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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중근 의사의 삶과 말 | 사색과 감상의 길목 2020-11-02 2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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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안중근의 말

안중근 저/안중근의사숭모회 편
이다북스 | 2020년 0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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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드시 읽어야 할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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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안중근 의사의 옥중 자서전 <안응칠 역사>와 <동양평화론>을 비롯해 그가 남긴 글들을 한글로 옮긴 것이다. 제목만 보고서 안중근 의사의 말 중심으로 구성된 책인 줄 알았다. 그런데 막상 책을 펼치니, 옥중 자서전 내용 뒤에 다른 글이 덧붙여진 모양새다. (개인적으로는 그냥 <안중근 의사의 옥중 자서전>이 좋다. 검색해보니 다른 출판사에서 2014년 개정판으로 <안중근 의사 자서전>이라고 나왔다. 책 말미에는 이 책처럼 여러 글이 덧붙여져 있다.) 아무튼 부끄럽지만, 이제야 안중근 의사가 직접 쓴 글들을 제대로 읽는다.

 

그는 친구와 의를 맺는 것, 술 마시고 춤추고 노래하는 것, 총으로 사냥하는 것, 날쌘 말을 타고 달리는 것을 "평생 즐기는 일"이었다고 쓰고 있다. '평생'이라고 하기엔 그가 살다간 시간이 너무 짧아서, 나는 이 책의 초반부인 이 구절에서 한동안 진도가 나가지 않았다. (기생들에게 좋은 남자와 짝을 지어 같이 늙는 게 좋지 않겠냐고 권하고, 그들이 수긍하지 않는 태도에 욕을 퍼붓기도 하고 매질도 했다는 대목에서는 좀 놀랐다.) 1905년 국내 정세가 어수선해질 무렵부터 그는 "조국이 독립하는 날까지 술을 끊기로 맹세"한다.

 

세례명이 있다는 것은 알았지만, 독실한 천주교도로서 자서전의 일부에 '복음 전파'의 내용이 나올 정도일 줄은 몰랐다. 그는 서울의 민 주교를 찾아가, 교인들이 학문에 어두워 교리 전도에 어려움이 많으니 서양 수사회 중 박식한 선비들을 모셔 와 대학교를 설립한 뒤 국내에 재주가 뛰어난 자제들을 교육시키면 어떠냐는 제안을 한다. 거부당한 이유는 "한국인이 학문을 하면 교 믿는 일에 좋지 않다"는 것이다. (어이없다.) 이에 안중근 의사는 분함을 참지 못하고 다짐한다.

 

'교의 진리는 믿을지언정 외국인은 믿을 것이 못 된다.'(66쪽)

 

그러면서 배우던 프랑스어를 중단했고, 그 이유를 묻는 친구에게 한 말 중에 다음 대사가 있다. (그는 K팝으로부터 시작된 한류 열풍을 예감이라도 한 걸까.)

 

"만일 우리 대한이 세계에 국력을 떨친다면 세계 사람들이 우리말을 배울 것이니 그대는 조금도 걱정하지 말게."(67쪽)

 

1907년 일본은 7조약을 강제로 맺고 고종을 폐했고 병사들을 해산시킨다. 이런 팩트를 읽으면서, 일제강점기는 1910년부터지만 안중근 의사가 '나라 잃은 처지'를 체감한 건 훨씬 전부터가 아니었을까 싶다. 위기감을 느낀 의병들도 그렇고. 그는 엄인섭, 김기룡과 함께 의거할 일을 모의하면서 여러 지방을 다니며 연설을 한다. 지금 그 내용을 읽어도 뭔가 마음 깊이 뜨거움이 올라오는데, 그의 의분과 절박함으로 가득 찼을 말을 직접 들은 사람들은 어떠했을까. 이 책의 제목이 왜 <안중근의 말>인지 알 것 같다.

 

"슬픕니다. 저 강도들이 도리어 우리를 폭도라 일컫고, 군사를 풀어 토벌하고 참혹하게 살육해 두 해 동안에 해를 입은 한국인이 수십만 명에 이르렀습니다.

