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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세 철학자의 지혜에 귀기울이며 | 사색과 감상의 길목 2020-09-29 2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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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100세 철학자의 인생, 희망 이야기

김형석 저
열림원 | 2019년 0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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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세 철학자가 들려주는 이야기에 귀기울여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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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의 이름은 들어보았지만 책을 읽는 것은 처음이다. 요즘 나이 상관없이 자기 책을 내는 시대라고 하지만, 책 속에 스며 있는 인생의 연륜을 간과할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물론 나이가 들었다고 저절로 삶의 지혜를 나눌 수 있는 것도 아닐 터이나, 100세 철학자가 들려주는 이야기가 궁금했다.

 

"인생의 층층대를 걸어 올라가는 사람은 그 층계 하나하나에 인생의 뜻을 두면서 오르는 것이다. 그때그때의 의미와 감사를 모른다면 결국은 마지막 층계에 오른 즐거움밖에는 남을 바가 없지 않겠는가."(28쪽)

 

저자는 소유보다 가치, 욕심보다 값진 봉사가 행복의 조건이라고 말한다. 돌아보면, 내 시간을 쪼개어 봉사활동을 했던 시절이 좋은 기억들 중 하나로 남아 있다. 반면 어떤 시험 준비를 위해 주변에 담을 쌓고 지내던 시기는 우울한 기억으로 남아 있다. 개인의 목표를 위한 노력과 주변을 돌아보는 일의 균형이란 어려운 것 같다. 저자 또한 성장과 함께, 균형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저자는 행복이란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인격적 삶이 만들어내는 것이라고 말하며, 인격의 본질로 균형과 성장을 들고 있다. 즉, 감정과 이성의 균형, 물질적 가치와 정신적 가치의 균형 있는 수용이다. 저자는 동양적 전통에 기인해 우리가 인간관계를 감정과 기분에 호소해왔다고 지적한다. 집안 문제 때문에 타인에게 화풀이하거나 직장 상사가 직원들을 감정과 기분 내키는 대로 대하는 것은 인격 결함이며, 합리적 사고와 행동의 결핍이 가져온 결과다.

 

저자의 결혼관을 주목해서 읽었다. 결혼은 등산인데, 이후의 부부간 애정은 인간적 사랑으로 발전하고 수고와 인내와 노력의 대가로 행복과 자유, 영광의 정상까지 오르게 된다. 문제는 등산복만 입고 산 밑에서 정상에 오르는 행복과 영광이 저절로 얻어질 것이라고 착각하는 것이다. 감정은 기복이 심하고 지적으로 안정된 상태를 유지하기 어렵기 때문에, 감정과 더불어 이성적인 사랑을 인격적인 면까지 끌어올리는 결혼이어야 한다.

 

"우리가 원할 수 있는 것은 더 많은 열매를 거둘 수 있도록 협조하는 것이지, 사과나무로 하여금 왜 배나무가 되지 않는냐는 식의 요구를 해서는 안 된다. (중략) 문제는 성격을 고치는 것이 아니고 그 성격을 어떻게 조정하며 더 소망스러운 방향으로 이끌어갈 수 있는가를 협조하는 데 있다."(116쪽)

 

저자는 배우자의 성격 결함을 비롯해 그 가족의 단점을 지적하는 것은 백해무익이라고 말한다. 부부간에 있어야 하는 것은 "사랑의 권고와 협조"뿐이기에. 원망하거나 직업을 과소평가하거나 멸시하는 발언도 금물이다. 불평이나 싸움보다, 높은 인격을 갖춘 쪽이 상대방을 자기 인격 수준만큼 끌어올리는 노력이 필요하다. 상대방이 거짓말을 한다고 핀잔을 주거나 같이 거짓말을 하기보다, 스스로 더욱 진실해지며 진실의 아량으로 상대방을 감싸기를 권한다.

