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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 대의 마음을 알고 싶어서 | 사색과 감상의 길목 2020-10-28 2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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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십 대를 위한 쓰담쓰담 마음 카페

김은재 저
사계절 | 2020년 0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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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누구보다 청소년들이 보면 좋을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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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상담심리를 공부 중인 현직 교사이자 청소년 소설을 펴낸 작가다. 십 대의 마음을 알고 싶어서, 또한 청소년 눈높이의 글쓰기 방식을 보고 싶어서, 이 책을 펼치게 되었다. 진로, 친구, 공부, 사랑, 자아와 가족으로 구성된 차례도 깔끔하고, 각 장마다 카페의 메뉴를 하나씩 소개하는 방식도 재밌다. 가령 '제가 정한 길에 확신이 없어요'라는 장에는 '나 자신을 믿게 해줄 캐러멜마키아토'가, '완벽주의 탓에 시험을 망쳐요'라는 장에는 '내 마음을 토닥여줄 마카롱'이, '약해서 자꾸 당하는 제가 한심해요'라는 장에는 '강냉이 터는 강렬한 눈빛을 뿜게 할 옥수수수염차'가 각각 메뉴로 소개되는 식이다.

 

이 책은 청소년들의 여러 질문에 대해 쉽고 편안한 문체로 답변하는 방식으로 서술되어 있다. 저자가 학교와 강연장에서 가장 많이 받은 질문들을 모았다고 한다. 주제와 관련된 책, 유명인의 말과 에피소드가 잘 어우러져 흥미롭게 읽을 수 있다. (해당 주제를 부각시키기 위해 끌어온 인용들이기 때문에, 그 인용 자체가 적절한지의 여부는 독자마다 다르게 판단할 여지가 있다. 물론 가볍게 넘어가면 그만이고.) 개인적으로는, '친구' 못지않게 '사랑'이라는 주제가 큰 고민거리의 비중을 차지한다는 데 조금 놀랐다. 청소년을 이해하고 싶은 사람이라면, 이 책으로 도움 받을 수 있겠다. 무엇보다 청소년들이 읽어보면 좋을 것 같다.

 

저자는 '나가는 말'에서, 앞서 나온 모든 질문들에 대한 답을 딱 한 잔에 담는다. 바로 '자기 사랑 라테'다.

 

"'자기 사랑 라테'는 어떤 마음이 들더라도, 어떤 일이 생기더라도, 자신을 믿고 사랑할 수 있게 해주는 달콤하고 부드러운 라테지요. 자기를 사랑하는 사람은 진로, 친구, 공부, 연애, 자아, 가족, 그 어떤 고민이 생겨도 스스로 잘 해결할 수 있답니다."(36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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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흡의 중요성을 상기하며 | 기능과 필요 2020-10-28 2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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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마지막 주 리뷰 이벤트 (~10.31) 참여

[도서]호흡력이야말로 인생 최강의 무기이다

오누키 타카시 저/박유미 역
청홍 | 2020년 0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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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트레이너의 특별한 호흡 훈련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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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선수 트레이너가 쓴 호흡법이라 눈에 띈 책이다. 가족 중 폐가 약한 분이 있어서 호흡에 관한 신간을 검색했다가 구매한 책이다. 나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었다. 수년 전, 성가대 호흡 연습 때 다른 사람에 비해서 내가 폐활량이 굉장히 부족하다는 사실을 알았다. 체력이 약한 편이니까, 어쩔 수 없지 뭐. 그렇게 넘어갔을 뿐, 호흡력을 강화할 생각은 하지 못했다. 아무튼 이 책은 호흡의 중요성을 상기시켜준다.

 

저자는 미국에서 IAP(Intra Abdominal Pressure:복강 내압)라는 호흡을 배웠는데, 그것은 체코의 물리치료사 파벨 콜러가 주창한 DNS(Dynamic Neuromuscular Stabilization:동적 신경근 안정화) 이론을 바탕으로 한다. 이 이론을 도입한 것이 미국의 메이저리그다. 저자는 이를 동양의 단전호흡과 연관짓는데, 호흡을 하면서 복강 내압을 높이면 몸이 안정된다는 것이다.