강토를 빼앗고 사람들을 죽인 자가 폭도입니까. 제 나라를 지키고 외적을 막는 사람이 폭도입니까? 이야말로 도둑놈이 몸둥이 들고 나서는 격입니다. 한반도에 대한 정략이 포악해진 원흉은 바로 일본의 늙은 도둑 이토 히로부미입니다."(139쪽)

 

그는 이토 히로부미를 처단하고 1910년 3월 26일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 그의 나이 31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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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책 편집의 세계 | 기능과 필요 2020-11-02 2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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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문학책 만드는 법

강윤정 저
유유 | 2020년 09월

내용     편집/구성     구매하기

문학책 편집자를 꿈꾸는 사람들에게 도움 될 책

위 상품을 구매하면, 리뷰등록자에게 상품판매대금의 3%가 적립됩니다. (상품당 최대 적립금액 1,000원) 애드온 2 안내

유유 출판사에서 청소년책 편집자가 쓴 책이 나오더니, 이번에는 문학책 편집자가 저자로 나섰다. 먼저 편집자를 꿈꾸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 책이고, 또한 문학책을 써보고 싶은 작가 지망생들에게도 의미를 주는 책이다. 편집자가 무슨 일을 하는지 잘 몰랐던 독자들에게는, 하나의 직업군에 대해 알 수 있는 계기도 될 것이다. 이 책의 저자는 신입 편집자에게 선배로서 도움이 되고자 쓴 의도로 보인다.

 

보통 문학책의 경우, 편집자의 역할이 최소화되거나 제한되지 않을까 생각하게 된다. 작가들 중에는 쉼표 하나, 행갈이 하나도 출판사 측에서 건드리지 못하게 하고 자기가 보낸 원고 그대로 출간되기를 바란다는 일화를, 어디선가 들었다. 이 책을 보면, 작가와 편집자가 굉장히 많은 의사소통을 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국내문학의 경우 교정 단계마다 수정한 부분을 작가에게 확인받는다고 한다. 문학동네 편집자인 이 책의 저자가 교정교열을 보는 관점은 다음과 같다.

 

"특정 문장부호가 그 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운 곳에 반복적으로 사용됐다거나, 모호한 단어 선택, 논리의 비약, 문학적 표현이라 여기기 어려운 비문, 무의식적으로 사용한 차별 혹은 혐오의 언어 등이 읽는 이로 하여금 가독성을 떨어뜨리고 내용을 이해하기 어렵게 만들 때 그것이 작가의 의도라고 생각해 그냥 두지는 말자는 얘기다."(44-45쪽)

 

이 책에서 저자가 오디오북 녹음을 참관한 이야기를 흥미롭게 읽었다. 먼저 오디오북 제작업체에서 보내준 성우들의 샘플 낭독을 들은 뒤 작가와 상의해 한 성우를 결정한다. 해당 단편의 시작 부분을 여러 번 읽으면서 피디와 성우가 톤을 조율하고, 저자는 성우의 낭독이 작품과 어울리는지 의견을 낸다. 성우가 해당 단편집 전체를 낭독하고 오디오 파일이 편집되고 각 편의 시작과 끝에 배경음악이 깔리는 등 여러 과정을 거친 최종 낭독본을 받게 되면, 저자는 종이책을 펼치고 오디오북을 검수한다. 수정할 부분이 나오면 제작업체에 전달하고 그 부분을 재녹음한다. 수정 사항 중에는 작가가 쓴 '#'을 성우가 '샵'으로 읽었는데 '해시태그'로 고쳐달라는 것, 아내와 남편의 대사가 똑같이 들려 헷갈리니 한쪽의 대사를 구분해달라는 것, '불안감'을 '불안함'으로 읽었는데 정정해달라는 것 등이다. 정말 검수 작업도 꽤 시간 걸리는 일이겠다.