 

"죽음은 왜 있는가. 우리 삶의 내용과 의미를 완결 짓기 위해, 완결이 완성이라면 죽음이 없다면 인생의 완성은 불가능하거나 무의미해지는 것이다. 삶은 죽음으로 가는 것이 아니라 완성으로 가는 것이다. (중략) 우리는 우리들 삶의 유산을, 죽음을 통해 사회에 남기는 것이다. 그래서 내가 인간들 속에 살아남게 되며 나의 삶이 시간적인 종말을 거쳐 역사 속에 살게 되는 것이다."(247쪽)

 

저자는 오래 살기보다 많이 살기 원한다. 게으르지 않고 부지런히, 주어진 1년을 3년 몫처럼 쓰고 싶어 한다. 또한 노년에도 할 일이 있어야 한다는 것, 인간의 본질적 문제를 해결해주는 신앙에 대해 언급한다. 궁극적으로 사는 동안 무엇을 남길 것인가의 질문을 남겨준다. 편안하게 읽히면서 잔잔하게 사유의 문을 열어준 에세이 한 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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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미치료에 대한 이론과 실제 | 사색과 감상의 길목 2020-09-29 0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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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내 삶의 의미는 무엇인가

이시형,박상미 저
특별한서재 | 2020년 0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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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과 의사와 심리 상담가의 의미치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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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의미치료'('로고테라피'를 번역한 용어)를 실생활에서 활용하도록 하는 안내서다. 의미치료는 <죽음의 수용소에서>의 저자인 빅터 프랭클이 창시했고 '인간이 존재 의미를 찾아가는 의지'에 초점을 두는 이론이다. 의미치료에서 말하는 '영'이란 인간 '내면의 밝은 빛'으로, '삶의 목적과 고귀한 의미'를 뜻한다. 정신과 의사와 심리 상담가인 두 저자는, 빅터 프랭클의 의미치료가 무엇인지 차근차근 밝혀주면서 한국인을 위한, 한국인의 정서에 맞는 의미치료를 풀어쓰고자 이 책을 썼다.

 

로고스란 영혼, 논리, 정신, 우주법칙, 신의 의미로, 모든 것을 지배하는 우주의 힘이자 신의 이념이다. 우리 본래의 모습은 로고스로, 자신 안의 힘을 자각하고 거기에 자신을 맡기면 로고스가 작용해 위대한 일이 가능해진다. 이런 로고스의 원리를 정신 요법에 응용한 것이 로고스의 테라피, 즉 로고테라피다. 이는 로고스를 불러 깨워 고차원의 생명력과 의식수준을 회복시키는 정신의학적 기법이고 인간 존재의 근본을 자각시키는 실천적 철학이다. 빅터 프랭클은 의미 발견을 위한 세 가지 질문을 제시한다.

 

나는 인생에서 무엇을 할 것을 요구받고 있나?

나의 일을 정말 필요로 하는 사람은 누구인가? 어디 있는가?

그 누군가, 무언가를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가?

 

의미란 로고스를 각성시키는 그 무엇인가로, 빅터 프랭클은 그런 의미(가치)를 세 가지, 창조가치, 체험가치, 태도가치로 나누어 설명한다. 각각 무엇인가를 창조하거나 어떤 일을 함으로써, 어떤 일을 경험하거나 어떤 사람을 만남으로써, 그리고 피할 수 없는 시련에 대해 어떤 태도를 취하기로 결정함으로써 얻는 의미다. 또한 의미치료가 특히 효과적인 분야는 신경증으로, 불안신경증, 강박신경증, 성적신경증에 대한 치료 사례가 많다.

 

정신과 의사 이시형 님이 빅터 프랭클의 의미치료가 무엇인지 설명하고 현대인들이 이것을 적용할 수 있는 개괄적인 면에 초점을 맞췄다면, 심리 상담가 박상미 님은 구체적인 사례들을 제시한 후 의미치료로 해답을 찾아가는 내용을 담고 있다. 실제 상담 장면을 옮긴듯이 대화체로 정리하거나 보내온 편지에 답장하듯이 정리한 내용도 있다. 여러 사례들 중에는 해당 사연을 읽는 것만으로도 당사자의 고통과 괴로움이 고스란히 전해지는 것들이 많았다. 그중 20살 대학생이 메일로 보낸 고민, "어떻게 하면 왕따 트라우마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요?"에 대한 답변을 소개해보겠다.