 

호흡할 때 중요한 역할을 하는 횡격막은 요추에 붙어 있는데, 횡격막이 요추를 잡아당기면 골반의 모양과 방향, 위치도 변한다. 이 변화로 대퇴골과 엉덩이 근육, 무릎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저자는 무릎 통증을 가진 선수의 문제점이 '잘못된 호흡'이었다는 사실을 발견한다. 횡격막이 긴장되어 있으면 정신적인 긴장으로 나타난다. 바꿔 말하면, 호흡 운동을 하면 마음이 편안해지고 정신이 맑아질 수 있다.

 

저자는 일상 속에서 숨을 너무 많이 들이마시는 것, 구강 호흡, 얕고 빠른 호흡의 반복을 문제점으로 지적한다. 일반적인 호흡법에 관한 책은 대부분, 폐활량을 늘리기 위한 여러 방법들을 제시하거나 복식 호흡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그런데 이 책은 오히려 복식 호흡의 함정을 말하면서 "본래 해야 할 기본적인 호흡"을 명심하라고 강조한다.

 

"갈비뼈가 열린 상태에서 배만 팽창시키려고 해도 대개는 배가 고르게 팽창되지 않고, 앞쪽으로 압력이 빠져나가며, 무리하게 지속하면 허리에 통증을 유발하는 원인이 된다. 이는 자칫 '흉식 호흡'에 '복식 호흡'을 섞은 것에 불과한 호흡이 되어 버릴 수도 있다."(84쪽)

 

저자는 신체 구조와 원리를 동반한 설명과 함께, 기본 호흡 운동과 응용 호흡 운동의 자세를 그림으로 이해하기 쉽게 제시하고 있다. 책을 읽으면서 새삼, 공기의 중요성을 모르고 살듯이, 호흡의 중요성을 모른 채 살아온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운동 중에서도 기본인 호흡 운동부터 제대로, 이 책에 나온 대로 따라해볼 작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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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낭독, 그 의미에 대하여 | 사색과 감상의 길목 2020-10-27 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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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그레구아르와 책방 할아버지

마르크 로제 저/윤미연 역
문학동네 | 2020년 0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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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사람의 연결고리인 책과 얽힌 이야기 전개가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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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교를 졸업하자마자 요양원에 취업한 그레구아르, 파킨슨병과 녹내장으로 좋아하는 책을 읽지 못한 채 요양원에 머무는 피키에 씨. 두 사람은 요양원이 아니었다면 서로 만날 연결고리가 없어 보인다. 하루 한 시간씩 그레구아르가 피키에 씨에게 책을 읽어주기로 하면서, 앞으로 두 사람의 내면에 어떤 변화가 찾아올지 궁금해진다.

 

처음 낭독하게 된 책은 샐린저의 <호밀밭의 파수꾼>이다. 그레구아르는 책을 읽어가면서 주인공의 행동과 행위에 감정이입하고 마지막 구절에 감동받기까지 한다.

 

"그 공허감에 감동했다. 노인의 방이 갑자기 텅 비어 보인다. 홀든은 사라졌고, 그의 목소리는 들리지 않는다. 그리고 책방 할아버지의 침묵이 나를 짓누른다. (중략) 나는 느릿느릿 방의 벽들을 빙 돌아보기 시작한다. 그런데 이상하게 숨이 막힌다. 방이 조여든다. 활짝 열린 팔들, 나를 부르는 이야기들이 보인다. 나는 믿을 수 없는 가능성들로 불빛이 반짝거리는 함정 밑바닥에 떨어졌다. 열기에 취한다."(36-37쪽)

 

35년간 서점 '곁가지 문학'을 운영했던 피키에 씨가 들려주는 말들을 자세히 들여다보게 된다. 그중 다음 대목은 특히 눈에 띈 부분이다.

