다. 이게 김훈이 두 번째 문장이 의견과 정서의 세계를 진술하는 문장이라고 말했던 이유다.

말하지 않고 그냥 보고 납득하게 하는 문장, 사실의 문장을 좋아하는 김훈에게 꽃이에 붙은 보조사 은 불필요한 것이었을지도 모른다. 빈약한 서사를, 세계에 구체성과 입체성을 부여하는 문체로 메우며 자연 그 자체를 보여주기를 좋아하는 그에게는 꽃이만으로도 충분했을 것이다. 구태여 저자의 의견을 보조사에 담을 필요가 없었던 셈이다. 이게 정끝별 시인이 은는이가라는 시에서 당신은 내하며 힘을 빼 한 발 물러서고 / 나는 나하며 힘을 넣어 한 발 앞선다.”고 말했던 이유기도하다. 우리는 이렇게 조사와 어미에 이런 의미를 불어넣는 시인의 뜻을 이해하면서 읽는다면 이 시를 좀 더 깊이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런 읽기 방식이 바로 문법적 감상이다.

 

 

문법적 읽기가 중요하고 또 필요한 이유, 이 정도면 충분히 납득할 수 있지 않나. 하지만 문법책은 재미가 없으니 이 책을 읽어보자. 남영신의 시로 국어공부 : 문법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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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복되는 지긋한 문제 앞에서 - 나가타 히데토모,『100일을 디자인하라』 | 독서리뷰 2021-11-11 1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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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100일을 디자인하라

나가타 히데토모 저/이지현 역
유엑스리뷰 | 2021년 0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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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율적인 목표 달성을 위한 풍부한 도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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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표와 관련한 뭇사람의 스토리는 대개 비슷하다. 부푼 마음을 그러안고 신년에 목표를 빼곡하게 세워놓았으나 대부분 달성하지 못하고 무슨 목표를 세웠는지조차 기억하지 못했던 적, 목표를 세울 때면 마치 그 목표를 벌써 달성한 듯한 기분에 젖어들지만 목표달성을 위한 실천과정을 견디지 못하고 포기했던 적, 목표를 실천하는 과정에서 내가 무엇을 위해 이런 목표를 세웠는지 잊고 강박적으로 실천하다 제풀에 지쳐 그만둬버린 적, 다들 있지 않나.
반복되는 문제에도 나아질 기미가 없는 지긋지긋함 앞에서 좌절한 적이 있는 사람을 위해 쓰인 책이  나가타 히데토모의  『100일을 디자인하라』 다. 부제가 말하듯 “기적의 목표 달성 프로젝트”를 설
명한 저서다. 즉, 어떻게 하면 목표를 잘 달성할 수 있는지에 관해 설명한 책이다.

 


저자 나가타 히데토모는 도쿄대학교 법학부를 졸업한 뒤 생보사 직원, 시의원을 거쳐 IBM과 PwC 등의 회사에서 전략컨설턴트로 일한 사람이다. 그리고 각종 정부 및 민간 기업에서 전략 입안을 담당한 후 현재 일본 에어비엔비 주식회사의 임원이자 교토예술대학교 객원 교수를 맡고 있다. 이렇듯 나름 많은 직장을 거치며 이런저런 성취를 해온 저자가, 나름의 커리어를 잘 쌓아나갈 수 있던 이유는 그의 ‘100일 디자인’이라는 방법 때문이었다. 그의 말에 따르면, 이 ‘100일 디자인’ 방법론은 회사 업무뿐만 아니라 개인적인 활동에서도 효과적이다. 그는 이 책에서 그 방법론을 구체화해 5장에 걸쳐서 설명한다.
핵심은, 100일을 목표를 효율적으로 달성하기 위한 기간으로 선정하고, 적절한 방법론으로  이른 타이밍에 최대한 집중해 초반부터 성과를 내는 것이다. 왜 100일인가? 저자는 이를 인간의 두뇌 메커니즘인 ‘습관화’와 ‘순화’를 통해 설명한다. 습관화는 이해하기 어렵지 않다. 어떤 행위를 반복하면 그 행위가 익숙해지고 그에 대한 저항감도 적어진다는 것이다. 순화는 반복되는 자극에 대한 반응이 점차 둔해지는 것을 뜻한다. 그런데 연구 결과에 따르면 우리가 어떤 행동을 습관화하는 데에는 대략 66일이 걸리고, 순화 현상이 나타나는 데에는 대략 3개월이 걸린다고 한다. 저자는 이렇게 말한다. “이런 뇌의 바이오리듬에 기초해서 생각해 보자. 새로운 일에 대한 도전은 가능하면 빨리 행동을 습관화하고, 뇌가 자극에 익숙해지기 전 약 3개월 안에 실현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말할 수 있다.”(44) 단순하게 말하자면, 질리기 전에 목표를 달성하는 게 효율적이고, 그 기간으로 100일이 적당하다는 이야기다.
100일이 넘어가면 비효율적이고, 습관화에 대략 66일이 필요하다면, 중요한 건 습관화까지의 과정을 얼마나 단축하느냐다. 저자는 이를 “가장 빠른 타이밍에 플로우 상태로 들어가는 것이 중요”(51)하다는 말로 표현한다. 이렇게 초반에 빠르게 집중하는 일에 주목하는 이유는, 파레토 법칙(성과의 약 80%는 전체의 약 20%에 나온다)과 일개미의 법칙(어떤 개미를 모아도 열심히 일하는, 보통의, 게으른 개미의 비율은 2:6:2로 수렴하는 경향이 있다) 때문이기도 하다. 이 두 법칙에 착안하여 저자는, 우리가 목표 달성을 위한 시간 중 20%만 열심히 할 수 있으며, 이 20%의 시간을 통해 목표의 상당 부분을 달성하는 게 중요하다는 이야기를 한다. 경험 곡선과 고원 현상도 초반의 집중이 중요하다는 저자의 주장을 지지한다. 게다가 어차피 60%는 보통의 정도로 노력하고, 20%는 게으름을 피울 수 밖에 없는 시간이므로 계획 자체를 다르게 세울 수밖에 없다.