 

"피해자 여러분, 내가 잘못한 걸 찾으려고 애쓰지 마십시오. (중략) 과거의 일이 내 잘못이 아니라는 걸 알아차릴 때, 그 고통에서 빠져 나올 수 있어요. 왕따 가해자들이 어떤 마음에서 왕따 가해자가 되는 줄 아십니까? 동물적인 본능대로 행동하는 거예요. (중략) 희생양을 찾아서 나의 스트레스 해소용 쓰레기통으로 쓰는 악한 동물적 본능을 발산하는 거예요. 가해자들의 속성을 알게 된 이상, 더 이상 가해자가 되기를 선택하지 마십시오. 어린아이를 키우는 부모님들 잘 알아두세요. 내 아이가 왕따 피해를 겪었다면 '너는 아무 잘못이 없어. 그 아이들의 잘못이야!' 충분히 위로해줄 수 있어야 합니다. 내 아이가 누군가를 왕따 시킨다면 어떤 경우라도 내 아이 편들지 마십시오! (중략) 내가 겪은 고통을 가치 없게 만들지 마십시오. 나를 죽이지 못한 것은 나를 더욱 강하게 만듭니다."(277-284쪽)

 

이 책은 두 저자의 대화록도 수록하고 있다. 대화를 통해 고통에서 희망 찾기, 인간관계가 편해지는 법, 중년 남자들의 감정 표현, 제2의 인생 준비, 나이드는 것을 즐기기, 의미 있는 말하기, 사랑의 용량과 현명한 이혼, 자녀 교육에 의미치료를 적용하기, 명상의 효과, 우울증 극복 처방전 등을 다룬다.

 

아우슈비츠를 경험한 빅터 프랭클의 '의미', 그를 통해 개인의 삶에 깊은 영향을 받은 두 저자의 '의미'가 더해져, 이 책이 더 깊고 풍성한 내용으로 채워진 게 아닌가 싶다. 실존적 공허와 함께 매일, 매순간 찾아오는 무의미와 맞닥뜨린 채, 문득 '이게 다, 무슨 의미가 있지?' 하는 질문을 하는 현대인에게, 이 책은 '왜 의미를 잃어버렸지?' 하는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는 것 같다. 이 책이 말하고자 하는 바는 '마치는 글'에 잘 요약되어 있다.

 

"미래에 대한 기대를 가지고, 내 삶의 의미를 적극적으로 찾으면서 하루하루 살아갑시다. 내 속에 잠재되어 있는 삶의 의미를 매일 구체적으로 찾아갑시다. 우리가 겪은 고통은 반드시 내 미래의 거름이 됩니다. 과거에 나를 힘들게 했던 시련은 분명히 나의 성장에 가장 영양가 있는 거름이 되었을 것입니다. 과거의 고통 때문에 많이 힘들었던 당신, 삶의 의미를 찾지 못해서 방황했던 당신, 주변의 마음 아픈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고 싶은 당신에게 이 책이 희망이 되기를 간절히 소원합니다."(39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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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풍경을 바꾸는 좋은 글에 대하여 | 기능과 필요 2020-09-27 0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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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나의 글로 세상을 1밀리미터라도 바꿀 수 있다면

메리 파이퍼 저/김정희 역
티라미수 더북 | 2020년 0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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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치료사 겸 작가가 쓴 글쓰기 지침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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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심리치료사이자 베스트셀러 작가인 저자가 쓴 글쓰기 지침서다. 부제 '공감과 연대의 글쓰기 수업'보다 책표지의 카피 문구가 더 눈에 들어왔다.

 

"좋은 글은 심리치료처럼 마음의 풍경을 바꾸고, 마침내 세상의 풍경을 바꿉니다."

 

전체 내용 중에서 인용이 꽤 많다. 그 인용들만 음미해봐도 의미가 있다. 그런데 틀린 인용이 눈에 띄었다. "책은 우리 내면의 얼어붙은 바다를 깨는 도끼가 되어야 한다"는 문구는 카프카의 말인데, 책에서는 체호프로 나와 있다.