 

"책은 우리를 타자에게로 인도하는 길이란다. 그리고 나 자신보다 더 나와 가까운 타자는 없기 때문에, 나 자신과 만나기 위해 책을 읽는 거야. 그러니까 책을 읽는다는 건 하나의 타자인 자기 자신을 향해 가는 행위와도 같은 거지."(53쪽)

 

피키에 씨는 친밀해진 그레구아르에게, 책을 사랑하는 것은 멋지고 매력적이지만 책을 팔면서 평생을 사는 것은 그 사랑을 죽이는 것이라는 말도 한다. 그는 여행을 좋아했지만 서점 안에 얽매여 살아야 했던 삶의 회한도 토로하고, 결국 요양원에서 생을 마감하게 될 처지에 대한 복잡한 심경도 내비친다. 그 와중에도 책 추천을 잊지 않는다.

 

"그레구아르, 좋은 기회를 놓치지 마라! 휘트먼, 잭 케루악, 잭 런던의 책을, 니콜라 부비에의 <세상의 용도>를 읽어. 제발 그렇게 해다오."(99쪽)

 

모파상의 단편들을 읽으면서, 그레구아르는 "진짜 낭독자"가 되어가고, 이후 피키에 씨는 그레구아르에게 책 읽는 법을 꼼꼼하게 가르쳐준다. 그레구아르는 점점 많은 사람들 앞에서, 그리고 움직이지 못하는 사람들을 위해 일대일로 책을 읽게 된다. 실제로 대중 낭독가인 작가는 피키에 씨의 입을 빌어 전문 낭독가의 자질, 훈련 방법 등을 상세히 알려준다.

 

피키에 씨는 호흡력을 강화시켜주기 위해, 그레구아르에게 운하에서 물 밖에 나왔다가 잠수하면서 빅토르 위고의 시 '감옥을 방문하고 다시 씀'을 외우도록 한다. 또한 요양원 안의 변기 배관을 통해 라디오 방송을 하도록 시키는데, 낭독 내용은 에로 소설이다. 이렇게 엉뚱해 보이는 일들도 있지만, 사경을 헤매는 요양원의 모렐 부인에게, 또한 평생을 재봉사로 살아오면서 책과 담 쌓았던 그레구아르의 엄마에게 책을 읽어주도록 권한 일은 의미 있게 다가왔다. 피키에 씨가 그레구아르에게 부탁한 엉뚱하면서도 결과적으로 의미 있던 일은, 퐁트브로 수도원까지 걸어가 알리에노르 다키텐(펼쳐진 책을 두 손으로 들고 있는 여인의 와상) 앞에서 책을 읽어달라는 것이다.

 

마지막 장면에서, 그레구아르는 피키에 씨의 유분을 제지공장의 펄프 혼합 탱크 안에 쏟아붓기로 한다. 상상 밖, 의외의 설정이지만, "음악 그 자체"가 되고 싶다고 말했던 모렐 부인처럼, 그토록 사랑했던 책 자체가 된다는 의미일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종이 원료인 나무까지 연관시킨다면, 그레구아르의 히어로는 나무 곧 피키에 씨가 되는 셈이다.

 

"반짝이는 흰색 펄프 반죽 위에 점점이 이어진 잿빛 가루의 흔적. 흰색과 회색의 대비를 이루는 흔적은 물론 순식간에 사라져버리고, 이미 당신은 제 눈앞에서 만들어지는 종이에 인쇄될 이야기를 향해 천천히 흘러가지요. (중략) 피키에 씨, 아직도 당신에게 더 설명해야 할까요? 저의 히어로, 그건 나무예요."(304-305쪽)

 

책과 낭독, 젊은이와 어르신 사이의 교감, 책방 할아버지가 자주 언급한 "진짜 인생"에 대한 의미를 생각해볼 수 있는 소설이었다. 소설 속에 언급된 여러 책들의 제목은 따로 메모해두었다. (그레구아르가 읽었던 프랑스 에로 소설은 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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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름을 받아들이는 것에 대하여 | 사색과 감상의 길목 2020-10-26 2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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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원더