 

 

 

 

 

 

 

 

 

 

 

 



 

 

 

 

 

 

목표 달성은 중요하다. 단순히 목표를 달성해야 한다는 사실이 중요한 게 아니다. 목표가 우리에게 가져다주는, 우리가 원하고자 하는 목적 때문이다. 그것은 성장과 행복이다. 목표를 달성하는 과정은 우리를 성장하게 하고, 우리의 인생에 물리적, 정신적 만족감을 가져다준다. “목표를 하나씩 달성해 나가는 것은 자기긍정감과 자기효능감을 높인다. 그리고 이는 더 높은 목표를 달성하는 원동력이 되는 선순환을 만든다.”(28) 그 선순환을 만들기 위한 출발점으로 이 책을 읽어보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 리뷰에서 다루지 못했으나 쓸모있는 도구가 많다. 이제 2번 정도 읽고 있는데, 구체적인 도구가 많아 체화하고 자기에게 맞게 변형 및 사용하는 게 쉽지는 않다. 하지만 이게 당연한 수순이라고 생각한다. 그게 쉽다면 누구든 반복되는 ‘목표설정-조금하다가 포기’의 메커니즘 앞에서 좌절할 필요도 없었을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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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하루, 안녕하신가요 - 애덤 고든,『매일 실천하는 마음챙김 365』 | 독서리뷰 2021-09-03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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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매일 실천하는 마음챙김 365

애덤 고든 저/권영교 역
동글디자인 | 2021년 0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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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세하게 설명하지 않기에 느껴지는 공백, 그 공백을 채우려는 노력에서, 추상적이던 글 한 꼭지가 내 삶과 공명하며 구체성을 획득했고, 생각이 정리되며 기분이 좋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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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장을 뜯고 책을 보고는 놀랐다.

 

출판사 이름이 동글 디자인이라 그런가? 책이 왜 이렇게 예뻐

 

그뿐만이 아니었다. 서평 이벤트를 신청할 때만 해도 나름 명상 책이니 입문서라 해도 판형이 조금 클 줄 알았다. 그런데 아니었다. 자로 재보니 대강 ‘110x170’ 정도에 402page로 들고 다녀도 부담 없을 크기였다. 명상 입문서보다는 독자와의 상호작용이 중요한 힐링북에 가까웠다. 뒤에서 말하겠지만 하루를 돌아보게 했다는 점에서 차라리 힐링북이라 다행이었다고 생각했다.

 


 

책 주제는 제목 그대로 마음 챙김이다. 흔히 마음 챙김명상과 붙어 다니는 단어다. 하지만 이 책에서 마음 챙김은 명상을 포함한, 조금 더 포괄적이면서 사전적인 의미로 쓰였다. 말 그대로 마음을 챙긴다는 것이다. ?

일상을 챙기거나 사회생활을 하다 보면 뭔가에 쫓겨 몸과 마음의 여유를 잃고 부정적 정서가 내면을 가득 채우기 십상이다. 피곤, 우울, 시기, 질투, 불안 등 각종 부정적 정서는 또 다른 부정적 감정을 일으키고 우리는 어느새 그런 일상이 나의 삶 자체가 된 것처럼 그에 몰두하며 살게 된다. 문제가 있는데 뭐가 문제인지, 아니 문제 자체를 인지조차 못하는 삶을 사는 것이다.