 

저자는 과거라는 숲으로 들어가 자신의 발자취를 따라 걸어보라고 권한다. 태어난 순간의 이야기에서 출발해서 의미 있는 여러 경험으로 이정표를 더해가면서 연대표를 구성하거나, 특별한 장소와 추억, 삶의 큰 주제나 질문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만들거나, 살면서 맺었던 관계, 일, 종교, 음식, 놀이 등을 주제로 삼을 수도 있다.

 

저자는 말과 글의 목소리가 일치되도록 글을 쓰고(저자는 자신의 경우가 그렇다는 것이지, 모든 작가가 그렇게 쓰지는 않는다고 전제한다.), 자신에게 맞는 글의 형식을 찾는 것도 자기 목소리를 발견하는 방법이라고 말한다. 구체적으로, 매일 뭔가를 관찰하고 떠오르는 생각을 에세이, 시, 이야기 등으로 표현해보면서, 어조나 스타일을 달리해보고 어떤 형식이 가장 자연스러운지 파악하다 보면, 자기 목소리가 아닌 것을 걸러낼 수 있다.

 

저자는 마흔넷에 글을 쓰기로 결심하고 지역 대학 글쓰기 수업에 등록한다. 글쓰기 초반에는 독자투고란, 논평, 서평, 공영방송 비평 쓰기를 즐긴다. 그 무렵 상담실에서 식이장애로 고통받는 여성들을 만나게 되고, 여성과 몸무게에 대한 문화적 메시지를 담은 글을 쓰게 된다.

 

"처음으로 내 삶의 수많은 가닥들을 하나로 엮었다. 책과 글쓰기에 대한 나의 사랑이, 심리치료사로서의 내 일과 세상을 더 살기 좋은 곳으로 만들고자 하는 나의 열망을 휘감았다."(95쪽)

 

이 구절을 보면서, 글쓰기란 개인의 일상과 분리되지 않고, 개인의 꿈과 희망뿐 아니라 고민과 절망마저 녹여내는 것일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나아가 저자 말대로 개인의 이야기로 시작했지만 "인류 공통의 이야기와 만나는 길"을 발견하게 된다는 것은 뭔가 설레는 일 같다.

 

심리학과 사회비평이 어우러진 저자의 '미스터 USA에 대한 평가보고서'는 참신한 글이다. 내담자가 아메리카 합중국으로, 저자는 심리치료사로서 내담자의 현재 문제, 이력, 성격, 강점, 치료 계획과 효과, 예후 등을 써나가는 형식에 비판적 식견을 담았다. 그중 외상후스트레스장애, 다중중독, 망상이 의심된다는 진단도 있다.

 

저자는 첫 문장부터 퇴고에 이르는 글쓰기를 언급한다. 자신의 일상, 글 스타일과 사례가 동반된 설명이라 더 설득력 있다. 뻔한 진술과 관습적인 지혜를 제거하기 위해, 저자는 스스로에게 '좋아, 그게 네 첫 번째 아이디어야. 그럼 두 번째, 세 번째는 뭐야?'라는 질문을 던진다고 한다. 더 대담하고 독창적인 주장에 이를 때까지. 또한 이 책에는 편지글부터 연설문, 에세이, 블로그, 음악과 시까지 유형별 글쓰기도 나와 있다. 저자만의 관점과 다양한 예문이 실려 있다.

 

새로운 글쓰기 지침서를 만난 듯하다. 이제는, 이 글의 첫 번째 제안대로 과거의 숲으로 들어가볼 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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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있다 | 사색과 감상의 길목 2020-09-26 0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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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나는 오늘도 나를 믿는다

정샘물 저
비즈니스북스 | 2020년 0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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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수분 같은 저자의 삶. 책도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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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일곱 살 소녀, 화가가 되고 싶었지만 집안 형편이 어려워지자 아르바이트를 한다. 밤이 되면 단란한 가족과 근사한 여성의 사진 등을 스크랩한다. 30년 후 아르바이트생으로 드나들던 대학교에 매년 특강을 하러 나간다. 그 소녀가 바로 정샘물 씨다.