 

배수아 작가의 <뱀과 물> 표지와 관련된 비하인드 스토리도 볼 수 있었다. 표지 사진은 작가가 꼭 표지로 썼으면 좋겠다고 요청한 것이었고, 온라인 서점에 책 정보가 등록된 뒤 "알라딘 독자는 대부분 열광했고 YES24 독자는 대부분 경악했다"고 한다. 저자는 알라딘의 경우 문학 독자 비중이 높고 작가의 팬이 많다고 분석한다.

 

저자는 백 퍼센트 편집자 공간으로 책의 앞표지와 뒤표지, 앞날개와 뒷날개, 앞띠지와 뒤띠지를 들고 있다. 각 공간에 어떤 내용을 담는지 예시와 함께 조목조목 실었다. 또한 보도자료 혹은 신간 안내문은 '이 책이 어떤 책이며, 왜 지금 나왔으며, 누구에게 필요한 책인가'가 핵심으로, 저자는 평소 문예지와 일간지 서평을 읽고 다른 편집자가 쓴 신간 안내문을 읽는 일, 해설과 '작가의 말' 참고하기 등을 제안한다. 목표 독자가 좋아하는 다른 매체를 참고하라는 제안은 참신하다. 문학책의 경우, 이 책을 좋아할 만한 사람은 뭘 좋아할지 상상하면서, 문학적 색채가 짙은 영화나 음악 앨범 소개 등 문화예술 상품과 콘텐츠의 카피와 소개 문구를 찾아보라는 것이다.

 

책 편집 작업이 끝이 아니다. 저자는 온라인 서점에 보내고 SNS 계정에 올릴 카드뉴스를 마케터, 디자이너와 상의해서 만드는데, 현재 개인 인스타그램을 활용하고 작년부터 유튜브 채널도 운영한다. 책의 편집 과정, 매달 신간 소개, 문학동네시인선이나 <주간 문학동네> 소개, 작가, 번역가, 마케터, 서점 엠디와의 인터뷰를 담는다. 이런 내용을 보니, 홍보 방식이 바뀌면서 편집자의 일도 더 많아진 것처럼 보인다.

 

저자에 따르면, 2000년대까지만 해도 책과 독자를 직접 연결하는 마케팅 채널은 블로그와 네이버 카페로, 출판사가 서평단을 꾸리거나 파워블로거에게 홍보용 책을 발송하는 방식이었다. SNS 시대로 변한 이후는, 책의 맥락을 잘 아는 개인, 편집자나 마케터 등이 직접 앞장서서 책을 소개하는 방식이 되었다. 파워 인스타그래머와 트위터리안, 유튜버가 책에 대해 능동적으로 말하기도 한다.

 

편집자인 저자의 일상을 보니 '읽기/듣기'의 연속이다. 출퇴근 시간에 팟캐스트 하나씩 듣기, 업무 시작 전에 뉴스레터 한두 개 읽기, 점심시간을 활용해 일주일에 두 번 '혼밥'하면서 문예지 읽기, 요일 하나 정해 에이전시 소식지 읽기, 오후에 잠이 온다 싶으면 주목하는 저자를 검색해 관련 기사나 인터뷰 읽기, 퇴근 후 산책 겸 집 앞 카페에서 책 읽기, 문예지 읽기 모임 준비, 집안일 하며 팟캐스트나 유튜브 영상 듣기, 주말에는 궁금했던 동네 서점 두어 곳 가기, 문예지 읽기 모임 참석, 북섹션 읽기 등. 

 

문학책 편집의 세계를 재미있게 들여다보았다. 개인적으로 저자와 대강의 줄거리를 보고 문학책을 구매하지, 홍보 문구나 소개글에 좌우되지는 않는 편인데, 앞으로는 책을 둘러싼 다른 요소들에도 관심을 기울이게 될 것 같다. 또한 문학책 자체도 작가의 전유물이기는 하나, 그 책을 매력 있게 만들어준 많은 손길들도 떠올리게 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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