그럴 때 필요한 게 마음 챙김이다. 부정적 정서를 자각, 직시하고 그로부터 벗어나기 위한 휴식과 깨달음의 시간을 갖는 일이다. 저자는 부정적 정서에서 벗어나 긍정적이고 충만한 삶을 살기 위한 다양한 방법을 책에 담았다.

책은 크게 10파트 - 아침 시간, 스트레스와 감정 다스리기, 긍정적 변화, 마음과 영혼, 건강한 신체, 평화로운 집, 일과 쉼, 관계와 소통, 창의성과 놀이, 저녁 시간 - 로 구성됐고 하루에 한 페이지씩 읽으며 마음 챙김을 할 수 있는 글 한 꼭지들로 이뤄졌다. 예를 들자면 이런 식이다.

 

계절을 느끼세요. 시간의 흐름을 느낄 수 있는 식물과 꽃들을 활용해 변화하는 계절을 느끼는 거예요. 촛불이나 향기를 활용해도 좋아요. 계절에 맞는 분위기와 느낌을 집 안으로 들이세요. 봄은 신선하면서 부드럽고, 여름은 맹렬하고 밝죠. 가을은 쓸쓸하지만 풍요롭고, 겨울은 무겁고도 거칠어요.”

 

짧은 꼭지 글이지만 자세하게 설명한 글보다 이런 글이 더 매력적일 때가 있다. 실천이 필요할 때다. 자세하게 설명하지 않기에 느껴지는 공백, 그 공백을 채우려는 노력에서, 추상적이던 글 한 꼭지는 내 삶과 공명하며 구체성을 획득한다. 차라리 힐링북이어서 다행이었다, 고 느꼈던 이유다. 머리로 생각하는 데 익숙한 나 같은 사람은 이런 힐링북이 질문을 던져주는 것 같기도 하고 생각하게도 한다는 점에서 좋을 때가 있다.

 

오늘은 354번 째 꼭지를 읽었다. ‘반성과 앞날이라는 파트에 수록된 꼭지다.

 

“‘완료 목록을 써 보세요. 끝없이 늘어나는 해야 할 일의 목록과는 다르게 자부심을 키울 수 있죠. 해야 할 일들의 목록은 불안감과 과도한 압박감을 일으켜요. 자신이 완성한 각각의 과제에 대해 기록함으로써 시간을 얼마나 생산적으로 사용했는지 알 수 있습니다. 동시에 스스로에 대한 자부심을 키울 수 있어요.”

 

할 일이 많은 요즘, 한 건 없는 것 같고 정체되어 있는 듯한 불안감과 압박감에 시달리곤 했다. 저자의 말대로 잠깐 짬을 내 완료한 일을 정리해봤다. ‘, 그래도 아예 헛 산 건 아니구나, 게으른 와중에도 이것저것 하긴 했구나.’하며 마음 챙김을 했고 약간의 긍정적 정서가 일었다.

이런 식으로 짬을 내 뭔가 실천을 하고 느낀 점을 끼적이게끔 하는 책이다. 활용 방법은 저자의 말대로 많다. “필요한 부분을 골라 읽거나 가장 적합해 보이는 건강법을 실천해 보고, 미래의 나를 위해 메모를 남길 수도있다. “생각처럼 잘 풀리지 않는 생활의 한 영역에 초점을 맞출 수도 있고, 변화에 도움이 되는 특별한 방법을 발견하기 위해 이 책의 내용을 연구할 수도 있을것이다. 또는, “각각의 내용을 조금씩 실천해 보면서 뜻밖의 기쁨을 발견해 스스로에게 매일 휴식을 주는 새로운 방법을 실천할 수도 있을 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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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 소설이 읽고 싶어졌다 - 박경서,『명작을 읽는 기술』 | 독서리뷰 2021-08-31 1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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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명작을 읽는 기술

박경서 저
열린책들 | 2021년 0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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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 소설이 읽고 싶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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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 소설이 읽고 싶어졌다 -  박경서,『명작을 읽는 기술』

 

 『명작을 읽는 기술』은 부제에서 언급하듯 문학의 줄기를 잡도록 도와주는 책이다. 물론 그게 전부는 아니다. 서문에서 저자가 밝힌 것처럼 문학, 특히 고전 소설을 읽어야 하는 이유와 어떻게 읽어야 하는지에 대한 내용이 핵심이다. 문학의 줄기를 잡는 일도 결국 고전 소설을 더 재미있고 풍부하게 읽어나가기 위한 하나의 방법이다. 저자는 그 줄기를 따라 구체적인 작품을 어떻게 읽어나가면 좋을지를 쉽고도 담백하게 설명했다.