 

사실 이런 책 제목을 별로 선호하지 않는다. 자기계발서와 유명인의 성공 스토리도 선뜻 손이 가지 않는다. 그런데 저자가 정샘물 씨라서 읽게 되었다. 예전에 우연히 인터뷰 기사를 본 적이 있었는데, 저자가 배우 이승연 씨를 찾아간 에피소드가 나와 있었다. (책에서도 이 내용이 언급되는데, 비로소 전후 맥락을 알 수 있었다. 또한 저자는 원래 대범한 성격이 아니라 내성적이지만 당시 눈앞의 생계 때문에 절박한 심정으로 용기를 냈다고 한다.)

 

드라마 촬영 동안 그 배우의 아티스트였던 저자는, 배우가 드라마 종료 후 휴식기를 갖자 무한정 대기 상태가 되어버린다. 그러다가 TV 속에 그 배우가 나온 모습을 보았고 자기가 잘렸다는 것을 알고, 그 배우만의 매력을 돋보이게 할 전략을 담은 스크랩북을 만들어 직접 배우를 찾아간다. 물론 해피엔딩. 그때 '대단하다'는 생각을 얼핏 했었다. 아무튼 저자의 책을 보자마자, 그 인터뷰 기사 내용이 떠올랐고 책 내용도 궁금해졌다.

 

"우리 안에는 이미 빛나는 내가 있다. 그것을 찾아내기만 하면 된다. ... 나를 관찰하고 나만의 고유성을 파악하는 것이 나의 핵심가치를 만드는 첫걸음이다."(60,69쪽)

 

이 구절이 마음에 와닿았다. 저자는 서른일곱에 순수미술을 공부하러 유학을 다녀오고, 이후 자기 이름을 내건 브랜드와 아카데미를 만들고, 현재 최고의 아티스트로 국내외 명성과 입지를 가지고 있다. 그 과정에서, 저자의 가치관과 삶을 대하는 태도가 메이크업을 비롯해 사업의 방향성에도 영향을 미치고, 뭔가 선순환이 되고 화수분처럼 풍성해지는 느낌이 들었다.

 

위기와 역경을 만났을 때, 오히려 자신을 다독이고 단단히 해나가는 모습이 정말 대단하구나 싶었다. 특히 열일곱 살 때부터, 환경과 감정을 분리하려고 노력했다는 대목에서 놀랐다. 저자는 자신의 초라함이 느껴졌을 때 어깨 펴고 당당히 걷기로, 입꼬리 올려 활짝 웃는 연습을 하기로 결심한다. 이후에도 원하던 미대 지원은커녕 대학조차 포기하고 가장으로서 생계를 위한 아르바이트를 해나갔지만, 자신의 멋진 미래를 상상하며 차곡차곡 스크랩북을 만들어갔고, 얼굴을 입체적인 캔버스 삼는 메이크업 아티스트로 직업을 정하게 된다.

 

이 책에서 저자는 "매일, 꾸준히, 집요하리만치 성실하게 하기", 작고 사소한 일을 하면서 자존감이 높아질 수 있다는 말과 그 사례, 아티스트로서 예술적 감각을 날카롭게 유지하며 살고 싶다는 프로의식, 스크랩북과 인생로드맵, 장단점 노트를 인생의 삼각대 삼아 살아가는 모습 등을 보여준다. 저자는 강연이나 멘토링을 하면서 오히려 칭찬 듣고 위로 받는 기분이라고 말한다.

 

"그럴 때면 '내가 지나온 어두운 터널 같은 시간이 무의미하지만은 않구나. 내가 누군가의 터널을 밝히는 작은 불빛 정도는 될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도 든다."(205쪽)

 

저자는 40대 초반 때, 남편과 함께 대한사회복지회에서 신생아를 돌보는 봉사활동을 하던 중에, 생후 한 달 된 아인이를 만나게 되고 식구로 맞이한다. 이후 네 살 터울인 동생 라엘을 맞이한다. 중요한 순간마다 남편이 든든한 외조를 해주는 모습, 그전에 저자의 마음을 미리 헤아려주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그런 남편과 인생관이 비슷하지만 아이 육아에서 부딪힐 때가 많다는 예화에서 슬며시 웃음이 나왔다.