R. J. 팔라시오 저/천미나 역
책콩(책과콩나무)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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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한 아이 어거스트와 가족, 친구들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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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리아 로버츠 주연의 영화 원작으로도 알려진 <원더>를 최근에 읽게 되었다. 대강의 줄거리를 알고 있어서 (슬픈 마음이 드는 게 싫어서) 굳이 볼 생각은 하지 않았는데, 부모의 심정으로 읽고 싶어졌다. 우리 사회에는, 어떤 장애를 가지고 있지 않아도 뭔가 집단 속에서 '다름'을 이상한 것으로 치부하는 문화가 있는 것 같다. 설령 그런 문화가 바뀌지 않는다고 해도, 아이에게는 잘못된 흐름에 휩쓸리지 않는 마음을 심어주고 싶다. 이런 지극히 개인적인 고민과 함께, 지인의 아이도 떠올랐다. 지인의 아이 중에 조산아로 태어나 아기 때부터 큰 수술을 여러 번 거치고 죽을 고비를 넘기다 살아난 아이가 있다. 다섯 살인 지금도 몇 번의 수술을 앞두고 있다. 이 소설에서는 특별한 아이 어거스트가 주인공인데, 어거스트를 포함해 여러 인물들의 다양한 시각으로 서술되어 있다.

 

태어날 때부터 '두개안면 이상'인 어기(어거스트의 애칭)는 어릴 때부터 자기 얼굴을 보고 놀라는 사람들의 반응을 겪어왔다. 부모님의 권유와 스스로의 기대로 중학교에 간 후, 어기는 짝꿍처럼 지내며 친해진 잭조차 다른 친구들 앞에서 자신을 욕하는 말, 특히 얼굴에 대해 모욕하는 소리를 듣게 된다. 그 때문에 학교에 가기 싫다는 어기에게, 누나 비아는 이렇게 말한다.

 

"중요한 건 우리 모두 그런 나쁜 날들을 견뎌 내야만 한다는 거야. 죽을 때까지 아기 취급 받고 싶지 않으면, 아니 특별한 도움이 필요한 아이로 남고 싶지 않으면 받아들이고 이겨 내야 해."(208쪽)

 

비아는 누구보다 동생 어기를 아끼지만, 고등학교 생활에서는 그런 특별한 동생을 둔 사람으로 취급받고 싶지 않아 한다. 남자친구 저스틴이 주인공인 연극에도 가족을 초대하기를 꺼렸다. 어기도 그런 누나 마음을 알고 있었다. 어기 가족이 서로 마음이 상했다가 화해하는 과정이 참 따뜻하게 다가왔다. 가족의 마음이 다시 하나가 된 데는 애견 데이지의 죽음이 있었지만.

 

어기 주변의 아이들은 어기의 몸에 자기 몸이 닿을까 봐 조심하는 소위 '전염병 놀이'를 한다. 그 와중에 먼저 다가가 친구가 된 서머가 돋보인다. 잭도 처음에는 교장 선생님의 당부로 어기와 어울렸지만 점점 어기를 좋아하게 되고, 자기의 말 때문에 상처 입었던 어기의 사정을 알게 된 후 진심으로 사과한다. 그 사과를 받아주고 다시 친구가 되는 '쿨한' 어기가 멋지다.

 

어기는 반 친구가 못난이 인형 편지지에 뭐라고 쓰는 것을 보고 "그 못난이 인형 만든 사람 말이야. 나를 모델로 했는데, 몰랐어?" 하는 농담을 던질 정도다. 서머와 잭뿐 아니라 아이들 모두, 점점 어기가 재미있고 멋진 아이라는 것을 알아간다. (줄곧 어기에게 못되게 굴던 줄리안만 빼고.) 해당 학년을 마치는 종업식에서 어기는 '헨리 워드 비처 메달'을 받는다. 교장 선생님 훈화 중 다음 대목이 있다.

 

"비처는 이렇게 썼습니다. '위대함은 강함에 있는 것이 아니라, 힘의 올바른 사용에 있다. 그의 힘이 모두의 마음을 감동시키는 자가 가장 위대한 사람이다.'"(517쪽)

 

어기를 보면서, 예전에 봉사활동 중 만났던 발달장애인 친구들과 그 가족들도 떠올랐고, 교통사고로 심한 화상을 입었던 어느 작가님도 생각났다. 당사자든 가족이든 사회에서 '다름'으로 주목받고 이런저런 수군거림을 들으면서도, 그런 것들에 개의치 않고 의연하게 자기 길을 걸어간다는 것은 그 자체로 정말 위대한 일이다. 소설의 마지막 부분에서, 학교에 보내 줘서 고맙다고 말하는 어기에게, 엄마는 이렇게 속삭인다.