 

 

시작은 한 축과 함께 한다. 그 축이란 문학 줄기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이성주의와 감성주의'다. 서양 문학사란 이 축의 반복이자 변주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이성주의와 감성주의는 중요하다. 그렇다면 뿌리는 어딜까? 소설이란 장르는 18세기 근대 시민 사회가 생겨난 이후 등장했지만, 소설 - 즉 문학은 문화를 반영하기 마련이고 그런 점에서 문학 줄기의 뿌리도 서구 문화의 뿌리에서 찾을 수 있다. 저자는 그 뿌리가 헬레니즘과 헤브라이즘에 있다고 말한다.

헬레니즘은 그리스인(헬라스인)들에서 시작해 로마인들까지의 문화와 사상을 가리키며 헤브라이즘은 히브리인들의 정신과 문화를 가리킨다. 전자는 고대 그리스와 로마의 문명에서, 후자는 유대교와 기독교 문명에서 태어났다. 저 사상은 꽤 상반된 특징을 지녔다. 헬레니즘은 인간 중심의 가치관, 즉 인본주의를 지향하며 인간의 이성적, 지성적 능력을 강조한 반면, 헤브라이즘은 신 중심의 가치관, 즉 신본주의를 지향하며 신의 음성에 귀를 기울일 줄 아는 감성적 능력을 강조했다. 이성주의대 감성주의의 뿌리가 여기에서 시작되었음을 알 수 있다.

구체적인 문예 사조 - '문학과 예술이 지닌 공통적인 사상의 시대적 흐름' - 는 문학이 독립적인 장르로서 종교의 들러리 역할을 그만뒀던 17세기에 등장한다. 맏형은 고전주의다. 고전주의는 중세의 신 중심의 가치관에서 벗어나 고대 그리스와 로마의 인본주의를 본받고자 했다. 법칙과 질서, 이성을 중시했다. 다만, 르네상스 문학이 지녔던 자유로움, 호탕함에 대한 반작용으로 감정을 최대한 절제하고 "질서, 조화, 균형이라는 형식 속에서 영원한 자연의 보편성과 인간적 진실을 담아"내려고 했다. 대표적인 문학작품이 알렉산더 포프의 '고요한 삶'이다.

하지만 18세기 말에 이르면 이런 고전주의에 대한 반발심을 지닌 작가들이 등장한다. 그들은 이성과 합리성을 강조하는 과정에서 형식과 규범에 얽매여 인간의 감정, 감성, 상상력이 지나치게 억제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등장한 게 낭만주의다. 포프는 "잡념 없이 전적으로 즐기는 일이란 고요히 묵상하는 것"이라고 말했지만 워즈워스는 "하늘의 무지개를 바라볼 때마다 내 가슴은 뛴다."라고 말했다. 고전주의와 낭만주의의 차이다.

 

"그처럼 새롭게 여겨지던 사회와 문화가 정체되면 인간은 또 다른 욕망을 향해 끊임없이 이동한다. 고전주의에서 살펴보았듯이 르네상스 문학이 한계에 부딪히자 작가들은 새로운 문학 양식을 추구하지 않았던가."

 

사조는 계속 변한다. 고전주의에서 낭만주의, 그리고 리얼리즘과 실존주의, 모더니즘과 포스트모더니즘까지 다양한 사조가 존재했고, 생성 중이고, 존재할 것이다. 저자는 사조의 흐름과 '깨달음이 먼저인가, 재미가 먼저인가'라는 문학 논쟁, 그리고 문학의 유토피아 또는 디스토피아적 기능을 훑으며 10여 개의 문학 작품을 구체적으로 살폈다. 디킨스의 ‘위대한 유산’, 괴테의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카잔차키스의 ‘그리스 조르바’ 등 한 번쯤 들어봤으나 읽어보지 않았을 작품을 설명하고, 사조와의 연관 속에서 독해했다. 저자 본인이 이해한 언어로 읽기 쉽게 설명한 만큼 구체적으로 얻어갈 게 많다.

다른 사람은 어떨지 모르겠지만, 나는 책을 읽고 머릿속으로 서양 문학의 줄기를 간단하게나마 그려볼 수 있었다. 문학을 풍부하게 독해할 수 있는 도구를 여럿 얻은 기분이다. 서사가 불분명하고 난해한 작품 앞에서 적어도 어리바리해 하지 않을 자신도 얻게 됐다. 아직 읽지 못한 다수의 명작을 읽어보고 싶다는 욕망도 생겨났다. 그리고 ‘고전을 왜 읽어야 하나?’라는 질문에 대한 답도 얻었다. 세월을 견뎌냈다는 사실 자체를 떠나서, 책을 읽고는 굳이 ‘고전을 왜 읽어야 하나?’라는 질문 자체를 던질 필요가 없겠다는 결론이었다. 그냥 몸으로 느껴버린 채로, 다음에 읽고 싶은 고전 소설 목록에 책에 담긴 다양한 작품을 올리고 있는 나를 봤기 때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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