 

"인생 로드맵에 새긴 꿈이 마침내 이루어지는 그 마법 같은 일도 결국은 간절함이 만들어내는 것이다. 그저 운이 좋아 얻는 기회는 없다. 간절함의 부름 없이는 우연한 기회는 절대 오지 않는다. 오로지 열망과 간절함만이 우리 자신에게 기회를 만들어준다."(247쪽)

 

이 표현만 떼어놓고 보면 평범할 수 있는 문장들이다. 그런데 저자의 인생 여정과 어우러져 읽게 되면, 이 문장들이 특별한 느낌으로 다가온다. 이 책의 말미에는, 저자가 메이크업 아티스트를 꿈꾸는 사람들에게 전하는 당부, 퍼스널 컬러의 중요성과 기준, 퍼스널 컬러를 찾는 방법, 정샘물 메이크업의 기본 공식, 마음 근력을 키워주는 묵상 구절 등이 나와 있다.

 

한마디로, 멋있다. 저자의 인생 역전 혹은 성공 스토리가 아니라, 저자가 가지고 있는 가치관이 그렇다. 이 책을 덮으면서 자문해본다. 외모든, 내면이든 나만의 퍼스널 컬러는 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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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마워! 오늘 위로가 됐어 | 사색과 감상의 길목 2020-09-24 0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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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괜찮아! 내일도 귀여울 거니까

김진솔 저
Storehouse 스토어하우스 | 2020년 0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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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도, 내용도, 그림도 모두 귀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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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계획이 여러 번 어그러졌다. 한두 번도 아니고 세 번씩이나. 생각하지도 못한 변수가 생겼다. 혼란스럽다. 어디서부터 꼬였을까. 엉켜버린 실타래를 풀듯이 자꾸만 되짚어본다. 이런 상황과 심정 가운데 이 책을 만났다. 잠시, 귀여움에 젖어보는 시간!

 

정신연령 25세의 병아리 '뾰롱이'는 내게 이렇게 말을 건넨다. 마치 내 마음을 들여다본 것처럼.

 

복잡하게 생각하다 보면

마음이 꼬일 수 있어요.

복잡하게 생각 말아요.(14쪽)

 

언어유희를 좋아해서, 뾰롱이의 표정, 동작이 어우러진 말재롱에 특히 눈길이 갔다. 그림과 같이 보면, 한 번 더 웃게 된다.

 

이 새의 이름은

꿈을 꾸는 모양새입니다.(22쪽)

 

내 손 붓 잡아.

할 수 있어!(82쪽)

 

삶은... 달걀입니다.

깨지거나,

깨고 나오거나.(126쪽)

 

넘어지면 어때! 지금 이대로가 좋아! 하루의 끝은 귀엽게! 이 책은 이렇게 세 부분으로 되어 있는데, 이런 구분이 큰 의미는 없어 보인다. 노란색 표지 자체가 뾰롱이인 조그마한 책의 어디를 펼치더라도, 귀여움과 만날 수 있으니까.

 

보통 귀엽다고 하면, 아기와 아이 이미지가 떠오른다. 물론 일상에서 연장자를 지칭하면서 "그분, 참 귀여우셔"라고 말하기도 한다. 귀여움과 철없음의 경계가 모호하기는 하지만, '귀엽다'는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대체로 좋은 뉘앙스로 쓰이는 듯하다. 이 책의 작가는 여기서 더 나아가, 귀엽기를 권장한다. 프롤로그에서 "힘든 오늘, 귀여움이 모자란 오늘, 뾰롱이와 함께 마음껏 충전하기 바랍니다"라고 전한 그는, "오늘도 당신 하루의 끝은 귀여웠으면 좋겠습니다"라고 마무리한다. 그래서 이 책이 좋다. 나 역시 나이불문, 귀여움을 잃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하니까.

 

부디, 오늘 하루도 귀엽기를 소망한다.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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