 

"나야말로 고맙구나, 어기. 네가 우리에게 준 모든 게. 우리의 삶에 찾아와 준 거. 네가 되어 준 거. 너는 정말 기적이란다, 어기. 너는 기적이야."(52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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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혹은 지금 그 아이들은? | 사색과 감상의 길목 2020-10-25 1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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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귤의 맛

조남주 저
문학동네 | 2020년 0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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흡인력 있는 네 아이들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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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조남주의 신작 장편소설! 이 소개만으로도 읽고 싶은 책이었다. 대략의 내용 소개를 보니 청소년 소설이었다. 어느 순간부터 그런 구분이 필요 없다고 느끼지만, 아무튼 소설의 주요 인물은 중학생에서 고등학생이 된 아이들인 소란, 은지, 다윤, 해인이다. 차례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각자의 시선으로 이야기를 하는 대목들이 각각 두 부분씩 나온다. 초등학교 고학년생부터 고등학생까지, 특히 여자 아이들이라면 공감 가는 이야기가 많지 않을까 싶다. 이 소설은 우정, 가족, 성적 혹은 진로에 대한 고민이 가장 큰 시기, 어른들로부터 "너는 그냥 공부만 해"라는 말을 가장 많이 듣는 때, 하지만 너무도 당연하게, 어른들만큼 이런저런 생각과 고민이 많은 그 시절 이야기다.

 

이 소설을 어른들이 읽는다면, 특히 여성 독자의 경우 중고등학교 시절로 돌아간 기분이 느껴질 것이다. 소설 속 아이들 또래의 자녀를 둔 부모라면 아이들에 대해, 겉으로 드러난 모습보다 더 깊은, 내면의 소용돌이를 볼 수 있는 시간이 되지 않을까 싶다.

 

아픈 동생을 둔 다윤, 아빠가 사기를 당해 집안이 어려워진 해인, 부모님 이혼 후 엄마와 할머니와 사는 은지, 특출나게 잘하지도 못하지도 않고 별로 눈에 띄지 않는 소란까지 모두 각자의 고민과 사정이 있다. 그중 은지가 단짝 하은에게 들은 말에, 내가 화가 날 정도였다.

 

"-생각해 봤는데 너는 잘못한 거 없는 것 같아. 그냥, 그냥 그때는 네가 갑자기 싫었어.

(중략) 그때 은지는 처음으로 잘못하지 않아도 불행해질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리고 사람들은 모두 스스로 선택하지 않은 일에 영향을 받고 책임을 지고 때로는 해결하면서 살아간다는 사실도."(120쪽)

 

다른 세 명보다 성적이 떨어져 있고 겉도는 것처럼 보이는 아이, 소란에게도 특별한 관심이 생긴다. 비중은 네 명 동일하나 어쩐지 소란이 주인공 같다는 느낌도 든다. 그래서일까 소설의 마지막 단락은 소란의 몫이다.

 

"정작 소란은 자신의 계산과 계획을 알 수 없었다. 아직 아무것도 알 수 없다. 낙오되는 것 같고 불안할 때도 있었다. 그래도 된다고 생각한다. 천천히 답을 찾아 가면 된다고. 아직은 그럴 나이라고."(205쪽)

 

책 제목과 관련해 언급하자면, 아이들이 은지 엄마와 함께 제주도를 여행할 때 맛보았던 귤, 그 맛은 비단 아이들뿐 아니라 어른들에게도 필요한 게 아닐까. 마트용 귤은 초록색일 때 수확해서 유통 단계를 거치며 혼자 익은 것이고, 제주 감귤 체험장의 귤은 나무와 햇볕에서 끝까지 영양분을 받은 것이다. 소설 속에는 소란이 '둘 중 나는, 그리고 세 친구들은 어느 쪽에 가까울까' 하고 생각에 잠기는 대목이 나온다. '귤의 맛'에 대해, 각자 나름의 상징적 의미를 생각해볼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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